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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4.5.19) 기름값은 올라도 아카시아는 피고... 또 지고... 조회(64)
때때로 메일 | 2004/05/19 (수) 09:42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몸이 많이 피곤했던 탓일까요, 어제밤엔 모처럼만에 일찍 잠을 청한 탓이었는지, 10시에 눈을 감았는데 새벽에 일어나 눈을 떠보니 시계가 새벽 두시를 가리키고 있더군요....

요즘엔 이 시간쯤에 한번 눈을 뜨게 되면 다시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제가 불면증에 시달린다거나 업무상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것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실 건 없구요...

어느 사이 불혹의 연배에 가까와지다보니, 그 만큼 남아 있는 삶의 시간들이 아까와지는 탓이겠지요. 요즘엔 일단 잠에서 깨어나면 굳이 다시 잠을 청하려고 일부러 노력하지 않는 것 뿐입니다...
잠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며칠 후면 부처님 오신날 인데... 부처님께서도 잠은 아무리 많이 자 봐야 인생에 하등 이로울 것이 없다고 가르치셨거덩요....

오랜만에 메일 드리면서 뚱딴지 같은 제목에, 뜽금 없이 잠 이야기로 서두를 꺼내서 그렇긴 합니다만, 워찌되었거나, 요즘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점점 더 찐하게 느끼곤 합니다.


1. 일주일에 3일은 운전대를 놓자!

수서로 이사를 온 지도 어느덧 한 달여, 대충 업무 패턴을 정돈하고, 새로운 기분과 새로운 모습으로 업무에 임하게 되어 몸도 조금씩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되어 가는군요....

작년 요 무렵에 지금 살고 있는 빌라 꼭대기 집으로 이사를 왔었는데, 그 때도 아카시아 향 예찬을 늘어놓으며 이사 온 집자랑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요...

바로 지금도 집 베란다 창문 밖으로 앞 산 산자락을 가득 메운 아카시아 나무가지들이 이제는 제법 짙푸른 색깔로 옷을 입었습니다. 가지런한 연초록 잎사귀들 위로 하얀 꽃잎파리를 마치 봄바람에 벚꽃 흩날리듯 하나 하나 바람에 떨구어지는 모습을 지켜 보노라면 마치 늦봄에 눈이 내리는 듯한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됩니다.

벚꽃은 향이 약하여 그저 눈을 즐겁게 해줄 뿐이지만, 아카시아는 그 짙고 향긋한 내음이 코까지 즐겁게 하고, 푸른 잎사귀들과 어울려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기에 굳이 술 한 잔이 없어도 그 향에 취해볼만 합지요.

성현들께서는 인생이 일장춘몽이라 하였거늘...

아무리 한가로이 자연의 정취를 즐기는 와중에서도 신문이나 TV만 켜면 고유가에 주가 폭락, 전쟁의 와중에 야만적인 고문과 학대, 이에 대한 피의 보복 테러가 악순환되는 지구촌의 살벌한 풍경들이 인정사정 없이 우리의 시야를 뚫고 쉼 없이 오버랩됩니다...

도무지, 인간이라는 동물이 지구상에 나타나서 성취해 놓은 일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주선을 만들어 달나라를 가고, 자동차를 만들어 세상을 누비고, 고속철도를 만들어 동강난 삼천리를 반나절에 오간다고 좋아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진정 마음 평안을 누리며 평화로운 세상에서 웃음을 나누며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타령하면서 삶의 향기를 느낄 만한 여유는 과연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어제 출근길에 들었던 한 스님의 설법 강론 테이프 중에 그런 말씀이 문득 생각나는군요...
인간이라는 동물이 세상에 나타나서 이룬 성과라는게 따지고보면 결국은 "환경 파괴" 하나 뿐이라구요....
지나친 역설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순간 그 말씀이 참으로 옳거니 하는 생각이 제 머리를 때리더군요....

사무실까지 거리가 멀어서 부득이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지만, 지난 주에는 옷을 갈아입으면서 실수로 자동차 키를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사무실 주차장에 차가 갇혀서 2-3일간 오랜만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게 되었더랬습니다.

