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메일(06.2.16)] 저 만치서 새 봄이 오려나 봅니다... 조회(385)
때때로 메일 | 2006/02/17 (금) 09:32


남자 나이 마흔이 넘으면 눈물이 헤퍼진다고 하더니, 저도 어김 없이 그 축에 들어가는 것일까요?
 
어제-오늘 지하철 신문에서 잠시 만나 본 [지하철 5호선 내 젊은 커플의 결혼식] 얘기가 어느 지방대 연극 동아리의 현장 연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적어도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 그 내용을 다룬 기사들을 대하며,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걸 돌아보면,  제 스스로 삶의 나이테가 많이 늘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최규문 입니다.   작년 11월에 인사드린 후로 뜸했으니, 근 3개월만이로군요,  
송년인사도 신년인사도 드리기가 멋쩍을 즈음에, 움터오는 새 봄의 기운을 살갗에 느끼며 오랜만에 반가운 인사 드립니다.  불과 2-3개월 사이에도 세상의 많은 일이 바뀔 수 있듯이, 연말연시를 거치면서 제게도 자잘한 변화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한두 가지 제 근황을 전하자면,
 
- 작년 12월 중순, 피곤한 몸 퇴근길에 깜빡 졸다 성수대교 밑에서 앞차를 들이받아 12년 가까이
  고락을 함께 했던 애마(?)를 폐차하고, 덕분에 요즘은 자전거-버스-지하철을 갈아타는 뚜벅이
  모드로 
출퇴근 방식을 변경하여 지하철에서 책읽는 재미를 늘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 작년 초여름부터 감지된 갑상선 기능항진증으로 체중이 10Kg  가까이 빠지는 소모성 질환에
   고생했더랬는데, 지금은 거의 정상화되어, 체중도 다시 5kg  이상 예전 몸무게를 회복했습니다.
   건강 관리차 시작한 산행이 몸에 익어 매주 어김없이 북한산과 도봉산을 종횡 누비고 있읍지요...
 
-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약간의 부서 이동이 있었습니다.
   작년까지 IT/반도체 업종 대상을 관장하다가 올해 들어서는 대학-금융-서비스(유통) 파트의
   팀장을 맡게 되어 활동영역이 넓어진 만큼 몸이 바빠져서 "잦은 야근" 모드로 전환 적응중입니다.
 
- 작년에 회사에서 정한 목표 달성 실적이 괜찮아서, 이 쪽에 입사한지 근 4년만에 처음으로 실적에
   따라 약간의 성과급과, 포상휴가를 얻어서 다음 주에는 일본으로 3박4일 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4년전 업무차 북경을 두어 차례 나가 본 이래로 수년 만에 물 건너 해외 나들이로군요...
 
- 끝으로, 제일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올해 신년 토정비결로 본 제 운세가 "승승장구"라는 점입니다.
   하는 일마다 잘 되고, 곳곳에 숨은 귀인의 도움이 있어서 벌이는 일마다 술술 풀릴 거랍니다...
   으 하하하...  이 정도면 올해 뭘 하든 신나게 일해 보기에 충분하겠지요....



1. 설날 단상-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 하여라...
 
 
제 프랭클린 플래너의 첫 머리에 기록된 [개인 사명서]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깨닫고, 내가 얻은 지식과 경험과 지혜를 댓가 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산다!"
 (2004.2.19)
 
짐작하시겠지만, 맨 뒤 괄호 안의 날짜는 이 사명서를 처음 작성한 날짜를 적어놓은 겁니다...
제가 한동안 불교의 가르침에 심취하여 "무주상보시"--어떤 댓가도 바라지 않고 베푸는 최상의 보시, 내가 베푼 것에 대해 댓가를 바라지도 말 일이며, 궁극에는 "베푼다"는 생각조차도 자아의 망상일 이므로 그마저도 버리라 말 속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어 만들었던 개인 사명서입니다.
 
[때때로메일]같은 동보 메일을 통해 시시콜콜 제 주변의 신변잡기 같은 내용들을 안부인사랍시고 만인에게 공개하는 걸 보고 어떤 분들은 제가 [자기 밝힘증 환자]가 아닐까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바라건대,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믿고 싶어하는 제 마음과 사명 때문이라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 설날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찍은 가족 사진 한 컷입니다...
 
제가 오른손을 얹고 있는 분이 어머니고, 왼손을 얹고 있는 쪽이 제 하나뿐인 딸내미, 해인이구요...
앞에 연로하신 할머님은 저의 친할머니가 아니라, 제가 세상에 태어날 때 산파를 해주신 분이십니다.

지금은 지리산 온천이 있는 곳으로 아는 분들은 아시지만, 제가 세상에 태어나던 40년 전만 하더라도 지리산 골짝 중의 골짝이었던 구례 [산동]이라는 곳에서 저는 태어났습니다.
 
농촌지도소 공무원이셨던 아버지 부임지를 따라 부모님께서 1년 정도 그 곳에 파견 근무를 가셨을때, 바로 그 때 세들어 살던 집의 주인 할머니(그 때는 아주머니셨겠죠...) 께서 저를 받았다고 합니다..
여든을 훨씬 넘기신 연세이건만 아주 정정하셔서 근 30년만에 찾아뵙고 인사드린 저나 식구들도 무척 반갑고 고마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를 아껴주시던 조부께서는 80년대 말 시대의 혼란 속에 제가 학생운동 한답시고 뻘짓하다가 감옥살이를 하던 와중에 돌아가셨기에, 뒤늦게 묘소에 출소 인사를 드려야 했고,  
빨치산 아들을 둔 죄로 천신만고 고생에 고생을 하시면서도 저희 형제들을 업어 길러주셨던 외할머니께서도 말년에 치매로 고생을 많이 하시다 한 많은 세상을 하직한 지 오래되신 터라, 30년 넘게 뵙지 못한 산파 할머님을 뵙자니, 마치 예전에 인자하셨던 외할머니를 다시 만난 것같은 반가운 느낌이 들더군요...
 
올해로 어느새 칠순을 바라보는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아직 건강히 살아계시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도 또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더 크게 실감하는 설날 연휴였더랬습니다.
 
요즘 작년도 최고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꼽힌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꼭 해드려야 할 45가지]라는 책을 읽으면서 자식으로서 기본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과 회한이 밀려 오더군요... 
눈물이 흔해지는 나이 만큼이나 제가 살아온 날들의 불효가 새삼스레 죄송스러운 탓이겠지요...
 
혹여 더 늦기 전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 인사 한 번 더 드리고,
더 늦기 전에 좋아하시는 음식 있으면 한번이라도 대접해 드리고,
더 늦기 전에 가고 싶어하는 곳 여행이라도 한 번 가실 수 있도록 틈틈이 챙겨 보렵니다...
 
오늘 문득 송강 정철 선생의 부모님 은혜를 기리는 시조가 떠오르는 것은 이 때문이겠지요...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2. 십여년 만에 펼쳐든 [빨치산의 딸]을 다시 읽고...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교통사고 덕분에 과감히 폐차를 해버리고 "뚜벅이 모드"로
전환한 덕분에 신년 들어, 책을 대할 시간이 부쩍 늘었습니다.
작년 대비 독서 목표량도 60권에서 100권으로 크게 늘려 잡았습니다...
 
다독하거나 빨리 읽는 속독 스타일은 아니지만, 출퇴근 소요시간이 1시간 20분 가까이 되다보니, 하루 왕복 2시간이 넘는 고정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책 읽는 데 투자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지요...
 
올해의 책 주제는 [요가]와 [명상]을 테마로 잡아서, 이 쪽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보기로 했구요...

요새는 프로이트를 넘어섰다는 분석심리학자 칼 융이 극찬했던 [티벳 사자의 서] 라는 경전을 주로 보면서 요가 및 명상과 관련된 몇 권의 책들을 겹치기 방식으로 읽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너무 머리가 아프면 책읽는 진도가 나가지 않기에,, 가다가 막히면 약간의 소설류를 섞어서 읽는 독서의 기술을 발휘하는데요...  이번 설날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집에서 들고온 [빨치산의 딸] 이라는 책을 십여년 만에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읽게 되었더랬습니다...
 
작가는 정지아,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해방 이후 좌-우익의 대립 와중에서 발생한 48년 여순 반란(?) 사건에서부터 시작된 남조선 인민유격대, 이른바, 빨치산의 역사에서 "구빨치"로 활동했던 이들의 딸입니다....
이름 자체가 빨치산 투쟁의 주무대였던 "지"리산과 백"아"산에서 '지'와 '아'를 따서 지은 것이라 하니, 이분들의 투철했던 저항정신을 유추해볼 수 있겠지요...
 
이 책은 이미 80년대 후반 엄혹한 시절에 한번 출판되었다가, 국가보안법의 시퍼런 서슬에 금서로 낙인 찍혀,
발간했던 출판사의 사장이 구속된 이래, 근 10년이 넘게 절판되었다가 작년인가에 이르러,
필맥이라는 출판사에서 복간한 것으로 소설 형식을 빈 [남한 빨치산 투쟁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스24] 의 이책에 대한 개요 소개는 아래와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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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로당 소속으로 1947년부터 남한에서 비합법활동을 시작한 빨치산의 일원이었던 부모님의 삶을 저자가 사실에 입각해 재구성한 실록소설이다.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띠기는 했지만 빨치산 활동에 직접 참여했던 인물들의 체험과 증언에 의해 철저히 뒷받침됐다.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과 지명,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물론, 사용된 단어나 구호까지 당시 빨치산들이 쓰던 대로 최대한 살리고 있어, 독자들은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을 넘어 한동안 그늘에 감춰진 채로 사장될 뻔했던 우리의 과거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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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남부군]을 비롯해 남한 빨치산의 형성 배경과 구체적인 투쟁 내용을 이런저런 수기 형식으로 담은 책들이 한두 권 있기는 하나, 이 책 만큼 빨치산의 눈물겨운 삶과 투쟁을 가슴 절절하게 담아낸 책은 여즉 보질 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 책의 저자인 정지아 씨 마저도 저랑 태어난 해가 같은 65년 뱀띠에, 84년에 대학생이 되었던 세대니까요... 그가 부모의 기억과 당시 동지들의 증언을 채록하여 "전달자" 역할을 해야 할 만큼 그 시대의 진실은 우리 세대로부터 이미 저 만큼 멀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역사책으로도 다시 담을 수 없고, 발굴해낼래야 이제는 살아있는 사람이 남아 있지 않는 기억과 기록들, 해방 60년, 6.25 전후 50년이 넘도록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국가보안법의 사슬 아래 누구도 떳떳하게 말할 수 없었던 이 땅 좌익의 숨은 역사, 강정구 교수의 몇 마디가 아직도 사실상 해고의 사유가 되는 시대를 살고있는 죄로, 여전히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완전하다 말할 수 없는 우리네 현실 속에서, 이 책이 갖는 가치는 그래서 되새겨 볼만 합니다..
 
주변에서 넘쳐나는 [성공학] 강좌에 미어 터지는 [재테크] 세미나들,  어지러운 [경영학] 나부랭이들, 하루에도 200권 가까운 신간이 쏟아지는 마당에 죽어도 다시 만들어지기 어려운 역사책이기에 특히나 값어치가 남다른 책이라 할 것입니다...
 
사람은 역사로부터 배우는 동물이련만, 대중은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거나 혹은 애써 진실을 외면하곤 하지요. 그 오만과 편견 속에서 패배한 역사, 감춰진 역사는 사라져 가는 것이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혹여, 오늘도 "성공"에 목말라 하며, 서점의 베스트셀러 좌판을 기웃거릴만한 여유가 있으시거들랑, 잠시 미친 척 하는 심정으로 이런 책도 한번 쯤은 찾아서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민중가수 안치환 씨가 투쟁의 현장에서 가끔씩 불렀던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라는 민중가요의 노랫말이 왜 그렇게 피끓게, 절절하게 가슴을 울리는지를 조금이나마 실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려면 위 링크를 클릭해서 리얼 플레이어로 돌려 보셔요! )

* 안치환 지리산 새 노래 바로 들으실 수 있는 블로그 : http://blog.naver.com/imongyang/40041477214
* 추가본: 박종화의 [지리산2] 연결해 둡니다...

