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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5 [서평_050620] 잭 웰치; [위대한 승리]인가, [이기기]인가?
잭 웰치 위대한 승리- (반양장)
지은이 잭 웰치 | 김주현 옮김
출판사 청림출판
별점

잭 웰치; [위대한 승리]인가, [이기기]인가?

 

컨디션이 안 좋아 몸져 누운 와중에 정신이 들 때마다 틈틈이 책을 한 권 보았습니다.

 
서평을 써주기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서 읽었던 책인지라, 다른 책보다도 집중을 해서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400쪽이 넘는 책이라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좀 부담스럽더군요...
 
근데, 책을 읽어갈수록 분량은 별로 문제가 되질 않았고, 잭 웰치에 대한 제 자신의 이중적 관점 때문에 그것을 중립으로 돌려놓는 것이 더 힘들더군요...
 
무릇,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공자(?)들의 자서전적 경험을 담은 책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성공을 과장하고 절대시하여,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바로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심리적으로 강요를 받게 되곤 하지요...
 
때문에, 잭 웰치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견해나 관점에 혹 문제가 있을지라도 모두가 옳은 것으로 해석되어 버릴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이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더욱이 책의 원제부터가 "WINNING(이기기?)" 라고 붙여져 있으니, 이게 더 문제였습니다... 

이긴 자보다는 진 자에게, 일등보다는 꼴찌에게 우선 먼저 동정심이 가는 저로서는, 초장의 제목 편성부터 시작해서 책을 잡는 느낌이 도무지 흔쾌하질 않았습니다.
 
책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전체 20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이렇게 구성되더군요. 
 
1부: 비즈니스의 원칙 - 사명과 가치/ 정직성/ 차별화/ 의사표현의 권리와 존엄성  
2부: 당신의 기업 - 리더십 / 인재 고용/ 인재 관리/ 해고/ 변화/ 위기관리
3부: 당신의 경쟁력- 전략/ 예산 수립 / 조직 확장 성장/ 인수합병/ 6시그마
4부: 당신의 경력- 적합한 일자리/ 승진/ 고약한 상사 대처법/ 일과 생활의 균형
 
위와 같이 크게 네 가지의 범주로 엮여져 있고,  마지막 20장은 앞 장들에서 못 다룬 질문들에 대해 간추려 답변하는 장입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이 자신이 40여년간 몸담았던 GE를 은퇴하고 세계 각지로 강연을 다니면서 말했던 경영에 대한 소견이나,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각 주제별로 엮어 쉽게 풀이한 것들입니다.  덕분에 마치 현장에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얘기가 많고, 그리 어렵지 않저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렵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죠!
 
읽는 동안 내내 잭 웰치가 무척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가 단행했던 대규모 해고로 인해 "중성자탄"이라는 악명을 안을 수밖에 없었던 주제를 다룰 때에도, 해고 상황에 처해 리더가 갖는 어려움을 진솔하게 가감없이 얘기합니다.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경험으로밖에는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말하는 점이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또 직장인이 승진하는 방법이나 기술에 대해서, 혹은 급여 문제에 대해서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결코 과장되게 포장하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각 장의 제목들만 대충 훑어 보아도, 비즈니스 원칙에서부터 기업 경영 과정에서 부닥치는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견해, 나아가 개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의견을 펼쳐 놓은 그의 글들에서는,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크게 개의치 않고 하고픈 말을 과장 없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의 그릇 크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예산 수립에 대한 장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매년 되풀이하는 목표(예산) 설정 방식의 맹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모든 성장 목표는 각 구성원들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성과급은 (의도적으로 낮게 잡을 수도 있는) 목표(예산) 대비 달성율에 따라 줄 것이 아니라, 전년도 실적에 대비하여 초과 달성한 정도에 따라 성장 비율대로 나눠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론을 강조하는데, 꽤 합리적인 설명이라 생각되어 많은 공감이 가더군요...   
 
물론 책은 잭의 개인적인 솔직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데 주 목적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추출된 경영의 원리와 철학을 전파함으로써, 좀 더 많은 경영자나 직장인, 혹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승리하기 위한 방법과 태도를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승리의 원리를 알려 줌으로써, 사람들이 잘못된 길에서 헤매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잭 웰치의 식지 않는 열정에 기초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혹 있을지 모르는 잭에 대한 편견만 버린다면 말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는 제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잭 웰치에 대한 편견과 싸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지금까지 잭 웰치가 쓴 책이나 저작물을 거의 접하지 못했고, 작년에 위성강연 행사의 녹화 필름을 잠시 들어본 것 외에는 그저 여기저기 흘러다니는 그에 대한 소문들과 어깨너머 지식(이를테면 해고의 화신, 자본주의 신봉자 등)들로 다소 부정적인 측면에서 그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의 책 한 권으로 그동안 제가 가졌던 그런 생각들이 싸그리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의 솔직함 속에서 그의 입장과 의견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솔직함으로 인해 제가 가진 선입견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만큼은 읽는 데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허락하시거든,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원문 작성일:  2005/06/20,  이미지 삽입: 2009/06/11 ]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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