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05.27 17:27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9


    아래 출처에서 퍼온 글입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106628

     

     

    어떤 사람도 스스로의 인생을 실패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겠지요...

    어떤 사람도 스스로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길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실패도 있고 실수도 있겠지요...

    특히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더 더욱
    그러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소중한 분을 잃고 참 많이 울었습니다.

    여러분들과 같이 울고 싶어서 올리는 글이었으면 하지만,

    공감하지 못할 분들도 계실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참 많이 존경했었고,

    설마하는 심정으로 실망도 잠시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 고인에 대한 예의에 대한 것 이전에

    존경하고 사랑했다는 말씀을 먼저 꼭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단 오분도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고,

    그저 멀리서 뵌 기억밖에는 없지만,

    그 분의 모습에서 느낄수 있는 저의 인간적인 감정은

    여러분들에게 함께 하자고 강요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저의 감정임을 미리밝힙니다....

     

    힘드셨을 겁니다....

    또 많은 걱정도 있으셨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보내드리면 안 될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게 나쁜 분이셨으면 ,

    홀로 담배를 찾으시다가 가실분일정도로 외로운 분이었다면,

    그분과 함께 해온 세월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홀로 생각합니다...

    어느 분에게도 제 생각이 옳다고 말씀드릴 자격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압니다....

    인권변호사로서의 세월 , 서슬 퍼렇던 권력에게 던지던 그 분의 명패 ,

    그리고, 과감히 삼당야합에 반대했던 그 분의 순수함,

    지역주의에 항상 홀로 반대편에 서 오셨던 그 용기 ,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보여주셨던 순진무구함 ,

    이런 기억들로 사실이든 아니든 , 통치에 필요한 자금이든 아니든 , 뇌물이었던 아니든 간에 ,,,,,,,,,,,

    가신분에게 우리 살아 숨쉬는 사람들로써 최소한의 예의를 다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 대통령답던 미소가 아닌 사람답던 미소에 우리 지금 보답하는 것은 어떨까요...

    압니다... 죄가 있을수도 있고, 돌이켜서 당신이 보았을때

    이건 아니다 생각했을때도 있었을 듯 합니다..

     

    저도 실은 밉기도 합니다.. 그 분과 함께 더 경운기를 몰고 싶었고,

    그 분과 함께 등산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존경하는 전직대통령을 모셧으니

    마음껏 함께 그 분과 무거운 정치의 이야기가 아니라,

    첫사랑과 우정과 철학과 돈이 아닌 다른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왜 그 자리에만 가면 그렇게 다들 힘들어하고 어려워지냐고 아이의 눈빛으로 묻고 싶었습니다.

    우린 거기만 가면 다 되는 줄 알거든요... 그랬는데 그렇게 가셨네요...

    아무 말씀없이 ... 비겁하시다고 생각하시죠...

     

    그래도,,, 참 그립습니다... 저도 비겁하고 겁이 많거든요...

    그래서 세상의 모든 비겁하고 겁많고 힘없는 사람이 대통령만큼은 아니지만

    비명이라도 지를수 있는 창을 만들어주실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가시면 ,죄있다고 가시면 , 법도 잘 아시고 , 변호사도 하시고,

    최고의 변호인단도 가지고 계시는 분이 그렇게 가시면, 저희는 어떻게 합니까..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부탁드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흠이 없는 신과 같은 분으로 남아달라고 누구도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흠이 있더라도 같이 상처를 부여잡고 용서를 빌 것이 있으시면, 빌고,

    나도 사람이었다고,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양심적인 대통령으로 남고 싶었다고...

    그래도, 사람이어서 흠은 있었으니 , 안고 가겠다고... 여러분도 그렇지 않냐고...

    한 나라의 대통령도 이러한데 여러분들은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느냐고...

    생각해보면 꼭 높은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낮은곳에 있었던 때가 더 행복했다고...

    그렇게 오래오래 스스로에게 힘드셨더라도 저희들에게 힘이 되어주셨어야지요...

    하지만, 꼭 명심하겠습니다.. 세상 어떤 좋아보이는 자리에도 그만한 어려움이 따른다는것을....

    그래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만나뵈면 꼭 따지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옳을거라고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신합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이지만 선택은 우리의 몫이 아님을...

    건방지게 여겨지셨다면 술 한잔 주시지요... 그곳에서 나중에...뵙겠습니다.

