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ete!- (정보중독에서 벗어나는 아주 ... 본문보기
지은이 전병국
출판사 21세기북스
별점

Delete! -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컴퓨터의 키보드와 친하다보면, 아주 자주 만나게 되는 키 중의 하나가 바로 엔터키와, 딜리트키, 조금 더하자면 스 페이스키와 백스페이스키 같은 것들이지요. 엔터키는 문장으로 치면 일종의 마침표 역할이거나 쉼표의 기능을 하곤 합니다. 문맥을 바꾸고자 줄을 바꿀 때, 혹은 이 단락에서 저 단락을 건너 뛰고자 할 때 우리는 거침 없이 엔터 키를 연신 누르곤 하지요.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자주 쓰이면서 또한 중요한 키가 바로  키보드 상단에 자리잡고 있는 [delete] 키입니다.
용도는 물론 삭제!  지금까지 썼던 모든 데이터를 한꺼번에 날려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한두 글자만 지우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키가 없다면 아마 우리는 한 줄도 제대로 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없을 런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쓰는 것 못지 않게 지우는게 중요한 것인데요... 지지난 주에 [delete!]라는 제목으로 펴낸 책을 한 권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운 좋게 저작 직강의 강의를 겸해서 책을 받아 저자 사인까지 받았더랬지요....
저자의 이름은 전병국, 나이는 서른네살? , 한때 라이코스 검색팀장을 거쳐서 지금은 검색도시라는 정보 검색 관련 컨설팅과 프로젝트 설계를 업으로 삼고 있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지요...

작년 겨울이었던가, 검색엔진 활용법에 대한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강연과 진행을 맡았던 그를 우연히 본 이래로 기억에서 까막득히 잊혀졌던 친구(?)인데 어느 날 갑자기 delete 라는 책과 함께 제 앞에 새로 모습을 내밀었습니다.
 
책 제목 만으로는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더우기 책의 부제격으로 붙어있는 [정보 중독에서 벗어나는 아주 특별한 비밀] 이라는 카피 또한 이 책의 본질을 담고 있지 못합니다.

즉 책이 전하는 메시지와 제목간에 일정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꽤 도발적인 표현으로 시작해서 나이에 걸맞지 않을 만큼 차분한 목소리로, 세상을 관조하는 달관자의 입장에서 끝을 맺습니다.

책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
"회사 그만 두겠습니다."
사표를 냈다. 2002년 9월 5일....
그리고 말미에는 이렇게 맺습니다.
-----------------------------------
2002년 11월. 모든 게 달라졌다.
드디어 지도 없는 길을 발견했다.
제가 메일 쓸 때 써 먹어야겠다고 메모를 해둔 예의 93쪽에는 이런 귀절이 있습니다.
-----------------------------------
"최선을 다했나?"
나는 풀이 죽어 대답했지. 
" 네, 다 했습니다."
"정말 다했나?"
"네, 다, 다했습니다."

상사가 말했어.
"그럼 왜 나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았나?"

------------------------------------
이렇게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부를 따다 붙여도 이 책의 줄기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요약하여 소개하자면,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제대로 된 인생을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하프타임에 섰을 때, 어떻게 하면 자신이 태어난 사명과 내면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재설계할 수 있을지를 저자 나름의 해박한 정보력과 혜안으로 재구성한 뒤, 친절하게 누구나 따라 해볼 수 있는 워크북까지 부록으로 얹어놓은 책입니다.

전체 책의 분량이 190쪽에 불과한 단촐한 책인데, 더우기 실천워크북을 빼고 나면 고작해야 130쪽에 불과한 단상과도 같은 책인데, 어떻게 그토록 강하고 많은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까 놀라웠습니다.

더욱이 나이 서른 넷이면 아직 인생을 거칠게 좌충우돌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야 마땅할 터인데, 저자는 이미 나이 사오십이나 되어야 겨우 깨달을 만한 뛰어난 직관력과 삶에 대한 관조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독특한 줄기가 있으니 그것은
정보= 오늘(현재), 지식=어제(과거), 지혜=내일(미래) 라는 관점에서 이들간의 관계를 해석해 낸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조지 오웰의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인용하여, 그들간의 관계를 한번 더 정리하지요...

