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메일(07.1.16)]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일하라!!

조회(886)
때때로 메일 | 2007/01/16 (화) 18:16
 

"아니, 돼지해면 그냥 돼지해지, 황금돼지해라는 것도 있었나?"

40 평생 처음 듣는 "황금돼지해" 라는 세간의 소란에 대해 그런 게 진짜 있었나 하는 궁금증으로
정해년 새해를 맞은 지도 벌써 보름 가까이 흘러버렸네요...
 
황금돼지해라는 말이 너무 생소한 것같아 기사 몇 가지를 검색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해년의 정(丁)이 10간 12지로 볼 때 붉은 색을 뜻하는 것이라 "붉은 돼지"라 할 수는 있겠으나
"황금돼지"라고 부를만한 근거는 문헌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찾아볼 수가 없다는군요....
 
황금돼지든 붉은 돼지든 생소하기야 마찬가지이니, 사실 여부야 굳이 따질 필요는 없겠고,
어찌 되었거나, 특별한 돼지해라고 하니 기분만으로도 다른 해보다는 뭔가 복이 더 많이 굴러
것 같고, 다른 여느 해보다도 더 부자가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드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세밑 잘 보내시고 새해는 행복하게 맞으셨는지요?
지난 한 해 염려하고 살펴주신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뒤늦게나마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1. 2007년, 출발은 건강하십니까?
 
정초부터 주변에 가슴 아픈 부고들이 줄을 잇고 있어서 새해를 맞는 마음이 무척이나 아립니다.
작년 말부터 선후배님들의 부모님 초상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더니, 새해 들어서자마자 뜻밖에도 예전 직장 생활하면서 알게된 존경하는 선배님의 형수님께서 아이들과 미국에 여행 겸해서 갔다가 뜻밖의 교통사고로 객지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는 참변 소식을 접하고 문상을 가서도 아무런 위로의 말씀도 못드리고 왔더랬습니다.
 
그랬는데, 지난 주 초에는 또 잘 아는 대학 선배님의 부친상 통보를 받았고, 연이어서 지난 주말에는, 전전주 형수님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던 딸아이 중 하나가 사고 후 중태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끝내 숨져 유골만 서울로 왔다는 비보를 연속해서 접해야 했습니다...
 
이런 소식들을 접하노라면 우리네 삶이라는 게 참으로 허망한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지요.
당장 내일 무슨 일이 닥쳐올지 한 치 앞을 알지 못하는 인생이니까요... 그런데도 우리는 늘상 장래의 성공과 행복을 위한답시고 오늘 누려야 할 즐거움이나 더 소중한 것을 등한히 하곤 하지요...
 
가족이나 벗과의 대화, 내 영혼을 돌아보는 한두 시간의 명상, 몸과 마음의 휴식과 안정을 유보한 채, 늘상 바쁘고 치열하게 목표에만 매달려 허덕거리며 살아가고 있으니 이게 과연 최선의 삶일까요...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면서, 방학 중인데도 아이가 아빠 얼굴 보기 힘들다며, 주말만 되면
"아빠, 놀아 줘~~ 응~~ 제발~~ " 하는 소리를 듣는 제 자신의 모습을 되돌이켜 보자면,
제 자신이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불현듯 다시 하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그런 탓일까요, 지난 주엔 방학이 가기 전에 아이랑 잠시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뮤지컬 라이온 킹] 티켓을 예매했지요. 또 회사 동료에게 소개받은 [로보77] 이라는 보드게임용 카드를 구입해서는 지난 주말 휴일 중에는 세 식구가 함께 게임을 하기도 했고, 모처럼만에 [낙지 수제비] 외식도 하면서 휴일을 보냈답니다..
 
이런저런 소중한 것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역시나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입니다!!!
 
재작년부터 말썽을 부렸던 [갑상선 기능 항진증] 때문에 연초에 다시 한번 피검사를 받아보았는데, 아직도 정상 수치로 돌아오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남아 있던 약들을 소량씩 재복용하고 있고요...
지난 해 무척이나 고생했던 목이며 어깨쪽 통증을 완치시키기 위해 보조 운동을 연구하는 동시에 새 교정 치료처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매 주말 거의 빠짐 없이 실행해온 산행은 물론이고, 여기에 올해 건강관리를 위한 새로운 목표로 [턱걸이 20개] 로 잡고, 지난 주말엔 방문틀에 고정하는 실내용 철봉을 온라인으로 주문했답니다.
 
