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마눌님과 함께 방화동에 있는 단골 식당을 찾았다.
이름은 "김순옥 들내음"
특히나 칼국수가 맛깔나고 음식이 정갈하기로 소문난 맛집이다.
맨 처음 이 집을 소개 받은 것은 지금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넷피아의 이판정 대표님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벌써 한참 지난 옛일이 되었지만, 넷피아가 증미역 앞에 있는 블루나인 건물에 입주해 있을 때, 1년 가량 소셜미디어 마케팅 연구소장을 맡아서 함께 일한 적이 있다. 그 때 언제인가 개화산 산보를 함께 하고 뒤풀이 자리삼아 따라 갔던 곳이 아마도 이 들내음 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넷피아랑 헤어진 뒤로도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을 좋아하는 아내 덕분에 식구가 함께 일년에 서너 번은 이 집을 찾을 정도로 단골이 되었다. 열무김치의 서글서글한 맛이 일품이다. 메뉴를 시키고 나서 기다리는 동안 고추장에 참기름을 두른 보리밥이 에피타이저로 바로 나온다. 이것을 열무김치를 얹어서 비비면 그것만으로도 밥 반 그릇으로 배를 채운다.
이 집의 메인 메뉴는 칼국수다. 맛도 좋지만, 양도 푸짐하게 나와서 웬만큼 배가 고프지 않다면 면을 다 못먹고 남기는 경우가 더 많다. 듬뿍 넣은 바지락 칼국수의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맛이 땡길 때면 발길이 자연스레 이끌리는 이유다. 푸짐한 바지락에 파릇한 면이 자연의 맛처럼 어울리면 사실 어떤 정찬 못지 않게 남부럽지 않은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나는 바지락, 아내는 팥칼국수를 시킨 덕분에 모처럼 오붓하게 부부 데이트 식사 자리가 되었다. 딸내미가 함께 동행을 했더라면 아마도 분명 왕만두도 한 접시는 시켰을 것이다. 보리밥 에피타이저의 힘이었을까 푸짐하게 넘치는 면을 결국 다 치우지 못하고 밑자락을 남겨야 했다.
팥칼국수는 한 접시 살짝 맛보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팥칼국수만 보면 고향 생각이 저절로 나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전남 구례, 지리산 화엄사 아래 동네가 마산면이다. 면사무소 앞 신작로를 사이에 두고 길 건너 50미터 사이로 큰외가집이 있었고, 길 반대로 마주보며 우리집이 있었다. 우리집에서 북쪽으로 100미터 쯤 위로는 작은 외삼촌네!한 동네 세 집이 오밀조밀 모여 살았다.
여름철 저녁 무렵이면 세 집안 식구들이 모두 모여 밀가루 반죽을 밀대로 밀고 손으로 썰어 낸 국수가락을 가마솥에 넣고 팥죽물을 넣어 끓이면 그대로 가마솥 팥칼국수가 되었다. 큰집 마당에 모기불을 피워놓고 평상이며 툇마루에 옹기종기 모여서 세 집 식구가 모두 모여들면 가마솥 하나가 순식간에 동이 나곤 했었다. 다시 못 올 추억은 나이가 들어도 영 잊혀지질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부른 배를 붙잡고 밖으로 나와 보니 여름내 우거졌던 화단의 풀들이 잎들은 모두 말라 비틀어지고 열매가 대롱 대롱 달려 있다. 아 이렇게 또 올 한해도 가는구나 싶은 마음에 노오란 열매들이 아쉬우면서도 정겹게 느껴진다.
팥칼국수를 보면 동지죽이 함께 떠오르곤 하는데, 가게 앞에 붙은 마지막 계절 인사가 왠지 모르게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은 다시 찾아와야 할 것같은 묘한 끌림과 여운을 남긴다.
모처럼 아내와 단둘이 탈고 자축 기념 데이트 식사를 마친 오늘은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벌써 600일을 채우고도, 다시 하루를 더한 날이다. 늘 맞는 날들이지만, 연말의 끝이 다가올수록 하루 하루의 삶에 더욱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날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해야 할까?
12월 22일까지 딱 보름 남았다!! ^^
#오늘의 감사일기 601일째_211207. 탈고 기념 점심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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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골에서 올라온 김장김치 엄마손맛 맛보니 감사!
2. 신규코칭 계약서 사인등기 보내자마자 입금 해피!
3. 탈고기념 자축겸해 식구랑 점심 칼국수정찬 해피!
4. 40일 전자책 집필작업 최종교정 마무리임박 감사!
#백일백포_076 D-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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