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위대한 승리- (반양장)
지은이 잭 웰치 | 김주현 옮김
출판사 청림출판
별점

잭 웰치; [위대한 승리]인가, [이기기]인가?

 

컨디션이 안 좋아 몸져 누운 와중에 정신이 들 때마다 틈틈이 책을 한 권 보았습니다.

 
서평을 써주기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서 읽었던 책인지라, 다른 책보다도 집중을 해서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400쪽이 넘는 책이라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좀 부담스럽더군요...
 
근데, 책을 읽어갈수록 분량은 별로 문제가 되질 않았고, 잭 웰치에 대한 제 자신의 이중적 관점 때문에 그것을 중립으로 돌려놓는 것이 더 힘들더군요...
 
무릇,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공자(?)들의 자서전적 경험을 담은 책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성공을 과장하고 절대시하여,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바로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심리적으로 강요를 받게 되곤 하지요...
 
때문에, 잭 웰치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견해나 관점에 혹 문제가 있을지라도 모두가 옳은 것으로 해석되어 버릴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이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더욱이 책의 원제부터가 "WINNING(이기기?)" 라고 붙여져 있으니, 이게 더 문제였습니다... 

이긴 자보다는 진 자에게, 일등보다는 꼴찌에게 우선 먼저 동정심이 가는 저로서는, 초장의 제목 편성부터 시작해서 책을 잡는 느낌이 도무지 흔쾌하질 않았습니다.
 
책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전체 20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이렇게 구성되더군요. 
 
1부: 비즈니스의 원칙 - 사명과 가치/ 정직성/ 차별화/ 의사표현의 권리와 존엄성  
2부: 당신의 기업 - 리더십 / 인재 고용/ 인재 관리/ 해고/ 변화/ 위기관리
3부: 당신의 경쟁력- 전략/ 예산 수립 / 조직 확장 성장/ 인수합병/ 6시그마
4부: 당신의 경력- 적합한 일자리/ 승진/ 고약한 상사 대처법/ 일과 생활의 균형
 
위와 같이 크게 네 가지의 범주로 엮여져 있고,  마지막 20장은 앞 장들에서 못 다룬 질문들에 대해 간추려 답변하는 장입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이 자신이 40여년간 몸담았던 GE를 은퇴하고 세계 각지로 강연을 다니면서 말했던 경영에 대한 소견이나,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각 주제별로 엮어 쉽게 풀이한 것들입니다.  덕분에 마치 현장에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얘기가 많고, 그리 어렵지 않저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렵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죠!
 
읽는 동안 내내 잭 웰치가 무척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가 단행했던 대규모 해고로 인해 "중성자탄"이라는 악명을 안을 수밖에 없었던 주제를 다룰 때에도, 해고 상황에 처해 리더가 갖는 어려움을 진솔하게 가감없이 얘기합니다.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경험으로밖에는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말하는 점이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또 직장인이 승진하는 방법이나 기술에 대해서, 혹은 급여 문제에 대해서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결코 과장되게 포장하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각 장의 제목들만 대충 훑어 보아도, 비즈니스 원칙에서부터 기업 경영 과정에서 부닥치는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견해, 나아가 개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의견을 펼쳐 놓은 그의 글들에서는,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크게 개의치 않고 하고픈 말을 과장 없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의 그릇 크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예산 수립에 대한 장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매년 되풀이하는 목표(예산) 설정 방식의 맹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모든 성장 목표는 각 구성원들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성과급은 (의도적으로 낮게 잡을 수도 있는) 목표(예산) 대비 달성율에 따라 줄 것이 아니라, 전년도 실적에 대비하여 초과 달성한 정도에 따라 성장 비율대로 나눠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론을 강조하는데, 꽤 합리적인 설명이라 생각되어 많은 공감이 가더군요...   
 