    




3. [웰컴투 동막골]과 [왕의 남자]... 그리고, 스크린쿼터 논쟁을 보며...
 
저는 개인적으로 책읽기와 더불어, 영화 보기 또한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 중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금방 답할 자신이 없을 만큼, 두 가지 모두 좋아합지요...
 
자동차를 폐차해 버린 탓에, 매주말 토요일이나 일요일 조조 할인 시간에 그나마 이동통신 멤버십 카드를 들고 가서 7천원 짜리 영화를 2천원에 보는 맛에 일주일을 고대하며 기다리던 재미를 만끽할 기회를 지금은 많이 빼앗겨서 안타깝지만, 틈나는대로 여기저기서 밤새워 다운을 받아서라도, 최신 개봉작들은 빠짐 없이 (영화관에서 못보면 PC에서라도) 보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은 지금도 여전하답니다..
 
작년 [웰컴투 동막골]에 이어 올 들어 [왕의 남자]로 이어지는 국산영화의 선전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더욱이 [왕의 남자]가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어서 다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근래 한국 영화의 질적 성장에 깃들어있을 우리 영화인들의 땀과 노력에 그야말로 아낌 없는 찬사와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러던 차에, 요즘 스크린 쿼터 사수를 둘러싸고 이런 저런 찬반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 다양성의 보존] 이라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단순하게 보자면, 까짓거 지금처럼 경쟁해도 국산영화가 외국 영화를 이기고 보기좋게 물리치는데, 작품만 잘 만들면 그만이지 그까짓 스크린 쿼터 쯤이야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또 어떠냐 싶은 것이 한편으로 드는 솔직한 심정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문화 정체성과 주체성의 보존 및 확장이라는 사회-문화-역사적 측면과, 영화 산업 종사자들 또는 필름배급사들간의 이권 다툼의 문제가 다중으로 중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섣불리 어떤 편에 서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그 만큼 어떤 입장을 취하든간에 논란의 여지를 완전히 없애기가 어려운 사안입니다.
 
결국은 패러다임의 문제이고, 선택의 문제겠지요...
즉, 어느 편에 설 것이며, 어떤 가치에 대해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의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오늘 굳이 한번 짚어보고 싶은 점은 우리 사회의 토론과 협상의 문화, 그 수준에 대한 것입니다.
 
오랜 식민 지배와 민족 분단, 군사독재 정치로 얼룩진 역사적 환경의 폐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정치집단 혹은 사회 집단간의 의견 충돌에 대해 오래동안 선악 구분식의 양자택일적 선택을 강요받으며 살아온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앞서 말한 남한 빨치산의 역사가 사상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여전히 온전하게 복원되지 못하는 것이나, 혹은 일개 좌파 교수의 발언 한 마디가 사회적 공론을 단숨에 양분시켜 버리는 것이나, 모두가 선과 악의 양자 택일적인 가치를 강요받고 살아온 오랜 세월의 소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웰컴투 동막골] 과 같은 사상적으로 가치 중립적인 영화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나, 혹은 예전같았으면 누구도 인정할 수 없었을 동성애적 상징과 복선을 보여주는, [왕의 남자] 같은 영화가 세인의 양해를 받는 것을 보노라면, 오랜 기간 유지되어온 획일적 강요와 이분법적 선택의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실제 사례인 것 같아서 무척이나 반갑고 고무적입니다.

반면에, 정책적으로는 별반 차이도 없어보이는 내용 한두 가지를 가지고 마치 원수를 대하듯 네 편 내 편을 갈라서 꼴 사나운 설전을 벌여대는 여야 정치인들의 모습이나, 혹은 이런 저런 사회적 이슈에 대해 막가파식 욕설과 댓글이 판치는 인터넷 논쟁 게시판들을 보자면 우리네 토론과 합의 문화의 후진성을 여지없이 발가벗겨 보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앞섭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따금씩 동양 고전의 한 자락을 펼쳐 보며, [중용]의 철학적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곤 합니다...
 
중용 사상을 간단히 정리하여,
 
극단 또는 충돌하는 모든 결정에서 중간의 방법이나 태도를 취하는 신중한 실행 및 실천 방법론으로,
중(中)은 공간적으로 양끝 어느 쪽에도 편향(偏向)하지 않는 것이고, 용(庸)은 시간적으로 언제나 일정불변함을 뜻한다고 하여 중용의 도야말로 "도덕적 수준의 최고 경지"보았다고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중용의 "중"을 '가운데'를 의미하기보다는 "적중하다" 할 때의 적중이라는 뜻으로 보아, 적합, 합당, 정당한 것이라 해석하고, 
"용"은 범상하다는 뜻으로, 동양에서는 "상(常)"이라는 말이 "범상하기 때문에 오히려 진리"라는 뜻을 내포한다고 해석하여 "보통의 평범함 속에 곧 진리가 있다" 는 의미로 중용의 뜻을 새기는 이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어떤 철학적 해석을 따르든지간에, 어떤 사안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을 때 그저 어중간한 타협이나 중간적 절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올바르고 진리에 가까운 것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그것(중요의 도)을 일관되게 지키려 한다의미가 강하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근자에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다 보니, 불가피하게 이런저런 중간 조정자의 입장에 서게 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종종 팀원들의 작은 실수들에 대해서 주변의 윗분들이 너무나 예민하게 반응하고, 전후 사정이나 당사자의 본의나 마음 상태를 충분히 가리지 않고 질책부터 하고보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얼핏 설핏 대할 때면, 속이 상하기도 하고, 못내 마음이 개운치가 않습니다...
 
상대의 말을 우선 충분히 경청하고, 이해하고 난 뒤에 그 입장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뒤에 자신의 의견이나 관점을 차분히 얘기할 수 있는 "한 수 접어두는 마음의 여유" 야말로, 직장생활에서건, 또는 비즈니스 세계에서건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워찌 되었거나 출근길 따뜻한 도심의 물안개 같이 뿌연 안개를 볼 때마다,
성큼 봄이 오는 길목에 서 있음을 느끼며, 어김 없는 계절의 윤회에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환절기일수록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념하시고,
새해 세우신 소망 모두 이루시길 빈다는 말씀으로, 오랜만의 인사 메일을 줄입니다...
 
얼마 전에 [처음처럼] 이라는 이름을 가진 새 소주가 출시되었더군요...
올 한 해도 부디 세우신 [초심] 잃지 마시고,,,  늘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하십시오...
Posted by 렛츠고
,
[때때로메일(05.11.22)] 잭 웰치, 줄리아니, 스티븐 코비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면... 조회(327)
때때로 메일 | 2005/11/22 (화) 13:57
  
아침 저녁 쌀쌀해진 날씨가 두터운 겨울 외투라도 껴 입기를 재촉하는 계절이로군요...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지난 달 말에 소식 전하기를 몸은 많이 좋아졌으나 얼굴에 열꽃이 피어나서 고민이라는 얘기며,
저희 회사 사람들 모두 금강산에 다녀올 거란 예고의 말씀을 드렸었지요...
지금은 얼굴 상태도 많이 나아지고 있고 쭉 빠졌던 살도 조금씩은 다시 붙고 있는 중이고
덕분에 금강산 구경도 잘하고 돌아왔습니다....
 
모두 주변에서 걱정하고, 염려해주신 덕분이라, 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 모두 환절기 건강 관리에 더 힘쓰시고, 올 겨울도 건강하게 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니, 모두 따뜻한 마음 먼저 챙기시고, 따뜻한 겨울 맞으세요!


1. [때때로 메일]에 얽힌 이야기
 
제가 '때때로메일'을 쓰기 시작한 것이 어림잡아 2000년 겨울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니던 직장을 옮기면서 헤어진 이들과 가끔씩이라도 교류의 끈을 놓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그저 편하게 안부삼아 제 소식과 생각을 담아서 아는 분들께 보낸 메일들이 그 시작이었지요..
 
살아가는 얘기라는 게 늘 뻔하다보니, 이따금씩은 책 읽은 소감을 적어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주워들은 몇몇 정보나 자료를 올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거창하게 시국(?)에 대한 생각을 논해보기도 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회사와 관련된 행사나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읽는 이들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메일에 대한 반응들이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게 오더군요... 
너무 길어서 끝까지 못 읽겠다는 분들로부터, 글이 기니까 오히려 생각할 꺼리(!)가 주어져서
좋다는 분들까지, 답신의 형태들도 가지각각이고, 심지어는 제가 매우 존경했던 선배분 중에 한 분께서는 상업용 스팸으로 느껴진다면서 [수신거부]를 요구해오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선배분과는 이제는 이메일도 서로 나누지 못하는 남남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인연이 닿으면 언제가 또 다시 볼 날이 있으리라 믿고 삽니다...
 
한 달 한 달, 회가 거듭되다 보니, 이제는 메일을 쓰는 행위 자체가 제 자신을 돌아보는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지더군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을 돌아보자는 심정으로  누가 굳이 보내라고 하지 않아도, 제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종의 성찰 도구가 된 셈이지요.
 
돌아보면 이런 도구를 가지게 된 것이 제 삶에서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세상에서 누군가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늘 변함 없는 벗으로 기억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모습을 상대에게 발가벗겨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문득 '악수의 기원' 에 얽힌 얘기가 떠오르네요...
중세 유럽에서던가 인간들이 서로 낯선 사람을 만나면 일단 오른손으로 칼을 잡던 시절에 서로 눈치를 보다가 싸울 의사가 없다 싶으면 자신의 빈 손을 펼쳐서 보여주며 "내 손에는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던 행위가 바로 악수의 유래가 되었다던, 믿거나 말거나 싶은 얘기 말입니다...
무기를 버리지 않으면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속뜻 만큼은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이겠지요...
 
혹시, 오늘 우리는 누군가와 만날 때 늘 마음 속에 무기를 날세워 들고 있지는 않을런지요?
'저 녀석이 내게 뭘 원하는 것일까?'  혹은 '저 녀석이 무슨 의도로 나를 보자는 걸까?' 하는 경계의 눈초리로, 자신을 스스로 방어해야 할 것 같은 본능적인 보호의식의 칼날 말입니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정직하게 먼저 드러내 보일 때라야, 비로소 누군가에게 친구가 되어 달라고 손을 내밀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제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일을 씁니다...  

2. [승려와 철학자], 그리고 피터 드러커...
 
요즘 개인적으로 읽고 있는 책은 <인류의 삶에 관한 열흘간의 지적 성찰> 이라는 부제가 붙은
[승려와 철학자] 라는 불교에 관한 부자간의 대담록입니다...
 
프랑스에서 꽤 유명하다는 철학자(아버지) 장-프랑수아 아르벨과 분자생물학 박사로 철저한 자연과학자의 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티벳 불교의 매력에 끌려 모든 것을 버리고 중이 되어버린 승려(아들) 마티유 리카르 간에 벌어지는 불교에 관한 대담을 주제별로 엮어놓은 책입니다...
 
핵심 주제는 물질과학의 발전이 극대화된 서구에서 인간의 삶이 행복에 가까와지기는 커녕, 전쟁과 폭력, 불평등과 소외로 인한 불안 등이 더 커지고 있고,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동양의 불교가 그러한 소외를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역설적인 현실에서,

과연 불교의 가르침이 서구적 가치 체계와 철학적 전통에 비추어 온전히, 혹은 합리적으로 설명되고 이해되고 수용될 수 있는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이런 류의 책을 대할 때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인간의 본성과, 정신과 마음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인간의 의지는 고금 동서를 가리지 않고, 영원한 인류의 과제로구나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왜 사는가, 혹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의 질문을 자기 스스로에게 던지는 연습이 더 치열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더해지면서 점점 철학이나 역사책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옵니다..
 
