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원점,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
지은이 이나모리 가즈오 | 양준호 옮김
출판사 서돌
별점
 
경영의 원점,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오래동안 일본식 경영모델을 상당히 충실하게 벤치마킹했던 국내 기업들에게 경영에 관한 구루(스승)을 꼽으라고 하면 매우 많은 분들이 마쓰시다 그룹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꼽는다.

이른바 마쓰시타 정경숙이라는 후진 양성기관을 통해 일본의 경제계 및 정관계까지를 두루 아우르는 일종의 엘리트 네트워크를 만들었던 분으로, 심한 경우 경영의 신으로까지 칭송을 받는 인물이다. 

혼다자동차를 창업한 혼다 소이치로 또한 자동차 브랜드가 귀에 익어서 그런지 매우 익숙하고 부담이 없다. 이들에 비하자면 내가 과문한 탓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 많은 이들에게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이름은 그리 익숙하지 않고 심하면 생소하게까지 들릴지도 모른다... (나만 그런가...)

그런데 그런 그가 위의 두 사람과 더불어 일본 3대 경영의 신으로까지 존경을 받는다는 사실을 나는 이 책, [경영의 원점,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라는 책을 통해서 겨우 알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분이 경영했던 회사는 앞의 두 회사처럼 자신의 이름을 딴 것들이 아니어서일지 모르겠다. 그가 27살 나이에 28명의 작은 인원으로 시작하여 세계적인 전자회사로 키운 것이 바로 교세라 라는 말을 듣고서야 아! 하는 감탄사가 비로소 나왔다...

창업 원년 흑자기록에서부터 매년 기록적인 수익율과 매출액을 올리며 세계 100대 기업의 반열에 올렸다고 하니, 그의 경영 노하우를 듣고 배우려는 젊은 벤처 기업인들이 쇄도했던 모양이고,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들 젊은 기업가들을 키우기 위해 세이와주쿠라는 경영인 모임을 만들었는데, 여기 회원이 4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책, [경영의 원점,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라는 책은 바로 이 경영인모임에서 회원들이 제기한 여러가지 기업과 관련된 자문요청 및 질문들에 대해 모임에 참가하지 못한 이들도 접할 수 있도록 이나모리 사장이 직접 친절하게 해설하고 답변한 내용을 글로 엮어 이를 책으로 묶은 것이라고 한다.

전체가 208쪽에, 판형도 문고판 같은 느낌인데 비해 책 뒷표지의 가격이 13,000원으로 찍혀 있는 것이 내심 부담스럽다.

가격의 부담과는 달리 내용은 일본책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핵심 요약판을 보듯이 심플하고 간결하게 사례 문답 위주로 되어 있어, 집중해서 읽으면 3-4시간이면 충분히 독파하고 남을 분량에 불과하다.

그리고 무슨 거창한 경영이론을 체계적으로 해설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전문용어가 나오지도 않기 때문에 무척 평이하고 쉽게 술술 읽고 그냥 고객 끄덕이면서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냥 끝이다. 뭔가 경영의 신이라 불릴 정도의 인물이라면 뭔가 좀 심오하고 철학적인 내용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본다면, 다소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평이한 내용과 결론이다.

원래가 원리, 혹은 원칙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라, 알아도 실천하기 힘든 것!
결코 복잡하거나 심오한 것이 아니고, 아주 단순 명쾌하면서도 명료한 것인데, 뭔가 더 좋은 이론이나 방법이 있을 것처럼 기대하고 헛다리를 짚는 것!

이 책에서 이나모리 가즈오는 회사라는 조직을 경영할 때 꼭 필요한 핵심요소들에 대해 실제 자신들에게 주어졌던 질문 사례들, 이를테면 고수익을 올리는 방법, 직원들을 관리하는 방법 등등에 대해 응답하는 방식으로 아주 간결하게 핵심만 전달한다.

