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 아이폰 첫산행!...바람 불어 좋은 날!

한명숙 뇌물수수 억지 기소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과 성상납 검사 리스트 폭로로 인해 시작부터 패색이 짙었던 한나라당이 천안함 침몰 사고를 계기로 어설픈 "북풍"을 광풍으로 만들어보려고 그리도 갖은 애를 썼건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민심은 역시나 냉철하군요...


   오후 11시 15분 현재, 서울시장선거 개표율 9.6% 결과, 한명숙 1.45%앞서, 3000표차 역전!

천안함을 이용한 북풍 한설이 워낙에 선거판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올 개연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장담하지 못한 게 사실이죠. 그저 혹시나...하는 일말의 기대를 안고 조마조마 지켜보아야 했는데... 막상 선거 개표 결과가 대구 경북만 제외하면, 서울-경기-인천-강원-충남은 물론, 심지어는 경남에서조차 초박빙 접전 구도가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쌓인 스트레스가 그동안 얼마나 컸었는지가 여실히 증명이 되는군요...

누가 뭐래도, 서울시장 선거가 가장 큰 승부의 척도가 될 터인데, 설령 박빙의 차이로 야당이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하더라도, 이 정도 결과라면 사실상 이번 선거는
 "MB정권 심판론이 '북풍'을 침몰시켜 버린 것"으로 평가해도 충분할 듯 싶습니다.

아침 일찍 집사람의 재촉에 맨발에 슬리퍼만 끌고서 집 바로 뒷쪽에 있는 기표소로 나갔는데요...  의레, 아침잠 없는 동네 어르신들께서 평소답지 않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조금 걱정스러웠습니다... 내심 솔직한 심정으로는,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차라리 투표를 안 하시는 편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불순한 생각마저 들었더랬습죠...

이럴 땐 차라리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고 편하게 마음을 비우는 것이 훨씬 정신 건강에 이로운 법, 아침 요기를 대충 하고는 느긋이 베낭을 둘러메고, 북한산으로 향했습니다...

날씨는 청명하고, 바람은 선선하여,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상쾌하고 좋은 날이었습지요...
계절은 이미 여름으로 들어서는 초입이라, 예년 같으면 수박이며 여름 과일을 즐겨 먹어야 할 철이건만, 강원도 산간지역에는 냉해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어,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서도...
어쨌든, 등산 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였고, 덕분에 디카 수준이지만, 사진도 참 깨끗하고 맑은 풍경들이 많이 잡혔더군요...

무엇보다도 오늘 산행에서 기념할 만한 일은,
아이폰과 함께 동행한 첫 산행이었다는 점입니다....
하여, 산행을 하는 중간 중간에 [페이스북]의 사진첩을 열어서 괜찮은 장면들이 잡힐 때마다 아이폰의 카메라 셧터를 눌러서, 실시간으로 모바일 포토 포스팅 작업을 시도해 보았더랬습니다....

중간에 배터리가 떨어져서 아쉽게 그쳤지만, 계곡과 능선을 가리지 않고 시원하게 뚫리는 대한민국 무선인터넷 서비스망의 파워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무선통신 기술이 우리네 삶을 어떻게 바꿔 나가는지 실감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오늘 실시간 무선 포스팅으로 올린 산행 사진첩을 펼쳐 보시려거든 아래 페이지 링크를 접속하시고,
이왕 찾아오시는 분이시라면ㅡ 제 페이스북에 친구 맺기 신청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http://www.facebook.com/#!/album.php?aid=2063845&id=1492330835

아울러, 디카(Samsung VLUU i85) 수준이긴 하지만, 나름 구도가 괜찮게 잡힌 컷들 추려서 아래 올려드리니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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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때이른 초여름 기운에, 늦은 오후 시간! 여느 때처럼 베낭을 둘러메고 북한산으로 향합니다...

목동 뒷편 용왕산 언저리, 근린공원으로 바뀐 얕은 산자락 밑에 위치한 집에서 새로 뚫린 9호선 염창역까지 자전거로 3분!
역입구 자전거 보관소에 바이크를 매어놓고, 601번이나 607번 시내버스를 타고 성산대교를 지나기만 하면 두 정거장 만에 마포구청역 앞에 내려주지요. 여기서 내려 불광동, 연신내 방향으로 가는 6호선 열차로 갈아타면 불과 20분 이내에 북한산 자락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곳에 도착합니다....

