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성탄 연휴 토요일에, 12월 들어 처음이자 2009년 기축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송년 산행을 다녀왔더랬습니다...
폭설이 내리기 전날이었는데도 앞서 내린 잔설들이 북한산 굽이굽이, 솔잎 가지 가지마다 눈보숭이마냥 하얗게 장식하고 있더군요. 늘 그렇듯이, 송년 산행은 지나버린 한 해에 대한 남은 아쉬움과 더불어, 다시 맞는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함께 품게 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한해의 끝 지점은 또 한해의 시작점이 되는 모양입니다...

올 한 해 안녕하셨지요?  최규문입니다.  올 봄 짧은 메일 이래, 정말이지 아주 오랜만에 인사 메일을 드립니다...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틈틈이 짬을 내어 보내던 [때때로메일]을 올해는 딱 두 번 보내고는 어느 새 연말을 맞아버렸네요.
신년초 용산참사로 인한 슬픔이 북받쳤을 때, 그리고 5월말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으로 가슴이 미어지던 때, "이건 아닌데!" 하는 아픔과 상실감을 참지 못하고, 그렇게 딱 두 번 제 마음을 전했었지요...

2008년 소고기 촛불시위를 힘으로 짓밟고, 유모차를 향해 최루탄을 던지고, 광화문 대로를 컨테이너 바리케이트로 가로막아 서울도심 한복판에 '불통의 산성'을 쌓는, 그런 무식한 소식을 접했을 때도 그렇게 화가 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린 학생들부터 동네 아줌마들까지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서고, 광장 토론의 현장이 인터넷 생방송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 문화와 표현력에 그저 놀랍고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박수 치고 소리치며, 함께 노래 불렀었지요...

그런데 그 연장선에서 맞은 2009년은 신년초부터 경찰의 무리수에 따른 서민들의 참사 비보로부터 시작해서, 전직 대통령들의 잇달은 죽음, 그리고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사상 최악의 국회 대립과 파행에 이르기까지 반가운 소식들이라곤 좀처럼 접하지 못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제의 위기는 여전히 최악의 청장년 실업상태를 강요하고 있고, 소수 대기업들의 수출실적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빚더미와 파산 위기에 처한 서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가는 듯 싶습니다...

1. 선덕여왕, 미실의 지혜와 덕만의 믿음이 가르치는 바....

이런 와중에 저라고 특별히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다면 오히려 이상하겠지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하지만, 올 한 해 주변 지인분들께 안부 인사 한 번 변변히 제 때 챙기지 못하고 해를 마감하게 된 것도 돌이켜보면, 실상 개인적으로 도모하는 일들이 그만큼 별 큰 소득 없이,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아주 가끔, 신년 운세나 개인 신수를 들어보면, "몸과 맘이 다 수고롭다, 황혼에 돌아가는 객이 걸음마다 바쁘고나... 손발은 수고로우나 거둘 것은 없구나!" 뭐 이런 식의 점쾌가 나오곤 하지요...  경제난의 여파 속에 혼자만 예외일 수 없었던 탓도 있겠으나, 올 한 해 제 자신의 운세를 되돌아 마감하자면 딱 이런 표현이 들어 맞는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년 봄까지 꼬박 6년간 몸 담았던 한국리더십센터 관련 일을 정리하고, 작년 6월유학상품 오픈마켓(
www.uhakn.com) 사이트를 오픈하고  올 가을 무렵까지 15개월 여 동안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느라 심신이 나름 고달팠더랬습니다.  월급쟁이 생활을 스스로 접고 처음으로 참여한 사업인데다, 오프라인 경험을 충분히 축적하고 시작한 사업분야가 아니다보니,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시도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시행착오도 있었고, 뜻한 일들도 마음처럼 쉽게 풀리지는 않더군요...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 해도 자금의 압박은 늘 크게 다가오고, 시장의 변동은 내부 힘만으로 어쩌기가 힘들더군요. 작년 말과 올 연초 환율 폭등으로 유학 업계 전체가 흔들리면서 시장이 악화되는 데야 딱히 용쓸 재주가 없었습니다. 또한 사업이란 게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보니,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나 기대가 서로 다를 때 그로 인한 비효율이나 스트레스도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되구요... 

