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솔직히 한때 장하준 교수와 장하성 교수를 자주 혼동했습니다.  장하성 교수는 예전에 정책연구 관련 시민단체의 편집일을 하는 동안 원고를 청탁하느라 몇 차례 면식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분이 경실련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삼성의 에버랜드 편법 증여 등에 대한 고발 및 대기업 소주주 경영 참여 운동 등을 할 때 그 이름이 종종 언론지상에 거론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아는(?) 사이였죠... 그런 인연 때문인지, 장안에 국방부 금서 목록 1호로 장 모 교수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책이 꼽혔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저는 장하성 교수님이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책을 썼나 보구나 하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아무튼 그만큼 경제 분야에 대해서라면 학문적 논리든 실물 정책이든 별 관심 없이 살아왔지요. 그런데 이전 직장의 경영지원실에 계신 동료 팀장님과 식사 자리에서 추천할 만한 책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우연히 장하준 교수님의 이름을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그 팀장님 왈,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저자가 장하준이란 분으로, 자신이 보기에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한국경제의 위치를 이 분만큼 제대로 짚어내고 있는 분은 없는 것 같다는 평과 함께 장교수님이 쓰신 책을 몇 권 추천해 주시더군요.  사실 그때서야 비로소 장하준과 장하성이 다른 사람이었구나 하고 머리 속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그러고서도 근 1년 여가 흐른 지난 주말에서야 드디어 문제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었습니다. 물론 장하준 교수님이 쓴 여러 권의 책 중에서 제일 먼저... 책의 부록으로 함께 수록된 2시간짜리 강연 및 질의응답 DVD 동영상을 통해 화면으로나마 장교수님의 얼굴도 처음으로 제대로 접했습니다. 책에서 풀어내는 상당히 공격적인(?) 논리에 비해서 인상은 매우 온화하고, 시민운동가 혹은 투쟁가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더군요. 그냥 수수하고 수더분한 학자풍이고, 그냥 깔끔한 교수 스타일이더군요...

책의 논리가 공격적이라 한 것은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이 책에서 이른바 '나쁜 사마리안'으로 '신화 혹은 미신(Myth)'을 퍼뜨리고 있는 주범으로 공격 받는 '자유무역 신봉론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공격적이겠지만, 정작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농민이나 민중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유있는 항변'에 가까우므로 내용적으로는 '방어적이거나 변호적'이라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니까요...

80년대 우루과이라운드로 국내 농산물 시장이 개방된 이래 21세기를 맞은 지금까지 근 20여년 동안 전세계를 풍미하며 작년 말 미국발 전 세계 경제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좀처럼 흔들릴 것 같지 않던 이른바 "세계화 대세론자"들의 "신자유주의" 경제론에 대해 여태 속 시원한 반박논리나 대안을 접해보지 못해 무척이나 답답해했던 저에게 이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마치 제 자신의 지적인 게으름을 꾸짖고 있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습니다.

신자유주의의 허구성에 대한 반론이나 대안이 없기는 커녕,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시종일관, 줄기차게 신자유주의자들이 믿어의심치 않는 자유무역, 자유주의, 세계화의 윈윈 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역사적 사실 자체를 자의적으로 왜곡한 논리인지를 이토록 명쾌하게 반박한 자료집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제 자신의 무관심했던 나태함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지요...

한편으로는 무관심이었을 터이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도 이미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OECD의 일원국이 되었다는 데서 오는 자만심 때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의 하나로 불리는 것은 이제는 왠지 합당치 않다는 느낌, 그래서 선진국(!)들이 주장하는 자유시장 논리를 우리 또한 적극 수용하고 펴야만 하는 게 아닐까 싶었던 것이겠지요...  

"자본주의 비사와 자유무역의 신화(The Myth of Free Trade and Secret History of Capitalism)" 라는 책의 원래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은 17세기 이래 자본주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이나 여타 나라들이 어떤 방식을 통해 자본을 형성하고 기술과 부를 축적하면서 자국의 산업을 발전시켜 왔는지를 "국제교역"에서의 자유주의 또는 보호주의라는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파헤칩니다. 