크게 4개의 장으로 나누어 서술하는데,

1장_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편은, 투자와 수익의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당연 수익에 집중하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논지를 편다. 물론 투자 자체를 하지 말란 것이 아니라, 현재 운용하고 있는 아이템에서 높은 수익율을 올리지 못하고 다른 분야를 탐내거나 집중점을 흐리게 되면 이것도 저것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장-도전하는 회사만이 살아남는다 편은, 회사의 규모나 사업다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원칙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무조건 규모에 집착하기보다는 인원당 부가가치 생산성이 높은 알찬 회사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이른바 [아메바 조직]이라는 원리를 이용해 전체 회사의 각 사업부문을 일정한 사업 단위로 쪼개서 독립적으로 채산제를 적용하여 어느 부문에서 얼마만큼 수익을 내고 혹은 적자를 내는지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사업다각화에 대한 유혹은 기틀이 되는 중심 사업이 일단 확고한 기반에 서야 하며, 당연히 원래 핵심사업 부문의 기술이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의 연관 사업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령 전혀 연관성이 없는 기업이나 사업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조직을 키웠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최대한 연관성있게 엮어야지 따로따로 방치해서는 시너지를 낼 수 없다고 충고한다.

3장_회사는 혼자 굴러가지 않는다 편에서는, 노사가 아닌 가족이 되어라! 는 주제 아래 개인이나 부문별 경쟁과 그에 따른 차등 성과급을 우선하려는 서구식 연봉제나 상여금제의 한계와 맹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대가족주의]에 입각한 가족적 경영원칙에 따라 모든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키우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직원 가족의 성공 자체를 기업의 목적이자 가치(경영이념)로 삼는 것이 갖는 중요성을 일깨우고, 건전하고 발전적인 회식 문화의 필요성, 그리고, 회사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전사원 참가경영] 원칙을 거듭 강조한다. 필요하다면 모든 직원들이 자사의 주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더불어....

끝으로 4장-회사의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 편에서는 리더와 간부를 어떻게 발굴하고 키울 것인지, 또 능력이나 실적, 성과는 부족하나 충성심이 있는 직원인 경우 정리하는 것이 맞는지, 혹은 시장상황의 악화나 경영환경의 변화로 인해 감원이나 해고가 불가피할 때 직원들에게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등 예민한 질문들에 대해 자신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을 비교적 명쾌하게 남긴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가 속한 직장에서는 물론이고, 자영업 경영자라면 주변 사업장에서 흔히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매우 실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매우 단순 명료하지만 의미있는 원칙들을 다시 한번 재확인해준다.

흔히 평범함 속에 오히려 변치 않는 진리가 숨어 있다고들 말하는데, 이 책은 그 말이 경영 현장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회사를 망하게 하는 힘도, 반대로 망해가는 회사를 인수해서 다시 살리는 힘도 결국은 사람에게 달렸다는 사소한 진리이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도록 하여 개인의 능력과 잠재력을 자발적으로 표출시킬 수 있게 할 것인가에 기업의 사활이 달렸다는 점을 저자는 시종일관 강조한다.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라는 말은 곧 이익을 못내면 회사는 망한다는 아주 심플한 진실을 그대로 대신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누구도 망할 회사, 혹은 망해가는 회사를 위해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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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위대한 승리- (반양장)
지은이 잭 웰치 | 김주현 옮김
출판사 청림출판
별점

잭 웰치; [위대한 승리]인가, [이기기]인가?

 

컨디션이 안 좋아 몸져 누운 와중에 정신이 들 때마다 틈틈이 책을 한 권 보았습니다.

 
서평을 써주기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서 읽었던 책인지라, 다른 책보다도 집중을 해서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400쪽이 넘는 책이라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좀 부담스럽더군요...
 
근데, 책을 읽어갈수록 분량은 별로 문제가 되질 않았고, 잭 웰치에 대한 제 자신의 이중적 관점 때문에 그것을 중립으로 돌려놓는 것이 더 힘들더군요...
 
무릇,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공자(?)들의 자서전적 경험을 담은 책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성공을 과장하고 절대시하여,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바로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심리적으로 강요를 받게 되곤 하지요...
 