작년에 가장 충적이었던 것은 그동안 철봉을 잡으면 아무리 못해도 턱걸이 4-5개 정도를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었는데, 지난 연말 산행 하산길에 등산로 초입에 있던 철봉을 잡고 한참을 용을 써 보았는데, 네다섯 개는 커녕 단 한 번도 제대로 몸통을 끌어 올릴 수가 없더군요...
 
꾸준한 등산으로 하체 상태는 좀 나아진 모양인데, 근육운동 부족으로 인한 상체나 팔의 근력이 현저히 약해진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초 신년계획을 세울 때 무엇보다도 [턱걸이 스무개]를 최우선 도전과제로 삼기로 결심을 굳혔던 겁니다..
올해 연말에 안부메일을 드릴 때에는 제가 턱걸이를 몇 개까지 달성했는지 꼭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07년 선생님의 건강 상태는 초록 신호등 이신가요? 
저랑 같이 철봉이라도 하나 구입해서 팔 근육이라도 키워보시면  어떨른지요? 
택배비 다 포함해도 1만원이면 너끈하니까, 건강관리를 위한 투자 비용으로 그리 비싼 건 아닐테지요....

  2.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서 일하라!
 
제가 한국리더십센터와 인연을 맺은 지도 올해로 어느새 5년차로군요. 대학 졸업 이후 사회 생활 내내 거의 1년 간격으로 명함이 바뀌던 것에 비추어보면 제 인생에서 한 직장에서 가장 오래 머문 셈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전산관리 파트에서 교육영업 분야로 중요한 업무 이동이 있었더랬지요. 그래도 조직을 떠난 건 아니니까, 워낙에 새로운 곳, 새로운 일로 튀기 좋아하는 제가 5년을 한 직장에 머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변화인 셈이지요...
 
급여 조건이나 처우가 남달리 좋아서 오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돈 값어치만으로는 환산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기에 아직 몸을 담고 있다고 해야겠지요...아마도 미래에 대한 비전일 수도 있고, 혹은 제 인생에서 이루어야 할 어떤 소명이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전초 훈련장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게 늘 삶의 역할 모델이 되어주시는 많은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일 거고요...
 
저희 센터의 CEO께서는 늘상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라!" 고 말하신곤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립서비스 차원이겠거니 싶었는데, 이곳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그 의미를 조금은 제대로 새길 수 있게 되더군요...
 
스스로 인생의 주인으로 자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으려 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노력할 터이고, 그렇게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조직을 위해서도 이득이 되는 활동을 더 많이, 더 자발적으로 할 것이라는 논리지요. 말하긴 쉽지만 개인의 발전이 궁극에는 조직의 발전으로 귀결된다는 확고한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말입니다.
 
덕분에 그동안 인생의 후반전을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세우는 데도 많은 진전이 있었고, 또 새로운 영역에서 좋은 고객사와 고객분들을 알게 된 것이 큰 소득이랄 수 있습니다.
 
작년 말에 있었던 인사 발령으로 다시 한번 제가 맡은 역할의 변동이 생겼습니다..
그 동안 주로 IT분야 및 서비스업종 분야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하고 진행을 지원하는 영업팀의 역할을 주로 했었더랬는데, 올해부터는 저희 센터가 종합 교육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변환의 시도로, 조직 구성원에 대한 진단 평가툴을 도입한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내부에 설립한 [한국역량진단센터]의 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새로운 시작인 셈이지만, 워낙 명망있고 좋은 분을 센터의 장이자 직접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를 하면서 조직진단 컨설턴트로서의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라서 어쩌면 저는 올해 제일 큰 돼지를 미리 받고 새해를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컨설턴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역량을 키우고 발휘하려면 앞으로 해야 할 공부가 더 많은 점은 어쩔  수 없는 극복 과제이겠지요. 덕분에 지난 달에는 관련 전공서적을 새로 구입하는 데만도 10만원이 흘쩍 넘는 돈을 쏟아 부었더니, 카드 납부 고지서 나올 때, 안사람 눈치가 조금 보이더군요...  
 