얼마 전 타계한 노사부, 피커 드러커를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어쩌면 그 분이 단순한 경영학자나 경제학자가 아니라, 사회학과 철학을 아우르는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예견하는 탁월한 식견과, 저변에 흐르는 따뜻한 감정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업'의 목적을 단지 '이윤 추구'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기여"로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했던 그 분의 말을 요즘 읽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유추해보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적 관리 방법론를 창시했다는 테일러를 마르크스의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말하는 논지를 보고서는 이 양반이 '생산성 만능주의자'가 아닌가 싶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더군요...

다만 과학 기술의 긍정적 성격과 그것이 사회 변화를 촉발하는 근원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더 나아가 이제는 지식이 생산의 수단이 되었다는 논지에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주장을 보면 테일러를 칭송하는 그의 논지가 충분히 이해될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프랑스에서 아랍계를 비롯한 유색인종들의 격렬한 폭동과 대정부 항의시위가 발생하고, 이제는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연이어지는 이른바 "선진국"의 어수선한 모습들을 지켜 보면서, 드러커 박사 같으면 이런 사회적 현상의 미래를 어떻게 예견하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을까 하는 의문을 떠올려 봅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었으니,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도 우리 자신에게 남겨진 과제가 되어 버린 셈이련만, 이 땅에서는 여전히 쌀 개방 반대를 외치며 목숨을 끊는 농민들의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으니...
세상은 목놓아 민주화를 외치던 10년 전, 20년 전에 비해
과연
얼마 만큼이나 바뀌고 또 얼만큼이나 "선진화"되고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 우리 시대에는 경영학이건 경제학이건 "인간에 대한 철학"을 바탕에 깔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3. 저 만치 그리운 산, 금강산
 
지지난 주 홀로 바위 능선 굽이 굽이를 타고올라 도봉산의 자운봉에 올랐더랬습니다... 
지난 여름 몸이 영 안좋아지던 무렵, 주저 앉으면 영영 기력이 쇠해버릴 것같은 위기감에 오기로 억지로 몸을 이끌고 산에 오르기 시작, 지난 3-4개월 동안 매주 거의 한 주도 빠짐 없이 운동삼아서 등산을 했더랬지요....
 
북한산, 도봉산을 주로 하여, 매번 새로운 코스를 뛴다는 심정으로 구파발 입구에서 시작해, 불광동 골짝, 다시 정릉 골짝, 수유리 진달래능선, 다시 도봉산의 포대능선에 이르기까지 매주 산골짝을 헤집고 다니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한 주라도 산에 발을 들여놓고 오지 않으면 웬지 주말이 찌뿌둥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주에는 몇달 만에 집사람의 부탁으로 한 주를 집에서 쉬었더니 결국은 하는 일 없이 온 종일 쏟아지는 잠으로 하루를 때우게 되더군요...  그 뒤의 후회스러움이란!!
 
어찌 되었건 올해를 마감하며 정말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일은 아마도 제대로 아파서 생전 처음으로 약을 몇 달씩이나 먹었다는 사실과, 덕분에 산행을 주말 습관으로 만들수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올해 산행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지난달 말에 회사측의 배려로 직장 동료들과 함께 다녀온 가을 금강산, 풍악산이 아닐까 싶네요...
 
서울에서 고성까지 근 네다섯 시간을 소비하는데, 정작 남북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십년 넘게 분단된 남북을 오가는 시간은 고작해야 15분에서 20분! 
북한, 아니 말로만 그리던 금강산이 그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이 왜 그렇게 허무하던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북녘땅을 밟아본 소감이 특별할 게 없다는게 오히려 이상했지요...
온정각이 자리한 금강산 관광단지에 내렸을 때 보여지는 주변의 산 풍경이며 사람들 또한 거의 모두 남한 사람들 투성이였으니 그럴 법도 했겠지요...
 
먹거리며 쌈용으로 나온 푸성귀들 모두 서울에서 눈에 익은 것들이요, 이튿날 산행으로 올랐던 구룡연 계곡의 골짜기를 장식하고 있는 나무며 풀이며 모두가 북한산 도봉산에서 매냥 보던 그런 식생들이라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낯익은 풍경들이었습니다....
 


옥류동 계곡을 흐르는 맑고 푸른 물이며, 온 산이 울긋불긋 절정에 달한 선홍빛 단풍의 어우러짐, 비봉폭포의 끝을 모르게 이어지는 가느다란 물줄기며, 구룡연 계곡의 신비로움은 절로 경탄이 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마치 설악산이나 오대산 쪽 어느 한 계곡을 온 것같은 친근한 느낌이었는데, 다만 다른 것이라면, 그 좋은 바위며 자연물에 주체사상을 칭송하는 구호며, 김일성-김정일의 왔다감과 교시를 새겨넣어 흠집이 나버린 바위나 비석들이 즐비한 데서 오는 이질감과 안타까움이었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삼일포에 들렀을 때 '피바위'라 불리는 큰 바위에 새겨진 <적기가>의 가사는  웬지 모르게 눈시울을 뜨겁게 하더군요...
 


안내원의 설명에 따르면, 전쟁중에 선량한 양민들이 빨갱이라며 집단 학살당했는데  그 시체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위에 물들어 핏자욱이 그대로 돌에 남았다더군요, 바로 그 바위 위에 새겨놓은 군가인 셈이니....

동족이 같은 동포를 죽이고, 그 위에 복수를 맹세하는 내용을 새긴 것을 보는 가슴이
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감정이었겠지요... 10여년 전 대학생활 중에 배웠던 그 노래 가락에 맞춰서 적기가의 가사를 새기다보니, 잠시 옛날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더랬습니다... 
 
뾰족 뾰족 얼기설기 엮여 연이어진 만물상 능선의 기기묘묘한 모양들은 마치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으로,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멋을 그대로 보여주더군요...
 


만물상 능선을 차근히 굽어볼 만한 여유도 없이 안내원들의 재촉을 받으며 시간을 맞춰  내려와야 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구요.  2박3일의 일정이 아쉽다 할 틈도 없이 지나가고, 남으로 내려오는 역시 기껏 15분이니까 끝이더군요....
 
생각보다도 가깝지만 결코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땅,
남쪽 사람들에게 관광용으로 개방하기 위해 정작 북측 인민들은 오를 수 없는 코스... 
참으로 아이러니한 2박 3일의 금강산 관광을 다녀오며
언제쯤 민족이 하나 되어 남북이 함께 손잡고 이 산을 오를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4. 잭 웰치, 줄리아니, 스티븐 코비 등등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면... 

오랜만에, 저희 센터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하나 광고하고 메일을 마치려고 합니다...
 
제목이 수상하다 싶으셨을지 모르지만, 글자 그대로 잭 웰치나 루디 줄리아니, 칼리 피오리나  등등 세계를 움직이는 기업인이나 석학들을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스팸이라고 할까봐, 제가 웬만한 행사면 특별히 내세워 광고하지는 않는 편인데요...이 행사 만큼은 충분히 여러분께 참석을 권할 만하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안내해드리니, 여건이 허락되시는 분들께서는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셔서 참석해주시길 적극 청합니다...
 
제가 일하는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일년에 한 번, 전 직원이 힘을 다해 개최하는 [글로벌 리더십 페스티벌]이라는 행사가 올해로 3회째를 맞습니다... 12월 2일 금요일에 그랜드 힐튼에서 열리게 되는데요...
CEO [조찬 포럼]과, 기업 관리자나 리더들을 위한 [기업강연]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리더들이라 꼽히는 기업인이나, 교육자, 혹은 저명한 석학들을 초청하여  열리는 위성 세미나가 미국에서 매년 연례행사로 열리는데,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답니다...
해의 주제는 [Leading To Greatness] 랍니다, 
[Good To Great]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이래로 한동안 세계적으로 경영의 화두가 되었던  주제가 바로 [위대함]의 내용과 방법인데, 그 연장선상에서 설정된 주제인 듯 싶습니다. 
 

이 행사의 필름을 단독 입수해서, 한글 자막을 입히고, 국내 연사들의 강연과 함께 엮어서 제공하는 행사로 기획하여 준비중인데, 올해는 이 위성강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고, 내용 또한 체계적으로 연관성을 갖도록 준비되었답니다.
 
위의 포스터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시고 면면들을 잠시 살펴 보시지요....
??
잭 웰치나 스티븐 코비, 전 뉴욕시장인 루디 줄리아니, HP와 컴팩의 합병을 이끈 칼리 피오리나  같은 사람들은 너무 유명하니까 제가 굳이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고요,
 
- 리차드 브렌슨 은 영국 출신으로 음악 소매, 서적 출판과 소프트웨어 제작, 필름과 비디오 편집에서 항공 사업에 이르기까지 15개국에 100개 회사를 거느리며 계속 사업영역을 확장중인 [버진 그룹]을 이끌고 있고, 꾸준히 각종 자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이라 합니다.  (솔직히 저는 잘 모르던 사람입니다.)
 
- 마커스 버킹엄 , 우리나라에서 번역 소개되어 유명했던 책 [강점 혁명]의 저자로, 지속적인 개인의 성공에 대한 탐구를 통해 Leadership Management 중대한 차이가  무엇인지를 설파하고, 각자의 강점을 최대화하는 데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해준 분이지요...
 
- 말콤 글래드웰 , [The Tipping Point]라는 책을 통해 어떻게 작은 아이디어로 빅 트랜드를 만들 수 있는가를 연구, '티핑 포인트'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조직에 새로운 사고틀을 제공하고, 최근에는, 무의식 중에 주변상황을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는 아주 짧은 순간, 즉 순간적 통찰과 직관의 중요성 관해 분석한 [블링크(Blink)]라는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지요.
 
각설하고, 요즈음 잘 나가는 화두를 꺼내들고, 또한 나름대로 최고의 권위를 지닌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리더십과 조직,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내는 방법들에 대해 논하는 자리입니다.
 
하루 종일 화면만 보고 박수칠 수는 없는지라, <스테파니 윈스턴>이라고 CEO들의 시간관리와 성과 향상분야에 권위자라고 하는 분을 직접 초청 연사로 모시고, 아울러 윤석철 교수님과 저희 센터의 김경섭 박사께서 중간 중간에 강연을 하시게 되니까, 절대 지루하거나 돈이 아깝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행사의 초청 연사인 스테파니 윈스턴의 강연 주제가 또한 재미날 것 같습니다.

- 책상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잡것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 팔로우 업을 할 것과 당장 때려칠 것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 집중해야 할 시간에 쉼없이 끼어드는 방해요소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이메일과 전화, 미팅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가 
 
본격적인 겨울로 넘어가는 12월의 초입에, 한 해를 정리하며 내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세계적인 리더들이 올해의 화두를 어떻게 잡고 논하는지 하루쯤 시간 내서 들어보시면서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을 되돌아보신다면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참가하시고 싶은 분은 제게 회신주시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연락주십시오 
날씨가 많이 차가와졌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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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5.10.20)] 성공하는 사람들의 여덟 번째 습관? "Inspire & Share" 조회(261)
때때로 메일 | 2005/10/20 (목) 09:56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의 길목, 모두들 건강하시지요?  최규문입니다...
 
10월도 어느새 절반을 훌쩍 넘겨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군요...
한 달의 절반을 넘기자면 웬지 그 달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이제는 거의 습관처럼 이달의 안부를 전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져 이번 메일에서는 무슨 얘기를 다루면 좋을까를 고민하곤 합니다...
 
여름 내내 힘들었던 몸 상태는 요즘은 거의 정상화되었습니다. 다만 요 한두 주 사이로 몸에 열이 나는 증상이어서 그런지, 이마며 볼이며 가리지 않고 마치 다시 회춘이라도 하는 듯 뾰루지들이 얼굴 여기저기 분화구처럼 솟아나서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손이 가는군요...
 