     

    삶에 대한 무겁지만 소중한 어려움을 선택이 아니라 기다리면서요...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 술먹었지만. 이 말씀은 드려야죠...

    행복하세요....

    --------------------------------------------------------------------------------

     

    출처 : 김제동 공식카페 '레제카'  http://cafe.daum.net/kimjedong

     

    5월 24일 김제동씨가 본인의 공식 카페에 올린 일기글이라고 하네요.

    술한잔 하시고 울다가 올리신것 같네요.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져서... 함께 나누어 보고자 올려봅니다.

     

    김제동씨의 아픈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 Posted by 렛츠고
    ,

     

     

    이광재 의원이 잠시 구속정지되어 조문 출발 전 인터뷰를 했네요...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너무 불쌍해요...." 북받치는 울음을 삼키며

    " 이제 뒤돌아보지 말고 가시라고... 

    남은 주변분들은 자신의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잘 모시겠다고..."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이 가슴을 너무 저리게 하네요....

    인터뷰 동영상 보시려면 아래 링크 클릭해서 보시지요...


    http://www.ytn.co.kr/_comm/pop_mov.php?s_mcd=0109&s_hcd=&key=200905271335276929

     

    노무현 사단 중에 어쩌면 가장 진실하고 성실했던 일꾼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의 옥중 서신이 보고 싶어 아래 퍼왔습니다. 

     

     

    이광재 의원 옥중 추모 편지 노무현 2009/05/27 14:53

    복사 http://blog.naver.com/yoonseo0115/80069071162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


    (이광재 / 2009-05-25)

     

     

    좋은 나라 가세요.
    뒤돌아 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못다한 뜻
    가족
    丹心으로 모시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21년전 오월 이맘때쯤 만났습니다.
    42살과 23살
    좋은 시절에 만났습니다.

    부족한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 만들자는
    꿈만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

    술 한잔 하시면 부르시던 노래를 불러봅니다.

    "오늘의 이 고통 이 괴로움
    한숨섞인 미소로 지워버리고
    가시밭길 험난해도 나는 갈테야
    푸른 하늘 맑은 들을 찾아갈테야
    오 자유여! 오 평화여!

    뛰는 가슴도 뜨거운 피도 모두
    터져 버릴 것 같아..."

    터져 버릴 것 같습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천형처럼 달라 붙는 고난도
    값진 영광도 있었습니다.

    운명의 순간마다
    곁에 있던 저는 압니다.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를 보았습니다.

    또 하나의 모습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많은 고독한 남자도 보았습니다.

    존경과 안쓰러움이 늘 함께 했었습니다.

    "노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몇 번이나
    운적이 있습니다.

    최근 연일 벼랑끝으로 처참하게 내 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

    힘드시거나
    모진 일이 있으면
    계시는 곳을 향해 절함으로써

    맛있는 시골 음식을 만나면
    보내 드리는 것으로

    어쩌다 편지로 밖에 못했습니다.

    산나물을 보내 드려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애통합니다

    지난 여름 휴가 때 모시고 다닐 때는
    행복했습니다.
    풀 썰매 타시는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올 여름도 오신다고 했는데...

    이 고비가 끝나면 제가 잘 모실 것이라고
    마음속에 탑을 쌓고 또 쌓았습니다. 계획도 세웠습니다.

    절통합니다.
    애통합니다.

    꼭 좋은 나라 가셔야 합니다.

    바르게, 열심히 사셨습니다.
    이젠 '따뜻한 나라'에 가세요
    이젠 '경계인'을 감싸주는 나라에 가세요
    이젠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나라에 가세요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 이룰 것입니다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
    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입니다.

    좋은나라 가세요.
    저는 이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닿는 곳마다 촛불 밝혀 기도하고,
    맑은 기운이 있는 땅에 돌탑을 지을 것입니다.
    좋은나라에서 행복하게 사시도록...
    돌탑을 쌓고, 또 쌓을 것입니다.
    부디, 뒤돌아 보지 마시고
    좋은나라 가세요.

    제 나이 44살

    살아온 날의 절반의 시간
    갈피갈피 쌓여진 사연
    다 잊고 행복한 나라에 가시는 것만 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다포(茶布)에 새겨진 글
    "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가 떠오릅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주체 할 수 없는 눈물 밖에 없는 게 더 죄송합니다.

    좋은 나라 가세요.

