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 못지 않게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커다란 분수령이 되었던 광주 민주항쟁이 엊그제로 30주년을 맞았습니다...

4.19 혁명이 우리 어렸을 적 국민학교 시절만 하더라도 "의거" 정도로 불리다가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분명한 "혁명"으로 인정받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그 역사적 의의와 정통성이 부여되었듯이, 5월 민주항쟁 또한 한 동안은 북한 간첩들의 사주로 인한 내란 폭동처럼 떠들어지다가,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래, 12.12 군부 쿠데타 세력에 의한 집권연장 술책에 따른 것으로 진압 핵심 주체인 전두환, 노태우가 실형을 받는 역사적 단죄를 받기에 이르렀던 사건입니다.

5.18은 당시에는 비록 수많은 희생만 남긴 채 진압 당했지만, 그로부터 촉발된 1980년대 민주항쟁의 불씨를 사르게 한 가장 절대적인 계기로, 86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이제는 현대사 민주주의 투쟁의 상징으로 전 세계에 인정되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입니다...

특히나 현 정부 들어서, 보수 언론들이 가진자와 자본의 편에 서서 노골적으로 진실을 가리는 편향보도로 일관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는 마당에 맞는 30주년이기에 올 5.18 기념식은 다른 어느 해보다도 그 의미가 뜻깊고, 그 역사적 의미 또한 바르게 평가되어야 마땅했던 해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역시나 부질 없는 기대일 뿐, 정작 광주에서 치러진 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도록 한 국가보훈처의 철없는  짓거리에, 정운찬 총리의 퇴장에는 "방아타령"을 연주하려 했다니 참으로 꼴이 가관입니다.
==> 관련기사:  http://j.mp/bMrxAf
그 와중에, 서울광장에서 거행된 기념식장에서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명의로 조화 대신 "축하화환"을 한 시간이나 버젖이 늘어놓았다가 급히 철수하는 상식 이하의 헤프닝을 연출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http://j.mp/bgJto6

참으로 개념 없는 정부에, 참으로 철 없는 여당입니다!!

여기에서만 그쳤으면 그나마 실무자 한두 명의 실수나 착오로 넘기고 의도하지 않았던 단순 헤프닝 사고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으나, 어제 문제가 되었던 한나라당 선거 홍보 동영상은 단순 실수나 헤프닝이라고 하기에는 큰 사고입니다.
조중동은 이에 대해 문제가 될 듯 싶으니 보도조차 줄이면서 뭉개고 가려고 했지만, 야당 및 여성 관련 단체들에서는 공식적인 항의가 쇄도하고, 문제의 동영상은 이미 판도라를 비롯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야 말았습니다...

==> 문제의 한나라당 '여성 비하' 선거홍보 동영상 보기 : http://j.mp/9BVg5w

자, 오늘부터 바야흐로 6.2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됩니다...

여성을 비하하는 것이 문제가 될지 안될지, 선거홍보용으로 이런 것을 공식 당 홍보물로 제작하고도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당을 찍어주는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많은 궁금증과 착잡함을 느낍니다.

오죽했으면 민주당도 아닌, 한나라당과 애초부터 피와 족보가 같은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에서조차 이런 논평이 나오겠습니까?  아래 논평 한번 보시지요...

아 참!  그리고 문제의 그 동영상도 한번 꼭 보시구요... 아주 재미 있는 개그입니다 ^^
            
 ==> 판도라TV 관련 동영상들:
 http://search.pandora.tv/?query=%EC%97%AC%EC%84%B1%EB%B9%84%ED%95%98&sq=KR


<논평>

   한나라당은 6·2 지방선거를 막장개그로 치를 셈인가?


한나라당은 6·2 지방선거를 막장개그로 치를 참인가?
한나라당이 인터넷에 뿌려놓은 ‘선거탐구생활’이 참으로 가관이다. 목불인견이다.

 

아무리 오만한 정당이기로서니, 어떻게 여성을 ‘아는 건 쥐뿔도 없이, 무식이 통통 튀고, 뉴스는 바퀴벌레 다음으로 싫어하는 인간’으로 묘사할 수 있는가?
오만한 정당으로서 여성 표는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표와는 상관없이, 인간을
외모와
의상으로 판단하도록 조장하는 한나라당은 공당으로서의 자격도 없다.
한나라당의 당격(黨格)은 ‘선거탐구생활’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집권여당의 당격이 이럴진대, 이명박 정부의 국격(國格)인들 오죽하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마사지걸’ 운운할 때부터 이 정부의 여성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눈치 챘었다. 여성장관도 겨우 2명에 자질논란까지 일고 있다.
그러나 차마 대한민국 집권여당이 공개적으로 이런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다.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이버테러 수준이다.

 

홍보 동영상은 사전에 기획안을 짜서 토의를 거쳐 내부 결재까지 받아 제작한다.
촬영하고 편집한 다음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시사회와 평가회도 한다.
선거의 성패를 좌우할 동영상은 더욱 꼼꼼하게 여러 단계를 거치며 수없이 고친다.
그렇게 토의하고 보완하고 수정해서 태어난 한나라당의 동영상이 고작 이거라니!
한나라당에는 정상적인 성인지 사고를 하는 당직자가 단 한 사람도 없단 말인가?

 

대한민국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을 이렇게 모욕해서는 안 된다.
이제 한나라당은 여성비하 동영상이 제작되고 공개된 전모를 밝혀야 한다.
동시에 어머니고 아내이며, 딸이고 누이동생인 이 땅의 여성들에게 석고대죄 하라.
아니면 차라리 당명을 ‘여성비하당’으로 개명하고, 선거를 막장개그로 치르든지!

2010. 5. 19.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

Posted by 렛츠고
,
지난 번 글 http://letsgo.tistory.com/163 에서 트위터 사용자들간에 이뤄진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를 잠깐 언급했었지요.
지난 금요일(9일), 법원의 한명숙 무죄판결로 인해 그 때 예견했던 상황이 눈앞에 기정 사실화되는 느낌입니다.  법원의 무죄 판결이 확실시되자 당혹스러워진 검찰이 급기야는 또다른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들이대며 예전에 한명숙 총리를 지원했던 기업을 불시에 습격(?)하여, 회계 장부 및 컴퓨터 하드를 털어 갔다더군요.. [피의사실 언론 흘리기] 라는 불법 카드는 이젠 아예 검찰의 단골 메뉴가 되어, 모 언론에서는 특종처럼 또 이를 까발려 기사로 나불댔고요...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61703 

"개쪽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이왕 똥 묻은 김에 아주 끝장을 보자고 발 벗고 나선 모양입니다.  
이게 법을 지키겠다는 검찰이 정녕 할 노릇인지, 정말이지 기가 차고, 그 추잡함과 치졸함이 극에 달해서 한심하다 못해 불쌍하고 역겨울 지경입니다.  "떡검"도 모자라 "개검"이라는 핀잔을 들어가면서도 검찰은 도무지 자신들이 왜 "엑스맨"으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알아차리지 못한 바보들 같습니다...