"과거를 지배하면 미래를 지배할 수 있다. 현재를 지배하면 과거를 지배할 수 있다"

결론은 정보(현재)를 지배하는 사람은 미래(지혜)를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시종일관 유지하는 것이지요.

다만 저자의 탁월함에 경탄하는 것은, 그가 성현들의 명구들을 단지 인용의 점철로 짜깁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 것으로 소화하여 이를 자신의 목소리로 다듬어서 내뱉는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등대와 나침반을 찾는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그의 탁월함이 돋보입니다.

그 방법 중의 첫번째가 바로 딜리트 입니다.
지우라는 것이지요... 무엇을?  예, 바로 과거의 패러다임과 관성적 사고를 버리라는 상징 어법일 수 있겠지요...

저자는 이를 일러 [멈춤] 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관성적으로 아무 의심 없이 살아오던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STOP! 멈춤이라는 것이지요....
일단 멈춰야만 내가 돌아온 길을 돌아보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인생길을 찾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멈춤--> 목표 --> 몰입 --> 위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조하고 깨달음을 완성하기 위한 특별한 커피 한 잔을 우리에게 권유합니다...
바로 카페인을 제거했다는 디카프(DeCaff) 커피, 이른 바 에스프레소 커피를 말입니다..
 
그가 말하는 디카프(DeCaff)의 원칙이란...

1. 삭제한다 (Delete) -
2. 바꾼다    (Change) -
3. 실행한다 (Act) -
4. 저장한다 (File with Schedule) -
5. 위임한다 (Forward)
 
이것이, 바로 정보의 홍수나 바다 속에서 급류에 휩쓸리거나 망망대해에 표류하지 않을 수 있는 원리라는 것이지요.

아무튼 세상은 언제나 제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시대와 연배를 뛰어넘어 내공이 탁월한 인사들이 많다는 것을 저에게 다시한번 절감시켜 주었던 책이고, 제게 겸손함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 책입니다.

관심있는 분은 내용에 대해 좀 더 알아보시고ㅡ 꼭 사서 읽어보십시오.
누군가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친구나 동료들이 있다면 연말연시 선물로 권해 주기에도 아주 적절한 책입니다.  

 
[원문 작성일: 2004/11/08 , 제목&이미지 삽입: 2009/0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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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저자에게 보내는 감사편지] 일곱개의 쉼표

 

안녕하세요,

창밖은 우중충하지만, 겨우내 언 땅이 풀려 촉촉히 젖은 모습이 봄을 노래하게 하는 하루로군요...

오래 별러서 설날 연휴에 구입한 MP3에 저장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노래들을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업무시간 중에 이렇게 사적인 메일을 보내는 딴 짓(!)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연시에 무척이나 업무에 바쁘게 시달리다, 2월 설 연휴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한 동안 페이스가 회복이 되지 않아서 꼭 슬럼프라고까지 할 건 아니지만 근 한달 동안을 다소 의기소침해 침잠해 있었더랬습니다.

어제 아침에 전혀 기대치 않았던 택배가 왔길래 궁금한 마음에 뜯어 보았더니, [21세기 북스]에서 전병국 님의 [일곱 개의 쉼표] 라는 신간에 대한 소개와 함께 주변에 알려주십사 하는 내용이 담긴 서신이 안에 들어 있더군요...

작년 연말 내신 [Delete!] 의 감동이 아직도 여운이 있었던 터라,
불과 일 년도 안된 사이에 이번에는 또 어떤 내용인가 싶어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집중해서 단숨에 내리 읽어보았습니다.

역쉬~~~

지난 번 딜리트를 통해서도 독자를 사로잡는 전병국 님의 탁월한 글재주에 감탄해마지 않았는데,
제 판단이 녹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여지없이 증명해 주시더군요...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메시지 전달력이 뛰어나서, 한번 책을 잡은 사람들에게 많은 울림을 전달해 주는 힘이 느껴집니다.

