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2월 07일
[편지회신] 자기소개서 작성법- 사회 첫 발을 준비하는 수연씨에게
음.... 이력서 잘 봤슴다...
81년생이라... 내 대학 학번이 84학번이니까...
ㅎㅎㅎ 우~ 와~~
내가 대학 들어갈 때, 나이가 겨우 4살쯤 되었겠군요....
그런데 벌써 대학 졸업하고 사회의 문을 두드려야 할 때가 되었다니....
음, 내 나이가 마흔 줄에 접었들었다는 게 실감나는구먼요..... ^*^
자기소개서를 죽 보아 하니, 이래 저래 홀로서기를 하려구 열심히 애쓴 흔적이 곳곳에 보이네요....
나도 큰 직장은 아니지만 이곳 저곳 떠돌면서, 여러 직종을 대해보고 직접 사람을 뽑아 보기도 했지만,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그 사람과 더불어 어느 정도 미래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매우 어렵고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입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듯이, 결과적으로 얼마나 좋은 인재를 뽑아서 쓰느냐에 따라서 직장이나 조직의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수연씨의 자기 소개서는 깔끔한 편입니다...
저도 사람을 뽑을 때 단 한 사람을 뽑기 위해서, 50명이 넘는 이력서를 뒤적인 적도 있었고ㅡ
또 디자이너를 뽑을 때는 포트폴리오들을 검토하는라 밤을 새며 신청자들의 저작 사이트들을 서핑하면서
기술력을 검증하기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을 뽑게 될까 신청한 사람으로서는 그 기준이 매우
궁금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맨 먼저 보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독특성(무조건 튀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뭔지 평범해 보이지만은 않은 뭔가의 '필' 이랍니다.
그리고, 일단 거기서 걸러지면, 그 다음에 [직접 면접]을 보자고 하지요.
1차적으로 자기 소개서에서 보는 핵심은,
자신에 대한 표현을 글로 논리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논리성과 표현력을 갖추고 있는지 사회생활의 기초적인
소양을 먼저 보는 거구요...
(가끔씩 보면 자기소개서 문장의 주술 관계조차 일치하지 않아 글이 버벅대면서 끝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바로 버리지요...)
그 다음에는 내용적으로, 얼마나 인상적으로 자기 내면의 가치관을 드러내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보는 것이 스킬(기술)과 열정(에너지) 그리고 성격이나 성품입니다.
성격이나 성품은 자신의 노력이나 조직의 문화(분위기)에 따라 적응하거나 어느 정도는 변화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그리 크게 보지 않습니다.
보다 중요하게는 실무적인 기술력과 삶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주로 보구요,
특히 자신의 자질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배여 있는지를 주의깊게 보지요.
요즘은 워낙 당장에 능력있는 사람을 뽑아 바로 실전에 활용하기를 원하는 업체들이 많으니까,
사실 열정보다는 기술력을 검증할 수 있는 경력을 우선해서 보는 경우가 많지요.
자기소개서를 잘 쓰라고 조언하는 이유는 바로, 그 짤막한 A4 용지 한 장에서 그 사람이 가진 능력과 자질
(언어표현력, 논리력, 기술력, 독창성 등등)이 거의 모두 스며서 묻어나오기 때문이랍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직접 어떤 자리에 소개하거나 쓰거나 말기를 권하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이런 사람이 있답니다 하구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넘겨주는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지요...
결국 판단은 다시 사람을 직접 찾아서 쓰고자 하는 그들의 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설령 중간에 누가 소개를 해 주었다 해도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스스로 작성한 소개서가 그 사람들에게는
첫 인상으로 다가가는 법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내 경험으로 보아 수연씨에게 한두 마디 더 조언을 한다면,
이력서는 그 정도면 충분하니 너무 자세히 시시콜콜 적을 필요는 없구요....
다만, 자기 소개서는 조금 구성과 내용 서술의 촛점을 바꾸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누구누구의 몇째로 태어나 어디서 자랐습니다로 시작하는 소개서는 너무 평범하고 일반적인 구도이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첫 인상을 주기가 어렵거든요...
그리고 성장 배경이나 가정 환경이 그 사람의 성품이나 자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부모님의 생업이나 가풍 등에 관해 보조적으로 보긴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학벌과 더불어 그 또한 그리
중요하게 보지 않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제한된 지면 내에 가장 강하고 짧게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매체인 만큼 두괄식(서두에 자신의
핵심 요지를 먼저 정의하는 것)으로 가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저의 꿈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어떤 어떤 분야에서 상위 몇 프로 안에 들어가는 어떤 프로가 되는 겁니다.
그 꿈의 실현을 위해 저는 지금 어떤 목표를 세워두고, 이런 공부와 이런 자기 개발 활동들에 시간을 얼만큼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실무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분야에 대한 꿈을 갖게 된 계기에는 이런 사연이 있습니다.