검찰의 또다른 한명숙 불법 정치자금 수수 보도기사가 실리자 한 시민이 참으로 무섭고 생각하기 싫은 댓글을 남겼더군요...
"노무현에 이어서 한명숙도 죽어야 끝나겠구나!"

작금 우리 대한민국의 검찰은 "떡검"이나 "개검" 수준을 넘어서 아주 화끈하고 당당하게 "살인검찰"로 불리고 싶은 걸까요?
강금실 전 장관이 그랬다던가, 국회 질의에서 어떤 의원이 그랬다던가 기억은 확실치 않은데,,,
한명숙 총리의 골프접대 건을 두고 여론몰이식으로 도덕성 흠집내기를 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검찰 치고 기업이나 업계에서 골프 접대 권유 한 번 안 받아본 놈 있으면 나와 보라"고 타일렀다더군요...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놈 없다 했는데, 검찰은 털면 과연 먼지 정도만 나올까요?
자, 이번에는 또 몇 년이 지난 사건을 비오는 날 먼지 털 듯 털어서, 다시 또 추가로 흠집을 내려고 달려 들까요??
검찰은 왜 여당도 원하지 않는 짓을 벌여서 오히려 상대방이 표를 더 확실히 얻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도와주는 것일까요?

무죄로 개망신당한 자존심이 상해서?
아니면, 정치 검찰로서의 충성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그도 아니면 정권이나 여당의 통제 수준을 벗어나버린 검찰 자주성의 발로?
그것도 아니라면, 대한민국의 권력은 자신들 손안에 있다는 오판과 자만심이 초래한 자연스런 귀결점?

검찰의 연이은 헛방질과 자충수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여지가 있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보건대, 이들이 패착에 패착을 거듭하면서 계속 상대방을 도와주는 엑스맨 역할을 해주는 까닭은 한 마디로 무식해서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이나 권리의식이 그동안 얼마나 성숙되고 변화되었는지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멍청함 때문이라는 것입지요!

작금 청와대와 군 당국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 공개를 놓고, 계속해서 갈팡질팡하는 것, 사고의 원인을 밝히지도 못하고, 앞뒤 안맞는 상황논리로 시나리오 꿰어맞추기에 정신이 없는 이유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과 웹을 통해 더 이상은 권력의 정보 독점이나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지요. 한 마디로 이 모든 혼란이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아둔함에서 기인하는 "블랙 코미디"라는 점을 스스로가 알지 못하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검찰도, 군대도, 한나라당도, 그리고 어쩌면 청와대도 아마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헛방질과 자충수를 두게 될 것입니다...
왜냐면 이들의 최대 맹점은 지금 그들이 권력을 갖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권력의 잘못된 행사를 통해서 벌어지는 수많은 실수로부터 어떤 교훈도 배우지 못하는 무식함과 멍청함에 있기 때문이지요...
용산참사, 노대통령의 죽음, 4대강 삽질, 미디어법 날치기, 세종시 무대책, MBC 좌파 척결, 불교계 좌파 스님 추방 등등....
쉬지 않고 벌어지는 이들의 헛방질은 제가 보기에, 계교나 오만의 소치라기보다는 무감각과 무식의 소치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아래 여론조사 결과와 같은 엑스맨 효과가 나타날 것을 거의 모든 국민들이 애초부터 미리 예견하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만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무죄 선언의 쪽팔림을 당하고서도 여전히, 한명숙의 또다른 정치자금 수수 의혹설을 흘리며 버티는 까닭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없듯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년(女) 없다"는 명제도 "참(truth)"임을 만인 앞에 증명해 보이고 싶은 게지요...

조심스럽게 예견하건대, 검찰이 그런 식으로 무자비하고 치졸하게 계속 달려드면 들수록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엑스맨 효과는 2배, 3배로 커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검찰이 미리 자포자기하거나 제 풀에 지치지 말고,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좀 더 말 같지 않은 사건을 끊임 없이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내심 희망하는 바입니다.  

무죄 판결 이후 출마선언도 하기 전에 뒤집혀버린 서울시장 선거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미디어오늘]의 아래 기사를 참고해 보시면 제가 왜 그러기를 희망하는지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렛츠고 2010/04/11 03:53>

* 원문출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354 [미디어오늘]
한명숙 39.2% 오세훈 37.6% 노회찬 7.9%
서울시장 후보 가상대결, 한명숙 지지율 오세훈 넘었다
2010년 04월 10일 (토) 11:22:52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서울시장 후보 가상 대결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는 지난 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 서울 지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ARS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를 벌인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다음 네 명의 후보가 출마할 경우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물은 결과, 민주당 한명숙 39.2% 한나라당 오세훈 37.6% 진보신당 노회찬 7.9% 민주노동당 이상규 3.4% 등으로 나타났다.


   
  ▲ 한명숙 전 총리가 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한명숙 전 총리는 오차 범위 내의 결과이지만 오세훈 후보를 넘어서는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명숙 전 총리가 무죄 선고를 받으면 한나라당 우위의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란 정치권 관측이 현실화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한명숙 전 총리는 아직 공식적인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상황이고 본격적인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지지도 상승요인이 적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게다가 이번 여론조사는 여당 후보 1명 대 야당 후보 3명의 대결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명숙 전 총리가 야당 단일후보로 나서면 더욱 유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리서치뷰  
 

실제로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가 맞붙을 경우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 야권 단일후보 46.5%, 한나라당 후보 38.5%로 야권 단일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것인지는 불투명하지만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4당 단일 후보가 성사될 경우 야권 단일후보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자충수로 끝나면서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 선거운동을 해주고 있다”는 여권의 비아냥이 농담이 아닌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여권의 고민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렛츠고
,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자, 작금 대한민국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국회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안상수 의원께서 불교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좌파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 총무원을 동원 봉은사를 조계종의 직영사찰로 만들어버린 사건(!)이 바야흐로 두어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다시 한번 종교전을 촉발할 것으로 예견됩니다.

감당도 못할 4대강과 세종시 문제로 벌집을 건드려 놓은 이명박 정부가 정치검찰의 한명숙 총리 엉성 기소를 통해 제 발등을 제대로 찍어 서울시장 선거의 주도권을 애초 시작도 하기 전에 야당에게 고스란히 헌납하고, 초중생 전면 무상급식을 좌파 논쟁으로 몰고가는 무식한 작태로 서민 학부모들의 심기를 긁어대더니, 엄기영 MBC사장을 몰아낸 음모를 스스로 폭로하는 멍청한 시츄에이션을 연출하고선, 급기야는 불교계의 자산까지 탐을 내고 저리 자충수를 연발하고 있으니....
한 마디로 이 정부와 집권당의 오만과 무개념이 낳은 자중지란의 극치이자 난맥상의 절정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과연 명진 스님은 누구이고, 봉은사가 어쨌길래, 여당이 저리 엉뚱한 자충수를 두고 있는지 [딴지일보]에서 작년 말에 소개한 명진 스님 프로필 기사를 통해서 한 번 살펴 보시지요...

원문출처: http://www.ddanzi.com/news/6187.html 
            내용에 전혀 손대지 않고, 읽기 편하게 중간 중간에 행만 나누었음을 밝힙니다...