미처 후반부의 한두 꼭지를 건성으로 넘겨서 마지막 장을 읽어보는 성급함을 보이긴 하였으나,

나침반을 따라 재능과 강점의 길로 간다
동행자와 함께하는 헌신의 길로 간다
더 멀리 하늘을 보며 믿음의 길로 간다
여행을 즐기는 감사의 길로 간다
도착할 날을 준비하며 결단의 길로 간다


고 정리하신, "달이 전해준 메지지" 가
딜리트의 디카프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을 떠올리게 해서 바로 메시지의 뜻이 전해져 오더군요...

좋은 책 보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언제가는 전병국 님의 메시지처럼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누군가의 삶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만의 선물을 남기고 싶은 제 자신의 꿈에, 항상 용기와 도전의지를 불러 일으켜 주고, 일상에 타협해버리는 게으른 모습에 각성의 계기를 주시는 점에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합니다.

봄이로군요...
꽃향기가 미처 진동하지 않더라도 조만간 자리 하고 살아가는 얘기 한 번 나누었으면 합니다...

얼마 전에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읽으면서 논어의 몇 구절을 새삼스레 해석해보게 되었는데요.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는 내용이 떠오릅니다.

사람이 정말로 즐기는 것, 어쩌면 그것이 전병국님이 얘기하는 [내가 정말로 잘 하는 것] 과 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짧은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은 사마천이 지은 사기를 한 권으로 재편집한 [한 권으로 읽는 사기] 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요,

고자가 되는 치욕스런 형벌을 무릅쓰고 이를 악물고 후대에 길이 전할 역사서를 남기려 했던 사마천의 치열한 삶을 상상하며, 필생의 꿈을 세운 한 인간의 집념과 헌신을 배우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더 좋은 내용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두드림과 울림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시길 빕니다...


수서역 사무실에서 최규문 드림.

by 때때로 | 2005/03/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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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황금박쥐와 딜리트(delete)

조회(255)
때때로 메일 | 2004/11/08 (월) 06:01
1) 황금박쥐
2) delete 93쪽 소개
3) 84동기회, 위암 수술
4) 촌철살인- 짧은 글의 미덕
5) 이메일진- 내가 즐겨보는 메일진 소개하기
6) 미국 대선의 향방 예측...
 
무슨 메모인가 궁금하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제가 개인적인 안부를 겸해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일상에서의 이런저런 단상들을 [때때로메일] 이라는 이름으로 보내기 시작한 지가 어느덧 4년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아마도 그 때가 99년 늦가을에 다니던 국민연금관리공단을 떠나, 테헤란로의 벤처 열풍 대열에 합류하면서부터였을 겁니다.

그동안 사회생활 하면서 이리저리 신세지고 또 만나고 헤어진 여러 인연들에
대해 "저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하는 안부인사나마 전할 요량으로 당시 새로운 사이버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등장하던 전자우편을 이용하여,한 달에 한두 번씩, 그야말로 때때로 생각이 날 때마다 틈틈이 보내기 시작했던 것인데요...
 
처음에는 기껏 100여 명 남짓 시작했던 메일링 리스트가 지금은 거의 열 배 정도 불어서, 이젠 메일 한 장 쓰는 것도, 조금은 나름대로 신경이 쓰이는 작업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이번 달 메일에서는 무엇을 다룰까 소재며, 메일의 테마를 자주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번 달엔 어떤 이야기를 다룰까 고민하면서 지난 주에 화장실에서 잠시 끄적였던 포스트-잇의 메모 내용들입니다... 

1. 황금박쥐
 
이 기사는 제가 요즘 집에서 구독중인 [매경]에서 스치듯 보았던 기사인데요..
황금박쥐는 물론 제가 국민학교 다니기도 전에, 우리 동네에 TV 자체가 없었던 시절에 한창 유행했던 만화영화의 제목이지요...만, 당연히 그런 만화영화를 30년도 지난 지금 다시 떠올릴 일은 없겠지요....
 
기사의 첫 시작이 이렇습니다..