어찌 되었거나, 벌여놓은 유학 서비스 사이트는 아직까지는 건재하게 새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스럽습니다...  유학 비즈니스 부문은 같이 시작했던 동료들에게 맡기고 새로운 아이템 한두 가지를 준비하고 사업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난생 처음으로 제 이름이 발명인의 한 사람으로 들어간 특허출원 완료 보고서라는 것을 하나 받았습니다.  최초 아이디어는 전혀 제가 생각한 것이 아니었고, 10년 전에 벤처를 같이 했던 동료들이 얼추 얼개를 짜놓은 아이디어였는데, 몇가지 제 생각을 자문삼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고맙게도 제 이름도 꼭 넣고 싶다고 하여 그러자고 했던 것입니다.

2009년을 돌아보면서, 그나마 기억에 남는 한두 가지만 꼽으라면, 지난 10월에 친구따라 강남 가듯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즈스탄 땅을 일주일간 밟아본 기억과, 특허 출원문서에 제 이름을 올린 일이 아닐까 싶네요...

한 우물을 우직하게 깊게 파는 데는 아무래도 제 역량이 모자란 듯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것저것 무조건 손만 대놓고 겉핥기로 대충 하는 것 또한 제 체질은 못 됩니다. 다만, 한 영역에서 배운 바를 다른 영역에다 접목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 훨씬 더 즐겁고 신나는 것이, 아무래도 조상때부터 "역마살 DNA"를 타고난 체질인 모양입니다....

특허출원한 아이템을 사업화시키는 작업을 포함해서, 새해에는 오지랖의 폭을 조금 더 넓혀보려고 구상중입니다!!  

올 한 해 그나마 다시금 새삼스럽게 배우고 익힌 바는, 결국 일은 사람이 한다는 점!  사업 또한 시장 상황이나 운을 탓하기에 앞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들, 즉 좋은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킹과 협업 조직화 능력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점이랄 수 있겠습니다.

얼마 전에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선덕여왕의 대미를 보면서도 그 점을 거듭 새겼더랬는데요... 물론 픽션 사극이니 역사적 사실과는 엄청 거리가 있겠으나, 적어도 드라마 작가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했던 인간과 삶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 에 대해서는 100분 공감합니다. 진한 울림을 오랜 여운으로 간직할 수 있는 오랜만의 수작이었다고 칭찬해도 아깝지 않으리라 봅니다. 적어도 제 개인적으로는 80년대 "모래시계" 이후 최고였으니...


사람을 자기 편에 두기 위해 온 마음을 다했기에 악녀였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살 수 있었던 미실과, 그 미실로부터 배우면서 성장하나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으려 했기에 덕만이 스스로 안아야 했던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결말... 그 장면이 못내 "아름다운 사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를 외쳐야 했던 2009년 우리의 모습과 오버랩되는 것은 저 혼자만의 느낌일까요? 
선덕여왕의 스토리 라인을 되새기면서 작금의 우리 정치 현실과, 또 비즈니스 현장에서 파트너십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
ⓒ MBC


2. '링크나우'(www.linknow.com) 를 아시나요?

제가 '링크나우'라는 인터넷 인맥 서비스를 접한 것은 꽤나 오래전 기억입니다.  박상준이라는 예전 벤처 시절에 사귀었던 후배동료의 초대에 승락을 하고 가입했던 것이, 서비스 오픈했던 초창기(2007년 7월)였으니 꼬박 2년이 넘었네요. 이 사이트를 둘러보면서 느꼈던 첫 느낌은, 장기적으로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시기상조가 아닐까, 제대로 자리잡을 때까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이러브스쿨이나 싸이월드와 같이, 예전 추억이나 개인적인 인연의 기억을 회상하고 돌아보며 되씹기 위해 가입하는 "친목 교제" 목적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문가들간의 인맥 맺기" 서비스를 표방하고 나선 사이트였기 때문이지요... 서비스 오픈 당시 제 개인의 소박한 판단은 이랬었지요...