어제 병원에 정기검진차 갔더니, 갑상선 관련한 수치들이 아직은 조금 정상에 못미치는 항목도 있지만 거의 정상에 가깝게 호전되었다며 약의 복용량을 다시 줄여주더군요...
왕창 줄었던 몸무게도 바닥을 찍고 1킬로씩이나마 점차 회복되는 것으로 보아, 얼굴의 분화구들도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회복 신호이겠거니 생각하니,
한결 더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입니다.

1. 지리산의 가을 단풍과 천왕봉 일출
 
덕분에, 요즘 주말이면 멀거나 가깝거나 가리지 않고 어김 없이 산행 나들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지리산에서 1박, 지지난 주, 지난 주 연속 도봉산과 북한산을 번걸아 오르면서
서울 산에서는
언제나 단풍의 절정을 맛볼 수 있을까 날짜를 꼽아보고 있습니다...
 
월초 지리산에 오를 때는 아주 오랜만에 베낭에 짐을 묵직하게 꾸려 넣고 출발한 데다가,
중턱 부근에서부터 가는 비까지 내려서 몹시 힘들게 올라갔더랬습니다... 
몸이 조금 괜찮아졌다고는 해도 워낙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산행을 해본 것이 오랜 전의 일이라,
생각보다 힘겨워서 꽤나 고생을 했더랬지요...
 
심야 고속을 타고 반포 터미널을 출발, 진주 터미널에 도착하니 시간이 겨우 4시를 지난 시각,
거기에서 거림골까지 택시로 들어가 먼동이 트는 새벽에 출발했건만 겨우겨우 세석에 도달하니
거의 12시가 다 되어 있더군요...
 
갑작스런 오한에 몸살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침낭 속에 들어가 땀빼기로 버티고 나니 한결 나아져서,
기운을 추수려 내리 장터목까지 가서 저녁을 먹고, 정말 오랜만에 산장에서의 하루밤을 청했습니다.

처음에 산행을 계획하면서는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거의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이게
걸...
정상을 향하는 능선 굽이굽이 점점이 수놓은 듯 박힌 단풍의 물결이 시종 눈을 사로잡더군요..
안개와 구름이 함께 뒤섞인 사이 사이로 붉게 물든 멋스러운 단풍 경관 한 컷 맛 보시지요...


 다음날 새벽에 천왕봉에 올라 그 동안 몇번이나 지리산 정상에 올랐어도 좀처럼 못 보았던 천왕 일출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무척 기억에 남는 행운이었지요...
함께 올랐던 동료가 찍은 일출 장면 한 컷 구경하시겠어요?


 일출 장관을 뒤로 하고서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와 아침을 때우고 바로 백무동으로 하산해서는,
지친 몸을 얼큰한 막걸리로 풀고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서울로 돌아 왔더랬습니다...
 
여러분도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근교의 가까운 산이나 들로 단풍 나들이라도 한 번 계획하시고,
잠시나마 깊어져가는 계절의 여유를 느껴보시면 어떠실런지요.... 


 2. 삶에 희망을 전해주는 이야기 메일 하나...
 
지난 주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여느 날처럼 받아본 여러가지 메일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을 담은 메일이 하나 발견되어서, 한참을 웃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잠시 심각했더랬습니다... 메일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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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이 이야기는 지하철에서 본 너무나도 황당한 아저씨 이야기입니다. 물론 실화죠.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쯤에서 어떤 아저씨가 가방을 들고 탔습니다.
아저씨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가방을 내려놓고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익숙한’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자 여러분, 안녕하쉽니까? 제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나선 이유는...
 
가시는 길에 좋은 물건 하나 소개해 드리고자 이렇게 나섰습니다.

자, 플라스틱 머리에 솔이 달려 있습니다. 이게 무엇일까여?......치잇솔 입니다.

이걸 뭐 할라고 가지고 나왔을까여?......팔려고 나왔습니다. 얼마일까여?...... 처어넌입니다.
 
뒷면 돌려 보겠습니다. 영어 써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이게 무슨 뜻일까요?…수출했다는 겁니다.

수출이 잘 됐을까여, 안됐을까요?… 망했쉽니다. 자 그럼, 여러분에게 하나씩 돌려보겠습니다”

아저씨는 칫솔을 사람들에게 돌렸습니다. 황당해진 사람들은 웃지도 못했습니다.
칫솔을 다 돌린 아저씨가 말을 이었습니다.

“자, 여러분, 여기서 제가 몇 개나 팔 수 있을까여?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저도 궁금합니다.
잠시 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궁금했습니다. 몇개나 팔렸을까요? 4개가 팔렸습니다. 말이 이어졌습니다.

“자 여러분, 칫솔 네 개 팔았습니다. 얼마 벌었을까요? 팔아서 4천원 벌었쉽니다.
제가 실망했을까여? 안했을까여?…예 쉬일망 했쉽니다.
 
제가 여기서 포기할까여, 안할까여? 저얼때 안합니다. 바로 다음 칸으로 갑니다!”


아저씨는 가방을 들고 유유히 다음 칸으로 건너갔습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 거의 뒤집어졌습니다.
웃다가 생각해보니 그 아저씨는 웃음만 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아저씨가 우리에게 보여준 더 중요한 것은 희망, 바로 희망 이었습니다.
그 아저씨처럼 우리에게도 누구에게나 ‘다음 칸’이 있으니까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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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인데도, 왜 이 이야기가 단순한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 않고 진지한 삶의 철학을 담은 메시지로 다가왔는지, 제가 굳이 사족을 덧붙일 필요는 없겠지요...


 
3. 성공하는 사람들의 여덟번째 습관?  "Inspire & Share" 

혹시 요즘 서점가나 신문광고에서 스티븐 코비 박사가 펴낸 새 책을 혹시 보셨는지요?

그리고, 나온 지 벌써 두어 해 지났지만, 박원순 변호사님이 펴내신 [나눔] 이라는 책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사실 개인적으로 박원순 변호사(박변)님의 책은 예전부터 읽어보려 마음 먹었지만,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지난 주에 코비 박사의 신간 [8번째 습관]을 거진 반 정도 읽어내려가다가 문득 박변호사님 책을 읽지 않으면 코비 박사의 책도 끝까지 못 읽을 것 같은 충동이 일어서 그 날로 YES24로 주문해서 택배 도착하기 무섭게 당일치기로 읽어 버렸습니다...
 
코비 박사의 [8번째 습관]을 보다가 문득 해지난 박변호사님의 책이 떠올랐던 것은, 언젠가 어느 서평에서 박변 스스로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에 더해서 여덟번째 습관을 들라면, 그것은 바로 <나눔> 이라고 하겠다던 귀절이 갑자기 떠올라서였습니다.
 
불현듯, 박변의 여덟 번째 습관과 코비 박사의 8번째 습관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호기심이 든거죠!
 
실제로 책을 사서 읽어보니, 69쪽에 실린 <리더, 혹은 동시대인의 임무>라는 장에서, 박변호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계시더군요...
 
"...그런 면에서 나는 스티븐 코비가 제시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에 마지막 한 가지 습관을 더 추가하고 싶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여덟 번째 습관이자 마지막 습관은 바로 '나눔의 마음'이다. 이웃과 사회와 함께 나누는 삶이야말로 진정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습관이자 조건이라고 나는 믿는다."
 
- 박원순,[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 70쪽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니면 진리는 동서양 고금이 다를 바가 없음을 증거하는 것일까요?
 
코비 박사의 신간에서 제시하는 8번째 습관 또한 유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한 귀절은 바로 각 부의 제목들이었지요... 다음과 같답니다...
 
책의 원제는: [from Effectiveness to Greatness-- The 8th HABIT] 이고,
1부와 2부를 장식하는 제목 속에 바로 코비 박사가 말하는 8번째 습관의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1부의 제목은: 내면의 소리를 찾아라 ( Find Your Voice )
2부의 제목은; 내면의 소리를 찾도록 고무하라 ( Inspire Others To Find Their Voice )
 
부록까지 합하면 500쪽이 넘는 긴 분량의 책에서 코비 박사가 시종일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 그가 수십 년간에 걸쳐 연구한  "성공"과 "리더십"의 본질적 결론이 바로 이 두 제목에 응축되어 있다고 보면 합당할 것 같더군요...
 
즉 성공의 본질은 스스로 이 땅에 무엇 때문에 태어났는지 자신의 사명을 발견하고 그 사명에 충실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찾아내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타인과의 대인관계에서 다른 사람들 또한 각자 자신들의 소명을 발견하도록 고무하고 돕기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궁극적 습관이라는 것이지요...
 
즉, 8번째 습관은 7가지 습관에 플러스로 더해지는 또 하나의 습관이라기보다는, 7가지 습관을 몸에 익히고 실천하는 총제적 결과물로서, 모든 인간이 자신의 소명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궁극적이고 총체적인 습관을 뜻하는 것이라 보는 게 더 맞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장보살이 모든 중생을 최후의 한 사람까지 부처가 되도록 구제하지 못한다면 언제까지나 사바세계에 머물겠다고 자청했다는 불가의 얘기가 떠오르더군요...
 
위에 거론한 책들의 주장이 혹 예수나 부처같은 성인들의 깨달음이 배어나는 종교적 주장으로 느껴져,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들리는 분도 혹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굳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남들을 돕고 서로 가진 것을 나눌 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설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충분할 겁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이미 읽어보신 분이라면 책읽기가 훨씬 수월하실 겁니다.. 특히 이번 책에는 <7가지 습관> 워크숍 등에서 사용되는 동영상을 비롯해 16개의 비디오를 담은 DVD_CD가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고, 책 내용 중에 곳곳에서 그 내용들을 해설해주고 있기 때문에, 훨씬 이해하기가 쉽고 재미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입지요...
 

많은 분들이 작년에 영어판이 나왔을 때부터 그 내용을 궁금해하며 속히 번역본 나오기를 고대했던 코비 박사의 노작인데요... 코비 박사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많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문장은 역시나 좀 어렵지만 7가지 습관에 비하면 한결 나은 편이지요,
책의 내용을 리더십 이론이 아닌 인생관리 실천의 기초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아울러, 박원순 변호사님의 [나눔] 또한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읽어보시길 거듭 강추해 드립니다.
저는 그 책을 읽고 그 동안 여유가 없고 기회가 없다는 핑계로 마냥 미루던 "급여 1% 나눔" 운동과 장기기증 운동에 주저없이 신청서를 냈습니다...
 
저보다 훨씬 가진 것 없고 힘 없는 분들도 모두가 자신의 몫을 떼어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마당에 현재의 가진 것과 현재의 삶에 늘 불만족하고 불평하는 제 모습이 많이 부끄러웠던 탓이지요...
 
박변호사님은 말합니다. "이 세상에 나누지 못할 만큼의 가난은 없다고!"
 
박변호사님이 책에 공개한 아이들과 아내,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낸 유언장을 보면서, 올 해가 가기 전에 저도 유언을 준비해야겠다는 다소 심각한 결심이 서더군요...
 
이 가을, 마음의 양식이 되고, 가슴에 진한 감동이 전해져오는 책 한두 권이라도 꼭 보시고, 개인의 사명서를 넘어서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지 스스로의 유언을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저희 회사에서는 다음 주말에 2박 3일로 금강산 여행을 단체로 떠나게 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북한땅을 밟을 기회가 생겨서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고 즐거운 마음인데, 거의 일흔이 가까와오는 부모님들께는 아직 변변한 여행 한 번 못 보내드린 걸 생각하면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습니다...
 
아무튼 무사히 잘 다녀와서 다음 번에는 북녘 산하의 풍광도 다시 전해 올리도록 합지요....
 
환절기 건강에 더 각별히 유의하시고, 가족과 더불어 늘 행복하세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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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5.9.22): 자상자 인하지, 자하자 인상지(自上者人下之, 自下者人上之) 조회(241)
때때로 메일 | 2005/10/07 (금) 13:28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어제는 가을비가 하루종일 땅을 적시더니 오늘도 반소매 셔츠에 살갗이 오그라드는군요... 옅은 안개로 창밖 너머 풍경들이 흐릿한 날이라 마음도 촉촉하게 젖어드는 느낌입니다. 이른 출근시간, 주위가 어두컴컴한 것이 계절의 속절없는 흐름을 새삼 깨닫게 해 주더군요...
 