물론 책은 잭의 개인적인 솔직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데 주 목적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추출된 경영의 원리와 철학을 전파함으로써, 좀 더 많은 경영자나 직장인, 혹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승리하기 위한 방법과 태도를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승리의 원리를 알려 줌으로써, 사람들이 잘못된 길에서 헤매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잭 웰치의 식지 않는 열정에 기초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혹 있을지 모르는 잭에 대한 편견만 버린다면 말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는 제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잭 웰치에 대한 편견과 싸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지금까지 잭 웰치가 쓴 책이나 저작물을 거의 접하지 못했고, 작년에 위성강연 행사의 녹화 필름을 잠시 들어본 것 외에는 그저 여기저기 흘러다니는 그에 대한 소문들과 어깨너머 지식(이를테면 해고의 화신, 자본주의 신봉자 등)들로 다소 부정적인 측면에서 그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의 책 한 권으로 그동안 제가 가졌던 그런 생각들이 싸그리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의 솔직함 속에서 그의 입장과 의견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솔직함으로 인해 제가 가진 선입견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만큼은 읽는 데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허락하시거든,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원문 작성일:  2005/06/20,  이미지 삽입: 2009/06/11 ]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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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5.11.22)] 잭 웰치, 줄리아니, 스티븐 코비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면... 조회(327)
때때로 메일 | 2005/11/22 (화) 13:57
  
아침 저녁 쌀쌀해진 날씨가 두터운 겨울 외투라도 껴 입기를 재촉하는 계절이로군요...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지난 달 말에 소식 전하기를 몸은 많이 좋아졌으나 얼굴에 열꽃이 피어나서 고민이라는 얘기며,
저희 회사 사람들 모두 금강산에 다녀올 거란 예고의 말씀을 드렸었지요...
지금은 얼굴 상태도 많이 나아지고 있고 쭉 빠졌던 살도 조금씩은 다시 붙고 있는 중이고
덕분에 금강산 구경도 잘하고 돌아왔습니다....
 
모두 주변에서 걱정하고, 염려해주신 덕분이라, 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 모두 환절기 건강 관리에 더 힘쓰시고, 올 겨울도 건강하게 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니, 모두 따뜻한 마음 먼저 챙기시고, 따뜻한 겨울 맞으세요!


1. [때때로 메일]에 얽힌 이야기
 
제가 '때때로메일'을 쓰기 시작한 것이 어림잡아 2000년 겨울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니던 직장을 옮기면서 헤어진 이들과 가끔씩이라도 교류의 끈을 놓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그저 편하게 안부삼아 제 소식과 생각을 담아서 아는 분들께 보낸 메일들이 그 시작이었지요..
 
살아가는 얘기라는 게 늘 뻔하다보니, 이따금씩은 책 읽은 소감을 적어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주워들은 몇몇 정보나 자료를 올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거창하게 시국(?)에 대한 생각을 논해보기도 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회사와 관련된 행사나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읽는 이들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메일에 대한 반응들이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게 오더군요... 
너무 길어서 끝까지 못 읽겠다는 분들로부터, 글이 기니까 오히려 생각할 꺼리(!)가 주어져서
좋다는 분들까지, 답신의 형태들도 가지각각이고, 심지어는 제가 매우 존경했던 선배분 중에 한 분께서는 상업용 스팸으로 느껴진다면서 [수신거부]를 요구해오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선배분과는 이제는 이메일도 서로 나누지 못하는 남남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인연이 닿으면 언제가 또 다시 볼 날이 있으리라 믿고 삽니다...
 
한 달 한 달, 회가 거듭되다 보니, 이제는 메일을 쓰는 행위 자체가 제 자신을 돌아보는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지더군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을 돌아보자는 심정으로  누가 굳이 보내라고 하지 않아도, 제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종의 성찰 도구가 된 셈이지요.
 
돌아보면 이런 도구를 가지게 된 것이 제 삶에서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세상에서 누군가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늘 변함 없는 벗으로 기억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모습을 상대에게 발가벗겨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문득 '악수의 기원' 에 얽힌 얘기가 떠오르네요...
중세 유럽에서던가 인간들이 서로 낯선 사람을 만나면 일단 오른손으로 칼을 잡던 시절에 서로 눈치를 보다가 싸울 의사가 없다 싶으면 자신의 빈 손을 펼쳐서 보여주며 "내 손에는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던 행위가 바로 악수의 유래가 되었다던, 믿거나 말거나 싶은 얘기 말입니다...
무기를 버리지 않으면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속뜻 만큼은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이겠지요...
 
