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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1 노하우(Know-How) vs 노웨어(Know-Where), 승부는 끝났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정확히는 웹(Web)으로 찾아갈 수 있는 한국어 홈페이지(사이트)의 갯수는 과연 몇 개나 될까요?
가끔씩 웹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을 헤매다보면 이런 궁금증이 들 때가 있지요...

그래서 통계청(
http://www.nso.go.kr/)에 잠깐 들러서 [도메인수] 라는 키워드로 뒤져 보니까, 아래와 같은 데이터가 검색되어 나오네요...


2009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더 지켜보아야 최종 통계가 잡히겠지만, 현재 기준으로 나온 2009년 데이터는 작년 대비 약 3천개가 늘어서 100만 4천개가 조금 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인터넷 도메인 수가 최초 집계되기 시작한 1997년에 불과 8천개였던 시절에 비교해보면 불과 12년만에 13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므로 산술적으로는 연평균 10배씩 성장한 셈이지만, 데이터 수치변화 추이를 보면 조사 첫해 8천개가 2000년 50만개로 증가하는 데는 불과 4년이고, 그게 100만까지 2배로 성장하는 데는 근 10년 가까이 걸리는 것이 특이하죠. 인터넷의 초기 폭발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각설하고, kr 도메인의 수만 100만개라면, 그 외 닷컴이나 닷넷 등의 글로벌 도메인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나리라 봅니다. 대충 비율을 한 번 추산해 볼까요?

아래는 세계 도메인 관리를 총괄하는 업체 베리사인에서 발표한 올해(2009년) 4월달 기준 세계 도메인 네임 관련 통계 그래프입니다.  (참조출처:
www.verisign.com/domainbrief )


전세계 등록 도메인의 수가 1억 8천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보여지죠. 이 중에서 닷컴과 닷오르그 도메인명이 약 1억 2천만개에 육박하고, 국가 도메인을 최상위로 갖고 있는 나라들 중에서는 중국(cn), 독일(de), 영국(uk), 유럽연합(eu) 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납니다.

인구 대국 중국의 성장세와 인터넷 사용 점유율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죠...  며칠 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3억명을 돌파해서 4억명을 향해 치닫고 있답니다. 정말이지 무서울 따름입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는 16일 ‘제24차 중국 인터넷네트워크 발전 상황 통계 보고서’를 통해 6월30일 현재 중국 네티즌 수가 3억380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 수는 2008년 말에 비해 4000만 명(13.4%)이 늘었다. 모바일 인터넷사용자 수는 1억5500만명에 달해 전체 네티즌 가운데 46%를 차지, 6개월만에 32.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cn 도메인 수는 1296만개에 달했다.
CNNIC는 중국 네티즌의 56%가 인터넷에 자신의 의견을 수시로 발표하며 블로그가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로그 등의 개인 공간을 가진 네티즌은 1억8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티즌의 84.3%는 인터넷을 정보를 취득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생각했으며, 48%는 인터넷이 TV 보다 신뢰성이 높다고 답했다. (2009.7.17 헤럴드경제)


위 발표를 액면대로 받아서 계산하자면 중국(cn) 도메인이 우리(kr) 도메인의 10배가 훨씬 넘는 숫자가 된 셈이지요.

한글로 구성된 사이트 수에 대한 최근 정보는 미처 찾아보지 못했는데, 2005년 3월에 발표된 베리사인 자료를 기준으로 짐작해보자면 중국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그 비율은 줄면 줄었지 더 늘어났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21일 com 및 net 도메인 관리기관인 베리사인의 정기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인터넷 통계조사에 따르면 각종 언어로 구성된 총 홈페이지수는 4천426만개에 달했고 한국어로 구성된 사이트는 이중 4.1%인 181만개에 달했다.
이는 일본어(424만개), 중국어(624만개) 사이트들의 절반에도 미달하는 수치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홈페이지는 역시 영어 사이트로 전체의 35.8%인 1천584만개에 달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도메인 총수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7천140만개이며 이 중 한국의 국가도메인 kr의 비중은 0.5%에 불과했다.  (2005.03.21 연합뉴스) 

산술적으로, 2003년초 도메인수 7천만개 대비 홈페이지수가 4500만개 수준이었으니, 올초 도메인수 1억8천만개를 기준으로 보자면 그 사이에 2.5배 정도 증가한 것이므로, 홈페이지수는 1억개를 훌쩍 넘어섰겠지요. 찾아 보니 아래 보다시피 2006년말 기준으로 이미 1억개를 넘어섰네요... (참조 출처: http://blog.naver.com/cs5077/80032409316 )


그 사이 한국(kr) 도메인수가 50만개에서 100만개 수준으로 2배 정도 늘었으니, 홈페이지 수도 2배 정도 늘었으리라고 가정하면 당시 180만개의 두 배 수준인 약 360만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짐작됩니다... (실제 자료가 구해지면 이 추정치는 바로잡도록 하지요...)