    재산이 있던 없던
    버림 받고 살지 않는 삶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유산은, 내 유산은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노대통령님으로부터 받은 유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를 아시는 분들에게
    봉하 마을에 힘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 거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아시는 분들
    제가 말하는 맑은 기운이 있는 땅, 탑을 쌓을 곳이
    어디인지 아실 겁니다. 본격적으로 탑을 쌓고 지읍시다.

    노대통령님 행복한 나라에 가시게
    기도해 주세요. 가족분들 힘내시게

    찻집에서 본 茶布에 씌여진 글귀가 생각납니다.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끝없이 눈물이 내립니다.
    장마비처럼.


    서프라이즈 이광재님 글<펌>

    [출처] 이광재 의원 옥중 추모 편지|작성자 윤서

    Posted by 렛츠고
    ,


  • 09.05.27 14:18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6

     

     

     

  • Posted by 렛츠고
    ,

  • 09.05.27 14:07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5

     

     

     


  • Posted by 렛츠고
    ,

    09.05.27 10:52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4


    지난
    이틀 믿기지 않는 비보를 접하고, 참으로 착잡하고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누르며, 몇 번이나 눈시울을 적셨는지 모릅니다.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이들 간에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분명

    엇갈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인간 노무현에 관한 한, 좌든 우든

    정파와 견해를 떠나서 그가 걸어온 인생 역정과 숱한 말들 속에 깃든 진정성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하리라 봅니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들에 대한 진실성을 끝내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습니다.

    좌우 정견과 동서 지역을 떠나 대다수 국민들이 고인이 된 그를 눈물로 기리고

    자발적으로 추도하는 이유는 그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가치의 진실함을

    알고 또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시는 분의 추모제마저도 촛불시위가 무서워 무력을 동원해 막아야만 하는

    치졸한 정권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졸렬한 정치 검찰에 의한 타살임이

    분명한 마당에, 아직도 살아있는 입이라고 노무현을 비웃으며 남은 돌덩이를

    던지는 이들의 몰상식과 무모함에 대해서는 참으로 가련한 연민을 느낍니다.

     

    집권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그는 30년에 걸쳐 독재 정권들이 쌓아 올린
    정경유착, 권언유착의 결과물이라 할
    무소불위의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고자

    기득권 세력의 도전에 맞서 무던히도 줄기차게 싸웠습니다. 검찰권력은 물론

    이고 언론권력과 정면대결을 불사, 심지어는 청와대 자신의 권력조차도

    앞장서 내려놓고,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자 시도했습니다.

     

    비록 스스로도 원치 않았던 부동산 경제정책의 실패로 인해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정작 국민을  깔보는 도덕성 없는 무리들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마는
    커다란 오점을 남겼지만, 역사의 후퇴는 결코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믿습니다.

     

    2009 5 23일 아침!

    대통령 노무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완성이라는 커다란 숙제를 우리들 모두

    의 가슴 속에 커다란 멍에로 지워두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그 숙제를 얼마나 지혜롭게, 또 얼마나 빨리 풀어낼 것인지가 이제 살아 남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요, 국민 모두가 함께 떠안아야 할 큰 빚입니다.

     

    주말, 오랜만에 블로그 한 페이지를 열고, 아픈 마음으로 그를 보내는 짧은

    조문에, 진혼의 노래 한 곡 올렸습니다.

          

     

    첨부하면 곡이나 영상이 깨지는 경우가 많아 그냥 링크만 남깁니다.

    마음 함께 하고픈 분만 클릭해 주십시오!!


    https://youtu.be/Az7wZTwPStU

      

     

    우리들 마음 속의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

    ( 1946. 08. 06 ~ 2009. 05. 23 )

     


    짧은 삶, 굵은 마침표 하나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당신에게
    우리 모두는 방조자요, 타살의 공범들입니다.

     

    당신을 칭송하며 따르던 이들에게도
    혹은 당신의 진심을 헐뜯고 폄훼하며 비웃던 자들에게도,
    지금 비록 당신은 갔지만,
    당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오롯이, 그리고 영원히 살아 남을 겁니다.

      

    진흙탕 뻘을 뒤로하고 피안의 땅으로 떠나는 당신의 지친 걸음길에
    아픈 마음, 타는 가슴으로 진혼의 노래 한 곡 향 대신 올립니다.
    막가자는 사람들 없는 나라에서, 부디 고이 잠드소서...