혹시, 오늘 우리는 누군가와 만날 때 늘 마음 속에 무기를 날세워 들고 있지는 않을런지요?
'저 녀석이 내게 뭘 원하는 것일까?'  혹은 '저 녀석이 무슨 의도로 나를 보자는 걸까?' 하는 경계의 눈초리로, 자신을 스스로 방어해야 할 것 같은 본능적인 보호의식의 칼날 말입니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정직하게 먼저 드러내 보일 때라야, 비로소 누군가에게 친구가 되어 달라고 손을 내밀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제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일을 씁니다...  

2. [승려와 철학자], 그리고 피터 드러커...
 
요즘 개인적으로 읽고 있는 책은 <인류의 삶에 관한 열흘간의 지적 성찰> 이라는 부제가 붙은
[승려와 철학자] 라는 불교에 관한 부자간의 대담록입니다...
 
프랑스에서 꽤 유명하다는 철학자(아버지) 장-프랑수아 아르벨과 분자생물학 박사로 철저한 자연과학자의 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티벳 불교의 매력에 끌려 모든 것을 버리고 중이 되어버린 승려(아들) 마티유 리카르 간에 벌어지는 불교에 관한 대담을 주제별로 엮어놓은 책입니다...
 
핵심 주제는 물질과학의 발전이 극대화된 서구에서 인간의 삶이 행복에 가까와지기는 커녕, 전쟁과 폭력, 불평등과 소외로 인한 불안 등이 더 커지고 있고,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동양의 불교가 그러한 소외를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역설적인 현실에서,

과연 불교의 가르침이 서구적 가치 체계와 철학적 전통에 비추어 온전히, 혹은 합리적으로 설명되고 이해되고 수용될 수 있는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이런 류의 책을 대할 때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인간의 본성과, 정신과 마음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인간의 의지는 고금 동서를 가리지 않고, 영원한 인류의 과제로구나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왜 사는가, 혹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의 질문을 자기 스스로에게 던지는 연습이 더 치열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더해지면서 점점 철학이나 역사책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옵니다..
 
얼마 전 타계한 노사부, 피커 드러커를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어쩌면 그 분이 단순한 경영학자나 경제학자가 아니라, 사회학과 철학을 아우르는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예견하는 탁월한 식견과, 저변에 흐르는 따뜻한 감정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업'의 목적을 단지 '이윤 추구'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기여"로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했던 그 분의 말을 요즘 읽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유추해보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적 관리 방법론를 창시했다는 테일러를 마르크스의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말하는 논지를 보고서는 이 양반이 '생산성 만능주의자'가 아닌가 싶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더군요...

다만 과학 기술의 긍정적 성격과 그것이 사회 변화를 촉발하는 근원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더 나아가 이제는 지식이 생산의 수단이 되었다는 논지에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주장을 보면 테일러를 칭송하는 그의 논지가 충분히 이해될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프랑스에서 아랍계를 비롯한 유색인종들의 격렬한 폭동과 대정부 항의시위가 발생하고, 이제는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연이어지는 이른바 "선진국"의 어수선한 모습들을 지켜 보면서, 드러커 박사 같으면 이런 사회적 현상의 미래를 어떻게 예견하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을까 하는 의문을 떠올려 봅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었으니,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도 우리 자신에게 남겨진 과제가 되어 버린 셈이련만, 이 땅에서는 여전히 쌀 개방 반대를 외치며 목숨을 끊는 농민들의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으니...
세상은 목놓아 민주화를 외치던 10년 전, 20년 전에 비해
과연
얼마 만큼이나 바뀌고 또 얼만큼이나 "선진화"되고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 우리 시대에는 경영학이건 경제학이건 "인간에 대한 철학"을 바탕에 깔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3. 저 만치 그리운 산, 금강산
 
지지난 주 홀로 바위 능선 굽이 굽이를 타고올라 도봉산의 자운봉에 올랐더랬습니다... 
지난 여름 몸이 영 안좋아지던 무렵, 주저 앉으면 영영 기력이 쇠해버릴 것같은 위기감에 오기로 억지로 몸을 이끌고 산에 오르기 시작, 지난 3-4개월 동안 매주 거의 한 주도 빠짐 없이 운동삼아서 등산을 했더랬지요....
 
