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사흘째 정부기관과 금융권을 비롯해 국내 대형 포털과 마켓들을 가리지 않고 진원지를 알 수 없는 D-Dos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 어수선한 와중에 방금 [오마이뉴스] 사이트를 좀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호소하는 오마이뉴스 살리기 10만인클럽 희망선언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뜻으로 월 1만원 구독료 자동이체를 신청하고 오는 길입니다. 

요즘 제 살림살이나 형편이 넉넉하진 못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월급쟁이 그만 하겠다고 꼬박꼬박 급여받던 회사 접어버리고 인터넷 사업을 해보겠다고 나선 터라 지금은 실상 거의 가계 빚에 의존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오마이뉴스]의 절박한 생존 호소 앞에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부 심정 홀애비가 안다고, 인터넷 사업이란 게 얼마나 빚좋은 개살구인지, 수익모델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절감해본 사람들이라야 오마이뉴스 같은 자율 매체의 가슴 아픈 호소를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바로 오마이뉴스 로고 옆에 박힌 채 어느덧 꼬박 10년을 묵은 케치프레이즈입니다. 시민이 주인이자 곧 기자라는 모토 아래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먼저 선도적으로 시민 자율 미디어의 깃발을 올리고 줄기차게 실천해온 오마이뉴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작년 한 해 적자액이 7억이랍니다.  정부 라인의 광고수주는 2년째 빵원으로 전무한 상태에서 올 상반기 적자액만 5억이랍니다. 신입기자를 뽑기는 커녕, 생계난으로 최근에도 10여 명의 기자들이 눈물로 떠났고 전 직원이 급여액을 20~40%까지 삭감해야 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도 언급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오마이뉴스를 죽기살기로 좋아하는 고정팬이나 정기독자가 아닙니다.
당연히 오마이뉴스가 쓰는 글이면 모두 사실이라고 무조건 믿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항과 비판이 능사라고 믿는 극좌 성향의 독자인 것도 아니구요. 다만, 조중동과 같이 자신의 계급적 속성을 교활하게 뒷전에 감추고 마치 자신들이 국민대중 일반의 대변자인 양 뻔뻔스레 자처하지 않고, 우리 자신들의 처지와 입장을 스스로 대변하는 대항 미디어로서 오마이뉴스의 존재가치와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하는 사람 중 하나일 뿐입니다.

오늘 오마이뉴스의 10만인 클럽  희망선언은 이명박 정권의 등장 이래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인권, 민주 언론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벼랑끝 위기에 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반증입니다.  작금 미디어법의 강행 처리를 공언하고 있는 정부 여당의 작태 속에, 대규모 해킹 공격을 빌미삼아 "사이버테러 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엄혹한 상황에서, 그동안 어렵사리 성장한 대항 매체마저 지키지 못하고 잃게 된다면 그것은 곧 조중동을 아웃시키긴 커녕 그 전에 우리가 먼저 아웃당하는 꼴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독재의 강고한 언론 탄압 아래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을 모아서 [한겨레신문]을 창간했습니다. 다름 아닌 "국민주주 운동"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최초의 민주신문이었지요.  이제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오마이뉴스]의 생존을 향한 절규, 아니 이 땅의 민주언론 사수를 위한 정당한 요구에 기꺼이 부응하는 것은 어쩌면 제2의 한겨레신문 창간에 비유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래 첨부한 [오마이뉴스]의 절박한 호소문, 여러분도 꼭 읽어 보시기를 간청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온라인 매체 하나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지난 초여름,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의 희생을 기리며, "고맙습니다.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라고 외쳤던 구호는 허공을 떠도는 덧없는 메아리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행동하는 양심" 없이 민주주의를 찾는 것은 헛된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민주주의는, 그리고 민주 언론은, 자신의 한두 끼 점심 식사값을 모아서라도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미디어를 스스로 사수하고 키우는 작은 동참으로부터 비로소 시작됩니다.

[오마이뉴스] 하나도 지켜내지 못하는 주제에 "조중동 아웃!"을 목구멍 핏대 세우며 외쳐대는 것은 순진한 자가당착이요, 허무한 "자기 딸딸이"일 뿐입니다!!


