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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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05.28 09:54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11

    서울광장에서 예정되었던 시민추모제 불허로 이명박 정권은 결국 민심을 완전히 버렸다. 행사 직전까지도 서울광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국민의 기대를 이명박 정부가 완전히 짓밟아 버렸다. 온갖 치졸한 변명과 행태로 광장을 봉쇄하고 방송차를 빼앗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놓친 것이 있다. 바로 국민들의 마음이다. 이른바 ‘민심’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로부터 완전히 멀어졌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광장을 지키는 대신 가장 중요한 민심을 완전히 잃어버린 셈이다.

     

                                     <정동로타리에서 열린 열린 시민추모제>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에게, 정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민심임을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통해서도 깨우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선 오세훈 시장이 조금은 현명했다. 몇 차례의 불허방침을 접고 시민추모제 대표단을 만나 광장사용을 허가하기로 천명했기 때문이다. 초보 정치인인 오세훈 시장도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결국 깨달았는데 한나라의 대통령이란 자가 시장보다 훨씬 못한 결단을 한 꼴이다. 결국 시민들과 서울시장이 어렵게 만들어 준 절호의 기회를 이명박 정권은 스스로 걷어차 버린 셈이다. 이명박은 ‘시장 깜’도 안되는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해 버렸다.

     

    이명박 정권이 행안부 장관을 통해 밝힌 시민추모제 불허 이유는 구차하게 “29일 열릴 영결식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치르기 위해 경복궁에서 서울광장을 거쳐 서울역까지의 공간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권에게 묻고 싶다. 29일 영결식을 잘 치르는 것과 27일 시민추모제를 위해 광장사용을 허가하는 것이 어떤 직접 관련이 있는가? 시민들이 영결식과 노제를 방해라도 할 것이란 말인가?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는 고인이 되신 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추모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한 또 다른 모독이다. 변명을 하려면 좀 더 그럴듯한 변명을 했어야 한다. 아니면 솔직하던가 말이다.

     

    국민들이 엄청난 분노를 억누르며 추모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장례기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인의 생존에 고인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모질게 굴었던 것에 대한 자기반성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분노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결식이 열리는 날까지 꾹꾹 눌러 참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27일 시민추모제도 일체의 충돌을 피하고 조용히 자리를 옮겨 비좁은 정동로타리에서 무대차도 없이 진행한 것이다. 정부는 행사개최 직전에 시민추모제 대표단을 불러 장소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행사차량과 진행요원을 차벽으로 둘러쳐 가두어 놓고 장소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정말 군사작전 펴듯 시민추모제 무산을 기도한 것이다. 어쩌면 일부러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어 충돌을 유도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절제된 분노는 광장에서는 아니었지만 시민추모제를 의미깊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엄청난 분노를 절제할 줄 아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도를 이명박 대통령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죽음으로써 만들어 준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자신의 실정에 따른 민심이 거리로 표출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 이른바 제2의 촛불에 대한 공포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촛불 그 자체가 아니라 촛불을 만들고 있는 ‘민심’ 그 자체여야 한다. ‘차벽으로 광장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나 국민의 마음을 가둘 수는 없다’. 차벽을 공고히 할수록 민심과의 거리는 그만큼 멀어진다. 민심을 잃은 대통령, 민심을 잃은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스스로 철저한 반성을 통해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강압통치를 선택함으로써 서거정국 이후에 한국사회는 또 다시 격량에 휘말릴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넜다는 것이다. 그것은 국민의 대통령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비록 그의 통치가 계속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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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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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05.27 17:27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9


    아래 출처에서 퍼온 글입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106628

     

     

    어떤 사람도 스스로의 인생을 실패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겠지요...

    어떤 사람도 스스로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길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실패도 있고 실수도 있겠지요...

    특히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더 더욱
    그러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소중한 분을 잃고 참 많이 울었습니다.

    여러분들과 같이 울고 싶어서 올리는 글이었으면 하지만,

    공감하지 못할 분들도 계실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참 많이 존경했었고,

    설마하는 심정으로 실망도 잠시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 고인에 대한 예의에 대한 것 이전에

    존경하고 사랑했다는 말씀을 먼저 꼭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단 오분도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고,

    그저 멀리서 뵌 기억밖에는 없지만,

    그 분의 모습에서 느낄수 있는 저의 인간적인 감정은

    여러분들에게 함께 하자고 강요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저의 감정임을 미리밝힙니다....

     

    힘드셨을 겁니다....

    또 많은 걱정도 있으셨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보내드리면 안 될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게 나쁜 분이셨으면 ,

    홀로 담배를 찾으시다가 가실분일정도로 외로운 분이었다면,

    그분과 함께 해온 세월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홀로 생각합니다...