제가 가장 즐겨 가는 코스는, 사람이 많아 혼잡한 불광역을 피해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6호선의 회차지점인 독바위역에서 내려, 불광사 입구를 지나 바로 바윗길을 타고 독바위로 올라타거나 아니면 오른쪽의 정진골을 타고 수리봉으로 올라서 향로봉을 거쳐 비봉-사모바위를 넘어 내려오거나 내쳐 문수봉까지 더 가서 구기터널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어제는 모처럼만에, 독바위 골짜기의 왼편 암벽을 타는 코스를 넘어 서북편으로 빠지는 능선의 끝자락에 자리한 넓은 바위마당을 지나 선림사 쪽으로 내려오는, 짧지만 아기자기한 코스를 밟았더랬지요... 통상 걸음으로 가면야 두 시간이 채 걸릴까 싶은 단촐한 노선이지만, 어제는 길가에 핀 화사한 철쭉 꽃무리를 구경하면서 카메라 셧터 눌러가며 쉬엄쉬엄 걸었더니 4시에 출발한 산행이 7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내렸던 독바위역으로 돌아오게 되더군요...

불과 두 주 만에, 진달래는 이미 시들어 꽃잎 마른 자국 위로 푸른 이파리들이 무성하기 시작하고, 옆 자리에는 이제 연분홍 산철쭉들이 봉긋하게 봉오리를 내밀고 수줍은 듯 꽃을 펼치기 시작하더군요.... 진달래보다는 진한 맛은 덜하지만, 연두색 푸른 빛깔 산길을 요란하지 않게 수놓은 철쭉군들은 그 자체로 보는 이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잔잔한 기쁨을 선사합니다...

세상사는 늘 지지고 볶고 싸우고, 속이고 속는 진흙탕 구정물 같은 일들의 연속이지만, 짧은 산행길 서너 시간만은 아무 것도 속이지 않고 누구도 배신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마주하며, 세상을 관조하고 내려다보게 됩니다....
일주일의 비즈니스 전선에서 쌓은 긴장을 매주 하루나마 이렇게 자연과 마주하며 풀지 않으면 아마도 제 정신건강이 제대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신록이 무르익기 시작하는 독바위골 골마다의 모습, 디카 풍경과 함께 옅보고 느껴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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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어제 아침, 오랜만에 좀 늦게 출근하느라 늦은 아침을 집에서 먹는데, 아내가 말하더군요...
"이 정부 들어선 이래, 도무지 장례식 그칠 날이 없는 것 같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문득 "아! 그래 맞다!"
그런 생각이 왜 그리 새삼스레 가슴에 와 닿던지...
돌이켜보면 숭례문 화재로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과, 불안의 징조들....
민심의 우려와 심기 불편은, 광우병 소고기와 얽힌 촛불논쟁과 PD수첩에 대한 고소로 현실화되기 시작했고, 미디어법 개악을 통한 방송 장악과 민주주의의 퇴행을 보면서 차차로 커졌더랬지요. 한 켜 한 켜, 굵어지는 나무등걸의 나이테마냥!  

김수환 추기경의 타계로부터, 작년초 용산 철거민 참혹한 화재참사, 곧바로 이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사망과 해를 넘기지 않고 이어진 김대중 대통령의 죽음, 4대강 삽질 강행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올 들어서 다시 시작된 죽음의 행렬은 법정 스님의 입적소식이 채 가시기 전에 천안함 꽃다운 젊은이 46명의 희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대 어느 정부, 어느 대통령 치하에서 이토록 장례식과 조문의 행렬이 끝이 안 나는 일이 또 있었나요?
오죽 했으면, 저자 거리에서는 "자고로 임금이 덕이 없고 악업이 쌓이면 나라에 흉사가 끊이질 않고 액운이 낀다."는 이들도 있고, "앞서 죽어간 원혼들의 억울함과 분노가 뼈에 사무쳐 혼령들이 구천을 떠돌며 산 자들을 벌하고 있는 게 아닐까?" 라고 자문하기도 합니다. 

"2010년의 잔인한 4월"은 그렇게 또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정작 미안해야 할 이들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온 국민을 "살아남은 죄인"들로 만들어가며, 성금을 강요하는 나라,
"미안하다"며 울부짖는 부모형제들의 오열과 몸부림을 이용하여, 사고의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터에 "피의 보복"을 다짐케 하는 이상한 국면,
정말로 용서를 구해야 할 이들은 따로 있어 보이는데, "용서해줘!" 라며 눈물짓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마치 국민들의 "해이해진 안보의식"이 사고의 근원인 것처럼 몰아서 본질을 흐트러 뜨리는 교묘한 술책과 비겁한 작태들...