무엇보다도 전체 380여 쪽의 책 분량 중에 50쪽이 본문에 수록된 각종 데이터 및 인용문들에 대한 원전 참조문헌의 목록과 상세 각주로 채워져 있어 우선 놀랐습니다. 마치 졸업용 석박사 학위 논문을 연상시킬 만큼 풍부한 문헌 자료와 세세한 수치 인용을 보면서, 무릇 자신의 논리를 세상에 펼치고자 하는 학자라면 최소한 이 정도의 기초연구와 사실(Fact)에 대한 추적이 있어야만 다른 학자들이나 반대론자들과 맞설 수 있겠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더군요.

국내 학자들의 여러 논문들을 통해 데이터나 문헌 인용시 남들이 베낀 것을 또 베끼는 식의 천박함을 적지 않게 보았던 터라,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갖는 논쟁의 첨예함에 걸맞을 만큼 가히 대단한 역작의 하나라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저작방식 속에서, 해외에서 영어로 된 원서를 먼저 출판한 다음 이것을 한글로 번역하여 국내에 출간하는 장하준 교수 특유의 고집스런 출판 방식 속에 숨어 있을 법한 나름의 이유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란 것이라면, 제가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받은 이 책이 2007년 10월 10일 초판 1쇄 발간 이래, 2009년 6월 10일 기준 초판 100쇄라는 사실입니다.  출판 실무를 자세히는 모르고 또 요즘은 디지털 조판시대라 예전의 활판 인쇄 시절과는 또 다르겠지만, 통상 우리나라에서 1쇄를 찍는다 하면 2천~3천권을 찍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0쇄라면 대략 30만권 정도가 찍혀서 팔려 나갔다는 뜻일 겁니다. 소설도 아닌 경제서적, 특히 국제교역 이론을다룬 경제사 혹은 국제경제학 개론에 가까운 책이 불과 2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자그만치 30만권씩이나 팔릴 정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이것은 단지 국방부 불온서적 리스트로 올려지는 바람에 일반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덕분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한참 모자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아무리 유명한 필자들이 책을 쓰더라도 경제 경영 분야의 전문서적인 경우 초판 1쇄도 다 팔리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나쁜 사마리안]을 국내 초베스트셀러로 만들게 한 힘의 원천일까요? 제 생각으로는 무엇보다도 역사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분석, 그리고 그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진실된 시각이 주는 공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이 딱히 높은 수준의 경제학적 식견이나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누구나 충분히 수긍할 만한 역사적 사실들을 비교적 평이하게 나열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만 그 사실들을 관통하는 일관된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철저한 논증과 분석의 칼은 결코 무디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주 적절하고 재미난 비유가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같은 대가들이 이 책을 자본주의 역사의 진실을 배우고 세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립하는 데 꼭 읽어야 할 명저로 극찬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이라는 플로로그와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에필로그로 글을 시작하고 또 맺습니다. 그리고 이들 장에서 필자는 2061년 6월 28일자 더 이코노미스트지, "모잠비크, 세계 초일류 기업에 도전하다!"라는 가상의 기사와 "상파울로 2037년" 이라는 소제목 하에 브라질의 장래에 있을 법한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기존 상식과 상상력의 한계에 대해 일침을 가합니다.

그리고 본문에 해당하는 아홉 개의 장을 통해서, 세계화를 이해하는 관점(시각)의 문제, 부자나라들이 실제 부자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자행했던 실제의 역사, 자유무역은 과연 정답인가, 외국인 투자의 허와 실, 효율을 위한 경쟁의 도입과 민영화 논리의 맹점,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갖는 사회적 비용(소비자 불만)의 증대 문제, 국가(정부)의 적자 재정 편성과 IMF 정책 권고의 문제, 부정부패 및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상관성, 그리고 국가별 문화적 기질의 차이, 이른바 '민족성'이나 '국민성'이 과연 경제 발전을 규정하는가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 발전과 관련된 각종 논리들에 대해 그 허구성을 드러내고, 신화(미신)적 요소들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조목조목 들춰가면서 저자 자신의 논지를 일관되게 펼쳐 나갑니다.

