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개봉한 영화 [The Social Network]를 제가 본 것은 개봉 전 주 언론사 초대로 가게 된 시사회 자리였습니다.
집사람과 동행했었고, 영화를 보고 돌아오면서 제 느낌과 아내의 느낌을 서로 나누면서 공감되는 부분을 나누었더랬는데요. 마침 페이스북 내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난 감상평을 두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글타래가 있어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제가 영화를 보고 느꼈던 점들을 약간 긴 댓글로 붙여 드렸는데, 블로그 포스트로 남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에 퍼다 붙입니다. 영화의 원래 홍보 카피 문구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엉뚱하게 각색(?)된 것도 흥미롭습니다...
 You don't get to 500million friends without making a few enemies.
    
 "5억 명의 ‘친구’가 생긴 순간 진짜 친구들은 적이 되었다!"
  ( 소수의 적을 만들지 않고서 5억 명의 친구를 얻을 순 없다! )
좀 엉뚱하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전 영화가 꼭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대신 재미가 있으면 됩니다. 헐리우드는 특히 전자보다는 후자를 택합니다. 그게 바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1차적인 지향점이고, [소셜 네트워크]는 그 점에서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스토리를 나름 스피디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전개시키는 상당히 고난도의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교훈이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주커버그의 개인적인 심리변화나 미국 사회에서의
 성공의 기준과 가치 등을 놓고 평가해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집사람과 함께 보고 나서 두 가지 점에서 인상적이었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한 가지는, 기업에서 주주(이사진) 개인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서 주식에 대한 권리를 빼앗을 수도 있다는 기업 운영의 원리였습니다. 동업자이자 창업자였던 친구의 주식을 빼앗는 과정이 닭고기를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동물학대를 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물론 픽션적 요소가 강하겠지만서도...) 자신이 직접 하지는 않았더라도 마약을 한 친구들과 파티를 함께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냅스터(숀)는 바로 회사에서 아웃(고 홈) 됩니다. 

이는 주주 개인의 도덕적 행위가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손상시킬 경우 이를 기업에 대한 해사 행위로 간주하여 그의 지분이나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운영의 사회적 책임성과 도덕경영(윤리경영)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이 점 조금 과장은 되었겠지만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기업의 오너가 그 정도 부도덕한 일을 했단손 치더라도 회사를 쫓겨나기야 하겠습니까!)

다른 하나는, 영화 마지막 엔딩 컷에 나오는 대목인데요... 영화에 주인공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이 실제로는 어떠했는가를 약간의 자막으로 보여주는데, 영화의 주된 줄거리였던 페이스북의 창업 아이디어가 과연 그들 쌍동이 형제의 것인가에 대한 공방인데, 결국은 그들이 일정 정도의 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입을 다물기로" 했다고 자막이 나옵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단지 한두 달 먼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사실에 대해서조차도 사업 아이템의 우선권을 인정해주는 미국 사회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정 풍토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서비스의 구현은 마크가 해냈지만, 그 서비스의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의 것을 인터셉트한 것이라는 혐의점 만으로도 소송의 대상이 되고 결국 법은 그들의 아이디어 가치를 인정해준다는 점이 역시 부러웠습니다.

영화는 보는 이들에 따라서 매우 다양한 평가와 시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사회적 교훈의 관점이나 예술적 감동의 시각에서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도 따분하거나 불편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영화입니다. 재미가 없는 영화는 프로파간다의 도구가 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관객은 외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영화의 영악한 돈벌레 냅스터 창시자로 묘사되는 숀의 배짱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마크랑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지요...

"넌 이번 방학 때 뭐할 거니"
"글쎄 사용자를 100만명쯤 늘릴 계획이야!"
"그래 넌 100만명 늘리렴. 그 동안 나는 2개 대륙을 점령할게!" 

이런 게 바로 글로벌 도전 정신 아닐까요??

저는 그나마 페이스북의 창업스토리를 꽤 알고서 본 덕분인지, 영화 보는 내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일까를 고민하느라 정작 스토리 전개는 그닥 신경쓰지 못했는데, 같이 본 집사람은 아주 재미있었다고 한번쯤 더 보고 싶다더군요...

