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기소건에 대한 1심 판결의 "무죄" 선고로 1라운드 완패를 당한 검찰이 지저분한 "별건 수사" 착수로 악착같이 물고 늘어져 흠집 내기를 시도하다가 여기저기서 난타를 맞고 있던 와중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하나 터졌군요...

아침에 우연히 인터넷 기사들을 살펴보니, 이런 기사 제목이 눈에 뜨이더군요...

건설업자 '25년간 검사 스폰서' 폭로 파문 (YTN)
http://www.ytn.co.kr/_ln/0103_201004200957593476 

"나는 25년간 검사들 스폰서였다"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004/h2010042002340222000.htm

와우!
내용을 읽어보니, 역쉬나... 그동안 접대 및 뇌물(?)의 일차 온상일 것으로 예상되었던 대한민국 검찰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군요...  술값은 기본, 돈에, 귀금속에, 밀수 방조에, 성접대까지.... 종목도 갖가지로 무척 화려합니다...
물론, 검찰에서는 자신의 기소에 앙심을 품은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 "업자"의 음해 모략이라고 막고 나섰는데요...
오늘 밤 MBC [PD수첩]에서 그 고발 진정의 진상에 대해 일부를 밝힐 것이라 하니, 무척 기대가 되고 흥미가 돋궈지네요....

당연히 검찰은 아니라고 주장하겠지요. 자신들은 "무죄"라고!  이건 허무맹랑한 "무고"라고!!
어련하시겠습니까, 수사권을 쥐고 있는 본인들이 자신들 스스로 "유죄"라고 조사를 하기가 어디 그렇게 쉽겠습니까...
허긴 이 나라의 대통령 휘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작금 하는 짓거리들을 보자면, 참으로 가관도 아니니, 어떤 수사나 조사 결과가 나온들 국민들이 과연 그 말을 얼마나 믿을까요?

우리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해 보도했던 PD수첩이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던 것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우리는 한명숙 총리의 뇌물수수 건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을 명백히 보았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 경제의 위험성을 예보했던 미네르바 역시 "무죄 판결"을 받았던 것 또한 잊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진실을 가리려 하고,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작금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여당은,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증거 한 조각도 없이 매우 비합리적인 심증만으로 이것을 "북의 공격"이라고 계속해서 설에 설을 더해서 흘리면서 지방선거 국면 전환의 무기로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희생된 장병들의 이름 하나 하나를 호명하면서 눈물을 찍어내가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국군통수권자의 익숙한 연기도 크게 한 몫을 할 듯 싶고요....

방송과 매스컴을 동원한 천안함 애도 물결 조성 캠페인에 금새 여론조사 결과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가만히 지켜 보노라면, 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이 정말이지 곱고 착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그리고 대중이 얼마나 감성에 쉽게 휘말리고 또 쉽게 집단 정서에 동화되는지도 목격을 하게 됩니다.

지난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 살리기의 대안으로 엠비를 찍었고, 그것은 기업가 출신이면 좀 더 돈을 잘 벌게 해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일종의 "탈출구"로 작동한 것이었습니다. 이 또한 집단심리의 작동이 한 순간에 어떤 심리적 착각을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의 산업구조 및 인구 구성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곳곳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며 부동산 매매는 사실상 중단되고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어떻게 해서든 쓰러져가는 건설사들의 명줄을 연장하고 버블 붕괴의 속도를 늦추려고 하다 보니 비합리적인 사업에 천문학적 예산을 퍼붓는 "4대강 준설사업"이 환경 파괴라는 수많은 영혼들의 항의와 절규에도 불구하고 대책 없이 강행되는 것입니다.

요컨대, 언론이나 미디어, 특히 매스미디어가 사건의 본질과 핵심을 놓치고 바합리적 대중 정서를 자극하여 국론의 방향을 호도하게 되면, 그에 따른 해악과 폐단은 단지 1-2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짧게는 한 정권 내내, 5년에서 10년에 걸친 국가 정책과 방향을 그르치게 되고, 그것은 곧 한 나라의 미래를 그르치게 만드는 일종의 범죄가 되곤 합니다.