때문에, 잭 웰치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견해나 관점에 혹 문제가 있을지라도 모두가 옳은 것으로 해석되어 버릴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이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더욱이 책의 원제부터가 "WINNING(이기기?)" 라고 붙여져 있으니, 이게 더 문제였습니다... 

이긴 자보다는 진 자에게, 일등보다는 꼴찌에게 우선 먼저 동정심이 가는 저로서는, 초장의 제목 편성부터 시작해서 책을 잡는 느낌이 도무지 흔쾌하질 않았습니다.
 
책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전체 20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이렇게 구성되더군요. 
 
1부: 비즈니스의 원칙 - 사명과 가치/ 정직성/ 차별화/ 의사표현의 권리와 존엄성  
2부: 당신의 기업 - 리더십 / 인재 고용/ 인재 관리/ 해고/ 변화/ 위기관리
3부: 당신의 경쟁력- 전략/ 예산 수립 / 조직 확장 성장/ 인수합병/ 6시그마
4부: 당신의 경력- 적합한 일자리/ 승진/ 고약한 상사 대처법/ 일과 생활의 균형
 
위와 같이 크게 네 가지의 범주로 엮여져 있고,  마지막 20장은 앞 장들에서 못 다룬 질문들에 대해 간추려 답변하는 장입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이 자신이 40여년간 몸담았던 GE를 은퇴하고 세계 각지로 강연을 다니면서 말했던 경영에 대한 소견이나,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각 주제별로 엮어 쉽게 풀이한 것들입니다.  덕분에 마치 현장에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얘기가 많고, 그리 어렵지 않저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렵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죠!
 
읽는 동안 내내 잭 웰치가 무척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가 단행했던 대규모 해고로 인해 "중성자탄"이라는 악명을 안을 수밖에 없었던 주제를 다룰 때에도, 해고 상황에 처해 리더가 갖는 어려움을 진솔하게 가감없이 얘기합니다.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경험으로밖에는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말하는 점이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또 직장인이 승진하는 방법이나 기술에 대해서, 혹은 급여 문제에 대해서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결코 과장되게 포장하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각 장의 제목들만 대충 훑어 보아도, 비즈니스 원칙에서부터 기업 경영 과정에서 부닥치는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견해, 나아가 개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의견을 펼쳐 놓은 그의 글들에서는,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크게 개의치 않고 하고픈 말을 과장 없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의 그릇 크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예산 수립에 대한 장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매년 되풀이하는 목표(예산) 설정 방식의 맹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모든 성장 목표는 각 구성원들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성과급은 (의도적으로 낮게 잡을 수도 있는) 목표(예산) 대비 달성율에 따라 줄 것이 아니라, 전년도 실적에 대비하여 초과 달성한 정도에 따라 성장 비율대로 나눠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론을 강조하는데, 꽤 합리적인 설명이라 생각되어 많은 공감이 가더군요...   
 
물론 책은 잭의 개인적인 솔직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데 주 목적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추출된 경영의 원리와 철학을 전파함으로써, 좀 더 많은 경영자나 직장인, 혹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승리하기 위한 방법과 태도를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승리의 원리를 알려 줌으로써, 사람들이 잘못된 길에서 헤매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잭 웰치의 식지 않는 열정에 기초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혹 있을지 모르는 잭에 대한 편견만 버린다면 말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는 제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잭 웰치에 대한 편견과 싸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지금까지 잭 웰치가 쓴 책이나 저작물을 거의 접하지 못했고, 작년에 위성강연 행사의 녹화 필름을 잠시 들어본 것 외에는 그저 여기저기 흘러다니는 그에 대한 소문들과 어깨너머 지식(이를테면 해고의 화신, 자본주의 신봉자 등)들로 다소 부정적인 측면에서 그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의 책 한 권으로 그동안 제가 가졌던 그런 생각들이 싸그리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의 솔직함 속에서 그의 입장과 의견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솔직함으로 인해 제가 가진 선입견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만큼은 읽는 데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허락하시거든,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원문 작성일:  2005/06/20,  이미지 삽입: 2009/06/11 ]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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