북한산, 도봉산을 주로 하여, 매번 새로운 코스를 뛴다는 심정으로 구파발 입구에서 시작해, 불광동 골짝, 다시 정릉 골짝, 수유리 진달래능선, 다시 도봉산의 포대능선에 이르기까지 매주 산골짝을 헤집고 다니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한 주라도 산에 발을 들여놓고 오지 않으면 웬지 주말이 찌뿌둥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주에는 몇달 만에 집사람의 부탁으로 한 주를 집에서 쉬었더니 결국은 하는 일 없이 온 종일 쏟아지는 잠으로 하루를 때우게 되더군요...  그 뒤의 후회스러움이란!!
 
어찌 되었건 올해를 마감하며 정말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일은 아마도 제대로 아파서 생전 처음으로 약을 몇 달씩이나 먹었다는 사실과, 덕분에 산행을 주말 습관으로 만들수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올해 산행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지난달 말에 회사측의 배려로 직장 동료들과 함께 다녀온 가을 금강산, 풍악산이 아닐까 싶네요...
 
서울에서 고성까지 근 네다섯 시간을 소비하는데, 정작 남북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십년 넘게 분단된 남북을 오가는 시간은 고작해야 15분에서 20분! 
북한, 아니 말로만 그리던 금강산이 그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이 왜 그렇게 허무하던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북녘땅을 밟아본 소감이 특별할 게 없다는게 오히려 이상했지요...
온정각이 자리한 금강산 관광단지에 내렸을 때 보여지는 주변의 산 풍경이며 사람들 또한 거의 모두 남한 사람들 투성이였으니 그럴 법도 했겠지요...
 
먹거리며 쌈용으로 나온 푸성귀들 모두 서울에서 눈에 익은 것들이요, 이튿날 산행으로 올랐던 구룡연 계곡의 골짜기를 장식하고 있는 나무며 풀이며 모두가 북한산 도봉산에서 매냥 보던 그런 식생들이라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낯익은 풍경들이었습니다....
 


옥류동 계곡을 흐르는 맑고 푸른 물이며, 온 산이 울긋불긋 절정에 달한 선홍빛 단풍의 어우러짐, 비봉폭포의 끝을 모르게 이어지는 가느다란 물줄기며, 구룡연 계곡의 신비로움은 절로 경탄이 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마치 설악산이나 오대산 쪽 어느 한 계곡을 온 것같은 친근한 느낌이었는데, 다만 다른 것이라면, 그 좋은 바위며 자연물에 주체사상을 칭송하는 구호며, 김일성-김정일의 왔다감과 교시를 새겨넣어 흠집이 나버린 바위나 비석들이 즐비한 데서 오는 이질감과 안타까움이었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삼일포에 들렀을 때 '피바위'라 불리는 큰 바위에 새겨진 <적기가>의 가사는  웬지 모르게 눈시울을 뜨겁게 하더군요...
 


안내원의 설명에 따르면, 전쟁중에 선량한 양민들이 빨갱이라며 집단 학살당했는데  그 시체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위에 물들어 핏자욱이 그대로 돌에 남았다더군요, 바로 그 바위 위에 새겨놓은 군가인 셈이니....

동족이 같은 동포를 죽이고, 그 위에 복수를 맹세하는 내용을 새긴 것을 보는 가슴이
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감정이었겠지요... 10여년 전 대학생활 중에 배웠던 그 노래 가락에 맞춰서 적기가의 가사를 새기다보니, 잠시 옛날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더랬습니다... 
 
뾰족 뾰족 얼기설기 엮여 연이어진 만물상 능선의 기기묘묘한 모양들은 마치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으로,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멋을 그대로 보여주더군요...
 


만물상 능선을 차근히 굽어볼 만한 여유도 없이 안내원들의 재촉을 받으며 시간을 맞춰  내려와야 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구요.  2박3일의 일정이 아쉽다 할 틈도 없이 지나가고, 남으로 내려오는 역시 기껏 15분이니까 끝이더군요....
 
생각보다도 가깝지만 결코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땅,
남쪽 사람들에게 관광용으로 개방하기 위해 정작 북측 인민들은 오를 수 없는 코스... 
참으로 아이러니한 2박 3일의 금강산 관광을 다녀오며
언제쯤 민족이 하나 되어 남북이 함께 손잡고 이 산을 오를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4. 잭 웰치, 줄리아니, 스티븐 코비 등등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면... 

오랜만에, 저희 센터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하나 광고하고 메일을 마치려고 합니다...
 
