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초에 걸쳐서 해를 교대하면서 읽었던 책 중에서 두 권의 내용이 사뭇 달라서 대비가 되어 소개해 드립니다.
하나는 이른 바 "성과에 따른 보상과 평가"라는 기존의 성과관리 시스템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 "평가를 하는 사람도 평가를 받는 사람도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을 지적하는 책-<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이고,
다른 한 권은 조직 속에 속한 개인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려면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관리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공식을 요약해주는 책입니다. 이른 바 "고성과자"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는가를 약간의 소설적 구성을 통해서 나름 도식화를 시도해본 <하이퍼포머>라는 책입니다.
자신이 처한 조직 속에서의 위치나 성과주의에 대한 입장에 따라서 두 책에 대한 평가나 공감 여부는 많이 차이가 나리라 봅니다. 다만, 두 책의 문제의식에 대해서만은 일견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소개해 올립니다.
앞서의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는 책은 개롤드 마클이란 사람이 지은 것으로 갈렙엔컴퍼니라는 컨설팅사에서 옮긴 책입니다. 나름 양서만 만든다는 교보문고에서 출간한 것을 보면 롱런해서 팔린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한 듯 싶습니다.
이 책은 "성과 평가 시스템을 운영해서 득보다 실이 크다면 운영을 중단하면 되지, 성과평가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에드워드 데밍 박사의 인터뷰 코멘트를 가지고 글을 시작합니다.
데밍 박사는 1980년대를 관통하면서 현대 품질 경영의 선구자로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는 분인데, 그런 그가 내세운 "기업 혁신의 14가지 원칙" 중에서 유독 한 가지 사람들이 쉽사리 동의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예외적인 원칙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앞서 인용한 바와 같이 "성과관리 시스템"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시여겨 일말의 의구심도 갖지 말아야 할 것으로 알고 있는 이른 바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개념과 철학을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논의조차 금기시되었던 원칙, 그것을 문제삼으면서, 과연 우리가 만병통치약처럼 당연시여기고 있는 성과주의 평가 방식이 과연 누구를 행복하게 하고 있는가를 저자는 정면으로 문제제기하면서 책을 시작합니다.
성급하게 결론을 소개하자면, 사람들을 등급화하거나 서열화하여 그것을 성과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 급여나 보상체계에 곧바로 연동시키는 시스템은 실제 의도와는 달리,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정보가 "객관적 평가" 자료라고 믿고 싶어하는 [인사관리 담당자]들 외에는 아무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왜 기존의 성과관리 시스템이 저성과자는 물론이고, 고성과자에게도 불만을 갖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평가를 하는 상사나 관리자도 결코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지를 저자는 실제 조직들의 많은 역설적인 현실 사례들을 들어서 성과관리 시스템의 "투입 대비 산출"이 원천적으로 플러스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냅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성과와 보상을 전혀 무관한 것으로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과평가를 위한 등급화와 서열화 평가 방식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 시스템을 변화시킬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기존의 성과관리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촉진형 코칭" 이라는 새로운 성과 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물론 이 시스템은 "관리"라기보다는 "육성" 쪽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지원 시스템>입니다.
평가를 받는 개인이든, 평가를 하는 관리자든 모두 <성과관리>가 당초 목표했던 원래의 목적과 문제의식으로 되돌아가야만 비로소 문제의 답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입니다.
내용이 다소 철학적인 깊이가 있어서 설명이 좀 길어졌지만, 우리들이 왜 <성과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원래의 목적과 의미를 근원적으로 되짚어보게 한다는 점에서, 조직의 경영자나 관리자들, 특히 구성원들의 잠재역량과 자질을 일깨워 궁극적으로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고민하는 경영자라면 필히 한 번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분의 블로그 타이틀 자체에
[새책 <MB공화국, 고맙습니다> 출간] 이라는 광고 문구 비슷한 것이 붙어 있길래,
네이버로 검색을 해보니 아래와 같은 신문기사가 나오네요....
하여 아래에 퍼올리며 짧은 제 생각을 덧붙입니다.....
어제밤까지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의 1부 [헌법의 당위]를 읽고, 막 2부 [권력의 실재] 편으로
넘어가던 중인데...
사실 저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지 "감사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거든요...
우리가 그냥 매일처럼 숨쉬고 살 때는 공기나 산소의 소중함이나 귀중함을 모르듯이...