각각의 장에 대해 그 내용을 일일이 요약할 필요는 없을 것같습니다. 본문의 내용이나 책의 전개방식이, 굳이 어려운 논리나 수사를 펴가면서 현학적으로 자신의 논리를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저 과거 선진국들이 오늘날의 경제를 이룩하기까지 취했던 각종 경제 정책이나 이론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실제로 작금 세계화 지지론자들, 혹은 신자유주의 숭배자들의 논리가 얼마나 역사를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는지를 낱낱히 설명하는 자료들의 집합본일 뿐이니까요...

때문에 아홉 개의 장을 모조리 한꺼번에 읽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개별 주제에 관심이 없으면 건너 뛰면서 흥미 있는 부분만 읽어도 각 장의 테마나 저자의 논지를 이해하는 데 그다지 문제될 것도 없어 보입니다.

여러 장면에서 촌철살인에 가까운 비유와 적절한 반론 데이터들을 접하게 되지만 특히나 "미션 임파서블?-재정 건전성의 한계"로 이름 붙인 7장에서는 저자가 이른바 "나쁜 사마리안"이라 통틀어 말하는 "사악한 삼총사" -- IMF와 세계은행, WTO-- 들의 만행을 고발합니다. 즉, 이들이 개발도상국이나 금융위기에 봉착한 나라들을 대상으로 돈을 꿔주는 명분하에 해당 국가의 경제 정책이나 재정정책을 좌지우지함으로써 그 나라의 경제 위기 극복을 돕기는커녕 어떻게 더 심화시키게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책의 부록으로 딸려 있는 DVD강연을 통해, 저자는 이 책 [나쁜 사마리안]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 혹은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무슨 대안이 있는건데?" 라고 묻는 이들을 위해 먼저 쓰여진 책이 바로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는 책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제시하는 대안은 딱 정해진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가지 방법론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더욱이 그 방법론들이 과거에는 없었기에 미래에 새로이 모색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 지나온 역사를 통해 지금의 선진국들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실제로 도입했었고 그리하여 실제로 이미 성공적으로 검증했던 모델이라는 점 또한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그저 좀 더 크게 떠들어대는 부류의 목소리와 논리 속에 파묻혀 진짜 역사의 진실을 알아보려 하지 않는 우리들의 게으름, 지나온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우리들의 안이한 타성에 대해 냉철하게 되돌아 볼 것을 요구합니다. 아울러, 현재의 필요 때문에 지난 역사를 부인하고 편리하게 합리화하려는 자세에 대해 좀 더 정직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나쁜 사마리안들이 진정으로 강도를 만나 쓰러진 행인을 도와주고 싶은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면,(설령 '선한 의도' 없이 내심 도움의 댓가로 "잇속"이나 "합당한 보상"을 기대할지라도) 경제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지난 역사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과거를 솔직히 인정할 수만 있다면, 바로 그 역사 속에 실제로 "착한 사마리안"이 될 수 있는 방법과 길이 분명히 있음을 제시합니다.

요컨대ㅡ 저자는 "착한 사마리안"이 되는 방법은 "나쁜 사마리안" 자신들이 지나온 역사, 바로 앞선 선조들의 모습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글을 맺습니다.

끈적한 여름, 꼭 휴가가 아니더라도 하루쯤 시간 내서 읽어 보시지요... 답답했던 도시를 떠나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한 청량감을 맛보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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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아침에, 우연히 "주지훈은 불쌍할 뿐이고..." 라는 섹시한 제목의 기사가 있길래, 흥미로와서 클릭했더니.
하재근 이라는 분의 블로그 페이지로 연결이 되더군요...
http://ooljiana.tistory.com/550

이 분의 블로그 타이틀 자체에
[새책 <MB공화국, 고맙습니다> 출간] 이라는 광고 문구 비슷한 것이 붙어 있길래,
네이버로 검색을 해보니 아래와 같은 신문기사가 나오네요.... 

하여 아래에 퍼올리며 짧은 제 생각을 덧붙입니다.....