'전문가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은 많다.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나오길 희망하는 사람은 다수겠지만, 정작 전문성을 갖춘 프로들은 적다. 이들이 굳이 자신의 프로필과 경력을 불특정 다중에게 공개하면서 자신을 드러내고 '귀찮은 다수'의 인맥맺기 요청(초대)에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응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실제 이런 예상이 맞았는지는 몰라도, 서비스 개시하자마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처럼 떠들었던 당시 보도와는 달리, 지난 주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서 들은 바, 현재 가입인원이 8만명 남짓이라고 하더군요.  게임 아이템 하나만 대박을 터뜨려도 100만, 200만 회원이 금새 들어차는 엔터테인먼트 사이트와 비교해보자면, 8만명이라는 숫자는 주요 인터넷 사이트의 회원수와 단순 비교해보자면 그리 많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비즈니스 전문가" 인맥맺기 서비스에 회원 프로필이 8만개라면 이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대략 6천만으로 잡고, 절반인 3천만을
경제활동인구라 치자면, 3천만의 1%면 30만, 8만은 그것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니 최소한 경제인구 400명 중 한 명은 가입되어 있단 뜻이니까요... 며칠 전 통계 기사에 따르면, 올해 근로소득 1억원 이상의 연봉 수입자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얼추 맞먹는 숫자입니다. 만약 '전문가'의 범주를 '소득 상위자' 기준으로 삼는다면 엇비슷한 숫자이니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란 것입지요...

단적인 예로, 정보통신 업계나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삼성전자나 네이버와 뭔가를 도모하고 싶어서, 그 업체와 관련된 인맥을 찾기를 원한다면, 아래 링크를 한번 클릭해 보시지요.
http://www.linknow.kr/index.php?c=search_main&m=person_search_list&st_career=%EC%82%BC%EC%84%B1%EC%A0%84%EC%9E%90&st_detail_search=1&st_title_now=1  (삼성전자 키워드로 검색되는 링크나우 인맥정보)
http://www.linknow.kr/index.php?c=search_main&m=person_search_list&st_career=NHN&st_expand=1&st_detail_search=1&st_title_now=1 (NHN 키워드로 검색되는 링크나우 인맥정보)

위 링크를 클릭해보면 각각 850개, 200개 이상의 프로필 검색 결과가 나옵니다. 즉 해당 업체에 직접 소속되어 있거나, 또는 해당 업체와 인맥을 맺고 있는 사람들의 정보가 그 수만큼 나온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검색정보는 인맥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매우 유용한 정보나 자료가 될 수 있겠지요.

새해를 맞아 새 아이템으로 새 사업을 풀어나가야 하는 처지에서 볼 때, 좋은 인연을 만들어줄 고급 인맥을 찾기 위한 노력은 비즈니스맨 누구에게나 공통된 숙제일 것입니다.  혹여, 여태 링크나우
www.linknow.com 를 모르셨거나, 혹은 알고도 가입하지 않으셨던 분 중에, 자신과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진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고 관련 인맥을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링크나우 서비스를 이용해 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와도 인맥(친구) 맺기를 수락해 주신다면 더욱 반갑고 기쁠 터이고요....
http://www.linknow.kr/index.php?go=link&uid=045912d0&check=045011d761e7b9969d5193e429c1


3. 아프리카 (
http://www.afreeca.com)를 보시나요?

"지난번 면접봤던 그 친구 아프리카로 갔답니다!" 혹은 "그 친구 요즘 아프리카에 푹 빠져 산답니다."