덕분에 졸지에 생각지도 않던 [기초통계학] 이며, [산업, 조직심리학] 책을 붙들고서, 발등에 떨어진 진단 도구 한글화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플랜플러스] 한글화 프로젝트 진행하던 3년 전과 비슷하게 다시 한번 영문 번역 텍스트들을 상대하며 매일같이 키보드와 씨름을 하고 있답니다.
 
사람이 환경이 변화하면 그에 따라 적응하는 데 스트레스가 따르게 마련인데, 진단 센터로 자리 옮기고 업무에 새로 적응하려니 입술에 피곤 바이러스가 바로 터지더군요. 그 상처 딱지가 아물어가긴 하는데, 밥 먹으려고 입을 크게 벌릴 때마다 다시 찢어져서 입가에 피딱지가 2주째인데도  떨어지지를 않네요...
 
아무튼 이 나이에도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일은 언제나 그랬듯이, 무척 즐겁고 재미 있습니다.
올해 연말 쯤이면, 나름대로 다른 사람들의 성격 특질을 분석해주면서 이런저런 자기 커리어 육성포인트를 알려주는 쓸모 있는 컨설턴트로 좀 더 성장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여라도 조직이나 회사를 운영하시면서, 신규 인원을 채용하기 위해 인터뷰 계획을 세운다거나, 또는 새로운 업무나 부서로 배치하는데 어떤 사람이 적임자일지 알고 싶거나, 또는 여러 승진 후보들 중에 어떤 사람을 뽑아 올리는 것이 해당 업무에 비추어 더 적절할지 인사 배치 등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면 지금 저희 팀에서 한글화 작업을 마무리 중인 인적 자원 역량 평가 도구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문 HR역량 진단 및 평가 툴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래 사이트 한번 참조하시지요.
 
대부분의 진단 평가 툴이 서양적인 타입 분류 또는 성격 분해를 통해서 접근하는데 반해서, 현재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진단 툴은 동양의 음양철학에 기초하여 상반된 특질의 조합과 균형-불균형의 정도로 사람의 특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내는 매우 독특하고도 과학적인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부할수록 재미가 붙어서, 기회가 되면 주변분들께도 꼭 한 번 소개해 드리고 싶은 진단도구입니다.
 
모쪼록 애정으로 지켜 보고 격려해 주시면 제가 새로운 영역에서 더 한층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을 왜 "적응의 동물"(호모 아답투스?) 이라고 하는지를 또 한번 실감하는 정해년 첫 달입니다....


  3. [주몽]과 [24], 그리고 리더십...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하루 TV시청 시간은 평균 약 3시간 안팎이랍니다. 여자분들이 조금 더 많이 보고, 남자들이 약간 적은 편이지요. 문제는 하루 3시간이면 일주일이면 20시간이 넘고, 이게 쌓이고 쌓여서 70평생을 본다면 가정하면 짧지 않은 인생 중에 근 8년 정도를 TV 보다가 죽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8년이면 4년제 대학을 두 번은 마칠 수 있는 시간입지요...
 
저는 TV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장안에 화제가 된다는 주간 드라마 한두 편 정도는 이따금씩 보는 편인데, 요즘 보는 것은 [주몽] 뿐이고, 그 외에는 주말에 가끔씩 [동물농장]이나 [스펀지]를 아이나 식구들과 같이 보는 것이 한 주 동안 제가 보는 전부입니다..
 
맨날 싸우고 다치고 터지는 소식의 연속으로 부정적 정서만 자극하는 사건 사고 뉴스는 거의 보지 않고, [개콘]이니 [웃찻사]를 보면 웃음이 나오기보다는 억지스런 동작에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은 코미디 프로도 거의 거들떠 보지 않습니다. 아내도 같은 반응이어서 저항이 없는 게 다행입니다.
 
이따금씩 KBS나 EBS [... 스페셜] 처럼 다큐멘터리를 하는게 눈에 띄면 빨려들어가서 보기도 하지만 나마도 요즘은 자주 없는 편이라서 일주일 내내 TV시청 시간은 네다섯 시간을 넘지 않는 편입죠.
 
TV를 멀리 하는 대신 최근에 나오는 영화는 웬만한 것은 거의 다 보는 편입니다. 물론 극장에 가서 직접 보경우는 드물지요. 스펙타클 액션이 나오는 작품이 아니라면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끼니까요, 대부분 개봉할 무렵에 인터넷에 올라오는 온라인 버전을 다운받아 보곤 하는데, 요즘은 극장에서 정식 개봉하기 전에 올라오는 영화도 많아서 극장보다 빨리 볼 수 있는 이점도 있답니다...  
 