자유와 인권이 억압되는 독재나 폭압 정치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한, 우리는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게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디제이나 참여정부 10년은 우리가 민주주의의 댓가를 아직 다 지불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자의 선의에 힘입어 잠시나마 민주주의의 가치를 누렸던 시기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아직 덜 지불한 민주주의의 댓가를 여전히 후불로 치르는 시기라고 평가하는 유시민 님의 의견에
십분 공감하니까요....
2010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새롭께 일깨워주고, 전국민적인 정치 학습의 장을 열어준 최고의 교사는
단연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그러니 어찌 그에게 고맙다 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실 저는 지난 주 6.10 22주년 대회에도 티뷔 뉴스를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하수인 노릇을 하는
단순무식한 경찰들이 다시 한번 전경 차벽으로 시청광장을 겹겹이 막아주었으면 하고 기대했더랬습니다.
아울러, 한 발 나아가, 집회에 참여하려는 야당 국회의원 중에 한두 명 정도는 심각한 폭력으로 피를
흘리며 끌려가던가 닭장차에 실려가기를 내심 기대했구요....
무고한 시민이나 연약한 아녀자들, 혹은 어린 아이들까지 가리지않고 무자비하게 연행해가거나,
심하게는 전경들의 방패에 머리가 찢기거나, 눈이 멀어 실명을 하는 무고한 시민들이 한두 명쯤은 생겼으면
하고 비겁하게 바랐습니다.... (비록 광장 현장에는 못나가고, 그냥 아프리카 실시간 중계방송을 보면서...)
왜냐면, 그런 상황이 벌어져야만, 그리고 그것이 국민들 두 눈에 보란듯이 목격이 되어야만 국민들이
우리가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는게 아니구나 하는 것을 더 빨리, 더 진지하게 실감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야만 도덕성이 없이 당장 눈앞의 이익과 실적에만 눈이 먼 장사치형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우리가 치러야 할 비싼 댓가와, 정치적 판단 미스의 과오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살아있는 정치 학습"이 하루라도 빨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니까요....
(실제 집회 강제 해산 과정에서 보여준 전경들의 "방패 휘둘러서 시민 찍어패기" 작전은 그런 점에서 많은
국민들에게 "대한문 앞 분향소 강제 철거" 사건과 더불어서, 근래 들어 괜찮은 민주주의 학습 도구 교재 중
하나로 활용할 만한 사건이어서, 그나마 저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지 않았던 성과? 중의 하나입니다.)
작금, 지구상 어느 파쇼 정권에도 뒤지지 않았던 박정희의 후예들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가 이명박 이후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단연 1위로 나오는 것을 보노라면,
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아직도 민주공화제를 완성하려면, 꽤나 많은 민주주의 학습을 더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런 정도의 정치적 선택과 판단 수준의 국민이라면, 우리는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의 반석에 올리기까지
앞으로도 최소한 10년은 독재정권의 아류 속에서 더 민주주의 학습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좌파정권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망령들, 그러한 착각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자 후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며 돌이키기까지 앞으로 10년 세월의 학습이 더 필요하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참으로 불행하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겠지요....
그래서 그런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학습 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려면, 현재 이명박 정권이
좀 더 악랄하게, 좀 더 반 인권적으로, 좀 더 반민주적인 정책을 대대적으로,
그리고 공공연하고 무자비하게 펴도록 적극 동조하고 박수치며 고무해 주어야만 합니다.
역설적으로, 그로 인한 부작용과 반발, 시민들의 저항, 권력 내부의 비판이 커질수록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
또한 더욱 커질 것이고, 더불어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 기회도 더욱 많아지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런 현상도 적극 환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각하의 시대를 앞서가는 탁월한 영도력을 전 국민과 더불어 쌍수 들어 눈물로 찬양합니다..."
이런 류의 북한 정권 찬양식 선동 구호나, 박정희 시절 유신체제 찬양 구호 수준에 버금가는 지식인들의 선언
같은 것도 가능하면 심심치 않게 종종 나와 주어야 합니다....
조갑제나 뉴라이또(또라이또???) 머시기들, 김똥길 교수 같은 분의 적절한 망언도
독재에 아부하는 무리들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한껏 불러일으켜 주기 때문에 나름대로 도움이 됩니다...
물론 아래 소개하는 기사의 책을 저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습니다만,
저자가 아마도 저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계셔서, 이런 제목의 책을 펴낸 것으로 미루어 짐작됩니다...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 다 읽는대로 바로 구입해서 읽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관심 갖고 한번 살펴 봐 주시지요....
혹시 먼저 읽은신 분들은, 아래 댓글란에 [서평] 올려주시면 구입 여부 판단에 더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행복한 한 주 만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