혹시 주변에서 이런 표현을 들을 기회가 생기시면, 그 아프리카가 내년도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이 있는 아프리카 대륙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인터넷 '개인방송 신대륙', 아프리카인지를 한번 쯤 다시 확인해서 물어보셔야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흔히들 동영상 대표 사이트라고 하면, 유튜브나 판도라TV 등을 곧잘 떠올리지만, 의외로 아직 아프리카를 떠올리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만 하더라도, 초창기 아프리카에 가입했던 회원이건만, 실제로 개인방송 아프리카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작년도 촛불집회 현장을 직접 중계하는 인터넷 방송의 등장 때부터였으니까요...

당시, 서울광장을 비롯한 시내 곳곳의 집회나 시위 현장을 노트북과 웹캠(웹용 카메라) 에 마이크 하나만 갖추고도 실시간으로 현장을 중계방송하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 앞에, 국내 인터넷 인프라 수준과 발전속도를 실감했습니다. 2002년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과 온라인 조직화를 통해 정치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노무현 사단의 인터넷 선거혁명 이래, 실로 5년만에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개인 미디어의 결정체는 급기야 "실시간 개인 생방송"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를 우리 눈앞에 드러내 보여준 것이지요.

최근 아이폰의 등장과 더불어, 앱스토어 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조어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요즘에, 아프리카와 연관된 기사 하나가 이른바 새롭게 도래하는 온-오프라인(유무선연동) 및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특징짓는 대표적인 상징적 사례라 생각되어 아래에 인용해 드립니다...

`아프리카TV` 아이폰에서 10만건 다운로드
이데일리 2009.12.28 09:50

- DMB 기능없는 아이폰서 인터넷방송 인기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가 아이폰에서 인기 응용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우콤(067160)은 아이폰용 아프리카TV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누적 다운로드수가 출시 20여일 만에 10만1293건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아프리카TV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폰에서 `온토마토`나 `토마토TV` 등 증권 방송을 볼 수 있으며, 내년 1월에는 격투기 방송 `W`도 시청할 수 있다.

아이폰에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아프리카TV` 응용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우콤에 따르면, 아이폰에서 유입되는 일간 순방문자수는 2만여명, 동시 접속자수 2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나우콤측은 "DMB 기능이 없는 아이폰에서 아프리카TV의 실시간 개인방송을 볼 수 있는 것이 인기요인"이라며 "향후 증권방송, 스포츠중계, 개그방송 등 다양한 방송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인용기사 출처:
http://stock.naver.com/item/news_read.nhn?article_id=0002198616&office_id=018&code=067160
 
위 기사는 짤막하지만 우리 시대 미디어 도구의 발전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또 그 수용채널이 얼마나 급변하면서 다양화하고 있는지를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례라 생각됩니다. 신세대들은 이미 인터넷 풀 브라우징이 모바일 워킹 상태에서도 가능한 아이폰(스마트폰)이나 오즈 모바일 트위터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에 환호하며, DMB기능이 없어도 아프리카를 통해 원하는 방송을 청취하는, (어른들 눈으로 보면) 참으로 "희한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언론 미디어법의 개정으로 인해 조중동을 위시한 신문사들이 종합편성권을 가진 방송국이 등장할 예정이라 합니다. 방송사들의 적자를 해결해주기 위해 KBS2TV를 통해 걷히는 광고수익을 신생 종합편성 방송에 나누어주는 대신, KBS2TV의 수익감소분은 시청료(TV수신료)를 올려서 메꾸겠다는 소문입니다...

이에 더하여, 내년부터는 KT의 쿡(Qook)TV 를 필두로 인터넷 방송(IPTV)이  VOD(다운로드) 방식만이 아닌 실시간 방송으로 채널화되어 전송될 거랍니다. 지역 케이블TV나 스카이 위성TV 같은 실시간 방송 채널이 100여 개 이상 신규로 생겨난다고 보시면 되겠지요. 아프리카에 개설되어 있는 개인 방송국 수가 이미 수천여 개에 달한다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또한 그리 많은 숫자라고 할 수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이게 현재 우리가 발딛고 사는 대한민국 정보통신 인프라의 현주소입니다.

