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설마 설마 하면서, 조마 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던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노조원들의 옥상 농성장에 드디어 경찰특공대들이 투입되었더군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는 파업농성이라 보지 않았고, 또 특별한 대안이 없는 벼랑끝 무한투쟁으로 이어지지 말았으면 했는데, 노사 어느 편의 잘잘못을 떠나서, 경찰들이 노동자들을 진압하면서 벌인 살인적인 폭력은 차마 눈뜨고 그냥 보기에는 너무나 심각하군요....

곤봉으로 사정없이 내려치고, 발로 차고 짓밟고, 방패로 내리찍고...
한 마디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적군을 살해하는 듯한 잔인한 폭력의 연속입니다...
총칼 대신 몽둥이를 들었다는 것만 빼면 80년 광주 학살 진압 당시 현장에서 군인들이 시위대를 사살하며 때려잡던 모습과 한 치의 차이도 없이 잔인하고 무자비합니다.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의 피와 눈물로 겨우 겨우 일으켜놓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30년 역사의 뚜렷한 원점 회귀이자 역사의 후퇴라 아니할 수가 없네요.  얼마 전 도무지 자격도 없는 사람을 온갖 반발을 무릅쓰고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앉혀 놓고, 거의 당연직 순번으로 주어질 상황이던 국제 인권위 위원장 선거에는 스스로 출마를 포기하는 부끄러운 작태를 연출해, 급기야는 인권 등급 강등 대상국으로 권고를 받더니만, 이제는 아예, 그까짓 인권 등급이야 강등되는 게 뭐 대수냐는 투의 막가파식 폭력을 백주대낮에 공공연히, 그것도 공권력이 앞장서서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래서 저는 이명박 정권을 싫어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앞으로 3년 동안 도무지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는 한나라당이 밉습니다.
아니 3년이 아니라, 이들 정치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하면 작금과 같은 반민주적 폭거와 살인적인 폭력이 앞으로 5년 이상 더 연장될 것이 뻔해 보이기 때문에 이들 세력의 재집권과 정권 연장을 절대로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한 마디로 박정희식 경제개발 사명감에다 전두환식 밀어부치기 폭력을 결합하여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하는 모든 세력에 대해 좌파의 표딱지를 붙이고서, 그것이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이든, 야당이든, 국민이든 무엇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폭력과 막무가내식 몰아부치기로 정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촛불집회가 그랬듯이, 시국선언이다 뭐다 국민들이 제아무리 떠들고 짖어 대도 힘으로 밀어부치면 나중에는 고분고분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이명박 정권은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어떤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경제만 성장시켜 놓으면 자신을 찬양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 마치 신의 부르심을 받은 듯한 오만 속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말할 권리를 말살하고 민주주의를 포기하며 영구 집권을 시도했던 박정희는 충복의 손에 목숨을 잃었고,
광주 학살로 집권해서 떵떵거리던 전두환은 "성공한 쿠데타도 반역은 반역"이라는 역사와 법정의 판결 아래 "반란 수괴"라는 딱지를 이마에 붙인 채 맘 놓고 집밖으로 거동하기를 힘겨워하는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 식의 막가파식 폭력과 오만으로 일관하는 이명박 정권이 과연 자신에게 주어진 5년의 임기나마 제대로 끝까지 채우고 마칠 수 있을까를 수시로 고민하게 됩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제 마음이 점점 더 조마 조마해져 갑니다...

 
아래는 한겨레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는 허재열 님의 블로그에서 그대로 따온 경찰 진압 장면 동영상과 기사입니다.
이게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경찰들이 할 수 있는 짓거리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특공대의 농성장 투입, ‘살인진압’ 같았다
블로그에서만 2009/08/05 13:34   http://blog.hani.co.kr/catalunia/24478
                  
 
                                                  [영상] 경찰 쌍용차 노조원 폭력진압 현장
                                       

살인진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전 8시.
평택 쌍용차공장 조립공장 옥상으로 투입된 특공대원들은 무장해제된 노조원들을 상대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이건 정도를 벗어난 폭행입니다.
 