저는 누가 들으면 욕을 바가지로 할 수도 있겠지만,
희생 당한 이들에 대해 절대 미안해 하지 않을 겁니다.  또한 용서해 달라고 빌지도 않을 겁니다...
무엇을 미안해 해야 하는지, 무엇을 용서받아야 하는지를 모르겠기 때문이지요....

또한 저는 천안함에서 희생 당한 안타까운 혼령들에게 결코 "영웅"이란 가식적인 칭호를 붙이지도 않을 겁니다...
그들의 죽음과 희생은 우리들 모두의 가슴 속에 뭔가 커다란 숙제와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 고귀한 것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그들의 죽음이 왜, 어쨌길래,"영웅적"이라고 불리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까닭입니다.

요컨대, 천안함은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식과 더불어 우리의 기억에서 덮어져야 할 사건처리의 끝이 아니라,
그들의 죽음을 초래한 근본 원인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의 시작점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 세상의 어지러움과 통한의 울부짖음들을 모두 뒤로 떨치고, 북한산에 올랐더랬습니다...
잔인한 4월! 푸른 소나무 가지 끝에서, 골짝 바위틈 사이 사이에서, 아찔한 벼랑 끝에서도...
붉고 화사한 진달래 꽃무리는 삼각산 연봉을 굽이굽이, 지천으로 피어 바람에 흩날리더군요....

46인의 젊은 수병들,
그들의 꽃다운 죽음 앞에, 80년 대학시절 해마다 4월이 돌아오면 즐겨 불렀던 노래 한 소절 진혼곡으로 올립니다...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 날 쓰러져 간
젊음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 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이영도 詩 '진달래' (중3 국어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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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평소 같으면 토요일 오전 이른 시간에 오르는 북한산입니다.
어제는 하늘이 죙일 꾸물꾸물한 것이 영 기분도 꿀꿀하여, 산행을 일요일로 미뤄버렸지요...
춘곤증이 오는 탓도 있겠지만, 요즘은 주말에 집에 있으면 온통 몸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입니다.
한번 잠이 들면 비몽사몽간에 빠져 들지만, 몸이 개운해지기는 커녕, 어깨며 등짝이 결리면서 몸은 되려 더 무거워집니다...

이런 때는 당장에 몸을 추스리고 일어서는 것은 좀 부담스럽지만, 산행을 통해서 몸에 적당하게 땀을 빼주는 편이 월요일을 훨씬 더 가볍게 하는 특효약이자 몸의 활기도 높여주는 방법입니다. 하여, 점심을 챙겨먹고서는 느지막이 베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섰더랬습니다. 출발 시각은 2시경...

버스로 마포구청에 이르러, 다시 6호선 전철로 갈아타고 불광역에 내려서, 산행로 입구에 들어서 어느새 2시 40분이더군요..
평소에 자주 가지 못하지만 불광역에서 가장 가까운 길로 수리봉(족두리봉)을 건너 사모바위에서 응봉능선을 타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수리봉의 서남방(용화1골)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잡고 발을 내딛었습죠. 등산로 초입에 서있는 지도 입간판을 통해 오늘의 코스를 확인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아직은 겨우 꽃망울 수준에 불과한 개나리며, 진달래 사이로 따사로운 봄볕 햇살이, 아직 시샘기어린 봄바람과 다투어댑니다.

산 아래 꽃전령으로부터 시작한 봄산행은 수리봉을 넘어, 향로봉을 찍고, 비봉을 패스하여, 사모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곧장 응봉 능선으로 길을 잡았더랬지요... 내려오는 길에 중간에 좌측으로 빠져서 내려오니, 진관사로 이어지는 작으마한 계곡길과 만나게 되더군요...

늦은 오후의 산행이라 서편으로 기울어가는 햇살 속에 노오란 산꽃이 봄의 햇살을 가르며 눈부시게 비추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담아 계곡 녹은 물소리 너머로 슬며시 흘러오는 봄을 기억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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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신정 연휴 기간 중엔 가족들과 함께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아바타를 보기로 의견을 모았더랬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극장은 연휴 기간 내내 연일 매회 매진이거나, 기껏 좌석이 있다고 해서 자리 찾아보면
맨 앞 구석이나 맨 뒤 후미진 구석 자리뿐....

차라리 바쁜 휴일중에 가느니 한가한 월요일 오전에 가자고 결심하고, 티켓을 예약해 두었건만....
오늘 아침, 다급한 집사람의 호들갑....
이유 불문하고 당장 예매 취소하라고 난리입니다....