제목이 수상하다 싶으셨을지 모르지만, 글자 그대로 잭 웰치나 루디 줄리아니, 칼리 피오리나  등등 세계를 움직이는 기업인이나 석학들을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스팸이라고 할까봐, 제가 웬만한 행사면 특별히 내세워 광고하지는 않는 편인데요...이 행사 만큼은 충분히 여러분께 참석을 권할 만하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안내해드리니, 여건이 허락되시는 분들께서는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셔서 참석해주시길 적극 청합니다...
 
제가 일하는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일년에 한 번, 전 직원이 힘을 다해 개최하는 [글로벌 리더십 페스티벌]이라는 행사가 올해로 3회째를 맞습니다... 12월 2일 금요일에 그랜드 힐튼에서 열리게 되는데요...
CEO [조찬 포럼]과, 기업 관리자나 리더들을 위한 [기업강연]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리더들이라 꼽히는 기업인이나, 교육자, 혹은 저명한 석학들을 초청하여  열리는 위성 세미나가 미국에서 매년 연례행사로 열리는데,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답니다...
해의 주제는 [Leading To Greatness] 랍니다, 
[Good To Great]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이래로 한동안 세계적으로 경영의 화두가 되었던  주제가 바로 [위대함]의 내용과 방법인데, 그 연장선상에서 설정된 주제인 듯 싶습니다. 
 

이 행사의 필름을 단독 입수해서, 한글 자막을 입히고, 국내 연사들의 강연과 함께 엮어서 제공하는 행사로 기획하여 준비중인데, 올해는 이 위성강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고, 내용 또한 체계적으로 연관성을 갖도록 준비되었답니다.
 
위의 포스터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시고 면면들을 잠시 살펴 보시지요....
??
잭 웰치나 스티븐 코비, 전 뉴욕시장인 루디 줄리아니, HP와 컴팩의 합병을 이끈 칼리 피오리나  같은 사람들은 너무 유명하니까 제가 굳이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고요,
 
- 리차드 브렌슨 은 영국 출신으로 음악 소매, 서적 출판과 소프트웨어 제작, 필름과 비디오 편집에서 항공 사업에 이르기까지 15개국에 100개 회사를 거느리며 계속 사업영역을 확장중인 [버진 그룹]을 이끌고 있고, 꾸준히 각종 자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이라 합니다.  (솔직히 저는 잘 모르던 사람입니다.)
 
- 마커스 버킹엄 , 우리나라에서 번역 소개되어 유명했던 책 [강점 혁명]의 저자로, 지속적인 개인의 성공에 대한 탐구를 통해 Leadership Management 중대한 차이가  무엇인지를 설파하고, 각자의 강점을 최대화하는 데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해준 분이지요...
 
- 말콤 글래드웰 , [The Tipping Point]라는 책을 통해 어떻게 작은 아이디어로 빅 트랜드를 만들 수 있는가를 연구, '티핑 포인트'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조직에 새로운 사고틀을 제공하고, 최근에는, 무의식 중에 주변상황을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는 아주 짧은 순간, 즉 순간적 통찰과 직관의 중요성 관해 분석한 [블링크(Blink)]라는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지요.
 
각설하고, 요즈음 잘 나가는 화두를 꺼내들고, 또한 나름대로 최고의 권위를 지닌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리더십과 조직,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내는 방법들에 대해 논하는 자리입니다.
 
하루 종일 화면만 보고 박수칠 수는 없는지라, <스테파니 윈스턴>이라고 CEO들의 시간관리와 성과 향상분야에 권위자라고 하는 분을 직접 초청 연사로 모시고, 아울러 윤석철 교수님과 저희 센터의 김경섭 박사께서 중간 중간에 강연을 하시게 되니까, 절대 지루하거나 돈이 아깝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행사의 초청 연사인 스테파니 윈스턴의 강연 주제가 또한 재미날 것 같습니다.

- 책상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잡것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 팔로우 업을 할 것과 당장 때려칠 것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 집중해야 할 시간에 쉼없이 끼어드는 방해요소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이메일과 전화, 미팅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가 
 
본격적인 겨울로 넘어가는 12월의 초입에, 한 해를 정리하며 내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세계적인 리더들이 올해의 화두를 어떻게 잡고 논하는지 하루쯤 시간 내서 들어보시면서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을 되돌아보신다면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참가하시고 싶은 분은 제게 회신주시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연락주십시오 
날씨가 많이 차가와졌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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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 05.06.20] 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조회(239)
때때로 메일 | 2005/06/21 (화) 16:47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메일 드린 지 벌써 한 달이 조금 넘었군요...
인사드린 지가 꽤나 오래 지난 일처럼 느껴지는 건 아마도 지난 몇 주 동안 제가 몸이 많이 아팠던 탓이 아닌가 싶네요...
 