자동차로는 논스톱으로 내리 달리면 30분이면 뚝 떨어질 거리를, 버스에 지하철을 두번씩 갈아타고 오면 출퇴근 시간이 거의 3배로 걸리기 때문에, 그래도 시간 절약하고 몸 편한 것이 좋으려니 하면서 운전대를 잡곤 하지만 정작 그렇게 벌어들인 1시간도 지나놓고 보면 별로 남는 것이 없는 시간이 됩니다.

오히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동안에 정신 집중하여 책을 읽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도착하는데다 평소 시간이 없어 못 읽던 책을 덤으로 읽을 수 있고, 더불어 자동차에 허비되는 기름값도 절약할 수 있으니 일거 양득인데도 몸이란 놈이 그 약간의 불편함과 부지런함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참으로 얄밉지요...

그래서 이번주부터는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에 절반인 3일 정도는 차를 놓고 다니자고 결심을 해보았습니다... 그 방법 중의 좋은 것이, 흐흐~~ 퇴근시에 술잔을 기울이는 게 최고더군요...
운전대를 잡기엔 약간 두려울 만큼, 눈 딱 감고서 소주를 두세 잔 정도 걸쳐 버리는 것이지요....
일단 한번 안 끌기 시작하면 이상스럽게도 그 다음날도 차를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줄더라고요...

암튼, 제가 운전대를 놓으면 대신 제 집사람이 불편해집니다...
버스 정류장이 멀어서, 걸어가면 10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집사람에게 제일 가까운 전철역인 당산역까지 바래다달라고 부탁을 하게 되는 편이거든요... 특히 출근길은 아무래도 시간을 다투다보니, 차로 움직이면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갈 시간에 이미 지하철역까지 도착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부탁하는 게 낫답니다. 덕분에 집사람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지요... 사람이 신세를 져야 고마운 마음도 생기니까요...푸헐!


2.  최인호의 <상도>와 안철수의 <영혼이 있는 승부>

각설하고, 지난 주 전철간 이동을 포함해서 이번 달 들어 두어 주말을 거치며 그동안 보마 보마고 하면서 못 보았던 최인호의 [상도] 다섯 권하고, 안철수의 [영혼이 있는 승부] 를 읽었더랬습니다....

저는 책을 보면 길건 짧건 약간의 독후감을 적어 놓는 편인데, 이번 책들은 감명 깊게 읽긴 하였으나, 아직 미처 후기를 적지는 못했습니다.  [상도]에서도 그렇고 안철수 님의 글에서도 그렇고, 역시 책을 쓰는 이들은 남의 책을 참 많이 읽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더랬습니다.

저보고 인생의 세 가지 큰 낙을 스스로 일러 보라 하면,

첫째는 먹고 싸는 즐거움이요,
둘째는 책을 읽어 깨치는 즐거움이요,
셋째는 벗과 더불어 수다를 떠는 즐거움이라

비교적 자신 있게 말하고, 또한 그 낙들을 찾아 즐기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이가 사립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비가 대학생 등록금을 뺨치는 수준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이젠 책을 직접 사려구 교보니 영풍문고니 들러서 신간을 둘러보는 기회는 많이 줄게 되었구요ㅡ 어쩔수 없이 남들이 갖고 있는 책을 빌리거나 도서실이나 사무실 서고 등지에 꽂혀 있는 책을 빼다 읽는 방식으로 주노선을 전환을 하게 되었지만서두....
아무튼 사서 보거나 빌려 보거나 책은 그 내용만 알차면 읽는 보람을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상도]는 대충 제목에다 그간 보구 들었던 TV 사극의 선입견 때문인지 그저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를 연대기적으로 추적한 것을 극화한 그저 그런 류의 소설이겠거니 하고 빼들었는데, 정작 거기에서 만난 것은 부처의 불경과 노장사상, 그리고 공맹의 사서삼경과 당대 중국과 조선을 넘나드는 수려한 한시들의 짜깁기식 소설이더군요....