이유는??
텔레비전 뉴스를 코 앞에 들이대는대야 유구무언!
아침 식사 마치기가 무섭게 컴퓨터를 켜고, 구입했던 예약티켓을 바로 취소해 버렸습니다...

잘한 결정인지, 조금은 아쉽기도 했는데...
점심 먹고 눈발이 잠시 그치길래, 옥상 눈을 쓸어내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옥상문을 연 순간....
아연한 장면과 함께, 집밖으로 아예 나가지 않은 것 자체가 정말 잘한 일임을 실감치 않을 수 없더군요....

지리산 밑이 고향인지라, 어렸을 적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30센티 이상 무릎까지 푹푹 빠져들곤 했던 기억이
종종 있지만, 서울에서 이렇게나 많이 쌓인 눈을 구경해 보리라곤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이유는??
78년에 서울로 전학을 온 이래, 딱 30년 동안의 서울 생활 중에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인 적은 분명 없었으니까요....
아무튼, 교통사고에 눈피해에, 뉴스에서는 온통 사건 사고 취재 기사로 정신이 없었지만....

새해 첫 대설이 마치 하늘에서 쏟아져내린 쌀가마니 마냥 푸짐하고 수북하게 쌓였으니,,, 그 모양 그대로,
올 한해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함박눈같은 대박들이 여기저기서 퍽 퍽 터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 기록적인 눈발, 믿기지 않았지만,
옥상 난간 보호벽 위로 수북이 쌓인 눈덩이 속으로 쓰레받이로 구멍을 내니까,
붓털 하나 안 건드리고 자동 디카 셔터만으로 아래와 같은 모양의 수채화같은 풍경 사진을 얻었으니...

어떠세요?  믿으셔야겠죠...
사진이 아까와서, 파워포인트로 숫자 몇 개 더 타이핑해서 1월달 즉석 셀프 카렌다 한 장 만들어 보았습니다.


 
* 사진 원본 이미지 파일과 파워포인트 파일을 아래 별첨해 놓으니 필요하신 분은 퍼 가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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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길가 가로수 은행잎도 시들어 나뒹굴고, 산정엔 도토리 잎마저 말라 푸른 상록수만이 계절의 흐름을 관조하는 하루, 세찬 바람에 체감온도는 급전직하, 겨울의 초입이 될 거라는 기상대의 호들갑을 뒤로 하고 습관처럼 주말 북한산을 찾았습니다. 해가 부쩍 짧아진 날에 오후산행인데다 일행으로 오신 선배님이 중1짜리 딸아이를 데리고 나온 탓에 애시당초 험하거나 긴 산행을 할 수 없을 것같아, 비교적 짧으면서도 아기자기한 북한산 능선길 소로 하나를 잡고 올랐습니다.

보통 구기터널 입구 구기파출소 앞에서 모인 북한산 산행객들은 대부분 파출소 맞은편 동쪽 음식점들이 즐비한 계곡을 타고 비봉을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요. 번잡함을 피하고 싶다면 오히려 권할 만한 코스는 구기파출소 뒷쪽 주택가의 소로를 타고 몇몇 암자들이 있는 뒷산길 능선을 타고 올라 바로 탕춘대 능선으로 합류되는 코스가 제격입니다만,

비봉의 암벽 분위기를 더 느끼면서 오르고 싶다면, 구기파출소 위쪽으로 죽 큰 길을 따로 올라가 이북오도청 앞의 좌우 갈림길에서 좌측 금선사(목정굴) 방면 대신 우측 주택가 골목으로 타고 올라가 맞닥뜨리는 음식점 우측으로 나있는 소로를 따라 산행방지 철책에 뚫려있는 개구멍을 통해서 바로 비봉으로 향하는 남쪽 직능선을 타고 오르는 게 강추할만한 코스입니다.

산행길 초입부부터 다소 경사가 있긴 하지만, 길이 그리 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도 곧잘 좇아오는 데 큰 무리가 없는 편입니다.  중간에 다리 쉼을 하면서 이북오도청의 모습이며 서편으로 맞바라뵈는 수리봉(족두리봉)의 모습을 등지고 서면 문수봉을 기준으로 대남문과 보현봉의 뒷모습을 타고 내린 형제봉 능선 줄기가 한눈에 바라다 보여 경관이 시원한 편입지요...