`황금박쥐.`
30년 전 흘러간 만화영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 
참여정부 핵심 4명의 성에서 따온 한 비밀모임(?)이다.

줄 기세포로 세계적 명성을 날리고 있는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황(黃)`, 노무 현 대통령 측근으로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김병준 실장의 금(金), 차세 대 한국이 먹고살 산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의 박(朴), 그리고 나머지 쥐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진(陳)과 발음이 비슷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냥 친목 모임이 아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미래`가 논의된다. (후략...)

이는 날짜가 두번째 목요일이면 [이목회], 셋째주 수요일이면 [삼수회] 따위로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보았어도, 이처럼 각자의 이름도 아닌 성을 따서 모임의 이름을 정했다는 자체가 신선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경 인터넷 판에서는 친절하게 이글 황금박쥐의 사진까지 기사 위에 실어 두어서 반갑게 볼 수 있었는데요...

황금박쥐 모임이 저의 시선을 끈 것은 단지, 이들의 사회적 면면 때문만이 아니라, 이들 모임에 속한 분들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한 몫을 했습니다. 
"황"에 해당하는 황우석 교수님은 제 대학 시절에(지지리도 전공 공부는 하지 않았지만) "산과학" 강의를 직접 해주셨던 은사님이시고,  "금"에 해당하는 김병준 실장님은 제가 94년 무렵인가 몸담았던 [나라정책연구회]의 구성 멤버로 한때 심심치 않게 얼굴을 대했던 분이라 별로 낯이 생소하지가 않은 까닭이지요...

황 교수님의 뜻과 의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신문이며 언론에서 워낙 많이 다뤄지고, 또 익히 알려져 있으므로 제가 굳이 지난 추억을 들먹이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 하구요... 다만 그 분이 독실한 불교신자에 새벽 3시면 일어나 거의 매일 108배를 드린다는 어느 잡지의 기사를 보고 예전 교수님의 인품을 다시 되새겼던 기억이 있다는 점만 덧붙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또 과학기술, 특히 생명과학이 갖는 무한한 가능성과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 또 줄기 세포 실험에 얽힌 뒷 얘기들에 대해서 다소 길긴 하지만, 그 분의 대학초청 강연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한번쯤 보시길 소망할 뿐입니다.


2. Delete!

컴퓨터의 키보드와 친하다보면, 아주 자주 만나게 되는 키 중의 하나가 바로 엔터키와, 딜리트키, 조금 더하자면 스 페이스키와 백스페이스키 같은 것들이지요. 엔터키는 문장으로 치면 일종의 마침표 역할이거나 쉼표의 기능을 하곤 합니다. 문맥을 바꾸고자 줄을 바꿀 때, 혹은 이 단락에서 저 단락을 건너 뛰고자 할 때 우리는 거침 없이 엔터 키를 연신 누르곤 하지요.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자주 쓰이면서 또한 중요한 키가 바로  키보드 상단에 자리잡고 있는 [delete] 키입니다.
용도는 물론 삭제!  지금까지 썼던 모든 데이터를 한꺼번에 날려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한두 글자만 지우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키가 없다면 아마 우리는 한 줄도 제대로 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없을 런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쓰는 것 못지 않게 지우는게 중요한 것인데요... 지지난 주에 [delete!]라는 제목으로 펴낸 책을 한 권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운 좋게 저작 직강의 강의를 겸해서 책을 받아 저자 사인까지 받았더랬지요....

저자의 이름은 전병국, 나이는 서른네살? , 한때 라이코스 검색팀장을 거쳐서 지금은 검색도시라는 정보 검색 관련 컨설팅과 프로젝트 설계를 업으로 삼고 있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지요...

작년 겨울이었던가, 검색엔진 활용법에 대한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강연과 진행을 맡았던 그를 우연히 본 이래로 기억에서 까막득히 잊혀졌던 친구(?)인데 어느 날 갑자기 delete 라는 책과 함께 제 앞에 새로 모습을 내밀었습니다.