왜 굳이 이런 통계자료들을 들이대면서 수치 놀음을 하느냐 하면, 웹을 통해 제공되는 컨텐츠 사이트의 수가 세계적으로 1억개를 넘어서고, 한글 사이트만 해도 360만개에 이르는 수준이라면, 우리가 1년 365일 동안 매일 1만개의 사이트를 뒤져서 본다고 해도 꼬박 1년은 뒤져야 한다는 계산이니, 하루 1천개씩 본다면 10년, 하루 100군데 정도를 찾아본다 해도 100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다시 말해서 위와 같은 어림 추산이 크게 틀리지 않다면, 우리가 죽을 때까지 한글 사이트만 클릭하고 돌아다녀도 다 볼 수 없을 만큼의 사이트와 컨텐츠가 이미 사이버상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제는 검색사이트나 검색엔진의 도움 없이 웹상에서 어떤 정보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입니다. 노하우(Know-How)가 아닌 노웨어( Know-Where)야말로 인터넷 시대의 실질적인 지식이 되어버린 이유를 우리는 여기서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형 검색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네이버]가 구글이나 야후 같은 세계 인터넷 검색 최강 기업들의 끊임없는 공략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아성을 더욱 굳건히 하는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짐작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마도 한글 사이트가 갖는 언어적(형태소 및 의미소를 포함한 한글의 독특한 언어구조) 특성과, 한국인들이 갖는 검색 조급증(빨리빨리 주의 + 귀차니즘)의 산물이라는 것이지요.

네티즌들이 보기 싫은 광고를 강제로 접해야 하는 것을 거부하는 행태에서부터 구글이 탄생한 데 반해,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사이트의 광고나 상업성 여부를 떠나서 일단 빨리, 우선적으로 상위에 나타나는 웹페이지(사이트 링크)를 클릭하는 데 매우 익숙합니다. 수고스럽게 하위 페이지를 스크롤하거나 카테고리 주제별로 일일이 뒤져보는 것 자체를 번거롭게 여기는 특성 때문에, 특정 거대 검색 포털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되는 것이지요...

아무튼 우리나라 국민들의 빨리빨리 속성이 그대로 반영된 네티즌의 검색 조급증이 단기간에 변화할 조짐이 없는 한, 네이버와 같은 편리한(?) 검색포털에 대한 의존도는 단시간에 바뀌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만큼 검색결과 페이지의 상위라인을 차지하려는 기업들의 광고 공세와 키워드 점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요컨대, 이같은 정보의 홍수와 범람 속에서 광고나 상업성을 떠나 "숨어 있는 좋은 컨텐츠"를 찾아내어 공유해야 하는 굿네이버(Good naver)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연대는 더욱 더 값지고 절실해집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오픈캐스트]나 [다음]이 제공하는 [다음view] 같은 서비스들이 이러한 고급 컨텐츠의 공유를 위한 하나의 시도라고 할 수 있을 터인데, [믹시]와 같이 구독자의 수나 추천 횟수, 혹은 [오마이뉴스]와 같이 기사의 유용도를 점수로 평가하여 그에 따라 컨텐츠의 질을 짐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른 바 "메타 데이터" 서비스나 기능의 확장도 그런 면에서 의미있는 시도라 할 것입니다.

네이버의 승리와 지식 독점 구조가 말해주듯이, 인터넷 시대 노하우와 노웨어의 싸움에서 승자는 단연 노웨어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메일함에 도착하는 이메일의 70% 이상이 원치 않는 스팸으로 넘치는 현실을 볼 때, 키워드 검색의 결과가 가비지(쓰레기) 데이터와 상업 광고들의 홍수로 전락하는 순간, 우리는 또다시 "내가 찾는 최종 정보는 어디에 있는가?" 를 묻게 됩니다.

즉 "노하우를 찾기 위한 노웨어"가 아니라 "진짜 노웨어를 찾기 위한 노웨어", 끝을 알 수 없는 수렁에서 헤매게 되는 역설의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지식을 향한 여정의 끝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그 어떤 지식도 아닌, 바로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진짜 노웨어를 찾을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또다른 노하우"가 되어 버린 시대를 우리는 이미 맞고 있는 게 아닐까요??

상황이 이럴진대, 노하우와 노웨어의 싸움에서, 과연 노웨어는 최후의 승리를 거머쥔 걸까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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