바야흐로 2010년은 99년-2천년 닷컴 벤처 열풍이 불었던 시절에서 만 10년만에, 유무선-방통 융합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혁명이 벌어지는 현장을 목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변화되는 새로운 환경 속에 누가 그 기회를 선점하고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변화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할까요?
10년만의 벤처 지형의 새로운 변화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여기서 나는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를 작금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답니다...

제가 요즘 들어 즐겨 시청하는 아프리카의 개인방송 하나 여러분께 링크로 소개해드리고 마칩니다. 
http://afreeca.com/gtv7  [불량주부, 망치부인의 시사수다방]

심심할 때 한 번 클릭해 보시면 조중동같은 신문이 왜 망할 수밖에 없는지(폐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광고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뜻임), 우리가 지금 얼마나 열린 개방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 소개 기사는 아래 링크 마저 참고해 보시구요....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08062416451518811&outlink=1


4. 2010 새해,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어느덧 2009년이 딱 하루 남았습니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절 또한 바뀌기를 쉬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해를 맞는다는 것은, 우리가 상대성이론을 현실화하여 시간을 멈추게 하지 못하는 한, 적어도 인간의 유한성과 시간의 절대성을 상징하는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이기도 합니다. 

양력이든 음력이든, 신정을 찾든, 설날을 찾든, 사람이 뭐라 명하든지 상관 없이 한 해는 여지 없이 가고 또 다시 찾아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무덤덤한 계절의 반복적인 순환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것을 꿈꾸고 계획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절망의 시작일지, 희망의 시작일지를 정하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바로 각자의 몫일 것입니다.

오래만의 [때때로메일]을 마무리하면서 문두에 거론했던 선덕여왕의 한 대목이 다시 한번 떠오릅니다.
염종과 미생이 비담에게 전했던 마지막 말...

"아무도 너를 망치지 않았어...  
자신을 망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 뿐이야... 너는, 니 스스로가 망친 거야...."


기억할만한 많은 대사 중에 이 대목 또한 제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세상살이가 힘들고 답답하고 짜증나고 분노스러워서, 누군가에게 그 잘못을 탓하고, 책임을 돌리고 싶을 때, 누구 때문에 정치가 더럽다고, 누구 때문에 경제가 망가진다고, 또 누구 때문에 될 일도 안 된다고 탓하기에 앞서서... 과연 지금 나는, 지금 우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되물어보는 자세가 다른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새해 새 마음과 각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올 한 해 소중한 경험 속에서 배우고 깨달은 지혜를 잘 갈무리하고, 그것을 밑천이자 기반으로 삼아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서려 합니다.  모두들 더 많이 관심 갖고 도움 주시고, 행여 엉뚱한 길로 빠져 헤매지 않도록 등불이 되어 주시고, 길라잡이들이 되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년에 닥칠 일거리도 올해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덜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보다는 자주 안부 인사 전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행여, 제 메일이 너무 뜸해서 뭐하고 사는지 궁금하시면, 언제든 제 개인 블로그에 오셔서 [때때로메일] 함을 열어봐 주시면 됩니다.  굳이 읽지 않을 긴 메일을 많은 이들에게 스팸성으로 보내는 것 또한 공해일 테니까요....
http://letsgo.tistory.com {렛츠고의 더불어한길}

올 한 해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돌보아 주신 데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가오는 경인년 새해, 가정에 건강한 웃음이 가득 넘치시길 기도하고 기원드립니다. 늘 행복하세요....


2009년 12월 30일

목동 변두리에서  최규문  올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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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명박 정부는 문명 역주행"

책 여행 2009/06/10 11:51 꺄르르  
* 원문 출처: http://blog.ohmynews.com/specialin/282999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유시민 전 장관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다음가는 지지도를 보이며 차기 대선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죠.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0년 서울시장후보를 따졌을 때, 유 전 장관이 선호도 1위로 뽑혔고, 현직 오세훈 시장과 대결에서도 이기는 것으로 나왔지요.

