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들여다보기
지은이 이병문
출판사 매일경제신문사
별점

핀란드 사람들은 자일리톨 껌을 씹지 않는다...

 
어깨 결림과 통증이 시작되던 6월 초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국민학교 6학년에 전학을 오는 바람에 졸업장도 받지 못했던 시골 초등학교 동기들과 함께 35년만에 초등학교 동창회를 가졌더랬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담임 선생님은 지금은 서울에 와 계시다고 하여 직접 함께 자리하진 못하셨지만, 어쨌거나 시골 동기들과 찍은 사진에 제 얼굴이 찍혀 있었던 게 죄였던 모양입니다...
 
동창회 모임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전혀 얼굴도 모르겠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한 여자친구로부터 동창회 카페에서 제 사진을 보고 반가와서 연락하게 되었다면서 휴대폰 문자메시지에 이어 하루는 이메일까지 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반갑다 친구야!" 수준이어서, 미안하지만 솔직하게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더니 제 기억을 깨우는데 도움을 준다면 사진까지 첨부해서 메일 회신을 보내오더군요...

"아뿔사!"  이게 장난이 아닌가보다 싶어서, 좀 더 진지하게 답신을 주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물론 재미 삼아 집사람에게는 미리부터 이실직고하고, 이상한(?) 여자친구가 계속 연락을 해온다고 흘리는 말처럼 정보를 공유해 놓았더랬지요... (만일에 하나 오해를 사면 안되니까 예방 차원에서...)
 
그런데 지난 달 문득, 그 친구로부터 언제언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가 덜컥(!)  와버렸습니다...
"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역시나 전화까지 오더군요...저만 보기는 뭐하니까, 이번 참에 서울에 와있는 친구들 여나므 명 정도 함께 보자고 연락했다구요...
 
아니 가겠다고 빼기에는 제 호기심이 허락치 않아서, 가겠다고 답하고 기어이 모임에 나갔더랬습니다.
구로소방서 맞은편 안쪽 [2001 아웃렛] 바로 앞쪽에, 초등학교 동기가 운영하는 해물식당이었지요. 여자친구 다섯에 남자 친구 저까지 셋, 여덟이 모였더군요...
 
헤어진 지가 30년도 훨씬 넘어서 우연찮게 만난 친구들의 모습들은 어느덧 아이 딸린 주부들의 모습이었고, 사내 친구 녀석들도 세월의 흐름을 속일 수 없는지라 희미한 옛 얼굴 흔적만을 겨우 기억할 수 있었을 뿐, 마치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제게 메시지를 주고 메일을 주었던 여자친구하고는 예전 기억을 떠올려 가면 서로 잃어버린 기억을 다시 복구시켜주며, 서로 즐거운 마음으로 얼굴 보고서 술 한 잔 기울이고 헤어졌더랬지요... 그  때 그 자리에 참석한 남자 동기 중의 하나가 [매경]에 기자로 있다며, 핀란드에 갔다가 얼마 전에 귀국해서 책을 한 권 발간했다고 자필 서명을 해서 한 권씩 나눠주어 받아 왔습니다...
 
바로 이 책이었지요...

제목은 [북유럽 복지국가 생생 리포트-- 핀란드 들여다보기]이고 이병문이라는 저의 시골 초등학교 동기이자, 지금 매경 기자로 있는 친구가 쓴 책이랍니다...
 
제가 이따금씩 주변에 아는 지인분들이 내는 책을 선물받는 경우가 있어, 그런 경우에는 빠짐 없이 꼼꼼히 읽어보고 오자나 탈자, 문맥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나중에 피드백을 해주는 편입죠

이번에 이 책은 단순한 피드백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유럽국가, 특히 그중에서도 늘상 국가경쟁력이 전세계에서 1위라고 불리는 노키아의 나라, 핀란드가 지닌 경쟁력의 원천이 무엇일까가 궁금하여 바로 읽어보기 시작했지요...
 
기자의 현장 리포트 형식의 문체로 되어 있어 그리 딱딱하지도 않고 국민성, 사회복지, 교육제도, 경제모델, 지도층의 리더십, 그들의 문화생활 및 일상 풍경 등을 소주제별로 잘 구분해서 핀란드의 여러 모습을 나름대로 짜임새 있게 훑어볼 수 있는 좋은 지역 정보 도서라 생각되어 여러분께도 일독을 권해보고자 소개해 드립니다...
 
땅덩이는 우리보다 2배 정도 크지만 인구는 우리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나라, 북유럽의 끝자락에 위치해서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고 겨울에는 2개월 넘게 밤이 계속되는 특이한 자연 환경 조건, 약간의 임산자원 외에는 이렇다할 부존 자원도 충분치 않고, 내수 시장이 없다시피 하여 규모의 경제 실현이 불가능한 이 나라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는 여러모로 시사점이 많았습니다.
 
여러 대목이 우리와는 많이 달라서 특히 흥미로운데, 특히 이 대목이 기억에 남더군요...
 