그건 임상옥이라는 인물을 줄거리로 하여 엮어낸 작가 최인호 자신의 정신 철학 세계를 담아낸 것이라는 느낌을 새삼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제가 요즘 불교철학이나 동양철학 쪽에 거의 심취하다시피 빠져들고 있는 터였기에 [상도]의 곳곳에 인용된 절간의 선문답 사례나 고사, 한시 들은 절절히 제 가슴에 여운을 남기고 제가 책을 통해 배우고 생각한 바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어 좋은 복습 도구가 되었더랬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상도]에서 의주의 만상들이 [신의]를 상인의 제1 덕목으로 삼고 있듯이, 안철수의 [영혼이 있는 승부] 또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의 제1 원칙은 [정직]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을 보고서 다시 한번 제 자신과 우리 회사의 가치관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즘 저희 사무실의 화두는 "[고객만족]의 핵심 포인트가 과연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에서 온라인샵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 사이트의 매출도 이래 저래 많이 줄어들어 뭔가 좀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지요. 무릇 장사를 한다는 사람들이 돈이 나오는 주머니를 차고 있는 고객을 만족시키지 않고서 그 주머니 끈이 저절로 풀려지길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터이니까요....

아마도 그래서 제가 요즘 들어 마케팅의 기교나 기술을 다루는 책보다 우선하여 상업이나 비즈니스의 원론이나 비즈니스 철학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항상 그렇듯 시작할 때의 초심과 사명을 망각하면 나중에 남는 것은 얄팍한 상술에 의지하여 잔머리로 돈을 쫓다가 결국은 파트너나 신용까지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후회하기 마련인 법이니...

어느 새 아카시아 꽃잎도 절반이 흩날려 지고 있는 초여름 들머리입니다...
주말이면 상춘객들로 붐비는 고속도로지만,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시고 세상과 자연을 벗하시는 마음의 여유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3. 나들이 정보 하나 - 한택식물원

끝내면서 입가심 정보 하나 남깁니다.....

이번 달 첫날에 용인 아래 쪽 안성 바로 윗쪽에 있는 [한택식물원]이라는 곳에 식구들과 함께 다녀왔는데요.....

입장료가 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가 소설 속 상상의 나무가 아니라, 호주 쪽에 실재하는 재미있게 생긴 나무라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돈 값어치가 있는 야외 식물원입니다 .
http://www.hani.co.kr/section-005100033/2004/05/005100033200405062155348.html
(요렇게 생긴 나무입니다...)

혹 어린 아이들을 키우시는 집안이라면 가족 나들이 코스로 괜찮구요....야외 화단쪽으로는 한창 피어난 모란 작약원과 튜울립 꽃밭의 벌나비 떼들도 볼만 하니, 자동차를 가진 연인을 사귀고 계신 분은 시골길 드라이브를 겸해 야외에서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실 량이면 그런대로 권할 만합니다.

링크 걸어 둘 터이니, 추가 정보 보시고 싶은 분은 참고하시구요.....
http://www.hantaek.com/

교통편은 서울에서 출발하신다면 중부고속도로 일죽 톨게이트를 이용하시는 편이 제일 빠릅니다. 경부선으로 해서 영동선 고속도로 타는 것은 피하시길 권합니다.... 주말엔 특히 많이 밀리니까요....
http://hantaek.co.kr/visit/info.php

아래 쪽에 참고로 관련 기사 글 하나 따다 옮겨 둡니다... 참고하세요!


사설 최대규모 ‘한택식물원’ 첫 공개

온세상이 꽃천지다. 매화와 산수유에 이어 상아빛 목련, 연분홍 벚꽃까지 봄길을 화사하게 비춘다.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옥산리 비봉산 자락에 자리한 한택식물원에도 고만고만한 우리꽃이 소담스럽게 피어났다.