경찰은 기중기로 들여올려진 컨테이너에서 옥상으로 내리자마자 닥치는대로 노조원들을 붙잡아 구타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넘어진 노조원들을 방패로 이곳 저곳 찍고 발로 차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다 렌즈에 비춰지는 장면을 보고 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어떤 분이 넘어진 채 경찰에 맞고 있더군요. 
한 명이 발로 차고, 그 옆에 있던 경찰이 또 방패로 찍고, 분이 안 풀린 다른 경찰이 와서 곤봉으로 또 때렸습니다.
한 노조원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도 여러명의 경찰은 계속 때렸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경찰에 대항하는 노조원들을 상대로 때린 게 아닙니다.
무장해제 당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폭행이었습니다.
 
이건 집단구타에 가까웠습니다. 이렇게 다친 노조원들이 한 두명이 아닙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영상을 보십시오. 모두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경찰은 적법한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해야 합니다. 경찰은 지급된 장비를 장비규정에 의거, 방어용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날 경찰은 정신을 잃은 듯 가지고 있는 방패와 곤봉으로 노조원들을 향해 무차별 폭행을 가했습니다.
경찰은 이날도 테이저건과 가스총을 사용했습니다.

이게 80년 광주의 모습입니까. 아니면 2009년 평택의 모습입니까.
전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 모습을 직접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노조원들이 폭력시위를 벌인 것을 저는 무조건 두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가급적 부상자를 최소화해서 노조원들의 불법 농성을 진압해야 할 것입니다.
작년 촛불집회에서 군홧발에 맞아 전경버스로 떼굴떼굴 굴러들어가던 서울대 이나래씨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안타깝게도 이날 노조원들에게는 굴러들어갈 수 있는 버스마저도 없었습니다.
 
이번의 진압은, 진압 자체만으로 문제제기가 이뤄져선 안됩니다.
진압이 목적이라면 진압만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경찰은 이번 폭력 진압에 책임있는 해명을 내어놓아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119mil_9828.jpg
         이날 작전에 투입된 특공대원들에게는 곤봉,쌍절곤,테이저건,고무총 등이 지급됐습니다. 사진에 찍혔습니다.

또 하나 문제제기 할 것이 있습니다. 경찰은 노사 모두 부상자 대부분이 어디서 발생하는 지 파악하고 있습니까?
모두 새총 발사물에 맞아서 부상당하고 있습니다. 새총은 노조원들과 사쪽 경비직원들이 함께 쏘고 있습니다.
4일에는 노조원들이 50여명 이상이 새총에 맞아 부상당했습니다. 일부는 쇄골이 부러지고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볼트와 너트가 직선으로 날아와 사람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저도 맞았습니다.
(다행히 전 복부에 맞아 괜찮습니다.)

왜 경비직원들이 새총 쏘는 것을 방치합니까. 노조원들이 새총을 쏘니까 맞대응 해도 된다는 논리여서는 곤란합니다.
우리가 세금 들여서 공권력을 운영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공권력이 엄연히 작전을 펴는 구역에서 용역직원들이 불법무기를 활용해서 공격을 하도록 내버려두어선 안됩니다.

오늘은 아예 경찰과 경비직원들이 같이 움직이면서 새총 공격을 하더군요.
경찰이 못본 체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같이 움직이던데 이건 명백히 진압규정 위반 아닙니까.
제가 직접 사진을 찍은 것이 있으니 한번 보십시오.
 
쌍용.flv_000138376.jpg

 
더 이상 양쪽 부상자가 속출하지 않도록 경찰은 경비 직원들의 새총공격을 중지시키셔야 합니다.
제가 열흘간 이곳에서 지켜봤지만 경비 직원들이 새총 공격을 하지않으면 노조원들도 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장 안에 새총 발사물이 무한정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사쪽을 좀 설득하십시오.
사쪽이 거절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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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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