책 제목 만으로는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더우기 책의 부제격으로 붙어있는 [정보 중독에서 벗어나는 아주 특별한 비밀] 이라는 카피 또한 이 책의 본질을 담고 있지 못합니다. 즉 책이 전하는 메시지와 제목간에 일정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꽤 도발적인 표현으로 시작해서 나이에 걸맞지 않을 만큼 차분한 목소리로, 세상을 관조하는 달관자의 입장에서 끝을 맺습니다.

책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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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그만 두겠습니다."
사표를 냈다. 2002년 9월 5일....
그리고 말미에는 이렇게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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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모든 게 달라졌다.
드디어 지도 없는 길을 발견했다.
제가 메일 쓸 때 써 먹어야겠다고 메모를 해둔 예의 93쪽에는 이런 귀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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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했나?"
나는 풀이 죽어 대답했지. 
" 네, 다 했습니다."
"정말 다했나?"
"네, 다, 다했습니다."

상사가 말했어.
"그럼 왜 나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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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부를 따다 붙여도 이 책의 줄기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요약하여 소개하자면,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제대로 된 인생을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하프타임에 섰을 때, 어떻게 하면 자신이 태어난 사명과 내면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재설계할 수 있을지를 저자 나름의 해박한 정보력과 혜안으로 재구성한 뒤, 친절하게 누구나 따라 해볼 수 있는 워크북까지 부록으로 얹어놓은 책입니다.

전체 책의 분량이 190쪽에 불과한 단촐한 책인데, 더우기 실천워크북을 빼고 나면 고작해야 130쪽에 불과한 단상과도 같은 책인데, 어떻게 그토록 강하고 많은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까 놀라웠습니다. 더욱이 나이 서른 넷이면 아직 인생을 거칠게 좌충우돌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야 마땅할 터인데, 저자는 이미 나이 사오십이나 되어야 겨우 깨달을 만한 뛰어난 직관력과 삶에 대한 관조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독특한 줄기가 있으니 그것은
정보= 오늘(현재), 지식=어제(과거), 지혜=내일(미래) 라는 관점에서 이들간의 관계를 해석해 낸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조지 오웰의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인용하여, 그들간의 관계를 한번 더 정리하지요...

"과거를 지배하면 미래를 지배할 수 있다. 현재를 지배하면 과거를 지배할 수 있다"

결론은 정보(현재)를 지배하는 사람은 미래(지혜)를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시종일관 유지하는 것이지요.

다만 저자의 탁월함에 경탄하는 것은, 그가 성현들의 명구들을 단지 인용의 점철로 짜깁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 것으로 소화하여 이를 자신의 목소리로 다듬어서 내뱉는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등대와 나침반을 찾는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그의 탁월함이 돋보입니다.

그 방법 중의 첫번째가 바로 딜리트 입니다.
지우라는 것이지요... 무엇을?  예, 바로 과거의 패러다임과 관성적 사고를 버리라는 상징 어법일 수 있겠지요...
저자는 이를 일러 [멈춤] 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관성적으로 아무 의심 없이 살아오던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STOP! 멈춤이라는 것이지요....
일단 멈춰야만 내가 돌아온 길을 돌아보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인생길을 찾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멈춤--> 목표 --> 몰입 --> 위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조하고 깨달음을 완성하기 위한 특별한 커피 한 잔을 우리에게 권유합니다...
바로 카페인을 제거했다는 디카프(DeCaff) 커피, 이른 바 에스프레소 커피를 말입니다..
 
그가 말하는 디카프의 원칙이란...

1. 삭제한다 (Delete) - 2. 바꾼다(Change) -3.실행한다(Act) - 4.저장한다(File with Schedule) -5.위임한다(Forward)
이것이, 바로 정보의 홍수나 바다 속에서 급류에 휩쓸리거나 망망대해에 표류하지 않을 수 있는 원리라는 것이지요.

아무튼 세상은 언제나 제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시대와 연배를 뛰어넘어 내공이 탁월한 인사들이 많다는 것을 저에게 다시한번 절감시켜 주었던 책이고, 제게 겸손함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 책입니다.

