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다가옵니다.
아니나다를까, 어쩌면 싶었던 전화벨이 울립니다.
손님들이 찾아 오시겠답니다.

바로 퇴근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아니, 손들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창문 너머로 서쪽 하늘을 봅니다...

이게 웬걸...
앞 건물 유리창을 사선으로 비추며 비스듬히 쏟아지는 저녁 햇살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붉으죽죽한 서광 뒷편으로 환하게 반사되는 구름의 빛깔들...

노을입니다.
일년에 몇 번 있을까 싶은, 저녁 지는 햇살의 장관이 순간적으로 뇌리를 스칩니다.
망설임도 잠시... 책상 모서리 디카를 챙겨 들고 뒷산 홍대로 발걸음을 놀립니다...

위로, 더 위로...
홍대 후문 뒷쪽 산비탈을 타고 올라 떨어지는 해를 잡으려 보지만...
애석하게도 나뭇잎과 가지에 가려서, 지는 해를 못내 따라 잡지 못하고 아쉬움을 토합니다.

다행히, 계단을 내려올 무렵....
해는 이미 구름 사이로 자태를 감추었지만, 그래도 남은 여광이 하늘을 붉게 물들입니다...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습니다.  그냥 연신 셔터를 누를 뿐!

서울 하늘도 가끔씩은 볼만 합니다.
서울 사는 재미도 그래서 가끔은 있습니다.
9월 11일 해질 녘, 서편 가을 하늘의 노을이 정말이지 장관입니다...





Posted by 렛츠고
,

오랜만에 금요 산행! 
그것도 사무실 퇴근을 마치는 길에 베낭을 바로 둘러멘 금요 저녁 산행이었습니다.

시간상 제약으로 긴 코스를 잡을 여유는 없으니...
6호선 지하철을 타고 가까운 불광역에서 내려 바로 이마 위로 바라다뵈는 수리봉을 직선 코스로 잡았습니다...

제법 가을의 초입을 넘어서고 있는 백로라....
해질 녁의 가을 하늘은 여느 때보다 맑고 푸르른 모습입니다...

저녁 산행의 가장 큰 장점은 주말 산행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붐비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지요...
호젓하게 홀로 걸음으로 누구 보폭에 맞출 필요도 없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누구에게 밀리거나 쫓길 일도 없이
내 걸음 편한대로, 마음 따라 걸음 따라 옮기면 그만이지요....

예전 같았으면 서너 번은 족히 쉬어 가야 했을 오르막길을,
이젠 딱 두 번 쉬고 30여분 만에 정상에 오릅니다....

족두리봉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수리봉....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자면,
마치 넓디 넓은 고막 껍질 위에 올라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곤 하지요...
바위의 형상이, 움푹 움푹 골을 지어 패인 모습이 마치 결이 가지런히 나있는 고막 같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수리봉 정상에 섣다 내려오는 길에 벌써 해가 서산으로 내려서기 시작하네요....

얼른 사진 몇 컷을 챙기고... 염초봉으로 향하는 능선을 우로 젖히고 왼쪽길에 접어들어
독바위 아래로 향하는 바윗길을 내려섭니다....

서편으로 향하는 길이라... 불광역과 연신내를 배경으로 하여 멀리 김포의 하늘을 가르는 석양의 노을이
나름 가을의 정취를 만들어 주더군요....

가을입니다... 모두들 더 알찬 수확 거두시길.....




Posted by 렛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