딱 한 달 전쯤에 산정호수가 있는 철원의 명성산에 가서 아주 오랜만에 1박 야영을 했는데, 너무 춥게 밤을 지샌 탓인지, 산의 기운을 몸에 충전받고 오기보다는 도리어 몸의 기를 심하게 빼앗기고 온 모양입니다.
 
그 며칠 뒤부터 몸살이 심하게 오더니, 몸이 제대로 회복이 되지를 않더군요, 영 기운이 없고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등줄기에 땀이 나면서 머리에 열이 오르고, 뭘 좀 먹어볼라치면 연신 배탈이 납니다. 근 3주 가까이 이런 꼴로 버티려니까 얼굴 살까지 눈에 띄게 빠져, 제가 봐도 좀 민망하군요...때이른 여름 무더위에 일찌감치 더위를 먹어버린 것 같기도 한데요...
 
이 상태를 벗어나 보려, 결혼 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보약까지 지어서 먹고 있는 중입니다...병원 좀 가 봐라, 운동 좀 해라 등등 주위에서 보는 분마다 안타까이 조언들을 해 주시는데, 정작 몸에 기운이 빠지니까, 충고들을 따르려고 해도 정작 몸이 따라 주질 않습니다...
 
나이를 탓하기보다는 운동 부족을 탓하는 것이 정답일 터라, 염치 체면 불구하고 여러분께도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란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군요....  
무더운 여름, 건강 각별히 챙기십시오!



1. 난 꽃이 피었습니다, 나리 꽃도 피었습니다...
 
 
 지금의 부서로 옮길 때 함께 가져온 사무실 책꽂이 옆의 동양란 한 그루가 이사온 뒤 두번 째로 꽃을 피웠더랬습니다. 보름 넘어쯤 전에 꽃대가 하나 올라와 2주일 넘게 수수한 꽃을 피우더니, 오늘 아침에 주말을 보내고 출근하니까 꼭대기 한 송이만 달랑 남아 있더군요...
 
꽃잎이 넓고 색깔이 화려한 서양란과는 달리 동양란은 꽃잎도 가늘고 색깔도 수수해 잎사귀 속에 묻혀 있으면 언뜻 꽃이 눈에 띄지 않는 듯한 느낌입니다.  꽃대도 한 대씩만 나와서 꽃을 피우다가 한 달 쯤 지나면 스러져 마르곤 하지요... 
 
문득 서양란의 화려함과 동양란의 그윽함이 마치 동서양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난초의 꽃 모양 하나로 서양과 동양을 가르긴 그렇지만 요즘 들어 서구적 가치와 동양적 가치에 대해 비교해보고 그 차이와 보편성을 생각해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지구촌이 하나로 엮이면서 여기저기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얘기가 자주 들리는데, 혹시 우리가 미국적 가치를 서구 전반의 가치로 일반화시켜서 미국식 기업지상주의에 입각한 시장논리만을 최고의 가치고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끊임 없는 경쟁,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로서의 인간, 이기지 못하는 자는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어찌하지 못하고 적응하여 살아가야 하는 현실, 이따금씩 경쟁으로 인해 지친 이들의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명상 속에서나 그 존재를 확인해야 하는 동양의 정신적 가치를 보노라면, 자연과의 조화,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주장했던 동양의 가치는 작금에는 도무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사람인 이상,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다르지 않겠지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세상,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거구요. 문제는 "사람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나 내용이 과연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물론 원색적이거나 크고 화려한 꽃이 서양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절집 앞의 작약 꽃이나, 산과 들에 드문드문 피어나는 나리꽃은 화려하기로 치면 서양란 못지 않지요...