국내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하든, [소셜 네트워크]는 영화로서 매우 성공한 작품입니다.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게 아니고, 일반적인 평입니다. 아래 라이코스 대표 임정욱 님의 글을 참고로 한 번 보시지요....
http://kr.news.yahoo.com/sports/baseball/view?aid=2010102211441665835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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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격주 주기로, 금요일마다 [베타뉴스] 쪽에 짧은 [칼럼]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주요한 테마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또는 소셜네크워크의 발전으로 급변하는 정보통신 시장 환경 및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관련하여 우리가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소재들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들을 위주로 다루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를 바라며, 11월 5일자 첫 칼럼의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베타뉴스와의 약속에 따라, 칼럼 게재일로부터 일주일 동안은 제목과 도입부 일부만 공개하고 원문 링크만 우선 공유하고, 전체 본문 내용은 1주일 경과 이후에 개인 블로그에 추가합니다.  이 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 


[칼럼] 지금 우리에게 ‘소셜 네트워크’는 무엇인가


11월 18일, 새 영화 한 편이 개봉된다. 영화 제목은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다.

 

5일 오후에 영화의 언론 시사회가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단지 제목 때문만이 아니다. 이 영화가 지구촌 최대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웹(Web) 문화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끌어가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창업 실화를 소재로 다룬 영화라는 점이 더 흥미롭다.

물론 영화이므로 사실과 다른 허구적 요소가 없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서울에 방문한 페이스북의 창업 동료 중 한 사람으로 오바마 당선시 소셜 선거프로그램을 지휘했던 크리스 휴즈의 영화평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창업 스토리는 영화 만큼 극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솔직한 그의 인터뷰가 좋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현재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당시 22세의 나이로 하버드 대학교의 천재로 알려진 청년이다.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사업의 길로 나선 것도 빌 게이츠를 빼닮았다.

 

지난 9월말 [포브스]지가 발표한 미국 400대 부자 리스트에서 아이폰을 창조한 애플 스티브 잡스의 재산 61억 달러(42위)보다 더 많은 69억 달러를 기록해 당당히 35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되었던 ‘27세의 젊은 친구’이다. 그래서일까 얼마 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경영일선에 복귀하며 딱 한 마디 내부 지침을 내리셨다고 들린다.  “싹 다 젊은 것들로 바꿔!”

 

이 말 한 마디에 나이 50이 가까와오는 중견 직원들은 보따리를 싸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다지고 몇 달째 제 시간에 퇴근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페이스북은 아직 기업 상장(주식공개)조차 하지 않은 회사이다. 그런데도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페이스북의 현재 시장가치를 현재 300억 달러(약 35조원)로 추산한다. 기업공개가 예상되는 2012년에는 500억 달러로 약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2004년에 출발하여 이제 겨우 6년을 넘긴 신생 회사 하나가 전 세계 웹서비스를 통일하는 대업을 이루고, 이제는 사이버 제국의 건설에 나선 것이다.

 

어제 능률협회인증원에서 열린 [소셜미디어마케팅전문가] 과정의 마지막 날 3일차 수업 시간에 실습 시간을 가졌다. 새롭게 개발된 페이스북용 쇼핑샵 빌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내가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 내에 물건을 올려서 팔 수 있는 [샵탭]을 삽입해보는 것이었다. 말이 전문가 과정일 뿐 아직 페이스북에 계정도 없었던 ‘생초보’ 수강생조차도 시연 몇 분만에 자신의 샵을 페이스북 안에 뚝딱 삽입하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물론 페이지를 개설하는 비용도, 샵탭을 개설하는 비용도 모두 공짜다.

 

아직 ‘원화’ 결제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당장 판매가 쉽지는 않지만 이미 페이스북코리아가 국내 회사 등록을 마쳤으니 매출 발생에 따른 세무 처리문제만 해결된다면 조만간 우리 돈으로도 거래가 허용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제 누구나 친구들에게 팔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내 페이스북 페이지 안에 뚝딱 ‘SHOP 탭’ 하나만 만들면 된다. 하다 못해 집에서 손으로 만든 수제품이나 털모자 하나도 정성이 담기고 이쁘기만 하면 지구촌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쇼핑몰 개설비 한 푼 내지 않고도 방안에 앉아서 “모니터로 팔 수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묻고 싶다. 지금 당신에게 ‘소셜 네트워크’의 의미는 진정 무엇인가?


>> 칼럼 원문 보기 : http://www.betanews.net/article/515364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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