사실 거의 모두가 해적판 파일들이니까 유통 자체가 문제될 수 있는 것들이지요.. 다만, 좋게 보자면 인터넷 강국, 다이나믹 코리아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동영상 파일들을 몇 푼의 다운로드 패킷만 구입하면 거의 무료에 가깝게 신속하게 공유하여 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기쁨 중의 하나가 외국 드라마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작년에서야 깨우치게 되었지요...
유명한 드라마는 나중에 국내 TV에서도 수입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케이블 드라마 채널을 통해서도 종종 소개되곤 하니까, 특별히 다운까지 받아서 보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더랬는데, 작년 언젠가 사내에 [대장금] 연출을 맡았던 이병훈 PD초청 강의 시간에 우연히 추천받은 [투웨니포(24)]를 보기 시작하면서 저도 모르게 미드('미국드라마'의 약칭) 폐인이 되어 버렸답니다...
 
말이 폐인이지, 모든 드라마에 빠져있는 것은 아니고요, [24]라는 연속 시리즈물과 [프리즌 브레이크] 두 시리즈를 신작이 나오는대로 꾸준히 다운받아 보고 있는데요...
어떤 것이든 제가 관심있게 보는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적 특질과 행동패턴, 리더십에 대한 것입니다.
 
드라마 주몽에서 나오는 [주몽]의 리더십, [24]의 주인공 [잭 바우어]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 사면초가 상태이거나 극한 상황에서 주어지는 순간적인 판단과 결단, 같은 동료들의 협력과 배신들보자면 현실과 허구의 혼재 속에서 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볼 수가 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더하지요...
 
주몽을 통해서 대의명분을 위해 작은 개인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 대승적 리더십을 만나볼 수 있다면, [24]의 [잭 바우어]를 통해서는 국익(더 많은 시민)을 위해 사익(가족과 동료)을 포기할 수 있을까 하는 극단적인 가치 판단을 강요받게 되는데, 그 때마다 인간으로서 과연 나라면 저럴 수 있을까 싶어집니다...
 
9.11 테러 전까지만 해도 민간여객기를 납치해서 동반 자살 테러를 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듯이, [24]는 매 시즌마다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는 [테러]행위를 실제로 저질러버림으로써,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의 한계를 여지 없이 무너뜨려버립니다.  그 속에서 인간의 잔악함과 우매함과 무도함이 어디까지 막갈 수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해 줍니다.
 
특히나 재미있는 것은, 그런 최악의 상황 조건에서 미국의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의 행동방식과 더 많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독자적인 판단으로 상사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종횡무진하는 주인공의 행동방식이 갖는 현장(필드)과 책상머리(데스크) 간의 긴박한 갈등과 대립 구조입니다.
 
결국엔 필드가 데스크의 판단을 이긴다는 점에서, 우리네 비즈니스 영업현장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효과도 있지요... 고객 접점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내리는 탁상 공론으로 만들어낸 결정이나 정책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어리석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니까요...
 
[24]는 올 1월부터 [시즌 6]이 방영될 예정으로, 현지에서 아직 방영도 안된 것이라는데 인터넷에 유출되어 1-4편을 볼 수 있었는데, 4편에서는 급기야 [핵가방]을 도시 안에서 터뜨려 버리더군요...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당분간은 사이트에 올라오는대로 계속해서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심장 약한 분들이나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강심장이신 분들만 보세요...


   4. [지식채널 e]를 아시나요?
 
지난 12월 중순에 3박 4일 교육 과정으로 [피닉스 리더십 세미나]에 참가를 하고 왔더랬습니다.
저희 쪽에서도 리더십을 가르치는 마당에 웬 또 다른 리더십 과정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시장과 경쟁 상품을 알아야 우리 것을 더 잘 팔 수 있고, 또 공부에는 끝이 없는 법이니까요. 이 과정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리더십 강좌를 전수하는 국내 과정입니다.
 
저희 센터에서 진행하는 [성공하는 리더들의 7가지 습관]이 인생의 사명과 성공의 원리에 대해  철학적 원리를 중점으로 자기 내면의 변화를 다룬다면,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피닉스 리더십 과정은 [성공을 이루기 위한 생활 속에서의 구체적 실천 방법론]쪽에 좀 더 촛점이 있어 보입니다.