한가위 명절들 모두 건강하게 보내셨겠지요,
전 연휴 기간이 짧다는 핑계로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내려가질 않고 가족과 더불어 조촐하게 서울에서만 3일을 보냈습니다..
 
연휴 첫 날은 시골에서 어머님께서 올라오셔서, 형님 댁에 들러 함께 송편을 빚어 맞보고, 추석 당일에는 가까이 있는 처가집에 들러 차례 치른 음식을 나누어 먹었지요, 오후엔 아이와 함께 서울랜드 동문 쪽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아서 [한국미술100년]전을 관람하며 오랜만에 명절 여유를 부려 보았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엔 시내 영풍문고에 들렀다가 오는 길에 남산 한옥마을을 들러보려 했는데 어중간하게 비가 내려서 발길을 돌렸더니, 어느새 한가위 3일 연휴가 후딱 지나가 버리더군요...
 
지난 달 메일에 집사람까지 몸이 안 좋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여기저기서 많은 분들께서 건강을 염려해 주셔서 무척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민망해서 혼났습니다... 

다행히 집사람 수술은 경과가 매우 좋아서 지금은 저보다 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구요,
저도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아직도 몸에 열이 나는 증상이 가시지 않아 지난 주부터 새로 받은 처방으로 약의 복용량을 늘리고 연휴 동안 푹 쉬었더니 이번 주는 한결 나아지는 느낌입니다...
 
염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더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1. 웹/메일이 선사하는 행복한 하루의 시작

몸이 아프고 보니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삶에 대한 열정도 자연스레 식는 느낌이더군요. 
이러면 안되지 싶으면서도 지나고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되더군요...
책을 읽는 것도 그 중의 하나여서, 의욕이 떨어지니까 독서의 집중력도 크게 떨어지더군요...

제가 매번 꼬박꼬박 빠뜨리지 않고 읽은 책에 대한 평을 소개하니까, 어떤 분들은 제가 무척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사실을 고백하자면 저는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합니다.
'다독형'이 아니라, 한 권이라도 일단 잡으면 집중해서 읽는 '정독형'인 편이거든요...

한 줄 한 줄 주의를 기울여 생각을 하면서 읽다 보면, 당연히 책읽는 속도도 떨어지게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빨리 많이 읽기는 어렵지요, 다만, 정독에는 나름대로의 깊이가 느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빨리 읽는 것과는 또 달리 행간에 흐르는 메시지나 철학의 깊이를 느끼게 되니까요...

물론 지금도 빨리 읽는 속독 능력을 갖춘 분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만도 하루에 2백권씩 신간이 출간된다고 하는 마당에 그 모든 책을 일일이 접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언제부터인가 마음이 좀 편해지고, 그 뒤로는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음미하면서 읽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셈입니다..

대신 인터넷 천국인 나라에 사는 축복으로, 책에서 얻지 못하는 지식이나 정보, 지혜를 온라인 웹진이나 매일 발송되어 오는 메일 매거진을 통해서 얻는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오프라인 종이 신문을 자주 들춰보지 않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세상 돌아가는 소식마저도, 각종 포털의 헤드라인 뉴스나, 매스컴에서 보내오는 정기 메일들을 통해서 마우스 클릭으로 접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거든요....

특히 요즘엔 검색 포털 쪽에 주제어를 넣고 엔터를 치면, 해당하는 사이트 소개만이 아니라, 우선은 지식검색에 대한 답변 사이트나 카페, 블로그 등의 링크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전문적인 식견을 대하다보면 오히려 일반 매스컴의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정보통신 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역사, 과학 등등에 걸쳐서 쓸만한 메일진이나 블로그들을 여행하다보면, 거의 없는 정보가 없어서, 지식의 보편화와 실시간 공유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세상을 어떤 모습을 바꿔 나갈지가 자못 흥미로와지기도 합니다...

참고로, 제가 매일 아침 시간 여유가 있을 때면 일과처럼 들여다보는 메일들을 대략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
인문 : 다산연구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http://www.edasan.or.kr/bbs/board.php?bo_table=board1
명상 : 사색의 향기문화원/ 사색의 향기 http://iloveletter.or.kr/
명언 : 고도원의 아침편지 http://www.godowon.com/last_letter/list.gdw
경영 :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http://happyceo.co.kr/laststory/
경제 : 중앙일보 / 이코노미스트 http://www.econopia.com/about/intro01.asp
벤처 : SK Telecom / 스카이벤처 http://www.skyventure.co.kr/
지식 : 삼성경제연 / SERI 리포트 http://www.seri.org/index.html

물론 이 외에도 각종 사이트의 기술적인 내용이나, 환경-사회단체, 종교 부문 등등의 메일을 10여 통 이상 매일 받아 보지만 다 읽을 수는 없어서 구미가 당기는 대로 선별해서 읽지요, 꼭 신문이나 잡지를 훑어보지 않아도 메일 매거진 몇 가지만 제대로 정독해서 시사적인 흐름을 거의 놓치지 않고 따라잡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을 정도이니 세상이 참 좋아진 거라 해야겠지요...

이 중에서도 저는 과학 향기라는 메일과 행복한 경영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
과학향기는 주변에서 흔히 대하게 되는 사건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제공해주어 무척 재미있고, 행복한 경영이야기는 이미 단행본으로 두 권이 출간될 만큼 촌철살인의 경영 지혜를 전해주고 있어서입니다.

여러분께서도 많은 메일 매거진들을 이미 접하시고 계시겠지만, 혹 위에 제가 소개한 것 중에서
처음 들으시는 게 있다면 한번 시험삼아 가입해서 뉴스레터 메일 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2.
자상자 인하지, 자하자 인상지(自上者人下之, 自下者人上之)
 
무슨 잠꼬대 같은 표현인가 싶으시겠지만, 한자 조어 원리를 알고서 조그만 풀어서 읽어 보시면,
“스스로 높다고 여기면 남이 끌어내리고  스스로 낮다고 여기면 남들이 끌어올려 준다"  는 뜻이랍니다..
 
이 표현도 제가 아주 심오한 철학책을 읽고서 배운 것이 아니라, 엊그제 다산연구소에서 보내온 메일 중에, 
"가득 차면 반드시 망한다"는 솔깃한 제목이 있길래 읽어보니,
다산이 『주역사전(周易四箋)』이라는 주역을 풀이한 자신의 책에서  지도자, 이른 바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세와 덕목에 대해 논한 것이라 합니다...
 
제가 리더십센터에 몸 담고 있다 보니, 직업적인 특성상 이런 글귀나 표현이 나오면 문득 문득 눈이 멈추곤 하는데요... 제 아무리 자기PR 시대라고 하나, 스스로 낮추는 겸양의 태도야말로 대인관계에 있어 고금을 관통하여 가장 강조되고 또 그 만큼 변함 없이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15년 전 쯤 제가 어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을 때의 일로 기억합니다...
그 때 우연찮게 맡은 역할이 중앙 기획 파트의 서기 역할을 맡았던 터라, 매일 각 구역별 활동 상황을 집계하며 지휘 아닌 지휘를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한 구역을 맡고 있는 노선배에게 "선배님 분발하셔야겠는데요.." 라고 한 마디 가볍게 던진 것이 화근이 되어, 나중에 "새파랗게 젊은 것이 선배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며 뒤로 끌려가서 혼줄이 났던 경험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 딴엔 가볍게 농담 삼아 던진 한 마디가 그 선배에게는 젊은 놈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공개적으로 힐난함으로써 큰 창피를 준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지요...
 
그 일을 겪은 뒤로는 내가 뱉은 말 한 마디가 상황이나 상대의 처지에 따라 전혀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가능하면 역지사지,, 즉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를 생활화하자고 다짐하며 살고 있습니다...
 
내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당장 열불이 터질 지경의 상황에 닥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되는 경우가 의뢰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누군가랑 의견이 다르다고 다투거나 성내며 싸울 일도 점차 줄어들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이러다가 영영 화낼 줄 모르는 바보처럼 보이지나 않을까,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먼저 사과하면 영 실없는 사람으로 보이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나 우려가 적지 않게 들더군요..
그저 순해 빠져서 맨날 손해만 본다고 집사람이 제 걱정을 대신 해줄 때도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주변의 고압적이거나 제 잘난 척하는 사람들에 대한 평은 결과적으로 보면 저절로 다른 많은 사람들로부터도 외면받고 비하받는다는 것을 어김 없이 목격하게 되면서부터는 역시 스스로를 낮추는 것보다 더 나은 처신은 세상에 없구나 하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주위에도 혹시 잘난 척, 많이 아는 척, 많이 가진 척, 척하는 분들이 없지 않으시겠지요?
그 척에 너무 기죽지 마시기 바랍니다... 척이 심하면 먼저 망가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니까요...
반대로 제 자신이 그런 척하는 사람으로 남에게 비추어지고 있지 않을까를 조심 또 조심합니다...


3. 
 알찬 가을, 풍성한 수확 거두시길!
 
어느새 추석도 넘기고 내일이면 추분날이니, 이제 다시 낮보다 밤이 길어지겠네요...
 
6자 회담이 결렬 선언 대신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허리케인 재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다시 달궈지고 있군요. 주가지수가 1200선을 돌파하리라는 기대도 부풀고 있고요...
 
저야 따로 투자할 만한 자산은 커녕, 당장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저축도 모자란 사정이라 이런 얘기나 소식들이 늘 먼 남의 집 불구경처럼 들리는데, 그렇더라도 경제가 좀더 확 풀렸으면 싶은 심정만은 가득합니다...
주머니가 두둑해야 사람들이 여유를 느끼게 되고, 그래야 세상인심도 덜 사나와질 터이니까요.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보고 있는 순간마다 한 발 먼저 들어가 일찌감치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보통 그들을 '얄미운 사람'이라고 부르고, 저는 그들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릅니다남들이 가라는 곳만 가고, 하라는 것만 하는 사람과 정반대로 하는 사람 중 누가 성공하는 데 유리할까요
저는 아직까지 후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역시 어떤 분으로부터 엊그제  받은 메일 중에서 귀에 새긴 한 귀절입니다...
성공의 가능성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에게 더 크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는 때가 드뭅니다..
 
어제 밤 뉴스를 보니, 요즘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종의 자격증을 가진 경우라 해도, 수입의 편차가 심해져서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동일 직종 내에서의 빈익빈부익부도 더욱 확대되는 추세라고 당연한 듯한 보도가 나오더군요...
 
그런 소식을 듣노라면 한편으로는 가슴이 서늘해지지만 또 한편으로는 당연하다 싶은 생각이 들고, 굳이 전문직종 자격증이 없어도 뭔가 각자가 생존하고 성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새롭게 생겨날 거라는 긍정적인 희망이 한켠에서 솟아나기도 합니다...
 
취미활동으로 시작해도 집중해서 일가를 이루면 어느 순간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니까요...


이 가을 봄에 뿌린 씨앗을 알알이 잘 거두시길 빕니다...
 
또 혹, 올 봄에 뿌린 씨앗이 적거들랑, 가을에라도 새로 뿌리십시오.
그러면 내년 봄에 거둘 수 있지 않겠습니까!
 
봄과 가을이 따로 없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가을에 씨 뿌리고 봄에 수확한다는 생각으로 지금 가를 새롭게 시작해 보는 것도 일종의 블루오션 전략이 아닐까요???
 
환절기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 추신: 한국리더십센터 교육담당자 세미나(무료) 안내
-------------------------------------------------------------
저희 센터에서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각 기업이나 단체의 교육담당자를 위한 무료 세미나를 갖습니다.
내년도 교육전략 수립을 위한 하반기 세미나가 다음 달 초(10월 6일)에 열리는데요...
 
