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교육 과정도 마찬가지다.
무슨 일이든 늘 마지막 지점에 마침표를 찍고 나면 어딘지 모르게 아쉽고 허전하다.

어제는 전자책 탈고를 마치고 처음에 쓰려고 했다가 빼버린 목차의 제목을 보면 아쉬워했다면 오늘은 올해 마지막 정기 교육 과정의 마지막 수업을 마치는 날이었다.

최근 두 해 가까이 연중 정기 과정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곳이 세 군데다.
중부여성발전센터와 성남여성인력개발센터, 그리고 또 한 군데가 바로 포천에 있는 대진대학교 과정이다.각각 총 교육 시간은 다르지만 주제는 대체로 SNS 마케팅 실전 교육이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양성 과정을 표방하고 있는 곳들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일정이 잡힌 대진대학교 SNS 마케팅 과정의 마지막 수업을 마친 날이다.

포천까지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다. 집이 목동이라 의정부 쪽으로 외곽 도로를 타고 빠져 나가는 길을 택하면 거리는 좀더 길어지지만 고속도로를 주로 타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빠르다. 물론 통행료는 따블 이상 더 든다. 내부간선도로를 타고 월계 태릉쪽에서 북부간선도로를 타고 퇴계원 쪽으로 가다가 포천으로 빠지는 노선이 거리상으로는 짧은데 내부간선도록 정체가 심하기 때문에 시간은 10~20분이 더 걸린다.

늦은 시간에 마치고 들어올 때는 교통량이 없기 때문에 정체 구간도 없어서 빠르면 1시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지만 갈 때는 빨라야 1시간 10분, 오후 정체 시간이랑 맞물리면 보통은 한시간 하고도 30분이 꼬박 더 걸린다. 문제는 그렇게 시간을 들여 갔는데 정작 수업 받을 학생들이 안 오거나 없는 경우가 더 당혹스럽다.

내 일정 상으로는 오늘이 마지막 수업이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다른 강사분의 특강과 마지막 최종 수료일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2주 뒤가 공식적인 수업 쫑강 날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날씨가 춥거나, 혹은 마무리 때 긴장이 풀리게 되면 학생들도 뒷심이 딸리면서 수업 집중도가 흐트러지곤 한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오프라인 과정 참가자는 고작 1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분들은 거의 다 온라인 수업으로 참여했다. 여기서 사용하는 화상 교육 시스템은 줌 대신 웹엑스! 보통은 오프라인 참석자 세 분에 나머지 온라인 화상 참석자 4~5명 정도로 구성되던 반이다. 오늘은 이런 저런 사유로 평소 오프라인 교육에 참여하던 3명이 모두 다 못 오고, 평소 자주 안 오시던 한 분만 자리를 채워 주었다. 나머지 5~6명은 온라인으로 접속하니, 실제 오프라인 참가자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주로 온라인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수업인 만큼. 들어도 잘 모르는 수준의 고급 강의는 열심히 전달해 줘도 큰 도움이 되질 않을 게 뻔했다. 원래 마지막 수업에 책정된 교육 커리큘럼은 [페이스북 광고 중급 실전] 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참석자들의 수준이 페이스북 타깃 광고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분들이 태반이라, 준비된 교재로 진도를 강행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일이다. 

끝 시간인 만큼 어떤 것을 전해주면 조금이나마 실무적으로 도움이 될까 잠시 고민하다가, 다른 내용은 과감히 접어버리고, 구글 크롬 사용법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전해주기로 했다.

구글 크롬 기반으로 사용하는 구글 문서는 실시간 공유 및 동시 편집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구글 크롬은 어떤 도구인지, 북마크 기능은 왜 써야 하며 구글크롬의 확장프로그램이나 앱이란 무엇인가, 구글의 대표 메뉴인 지메일과 주소록은 어떻게 쓰면 좋은지, 그리고 구글 드라이브에서 문서 협업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이어서 구글 설문지를 만들어 쓰면 어떤 일들을 쉽게 할 수 있는지 주섬 주섬 알려주다 보니 금새 3시간 가까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SNS 교육 과정을 근 10년이 넘도록 진행하면서 실전에서 정말로 필요하고 쓸모 있는 노하우나 팁들을 전달해주라고 하면 참 신기하게도 결국은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앱들을 소개하게 된다.  그런다고 해서 구글이 내게 무슨 칭찬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무슨 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구글의 공유 철학과 구글 앱들의 탁월함과 편리성이다. 그런 편의성의 뿌리들이 모두 공유 철학과 협업 시스템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확인할 때마다 구글의 여러 서비스에 대해 늘 감탄과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구글 드라이브의 기본 기능만 해도 그렇다. 알짜팁에 해당하는 것만 추려서 얘기하라고 해도 몇 시간이고 쉬지 않고 이런 저런 칭찬을 늘어놓을 수 있다.  링크를 통한 공유 기능은 기본이고, 버전 관리 기능, 문서 포맽 호환 기능, 거기에 부가 기능(애드온) 프로그램을 연동시켜 다른 앱의 기능을 연동하여 사용하는 방법까지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덕분일까ㅡ 수업을 마치고 나니까 유일하게 참석했던 오프라인 참가생 한 분이 끝까지 남아서 구글 설문지 기능을 잘 배웠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면서 몇 가지를 추가로 질문하시고 잘 배웠다시면서 기분좋은 인사를 남기고 가셨다! 비록 딱 한 분의 오프라인 수강생을 놓고 진행한 마지막 수업이었지만 그 수강생 한 분으로 인해 나름대로 보람이 느껴진 날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혹은 강사의 입장은 늘 단 한 사람의 만족을 얻기 위해 스스로와 싸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강의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 강의에 진지하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딱 한사람을 만나기 위해 오늘도 다시 강사의 사명과 길을 확인한다!!