피닉스리더십 과정의 핵심은 트레이시의 [성취심리] 를 읽어 보시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세미나에서 배운 바를 논하지는 않으렵니다.
 
한 가지만 공유하자면, 그 때 강의를 맡으셨던 강사분께서는 인터넷 웹 브라우저의 초기화면을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가 아니라 www.ebs.co.kr  로 지정해 놓으셨다더군요...  그 만큼 좋은 컨텐츠가 많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한번씩 지적인 영역에 자신을 노출시키기 위한 실천 팁 중의 하나라고 하셔서, 저도 올해부터는 부라우저 첫 홈페이지를 [ebs] 로 설정했답니다.
 
ebs의 많은 컨텐츠들 가운데서, 제가 요즘 가장 즐겨보고 또 많은 분들이 좋은 프로라고 추천하시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지식채널 e] 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일요일 오후 뱃속이 출출할 무렵 쯤에 [지식채널 e Weekly] 라는 제목으로 4-5 분 짜리 작은 프로그램들을 1회에 3~4가지 정도씩 연작 시리즈나 단편으로 보여주는데, 사회 고발적인 내용에서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까지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현상의 이면을 들춰내고, 숨어 있는 뒷모습을 발굴하여 세상을 보는 또다른 시각을 선사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시사적이면서도 교육효과가 뛰어난 프로그램입니다.
 
단적인 예로, 2002년 월드컵 4강이 있기까지 숨은 스탭진들의 피나는 노력을 비춘 [팀 가이스트], 다이아몬드 생산을 위해 혹사 당하는 아프리카의 어린 노동자와 서구 세계의 사치 경제를 고발하는작품 등 다루는 주제도 광범위하고, 배울 것도 많은 프로그램이라 강력 추천하고 싶은 프로입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나레이션을 넣지 않고 대신 화면과 자막 글자만으로 대부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컷의 사진이 강하다는 것을 이처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ebs에 회원가입하시고 로그인하시면 [다시 보기] 형식으로 다운받아 볼 수 있으니까,  바쁘시겠지만, 종종 시간을 내서 억지로라도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국내 방송된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포함해서, 원하는 프로그램의을 다운받을 곳을 찾으신다면, [클럽박스] www.clubbox.co.kr 에서 운영되고 있는 박스를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EBS를 비롯해서 국내 TV 및 해외 TV 까지 방송 프로그램 파일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박스입니다!!
 
[클럽박스]는 [나우콤]에서 운영하는 파일공유 사이트로 이용자수 및 자료 양에 있어서 국내 탑인 곳입니다. 주제별로 약 1만개 이상의 파일 박스가 운영되고 있는데, 들러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아쉽게도 개별 박스 단위로는 키워드 검색을 지원하지만, 전체 박스로는 검색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전체 박스를 대상으로 키워드 검색을 하시려면, 박스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클럽박스검색] 프로그램을 따로 찾아서, 다운받아 별도로 설치하셔야 합니다.
 
여러가지 [클박 검색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배포되고 있지만, 검색속도가 빠르고, 다양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직접 [다운로드] 및 [박스방문] 등 편리한 메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들라면 개인적으로 CBSearch.msi 라는 프로그램을 강력 추천합니다.

이 클박검색 프로그램의 사용법과 최신 업데이트 버전을 다운받으시려면 아래 카페로 접속하십시오...
 
클럽박스는 방송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영화, 음반 등 수많은 자료가 소장되어 있으므로 이 검색기만 활용하셔도 여러분이 찾고 싶은 웬만한 자료나 동영상은 대부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약간의 현금을 지불하고 다운로드 상품권이나 패킷을 구입하시면 다운이 10배 이상 빨라지구요!!
 
유용하게 잘 활용해 보시고, 2007년을 "다이나믹 코리아"의 역동성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해로 만들어 보시면 어떨른지요? 

올해도 [때때로메일]은 안부 인사를 겸해서 제가 알고 지내는 분들의 정보 생활을 촉진하는 주제를 우선으로 하여, 제 몸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이따금씩 계속될 것입니다...
행여라도 읽기에 지쳐서 받아보기조차 싫으신 분들께서는 언제든 [수신 거부] 회신을 보내주십시오.
곧바로 발송 리스트에서 제외시켜서 더이상 번거롭지 않도록 즉각 조치하겠습니다.
 