 

대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였다 떨어진 그는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와 <후불제 민주주의>[2009. 돌베개]를 펴냈지요. 이 책 1부에서는 헌법에 담겨 있는 민주공화국 정신과 국민 기본권을 이명박 정부가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2부에서는 헌법의 당위와 권력의 실재 사이 차이가 벌어지게 되는데, 이 격차를 만들어 내는 요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설명하죠.

 

참여정부는 사회자유주의 정권,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에게 공격당해

 

이 책은 지식소매상 유시민이 펴냈으나 정치인 유시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글입니다. 자신이 정치계에서 보고 겪은 경험이 녹아나있으니까요. 두 번의 국회의원, 한 번의 국무의원을 하면서 자신의 이상과 거친 현실 사이 틈에서 지은이는 아쉽고 안타까웠다고 얘기하네요. 그러한 자기반성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 비판과 포개지면서 더 깊이 있게 와 닿네요.

 

책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참여정부를 돌아봐야 하죠. 5년 동안 이리저리 욕을 먹은 참여정부는 어떠한 정권이었을까요? 지은이는 ‘사회자유주의’ 정권이었다고 규정하며,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있었다고 얘기하죠. 사회주의도 아닌 자유주의도 아닌, 어울리지 않는 반대 성격의 정치 기조를 묶는 시도를 하였다고 참여정부를 돌아보네요.

 

과거사 진상규명과 과거 국가범죄에 대한 정부의 사과, 신행정수도 건설과 지역균형발전정책 추진, 노사정 위원회와 저출산 고령사회 연석회의, 투명사회 실천협의회 등 사회 대타협을 위한 기구 신설과 강화노력, 국가사회지출의 대폭확대,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기초노령연급 도입, 아동과 장애인 지원, 교원확충, 종부세 신설과 보유세 강화 같은 강력한 부동산 거래, 거기에 신용규제까지 하여 사회 형평과 통합, 기회균등을 이루기 위한 국가 개입을 늘리고 강화하였다고 평가해요.

 

사회공공성 확충과 함께 자유주의가 사회에 퍼집니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기초 원리 삼아 한칠레 FTA 비준, 한미 FTA를 체결을 하면서 자유무역을 늘렸죠. 또한 정경유착과 권언유착 같은 짬짜미들을 해체함으로써 권력의 민주화, 분권화를 추진합니다. 사회 곳곳 해묵은 권위주의 문화를 씻어내고자 정부부터 탈권위를 하였으며, 기업에 대한 정치권력의 부당한 개입을 극소화하였지요.

 

이렇게 중도 통합, 또는 중도 진보 정책을 폈지만 참여정부는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에게 신랄한 공격을 받으며 5년 내내 시달렸지요. 진보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며 비판을 하였고, 보수는 사회정책을 보면서 좌익 포퓰리즘이라며 이념 공세를 펼쳤지요. 진보는 자유주의 측면에 화살을 날렸고, 보수는 사회주의 쪽으로 칼을 찔러대었죠.

 

빛과 그림자가 같이 있듯 참여정부를 보면, 잘했던 것도 있고 못했던 것도 있는 게 사실이죠. 국민들은 참여정부 시절 잘했던 것은 그대로 하면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만들기를 더 잘할 거라고 믿었던 이명박 대통령을 뽑지요. 그러나 1년 만에 국민들은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게 드러납니다. 경제 살리기는커녕 위기관리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으며, 남북관계는 파탄이 났습니다. 시민들은 이제야 노무현과 이명박의 차이를 실감하고 있지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정권은 문명 역주행, 한국이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헌법을 얻었기 때문

 

지은이는 이명박 정부가 ‘문명 역주행’을 하고 있다며 통탄해 하고 있죠. 이명박 대통령을 꼭대기 삼아 그동안 어렵게 만들어온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무너뜨리고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절차를 짓밟고 있지요 그 어떤 정책에 대해서도 공청회나 토론회를 여는 법이 없어요. 그들끼리 쑥덕거리고는 일처리가 끝나죠. 결정한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은 오로지 힘으로 다스립니다.