혹시 각 소속 조직 안에서 교육/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행사안내 메일을 링크와 함께 첨부해 놓을 터이니, 참고하시고 연락 주시면 자리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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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5.8.31)] 가을의 문턱에 서서... 조회(178)
때때로 메일 | 2005/09/01 (목) 08:36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한 동안 인사가 뜸했지요... 
 
그 동안 제 건강이 다소 좋지를 못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지난 주에는 집사람마저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일주일 정도 병원 신세를 졌더랬습니다.
자궁내막증 이라고, 자궁벽 쪽에 큰 덩어리가 생겨서 급히 수술을 받아야 했거든요... 다행히 악성은 아니어서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집안에 우환이 계속되니까 마음이 아무래도 조금은 무겁더군요...
 
그 와중에 지난 주 5일 동안 몸담고 있는 한국리더십센터의 메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성공하는 리더들의 7가지 습관] 강사 양성 과정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평소에 공부할 일이 별로 없었는데, 과정이 과정이니만큼 소홀히 임할 수가 없더군요...오전 4시간, 오후 4시간에, 다음 날 발표과제 준비하느라 저녁 먹고 다시 3시간, 합해서 매일 11시간이 넘게 강행군하고 나왔더니 급기야 토요일 아침엔 입술이 터지더군요...
 
이래저래 제 정신 차리기 어려운 8월이었죠...
유난히도 무덥고 후텁지근했던 올 여름의 시작부터 끝자락까지 몸도 마음도 평안하기보다는 다소 힘들었던 여름이었습니다...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결에 매미 대신 귀뚜라미 울음소리가가 더 크게 들리는 걸 보면, 자연의 섭리란 늘 변함이 없음을 확인하며 한편으로 안도감을 느낍니다...


1.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이라는 시의 첫 귀절이 이렇게 시작되지요...
 
학창시절에는 시집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의 낭송으로 자주 들어 무척 귀에 익은 대목입니다... 요즘 광복 60년만에 처음으로 [친일파 인사 명단] 수천명의 이름이 발표되면서 시끄러운데요.  다소 의외였던 것은 [시일야방성대곡]을 썼던 장지연까지 그 중에 섞여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꽤나 의분에 넘쳐 가슴 깊이 절절함이 다가왔던 글로 기억되는데, 아마도 그 때의 의분과는 달리 나중에는 친일 행적을 남겼던 모양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in.naver.coopen100/entry.php?eid=a1zCNljX24LtTu5mtEGm70YF3bjVpnsM

그 얘기를 들으면서 문득, 한결같이 변함 없이 일제에 항거의 길을 걸었던 분들은, 지식인으로서 변절을 막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자기 스스로를 다스리고 희생을 감수해야 했을지를 새삼스레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가을의 문턱에서 문득 윤동주 시인을 먼저 떠올린 것은 아마도 그가 독립운동의 죄명을 쓰고 이국 땅 추운 감옥에서 옥사했던 것이 불현듯 생각나서입니다...
 
[불멸의 이순신]이 꼬박 1년의 장정을 끝내고 노량에서 전사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렸지요, 백성과 부하들의 목숨을 바치며, 그토록 조국의 존립을 바랐건만, 그 뜻에도 불구하고 불과 300여 년 후에는 왜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초래했던 우리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진정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그 속에서 내부가 하나로 힘을 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교훈으로 새기게 됩니다...
 
몇몇 국회의원들이 한일합방을 당했던 국치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제안을 한다는데,  기념일이라는게 그저 축하만 할 일이 아니라면, 그 또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여겨지더군요.
 
지난 주말, 가수 조용필이 평양에서 공연을 하는 장면을 잠시 지켜보면서, 한민족이 공유하는 문화적 공감대야말로 통일을 앞당기는 가장 밑바닥의 큰 동력이 아닐까 싶더군요...양궁 시합이나 LPGA 투어에서 연일 코리안 낭자들이 기특한 소식을 전해오는 것을 볼 때면, 역시 활 잘 쏘기로 소문난 우리 민족의 DNA가 현대에도 빛을 발하는 거란 생각도 들고요!
민족의 기질과 특성은 세월이 가도 쉬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을 더하게 됩니다...  
 
외세의 침략을 이겨내고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남북한의 통일은 불가피한 필연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요즘처럼 강하게 들 때가 없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서, 그 핵심키 중의 하나가 바로 분단된 민족의 통일이라는 것이 역설적이지만,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2. [문명의 충돌] 10년 앞을 내다보는 지혜...

여름 휴가 중 며칠 시간을 내어서 헌팅턴의 유명한 저서 [문명의 충돌]을 손에 쥐었습니다. 출간된 지 벌써 10년이 지난 책의 주장이 작금의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하느라 젊은이들을 전쟁의 제물로 희생시키고,
북한의 핵무기 철폐를 위협적으로 강요하는 모습 속에서, 또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정착촌을 부수는 과정을 보면서 이 책의 분석이 21세기에 그대로 관철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게 매우 섬뜩한 기분이었습니다...
 
어떤 이데올로기나 종교도 유일성과 우월성을 내세우면 그 결과 남는 것은 분쟁과 충돌입니다...
불교나 동양철학의 숨겨진 힘이라면, 바로 유일성 대신 만물의 상호의존적 가치를 인정하고, 어떤 사물이나 사상도 절대기준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일 겁니다.
 
우주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만물은 변화한다"는 사실 하나 뿐이며, 여기서는 심지어 신조차도 유일하지 않고, 인간도 수양의 깊이에 따라서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얘기합니다....
 
볼세비키 혁명의 기초를 이루었던 맑스레닌주의나 주체사상 역시 유일성과 우위를 주장하는 이데올로기적 함정 때문에 스스로 자멸하는 운명을 안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거든요... 어쩌면 지금은 무서울 게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본주의 또한 스스로 유일, 최고라고 자만하는 순간부터 그와 유사한 파산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게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아랍 문명에 대한 서구 문명의 편견과 오만이야말로, 어쩌면 지구상에서 테러를 부추기는 가장 근본적인 뿌리가 아닐까요?  자유 민주주의의 전 지구적 확산이라는 유일성을 강요하는 미국식 힘의 논리에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의 씨앗이 오히려 더 많이 생겨나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문명의 충돌]을 발간 10년이 넘어서 겨우 읽어 본 저로서는, 왜 인류가 앞서서 이와 같이 미래를 예견함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더 많은 인간들로 하여금 그 경로를 피하지 못하고 오히려 충돌로 향하는 대열로 몰아넣는 것일까 마음 한 구석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더군요...
 
아마도 그것은 아집이거나 이기심의 발로겠지요...
자신의 길,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믿는 아집과 편견, 그것을 떨치고 더 넓은 세상을 보는 순간,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는 희망이 싹틀 터인데요....
 
우리 앞에 주어지는 현실을 어찌해 볼 수 없는 거대한 벽이라고 단정해버리고, 관심의 대상에서 지워버리는 순간, 세상에서 더 나은 진보를 향한 길을 차단당하게 되리라 봅니다. 


3. [웰컴투 동막골]의 유쾌함을 찾아서...

지난 주 일요일 아침 일찍, 보마보마 하다가 시간을 갖지 못했던 동막골을 영화관에서 보았습니다..
 
독특하고 구수한 강원도풍 사투리에, 천진무구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그 곳에서는 남-북-미국을 가르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인간적인 휴머니즘의 울 안에서 자연스레 무너지는 상황을 옅볼 수 있지요... 실제 현실이기보다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기에 웃음 뒤에서 가슴아픈 여운을 느끼게 하지만, 그런 상상력이 동원되고 대중 앞에 표출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값진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실미도가 공공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애써 숨겨 왔던 북파공작의 역사를 들춰낸 작품이라면, 동막골은 역사를 가정하여 우리들 가슴에 잠자는 휴머니즘을 깨우는 기분 좋은 상상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을 무조건적인 동맹으로, 북한을 무조건적인 적으로 여기지 않을 만큼 성숙한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에, 역사적 의미도 충분히 갖습니다.
 
영화를 스토리 자체만으로 보자면 그냥 재미있냐 없냐를 따져 보면 그 뿐이겠건만, 굳이 이렇게 불필요할지 모를 해설을 갖다 붙이는 것은 누군가의 공감을 얻고 싶은 저의 바람 때문일 겁니다...
 
누군가 타인의 공감을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인간들의 나약함과 외로움의 소산이겠지요...
영국의 어느 동물원에서는 유인원으로서 인간을 전시하는 재미난 이벤트를 개최했다고 하더군요...
동물원 우리 안에 갖힌 인간...
 
물론 그들은 자청하여 온 사람들로, 출퇴근을 한다니 인위적으로 만든 일시적 조작에 불과하지만, 저는 그 뉴스를 보면서, 사람이 아닌 외계인이나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이나 지혜를 가진 존재가 나타나 인간을 동물원 구경거리로 삼거나, 심하게는 소나 돼지같은 먹이감으로 삼는 그런 존재가 생겨난다면 어찌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며칠 전 EBS에서 방영한 한 다큐멘터리에서 인간이 자기 몸에 좋다며 곰 쓸개즙을 빼내기위해 곰을 우리에 가두고 상처를 내놓은 장면을 문득 보게 되었습니다... 한시도 쉬지 못하고 고통에 허덕이며 울부짖는 곰의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한 순간에 죽이는 것보다 더한 잔인함이라는 생각에 곰쓸개를 찾는 인간들의 탐욕이 몸서리쳐지더군요...
 
하여, 사람을 잡아먹는 외계인을 상상하는 것이 과도한 오바일런지 모르지만, 사람이 사람다워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동물과 다른 최소한의 차별성이라 할 것입니다... 자식이 노모를 죽였다거나, 아이를 죽이고 자살을 하는 부모들의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듣노라면,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의 메카니즘은 없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웰컴투 동막골을 보면서 유쾌한 상상 뒤에 숨어 있는 휴머니즘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은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즐거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무겁습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떠나 보내고, 결실을 기대하는 가을의 문턱입니다...
 
세파에 지친 시름 한숨 잠시 거두시고, 하루쯤 밤하늘 별을 헤는 여유를 가져보심은 어떨른지요?
아니면 윤동주의 시 한 편을 다시 뒤적여보는 마음의 여유도 좋을 것 같고요..
 
설부른 추천이련만, 저는 가을을 맞을 때면, 언제가 한 번 들렀던 공주 마곡사의 은행 빛깔이 금새 눈 앞에 어른거리곤 합니다... 
이 가을 무덤덤하게 흘려버리지 마시고 느린 듯 빠른 자연의 흐름도 구경해 보시지요....
인터넷 좋을시고~~ 마곡사 풍경 한 컷 따다 붙여 드립니다... 
/bingoimage.naver.com/data3/bingo_5/imgbingo_85
 
환절기 건강 각별히 유의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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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5.7.15): 다시 일기를 적는 마음... 조회(299)
때때로 메일 | 2005/07/15 (금) 22:54

 

건강하시지요,  최규문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해 목표 중 하나가 일기를 100회 이상 적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허나, 계획은 계획일 뿐, 하루 하루 스스로를 정리하지 못한 채 무너지기를 반복하는 사이에 어느새 반 년이 훌쩍 흘러버렸습니다.



1.
2005년 7월하고도 11일!
 
월요일부터 [안티로이드] 라는 이름의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어디가 아프냐구요?  갑상선기능항진증...

기억하시나요? 제가 지난 번 안부 메일을 통해 몸이 별로 안 좋다고 말씀드렸었지요,
한 달이 넘도록 설사가 그치질 않고, 몸의 체중이 급속히 빠져서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서둘러 건강검진을 받아본 결과 발견된 증상입니다.
 
다행히 악성 종양이나 내장 기관 쪽의 문제가 아닌 게 다행이지만, 이 병은 지속적인 소모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다소 귀찮은 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소 1녕 이상 지속해서 약을 먹어야 한다니까요...
남성 발병율이 0.2%라니, 천 명 중 두 명에게 발생하는 희귀병(?)에 걸린 셈이랍니다.
 