정해년 새해 세운 뜻 모두 이루시길 빕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Posted by 렛츠고
,
때때로메일(05.7.15): 다시 일기를 적는 마음... 조회(299)
때때로 메일 | 2005/07/15 (금) 22:54

 

건강하시지요,  최규문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해 목표 중 하나가 일기를 100회 이상 적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허나, 계획은 계획일 뿐, 하루 하루 스스로를 정리하지 못한 채 무너지기를 반복하는 사이에 어느새 반 년이 훌쩍 흘러버렸습니다.



1.
2005년 7월하고도 11일!
 
월요일부터 [안티로이드] 라는 이름의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어디가 아프냐구요?  갑상선기능항진증...

기억하시나요? 제가 지난 번 안부 메일을 통해 몸이 별로 안 좋다고 말씀드렸었지요,
한 달이 넘도록 설사가 그치질 않고, 몸의 체중이 급속히 빠져서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서둘러 건강검진을 받아본 결과 발견된 증상입니다.
 
다행히 악성 종양이나 내장 기관 쪽의 문제가 아닌 게 다행이지만, 이 병은 지속적인 소모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다소 귀찮은 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소 1녕 이상 지속해서 약을 먹어야 한다니까요...
남성 발병율이 0.2%라니, 천 명 중 두 명에게 발생하는 희귀병(?)에 걸린 셈이랍니다.
 
갑상선은 목 주위 나비 모양의 호르몬 생성기관으로, 인체의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샘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갑상선 호르몬 생성 기능이 과다 활성화되어 몸의 대사를 촉진시킴으로써 각종 병적 증상을 유발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증상이라면, 무엇보다도 체내 대사가 활성화되다보니 심장도 빨리 기능하고, 그러니 맥박이 빨라지고,  조금만 격하게 움직이거나 긴장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목소리가 떨리고 말이 꼬이곤 합니다.
체내 대사가 빨라지다보니 24시간 걸려서 나올 변이 12시간 이하로 줄어 배변주기가 바뀌고, 몸에서는 굴뚝 연기 내뿜듯이 등줄기를 타고 몸의 열기가 목덜미로 분출되는게 느껴집니다.
 
몸에 열이 나니 선풍기 없이 견디기가 어렵고, 체온 발산으로 에너지는 계속 소비되는데, 먹는 족족 온전히 섭취되지 못하고, 이른 설사로 나가버리므로 체중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불과 지난 한 달 사이에 68킬로이던 몸무게가 61킬로로, 거의 7킬로 가까이 빠져 버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병은 새삼스런 병이 아니랍니다. 결혼 첫 해 집사람이 아이를 낳고서 2년 가까이 겪었던 것이 바로 이 병증이었던 터라, 이 병의 증상이나 처방 등에 대해서는 가까이서 익히 보아왔기 때문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살이 좀 빠진다는 것 외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탓에, 사람들은 이 병을 일러 고급 꾀병이라 한답니다. 실제로, 집사람이 이 병을 앓을 때에도ㅡ 그저 신경이 과민한 탓이라고 반은 놀리듯 했고, 마음 편히 가지면 나을 거라고 매일 추궁하다시피 환자(?)를 나무랐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때의 그런 무심함에 대한 보복이라도 받는 양, 그렇게 집사람이 설움을 감수해야 했던 병을 지금은 바로 제 자신이 앓고 있으니...
남이 힘들어할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스럽게 절감합니다. 역시 사람의 앞일이란 누구도 모를 일입니다...
 
다행히 약을 한 달 정도만 복용하면 갑상선 기능은 거의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투약을 중단하면, 바로 재발하기 때문에 최소한 1년 이상은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40년간 인연이 없었던 '장기 투약'이라는 일이 불현듯 저의 새로운 일상이 되어 버린 것이죠.
 
그런 변화 때문일까요,
요즘엔 생활 자세와 태도를 바로잡고 추스리기 위한 일환으로 일기를 적으려고 노력합니다. 일상의 사소한 얘기일지라도, 훗날 제 삶의 이러저러한 모양을 반추할 수 있는 근거라 되리라 여겨서, 짧든 길든, 생각나는대로 제 자신의 현재 일상을 기록해 두고자 노력합니다...