     
     

    >> 인간 노무현을 기리며 다시 보는 그의 초심(初心) 동영상 "노무현의 편지" <<

    >> 동영상 출처: http://blog.naver.com/wmaneger/110025495646 <<

     


    Posted by 렛츠고
    ,

  • 09.05.27 09:27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3


     

     @ 출처: http://blog.naver.com/gaeul93/90047907122

     

     

    어제 밤, 퇴근길에 집과는 반대방향인 시내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시청에서 내렸습니다.

    덕수궁 앞 대한문 앞 보도에 차려진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 그를 기리기 위해 늘어선 행렬을 보았습니다. 

    덕수궁 돌담을 따라 위로 위로, 시립미술관, 정동극장, 이화여고 후문을 지나 광화문 대로가

    보일 즈음 정동시네마인가요, 영화관 건물 앞에 이르러서야 겨우 대열의 끝이 나타나더군요...

     

    내친 김에 광화문로를 빙 돌아서 동화면세점 쪽으로 걸어나와 다시 덕수궁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퍼질러 앉은 전경들과 에어콘을 가동하느라 쉴새 없이 소음을 내뿜는 차로변의 경찰 버스 무리를 뚫고 지나

    덕수궁 윗쪽 구 서울시민회관 쪽에 이르니까 다시 조문객의 행렬이 나타나더군요.

     

    인도의 양쪽으로 줄이 형성되어 있어서, 왜 이럴까 싶었는데,

    죽 따라가 보니, 덕수궁 담벽을 끼고 늘어선 줄이 조문대열의 앞이고, 차로변 쪽으로 이어진 줄은

    1호선 시청역 지하도로 연결되어 반대쪽 서울시청 앞에서 프레스센터 쪽으로 이어지더군요.

     

    시청역사 지하보도의 계단벽들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애도사들을 보면서 대열을 따라가 보니,

    시청광장으로 통하는 출구는 모두 전경들이 꽉 막고 틀어앉아 통행 자체가 차단되어 있고,

    프레스센터가 보일 무렵이 되어서야 대열의 끝에서 자원봉사 아저씨 한 분이 [분향소]라는

    안내판 하나를 들고 서 있더군요... 여쭤보니 거기가 조문 행렬의 시작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덕수궁을 빙 둘러싼 조문행렬 양쪽 대열의 끝과 끝을 잡아보기까지 걷는 데만 꼬박 30분이 걸리더군요...

    분향 순서가 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족히 두 시간은 넘어야 할 것 같았구요...

    어른, 아이, 친구, 가족, 학생, 직장인...

    쉼없이 밀려오고 밀려나는 인파로 거리는 꽉 미어차고...

     

    거리에는 마실 물이며 국화를 나누어주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차도로 내려서는 사람들을

    인도로 인도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쉰 목소리가 계속되고 한편에서는 쓰레기 봉지를 들고 다니면서

    연신 "쓰레기 버리실 분 주세요!" 라고 외치며 쓰레기를 걷어가는 봉사자들도 계셨습니다.

     

    길가 한편에서는 어디서 동원했는지, 소형 스크린에 프로젝터로 돌리면서

    바보 노무현이 살아온 일대기 인터뷰 필름을 쉬지 않고 상영하는 분도 계셨고,

    느린 템포로 고객을 추모하고 기리는 노래를 선사하는 노래패 무리도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모이신 분들도, 모임을 진행해 가는 봉사자들도 모두 자발적으로 나선 분들이었습니다.

    누가 오라 하지 않았고, 누가 하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들 모두는 하나처럼 움직였습니다.

    거리는 이상하다 싶을 만큼 차분했고, 행렬 주변은 지나칠 만큼 깨끗했습니다.

     

    그들의 표정은 무겁고, 마음은 한없이 아파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시민들은 그 분노를 무분별한 구호나 피맺힌 절규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가신 분의 뜻을 가슴 속에 새기며 남은 우리가 앞으로 진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두눈 뜨고 살아 남아 있는 우리가 꼭 풀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를

    조용히, 그러나 처절하게 되돌아보는 듯 싶었습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한때 젊은 시절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민중의 나라,

    노동자 농민, 서민대중이 잘 사는 나라를 건설해 보겠노라고

    진보정당 운동에 뜻을 모으고, 한 때나마 청춘의 열정을 걸었던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조문 행렬에 구경꾼의 한 사람으로 감상문 따위나 적고 있는 일이라니,

    참  부끄럽고, 또 참 못나 보였습니다.