지 난 1일부터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된 한택식물원은 24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건설업을 하던 원장 이택주씨가 1979년 선산에 초지를 조성하고 목장을 경영한 데서 시작됐다. 그러나 가격폭락으로 빚을 져, 이를 갚기 위해 초지에 조경용 나무와 자생식물을 몇가지 심다가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가진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20만평의 넓은 대지에 수목류 1,200여종, 자생화 1,200종 등 국산 식물 2,400여종을 비롯해 외국종 등 6,0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국내 사설식물원으로는 최대 규모인데다 다양한 종을 갖추고 있어 2001년에는 환경부로부터 ‘자생지 외 희귀식물보전지구’로 지정됐다. 그간 꾸준히 종번식과 종개발에 힘쓴 결과다. 울릉도에서 멸종한 고추냉이와 주왕산에서 사라진 둥근잎 꿩의 비름도 이곳에서 가져다 심었다.

식물 원은 크게 동원과 서원으로 나눠져 있는데 일반에 공개되는 곳은 동원이다. 능선을 따라 직사각형 꼴로 조성된 동원은 20여개의 주제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할미꽃, 처녀치마, 얼레지, 노루귀, 복수초, 깽깽이풀 등 봄꽃들이 피어있다.

한 택식물원에서 가장 눈여겨볼 곳은 자연생태원이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자연생태원은 첫눈에 보기에는 동네 뒷산과 다를 바가 없지만 실제 산에 갔을 때 마주치는 것처럼, 최대한 자연 생태조건과 동일하게 환경을 만드느라 8년 가까이 공들인 곳이다. 소나무와 참나무 등 이미 자라고 있던 나무 외에는 일조량과 습도, 통풍 등을 고려해 일일이 서원에서 가져다 옮겨심었다. 깽깽이풀과 복수초, 노루귀 등이 지고나면 이달 말 하늘매발톱과 금낭화 등이 피어난다. 이렇게 봄꽃이 지고 나면 여름꽃이, 다시 그 자리에 가을꽃이 피어나도록 해 3계절 내내 꽃이 지지 않는다.

자연생태원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눈앞으로 펼쳐지는 전경이 상쾌하다. 전망대 아래 절벽에도 돌을 쌓고 돌틈에 식물을 옮겨 심었다. 솜다리꽃 등 300종의 고산식물을 심어놓은 암석원은 햇빛이 바로 내리쬐어 고산식물이 자라기엔 적당하지 않지만 표토층 밑에 배수로를 만들고 중간중간 관목을 심어 그늘을 만들었다. 육각형의 유리온실에 아열대성 관엽식물 대신 오스트레일리아 및 뉴질랜드의 자생식물을 들여놓았고 원추리원, 아이리스원, 비비추원, 모란작약원, 백합원 등도 볼거리다. 수선화, 튤립이 청초한 자태를 뽐내는 구근원은 중간 중간 산벚나무를 심고 벤치를 둔 풍경이 유럽식 정원과 닮았다.

식물원 곳곳에 조성해놓은 백송길과 백목련길을 거니노라면 시 한 수가 절로 생각난다. 잔디가든에서 맨발로 땅의 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봄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 여행 길잡이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빠져나와 안성방향 국도 17호선을 탄다. 백암면을 지나 백암교회에서 삼죽방향으로 꺾어져 달리다 식물원 이정표가 나타나면 삼거리에서 좌회전, 5㎞가량 직진한다. 중부고속도로는 죽산IC~국도 32호선을 탄다. 죽산면 농협LG주유소를 지나 버스정류장 옆길로 우회전해 시골길을 따라 2.5㎞정도 달리면 한택식물원이 나타난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죽산행 버스가 다닌다. 죽산에서 식물원까지는 택시로 10분거리. 식물원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해질 때까지. 식물 보호때문에 카메라 삼각대는 지참할 수 없다. 식물원을 찾는 이들에게 해설을 해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만 16세에서 만 65세까지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입장료 어른 7,000원(주말 8,500), 청소년 5,500원(6,000), 어린이 4,000원(5,000). 이 달은 50%씩 할인된다. (031)333-6483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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