여기서 첫 다리 쉼을 하고서 내쳐 오르면 중간 마루 능선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비봉을 정남쪽에서 타고 오르는 바위 코스가 시작됩니다. 눈 앞으로 비봉 남부 바윗돌 능선들이 바라보이면서 그 뒷 너머로 위용을 자랑하는 비봉이 흔들림 없이 자리하고 있지요... 바위 몇개를 오르고 나면, 프로들이 아니면 웬만해서 직접 타 넘기에는 위태로운 큰 바위봉우리 하나가 나타납니다.

안전을 위해서 이 봉우리를 왼편으로 우회하여 지나자면, 중간에 사람 몸집을 옆으로 뉘여야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바위구멍 통로를 지나야 하는데, 이 또한 북한산의 다른 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재미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그 바윗길을 넘어 올라서면 초보자들 암벽 크랙 연습하기에 딱 맞춤인 큰 바위 등성이가 하나 있지요... 그 곳에서 다리 쉼을 하면서 다른 등산객들이 바위를 타고 오르 내리는 모습을 구경만 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답니다.

어제는 구경을 겸해서 왕뚜껑 짬뽕라면을 하나씩 뜨거운 물에 불려서 먹은 뒤, 바로 윗쪽에 있는 비봉 7부 능선 마루 정도까지 밟은 뒤에 비봉을 앞에 두고 하산길을 택했더랬지요... 아마 혼자라면 더 갔을 터인데... 아쉬움을 남겨두고... 비봉 직등 능선 두 번째 산행 소감을 접어야 했습니다... 어쩌면 그래야 또 다음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의 여운이 남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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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끝자락!  지난 금요일, 1박 일정으로 회사 워크숍이 있어 양평 한화콘도에서 새벽 늦게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다행인지, 10월의 마지막밤은 근처 용문산에서 대학교 시절에 함께 고락을 나누었던 동기들의 가족모임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점심을 먹고 회사 직원들과 헤어진 뒤, 다시 2차 엠티 장소로 옮겨서 2박째 외박을 했지요...

전날 워크숍 회의 중에 집에서 약간은 급박한 듯한 전화가 걸려왔는데, 무시하고서 회의를 끝내고 저녁 무렵에 전화를 했더니,  집사람 왈, 아이가 신종플루 검사받은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고 어찌했으면 좋겠냐고 물어오더군요...  지난 주 일요일 밤부터 고열이 있길래 월요일에 바로 근처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혹시 모른다고 해서 지어준 타미플루를 복용하면서 한 주 동안 내내 학교를 쉬게 했던 터에, 금요일 늦게서야 확진 결과를 통보받은 것입니다. 

다시 한번 병원에 가서 의사의 소견을 물어보고 이번주 학교 등교 여부를 결정하라고 답해놓고 이틀째 밤을 오히려 속편한 마음으로 물 맑고 공기 좋은 양평의 산자락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때웠더랬습니다... 신종 플루의 특성이 통상 감염 이후 4-5일 동안만 특별한 위험 증상 없이 지나면 되는 것이라니, 실상 고비는 모두 지나간 셈이어서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었거덩요...

토요일, 점심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노오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지를 적시며, 가로수 떨어진 낙엽들을 추적추적 적시는 모습이 마치 어느 가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마냥 약간은 처량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더해 주더군요....

이 비 개고 나면 성큼 영하권으로 접어들 거라는 기상대의 겁주는 예보도 한 몫을 했던지, 모이기로 했던 가족들 중 몇 가족이 못오는 바람에, 2층 독채로 얻어 놓았던 펜션의 방들은 아주 널널하게 여섯 가족 십여 명이 오붓하게 모여 10월의 마지막 밤을 밤새 그치지 않는 가을 빗소리를 배경 삼아 살아가는 이야기로 채웠지요...

전날 밤 새벽까지 무리했던 탓인지, 중간에 한두 시간 눈을 붙이고 나서야 겨우 기운을 차리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연짱해서 이틀 동안 소주에 웃음소리를 안주 삼고 밤을 벗삼아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늦은 잠을 청했지만 아침은 금새 눈이 떠지더군요....  펜션 단지의 아침을 깨울 겸, 졸린 눈을 추스리며, 뒷산 능선을 타고 산보를 하면서, 깊어가는 용문산 자락의 가을 풍경을 아쉽게나마 휴대폰(쿠기폰_모델:LG-SU910)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좋은 카메라를 챙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했지만, 오늘의 풍경이 내일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남겨본 컷들입니다.  성큼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월요일 저녁, 2009년 가을의 끝물을 풍경 몇 장으로 남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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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