     

     

    바보 노무현이 남기고 간 유서의 메시지는 제게 이렇게 들려 왔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말은, 독재에 침묵을 강요당하더라도 스스로를 비하하진 말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은, 미안해 할 마음이 있거든 생활 속에서 작은 행동 하나라도 실천하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말은, 아무 조건도 없이 무조건 용서하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각자 자기 스스로를 먼저 심판해 보라는 외침으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2009년 5월 27일, 아침,

    아고라가 있는 다음 카페에 [민동, 세상사는 이야기] 라는 오래된 제목으로 카페를 개설합니다.

     

    한 때 민중당이 해산되고 1년여 동안 흩어진 분들간에 근황과 소식을 전하고자 1인 미디어처럼 발행했던

    옛날의 민동 소식지가 문득 떠올랐던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 오시는 민동분 모두 대한문 앞에서 뵙겠습니다!!

     

    >> 모임 공지 안내 보기

     

  • Posted by 렛츠고
    ,

    전 눈물이 메마른 줄 알았습니다.
    나이 마흔 넷!  나름 세상 물정 어렵고 힘들다는 것, 경험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한 길 사람 속 알 수 없으니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정말 무섭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조직은 결코 개인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그 쓰린 맛 보았습니다.

    웬만큼은 세상을 알 법한 나이가 되었으니, 더 이상은 눈물 흘릴 일 없으리라 자신했더랬습니다.
    내 부모님 돌아가신다 해도 과연 진정어린 눈물이 솟아날까 스스로 반신반의했습니다.
    하물며, 피붙이 부모도 아닌 타인의 죽음 앞에 눈물 흘릴 일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날만은 아니었습니다.
    참으려 참으려 해도 끝내 글썽이던 눈물은 안경 밑으로 솟아 흐르고,
    참, 멋쩍게도 가슴을 들먹이며 울었습니다.

    바보 노무현을 시청 앞 노제로 떠나보내는 그 순간,
    "고마와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를 반복하는 외침을 듣는 순간,
    "고맙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
    도종환 시인의, 하늘을 향한 외침을 귓가에 담는 순간,
    눈물샘은 터지고 또 터졌습니다...

     

    안희정의 울분과 분노에 찬 항변의 외침에는 결코 흐르지 않았던 눈물인데,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제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라는
    이광재의 말 한 마디에는 왜 가슴이 미어 터지는지,
    "미안해하지 말라 하셨지만 오늘은 미안해 해야겠다"는 김제동의 한 마디에
    왜 그리도 진한 회한이 물밀듯이 터져 밀려 오는지,..

    바보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우리에게 눈물과 한숨과
    우리가 살아 생전 또 다시 저런 가슴 따뜻한 지도자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상실감을
    온 국민에게, 아니 적어도 그를 인간적으로 좋아했던 모든 이들의 가슴에 뻥 뚫린 구멍처럼 남겨 놓고
    황망하게 떠나버렸습니다.

    시청 앞 노제를 마치고 끊임 없는 만장과 인파의 물결을 따라,
    거대한 추모 행렬은 남대문으로, 또 서울역으로 끝이 보이지 않게 출렁거리며 흘렀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회한과 비탄으로 접고 말 수는 없습니다.
    그가 남긴 유지를 교훈삼아 살아남은 자로서 짊어져야 할 숙제를 마쳐야 하는 지금,
    우리는 바보 노무현의 가치와 더불어 또한 '참여정부'의 한계 또한 분명히 짚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의 죽음은 권력을 장악하고서도 조중동을 쳐서 확실하게 보수세력의 반발 근거지를 무너뜨리지
    못한 채, 그리고 자신을 지지하고 보호해줄 확고한 매체나 미디어 파워를 확보하지 못한 채,
    검찰과 경찰권력, 세무권력 등 국가권력을 너무나도 순진하게 내려놓아 버린 탓이요,