 

이러한 반작용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밖에 없었죠. 왜냐하면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데, 한국은 너무 쉽게 민주주의를 얻었기 때문이죠. 대한민국은 처음부터 민주공화국이었어요. 1948년 7월 17일 제헌전의회가 한국을 민주공화국으로 규정하고 정치, 경제, 사회 기본질서를 담은 첫 헌법을 널리 알렸지요. 그러나 그 헌법정신을 누리기 위해 치러야할 비용을 한국 사람들이 지불하지 않았다고 지은이는 꼬집죠.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후불제헌법’이라는 겁니다. 헌법 조문을 보면 동서고금 앞선 사람들이 피땀 흘려 얻어낸 것들인데, 한국 사람들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양성평등이 대중 의제가 되지도 않고 여성들이 동등한 참정권을,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노동 3권을 얻은 거죠.

 

대한민국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고 외상으로 민주공화국 정신을 얻으면서 그 값을 지금 치르고 있는 거죠. 민주주의는 헌법과 제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자기가 나라의 주인이라는 주권의식, 헌법과 민주 절차에 대한 이해, 공정한 경쟁 규칙의 수립과 경쟁 결과에 대한 승복, 생각이 다른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민주공화국을 만들지요.

 

물론,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후 60여 년 동안 한국은 꾸준히 외상값을 갚아 나갔죠.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 민중항쟁, 1987년 6월 항쟁, 수많은 시민들이 엄청난 수고와 희생을 치러냈죠.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헤아릴 수 없는 지식인과 언론인, 노동조합 지도자와 대학생들, 종교인과 정치인, 농민과 회사원들이 체포와 구금, 해고와 고문을 당하며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애를 썼지요.

 

하지만 5.16군사반란, 유신체제, 12.12군사반란, 3당 합당 등 권력자들의 일그러진 욕망으로 툭 하면 빚이 늘어났지요. 지도자들이 헌법의 정신과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하려는 자세를 지니고 있으면 국민들이 갚아야할 민주주의 비용이 줄어들지만 지금까지 지도자들은 비용을 늘려놓고 국민에게 떠넘겼지요. 국민을 업신여기거나 만만하게 보기에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주권자 스스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죠. 한국에서는 촛불시위로 나타나게 됩니다.

작년 10일 저녁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촉구 및 국민무시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태평로, 청계광장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가득 채운 가운데 열리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촛불시위는 아름다운 운동이긴 하지만 한국제도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또 촛불시위를 하게 되면, 사회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것도 사실이죠. 이러한 비용은 훌륭한 헌법을 거저 가져온 대가이며, 한국이 민주사회를 가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했던 외상값이죠. 문제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이상하게 촛불을 아무리 들어도 갚아야 할 게 쌓인다는 거죠. 거꾸로 가는 한국 정치사회를 보면서 시민들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문명 역주행을 한다고 해도 2013년 2월을 넘기지 못하지요. 문제는 그 다음이죠. 이명박 이후에 무엇이 올지 내다봐야 합니다. 시민들의 정치의식은 어떠하며, 무엇을 바라고 있는 같이 얘기 나눠야 합니다. 갚아야할 헌법정신과 민주주의 비용이 얼마나 남았는지 짚어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둘레에서 시작을 해야 합니다. 그 나라 수준은 국민 평균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니까요. 딱 그만큼이니까요.

 

평범한 사람들의 비굴함과 굴종이 부당한 정권을 유지, 노무현을 죽인 것은 누구인가?

