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_141012] 양극화와 분열의 끝은??

"세월호, 지겨우십니까?
하지만 밝혀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며칠전 416 사태에 대해 손석희 앵커가 한 말이라 합니다.

어제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꽤 긴 미팅 자리가 있었습니다. 4시간 넘는 회의였는데 회의 내내 빌딩 앞 광화문광장에서는 시민들의 집회 행사 마이크와 음악 소리가 그치질 않더군요. 며칠 뒤면 10월 16일... 세월호 사고가 터진 뒤 벌써 반년이 흐르는 시점입니다.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유족들의 농성 캠프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국회는 빠듯한 국정감사 일정을 놓고 막판 시간끌기와 내년도 예산 나눠먹기 게임에 빠져들게 불보듯 뻔합니다. "적대적 공생 관계"로 한 통속이 되어버린 "남북한 정치권력"이나 "여야당 정치집단"은 이미 스스로 사익집단으로 전락해서 공익이나 국리민복은 허울좋은 말뿐인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국민들은 가계부채에 신음하고 일자리가 없어 노년층은 말할 것도 없고 청소년과 장년층까지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작금의 나라꼴에 대해 누구도 진지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찾자고 나서는 지도자가 없습니다.

그 와중에 국가 시스템의 무능을 총체적으로 드러낸 세월호에 대해서는 국가 개조에 준하는 변화를 부르짖고도 정작 "사라진 7시간"에 발목이 묶여 애꿎은 일본 언론을 시비삼아 외교 마찰만 키우는 한심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행정부 우두머리의 영이 서질 않으면 입법부나 사법부 혹은 언론 중 어느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해주면 좋으련만... 정부는 복지 세수 모자란다고 담배값 자동차세 주민세같은 간접세 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국회의원들은 하는 일은 없어도 내년도 세비는 꼬박꼬박 올리고 있습니다. 정의를 사수해야 할 사법부는 "정치개입은 맞는데 선거 개입은 아니라"는 얼토당토 않은 해괴한 판결을 내리는 참으로 대책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위나 아래나 모두가 각자 제 목구멍 챙기기에만 급급한 구조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회가 되어버려 공익적 가치와 공동체의 번영, 민족의 앞날에 대해선 남의 일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 집단들이 나라 전체의 이익을 챙기지 않고 자기 집단의 이익에 매몰될 때,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풀어도 시원찮을 세월호 사태 진실 요구 단식투쟁에 대해 인륜도덕을 저버린 채 최소한의 기본 도덕감정도 없이 짐승만도 못한 "폭식투쟁"으로 맞서는 행태가 버젓이 벌어지고 서북청년단같은 극우 테러집단이 다시 등장하는 최악의 국민 분열 상황에서 우리가 떠올리는 건 결국 참으로 망측하지만 "망국"입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식민지로 30여년을 압제에 시달린 역사가 불과 100년이고 한 민족이 이념 대결로 치달아 동족 상쟁의 전쟁으로 수백만이 죽고 다치는 전쟁을 치른게 불과 60년인데 이제 다시 망국을 염려해야 하는 지경에서 오늘 우리 각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높아지는 맑은 가을 하늘을 보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고민하던 차에, 이미 지난 작년 말 글이지만 송호근 교수의 칼럼 한 편이 다시 눈에 띄어 공유합니다....^^

[송호근 칼럼] 불길한 망국예감 (2013.12.03 중앙일보)
http://mnews.joins.com/news/article/article.aspx?Total_Id=13293297

Posted by 렛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