여러분께 <오마이뉴스>는 무엇입니까?
월 1만 원이 아깝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에게 드리는 '10만인클럽 희망선언'


09.07.08 15:12 ㅣ최종 업데이트 09.07.09 17:02                                                                        오연호 (oyh)

                              


 "각성하는 시민이 없다면, 내겐 희망이 없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입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없다면,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입니다.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민주정권 10년을 이끌었던 두 지도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시민의 힘에 있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습니다. 그것이 최후의 보루라고 믿기에 저는 오늘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로서 여러분 앞에 희망선언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 다시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합시다. 언론의 역사를 다시 한 번 고쳐 씁시다. 여러분과 함께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의 힘으로 시민참여형 인터넷미디어가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세계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오마이뉴스>는 10만인클럽 회원을 모집합니다. 10만인클럽은 <오마이뉴스>의 경제적 자립을 만들어가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들의 모임입니다. 당신에게 <오마이뉴스>의 값어치는 얼마입니까? 10만인클럽은 월 1만원씩 정기적으로 <오마이뉴스>에 지불하는, 그래서 <오마이뉴스>를 완벽하게 경제적으로 자립시켜 지속가능한 튼튼한 언론으로 만들어내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지금 혁명을 하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오마이뉴스> 전체수입에서 기업 광고와 협찬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80%였습니다. 반면에 독자가 자발적 정기구독- 자발적 유료화 등으로 참여하는 것은 전체수입의 5% 내외였습니다. 저는 제대로 된 시민참여형 인터넷미디어라면 독자에 의존하는 수입의 비중이 최소한 50%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뉴스의 생산-소비에서 혁명적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는데, 수익모델에서도 그것을 만들어내야 진정한 시민참여형 뉴미디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70여 명의 상근직원이 있습니다. 인건비와 원고료, 서버 비용 등으로 월 4억5천만 원정도 들어갑니다. 하루에 1백만 명이 넘는 독자들이 그 비용으로 생산한 뉴스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독자들 중 자발적으로 돈을 내면서 보는, 저희들로서는 정말 '천사같은 독자'는 2천 명 안팎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머지 비용을 크고작은 기업을 상대로 한 광고영업에 의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세계경제위기 여파로 기업 광고는 현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광고와 협찬을 해주고 계시는 광고주 여러분들에게 참으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금 이상으로 광고주들에게 부탁을 드리는 것은 무리이며 바람직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앙정부의 광고는 이명박 정권 들어 2년째 0원입니다. 

그 결과 <오마이뉴스>는 작년에 7억여 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5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평직원은 20%, 간부는 30%, 대표는 40% 임금을 삭감했지만, 작년 대비 10여 명이 자연퇴사를 하고 보충을 하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합니다. 

생존을 위한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 오마이TV 생중계 현장 시민들의 뜨거운 함성이 들리는 광화문부터 정치현안이 다뤄지는 국회와 냉철한 논쟁이 벌어지는 각종 토론회장까지 오마이뉴스 방송팀 기자들이 현장의 자그마한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오마이TV

  
▲ 촛불의 한 복판에 선 오마이뉴스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 번째날인 지난 2008년 6월 7일 새벽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오마이뉴스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하나는 조직을 대폭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곧 서비스 질 저하를 가져옵니다. 독자 여러분이 사랑해온 오마이TV 생중계를 중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시민기자가 쓴 기사를 검토하는 속도도 느려질 것입니다. 청와대,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감시하는 일도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2년째 못뽑고 있는 신입기자도 계속 뽑을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시민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오마이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독자 여러분이 <오마이뉴스>를 지속가능한 모델로 만들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해드리는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인 시대에 <오마이뉴스>가 민주주의를 지키고 확장해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더욱 심도 깊게 전달해드리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오마이뉴스> 임직원은 오랜 숙고 끝에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독자 여러분을 믿기로 했습니다. 월 1만 원을 내는 유료회원을 앞으로 3년간 10만 명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우선 올해 말까지 1만 명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그러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합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10만인클럽 회원에게는 <주간 오마이뉴스>를 댁으로 발송해 드리고, 더불어 오마이스쿨 강의 할인권, 각종 오마이뉴스 행사 우선 초청권을 드립니다. 그리고 현재 <오마이뉴스>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것들은 언제나처럼 누구에게나 무료이겠지만, 앞으로 10만인클럽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차별적 서비스를 하나 하나 선보일 예정입니다. 월 1만 원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여러분.

여러분을 믿습니다. 저희랑 함께 혁명을 제대로 한 번 해보지 않으시렵니까? 

세계가 주목해온 시민참여 인터넷미디어 <오마이뉴스>가 내년 2월에 창간 1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 그 창간10주년 기념일에 이렇게 함께 선언합시다. 우리 시민의 힘으로 시민참여 인터넷미디어를 경제적으로 자립시켰다고. 그 자주독립선언이 가능하게 되면 세계는 <오마이뉴스>를, 대한민국 시민을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오마이뉴스>를 방문해주시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실 1백만 독자 여러분,
여러분에게 <오마이뉴스>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제대로 살겠습니다. 

2009.7.8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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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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