특히나
붉은 바탕에 검은 점박이, 뾰족한 꽃술까지 활짝 벌려 피어나는 나리꽃은 백합과의 꽃이니만큼 아름답기가 다른 어떤 꽃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아카시아 꽃이 모두 지고 푸른 잎 나무가지 위로 까치며 뻐꾸기, 가끔씩 딱다구리 울음소리까지 울려오는 집 앞 동산 끝 자락에, 어디에서 왔는지 푸른 잔디 한 복판에 나리꽃 한 그루가 불쑥 솟아나더니, 커다란 꽃 봉오리 4개가 활짝 입을 벌리고 서 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계단을 내려설 때마다 꽃잎이 방긋 인사를 하는 듯한 느낌인데요, 환한 모습으로 피어있는 나리꽃을 보노라면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새로와집니다...

자연은 이렇듯 사람을 기쁘게 하고 언제나 잔잔한 위안을 주는 존재로 말없이 우리를 
보살펴 주는데, 우리네 사는 모습은 얼마나 그것을 닮고 또 보답할 수 있을런지...
 
출근길 지하철 환승역에서, 출입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쏟아져 나와, 긴 환승통로를 쫓기듯 바삐 뛰는 사람들하며, 빼곡이 늘어선 행렬을 마주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자면 웬지 가슴이 갑갑해집니다. 
 
집 나올 때 바라뵈는 나리꽃이나 책꽂이 옆 청아한 난의 인사라도 없다면 정말로 삭막한 하루의 시작이겠지요...



2. 잭 웰치; WINNING, [위대한 승리]인가, [이기기]인가?

컨디션이 안 좋아 몸져 누운 와중에 정신이 들 때마다 틈틈이 책을 한 권 보았습니다.
 
서평을 써주기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서 읽었던 책인지라, 다른 책보다도 집중을 해서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400쪽이 넘는 책이라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좀 부담스럽더군요...
 
근데, 책을 읽어갈수록 분량은 별로 문제가 되질 않았고, 잭 웰치에 대한 제 자신의 이중적 관점 때문에 그것을 중립으로 돌려놓는 것이 더 힘들더군요...
 
무릇,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공자(?)들의 자서전적 경험을 담은 책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성공을 과장하고 절대시하여,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바로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심리적으로 강요를 받게 되곤 하지요...
 
때문에, 잭 웰치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견해나 관점에 혹 문제가 있을지라도 모두가 옳은 것으로 해석되어 버릴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이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더욱이 책의 원제부터가 "WINNING(이기기?)" 라고 붙여져 있으니, 이게 더 문제였습니다... 
이긴 자보다는 진 자에게, 일등보다는 꼴찌에게 우선 먼저 동정심이 가는 저로서는, 초장의 제목 편성부터 시작해서 책을 잡는 느낌이 도무지 흔쾌하질 않았습니다.
 
책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전체 20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이렇게 구성되더군요. 
 
1부: 비즈니스의 원칙 - 사명과 가치/ 정직성/ 차별화/ 의사표현의 권리와 존엄성  
2부: 당신의 기업 - 리더십 / 인재 고용/ 인재 관리/ 해고/ 변화/ 위기관리
3부: 당신의 경쟁력- 전략/ 예산 수립 / 조직 확장 성장/ 인수합병/ 6시그마
4부: 당신의 경력- 적합한 일자리/ 승진/ 고약한 상사 대처법/ 일과 생활의 균형
 
위와 같이 크게 네 가지의 범주로 엮여져 있고,  마지막 20장은 앞 장들에서 못 다룬 질문들에 대해 간추려 답변하는 장입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이 자신이 40여년간 몸담았던 GE를 은퇴하고 세계 각지로 강연을 다니면서 말했던 경영에 대한 소견이나,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각 주제별로 엮어 쉽게 풀이한 것들입니다.  덕분에 마치 현장에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얘기가 많고, 그리 어렵지 않저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렵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죠!
 
읽는 동안 내내 잭 웰치가 무척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가 단행했던 대규모 해고로 인해 "중성자탄"이라는 악명을 안을 수밖에 없었던 주제를 다룰 때에도, 해고 상황에 처해 리더가 갖는 어려움을 진솔하게 가감없이 얘기합니다.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경험으로밖에는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말하는 점이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또 직장인이 승진하는 방법이나 기술에 대해서, 혹은 급여 문제에 대해서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결코 과장되게 포장하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각 장의 제목들만 대충 훑어 보아도, 비즈니스 원칙에서부터 기업 경영 과정에서 부닥치는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견해, 나아가 개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의견을 펼쳐 놓은 그의 글들에서는,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크게 개의치 않고 하고픈 말을 과장 없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의 그릇 크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예산 수립에 대한 장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매년 되풀이하는 목표(예산) 설정 방식의 맹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모든 성장 목표는 각 구성원들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성과급은 (의도적으로 낮게 잡을 수도 있는) 목표(예산) 대비 달성율에 따라 줄 것이 아니라, 전년도 실적에 대비하여 초과 달성한 정도에 따라 성장 비율대로 나눠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론을 강조하는데, 꽤 합리적인 설명이라 생각되어 많은 공감이 가더군요...   
 