    어느 분에게도 제 생각이 옳다고 말씀드릴 자격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압니다....

    인권변호사로서의 세월 , 서슬 퍼렇던 권력에게 던지던 그 분의 명패 ,

    그리고, 과감히 삼당야합에 반대했던 그 분의 순수함,

    지역주의에 항상 홀로 반대편에 서 오셨던 그 용기 ,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보여주셨던 순진무구함 ,

    이런 기억들로 사실이든 아니든 , 통치에 필요한 자금이든 아니든 , 뇌물이었던 아니든 간에 ,,,,,,,,,,,

    가신분에게 우리 살아 숨쉬는 사람들로써 최소한의 예의를 다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 대통령답던 미소가 아닌 사람답던 미소에 우리 지금 보답하는 것은 어떨까요...

    압니다... 죄가 있을수도 있고, 돌이켜서 당신이 보았을때

    이건 아니다 생각했을때도 있었을 듯 합니다..

     

    저도 실은 밉기도 합니다.. 그 분과 함께 더 경운기를 몰고 싶었고,

    그 분과 함께 등산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존경하는 전직대통령을 모셧으니

    마음껏 함께 그 분과 무거운 정치의 이야기가 아니라,

    첫사랑과 우정과 철학과 돈이 아닌 다른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왜 그 자리에만 가면 그렇게 다들 힘들어하고 어려워지냐고 아이의 눈빛으로 묻고 싶었습니다.

    우린 거기만 가면 다 되는 줄 알거든요... 그랬는데 그렇게 가셨네요...

    아무 말씀없이 ... 비겁하시다고 생각하시죠...

     

    그래도,,, 참 그립습니다... 저도 비겁하고 겁이 많거든요...

    그래서 세상의 모든 비겁하고 겁많고 힘없는 사람이 대통령만큼은 아니지만

    비명이라도 지를수 있는 창을 만들어주실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가시면 ,죄있다고 가시면 , 법도 잘 아시고 , 변호사도 하시고,

    최고의 변호인단도 가지고 계시는 분이 그렇게 가시면, 저희는 어떻게 합니까..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부탁드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흠이 없는 신과 같은 분으로 남아달라고 누구도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흠이 있더라도 같이 상처를 부여잡고 용서를 빌 것이 있으시면, 빌고,

    나도 사람이었다고,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양심적인 대통령으로 남고 싶었다고...

    그래도, 사람이어서 흠은 있었으니 , 안고 가겠다고... 여러분도 그렇지 않냐고...

    한 나라의 대통령도 이러한데 여러분들은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느냐고...

    생각해보면 꼭 높은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낮은곳에 있었던 때가 더 행복했다고...

    그렇게 오래오래 스스로에게 힘드셨더라도 저희들에게 힘이 되어주셨어야지요...

    하지만, 꼭 명심하겠습니다.. 세상 어떤 좋아보이는 자리에도 그만한 어려움이 따른다는것을....

    그래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만나뵈면 꼭 따지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옳을거라고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신합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이지만 선택은 우리의 몫이 아님을...

    건방지게 여겨지셨다면 술 한잔 주시지요... 그곳에서 나중에...뵙겠습니다.

     

    삶에 대한 무겁지만 소중한 어려움을 선택이 아니라 기다리면서요...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 술먹었지만. 이 말씀은 드려야죠...

    행복하세요....

    --------------------------------------------------------------------------------

     

    출처 : 김제동 공식카페 '레제카'  http://cafe.daum.net/kimjedong

     

    5월 24일 김제동씨가 본인의 공식 카페에 올린 일기글이라고 하네요.

    술한잔 하시고 울다가 올리신것 같네요.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져서... 함께 나누어 보고자 올려봅니다.

     

    김제동씨의 아픈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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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의원이 잠시 구속정지되어 조문 출발 전 인터뷰를 했네요...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너무 불쌍해요...." 북받치는 울음을 삼키며

    " 이제 뒤돌아보지 말고 가시라고... 

    남은 주변분들은 자신의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잘 모시겠다고..."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이 가슴을 너무 저리게 하네요....

    인터뷰 동영상 보시려면 아래 링크 클릭해서 보시지요...


    http://www.ytn.co.kr/_comm/pop_mov.php?s_mcd=0109&s_hcd=&key=200905271335276929

     

    노무현 사단 중에 어쩌면 가장 진실하고 성실했던 일꾼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의 옥중 서신이 보고 싶어 아래 퍼왔습니다. 

