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신정 연휴 기간 중엔 가족들과 함께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아바타를 보기로 의견을 모았더랬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극장은 연휴 기간 내내 연일 매회 매진이거나, 기껏 좌석이 있다고 해서 자리 찾아보면
맨 앞 구석이나 맨 뒤 후미진 구석 자리뿐....

차라리 바쁜 휴일중에 가느니 한가한 월요일 오전에 가자고 결심하고, 티켓을 예약해 두었건만....
오늘 아침, 다급한 집사람의 호들갑....
이유 불문하고 당장 예매 취소하라고 난리입니다....

이유는??
텔레비전 뉴스를 코 앞에 들이대는대야 유구무언!
아침 식사 마치기가 무섭게 컴퓨터를 켜고, 구입했던 예약티켓을 바로 취소해 버렸습니다...

잘한 결정인지, 조금은 아쉽기도 했는데...
점심 먹고 눈발이 잠시 그치길래, 옥상 눈을 쓸어내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옥상문을 연 순간....
아연한 장면과 함께, 집밖으로 아예 나가지 않은 것 자체가 정말 잘한 일임을 실감치 않을 수 없더군요....

지리산 밑이 고향인지라, 어렸을 적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30센티 이상 무릎까지 푹푹 빠져들곤 했던 기억이
종종 있지만, 서울에서 이렇게나 많이 쌓인 눈을 구경해 보리라곤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이유는??
78년에 서울로 전학을 온 이래, 딱 30년 동안의 서울 생활 중에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인 적은 분명 없었으니까요....
아무튼, 교통사고에 눈피해에, 뉴스에서는 온통 사건 사고 취재 기사로 정신이 없었지만....

새해 첫 대설이 마치 하늘에서 쏟아져내린 쌀가마니 마냥 푸짐하고 수북하게 쌓였으니,,, 그 모양 그대로,
올 한해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함박눈같은 대박들이 여기저기서 퍽 퍽 터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 기록적인 눈발, 믿기지 않았지만,
옥상 난간 보호벽 위로 수북이 쌓인 눈덩이 속으로 쓰레받이로 구멍을 내니까,
붓털 하나 안 건드리고 자동 디카 셔터만으로 아래와 같은 모양의 수채화같은 풍경 사진을 얻었으니...

어떠세요?  믿으셔야겠죠...
사진이 아까와서, 파워포인트로 숫자 몇 개 더 타이핑해서 1월달 즉석 셀프 카렌다 한 장 만들어 보았습니다.


 
* 사진 원본 이미지 파일과 파워포인트 파일을 아래 별첨해 놓으니 필요하신 분은 퍼 가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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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길가 가로수 은행잎도 시들어 나뒹굴고, 산정엔 도토리 잎마저 말라 푸른 상록수만이 계절의 흐름을 관조하는 하루, 세찬 바람에 체감온도는 급전직하, 겨울의 초입이 될 거라는 기상대의 호들갑을 뒤로 하고 습관처럼 주말 북한산을 찾았습니다. 해가 부쩍 짧아진 날에 오후산행인데다 일행으로 오신 선배님이 중1짜리 딸아이를 데리고 나온 탓에 애시당초 험하거나 긴 산행을 할 수 없을 것같아, 비교적 짧으면서도 아기자기한 북한산 능선길 소로 하나를 잡고 올랐습니다.

보통 구기터널 입구 구기파출소 앞에서 모인 북한산 산행객들은 대부분 파출소 맞은편 동쪽 음식점들이 즐비한 계곡을 타고 비봉을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요. 번잡함을 피하고 싶다면 오히려 권할 만한 코스는 구기파출소 뒷쪽 주택가의 소로를 타고 몇몇 암자들이 있는 뒷산길 능선을 타고 올라 바로 탕춘대 능선으로 합류되는 코스가 제격입니다만,

비봉의 암벽 분위기를 더 느끼면서 오르고 싶다면, 구기파출소 위쪽으로 죽 큰 길을 따로 올라가 이북오도청 앞의 좌우 갈림길에서 좌측 금선사(목정굴) 방면 대신 우측 주택가 골목으로 타고 올라가 맞닥뜨리는 음식점 우측으로 나있는 소로를 따라 산행방지 철책에 뚫려있는 개구멍을 통해서 바로 비봉으로 향하는 남쪽 직능선을 타고 오르는 게 강추할만한 코스입니다.

산행길 초입부부터 다소 경사가 있긴 하지만, 길이 그리 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도 곧잘 좇아오는 데 큰 무리가 없는 편입니다.  중간에 다리 쉼을 하면서 이북오도청의 모습이며 서편으로 맞바라뵈는 수리봉(족두리봉)의 모습을 등지고 서면 문수봉을 기준으로 대남문과 보현봉의 뒷모습을 타고 내린 형제봉 능선 줄기가 한눈에 바라다 보여 경관이 시원한 편입지요...

여기서 첫 다리 쉼을 하고서 내쳐 오르면 중간 마루 능선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비봉을 정남쪽에서 타고 오르는 바위 코스가 시작됩니다. 눈 앞으로 비봉 남부 바윗돌 능선들이 바라보이면서 그 뒷 너머로 위용을 자랑하는 비봉이 흔들림 없이 자리하고 있지요... 바위 몇개를 오르고 나면, 프로들이 아니면 웬만해서 직접 타 넘기에는 위태로운 큰 바위봉우리 하나가 나타납니다.

안전을 위해서 이 봉우리를 왼편으로 우회하여 지나자면, 중간에 사람 몸집을 옆으로 뉘여야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바위구멍 통로를 지나야 하는데, 이 또한 북한산의 다른 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재미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그 바윗길을 넘어 올라서면 초보자들 암벽 크랙 연습하기에 딱 맞춤인 큰 바위 등성이가 하나 있지요... 그 곳에서 다리 쉼을 하면서 다른 등산객들이 바위를 타고 오르 내리는 모습을 구경만 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답니다.

어제는 구경을 겸해서 왕뚜껑 짬뽕라면을 하나씩 뜨거운 물에 불려서 먹은 뒤, 바로 윗쪽에 있는 비봉 7부 능선 마루 정도까지 밟은 뒤에 비봉을 앞에 두고 하산길을 택했더랬지요... 아마 혼자라면 더 갔을 터인데... 아쉬움을 남겨두고... 비봉 직등 능선 두 번째 산행 소감을 접어야 했습니다... 어쩌면 그래야 또 다음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의 여운이 남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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