사상 초유의 군함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째가 넘도록 실종자들의 생사는 물론, 사고 발생의 경위조차 불분명합니다. 사고의 진상이 밝혀지기는 커녕, 앞뒤가 맞지 않는 군 당국과 정부의 발표 및 언론 통제, 방송사 및 언론인,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추측성 보도와 발언들로 인해 시중에는 각종 추측과 소문, 카더라식 보도들이 유언비어에 가까울 정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종자의 생사 여부와 무관하게, 사고의 핵심을 푸는 열쇠는 이미 생존하여 귀환(격리 및 함구 조치?)한 병사들의 증언만 재구성해도 상당 부분 해소될 터인데, 군과 정부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숨기려고 이리도 허둥대며 우왕좌왕하는 것일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건대, 사건 풀이의 핵심은, 내부 폭발이냐 외부 충격이냐, 선체 결함에 따른 사고냐 오폭이냐 등등 각종 추론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객관적으로 1200톤급 거함이 한 순간에 두 동강이 날 만큼 큰 "폭발"이 발생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이는 최소한 그 정도 규모의 큰 폭발을 야기한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 또한 사실일 것입니다.

따라서, 폭발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와, 폭발의 규모가 거대 군함을 한 순간에 침몰시킬 수 있을 만한 경우의 수, 이 두 가지를 조합해보는 것이 실마리를 푸는 열쇠일 것입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직간접 인터뷰 기사로 흘러나온 군사 전문가나 퇴역 장성, 천안함 승무 경험있던 장병들의 증언들을 종합해볼 때, 수중 암초나 기뢰 정도의 폭발로 1200톤급 규모의 거함이 침몰될 수는 없다는 것과, 또 평소 수심이 비교적 얕은 곳으로 대규모 군함이 진입하지 않는다는 증언들에 따르자면, 

당시 천안함이 평소와 달리 비상식적으로 근해로 근접한 것 자체가 분명히 어떤 이유나 목적(명령이나 작전)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 기타 사건 발생 당시 새떼들을 향한(?) "의문의" 포격(상식적으로 새와 금속체를 구분 못해서 발포를 할까??)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북한의 도발이라는 확증도 없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이 워싱턴 청문회 중 급거 귀국(한국으로)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비상안보회의가 이틀 동안이나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이루어질 만큼 상황인식이 긴박했다는 점, 그리고 무사히 구조된 병사들을 원대 복귀 시켰다가 "심리적 외상 치유"를 이유로 다시 병원으로 불러 격리 수용하고 언론 인터뷰를 차단한 점 등등을 고려해볼 때...

이는 분명히 대중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혹은 공개해서는 안 되는, 군 작전상의 어떤 기밀이 개입되어 있다는 심증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꼭 군대 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 사람이나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도통 앞뒤 조리가 안 맞는 설명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그 말을 믿으라 하면, 바보 멍청이가 아닌 바에야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그러한 즉, 제가 보기에 여태까지 나온 각종 추측과 추정 보도 기사들 중에서 지금까지 가장 그럴 듯한(사실에 근접할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문제제기는 아래 첨부한 프레시안의 기고문이라 보입니다. <한반도 브리핑>의 고정 필자로 현재 미국 연수중인 김창수 위원이 보내온 기고문이라고 29일 오전에 [프레시안]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 번 정독들 해보시고, 이번 사건의 진상에 대해, 향후 군 당국과 정부가 어떤 공식 발표를 할지를 기다려 보시면 좋겠네요...

아울러, 사건 발생 닷새째, 한미연합사령부에서는 북한의 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서 발표하고 있는 점과, 북한에서는 군사도발 획책하는 "독수리훈련"을 철회하라며 강력하게 비난 성명을 내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북한이 이번 사건에 대해 제시하고자 하는 "가이드라인(?)"의 접점은 과연 무엇인지, 이들이 한국 정부가 어떤 판단과 발표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함께 유추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불의의 침몰 사고로 인해 말로 못할 심적 고통을 당하고 있을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더 키우지 않는 방법이 무엇일지군 당국과 정부 여당의 지혜롭고도 현명한 사후 처리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침몰 당일 한미 '독수리훈련' 진행…설명이 필요하다"

[기고] 천안함 참사 미스터리 풀기 위한 5가지 질문

[프레시안] 기사입력 2010-03-29 오전 11:36:15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의문점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가운데, <프레시안> '한반도브리핑' 필자인 김창수 '통일맞이' 집행위원이 기고문을 보내왔다.

현재 미국에서
연수중인 김창수 위원은 이 글에서 사고가 난 26일 서해상에서 한미 독수리 훈련이 실시됐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사고와 훈련의 연관성이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특히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이 미 하원 청문회 참석차 워싱턴에 갔다가 27일 급거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점을 적시하며 "한미동맹 차원에서 바람직하고 현명한 결정이었지만, 사태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천안함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사고 당시 새떼를 적으로 오인해 76mm 포를 발사했다는 군의 주장은 "뭔가를 숨기기 위해 둘러댄 이야기"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김창수 위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으로 근무한 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문위원을 지냈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있던 김 위원은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 거주하고 있다. <편집자>


천안함 침몰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시각

1200톤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난 채 20분 만에 침몰하고 병사 46명이 실종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하루 빨리 실종 군인들을 찾기 바라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부디 우리의 젊은 병사들이 무사할 수 있도록 기도드린다.

군 당국은 사건 발생 4일째가 되는데도 아직까지 속 시원하게 이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사건 원인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해가 되는 일이다.

현대적인 안보는 국민들의 참여 속에서 실현되며, 국민들이 군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낼 때 국민들과 군이 한 호흡으로 안보를 지킬 수 있게 된다. 국민들이 군에 의혹을 보내는 것만큼 국가안보에 해가 되는 일은 없다.