대학 생활 중에 이런 이런 자격증을 땄고, 동아리 활동이나 어학연수나 여행 등을 했는데 그러한 데 투자를
했던 계기는 이런 이런 사유로, 제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그것이 이런 면에서 기여하리라 보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어떤 어떤 실무적 기술능력을 갖고 있고, 특히 이 부분에는 어떤 실제 경력을 갖고 있고
업무 처리면에서는 이러이러한 업무 판단력과 처리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어떤 어떤 아르바이트나 업무를 하면서 얻게 된 것들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그 일을 겪고 난 후로 고객(타인)과 나의 관계에서 신뢰나 정직,
봉사의 정신이 왜 중요한지를 절실하게 느꼈고, 이 점이 제게 평생 행동의 기준이자 추구할 가치로 정해졌답니다.
제 성격의 장단점은 이러한데,
이런 것은 부모님과, 어렸을 적 이러이러한 성장 배경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등등..."
자기 소개서를 쓰는 데 이것이 정답이다 라고 할 수 있는 정형화된 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꼭 빠뜨리지 않아야 할 핵심은
1. 어떤 일이 주어지든 해낼 수 있다는 자기 자신감과 당당함,
2. 어떤 어떤 업무를 이렇게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실무능력을 갖추고 있고,
3. 이런 꿈을 위해서 나는 이렇게 노력하고 있고
ㅡ 앞으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런 곳에서 이렇게 일하고 싶다 하는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가치 설정과 비전(목표)입니다.
이것을 표현하는 데 A4 한 쪽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두 장, 세 장을 넘겨도 됩니다.
하지만 아마 4장을 넘기면 오히려 핵심 요약 표현력이 모자란 것으로 보여 안 읽어버릴 수도 있을 터이니
조심하시고...
내가 굳이 이렇게 길게 답신을 하게 되는 것은, 수연씨 메일 보구 내 자신이 10여년 전 대학 졸업하던 시절에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고 사회에 첫 발을 내밀 때를 돌아보고 내가 다시 자기소개서를 쓴다면 어떤 심정일까
하는 맘이 들어서 조금이나마 내 경험이나 판단이 수연씨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래서입니다.
앞으로 살면서, 계속적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 나가기 위해 사회생활을 할 요량이라면 이런 저런 곳에 여러 번
자기 소개서를 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만큼 이런 조언도 일찌감치 들어두고, 또 실제로 여러 군데 인터뷰 해보시고,
사회 초년생의 벽을 경험하고 깨져보는 것이 인생살이 시작에 많은 경험과 도움이 될 겁니다.
아무튼 아직 인사 한번 없이 온라인 초면에 경우 없이 너무 많은 말을 한 것 같은데...
훈련하는 셈 치고, 자기소개서는 다시 한번 과감히 뜯어 새로 고쳐서 써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참고로, 회사에서 사람 뽑을 때 어떤 자기소개서들을 우선적으로 채택하는지 조회해 볼 수 있도록
잡코리아에 개설된 <인사담당자가 선택한 자기소개서> 샘플을 찾아볼 수 있는 링크를 하나 소개해 드릴 터이니,
거기에 추천된 이런 저런 자기소개서들을 찬찬히 비교해서 한번 읽어 보시고,
내가 왜 자기 소개서를 이리 강조하는지를 생각해 보기 바래요...
http://www3.jobkorea.co.kr/jobtimes/channel/bizresume/
참고로,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모회사인 한국리더십센터에서도
인턴사원을 모집 중인데, 혹시 자격이 된다면 응모해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고생은 좀 되겠지만, 여기도 배울 것이 꽤 있는 회사니까요....
모집 광고 원고를 첨부해 놓을 터이니, 살펴보시고 판단해 보시지요...
영어 실력을 과다한 수준으로 요구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나...
뭐 그건 회사 특성상 요구하는 거니까, 너무 기죽을 필요는 없구요...
지난 번에 얘기했던 대로, 18-19일날 내가 잘 아는 후배가 있는 잡코리아와 관련 부서 주최로 코엑스에서
무역인재 채용박람회가 열린다고 하여, 특강을 의뢰받은 게 있는데, 혹시 서울에 올 수 있으면 한 번 들리기 바래요...
얼굴이라도 한번 볼 수 있도록!
http://job.kita.net/
행사에 대한 자세한 안내 및 참가 신청은 위 링크로 안내 받으시구요....
대학 졸업 진심으로 축하하구요... 좋은 사회 새 출발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람 구하는 곳이 있으면 최대한 소개를 해 드릴 터이니... 자기 소개서 한번
다시 잘 써 보세요... 그럼 이만....
*** 피에쑤(사족)인데,
보내준 메일의 마지막 붙임글이 약간은 감상적이고 소극적으로 느껴집니다.
메일의 서명글 하나에서 풍기는 메시지나 분위기 마저도 인사 담당자들에게는 그 사람을 평가하는 하나의 정보이자
판단의 요소가 된답니다. 가능하면 보다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문구로 바꾸세요...
난 그대의 무관심속에 그대 인생속에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 # by | 2004/02/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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