여러 나라 사람들을 모아 놓고 코끼리에 대한 책을 쓰게 한다면, 독일인은 '코끼리에 대한 모든 것'이란 과학책을, 프랑스인은 '코끼리의 삶과 사랑'이란 철학책을, 미국인은 '코끼리를 이용해 돈 버는 법'이란 책을 쓰지만, 핀란드인은 '코끼리는 핀란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라는 책을 쓴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핀란드인들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한 대목이 나오거든요... (본문 209 쪽)
 
샘족 영어권이 아닌 우랄-알타이어 계통의 자국어가 있지만 국민의 대다수가 영어를 구사할 줄 알고 소득의 50%가 세금으로 갹출되어 미혼모가 애를 낳아도 대학교육까지 사회에서 책임지는 복지체제, 아이를 낳은 후 결혼을 하고, 둘 중 한 부부가 이혼을 하는 나라, 전국 거주용 주택의 50% 이상에 사우나 시설이 있고, 집 밖으로 10분만 이동하면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산타클로스의 나라, 핀란드.
 
선거전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당선된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고, 대통령이 퇴근 후에는 일반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경호원도 없이 친구네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해도 특별히 거들떠 보지 않는 나라...
 
우리의 상식이나 기준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그들의 국민성이나 역사, 문화를 이해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세상은 참 좁으면서도 어쩌면 넓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한 번 가보고 싶어졌구요...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광고중 "핀란드에서는 아이들이 잠자기 전에 충치 예방을 위해 자일리톨 껌을 씹게 한다"는 말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솟더군요.
 
자일리톨(Xylitol) 이라는 단어는 정작 핀란드 사전에도 없는 영어사전 상의 단어로, 핀란드에서는 '씰리톨리(Ksylitoli)' 로 통용되며 아이들이 부르기 쉽게 "뿌르까(Purkka)"로도 부른다고 합니다...  
 
자일리톨은 1809년에 처음 알려진 뒤, 2차대전 중 부족한 설탕의 대용으로 연구되어, 19070년대 들어 충치 예방에 적합한 천연 감미료로 인정받았다고 하네요, 자작나무를 잘게 쪼개 물에 넣고 가열하는 과정에서 다당체인 자일란이 분해되어 자일로스로 바뀌는데 이것의 순도를 높여 환원시킨 것이랍니다.
 
어찌 되었건 우리나라 모 선전에서 광고했듯이 자기 전에 습관적으로 씹는 것은 전혀 아니랍니다.
핀란드의 껌은 우리돈으로 1000~1600원 정도 하기 때문에 웬만한 커피값과 맞먹어서 그리 많이들 찾는 기호품이 아니라고 이 책에서는 증명해놓고 있더군요.....  
 
아마도 이래서 세상은 넓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아직도 많은 모양입니다.
미지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진실과 지식을 가르쳐주는 책은 그래서 마음의 양식이 되는 것이겠지요...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자일리톨에 얽힌 진실을 한번 쯤 알아보시는 시간을 가져 보시면 어떨른지요??

[ 원문 작성일: 2006/11/13 , 이미지 삽입: 2009/06/12 ]

Posted by 렛츠고
,
최고의 선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 본문보기
지은이 여훈
출판사 스마트비즈니스
별점


오늘보다 더나은 내일을 위한- [최고의 선물]

 

앞서 소개하고 권한 책들 외에 굳이 한 권만 보탠다면, 

[오늘보다 더나은 내일을 위한- 최고의 선물] 을 강추하고 싶습니다..

 
15초, 30초 정도의 광고 동영상이나 한두 컷의 광고 포스터를 통해서 세상의 이치를 깨우칠 수 있다는 재미난 설정과, 짧은 광고 카피 한 줄이 잔잔하게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흥미롭고도 감동적인 책입니다...

부록으로 실린 광고 동영상 CD들은 잘 된 또하나의 책이라
수 있으니 책만 읽고 CD는 팽개쳐 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마시길!!  
 
여훈 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필자이지만,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도 이런 류의 신선한 책을 기획하고 집필할 수 있다는 점이, 깔끔하게 정리된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저를 즐겁게 해 주더군요...

곁에 가까이 두고 생각날 때마다 틈틈히 보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연말연시나 새해 선물로, 혹은 신입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미래 설계에도 필독서로 추천할 만한, 최고의 선물입니다....
 
 
[ 원문 작성일: 2006/07/04 , 이미지 삽입 : 2009/06/12 ]

Posted by 렛츠고
,

우리 아이 지금 습관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지은이 이민정
출판사 투트리즈
별점
 

우리 아이 지금 습관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 [우리 아이 지금 습관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는 그 동안 [세상을 따뜻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시리즈로 책을 펴내신 이민정 선생님께서 지은 책인데요.

 

부모자녀간 대화기법의 최고 강사이자 교사로서 저에게 늘 귀범이 되시는 이민정 선생님이 다양한 현장 사례를 모아서 엮고 또 쓰[가족간 대화사례 훈련집]의 결정판이라 하겠습니다.

 

저희 센터에서 가르치는 [성공하는 리더들의 7가지 습관]의 각 습관에 비추어,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부모들이 갖추어야 할 어법과 대화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가정과 학교 현장에서 겪는 생생한 사례들을 들어서 알기 쉽고 설득력 넘치게 쓴 [부모& 교사용 대화 훈련 사례집] 같은 겁니다..
 