이 사건은 국가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사건이라는 시각에서 성역 없이 철저히 사건의 배경과 원인을 따져야 한다. 군 작전이라는 이유, 군에 대한 사안은
보안이라는 이유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지 않는 것은 그 자체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일이다.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을 풀기 위해서 몇 가지 시각으로 사건 원인을 살펴보아야 한다.


1. 왜 평택에 있는 2함대가 모항인 천안함이 백령도까지 갔는가?

천안함은 1200톤급 초계함인데, 평택이 모항이므로 평상시에는 백령도 일대에서 상주하지 않는다. 백령도 일대가 2함대의 작전구역이므로 천안함은 이 해역에서 작전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고 당일 무슨 작전 때문에 백령도 서남쪽에 근접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번 사건의 배경을 파악하는 핵심이 된다.

더군다나 수심이 25m 밖에 안 되는 백령도 1마일 인근까지 다가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2. 침몰한 천안함 인근에 있던 속초함은 사고 당시에 왜 76mm 포를 발사하였는가?

속초함이 철새떼를 발견하고 5분 동안 76mm 포를 발사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냉전 시대 미국의 북미방공사령부(NORAD)가 이동경로를 바꿔서 날아오는 철새떼를 소련의 미사일로 착각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에 착안해서 뭔가를 숨기기 위해 둘러댄 이야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새떼한테 76mm함포를 발사한 것은 소 잡을 칼을 가지고 파리한테 휘두르는 꼴이다.

속초함에는 76mm보다 작은 소형 함포들도 많은데 76mm 포를 발사할 정도로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 상황은 어떤 상황인가? 군사훈련인가? 아니면 다른 어떤 상황이 있었나?

이를 분명히 하지 않고 새떼라고 둘러대는 것은 86년에 박종철을 고문해서 죽여 놓고 이를 숨기기 위해 "
책상을 탁 하고 치니 박종철이 억하고 쓰러졌다"는 말 이후 최대의 코미디가 되어 버릴 것이다.

3.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가 난 3월 26일은 독수리훈련 차원에서 미 해군 이지스함 2척이 서해에서 해상훈련중이었다.

'키리졸브/독수리(KR/FE)' 훈련에서 키리졸브는 3월 18일 종료되었지만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은 3월 30에 마친다.

3월 26일 사고당일 서해에서 한미합동 독수리 해상훈련이 진행중이었으므로 천안함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이 훈련과 관련된 것이라는 의혹으로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해명이 필요하다.


"해군 2함대사령부는 미 해군 이지스함 2척이 '한미 독수리훈련' 참가를 위해 평택항에 입항, 해상 훈련 중에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지스함은 지난 19일 입항해 2함대 장병 및 군 가족, 시민을 대상으로 함정 공개행사를 가진데 이어, 지난 23일부터 서해상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참가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최신예 전투함인 최영함, 윤영하함과 2함대 배속 함정이 참가해 대함 및 대공사격, 해양 차단 작전 등 다양한 해상 훈련을 하고 있다.

미 함정은 독수리훈련을 마치고 오는 28일 돌아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2010.3.26)

▲ 서해항에서 한.미 해군 연합훈련 (평택=연합뉴스)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 최신형 전투함인 최영함, 윤영하함 및 2함대 배속 함정들이 미 해군 이지스함과 함께 전술 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10.3.26 <<해군2함대 제공. 지방기사 참고>> ⓒ연합뉴스


4.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이 미 하원 청문회 참석차 워싱턴에 출장중이었는데, 일정을 바꿔 3월 27일 급거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번 사고에 북한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과 주한미군 사령부의 입장이지만, 어쨌든 샤프 사령관이 빨리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바람직하고 현명한 결정이다. 그러나 이는 사태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벌써 인터넷에는 북한 관련설과 함께 미군 관련설도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5. 사고 1주일 전에 취임한 해군참모총장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와 관련해서 2함대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가?

제28대 해군참모총장의 중책을 맡은 김성찬 제독은 취임식에서 "조국 해양을 수호하고 NLL을 굳건히 지켜내는 숭고한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기염을 토했고, 취임식 뒤 1·2·3함대, 해병대 등 6개 부대에 전화를 걸어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완벽한 해양수호 임무에 매진하라고 격려했다. 김성찬 제독은 해군에서 신망이 높아서 참모총장 적임자라는 평이 있을 정도라도 한다.

새로 취임한 해군참모총장이 2함대에 내린 지시, 격려는 서해에서 독수리훈련이 진행되는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지시와 격려에도 불구하고 가장 긴장하고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 될 군사훈련 도중에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 후 초동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만약 이게 실전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갓 취임한 해군참모총장의 지시가 도대체 무엇이었기에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말인가? 이런 시각에서 철저하게 되돌아보아서 군사 훈련, 국가안보에 대한 빈틈없는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미국 영화 가운데
군대 내부에서 잘못을 파헤쳐 유명해진 영화가 있다. 관타나모 기지의 문제점을 은폐하려는 것에 맞서 진실을 밝힌 '어 퓨 굿맨'과 이라크 전쟁중에 발생한 잘못을 밝혀낸 '커리지 언더 파이어'가 그것이다.

이 두 영화는 미국 군대 내부의 비리 은폐를 파헤친 것이지만, 오히려 미국 군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 지금 천안함 침몰이라는 '커리지 언더 파이어'와 같은 한국의 상황에서 '어 퓨 굿맨'과 같이 진실을 파헤치는
용기 있는 사람이 필요한 때이다.

 

/김창수 '통일맞이' 집행위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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