2.
새로 시작하자!  10년 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모습을 위해!!
 
일기를 적는 행위가 자신에게 주는 가장 좋은 이점은,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일 겁니다...
목적지가 불확실한 삶의 여정에서 지나온 흔적을 돌아봄으로써,
현재 내 자신이 어느 지점에 서 있고, 또 앞으로 걸어가야 할 미래의 목적지는 어디인지를 다시 살펴보고 먼 발치로 내다 보는 그런 계기가 주어진다는 것이겠지요...
 
지난 주엔가 한 커리어 컨설팅 업체의 대표가 강의하는 북세미나에 참석했었습니다,
강사 분 말씀이 미래의 목표를 정확히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경력 컨설팅을 해줄 수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현재의 지점에서 미래의 특정 목적지로 가는 길은 직선로부터 꼬불꼬불한 우회로까지 무척 다양하게 있을 수 있는데, 목표가 확실하면 할수록 그리로 가는 직선 길을 따라 쓸데 없이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지만, 목표 자체가 불확실하면 이리 저리 헤매고 또 헤매다가 비로소 뒤늦게 목적지를 발견하고 그리로 가려고 하면 그 때는 이미 많은 길을 돌아온 후라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오늘의 과제라는 말이 많이 공감이 되더군요... 더불어 개인과 조직의 사명 찾기를 도와주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저희 센터의 업무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삼스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구요...  제 스스로의 목표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주에는 지난 상반기 동안 일했던 실적에 대해 중간평가를 하는 주간이기도 해서 그 동안의 성과를 올 초 세웠던 목표치에 비추어 점검을 해 보았는데, 오랜 쿠깅타임이 필요한 교육 영업의 속성 탓인지, 초보 주제에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은 탓인지, 기대했던 수치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개인 실적표를 들여다 보고서 심한 자괴감이 밀려 오더군요...
 
심기 일전!!
현재의 실적만을 보고서 스스로 기운 빠져 하거나, 낙담해버리면 앞으로의 미래는 더욱 더 불투명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중간평가를 기점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어차피 지금보다 훨씬 힘겹게 헤쳐온 지난 10여 년의 사회생활인데, 못할 일이 무엇이랴 하는 자신감으로 다시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예언을 스스로에게 심어봅니다... 




3. 울고 싶지? 그래 울고 싶다...
 
책의 제목만 보면, 으레 신파조의 낙서글이나 모아 놓았음직한 것 같이 느껴지는데, 이 책이 양서만 출간하기로 유명한 [김영사]에서 발간한 책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웬지 그리 가볍지 않으리라는 느낌이 들지요...
 
사내 이동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구입을 요청했던 책인데, 바로 빌려주어서 지난 주 이틀 정도 투자하여 읽어 보았더랬습니다...
지지난 번 메일에서 책의 한 구절을 제목으로 인용해 잠깐 소개해 드렸었는데, 직접 읽어보니 그 감흥이 새롭더군요...
 
책은 한 마디로 [고려,조선시대 조사 모음집] 이라고 보시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조사라고 하여, 말과 말을 이어주는 보조 낱말이 아니라,
울고 싶다는 제목에서 연상을 할 수 있듯이, 죽은 사람의 행적을 기려서 적은 글을 말합니다.
 
조ː사  (弔詞·弔辭)[명사] 남의 상사(喪事)에 조의(弔意)를 나타내는 글이나 말.
 
사방에서 성공을 부르짖고, 성공법에 대한 테크닉을 다루는 책들이 세간에 홍수를 이루는 와중에, 왜 갑자기 뚱딴지같이 사람 죽은 젯상에서나 들어봄직한 조사들을 엮은 책을 재미나게 읽었을까 싶으시겠지요만,
 
태어나서 누구나 몇 번은 아픈 이별을 경험하고ㅡ또 꼭 한 번은 죽음을 맞이하게 마련인 터라, 사람과 사람의 이별이나 영영 사별에 즈음한 감정의 애틋함은 다른 어떤 상황보다 더할 것입니다. 애를 끊는 고별사들은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당대의 빼어난 문장가들의 정신적 깊이와  사람에 대한 애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새로운 느낌을 전달해 줍니다...
 