1960년 4.19 혁명이 올해로 50년째를 맞았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의 첫 승리였고, 고귀한 희생들을 댓가로 하고 얻은 짧은 승리였습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독재의 질긴 아성은 그 뒤로 80년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도, 다시 10년을 연장해서,
자그만치 30년이 더 흐른 90년대에 이르러서야 겨우 대한민국에 이른바 "문민정부"가 들어섰던 역사를 기억해 보십시오.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길은 그리도 멀고 험한 투쟁의 연속이고 학습의 과정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 학습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오늘도 진행형입니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 규명도 없이 전쟁이 나면 누가 제일 먼저 죽을 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전쟁 불사"를 부르짖는 넋빠진 우익들의 위험한 준동들,
정작 자신들은 접대와 뇌물의 관행 속에 빠져서 살면서도 정치권력에 대한 아부와 충성을 위한 수사에 매진하는 정치 검찰의 비이성적 행태들,
환경영향 평가는 고사하고 법률에 규정된 처리절차조차 무시하고 생명줄을 끊어놓는 졸속적인 4대강 개발 같은 망동들,
방송과 신문, 심지어 종교까지도 인위적인 숙청과 추방으로 정권의 입맛에 맛는 사람들로 채워서 사유화하려는 작태들...

이런 모든 비합리와 야만성을 싸워 이겨내는 과정 하나 하나가 바로 이 나라 민주주의를 향한 소중한 발걸음일 것입니다...

권력의 도덕성, 그것은 그 권력이 유지될 수 있는 시작이자 끝입니다!!
권력의 도덕성, 그것은 그 권력이 존립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입니다!!

아래 퍼다 올린 [미디어오늘]의 기사들 보시고, 우리 권력의 도덕성, 검찰의 도덕성, 그 현 주소를 한번 되살펴 보시지요...

<렛츠고 2010/04/20 11:56>


* 원문 출처 :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628
"검찰, 성상납 문건 알고도 은폐했다" 
 PD수첩 "문건 신빙성 있다"…오늘 검사장 실명 공개
 
 2010년 04월 20일 (화) 09:14:25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MBC 이 20일 전·현직 검사들의 향응이나 성접대 실태를 방송하는 것과 관련해, 제작진은 "검찰이 신뢰할 만한 문건 내용을 알고도 은폐했다"고 폭로했다.

최승호 PD는 지난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검찰에선 다 알고 있다. 제보자가 검찰에서 진술을 한 내용"이라며 "그 당시 수사를 하던 담당 검사가 이 문제에 대해서 사실이 아닌 걸로 하는 것 판단하고 이 문제를 수사 안 했다. 무시하고 외면했다. 은폐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호 PD는 "문건에 검사들의 향응, 성접대 내용이 나왔으니까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검찰은 확인을 안 했다"며 "삼성 떡값에 대해 검찰이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 최승호 PD.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최승호 PD는 "문건이 상당히 신뢰가 있는 것으로 취재됐다"며 "예를 들어 2009년의 경우 회식 등을 목격한 사람, 참석자의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건에 "최근 내역은 상세히 기재돼 있다. 어디서 무엇을 먹었는지, 참석자가 누구인지, 어떤 경우에는 사용된 수표 번호도 적혀 있다"며 문건 자체의 신뢰성도 강조했다.

최승호 PD는 상당수 검사가 향응이나 성접대를 받았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57명이 실명으로 적혀 있는 것이고, 제보자가 기억 못하는 것도 있다"며 "그런 것을 따져 봤을 때 제보자는 '최소 검사 100명에게 성상납을 하지 않았겠나'고 말한다"고 밝혔다.

최승호 PD는 '검찰이 제보자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며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는 점'을 묻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내놓은 문건"이라며 "이걸 신빙성이 있는지 따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검찰은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승호 PD는 또 "'PD수첩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검찰을 압박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고 묻는 기자도 있다"며 "지금 검찰을 압박한다고 해서 검찰이 기소를 포기할 것인가. 사건의 실체를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검사장) 두 분은 실명으로 나온다"며 취재 과정에서의 검찰쪽의 압박은 "방송을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PD수첩이 공개한 '검찰 X파일' 문건. ⓒMBC   
 
<PD수첩>은 20일 오후 11시 10분 '스폰서 홍두식(가명), 지난 25년을 폭로하다'는 제목의 방송에서 "현직 고위간부 2명을 포함해 전·현직 검사 57명 X파일을 밝힐 예정"이다. <PD수첩>은 "84년 3월부터 09년 4월까지 향응 및 성 접대 받은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기록된 문건을 입수했다"며 "문건에는 법무부 고위직 인사와 부장검사가 언급돼 있고, 적어도 100명 이상의 전·현직 검사들이 향응이나 성 접대를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일 오전 대검찰청 대변인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의 중이라 통화가 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9일 "PD수첩에 의혹을 제보한 건설업자 정 모 씨는 지난해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또 다른 금품 수수 혐의로 기소되자 앙심을 품고 허위 사실을 제보한 것"이라며 방송 재검토를 주장했다.