어제밤까지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의 1부 [헌법의 당위]를 읽고, 막 2부 [권력의 실재] 편으로
넘어가던 중인데...
사실 저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지 "감사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거든요...

우리가 그냥 매일처럼 숨쉬고 살 때는 공기나 산소의 소중함이나 귀중함을 모르듯이...
자유와 인권이 억압되는 독재나 폭압 정치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한, 우리는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게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디제이나 참여정부 10년은 우리가 민주주의의 댓가를 아직 다 지불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자의 선의에 힘입어 잠시나마 민주주의의 가치를 누렸던 시기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아직 덜 지불한 민주주의의 댓가를 여전히 후불로 치르는 시기라고 평가하는 유시민 님의 의견에
십분 공감하니까요....

2010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새롭께 일깨워주고, 전국민적인 정치 학습의 장을 열어준 최고의 교사는
단연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그러니 어찌 그에게 고맙다 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실 저는 지난 주 6.10 22주년 대회에도 티뷔 뉴스를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하수인 노릇을 하는
단순무식한 경찰들이 다시 한번 전경 차벽으로 시청광장을 겹겹이 막아주었으면 하고 기대했더랬습니다.
아울러, 한 발 나아가, 집회에 참여하려는 야당 국회의원 중에 한두 명 정도는 심각한 폭력으로 피를
흘리며 끌려가던가 닭장차에 실려가기를 내심 기대했구요....

무고한 시민이나 연약한 아녀자들, 혹은 어린 아이들까지 가리지않고 무자비하게 연행해가거나, 
심하게는 전경들의 방패에 머리가 찢기거나, 눈이 멀어 실명을 하는 무고한 시민들이 한두 명쯤은 생겼으면
하고 비겁하게 바랐습니다.... (비록 광장 현장에는 못나가고, 그냥 아프리카 실시간 중계방송을 보면서...)

왜냐면, 그런 상황이 벌어져야만, 그리고 그것이 국민들 두 눈에 보란듯이 목격이 되어야만 국민들이
우리가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는게 아니구나 하는 것을 더 빨리, 더 진지하게 실감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야만 도덕성이 없이 당장 눈앞의 이익과 실적에만 눈이 먼 장사치형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우리가 치러야 할 비싼 댓가와, 정치적 판단 미스의 과오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살아있는 정치 학습"이 하루라도 빨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니까요....

(실제 집회 강제 해산 과정에서 보여준 전경들의 "방패 휘둘러서 시민 찍어패기" 작전은 그런 점에서 많은
국민들에게 "대한문 앞 분향소 강제 철거" 사건과 더불어서, 근래 들어 괜찮은 민주주의 학습 도구 교재 중
하나로 활용할 만한 사건이어서, 그나마 저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지 않았던 성과? 중의 하나입니다.)

작금,  지구상 어느 파쇼 정권에도 뒤지지 않았던 박정희의 후예들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가 이명박 이후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단연 1위로 나오는 것을 보노라면,
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아직도 민주공화제를 완성하려면, 꽤나 많은 민주주의 학습을 더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런 정도의 정치적 선택과 판단 수준의 국민이라면, 우리는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의 반석에 올리기까지
앞으로도 최소한 10년은 독재정권의 아류 속에서 더 민주주의 학습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좌파정권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망령들, 그러한 착각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자 후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며 돌이키기까지 앞으로 10년 세월의 학습이 더 필요하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참으로 불행하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겠지요....

그래서 그런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학습 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려면, 현재 이명박 정권이
좀 더 악랄하게, 좀 더 반 인권적으로, 좀 더 반민주적인 정책을 대대적으로,
그리고 공공연하고 무자비하게 펴도록 적극 동조하고 박수치며 고무해 주어야만 합니다.

역설적으로, 그로 인한 부작용과 반발, 시민들의 저항, 권력 내부의 비판이 커질수록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
또한 더욱 커질 것이고, 더불어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 기회도 더욱 많아지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런 현상도 적극 환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각하의 시대를 앞서가는 탁월한 영도력을 전 국민과 더불어 쌍수 들어 눈물로 찬양합니다..."