    기업과의 타협 아래 급기야는 부동산 폭등이라는 귀신을 잡지 못한 정책 실패 탓이요... 나아가,
    미국 및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과 타협한 이라크 파병, FTA 강행 등을 통해 지지세력과 지원군을
    상실하고 고립을 자초한 데서부터 어쩌면 예견된 "복수당함"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애당초 정치권력이나 국가권력의 속성은 이해집단간 대립 속에서 부득이하게 폭력적인 것입니다.
    그것이 물리적인 폭력이든 제도적인 폭력이든, 아니면 국민 대중 다수의 표심에 기반한 힘이든,
    가진 자와 없는 자들 간의 투쟁에서 어정쩡한 타협은 결코 오래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과 힘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주류 집권에 대한 패배를 인정하긴커녕 탄핵이라는 극한의 카드까지 동원하며 호시탐탐 반전을 노리던
    반대 세력들이 자신에게 복수를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무척이나 순진한 오산이요,
    이상주의자의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만약 그러한 공격을 미리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막아낼 방책과 수단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대항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정치적 어리석음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이것이 바로 당신들이 원하던 것입니까!"
    라고 고개 쳐들고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울부짖던 안희정의 외침은 스스로 복수를 대비하지 못한
    패배자의 궁색한 변명이요, 절규이자,
    주군을 위해 먼저 자신들의 목숨을 대신 내놓지 못한 비겁자들의 항변으로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고, 노무현의 죽음은 단지 엠비정권이나 정치검찰만을 탓할 일이 아닙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조중동에게 그 책임을 전부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또한 순진한 망상입니다.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이라고 해서 노대통령을 공격하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으니까요...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22 [미디어오늘] 보수언론 못지않은 경향·한겨레 책임론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구는 이들이야말로,
    그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의 반쪽을 절감하고 인정하는 것이라 보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즉, 그 책임의 절반은 노무현 대통령을 앞장서 지켜내야 했던 친위세력이나 민주당 만의 것이 아니요,
    바보 노무현을 지지하고 뽑았던 국민 대중들, 바로 우리 자신의 몫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엄격하게 인정해야 할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이명박 개인이나 정치검찰, 수구언론들의 일방 책임으로만 떠넘길 수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는 점입니다. 양비론을 주장하자는 게 아닙니다.
    싸움에서 진 자들, 패배한 세력이 감내해야 할 불가피한 멍에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를 뽑아 놓고도 이런저런 정치적 이해득실 차원에서 막상 현실 정치에서는 그와 선을 긋고,
    심지어는 갈라서서 고립시키기를 서슴치 않았던 무리들과 진보 진영을 포함한 정치 세력들,
    그리고 보수언론의 비주류 깍아내리기에 편승하여, 바보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를 위한
    방어벽을 철회해 버림으로써 그를 져버린 우리 자신의 책임 또한 무시해서는 안될 몫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국민이 권력을 손에 쥐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소수파에 비주류라는 점을 잊고,
    탄핵 복권 이후 다수당의 착각(?) 속에 빠져, 그 권력을 스스로 놓아버리는 정책을 고집스레 고수한
    이상주의자 노무현 사단의 정치적 미숙과 판단착오도 분명히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과연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는가, 아니면 힘에 부쳐서 하고 싶어도 못했는가에 대한 판단이나 평가는
    아래 사례 글에서 보다시피, 상황을 보는 사람에 따라서 어느 정도는 다를 수 있을 겁니다.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20   [정지창] 노무현과 그의 시대를 보내며

    요컨대, 도덕주의 자체가 잘못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도덕성이 현실 정치 대결의 장에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나 절대 무기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이명박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숱한 비리 전력과 도덕적 흠결에 대한 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정권을 잡은 과정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지금까지의 경과
    자체가 웅변으로 반증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권력은 그 근본적인 속성상 피를 묻히지 않고서 깨끗하게만 존속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2009년 5월 29일,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을 전국민적인 애도의 물결 속에 치러낸 지금,
    다음 총선, 혹은 다음 대선에서 지금보다 나은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고자 다짐하고 절치부심하는
    개인들이나 정치세력이 있다면, 절대로 바보 노무현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속으로는 복수의 통쾌감에 희색을 띄며 시원해 죽을 맛이면서도, 전 국민과 함께 더 할 수 없이 슬프다는
    표정으로 함께 애도를 표시하며 넙죽대는 조중동의 영악하고 간교한 두 얼굴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이 땅에 또 한번 노무현과 비슷한 색깔의 비주류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혹여 용인하게 될 경우,
    그 때는 정말로 자신들이 복수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의 학습이자, 가슴졸임의 반대쪽 표정이라고
    해석해야 맞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참으로 용기있는 선택을 했다고 믿습니다.
    다만 그 고귀한 선택을 보고 우리가 놓치지 말고 배워야 할 또 하나의 숨은 교훈은,
    단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라는 고인의 인간적인 유지가 아니라,
    권력은 권력을 쥐어준 국민들의 뜻에 맞추어 그 힘을 제 때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면,
    그것이 결국 자신의 목을 베는 칼이 되어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는 냉혹한 역사의 진실일 것입니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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