조사이건만, 젯상에서 울고 불고 통곡하는 침울한 느낌보다는, 죽음 앞에 산 사람의 정리를 뱉아 놓아 어찌 보면 잔잔한 정감이 흐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주는 까닭이지요.
 
작가 신정일...문화사학자 /  
3년간의 연구조사와 집필 기간 중 500권의 책읽기를 통해 완성한 우리 옛 명문 선집, 예를 들면
열하일기, 지봉유설, 율곡전서, 난설헌집, 동국이상국집 등 역사 시간 중 실학에 대해 공부하던 시절에 들었음직한 고전들에 실린 박제가, 박지원, 이덕무, 정조, 등등 우리 귀에 익숙한  선인들의 글들을 풀어 현대어로 해석하여 엮어놓은 책입니다...
 
슬픔이 극에 달할 때 인간이 내뱉는 감정으로부터 나오는 글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작가의 평에서, 작가가 슬픔보다는 기쁨과 즐거움을 좇는 작금의 세태에 반하여 굳이 이런 류의 책을 펴내는 연유를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책의 구성은 다섯 개의 마당으로 편책되어 있습니다,
--------------------------------------------------------------------
1. 한바탕 울어봄직하지 아니한가 - 슬픔과 통곡에 대하여
 
2. 그대 상여소리 한 가락에 구곡간장 미어져 - 임을 여윈 슬픔
 
3. 강물 빛은 누님의 화장거울 같고 -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4. 그대만이 나를 알아주더니 이제 어디로 갔는가 - 함께 어울렸던 벗들을 그리며
 
5. 하늘은 어찌 이리도 푸르고 푸른가 - 세상과 불화가 깊을 때면
--------------------------------------------------------------------
 
책 한 마당 한 마당의 제목부터 벌써 운치가 넘쳐나지 않습니까?
 
 달 전쯤 영풍문고에 들렀을 때, 신간 전시대에서 이 책의 제목들을 본 순간부터 꼭 읽어봐야겠다는 필이 한 방에 꽂힌 것도 바로 이 중간 제목들의 유혹 때문이었던 듯 싶습니다...
 
 장의 제목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슬픔과 통곡의 의미에서부터 사랑하는 것들을 떠나보내는 슬픔 -- 사랑하는 이와 가족, 친구들....
그리고 나아가서 세상과 함께하지 못하고 먼 곳에 유배당해 세상을 관조하는 글들에 이르기까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 잃은 슬픔을 삭히고 삭혀 진득한 진액처럼 묻어나는 글들의 행간에서 감정의 찌꺼기들이 진하게 배어 납니다...
 
<주역>의 한 구절에 이런 말이 있답니다...
 
"글은 말을 다하지 못하고, 그림은 뜻을 다하지 못한다."
 
사람의 감정은 차마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음을 뜻하는지라, 의미가 더욱 심장합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으로, 그의 형인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되어 가던 길,
나주 주막거리의 율정점에서 헤어지며 쓴 <율정별> 이라는 시 한 편을 옮겨두고 싶어집니다.
 
  띠로 이은 가게 집 새벽 등잔불이 푸르스름 꺼지려 해
  잠자리에서 일어나 샛별 바라보니 이별할 일 참담하기만 해라
  그리운 정 가슴에 품은 채 묵묵히 두 사람 말을 잃어
  억지로 말을 꺼내니 목이 메어 오열이 터지네  
                                                                -- <여유당전서>  
 
형이 흑산도에서 삶을 마감하게 됨으로써 이 시는 형제의 마지막 이별을 담은 시가 되었지요...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자의건 타의건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또 뜻하지 않게 헤어집니다...
함께 한 동안의 기억이 아름답다면 헤어짐 뒤에도 슬픔을 넘어선 아름다운 추억이 남겠지요...


혹시 주변을 둘러 보아, 어느 순간 헤어지게 된다면 무척이나 마음에 오래도록 회한으로 남을 것같은 사람이 없는지 주변을 돌아보시지요....
 
친구든, 가족이든, 또 일을 같이하는 동료든...
당장 내일이라도 헤어질 것 같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본 뒤에는 그들이 무척이나 고맙고 소중한 존재들로 새록새록 다가올 것입니다....
 
길었던 장마가 점차 물러서는 느낌입니다...
남은 무더위에 모쪼록 건강 잃지 마시고 즐겁고 행복한 일 많이 만드십시오!!   


 

Posted by 렛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