입력:2009.09.04 00:00
[기사] [사회]
이 어른을 소개합니다 -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2009.9.4.금요일



이제 바보도 가고 인동초도 졌다. 시절은 점점 암흑으로 치닫고, 민주주의의 영광은 기억 저편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듯 하다. 와중에 김대중 대통령 장례 후 이명박의 지지율은 다시 오르는 등, 이 모든 상황은 그저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또 익숙해지고 있다. 실로 반역의 세월이요, 통곡의 세월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갈 곳을 잃은 우리들에게 지금 필요한 존재는 무엇일까? 많은 다양한 답이 가능할 것이고 그 모두 맞는 말이겠지만, 나는 주저 없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우리에겐 어른이 필요하다.

그렇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주먹이나 돈의 힘이 아닌, 진정한 양심에서 나오는 권위를 통해 우리를 꾸짖을 수 있는 어른이 택도 없이 부족하다.

바보와 인동초는 물론이고, 우리는 얼마 전 그런 어른 중의 한 사람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김수환 추기경도 잃었다. 비록 말년의 언행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으나 한국 사회의 어른으로서 그가 고비마다 미친 영향과 발휘한 리더쉽, 이끌어낸 결과들의 긍정성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유신 시절부터 87년의 직선제를 이끌어 낸 반독재 투쟁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학생에서 시작해서 국민을 통해 완결되었다고들 생각하지만, 실은 수많은 종교계, 학계, 예술계 어른들의 힘찬 목소리가 그 뒤에 있었다. 필자의 세대라면 익숙할 문익환 목사와 백기완 선생 등은 물론 과거 함석헌 선생 같은 분 등 이름을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지금은 망가진 김동길이나 김지하씨도 그때는 그런 입지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사람은 곱게 늙어야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분들이 사라지고 있다. 물론 나이가 너무 들어서 돌아가신 경우도 많고 위 괄호 안의 모씨들처럼 스스로 바닥을 드러내며 어른이기를 포기한 경우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금의 상황은 설명하기 어렵다. 아마도 과거에 비해 계산이 빨라지고 몸을 사리는 전반적인 사회 풍조의 만연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 자신이 교만해져서 이미 존재하는 어른을 알아보지 못하고 섬기지 않는 태도에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각설하고, 사회의 양심적 구심점들이 다 붕괴되어 가는 이 시대, 그리하여 황색 언론의 대명사인 본지가 과분하게도 그런 입지에 놓이게 된 이 비참한 현실 속에서, 사회의 진정한 어른들을 길러 뫼시고 찾아 섬기는 일은 현재의 총체적 난국의 해소는 물론 본지가 그 분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여 이 가당찮은 짐을 벗고 다시금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날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터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시간에는 최근 거침없는 언행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한 인물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바로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다.


봉은사...

이곳이 어떤 곳이더냐?

강남 금싸라기 땅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사찰. 면적 2만 1천 90평. 공시지가 1천7백2십억 원. 그러나 인근 지역 땅값 평당 1억 원이니 개발시 추정 땅값 대략 2조원. 신도 수 25만 명에 연 수입 120억...

한때 우리나라 부자 사찰의 대명사이자, 세속적인 불교, 심지어 부패한 불교의 상징같이도 일컬어지곤 했던 이곳. 그래서인지 과거 그 관할권(?)을 둘러싸고 각목부대와 승려들 간의 폭력이 난무하여 우리나라 불교의 난맥상을 만천하에 드러내기도 했던 바로 그 곳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의 봉은사는 더 이상 그런 곳이 아니다. 아니 정 반대로, 세상이 다 거꾸로 돌아가는 와중에 어쩌면 봉은사만이 부처의 뜻을 전하는 순수하고 정대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오늘의 주인공 명진 스님이 있다는 사실이다.

명진 스님은 2006년 11월 21일 봉은사의 23대 주지로 취임했다. 그리고는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12월 5일부터, 불과 며칠 전에 끝낸 장장 천일간의 기도에 돌입한다. 지금까지 봉은사 주지 생활의 대부분을, 봉은사 문밖으로 한 발짝도 나올 수 없는 천일기도만으로 보낸 거다.

머 9년 면벽했다는 스님도 있는데 봉은사 같이 큰 절에서 문 밖에 안 나오는 게 대수며, 그런 와중에 천일기도가 머 그리 어려운 거냐. 시간 맞춰서 중얼중얼 예불이나 하고 참선하는 듯 졸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용을 알고 보면 전혀 그런 게 아니다.

기도 기간 동안 명진 스님은 새벽 4시 30분, 오전 10시, 오후 6시 30분 3회에 나눠 매일 총 1천 배의 절을 올렸다. 다시 말하자면 거의 3년에 걸친 기간 동안 3일에 3천배 씩을 연속해서 한 거다. 3천배는커녕 3백배라도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알 수 있다. 한창 때의 청년도 감당하기 벅차고 한번 하고 나면 자리에 눕기 일수다. 하물며 60 연세에 매일 이런 정진을 한다는 것은 범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주지로서의 각종 업무와 결정들은 물론, 무엇보다도 봉은사의 이미지와 성격을 탈바꿈시키는 개혁의 손길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그 동안 신도의 수도 30% 증가했고 매주 일요일 하는 일요법회도 기존의 50여명에서 30배인 1500명으로 급증했다. 주요 회의에 재가 불자들을 참여시키는 파격을 단행하고, 사찰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연 80억의 재정 규모가 오히려 120억으로 늘어났다.

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 보수의 중심지라고 할 강남에서, 한때 순잡음 교회와 함께 종교계의 부자 & 보수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봉은사가 단 3년 동안 신도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그들을 깨우치는 과정에서 얻어낸 성과다.

그래서 지금의 봉은사는 불전함마저 신도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원래 주지가 자기 주머니처럼 사용하던 것이 불전함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명진의 행보가 얼마나 파격적이고도 놀라운 것인지 알 수 있다.

사실 애초 명진 스님이 봉은사의 주지가 된 것만도 놀라운 일이다. 그는 원래 전국의 산하와 거리를 누비던 불교계의 야인이자 실천운동가이기 때문이다.

대입 준비를 하던 18세때 우연히 만난 화두를 붙잡고, 1969년 백련암으로 성철 스님을 찾아가 법명을 받았지만 성철이 일본어 공부를 하라고 하자 도망갔던 일화, 그리고 5년이 지나서 법주사를 찾아가, 굳이 그를 탐탁히 여기지 않는 탄성 스님을 골라 상좌가 되겠다고 우겨 출가하고, 불교계 내에서도 스승과 제자의 인맥이 중요하던 시대에 철원의 초가집에 은거하던 여백우 처사를 찾아 배움을 받던 일 등 그의 행보는 그야말로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구도의 괴짜 스님 그 자체다.

85년 전두환 정권의 서슬이 퍼럴 때 10.27 법난 규탄대회로 감옥에 가기도 했고, 94년 조계종 종단 개혁 때는 수많은 스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승복을 벗어 불전에 올린 뒤 종단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이대로 옷을 벗겠다고 해 많은 스님들을 울리고 종단개혁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돈과 지위 따위에 초연하고, 거대 사찰인 봉은사 주지가 되어서도 대전 마당을 직접 빗질할 정도의 소박함을 간직한 이가 바로 명진 스님이다.