다음은 최승호 PD와의 일문일답이다.


- 문건에는 1984년 3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향응이나 성접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기록돼 있나.
"최근 내역은 상세히 기재돼 있다. 어디서 무엇을 먹었는지, 참석자가 누구인지, 어떤 경우에는 사용된 수표 번호도 적혀 있다. 57명이 실명으로 적혀 있는 것이고, 제보자가 기억 못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형사 1부와 점심 식사를 했다면 제보자가 이름을 아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따져 봤을 때 제보자는 최소 검사 100명에게 성상납을 하지 않았겠나고 말한다."

- 향응이나 성상납과 관련 팩트 확인을 어떻게 했나.
"최근 2009년 건을 검증을 해봤다. 문건이 상당히 신뢰가 있는 것으로 취재됐다. 예를 들어 2009년의 경우 회식 등 을 목격한 사람, 참석자의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 문건을 공개한 스폰서 홍두식(가명)이 증언이 신빙성이 있다는 것인가.
"신빙성이 있다." 

- 검찰은 제보자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며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에선 다 알고 있다. 제보자가 검찰에서 진술을 한 내용이다. 그 당시 수사를 하던 담당 검사가 이 문제에 대해서 사실이 아닌 걸로 하는 것 판단하고 이 문제를 수사 안 했다. 무시하고 외면했다. 은폐한 것이다.

문건에 검사들의 향응, 성접대 내용이 나왔으니까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검찰은 확인을 안 했다. 삼성 떡값에 대해 검찰이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검증 한 번도 해보지도 않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되나. 제보자는 검찰 수사를 받았고 혐의 내용에 대해 재판에서 결론이 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내놓은 문건이다. 이걸 신빙성이 있는지 따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검찰은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다.

심지어 'PD수첩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검찰을 압박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고 묻는 기자도 있다. 지금 검찰을 압박한다고 해서 검찰이 기소를 포기할 것인가. 사건의 실체를 호도하려는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떡값 내용을 밝혔을 때 '삼성으로부터 그가 몇 억 받았다'며 물타기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근본적으로 저널리즘 원칙에 맞게 기사를 써야 한다. "


- 두 명의 검사장만을 실명으로 공개하는 이유는?
"문건에 나온 검사들 중 제일 높으신 분들이고 관계를 맺은 게 많다. 또 한 분은 감찰직을 맡지 않았나. 방송에서도 두 분은 실명으로 나온다."

- 취재 과정에서 검찰쪽으로부터의 압박은 없었나?
"방송을 보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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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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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련히 그러려니 했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은근히 부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해외 출장으로 한 주 동안 나라를 떠나 있다 돌아왔습니다. 한국말은 커녕 영어도 안 쓰는 구 소비에트권이다 보니, 국내의 소식을 접할 수단은 기껏해야 인터넷이었는데, 거기 인터넷은 속도도 속도려니와, 종량제 서비스라, 청소년 축구 8강전인가 아프리카의 중계 동영상 채널은 고사하고, 네이버의 문자중계 2시간 보고 나니까 기본요금 떨어졌다고 다시 돈내라고 해서 그 뒤로 아예 국내 소식 접하기를 포기했더랬습니다.

그러다 한국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ㅋㅋㅋ 일주일 동안 보지 못한 선덕여왕 드라마 파일을 다운받아서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말 이틀 동안은 김연아 선수의 피겨 우승 소식에 취하여 다른 뉴스들은 도무지 신경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정신 겨우 차리고, 오랜만에 뉴스들을 리뷰해보니, 선덕여왕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기사 하나가 고스란히 묻혀 있었더군요....