 

올해는 중국 천안문 민주화운동 20주년이에요. 20주년 기념을 하려고 하자 중국당국의 탄압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려왔죠. 중국과 한국은 얼마나 다른지 눈 감고 비교해봅니다. 한국은 문명역주행을 펼치며 중국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앞선 모습도 보이죠. 사회주의든 자유주의든 부패한 정권이 권력을 잡으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유지 자체가 목적이 되니까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천안문에서는 민주화를 바라는 중국인들이 운동을 벌였지요. 중국공산당 지도자 덩샤오핑은 무력 진압을 지시하고 시위 주동자들을 처형하라고 명령을 내리죠.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맨몸으로 인민해방군 탱크를 막아선 한 남자는 지구촌 시민들 가슴에 큰 울림을 낳았지요. 자유를 향한 의지는 죽음을 무릅쓰고 탱크 앞에 꼿꼿하게 사람을 세웁니다. 가로막던 저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가 보기에 덩샤오핑은 중국 인민의 자유를 억누르는 독재자고 이름 모르는 저 남자는 투쟁의 영웅처럼 생각하기 쉽죠.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죠. 중국 인민들이 공산당 독재를 알게 모르게 요구한다면 상황은 달라지죠. 덩샤오핑은 중국 인민들의 의사를 담은 지시를 내린 것일 뿐이고, 저 남자는 중국체제에 금을 내려는 ‘난동자’가 되는 겁니다.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중국인들의 외로움과 고통이 느껴진다. 한 편, 탱크 앞을 가로막은 저 사람을 보며 자유를 향한 의지가 느껴져 가슴이 뜨거워진다. 스튜어트 프랭클린 @가야북스

 

어떤 부당한 정권도 총칼로만 권력을 지탱할 수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굴함과 굴종이 밑바탕에 깔려야 정권이 유지될 수 있죠. 그 어떤 정권도 그 사회 대다수 구성원들이 거부 표시를 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70, 80년, 일제시대도 마찬가지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수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침묵하거나 현실에 동조하고 있었다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 대니얼 골든하겐 교수는 ‘히틀러의 자발적 사형집행인들’이라는 책에서 왜 독일인들이 유대인 대학살을 집행했는지 설명해요. 그 당시 독일인들이 집단으로 미쳤느냐, 아니죠. 미친 짓을 저지른 독일인들은 대부분 정신 건강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렇다고 학살명령을 거부한다고 해서 나치에게 무거운 처벌을 받느냐,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 반유대주의가 뿌리 깊었으며, 여러 언론조작에 평범한 독일 시민들은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기꺼이 학살에 참여했다고 대니얼 교수는 분석하지요.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란 유명한 개념을 내놓죠. 유대인 대학살을 저지른 죄로 뒤늦게 체포된 나치 군대 중령 아돌프 아이히만은 사람의 탈을 쓴 악마나 비정상 살인광이 아니었지요.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상부 명령에 복종한 평범한 군인일 뿐이었지요. 아이히만은 유대인을 학살하면서 아무런 양심의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합니다.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한 것이 아이히만의 죄였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었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지요. 시민들은 검찰과 족벌언론에 대한 책임을 끄집어내고 있죠. 그들 역시 평범한 아버지들이자 남편들일 겁니다. 또한 너그러운 이웃이자 의리 있는 친구일 수 있죠. 그저 상부의 명령을 충실하게 수행한 일꾼이었는지 모르지요. 약간의 공명심과 진급에 대한 욕심과 나름의 애국심 때문에 노무현을 물어뜯었는지도 모르죠. 어쨌든 결코 지울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건 뚜렷하죠. 아이히만처럼 아무 생각 없이.

 

검찰과 족벌언론에 엄중한 문제제기와 사회변화를 이끌어내야겠지만 그들에게만 책임을 물어선 안 되지요. 그들이 ‘악한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악한 뿌리’를 뽑지 않는 이상 악은 재생산되기 때문이죠. 권력자들은 언제나 선학목적을 들어 악한 방법을 정당화시키고, 선량한 사람들로 하여금 악을 저지르게 만들지요. 민주주의는 악한 뿌리를 뽑고, 헌법정신을 사람들 의식에 심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악한 뿌리가 어디 있는지 성찰하는 시간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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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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