이만큼만 해도 그 쿨함에 인간적인 매력이 동할 수 밖에 없을 터... 그러나 관세음딴지 섹션을 아직 갖추지 못한 본지의 입장에서 이런 불교계 내에서 행보만으로 그를 이 시대의 어른으로 추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오히려 불교계 바깥의 행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사실 그가 세인들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끌기 시작한 것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 상황에서였다. 천일기도 기간 중임에도 결국 산문을 나와 고인의 영결식에 참여, 불교계 의식을 치른 것. 이것은 사실상 기도의 맹약을 깨는 것으로, 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라는 교계 안팎의 비난이 나올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래서 권양숙 여사의 청을 듣고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재차 부탁을 받고는 잠을 이루기 힘든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가령 부처님이 1만일 기도를 하다가 9,999일째 이런 상황을 맞았다고 하자. 어찌 하셨을까. 나는 부처님께서 산문 밖으로 나가셨으리라고 본다.

우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대승적 깨달음의 간지 아니냐. 기도라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용맹정진도 소중하지만 그 모두가 결국 중생을 위한 행위일 뿐이며 이를 위해서는 언제든 깨 버릴 수도 있다는 뜻. 그 뜻이 오롯이 서 있지 않다면 어찌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으며 또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 영결식장에서의 축원문 조차도 인간과 세상에 대한 자신의 뜻을 뚜렷이 밝히는 명문장으로, 과거 보수 불교 시대의 어정쩡한 회피형 선문답과는 크게 대조를 이루었다. 아래는 그 전문이다. 길지 않은 글이라 그대로 개재한다.


제16대 대통령 광주후인 노무현 영가시여!
노무현 영가시여! 노무현 영가시여!

이제 당신의 육신은 지수화풍 사대(四大)로 흩어져 돌아갑니다.
흙으로, 물로, 불기운으로, 바람으로 흩어집니다.

그러나 그 육신을 움직이던 주인공, 영혼은
어느 곳에, 무엇으로 계십니까?

일락서산 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입니다.
해가 서산에 지니 달은 동녘에 뜹니다.
지는 해와 같이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의 고결한 정신은 떠오르는 달처럼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노무현 영가시여!
당신은 우리에게 미안해하지 마라 하셨습니다.
미안해하지 않겠습니다.

원망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불가(佛家)의 소신공양(燒身供養)처럼
온몸을 던져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그 뜻만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나아갔던 당당함,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지역주의를 허물기 위해
몸을 던졌던 대원력 보살행,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도 사람답게 사는 평등세상의 꿈,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던
발걸음...
그 어느 것 하나도 잊지 않겠습니다.

검은 구름 흩어지면
밝은 달 비추듯이
당신의 참뜻은 천강에 달이 비추듯 우리 가슴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떠나시는 길,
이천만 불자의 정성을 모아서 반야심경 한 편을
올리겠습니다
.


본지 외에 어떤 사람이 서슬 퍼런 이 시대에 감히 이런 말을 권력과 국민 앞에 내뱉을 수 있더냐. 꽃 나비 춤추는 극락에서 행복하소서 운운하는 가소로운 웅얼거림을 예상했던 이들에게 명진의 이런 일갈은 한줄기 단비와도 같은 신선함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터.

그의 이런 행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억하는 분들도 있었겠지만 봉은사 앞에는 이후 아래와 같은 현수막이 걸렸다.

그렇다. 위의 축원문과 마찬가지로 그는 단지 고인의 죽음을 수많은 망자 중 하나를 대하는 승려로서 애석해만 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중수부 검사들의 봉은사 출입을 거절함으로써 그는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몬 정권의 시녀에 대해 일종의 파문이라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점잖은 사찰에서 내건 이 플래카드의 그 문장 끝에는 (잘 보면) 느낌표까지 찍혀 있다. 이는 불순한 세상에 내뱉는 명진 스님의 뜨거운 사자후인 것이다.
 
아마 이때까지만 해도 음, 이 스님이 상당히 정치적이군 하고 넘어갔던 분덜이 있을 거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불교 홀대 정책으로 불교계가 열이 많이 받았구나 했던 분들도 꽤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의 계속되는 행보는 절대 그게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주지라지만 보수 신도들이 많은 봉은사에서 그의 이런 모습에 대한 불만이 없을 수 없다. 기도 중인 스님이 왜 정치적인 일에 관여하느냐는 문제 제기에 대해 그는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정부의 불교 차별에 대해 20만명의 불자가 서울광장에 모여 항의 집회를 했다. 자기들이 당한 불이익에 대해선 그렇게 분노의 목소리를 내면서 사회의 약자들이 당한 일에 대해선 정치적인 일이라며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

또 왜 진보 편만 드느냐는 지적에 대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켜야 할 전통의 가치를 지키는 보수도 가치가 있다. 문제는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라 정직하냐, 정직하지 않느냐에 있다.

또 며칠 전 기도가 끝나기 직전, 사실상 감옥살이나 다름 없는 천일기도 중의 심정을 토로하는 인터뷰를 통해서는 다음과 같은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광우병 촛불 집회에 대해) 촛불과 재협상을 통해 건강 주권을 찾자는 외침이었다. (중략) 광화문 나가고 싶었다.

기도 중에도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조의금을 조금씩 보냈다. 과일 떡도 자주 보내서 위로했다.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어 용산참사 현장에 가야겠다.

용산참사 수사기록 1만여쪽 가운데 3천쪽을 감추는 것은 앞으로 이 정권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바른 검찰상이 요구된다. 천성관 내정자를 봐라(중략). 1분 뒤에 드러날 거짓말을 하고 있다(중략).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적용한 혐의를 천성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MB는 피 묻은 손으로 화해의 손을 내밀면 안 된다. 허언필망(虛言必亡 : 거짓된 말을 하는 자는 반드시 망한다) 이다.


씨파... 이것이야말로 사회의 큰 어른에게서 우리가 듣고 싶었던 바로 그 말씀이 아닌가.

그리고, 당연한 소리지만 스님의 이런 마음은 언론을 통한 말로만 표현된 것이 아니다. 천일기도가 끝나자마자 그는 실제로 지난 30일 용산 참사 현장을 찾았다.

이어 순천향병원의 빈소와 한강로의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그는 대 봉은사 23대 주지로서의 체면도 잊은 채 슬픔의 뚝뚝 눈물을 줄줄 흘렸다. 천일기도의 결과 어떤 희로애락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얻었을 법도 한데, 아니었다.

하지만 과연 불교가 그런 것이었던가.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 맘만 편하면 그만인 의미에서의 부동심을 얻는 게 부처가 되는 거라면, 차라리 영겁의 세월 후 개과천선의 여지라도 남아 있을 나찰이 되는 게 낫다.