전경만 먹인 미국 쇠고기, 조선-동아 '쉬쉬'??
엊그제 인터넷 어디선가 흘려본 기사 제목인 것 같아 다시 눈이 가서 읽어보았는데... 내용을 보니, 역쉬나... 아니나다를까...
벌이는 짓이나 내뱉는 말마다 둘러대고 퉁치기에 바쁜 엠비 정부의 꼴불견이 한 순간도 저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내용인 즉슨, 건강에 아무 지장 없는 소고기 수입을 문제삼는다며 PD수첩이며 '촛불 배후'자들을 고소 고발하고 처벌하면서 난리법석을 피우던 정부가 건강에 지장 없다는 것을 입증하겠노라며 총리까지 나서서 시식을 하는 등 쇼를 해대더니, 정작 정부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청사 식당에서는 지난 1년간 단 1g의 미국산 쇠고기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거기서만 끝났으면 그냥 "그래, 지네도 먹고 죽기엔 목숨이 아까왔겠지" 하고 이해할 법도 하련만, 연일 계속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를 막느라고 피땀 흘려가며 개고생을 해야 했던 전경들에게만 그것을 퍼 먹였다고 하니...이게 말이 됩니까??
역시, 엠비 정부의 거짓말과 사기성 연기 연출의 수준은 결코 우리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블랙 코미디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언행 불일치에 대해서, 우리들의 조중동은 한 마디의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주시는 탁월한 뉴스 감각과 센스를 보여주시는군요... 더 나아가, 수입 금지된 칠레-캐나다산 돼지고기가 쇠고기로 잘못 보도되었다는 헤프닝으로 몰아가면서, 전혀 엉뚱한 물타기-왜곡 기사로 상황을 얼버무리는 탁월한 정보조작 + 여론호도 솜씨까지 몸소 보여주시니, 아! 신비하고 놀라워라~~ 조중동과 그 똘만이 아류 신문들의 권력 아부 능력이여!!

이들은 우리가 '엎드리면 코닿는' 인터넷 미디어 세상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도무지 인정하고 싶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미디어오늘]이 문제 제기한 이들의 '쪽팔리는' 보도행태, 얼마나 추잡한 수준인지 한 번 직접들 살펴 보시지요....



전경만 먹인 미국 쇠고기, 조선·동아 ‘쉬쉬’
[기자칼럼] MB정부 이중성, 언론비판 실종…문화일보 물타기 보도 논란
2009년 10월 17일 (토) 08:17:40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최근 논란은 이명박 정부의 이중성과 ‘MB 시대’ 언론의 직무유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은 먹지 않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의경에게 몰아준 것이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규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폭로한 결과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과천 대전 광주 제주 등 정부청사 식당에서 사용한 쇠고기를 살펴본 결과, 단 1g의 미국산 쇠고기도 사용하지 않았다.

반면, 과천 청사를 지키는 ‘경기 706 전경대’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다. 올해 3월은 100%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다. 올해 5월부터 8월까지도 100%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다. 최규식 의원 주장이 아니라 경찰청이 내놓은 해명 자료에 나온 내용이다.  쇠고기 선택권이 없는 전경들은 싫든 좋든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했다.

조중동문 '쉬쉬', KBS SBS '쉬쉬', MBC '단신처리'

   
  ▲ ⓒ민주당 최규식 의원실.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은 지난해 촛불이 한 참 타오를 때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고 밝혔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의 이중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폭발했다.

충격적 내용이 알려졌지만 언론은 쉬쉬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는 15일자 지면에 단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 KBS SBS도 14일 저녁 뉴스에서 보도하지 않았다. 뉴스 가치가 없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을 알기에 조용히 넘어가려 한 것 아니겠는가. 언론은 자기검열로 국민 알 권리를 차단시켰다. MBC는 지난 14일 <뉴스데스크>에서 단신으로 처리했다. MBC가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광우병 문제를 얼마나 심층적으로 다뤘는지를 되돌아본다면 이번 사안을 단신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언론 비판 역할 보여준 세계일보, 경향신문

   
  ▲ 세계일보 10월16일자 5면.  
 
   
  ▲ 경향신문 10월16일자 사설.  
 

국민은 이런 문제를 언론이 보도하는지 않는지 알 권리가 있다. 한겨레 경향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단신 처리했다.