갑상선은 목 주위 나비 모양의 호르몬 생성기관으로, 인체의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샘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갑상선 호르몬 생성 기능이 과다 활성화되어 몸의 대사를 촉진시킴으로써 각종 병적 증상을 유발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증상이라면, 무엇보다도 체내 대사가 활성화되다보니 심장도 빨리 기능하고, 그러니 맥박이 빨라지고,  조금만 격하게 움직이거나 긴장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목소리가 떨리고 말이 꼬이곤 합니다.
체내 대사가 빨라지다보니 24시간 걸려서 나올 변이 12시간 이하로 줄어 배변주기가 바뀌고, 몸에서는 굴뚝 연기 내뿜듯이 등줄기를 타고 몸의 열기가 목덜미로 분출되는게 느껴집니다.
 
몸에 열이 나니 선풍기 없이 견디기가 어렵고, 체온 발산으로 에너지는 계속 소비되는데, 먹는 족족 온전히 섭취되지 못하고, 이른 설사로 나가버리므로 체중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불과 지난 한 달 사이에 68킬로이던 몸무게가 61킬로로, 거의 7킬로 가까이 빠져 버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병은 새삼스런 병이 아니랍니다. 결혼 첫 해 집사람이 아이를 낳고서 2년 가까이 겪었던 것이 바로 이 병증이었던 터라, 이 병의 증상이나 처방 등에 대해서는 가까이서 익히 보아왔기 때문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살이 좀 빠진다는 것 외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탓에, 사람들은 이 병을 일러 고급 꾀병이라 한답니다. 실제로, 집사람이 이 병을 앓을 때에도ㅡ 그저 신경이 과민한 탓이라고 반은 놀리듯 했고, 마음 편히 가지면 나을 거라고 매일 추궁하다시피 환자(?)를 나무랐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때의 그런 무심함에 대한 보복이라도 받는 양, 그렇게 집사람이 설움을 감수해야 했던 병을 지금은 바로 제 자신이 앓고 있으니...
남이 힘들어할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스럽게 절감합니다. 역시 사람의 앞일이란 누구도 모를 일입니다...
 
다행히 약을 한 달 정도만 복용하면 갑상선 기능은 거의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투약을 중단하면, 바로 재발하기 때문에 최소한 1년 이상은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40년간 인연이 없었던 '장기 투약'이라는 일이 불현듯 저의 새로운 일상이 되어 버린 것이죠.
 
그런 변화 때문일까요,
요즘엔 생활 자세와 태도를 바로잡고 추스리기 위한 일환으로 일기를 적으려고 노력합니다. 일상의 사소한 얘기일지라도, 훗날 제 삶의 이러저러한 모양을 반추할 수 있는 근거라 되리라 여겨서, 짧든 길든, 생각나는대로 제 자신의 현재 일상을 기록해 두고자 노력합니다...



2.
새로 시작하자!  10년 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모습을 위해!!
 
일기를 적는 행위가 자신에게 주는 가장 좋은 이점은,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일 겁니다...
목적지가 불확실한 삶의 여정에서 지나온 흔적을 돌아봄으로써,
현재 내 자신이 어느 지점에 서 있고, 또 앞으로 걸어가야 할 미래의 목적지는 어디인지를 다시 살펴보고 먼 발치로 내다 보는 그런 계기가 주어진다는 것이겠지요...
 
지난 주엔가 한 커리어 컨설팅 업체의 대표가 강의하는 북세미나에 참석했었습니다,
강사 분 말씀이 미래의 목표를 정확히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경력 컨설팅을 해줄 수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현재의 지점에서 미래의 특정 목적지로 가는 길은 직선로부터 꼬불꼬불한 우회로까지 무척 다양하게 있을 수 있는데, 목표가 확실하면 할수록 그리로 가는 직선 길을 따라 쓸데 없이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지만, 목표 자체가 불확실하면 이리 저리 헤매고 또 헤매다가 비로소 뒤늦게 목적지를 발견하고 그리로 가려고 하면 그 때는 이미 많은 길을 돌아온 후라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오늘의 과제라는 말이 많이 공감이 되더군요... 더불어 개인과 조직의 사명 찾기를 도와주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저희 센터의 업무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삼스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구요...  제 스스로의 목표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주에는 지난 상반기 동안 일했던 실적에 대해 중간평가를 하는 주간이기도 해서 그 동안의 성과를 올 초 세웠던 목표치에 비추어 점검을 해 보았는데, 오랜 쿠깅타임이 필요한 교육 영업의 속성 탓인지, 초보 주제에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은 탓인지, 기대했던 수치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개인 실적표를 들여다 보고서 심한 자괴감이 밀려 오더군요...
 
심기 일전!!
현재의 실적만을 보고서 스스로 기운 빠져 하거나, 낙담해버리면 앞으로의 미래는 더욱 더 불투명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중간평가를 기점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어차피 지금보다 훨씬 힘겹게 헤쳐온 지난 10여 년의 사회생활인데, 못할 일이 무엇이랴 하는 자신감으로 다시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예언을 스스로에게 심어봅니다... 




3. 울고 싶지? 그래 울고 싶다...
 
책의 제목만 보면, 으레 신파조의 낙서글이나 모아 놓았음직한 것 같이 느껴지는데, 이 책이 양서만 출간하기로 유명한 [김영사]에서 발간한 책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웬지 그리 가볍지 않으리라는 느낌이 들지요...
 
사내 이동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구입을 요청했던 책인데, 바로 빌려주어서 지난 주 이틀 정도 투자하여 읽어 보았더랬습니다...
지지난 번 메일에서 책의 한 구절을 제목으로 인용해 잠깐 소개해 드렸었는데, 직접 읽어보니 그 감흥이 새롭더군요...
 
책은 한 마디로 [고려,조선시대 조사 모음집] 이라고 보시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조사라고 하여, 말과 말을 이어주는 보조 낱말이 아니라,
울고 싶다는 제목에서 연상을 할 수 있듯이, 죽은 사람의 행적을 기려서 적은 글을 말합니다.
 
조ː사  (弔詞·弔辭)[명사] 남의 상사(喪事)에 조의(弔意)를 나타내는 글이나 말.
 
사방에서 성공을 부르짖고, 성공법에 대한 테크닉을 다루는 책들이 세간에 홍수를 이루는 와중에, 왜 갑자기 뚱딴지같이 사람 죽은 젯상에서나 들어봄직한 조사들을 엮은 책을 재미나게 읽었을까 싶으시겠지요만,
 
태어나서 누구나 몇 번은 아픈 이별을 경험하고ㅡ또 꼭 한 번은 죽음을 맞이하게 마련인 터라, 사람과 사람의 이별이나 영영 사별에 즈음한 감정의 애틋함은 다른 어떤 상황보다 더할 것입니다. 애를 끊는 고별사들은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당대의 빼어난 문장가들의 정신적 깊이와  사람에 대한 애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새로운 느낌을 전달해 줍니다...
 
조사이건만, 젯상에서 울고 불고 통곡하는 침울한 느낌보다는, 죽음 앞에 산 사람의 정리를 뱉아 놓아 어찌 보면 잔잔한 정감이 흐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주는 까닭이지요.
 
작가 신정일...문화사학자 /  
3년간의 연구조사와 집필 기간 중 500권의 책읽기를 통해 완성한 우리 옛 명문 선집, 예를 들면
열하일기, 지봉유설, 율곡전서, 난설헌집, 동국이상국집 등 역사 시간 중 실학에 대해 공부하던 시절에 들었음직한 고전들에 실린 박제가, 박지원, 이덕무, 정조, 등등 우리 귀에 익숙한  선인들의 글들을 풀어 현대어로 해석하여 엮어놓은 책입니다...
 
슬픔이 극에 달할 때 인간이 내뱉는 감정으로부터 나오는 글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작가의 평에서, 작가가 슬픔보다는 기쁨과 즐거움을 좇는 작금의 세태에 반하여 굳이 이런 류의 책을 펴내는 연유를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책의 구성은 다섯 개의 마당으로 편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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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바탕 울어봄직하지 아니한가 - 슬픔과 통곡에 대하여
 
2. 그대 상여소리 한 가락에 구곡간장 미어져 - 임을 여윈 슬픔
 
3. 강물 빛은 누님의 화장거울 같고 -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4. 그대만이 나를 알아주더니 이제 어디로 갔는가 - 함께 어울렸던 벗들을 그리며
 
5. 하늘은 어찌 이리도 푸르고 푸른가 - 세상과 불화가 깊을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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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마당 한 마당의 제목부터 벌써 운치가 넘쳐나지 않습니까?
 
 달 전쯤 영풍문고에 들렀을 때, 신간 전시대에서 이 책의 제목들을 본 순간부터 꼭 읽어봐야겠다는 필이 한 방에 꽂힌 것도 바로 이 중간 제목들의 유혹 때문이었던 듯 싶습니다...
 
 장의 제목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슬픔과 통곡의 의미에서부터 사랑하는 것들을 떠나보내는 슬픔 -- 사랑하는 이와 가족, 친구들....
그리고 나아가서 세상과 함께하지 못하고 먼 곳에 유배당해 세상을 관조하는 글들에 이르기까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 잃은 슬픔을 삭히고 삭혀 진득한 진액처럼 묻어나는 글들의 행간에서 감정의 찌꺼기들이 진하게 배어 납니다...
 
<주역>의 한 구절에 이런 말이 있답니다...
 
"글은 말을 다하지 못하고, 그림은 뜻을 다하지 못한다."
 
사람의 감정은 차마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음을 뜻하는지라, 의미가 더욱 심장합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으로, 그의 형인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되어 가던 길,
나주 주막거리의 율정점에서 헤어지며 쓴 <율정별> 이라는 시 한 편을 옮겨두고 싶어집니다.
 
  띠로 이은 가게 집 새벽 등잔불이 푸르스름 꺼지려 해
  잠자리에서 일어나 샛별 바라보니 이별할 일 참담하기만 해라
  그리운 정 가슴에 품은 채 묵묵히 두 사람 말을 잃어
  억지로 말을 꺼내니 목이 메어 오열이 터지네  
                                                                -- <여유당전서>  
 
형이 흑산도에서 삶을 마감하게 됨으로써 이 시는 형제의 마지막 이별을 담은 시가 되었지요...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자의건 타의건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또 뜻하지 않게 헤어집니다...
함께 한 동안의 기억이 아름답다면 헤어짐 뒤에도 슬픔을 넘어선 아름다운 추억이 남겠지요...


혹시 주변을 둘러 보아, 어느 순간 헤어지게 된다면 무척이나 마음에 오래도록 회한으로 남을 것같은 사람이 없는지 주변을 돌아보시지요....
 
친구든, 가족이든, 또 일을 같이하는 동료든...
당장 내일이라도 헤어질 것 같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본 뒤에는 그들이 무척이나 고맙고 소중한 존재들로 새록새록 다가올 것입니다....
 
길었던 장마가 점차 물러서는 느낌입니다...
남은 무더위에 모쪼록 건강 잃지 마시고 즐겁고 행복한 일 많이 만드십시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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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 05.06.20] 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조회(239)
때때로 메일 | 2005/06/21 (화) 16:47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메일 드린 지 벌써 한 달이 조금 넘었군요...
인사드린 지가 꽤나 오래 지난 일처럼 느껴지는 건 아마도 지난 몇 주 동안 제가 몸이 많이 아팠던 탓이 아닌가 싶네요...
 
딱 한 달 전쯤에 산정호수가 있는 철원의 명성산에 가서 아주 오랜만에 1박 야영을 했는데, 너무 춥게 밤을 지샌 탓인지, 산의 기운을 몸에 충전받고 오기보다는 도리어 몸의 기를 심하게 빼앗기고 온 모양입니다.
 