또 이 자리에서 그는 "천일기도 끝에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을 설파해야 하는데 용산에 와보니 도저히 그게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가 죄가 많은 것 같다" 고 분개하면서 이명박 정권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정권,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 이라며 오만한 정권에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심지어 천일기도 기간 동안 시주금 등을 모아 스스로 만든 물경 1억 원을 유가족에 위로금으로 전달하고 불자의 몸으로 고 이상림씨의 부인을 한동안 말없이 안아주기까지 했다고 하니, 그의 이런 용기 있고 진정 어린 행보 앞에서 사특한 무리들의 잡소리나 시시한 형식과 체면 따위는 이미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잠시 세상에 나온 스님은 9월 3일 강원도의 선방으로 가서 다시 두 달간 참선할 계획이란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으로 빠진 천일기도 중 하루를 보충하는 결제를 하기 위해서다. 단 하루를, 빠질만한 충분한 명분이 있었던 것을, 그것도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산간 오지에서의 60일의 참선으로 갚겠다는 대찰 주지 명진의 이런 모습은 그가 어떤 맘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60일은커녕 60년, 600년간 치러야 할 엄청난 죄과를 단 하루로 무마하려고 하는 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이 세상에서 말이다.


그의 이런 모든 깨달음과 용기는 부처 본인이 그러했듯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의 어머니는 여섯 살 때 자살했고 3개월 후 재혼한 아버지도 20대 때 세상을 떠났다. 유일한 혈육 동생도 군대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진짜 슬퍼봤소? (중략) 밥을 먹다가도 울고, 잠을 자다가도 울컥 울음이 쏟아져 이불을 적시는 것이오."


그 슬픔과 고통을 견디다 못해, 피하기 보다는 이겨내기 위한 방편으로 승려의 길을 택했을 명진. 그러나 그는 이미 30년 전 화계사에서 춘성 선사가 열반했을 때 춘성의 애창곡 나그네 설움을 선창한 후 상가를 노래자랑과 춤판으로 만들 정도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이후 한 보살(여신도)이 그의 호방하고도 깊은 모습에 반해 사랑을 고백하며 매달리자, 죽은 동생 묘지에 데려가 동생을 살려내면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고 조용히 말한다. 이로써 남녀의 사랑보다 훨씬 깊은 삶과 죽음의 화두를 얻은 여신도가 눈물을 흘리며 돌아간 일은 전설적인 일화로 남아 있다.

그가 진짜인 것은 아래와 같은 그의 말에도 담겨 있다.

"부대사(497-569)는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아침마다 함께 일어난다고 했는데 나는 밤마다 망상으로 잠이 들고, 아침마다 망상과 함께 일어난다오"

소위 깨달은 척, 진리를 아는 척 떠들어대는 일부 승려나 목사 등과 비교했을 때 이 얼마나 솔직하고 털털한 말씀이냐. 이런 양반이 봉은사의 주지가 된 것은 어쩌면 노무현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된 것 같은 열라 파격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만큼 과거의 행적만큼이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됨은 말할 것도 없다.

짧은 이 지면에 스님의 일대기나 행적을 몽땅 다 쓸 수는 없는 일이니 이 정도 하자. 대신 명진 스님의 주옥 같은 말씀을 아래에 일부 소개했으니 열분들 스스로 그 통쾌무비함은 물론, 때로 본지에 버금가는 엽기적 언변을 즐기시길 바란다.

● (중수부 검사 출입금지 현수막에 대해) 남의 통화까지 엿듣고, 메일까지 공개해 남의 생각까지 통제하려 드는 그들에게 잘못 보여 좋을 것이 없겠지만, 권력의 주구가 되어 함부로 칼을 휘두르는 그들도 남에게 당하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라고 그랬습니다.

● 힘없는 사람들은 모조리 고소고발해서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힘 있는 사람들은 법망을 다 피해가게 하는 것. 그게 정상적인 법치인가요? 저는 천성관 검찰총장 같은 사람, 뇌물죄로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해야 존경받고 무섭고 그런 거지, 힘 있는 사람들 다 빠져나가는 법이 무슨 법입니까. 깡패세계와 같은 것 아니에요?

● 단풍놀이, 물놀이 가자는 말이 있습니다. 기차놀이 한다고 해서 애들이 허리띠에 새끼줄을 매서 칙칙폭폭 다니는 놀이가 있습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문동 재래시장에 가서 뻥튀기도 하나 들고 어묵 들고 다니는 것이 서민놀이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민놀이.

● 시아버지는 시위하는 망루에 올라가 있다가 불에 타죽고 자기 남편은 과격시위로 감옥에 들어가 있는 여인도 있습니다. 이것 어떻게 할 겁니까. 이런 문제는 국가가 해결 안 합니까? 서민정치를 한다면 용산 현장에 가서 그 사람들을 달래고 그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 사람들의 문제를 풀어야 되는 게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부끄럼 모르는 배부른 돼지들이 활개칩니다.

● 그 동안 불교가 권력 앞에 비루했습니다. 잘못된 것은 지적해서 고쳐야 합니다. 봉은사가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가사 벗고 산문 떠나는 심정으로 해야 합니다.

● 한국불교 문제점 굉장히 많습니다. 한국불교는 선종으로 봅니다. 그런데 과연 선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지금은 제사종, 기도종, 관광종, 입장료종입니다.

● (천일기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천일기도는 쇼입니다. 쇼를 하려면 이렇게 하라는 겁니다. 좋은 모습 보이면 따라올 것입니다. 불교미래 밝히는 모델이 될 것입니다

물론 나는 명진 스님과 일면식은 물론 어떠한 간접적인 관계조차 없으며, 심지어 불교도도 아니다. 그저 아직 이 땅에 우리가 뫼시고 사표로 삼아야 할 어른, 행동하는 양심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여러분께 실감나게 알려 드리고 희망을 드리고 싶다.

비록 바보와 인동초는 떠났어도, 멋진 인물들이 다 죽은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이런 그들의 삶을 알고 배워, 부족한 우리도 나중엔 이렇게 멋진 사람이 함 되어 보자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아래는 덤이다. 천일 기도를 마친 명진 스님에 대한 조선일보의 기사인데, 이 글에서 소개한 스님의 주요 행적이나 정권에 대한 죽비같은 꾸짖음의 말씀 등 핵심은 몽땅 빠뜨린 채 신변잡기성 중얼거림과 봉은사 신도 및 예산 확장 관련 잡담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냥 오랜만에, 얘들 이런 애들이라는 거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리고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8/27/2009082702089.html



● 우리 시대의 어른들, 추천을 받슴다.

세상에는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양심과 지조를 갖고 살아가는 많은 어른들이 있을 것임다. 그런데 그런 분들일수록 우리 자신이 찾아 뫼시지 않으면 나서질 않고 눈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건 그분들의 잘못이 아닌 우리 후배들의 모자람 때문인데도 막상 우리는 툭하면 진정한 원로가 없다는 둥 불평만 늘어놓고 있지 않슴까.

이제 우리가 이 분들을 찾아내고 모십시다. 머 글타고 뒷집 박 영감님, 우리 교회 권집사님 이런 식으로는 아니겠슴다. 그 분들의 인격과 행적도 물론 소중하고 아름다우나 일단은 세상에 알려진 분들부터, 그러나 그 가치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분들부터 재조명함으로써 사회에 직접적인 사표로 삼고자 함임다.