#오늘의 감사일기 600일째_211206. 대진대 마무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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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탈고 소식 공지에 관심응원 기대이상! 느낌 좋아!!
2. 원고초고 요청 60명으로 마감! 최종 교정중 감사!
3. 광주쪽 신규 코칭요청업체 계약서도착 주선 감사!
4. 대진대 올2학기 최종수업 간만에 구글 전수 해피!


#백일백포_075 D-25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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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따로 없다.

원고 작업이 마감에 쫓기고, 집필 속도에 가속이 붙기 시작하면, 이제부터는 정상적인 일상이 무너진다.
낮이 잠들 시간이고 밤이 똘똘하게 깨어 있는 시간이다.
졸리면 자고, 일어나면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기술서나 기능 가이드북은 산문이나 시하고는 다르다.
실제 눌러보고 펼쳐보고 들어가서 보여지는 화면을 놓고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 한다.
그래서겠지, 어떨 때는 이런 글쓰기가 참 귀찮기도 하고, 싫어질 때도 있다.

멋저 보이라고 "테크니컬 롸이터"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기술은 '문학적 창작'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솔루션 튜토리얼'에 가까운 지침서 원고를 쓰는 것은 그래서 다른 책이나 컬럼 원고보다 인내심과 참을성, 집요함이 더 많이 요구된다. 

어제 오후는 처음으로 여름에 미리 사놓고 입어 보지 못한 가을 한복을 위-아래 세트로 차려 입고 포천에 있는 대진대학교로 차를 몰았다. 올 하반기 SNS 마케팅 전문가 양성과정에 네 차례 강의를 맡았는데...
두번째 시간 일정이 캘린더에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해야 할 과목까지 미리 챙겨 보았더랬다. 인스타그램 마케팅 활용법....

성산대교를 넘어서려니 내비 아가씨가 강변도로로 빠져서 제2자유로를 타라고 한다...
소요시간 1시간 10분, 6시 교육 시작 10분 전, 5시 51분 도착 예정이다!

음, 요즘 내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세게 달려도 5분을 단축하지 못한다...
남자는 태어나서 세 여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엄마, 둘째는 아내, 셋째는 내비라 했다!!

그래, 시키는 대로 얌전히 강변북로 날개로 빠져 나와 자유로로 들어섰다.
제2자유로, 난지로쪽 진입로가 개통되면서 서울 북부 의정부, 양주, 일영, 송추로 가는 길이 배는 빨라진 듯싶다.
조금 지났다 싶으니 바로 북한산 봉우리들이 오른쪽으로 사라지면서 의정부로 향하는 길이 눈앞에 들어선다.

중간에 살짝 빠져 송추 방향 직진... 아... 그런데 아무래도 느낌이 쌔하고, 이상하다...
그동안은 늘 대진대 수업 일정마나 오전에 과정 총괄 코디 샘께
"오늘 제 순서 맞지요?" 라고 확인을 했더랬다.


"예 맞아요!"를 확인하고 출발을 했더랬는데...
오늘은 한복을 차려 입고 뽐내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확인을 따로 안 하고 출발했던 탓이다....

서울에서 멀어져 갈수록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진행 담당 샘께 운전중 어렵게 문자를 날렸다!
"오늘 과정 제 순서 맞지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지속하는데, 조금 있다가 들어온 문자 답변....

"오늘 아무개 샘이신데요..."

으잉?? !!

불길한 '뒷골의 쌔함'은 역시 '머피의 법칙'을 증명하는 데쟈뷰였다!

톨게이트를 넘어 차를 급히 세우고 스마트폰의 최종 일정표 파일을 다시 열었다.
같은 시간 대진대를 향해 차를 몰고 있는 강사는 나 혼자가 아니었다.

잠시 후 확인 결과, 잘못 안 것은 나였다!
어쩐지 탁상 캘린더에 적혀 있던 교육 일정표에 삭제선이 긁혀 있었는데...
더더욱이나 다시 한번 확인했어야 마땅했다.

고속도로 안이라 당장 되돌아갈 길이 없었다.
터널을 하나 더 지나고 5킬로를 더 가서야 겨우 빠져 나갈 길을 찾았더니... 
지난 여름 우이령길 넘어와 쉴 곳 찾아 헤매던 송추 일영 인터체인지 바로 아래 지점이었다.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 남으로 계속 내려가면 구파발이다.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져가는 사위 넘어 남동편으로 바라뵈는 북한산 봉우리 위로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오늘도 집필중!
몰입은 머피의 법칙을 더 확실히 증명하게 한다.

송추 회군 스토리는 이걸로 끝이길!! ^^

#감사일기 580일째_211116. 원고마감일 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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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고1차 마감일 경과에 추가 압박 동력 배가 감사!
2. 백일백포 쓴날보다 써야할 날이 적어져서 굿해피!
3. 워드프레스 블로그 페이지 편집요령 하나더 추가!
4. 간만에 마눌님과 둘이 오붓하게 홈치킨파티 해피!…


#백일백포_055. D-45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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