경향신문은 15일자 사설에서 “미 축산업자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양 미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해온 정부의 이중적 모습이 놀랍다”면서 “언행이 불일치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고 따르라는 건지 말문이 막힌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류순열 기자는 할 말은 하는 언론인의 본보기를 보여줬다. 류순열 기자는 세계일보 16일자 5면 '현장메모'에서 "최규식 의원이(민주당)이 밝힌 사실은 충격적이라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보기 좋게 얻어맞은 국민의 뒤통수는 얼얼하다. 배신감에 텅빈 가슴은 분노로 차오른다"면서 "대통령, 총리, 주무장관의 대국민 약속이 '정부에서 모르는 일'이 돼 버린 한편의 블랙코미디다. 그래 놓고 염치없게도 촛불시위 국민을 향해선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던가"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 뒤늦은 보도, 물타기?

   
  ▲ 문화일보 10월16일자 2면.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언론도 있다. 문화일보는 미국 쇠고기를 전경에게만 먹였다는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 그런 문화일보가 16일자 2면에 기사를 실었다. 기사 제목은  <전경에 수입금지 쇠고기를? “돼지를 소로 착각”>이라고 뽑았다.

무슨 얘기인가 들여다보자. 문화일보는 “경찰이 수입이 중단된 외국산 쇠고기를 밀수해 전경들에게만 먹였다는 의혹이 사실은 국정감사 자료를 잘못 만든 데서 비롯된 해프닝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수입 불가 고기는 돼지고기였으나 경찰 실무자가 착오로 이를 쇠고기로 기재해 국회에 제출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화일보 기사를 찬찬히 뜯어보지 않으면 전경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인 사실 자체가 ‘착각’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문화일보가 뒤늦게 보도한 내용은 15일 경찰청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경찰청은 ‘경기 706 전경대’가 100% 미국산 쇠고기를 먹은 것은 아니라는 해명 자료를 내면서 칠레산과 캐나다산 쇠고기도 먹였다는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문제는 칠레산과 캐나다산 쇠고기는 수입 금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밀수가 아니면 먹을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규식 의원실은 경찰청이 밀수된 쇠고기도 전경에게 먹였다는 보도 자료를 냈고, 일부 언론은 이를 보도했다. 그러자 경찰청은 다시 해명자료를 내서 칠레산과 캐나다산 쇠고기는 사실 쇠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였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번에도 담당자의 착오로 잘못 보낸 자료였다는 설명이다. 밀수 쇠고기 논란은 경찰청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중요한 점은 밀수 쇠고기 논란과 미국산 쇠고기를 전경에게 몰아준 사건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전경에게 몰아줬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단 1g의 쇠고기도 먹지 않았다는 것도 바뀌지 않는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 줄도 실리지 않은 '미국 쇠고기 비밀'

문화일보 보도는 조선닷컴이 16일 <전경만 먹었다는 ‘수입 쇠고기’ 사실은 ‘돼지고기’>라는 기사로 받으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조선닷컴은 “경찰이 수입이 중단된 외국산 쇠고기를 밀수해 전경들에게만 먹였다는 의혹이 사실은 국정감사 자료를 잘못 만든 데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밝혀졌다고 문화일보가 16일 보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닷컴은 문화일보가 16일자에서 새로운 사실을 보도한 것처럼 전했지만 밀수 쇠고기 논란은 15일 경찰청 해명을 통해 언론에 알려진 내용이다. 문화일보의 ‘착각’, 조선닷컴의 ‘해프닝’ 등 단어에만 주목한 일부 누리꾼들은 전경에만 먹인 미국산 쇠고기 문제 자체가 ‘해프닝’인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사진 가운데)와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조선일보는 15일자, 16일자, 17일자 지면에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단 한 줄의 기사도 실리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쇠고기와 관련한 기사가 하나 실렸다. 동아일보 17일자 B1면 <인도서 온 카레, 주부의 애인이 되다>라는 기사의 내용이다. 물론 미국산 쇠고기를 전경만 먹었다는 내용은 아니다. 그런 내용은 조선과 동아 지면에서 한 줄도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조선과 동아는 할 말은 하는 언론이라고 홍보하지 마라. 경향신문이 사설에서 비판하고 세계일보가 ‘현장메모’를 통해 비판하는 모습이 바로 할 말은 하는 언론의 모습이다.

어설픈 물타기로 전경을 두 번 울리는 행동도 중단해야 한다. 누리꾼들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언론이 ‘MB 시대’에 어떤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최초입력 : 2009-10-17 08:17:40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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