아래 추천 대상인에 대한 약간의 결격사유가 있으니 참고하시고, 우리가 어른으로 뫼실만한 훌륭한 분들을 적극 추천해 주시기 바람다. 아래의 제 메일로 구체적인 내용 및 이유와 함께 보내 주시면 됨다.

- 결격사유

1. 55세 이하 (예: 너부리, 소희 등)
2. 현직 국회의원이나 각료 (예: 이명박)
3. 이미 돌아가신 분 (예: 예수, 공자 등)
4. 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예: 조지 부시)
5. 유사 종교 교주 (예: 정명석)
6. 허경영


딴지 논설위원 파토(patoworld@gmail.com)
              트위터 : patoworld

Posted by 렛츠고
,
지난 주 우울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와 뉴스를 켰더니, 아니나다를까 끝내, 기어이, 마침내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의 힘을 앞세워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우려하는 신문법,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 법안들을 일괄적으로 통과시켰더군요...  표결 진행을 가로막기 위해 의장석으로 몸을 날리는 야당 의원들에게 삿대질과 완력을 행사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헌정 투표 사상 듣도 보도 못한 "듣보잡 재투표" 라는 이상한 투표 방식을 통해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장면을 보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심하다 못해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더랬습니다.

이윤성, 그도 한때는 나름 공영방송  KBS의 메인 앵커를 맡았던 기자 출신 국회의원이자 국회 부의장이란 양반이, 직권상정만 슬쩍 해놓고 의사봉 두드리기를 피해간 "비겁한" 국회의장을 대신해서 표결 절차를 진행했더군요. 되풀이 방영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저 양반이 만약 지금도 뉴스방송의 앵커를 맡고 있다면 그 날 국회의 비상식적인 표결 행태에 대해서 과연 뭐라고 멘트를 날렸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투표를 종료하겠습니다... (그런데 아차! 이런... 정족수 숫자가 모자라는군요.... 에~~ 그럼...) 다시 투표해 주십시오, 다시 투표해 주십시오...."
재석의원 과반, 표결 정족수에 미달하자 뒤늦게서야 허둥지둥 "표결 불성립"이라는 역시 듣도 보도 못한 용어를 동원하여 표결 결과를 번복하면서 즉석에서 다시 재투표를 해서 통과시키는, 이 희안하고 어처구니 없는 코미디를 보면서 국민들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아! 대한민국 국회 헌정 역사의 수치이자 한심함의 극치!!
의회 민주주의 혹은 형식적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기본마저 무너뜨리는 이 다수 여당의 뻔뻔스러움과 후안무치한 작태들...

많은 선진국들의 의회에서 보자면 정말이지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을 이 코미디 명장면은 아마도 우리나라 국회 역사에 두고두고 치욕의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어린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에 관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아마도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 제도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비민주적" 표결의 모범 사례(?)로 교육될 것입니다.

의회민주주의 선진국인 유럽 뿐만 아니라, 한때 프로레타리아 일당독재를 자랑했던 러시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라면서, 러시아 언론들이 대한민국 의회의 멱살잡이 모습을 대서 특필했다는군요....
http://cafe.naver.com/ArticleRead.nhn?clubid=11411288&page=1&menuid=8&boardtype=L&articleid=8313
위의 링크 한번 눌러 보시지요... 에효~~  국제적인 개망신...


법안 통과 경위야 어찌 되었건 다수당의 희안한 표결로 통과된 법안을 놓고 기다렸다는 듯이 방통위는 법안 시행령을 마련하겠다는 둥 쇼를 하면서 "굳히기 작전"에 돌입하는 형세입니다. 문제는 방송법의 재투표 과정의 석연찮음에 더해서, 다른 법안들의 표결 과정에서도 남의 투표 버튼을 대신 눌러주는 대리투표 정황까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서, 절차상 무효의 소지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회 사무처는 표결 당시 의원석 상황을 담은 CCTV 화면을 보게 해달라는 야당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데, 표결에 하자가 없고 떳떳하다면 뭐가 구려서 증거화면들을 내놓지 못하는 것일까요??


동네 반장 선거나 초등학교 반장 선거를 해도, 한 사람이 다수의 표를 행사한다거나, 내가 찍어야 할 표를 남이 대신 찍어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 자체가 표결권의 침해요, 엄격하게 불법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번 미디어 관련 법안들의 이상한 표결 처리는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향후 판단이 어떻게 나오든 그 결과에 관계 없이 두고 두고 논란의 소지를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 법안의 정통성 또한 끊임없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면 "온갖 비난과 국민들 눈보기에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런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통과시킨 것은 과연 그들에게 득이 될까요, 아니면 독이 될까요?? 

경향신문을 보니, 그동안 역대 정권들이 "악법 날치기 강행" 이후 어떤 전철을 밟았었는지를 죽 정리해본 기사가 있더군요..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제가 한나라당 사람이라면 뒤가 구리고, 마음이 불안 불안 한 것이 앞으로 영 잠자리가 개운치 않을 듯 싶습니다...

국민 상식에 부합할 듯 잠깐 제스처를 쓰다가는 은근 슬쩍 자신의 당내 존재가치(입김의 힘)만 확인하고 냉큼 조중동의 요구에 빌붙어버린 박근혜 또한 자신의 줏대없음과 수구적 본질을 다시 한번 국민 앞에 드러냄으로써 대중 지도자로서의 자질 부족을 여실히 증명해준 셈이고요...

정치 싸움판은 이래서 구경할 맛이 나고, 역사는 그래서 공부할 맛이 나는 모양입니다...
지나온 역사, 아래 기사를 통해서 다시 한번 조용히 리뷰해 보시지요.... 
다수결의 파워가 과연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는 득이 되는지, 아니면 자신의 발등을 찍는 독이 되는지.....

<경향신문 2009.07.27>
역대 다수당 ‘날치기’…민심이반 역풍 불러 정권쇠락 단초 제공

‘직권상정’ 9대 국회서 첫 도입

역대로 집권당 또는 다수당의 국회 ‘날치기’는 반대당과 시민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민심 이반을 가속시켜 ‘날치기 세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민심 이반에 부딪혀 날치기된 안건이 철회되거나 개정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은 1973년 9대 국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9대부터 11대까지는 한 차례도 시도되지 않다가, 12대 국회부터 집권여당에 의해 날치기 처리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역대 직권상정을 통한 날치기 중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96년 노동법 날치기였다.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제3자 개입 금지’ 등을 위해 노동법 개정을 추진했다.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로 진척이 없자, 여권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다. 같은 해 12월26일 새벽 신한국당 의원 155명은 본회의장에 ‘몰래’ 모였고, 노동법 등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야당은 격렬하게 반발했고, 노동계의 파업은 한 달여간 이어졌다. 파업 등으로 3000여명이 구속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놀란 여권은 97년 3월 야당 및 노동계와 협상을 통해 민주노총을 합법화하고, 3자개입 금지 조항을 없애는 내용으로 노동법을 재개정했다. 하지만 민심은 여당으로부터 등을 돌렸고, 이후 한보사태에 이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한나라당은 97년 대선에서 패배했다.