     

     

    이광재 의원 옥중 추모 편지 노무현 2009/05/27 14:53

    복사 http://blog.naver.com/yoonseo0115/80069071162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


    (이광재 / 2009-05-25)

     

     

    좋은 나라 가세요.
    뒤돌아 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못다한 뜻
    가족
    丹心으로 모시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21년전 오월 이맘때쯤 만났습니다.
    42살과 23살
    좋은 시절에 만났습니다.

    부족한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 만들자는
    꿈만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

    술 한잔 하시면 부르시던 노래를 불러봅니다.

    "오늘의 이 고통 이 괴로움
    한숨섞인 미소로 지워버리고
    가시밭길 험난해도 나는 갈테야
    푸른 하늘 맑은 들을 찾아갈테야
    오 자유여! 오 평화여!

    뛰는 가슴도 뜨거운 피도 모두
    터져 버릴 것 같아..."

    터져 버릴 것 같습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천형처럼 달라 붙는 고난도
    값진 영광도 있었습니다.

    운명의 순간마다
    곁에 있던 저는 압니다.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를 보았습니다.

    또 하나의 모습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많은 고독한 남자도 보았습니다.

    존경과 안쓰러움이 늘 함께 했었습니다.

    "노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몇 번이나
    운적이 있습니다.

    최근 연일 벼랑끝으로 처참하게 내 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

    힘드시거나
    모진 일이 있으면
    계시는 곳을 향해 절함으로써

    맛있는 시골 음식을 만나면
    보내 드리는 것으로

    어쩌다 편지로 밖에 못했습니다.

    산나물을 보내 드려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애통합니다

    지난 여름 휴가 때 모시고 다닐 때는
    행복했습니다.
    풀 썰매 타시는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올 여름도 오신다고 했는데...

    이 고비가 끝나면 제가 잘 모실 것이라고
    마음속에 탑을 쌓고 또 쌓았습니다. 계획도 세웠습니다.

    절통합니다.
    애통합니다.

    꼭 좋은 나라 가셔야 합니다.

    바르게, 열심히 사셨습니다.
    이젠 '따뜻한 나라'에 가세요
    이젠 '경계인'을 감싸주는 나라에 가세요
    이젠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나라에 가세요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 이룰 것입니다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
    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입니다.

    좋은나라 가세요.
    저는 이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닿는 곳마다 촛불 밝혀 기도하고,
    맑은 기운이 있는 땅에 돌탑을 지을 것입니다.
    좋은나라에서 행복하게 사시도록...
    돌탑을 쌓고, 또 쌓을 것입니다.
    부디, 뒤돌아 보지 마시고
    좋은나라 가세요.

    제 나이 44살

    살아온 날의 절반의 시간
    갈피갈피 쌓여진 사연
    다 잊고 행복한 나라에 가시는 것만 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다포(茶布)에 새겨진 글
    "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가 떠오릅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주체 할 수 없는 눈물 밖에 없는 게 더 죄송합니다.

    좋은 나라 가세요.

    재산이 있던 없던
    버림 받고 살지 않는 삶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유산은, 내 유산은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노대통령님으로부터 받은 유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를 아시는 분들에게
    봉하 마을에 힘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 거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아시는 분들
    제가 말하는 맑은 기운이 있는 땅, 탑을 쌓을 곳이
    어디인지 아실 겁니다. 본격적으로 탑을 쌓고 지읍시다.

    노대통령님 행복한 나라에 가시게
    기도해 주세요. 가족분들 힘내시게

    찻집에서 본 茶布에 씌여진 글귀가 생각납니다.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끝없이 눈물이 내립니다.
    장마비처럼.


    서프라이즈 이광재님 글<펌>

    [출처] 이광재 의원 옥중 추모 편지|작성자 윤서

    Posted by 렛츠고
    ,


  • 09.05.27 14:18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6

     

     

     

  • Posted by 렛츠고
    ,

  • 09.05.27 14:07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5

     

     

     


  • Posted by 렛츠고
    ,

  • 09.05.27 09:27 http://cafe.daum.net/mindong1990/MnGi/3


     

     @ 출처: http://blog.naver.com/gaeul93/90047907122

     

     

    어제 밤, 퇴근길에 집과는 반대방향인 시내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시청에서 내렸습니다.

    덕수궁 앞 대한문 앞 보도에 차려진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 그를 기리기 위해 늘어선 행렬을 보았습니다. 

    덕수궁 돌담을 따라 위로 위로, 시립미술관, 정동극장, 이화여고 후문을 지나 광화문 대로가

    보일 즈음 정동시네마인가요, 영화관 건물 앞에 이르러서야 겨우 대열의 끝이 나타나더군요...

