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詩짓고,
안치환 노래짓고  부르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려면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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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8.15 광복절을 맞는 날!
고향인 구례에 내려갔다가 거제에서 데려온 조카들과 함께 노고단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왔더랬습니다...

작년 반야봉 들러 내려오던 길에 오른 데 이어서, 정상을 둘러본 것은 이번이 세 번째였던 듯 싶네요...
그동안은 카메라를 챙기지 못해서, 아름다운 정경을 별로 남기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간 길은 아이들도 있고 하여, 쉬엄 쉬엄, 느긋한 걸음으로 아기자기 사진들을 좀 남겨 보았습니다...

노고단을 직접 올라 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조금이나마 그 기분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올립니다..
이미 꽃잎이 다해가는 원추리 무리하며, 산정의 풀잎과 이름모를 꽃들, 벌과 나비, 고추잠자리와 하늘,
그리고 꽃과 뱀, 돌탑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늘 그렇듯이 그 자리에서 묵묵히 세월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저 사람들만이 부산하고 소란스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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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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