신한국당 후신인 한나라당은 2004년 3월 다시 역사에 기록될 강행처리를 시도했다. 야당이지만 제1당인 한나라당은 옛 민주당과 함께 소수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저지를 물리력으로 봉쇄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옛 민주당은 촛불집회 등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고, 같은 해 4월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역사는 되풀이돼 여당이 된 열린우리당은 2005년 12월9일 한나라당과 몸싸움 끝에 직권상정을 통해 개방형 이사제를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한나라당은 당시 박근혜 대표 주도로 장외투쟁에 나섰고, 사학재단과 종교계 등이 ‘날치기’라며 반발했다. 열린우리당의 정국 주도력이 위축됐고, 사학법은 결국 2007년 재개정됐다.

앞서 독재정권 시절에 벌어진 대표적 날치기 처리들도 야당의 강한 반발과 민심의 이반을 가속시켜 종국에는 정권의 몰락에 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았다.

1958년 12월 집권 자유당은 국가보안법 통과를 위해 경호권을 요청,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개정된 보안법을 적용해 진보당을 해산하고 죽산 조봉암 선생을 사형시켰다. 하지만 이로써 촉발된 민심 이반은 60년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불씨가 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79년 신민당 총재인 김영삼 의원 제명안 처리를 위해 국회 경호권을 발동했다. 공화당은 회의장을 옮겨 단독으로 제명안을 의결했고, 신민당 의원 66명 전원은 의원직 사퇴서를 내고 극한투쟁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부마 항쟁 등 민주화운동이 전국에서 발발했고, 박정희 정권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최우규 기자  banco@kyunghyang.com>

<한겨레신문 2009.07.27>
국민 55% “언론법 강행 처리, 한나라 재집권·조중동 방송 위한 것”

» 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25일 저녁 서울역 앞에서 열린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에서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법 시행땐 “민주주의·언론자유 후퇴할 것” 다수
특정매체 여론 독점 “심화” 65%-약화 “12%” ‘6배’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언론관련법을 강행처리한 이유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친여 매체의 방송 진출길을 터줘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방송환경을 만들려는 데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언론관련법이 시행되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판단했다.


‘신문사와 대기업이 공중파 방송과 뉴스 전문방송을 소유할 수 있도록 언론관련법을 개정한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방송 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답한 이가 36.2%였다. ‘<조선> <중앙> <동아>의 방송산업 진출을 위한 것’이란 응답도 19.1%였다. 반면에 ‘우리나라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라거나 ‘공중파 방송의 독과점 해소를 위한 것’이란 응답은 각각 18.5%와 14.6%였다. 여론 다양성과 채널 선택권 확장이란 그동안의 한나라당의 주장보다는 ‘재집권과 친여 매체 특혜 주기’에 언론관련법 강행처리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또 “이번에 처리된 언론관련법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더 좋아질 것인지, 더 나빠질 것인지”를 묻자 응답자의 53.1%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19.3%에 불과했다. 법률 시행 뒤 언론의 자유에 대해선 응답자의 56.4%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해 ‘더 좋아질 것’(20.4%)이란 응답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언론의 공익성과 감시 비판 기능, 다양한 여론 반영 등도 역시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비관했다. 법 시행 뒤 언론의 공익성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17.0%에 그친 반면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은 54.8%로 3배 이상이었다. 한나라당의 기반 지역인 경상권에서도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51.2%로 더 나아질 것이란 응답(21.3%)을 압도했다.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에 관해서도 법이 시행되면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55.1%로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17.9%)보다 월등히 높았다. ‘다양한 집단의 의견 제시’ 기능도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47.6%로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 23.4%의 갑절이었다.


응답자들은 특히 특정 언론사의 여론 독점을 우려했다. 특정 언론사의 여론 독점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은 64.6%로 지금보다 약해질 것이란 응답(11.8%)의 6배에 가까웠다. 이에 대해선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들 가운데에서도 38.0%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답해 더 약해질 것이란 응답(24.0%)보다 많았다.


법 시행 뒤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상승 여부에 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과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이 각각 35.1%와 33.6%로 오차범위 안에서 갈렸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지 정당에 따라 찬반 의견이 크게 나뉘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정당 지지자들은 각각 64.8%, 45.3%, 40.5%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지지자들의 경우 52.0%, 55.7%, 74.7%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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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 안팎으로 떡볶이집 논란이 눈총을 사고 있다더군요. "어묵 대통령"이라는 표현도 나오고요... 재래시장의 떡볶이집과 골목상가 튀김집에서 오뎅을 직접 먹는 사진을 찍어서라도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억지로 연출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른 "친부자-반서민"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정치 행보와 관련된 이야기들입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823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어깨들을 뒤로 도열하고 MB께서 오뎅 먹는 연출 장면 나름 볼 만합니다...)
그런데 서민을 앞세우겠다는 소리높은 구호 뒤로, 최저임금액마저 깍으려고 터무니없는 시도를 하다가 시급 기준으로, 현행보다 겨우 110원 오른 4,110원으로 결정했다고 하네요...

"임기중에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둘러대는 와중에 정작 조사도 준비도 제대로 안된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몇주 몇 달 사이 추가로 수조원씩 뭉텅이로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4대강을 살리겠다고 전국에서 삽질 개시에 한창입니다. 환경이 파괴되든, 문화재가 수몰되든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란 투입니다. 박정희 개발독재 시절에 즐겨 쓰던, 전형적인 밀어부치기 속도전 양상이지요.

이른바, 경제 부흥과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일부의 반대나 소수의 피해는 무시해도 좋다, 결과만 폼나면 국민들은 다 박수치게 된다는 단순한 논리입죠. 헌데, 그 하는 꼬락서니가 얼마나 졸속이고 불안했으면 정부정책이라면 무조건 옹호하고 변호하기에 바쁘신 보수언론의 오야붕, 조선일보까지 나서서 그 한심함에 대해 점잖은 충고를 하고 계시네요.

6월 29일, 87년 6월 항쟁의 성난 불길 앞에 전두환 정권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 수용"이라는 항복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날이지요. 그 날의 기억을 되새기며 어제 조선일보 사설의 일부를 잠시 인용해 드리지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6/29/2009062901964.html  (조선일보 2009.6.29 사설)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정부 의욕이 앞서 4대강 사업이 졸속으로 흐르진 않을까 하는 점이다. 정부 마스터플랜엔 4대강 사업을 오는 10월 착공해 2012년까지 3년 동안 22조원을 들여 완공하는 걸로 돼 있다. 경부고속철은 1992년 착공돼 19년 만인 2011년 완공 예정인데 전체 예산이 19조9000억원이다. 4대강은 경부고속철의 6분의 1도 안 되는 사업기간에 경부고속철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4 27일 4대강 사업 중간발표 때만 해도 사업비가 14조원이었다. 그랬던 게 6월 8일 마스터플랜에선 22조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보(洑) 설치에 따른 오염을 막기 위해 수질대책비로 3조9000억원이 새로 책정됐다. 지난 4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보를 설치하면 유속(流速)이 정체돼 수질이 나빠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을 낸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 한 달 반 사이 몇조원짜리 사업 항목이 뭉텅뭉텅 추가되는 것을 보면서 4대강 사업이 면밀한 계획을 거쳐 시행되고 있는 것인지 불안한 생각을 품지 않을 수 없다. ...."