     

    내친 김에 광화문로를 빙 돌아서 동화면세점 쪽으로 걸어나와 다시 덕수궁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퍼질러 앉은 전경들과 에어콘을 가동하느라 쉴새 없이 소음을 내뿜는 차로변의 경찰 버스 무리를 뚫고 지나

    덕수궁 윗쪽 구 서울시민회관 쪽에 이르니까 다시 조문객의 행렬이 나타나더군요.

     

    인도의 양쪽으로 줄이 형성되어 있어서, 왜 이럴까 싶었는데,

    죽 따라가 보니, 덕수궁 담벽을 끼고 늘어선 줄이 조문대열의 앞이고, 차로변 쪽으로 이어진 줄은

    1호선 시청역 지하도로 연결되어 반대쪽 서울시청 앞에서 프레스센터 쪽으로 이어지더군요.

     

    시청역사 지하보도의 계단벽들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애도사들을 보면서 대열을 따라가 보니,

    시청광장으로 통하는 출구는 모두 전경들이 꽉 막고 틀어앉아 통행 자체가 차단되어 있고,

    프레스센터가 보일 무렵이 되어서야 대열의 끝에서 자원봉사 아저씨 한 분이 [분향소]라는

    안내판 하나를 들고 서 있더군요... 여쭤보니 거기가 조문 행렬의 시작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덕수궁을 빙 둘러싼 조문행렬 양쪽 대열의 끝과 끝을 잡아보기까지 걷는 데만 꼬박 30분이 걸리더군요...

    분향 순서가 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족히 두 시간은 넘어야 할 것 같았구요...

    어른, 아이, 친구, 가족, 학생, 직장인...

    쉼없이 밀려오고 밀려나는 인파로 거리는 꽉 미어차고...

     

    거리에는 마실 물이며 국화를 나누어주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차도로 내려서는 사람들을

    인도로 인도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쉰 목소리가 계속되고 한편에서는 쓰레기 봉지를 들고 다니면서

    연신 "쓰레기 버리실 분 주세요!" 라고 외치며 쓰레기를 걷어가는 봉사자들도 계셨습니다.

     

    길가 한편에서는 어디서 동원했는지, 소형 스크린에 프로젝터로 돌리면서

    바보 노무현이 살아온 일대기 인터뷰 필름을 쉬지 않고 상영하는 분도 계셨고,

    느린 템포로 고객을 추모하고 기리는 노래를 선사하는 노래패 무리도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모이신 분들도, 모임을 진행해 가는 봉사자들도 모두 자발적으로 나선 분들이었습니다.

    누가 오라 하지 않았고, 누가 하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들 모두는 하나처럼 움직였습니다.

    거리는 이상하다 싶을 만큼 차분했고, 행렬 주변은 지나칠 만큼 깨끗했습니다.

     

    그들의 표정은 무겁고, 마음은 한없이 아파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시민들은 그 분노를 무분별한 구호나 피맺힌 절규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가신 분의 뜻을 가슴 속에 새기며 남은 우리가 앞으로 진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두눈 뜨고 살아 남아 있는 우리가 꼭 풀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를

    조용히, 그러나 처절하게 되돌아보는 듯 싶었습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한때 젊은 시절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민중의 나라,

    노동자 농민, 서민대중이 잘 사는 나라를 건설해 보겠노라고

    진보정당 운동에 뜻을 모으고, 한 때나마 청춘의 열정을 걸었던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조문 행렬에 구경꾼의 한 사람으로 감상문 따위나 적고 있는 일이라니,

    참  부끄럽고, 또 참 못나 보였습니다.

     

     

    바보 노무현이 남기고 간 유서의 메시지는 제게 이렇게 들려 왔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말은, 독재에 침묵을 강요당하더라도 스스로를 비하하진 말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은, 미안해 할 마음이 있거든 생활 속에서 작은 행동 하나라도 실천하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말은, 아무 조건도 없이 무조건 용서하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각자 자기 스스로를 먼저 심판해 보라는 외침으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2009년 5월 27일, 아침,

    아고라가 있는 다음 카페에 [민동, 세상사는 이야기] 라는 오래된 제목으로 카페를 개설합니다.

     

    한 때 민중당이 해산되고 1년여 동안 흩어진 분들간에 근황과 소식을 전하고자 1인 미디어처럼 발행했던

    옛날의 민동 소식지가 문득 떠올랐던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 오시는 민동분 모두 대한문 앞에서 뵙겠습니다!!

     

    >> 모임 공지 안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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