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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환생을 위한 친절한 지침서... [티벳 사자의 서]
메일마저 뜸했던 지난 넉 달여 동안 여러 부류에 걸쳐 본 책들 중에서, 기억에 남아, 다른 분들께 추천을 하라고 하면, 아래 소개한 책들은 꼭 한번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 중에 불교경전이라기보다 무당 주술서처럼 느껴지지만, 인간 삶의 사후 세계를 인도하는 티벳의 전래경전인 [티벳 사자의 서] 라는 책을 먼저 꼽습니다.
'사자의 서' 라는 것은 [죽은 자를 위한 일종의 천도 주문 지침서]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것 같구요...
** [티벳 사자의 서]는 티벳 불교의 스승인 파드마삼바바가 깨달은 가르침을 후세 제자들이 사후에 찾아내어 남겼다는 전설의 경전 <바르도 퇴돌-사후세계에서 듣는 것으로 영원한 자유에 이르기>의 번역본입니다.
특이하게도 경전 전문은 번역자의 풍부한 주해와 더불어 책 뒷쪽에 싣고, 에반스 웬츠와 칼 융 등 동서양의 뛰어난 연구자들이 이 경전에 대해 남긴 해설을 더 비중있게 실어놓은 책입니다.
시인이자 명상가인 류시화 씨가 우리말로 옮겼는데, 500쪽이 넘는 조금(상당히) 어려운 책이지요...
이미 1200년 전에 쓰여진 경전이라, 허투로 읽어보면 미개한 옛날에 무지한 인간들이 죽으면 어찌 될까를 고민하며 사자가 더 좋은 곳으로 가도록 천도하는 일종의 무당 주술서적처럼 보입니다만, 죽은 사람에게 더 나은 후생을 기원하기 위한 염원과 배려가 곳곳에 가득 담겨 있는 책입니다.
사람은 왜 태어났으며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영원한 윤회를 엄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티벳인들이, 죽은 자가 윤회 환생의 고리를 끊고 해탈의 길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일종의 '사후 해탈 방법 가이드'와도 같은 내용인데요,
특히 인상깊은 점은, 전생에 쌓은 악업과 두려움으로 인해 결국 해탈의 길을 놓치고 마는 사자에게 금번 생에 해탈은 못할지언정, 다음 생에서나마 해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건과 환경에서 환생할 수 있도록 끝끝내 배려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천국과 지옥을 한번 가면 끝인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악업을 쌓으면 그 업보를 씻을 때까지 영원히 되풀이하여 환생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 티벳 불교관과 사상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 그 자체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간접적으로 되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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