관심있는 분은 내용에 대해 좀 더 알아보시고ㅡ 꼭 사서 읽어보십시오. 누군가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친구나 동료들이 있다면 연말연시 선물로 권해 주기에도 아주 적절한 책입니다. 
 

3. 오랜만의 몸살, 야릇한 쾌감...
 
지난 주에 무척 바쁘기도 하고 또 힘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평소 몸살이라고 1년에 한두번 겪을까 말까 싶은 제게 심한 몸살이 찾아왔을 정도니까요....
일요일 하루 내내 끙끙대며 앓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한주 월요일의 시작을 이 메일로 시작하게 됩니다. 어쨌거나 몸살이 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어딘엔가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몰입했었다는 증거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몸살 뒤에는 야릇한 쾌감이 함께 따르곤 하지요....

이번 한 주는 조금 쉬엄쉬엄 살렵니다... 몸 축내고 뒤늦게 후회하느니, 조금은 천천히 속도를 조절하면서 살아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요즘 고속도로 타다 보면 도로의 좌우측 가릴 것 없이 지천이 황금 단풍으로 장관입니다...

혹시, 이 가을, 몇년 만에 찾아온 좋은 단풍을 아직도 즐기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이번 주라도 늦지 않으니 가족들과 더불어 한 나절 정도 계절의 정취를 느껴 보십시오....
제가 단풍구경 같던 곳 중에는 공주의 마곡사 은행 단풍도 괜찮았던 기억이구요.... 애석하게도 설악의 단풍은 아직
실물로 보지를 못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올 가을엔 굳이 유명 사찰이나 높은 산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작은 소공원에만 가도 아름다운 단풍이 화려하다는 것이지요...

그걸 느끼고 못 느끼고는 우리들 마음의 여유가 있고 없음의 차이일 뿐이겠지요.....
지난 주에 광주를 갔다가 올라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잘 아는 농대 동기의 긴급 호출을 받아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양재동의 한 식당엘 갔다가 10년 15년만에 학교 동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더랬습니다.

연 말도 아닌데, 웬 동기회 모임에, 무슨 바람이 불어 안 보이던 녀석들까지 이렇게 많이 왔느냐 물었더니,그 모임의 총무격으로 열심히 일하던 동기 하나가 졸지에 위암 선고를 받고서 위의 3분의 1 정도를 절개해 냈는데,그 수술 후 생존 기념(?)으로 모인 것이라 하더군요...
한편으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아 이제 우리 나이도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가을 단풍 즐기시란 말씀 드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겁니다....
끝으로ㅡ, 지난 달에 저희 사무실에서 주최한 행사 하나 - 글로벌 리더십 페스티벌 소개해 드렸었지요....
예전의 스위스그랜드호텔, 지금은 그랜드 힐튼 호텔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그 곳 인근의 단풍도 꽤 풍광이 좋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12일)에 같은 그곳에서 페스티벌 2차 행사가 열립니다.
지난 주에 녹화 테이프의 원판을 시사해 보았는데, 쟁쟁한 글로벌 리더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까지 한꺼번에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인 데다, 내용도 매우 풍부합니다.

미국 대선이 부시의 재선으로 끝나면서 도대체 미국 국민들의 정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생각하며 한심해 했는데요.
줄리아니 시장과 스티븐 코비 박사, 브라이언 트레이시, 잭 웰치 등 미국의 내로라 하는 리더십 분야의 인물들이 총출연하는 강연인지라, 나름대로 들을 만하고 새롭더군요...시면 시간이나 비용이 아깝지 않으실 겁니다... 
티켓 필요하신 분은 제게 연락주시구요.... 자세한 내용은 행사 홈피(http://www.eklc.co.kr/) 참고하십시오....


단풍과 더불어, 혹시 국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곳을 마저 한 군데 소개해 드리고 물러가겠습니다.
강남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선릉역과 삼성역 주변에서 11월 한달 내내 상당한 수준의 우리 전통 국악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이 있다네요.... 가족들과 더불어 아래 사이트 참고해 보십시오....
http://www.fpcp.or.kr/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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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