과연 제 정신 박힌 우리 국민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단 3년 동안(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내에 청계천마냥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가 온 국민에게 보여져야 하므로....) 국민의 혈세 22조원을 강바닥 긁어내는  "노가다판"에 쏟아 붓겠다는 사업에 박수 치며 바로 동의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그게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개선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강이 메말라서, 혹은 수질이 나빠져서 만성적인 식수난을 겪고 있거나, 또는 매년 홍수 피해로 상습적인 수해를 겪는 지역의 주민들이라면. 또는 4대강 삽질로 인한 토목 사업으로 일자리가 생길 일용직 잡부들이나 건설 토목 기업 관계자, 그로 인해 밥벌어 먹고 사는 기업의 가족들이라면 정부 정책의 타당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일단 일거리가 생기는 것 자체를 환영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정부가 퍼붓는 돈, 이른바 재정이라는 것은 정부가 따로 해외에서 돈벌이 수익사업을 재주껏 하지 않는 한 결국 그 재원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나라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즉 서민을 포함한 절대다수 국민들의 세금이나 간접 조세를 통해서 동원할 수밖에 없는 법이지요.

그러므로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이나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아닌 한, 자칫하면 소수(기업)의 혜택을 위해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그 비용 조달의 고통을 분담하게 되는 것이 바로 국가 공공 재원을 동원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갖는 위험성입니다.
(IMF시절 부실 기업이나 망해야 마땅한 은행들의 채무 변제와 구조를 위해 수십 조원의 공적 자금=국민 세금이 속절없이 낭비되고, 국부가 유출되는 와중에서도 이들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던 사례를 떠올려 보십시오. )

그런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국가나 정부의 업적과시 의욕보다 실제 그 정책으로 인해 혜택이나 혹은 피해를 볼 수 있는 이해당사자, 즉 국민들의 의견을 더 깊이 있고 신중하게 듣고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해야 하는 것이지요. 근데 이런 절차나 공공의견의 수렴을 무시한 채, 단지 차기 선거를 위한 방편으로, 또는 자기 업적 과시를 위한 용도로 국고를 함부로 축내려 할 경우 그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으로서 이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금, 유일하게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견지하고 있는 MBC에 대해 방송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검찰을 동원해서 고발하고 조사하는 작태에 이어, 십여년 넘게 유지되어온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까지 정부가 간섭하고 노사 추천 이사를 배제하겠다고 공공연히(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나서는 것은 이런 사회적인 비판에 대해 원천적으로 입을 틀어 막겠다는 치졸한 의도와 속셈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거대 신문사의 방송 참여 및 겸영을 허용하는 것을 "경쟁의 효율화"라는 단순논리로 포장하여,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나서는 의도 또한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짓입니다. 짐작컨대 비판적 언론을 상업적 언론과의 무한경쟁 구도 속으로 몰아넣어, 결과적으로 광고 및 자본을 더 동원할 수 있는 상업 방송의 난립을 통해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더 나아가 아예 눈을 멀게 하고 싶은 기득권 정치세력과 기존 거대 언론 자본간의 야합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최근 네이키드(발가벗긴) 여성 앵커를 동원한 뉴스 방송 채널이 우리나라에도 등장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런 걱정이 더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개발독재 시절 뿌리내린 정경유착 50년의 귀결로 언론권력을 장악한 경제권력이 이제 바야흐로, 신문과 방송, 통신을 모조리 장악하고, 그 힘으로 이제는 정치권력 자체를 좌우하기에 이른 듯 보입니다. 삼성의 탈법 비리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 등에서 보듯이, 우리는 시장이 권력을 총체적으로 지배하는 시대를 목도하고 있는 셈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같은 서민, 혹은 시민, 국민들이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나 무기는 무엇일까요? 과연 그런 방법이 있기나 할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제 밤 뉴스를 들으니, 제주도에서, 도민들의 의사에 반해 군사기지 시설 유치를 추진하려던 도지사가  20%가 넘는 도민들의 주민소환 발의 서명에 따라 소환 투표를 앞두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그 도지사 역시 도를 발전시키려는 자신의 충정에서 나온 정책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소신론"을 당당하게(?) 펴고 계시더군요....

저는 지난 대선에서 투표를 어찌 했건, 쉽게 말해 이명박 후보를 찍었건 안 찍었건, 지금 대통령을 갈아 치워야 한다거나 탄핵하자는 의견에는 별로 동조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 국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회의원들이 자기들끼리 의석 쪽수만 믿고 철없이 탄핵안을 가결시켰다가 된통 혼쭐이 난 적이 있다는 지난 역사의 교훈을 떠올려서만은 아닙니다. 

민주주의 학습의 핵심은 완벽하지는 못할지언정, 형식적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랄 수 있는 선거에서 행하는 선택입니다.즉, 자신이 선택한 리더가 어떤 정책 실패, 또는 성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그 결과의 참담함 또는 만족도에서 얻는 교훈으로 학습되는 것이라고 믿는 까닭입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 탄핵 소추나 주민소환, 혹은 "전국민적 궐기"라는 최후의 방법까지도 상상해 볼 수 있지요. 하지만 그로 인한 후유증을 염려한다면, 조금 더 시일은 요구하겠지만 3년 뒤 선거를 통해서 심판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고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은 그런 면에서 우리 자신의 민주주의 역량이나 국가 지도자에 대한 선택 판단 능력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사전준비 기간이자 자습 기간이라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조선일보조차 나서서, 위에 예를 든 것 같이 "우려 섞인 사설"을 공공연하게 써대는 것을 보면 현재 친정부편에 서있는 많은 보수 기득권층의 인사들조차도 다음 번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이 어찌될 지 두렵고 걱정이 된다는 반증이 아닐까 해석됩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떡볶이 빨아먹는 대통령, 오뎅 뜯어먹는 대통령, 4대강 삽질에 올인한 대통령 덕분에 깨끗한 물을 먹게 되었다는 환상에 빠져서 이같은 개발독재를 서민 대통령의 치적이라 믿는 국민들이 또다시 다수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도자 잘못 뽑아 5년 동안 겪어야만 했던 스트레스를 또다시 잊어버리고, 개발독재 후예 그룹의 수장을 자처하고 있는 "박근혜" 류의 정치세력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중대한 착각에 빠지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작금 선정적인 언론들의 섣부른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노라면, 불과 2년 전 이명박의 "경제 대통령" 론에 속았던 우리는 아마도 3년 뒤 대통령 선거에서 이런 논리를 앞세운 채 개발독재의 망령을 부활시켜 그 명줄을 연장해보려는 대통령 후보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독재자였다. 그러나 그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만평은 우리 모두가 두고 두고 기억해둘 가치가 있습니다. 
또 속을지 안 속을지 그 결과는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린 일이고, 선택은 그 때도 또한 여전히 각자의 자유일 테니까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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