물론 책은 잭의 개인적인 솔직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데 주 목적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추출된 경영의 원리와 철학을 전파함으로써, 좀 더 많은 경영자나 직장인, 혹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승리하기 위한 방법과 태도를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승리의 원리를 알려 줌으로써, 사람들이 잘못된 길에서 헤매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잭 웰치의 식지 않는 열정에 기초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혹 있을지 모르는 잭에 대한 편견만 버린다면 말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는 제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잭 웰치에 대한 편견과 싸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지금까지 잭 웰치가 쓴 책이나 저작물을 거의 접하지 못했고, 작년에 위성강연 행사의 녹화 필름을 잠시 들어본 것 외에는 그저 여기저기 흘러다니는 그에 대한 소문들과 어깨너머 지식(이를테면 해고의 화신, 자본주의 신봉자 등)들로 다소 부정적인 측면에서 그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의 책 한 권으로 그동안 제가 가졌던 그런 생각들이 싸그리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의 솔직함 속에서 그의 입장과 의견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솔직함으로 인해 제가 가진 선입견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만큼은 읽는 데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허락하시거든,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3. 몸이 휴식을 요구할 때는...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탓인지, 점심을 먹고 난 뒤 후유증에 자울자울 고개를 떨구있었는데, 무심결에 누른 [보내기/받기]로 새로 수신된 메일 한 통이 잠을 쫓아버리는군요...
 
대학교 동기회장이 보내온  " * * *  동문 별세 " 라는 일곱 글자 제목의 메일이었습니다. 잠시 믿기질 않아 잘못 보았나 싶은 마음에 급히 내용을 클릭해 보고선 순간 망연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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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동기 여러분,
충격적인 비보를 전하게 되어 가슴이 아픕니다.
*** 회원(제주대 수의학과 교수)이 오늘 새벽(2005. 6.20) 심장 마비로 별세를 하였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부터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 했었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향후 자세한 장례식 절차가 확정되면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84동기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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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마흔인데,,,  졸업 후 한 번도 제대로 한 번 만나 보지도 못했는데,,,
그런 동기가 심장마비로 졸지에 세상을 뜨다니...
 
편지를 읽고선 동기생의 죽음에 대한 슬픔에 앞서, 바로 당장 제 스스로에 대한 건강관리의 필요성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인지, 요즘엔 조금만 몸을 힘들게 움직여도 심장 박동이 가빠지는 게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을 자주 받거든요....
 
어제는 전방 부대에서 한 사병이 동료 병사들을 8명이나 죽인 사건으로 마음이 갑갑했었고, 아침 출근길에는 통근 버스로 보이는 버스 한 대가 도로변에서 가로수와 전봇대를 운전석 정면으로 들이받고 앞 유리창이 왕창 날아가버린 장면을 목격했더랬습니다...
운전자가 살아 있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길을 빠져 나왔더랬는데, 오후엔 또 생각지도 않았던 대학 동기의 죽음 소식을 접하니까 웬지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그래서겠죠? 많은 분들이 이렇게들 얘기하지요...
 
현재, 살아있는 지금, 바로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고요...
우리에게는 과거도 없고, 내일도 없고, 오직 살아 존재하는 지금 현재가 있을 뿐이라고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의 단면을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
니다....



몸도 덜 회복된데다, 갑자기 우울한 죽음 소식들이 많이 접해진 탓인지, 오랜만의 안부편지가
안타까운 내용들로 채워져 버렸군요....  이것도 세상 사람 사는 모습의 한 부분이려니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때이른 무더위에 심신이 지치는 여름입니다.
혹시 일찍 여름 휴가 떠나시는 분들께서는 건강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고요,
 
모쪼록 건강 관리에 더욱 유념하십시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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