이런 류의 북한 정권 찬양식 선동 구호나, 박정희 시절 유신체제 찬양 구호 수준에 버금가는 지식인들의 선언
같은 것도 가능하면 심심치 않게 종종 나와 주어야 합니다....
조갑제나 뉴라이또(또라이또???) 머시기들, 김똥길 교수 같은 분의 적절한 망언도
독재에 아부하는 무리들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한껏 불러일으켜 주기 때문에 나름대로 도움이 됩니다...

물론 아래 소개하는 기사의 책을 저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습니다만,
저자가 아마도 저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계셔서, 이런 제목의 책을 펴낸 것으로 미루어 짐작됩니다...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 다 읽는대로 바로 구입해서 읽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관심 갖고 한번 살펴 봐 주시지요....

혹시 먼저 읽은신 분들은, 아래 댓글란에 [서평] 올려주시면 구입 여부 판단에 더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행복한 한 주 만드시길....

진정한 공화국을 위한 모색…‘MB공화국, 고맙습니다’
 경향닷컴 손봉석기자 paulsohn@khan.co.kr
 

문학작품에서 실용문에 이르기까지 글로 이뤄진 것에 묘미 중 하나는 ‘반어법’이다.

‘MB공화국, 고맙습니다’(지은히 하재근, 시대의창 펴냄)는 제목에서 부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이 엿보이는 책이다.




부제인 ‘자유화, 세계화, 무한경쟁의 나라에서 국민으로 살아가기’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나 사회가 약자나 서민을 위해 전통적으로 행해 오던 여러 규제와 구조적 보호가 완성되기도 전에 이익과 효율성을 이유로 망가진 한국사회를 진단하고 있다.

크게 2부로 구상된 이책에서 저자는 1장에서도 ‘MB의 고마운 나라’라는 반어법으로 포문을 연 후 ‘자유화’의 본질과 그 후유증을 자세히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MB공화국’이 단순히 이명박 정부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김영삼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까지 20년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기간동안 자유화라는 이름하에 교육에서, 사회, 경제, 국가의 시스템까지 거의 대부분의 영역이 돈과 권력을 점유한 1%의 상류층을 위한 제도와 규칙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유화나 세계화라는 용어가 한국사회에서는 ‘그랜드서클’이라고 표현한 대한민국 상위 1%가 마음껏 이익을 내도록 돕는 ‘정글의 자유’라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한다.

자유화가 강화되고 법적인 정당성을 획득할수록 수혜자는 상위 1%인 그랜드서클 뿐이고 이들이 국민을 상대로 이제는 보호도 규제도 없이 겨뤄보자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를 ‘결과가 뻔한 불공정한 게임일 뿐’이라며 ‘자율 경쟁은 결국 강자가 약자를 수탈할 자유를 뜻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자유화의 종착점은 경제분야는 재벌 중심·수도권 중심의 폐해가 심화되고 교육부문도 ‘일류 학교’ 중심의 체제를 더욱 심화시키며 서열화된 신분사회를 만든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책 후반부인 2장 ‘MB공화국은 어디로 향하는가’는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이 지향애햐 할 국가모델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가 이어진다.

저자는 먼저 미국 사회를 살펴보며 다양하고 풍부한 통계와 영화에서 신문보도를 아우르는 다양한 자료들을 증거로 제시하며 의료보험 제도의 미숙과 최저임금 노동자계층의 삶을 볼 때 ‘후진국’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일본과 독일에 대해서는 제조업으로 강력한 경제적 역량을 키운 경제모델과 함께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연대의식이 있어 그나마 미국 보다는 나은 상태로 평가한다.

저자는 북유럽 국가들의 사회체제를 앞으로 우리가 선택해야 할 모델로 제시한다. 일류학교를 중심으로 한 서열화 없이 ‘평준화된 학교’를 다니고 사회복지제도에 대한 선택권 없이 누구나 당연하게 ‘공공복지’를 누리는 국가가 ‘공화국’이 가야할 길이라는 것이다.

<경향닷컴 손봉석기자 paulsohn@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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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