그 며칠 뒤부터 몸살이 심하게 오더니, 몸이 제대로 회복이 되지를 않더군요, 영 기운이 없고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등줄기에 땀이 나면서 머리에 열이 오르고, 뭘 좀 먹어볼라치면 연신 배탈이 납니다. 근 3주 가까이 이런 꼴로 버티려니까 얼굴 살까지 눈에 띄게 빠져, 제가 봐도 좀 민망하군요...때이른 여름 무더위에 일찌감치 더위를 먹어버린 것 같기도 한데요...
 
이 상태를 벗어나 보려, 결혼 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보약까지 지어서 먹고 있는 중입니다...병원 좀 가 봐라, 운동 좀 해라 등등 주위에서 보는 분마다 안타까이 조언들을 해 주시는데, 정작 몸에 기운이 빠지니까, 충고들을 따르려고 해도 정작 몸이 따라 주질 않습니다...
 
나이를 탓하기보다는 운동 부족을 탓하는 것이 정답일 터라, 염치 체면 불구하고 여러분께도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란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군요....  
무더운 여름, 건강 각별히 챙기십시오!



1. 난 꽃이 피었습니다, 나리 꽃도 피었습니다...
 
 
 지금의 부서로 옮길 때 함께 가져온 사무실 책꽂이 옆의 동양란 한 그루가 이사온 뒤 두번 째로 꽃을 피웠더랬습니다. 보름 넘어쯤 전에 꽃대가 하나 올라와 2주일 넘게 수수한 꽃을 피우더니, 오늘 아침에 주말을 보내고 출근하니까 꼭대기 한 송이만 달랑 남아 있더군요...
 
꽃잎이 넓고 색깔이 화려한 서양란과는 달리 동양란은 꽃잎도 가늘고 색깔도 수수해 잎사귀 속에 묻혀 있으면 언뜻 꽃이 눈에 띄지 않는 듯한 느낌입니다.  꽃대도 한 대씩만 나와서 꽃을 피우다가 한 달 쯤 지나면 스러져 마르곤 하지요... 
 
문득 서양란의 화려함과 동양란의 그윽함이 마치 동서양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난초의 꽃 모양 하나로 서양과 동양을 가르긴 그렇지만 요즘 들어 서구적 가치와 동양적 가치에 대해 비교해보고 그 차이와 보편성을 생각해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지구촌이 하나로 엮이면서 여기저기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얘기가 자주 들리는데, 혹시 우리가 미국적 가치를 서구 전반의 가치로 일반화시켜서 미국식 기업지상주의에 입각한 시장논리만을 최고의 가치고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끊임 없는 경쟁,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로서의 인간, 이기지 못하는 자는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어찌하지 못하고 적응하여 살아가야 하는 현실, 이따금씩 경쟁으로 인해 지친 이들의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명상 속에서나 그 존재를 확인해야 하는 동양의 정신적 가치를 보노라면, 자연과의 조화,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주장했던 동양의 가치는 작금에는 도무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사람인 이상,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다르지 않겠지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세상,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거구요. 문제는 "사람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나 내용이 과연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물론 원색적이거나 크고 화려한 꽃이 서양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절집 앞의 작약 꽃이나, 산과 들에 드문드문 피어나는 나리꽃은 화려하기로 치면 서양란 못지 않지요...

특히나
붉은 바탕에 검은 점박이, 뾰족한 꽃술까지 활짝 벌려 피어나는 나리꽃은 백합과의 꽃이니만큼 아름답기가 다른 어떤 꽃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아카시아 꽃이 모두 지고 푸른 잎 나무가지 위로 까치며 뻐꾸기, 가끔씩 딱다구리 울음소리까지 울려오는 집 앞 동산 끝 자락에, 어디에서 왔는지 푸른 잔디 한 복판에 나리꽃 한 그루가 불쑥 솟아나더니, 커다란 꽃 봉오리 4개가 활짝 입을 벌리고 서 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계단을 내려설 때마다 꽃잎이 방긋 인사를 하는 듯한 느낌인데요, 환한 모습으로 피어있는 나리꽃을 보노라면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새로와집니다...

자연은 이렇듯 사람을 기쁘게 하고 언제나 잔잔한 위안을 주는 존재로 말없이 우리를 
보살펴 주는데, 우리네 사는 모습은 얼마나 그것을 닮고 또 보답할 수 있을런지...
 
출근길 지하철 환승역에서, 출입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쏟아져 나와, 긴 환승통로를 쫓기듯 바삐 뛰는 사람들하며, 빼곡이 늘어선 행렬을 마주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자면 웬지 가슴이 갑갑해집니다. 
 
집 나올 때 바라뵈는 나리꽃이나 책꽂이 옆 청아한 난의 인사라도 없다면 정말로 삭막한 하루의 시작이겠지요...



2. 잭 웰치; WINNING, [위대한 승리]인가, [이기기]인가?

컨디션이 안 좋아 몸져 누운 와중에 정신이 들 때마다 틈틈이 책을 한 권 보았습니다.
 
서평을 써주기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서 읽었던 책인지라, 다른 책보다도 집중을 해서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400쪽이 넘는 책이라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좀 부담스럽더군요...
 
근데, 책을 읽어갈수록 분량은 별로 문제가 되질 않았고, 잭 웰치에 대한 제 자신의 이중적 관점 때문에 그것을 중립으로 돌려놓는 것이 더 힘들더군요...
 
무릇,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공자(?)들의 자서전적 경험을 담은 책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성공을 과장하고 절대시하여,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바로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심리적으로 강요를 받게 되곤 하지요...
 
때문에, 잭 웰치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견해나 관점에 혹 문제가 있을지라도 모두가 옳은 것으로 해석되어 버릴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이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더욱이 책의 원제부터가 "WINNING(이기기?)" 라고 붙여져 있으니, 이게 더 문제였습니다... 
이긴 자보다는 진 자에게, 일등보다는 꼴찌에게 우선 먼저 동정심이 가는 저로서는, 초장의 제목 편성부터 시작해서 책을 잡는 느낌이 도무지 흔쾌하질 않았습니다.
 
책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전체 20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이렇게 구성되더군요. 
 
1부: 비즈니스의 원칙 - 사명과 가치/ 정직성/ 차별화/ 의사표현의 권리와 존엄성  
2부: 당신의 기업 - 리더십 / 인재 고용/ 인재 관리/ 해고/ 변화/ 위기관리
3부: 당신의 경쟁력- 전략/ 예산 수립 / 조직 확장 성장/ 인수합병/ 6시그마
4부: 당신의 경력- 적합한 일자리/ 승진/ 고약한 상사 대처법/ 일과 생활의 균형
 
위와 같이 크게 네 가지의 범주로 엮여져 있고,  마지막 20장은 앞 장들에서 못 다룬 질문들에 대해 간추려 답변하는 장입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이 자신이 40여년간 몸담았던 GE를 은퇴하고 세계 각지로 강연을 다니면서 말했던 경영에 대한 소견이나,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각 주제별로 엮어 쉽게 풀이한 것들입니다.  덕분에 마치 현장에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얘기가 많고, 그리 어렵지 않저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렵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죠!
 
읽는 동안 내내 잭 웰치가 무척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가 단행했던 대규모 해고로 인해 "중성자탄"이라는 악명을 안을 수밖에 없었던 주제를 다룰 때에도, 해고 상황에 처해 리더가 갖는 어려움을 진솔하게 가감없이 얘기합니다.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경험으로밖에는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말하는 점이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또 직장인이 승진하는 방법이나 기술에 대해서, 혹은 급여 문제에 대해서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결코 과장되게 포장하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각 장의 제목들만 대충 훑어 보아도, 비즈니스 원칙에서부터 기업 경영 과정에서 부닥치는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견해, 나아가 개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의견을 펼쳐 놓은 그의 글들에서는,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크게 개의치 않고 하고픈 말을 과장 없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의 그릇 크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예산 수립에 대한 장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매년 되풀이하는 목표(예산) 설정 방식의 맹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모든 성장 목표는 각 구성원들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성과급은 (의도적으로 낮게 잡을 수도 있는) 목표(예산) 대비 달성율에 따라 줄 것이 아니라, 전년도 실적에 대비하여 초과 달성한 정도에 따라 성장 비율대로 나눠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론을 강조하는데, 꽤 합리적인 설명이라 생각되어 많은 공감이 가더군요...   
 
물론 책은 잭의 개인적인 솔직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데 주 목적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추출된 경영의 원리와 철학을 전파함으로써, 좀 더 많은 경영자나 직장인, 혹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승리하기 위한 방법과 태도를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승리의 원리를 알려 줌으로써, 사람들이 잘못된 길에서 헤매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잭 웰치의 식지 않는 열정에 기초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혹 있을지 모르는 잭에 대한 편견만 버린다면 말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는 제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잭 웰치에 대한 편견과 싸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지금까지 잭 웰치가 쓴 책이나 저작물을 거의 접하지 못했고, 작년에 위성강연 행사의 녹화 필름을 잠시 들어본 것 외에는 그저 여기저기 흘러다니는 그에 대한 소문들과 어깨너머 지식(이를테면 해고의 화신, 자본주의 신봉자 등)들로 다소 부정적인 측면에서 그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의 책 한 권으로 그동안 제가 가졌던 그런 생각들이 싸그리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의 솔직함 속에서 그의 입장과 의견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솔직함으로 인해 제가 가진 선입견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만큼은 읽는 데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허락하시거든,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3. 몸이 휴식을 요구할 때는...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탓인지, 점심을 먹고 난 뒤 후유증에 자울자울 고개를 떨구있었는데, 무심결에 누른 [보내기/받기]로 새로 수신된 메일 한 통이 잠을 쫓아버리는군요...
 
대학교 동기회장이 보내온  " * * *  동문 별세 " 라는 일곱 글자 제목의 메일이었습니다. 잠시 믿기질 않아 잘못 보았나 싶은 마음에 급히 내용을 클릭해 보고선 순간 망연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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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동기 여러분,
충격적인 비보를 전하게 되어 가슴이 아픕니다.
*** 회원(제주대 수의학과 교수)이 오늘 새벽(2005. 6.20) 심장 마비로 별세를 하였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부터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 했었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향후 자세한 장례식 절차가 확정되면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84동기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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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마흔인데,,,  졸업 후 한 번도 제대로 한 번 만나 보지도 못했는데,,,
그런 동기가 심장마비로 졸지에 세상을 뜨다니...
 
편지를 읽고선 동기생의 죽음에 대한 슬픔에 앞서, 바로 당장 제 스스로에 대한 건강관리의 필요성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인지, 요즘엔 조금만 몸을 힘들게 움직여도 심장 박동이 가빠지는 게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을 자주 받거든요....
 
어제는 전방 부대에서 한 사병이 동료 병사들을 8명이나 죽인 사건으로 마음이 갑갑했었고, 아침 출근길에는 통근 버스로 보이는 버스 한 대가 도로변에서 가로수와 전봇대를 운전석 정면으로 들이받고 앞 유리창이 왕창 날아가버린 장면을 목격했더랬습니다...
운전자가 살아 있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길을 빠져 나왔더랬는데, 오후엔 또 생각지도 않았던 대학 동기의 죽음 소식을 접하니까 웬지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그래서겠죠? 많은 분들이 이렇게들 얘기하지요...
 
현재, 살아있는 지금, 바로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고요...
우리에게는 과거도 없고, 내일도 없고, 오직 살아 존재하는 지금 현재가 있을 뿐이라고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의 단면을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
니다....



몸도 덜 회복된데다, 갑자기 우울한 죽음 소식들이 많이 접해진 탓인지, 오랜만의 안부편지가
안타까운 내용들로 채워져 버렸군요....  이것도 세상 사람 사는 모습의 한 부분이려니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때이른 무더위에 심신이 지치는 여름입니다.
혹시 일찍 여름 휴가 떠나시는 분들께서는 건강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고요,
 
모쪼록 건강 관리에 더욱 유념하십시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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