살아가는 동안 좋은 엄마, 좋은 아빠, 혹은 좋은 청소년 교사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강제로라도 읽히고 싶어지더군요....
 
 
[ 원문 작성일: 2006/07/04 , 이미지 삽입 : 2009/06/12 ]
Posted by 렛츠고
,
완벽에의 충동 본문보기
지은이 정진홍
출판사 21세기북스(북이십일)
별점
[출처] 완벽에의 충동|작성자 렛츠고
https://image.aladin.co.kr/product/63/99/cover500/8950908476_2.jpg
87인의 삶을 한권에 엮은 인물 따라잡기,[완벽에의 충동]

 

 
메일마저 뜸했던 지난 넉 달여 동안 여러 부류에 걸쳐 본 책들 중에서, 기억에 남아, 다른 분들께 추천을 하라고 하면, 아래 소개한 책들은 꼭 한번 읽기를 권하고 싶네요...

 

100권 가까운 위인전을 한 권으로 요약해 놓은 것 같은 느낌, 모두의 삶에 귀감이 되는 책으로, 정진홍 님의 [완벽에의 충동] 이라는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라디오 진행자이기도 하고 TV토론 사회자이기도 한 정진홍 님이 지은 책으로, [완벽에의 충동] 은
겉표지 홍보문구의 중요한 오자에도 불구하고 내용 만큼은 버리기 아까운 글들로 그득합니다...
 
얼마 전에 방한해서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살아있는 비너스--양팔이 없고 양다리도 짧지만 예술가로서 또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앨리슨 래퍼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헬렌 캘러, 테레사 수녀 등 그동안 [정진홍의 감성리더십]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200여 명의 삶의 모델 중에서 87편만을 따로 모아 우리에게 생생한 삶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위인전 요약집'같은 책입니다. 
 
주로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유명인사들 위주로 나오고, 상대적으로 우리 한국인이 적다는 점이 아쉽지만, 대부분의 인물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매우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http://blog.naver.com/airbag1/80023988064  (앨리슨 래퍼의 출산 동영상이 링크된 블로그 글 주소)
 
[ 원문 작성일: 2006/07/04 , 이미지 삽입 : 2009/06/12 ]
 

[출처] 완벽에의 충동|작성자 렛츠고

 
 
Posted by 렛츠고
,
티벳 사자의 서
지은이 파드마삼바바 | 류시화 옮김
출판사 정신세계사
별점

[출처] 티벳 사자의 서|작성자 렛츠고


사후 환생을 위한 친절한 지침서... [티벳 사자의 서]

 
메일마저 뜸했던 지난 넉 달여 동안 여러 부류에 걸쳐 본 책들 중에서, 기억에 남아, 다른 분들께 추천을 하라고 하면, 아래 소개한 책들은 꼭 한번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 중에 불교경전이라기보다 무당 주술서처럼 느껴지지만, 인간 삶의 사후 세계를 인도하는 티벳의 전래경전인 [티벳 사자의 서] 라는 책을 먼저 꼽습니다.
 
'사자의 서' 라는 것은 [죽은 자를 위한 일종의 천도 주문 지침서]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것 같구요...

 
** [티벳 사자의 서]는 티벳 불교의 스승인 파드마삼바바가 깨달은 가르침을 후세 제자들이 사후에 찾아내어 남겼다는 전설의 경전 <바르도 퇴돌-사후세계에서 듣는 것으로 영원한 자유에 이르기>번역본입니다.
 
특이하게도 경전 전문은 번역자의 풍부한 주해와 더불어 책 뒷쪽에 싣고, 에반스 웬츠와 칼 융 등 동서양의 뛰어난 연구자들이 이 경전에 대해 남긴 해설을 더 비중있게 실어놓은 책입니다.

시인이자 명상가인 류시화 씨가 우리말로 옮겼는데, 500쪽이 넘는 조금(상당히) 어려운 책이지요...
 
이미 1200년 전에 쓰여진 경전이라, 허투로 읽어보면 미개한 옛날에 무지한 인간들이 죽으면 어찌 될까를 고민하며 사자가 더 좋은 곳으로 가도록 천도하는 일종의 무당 주술서적처럼 보입니다만, 죽은 사람에게 더 나은 후생을 기원하기 위한 염원과 배려가 곳곳에 가득 담겨 있는 책입니다.
 
사람은 왜 태어났으며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영원한 윤회를 엄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티벳인들이, 죽은 자가 윤회 환생의 고리를 끊고 해탈의 길로 들어갈 있도록 인도해주는 일종의 '사후 해탈 방법 가이드'와도 같은 내용인데요,
 
특히 인상깊은 점은, 전생에 쌓은 악업과 두려움으로 인해 결국 해탈의 길을 놓치고 마는 사자에게 금번 생에 해탈은 못할지언정, 다음 생에서나마 해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건과 환경에서 환생할 수 있도록 끝끝내 배려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천국과 지옥을 한번 가면 끝인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악업을 쌓으면 그 업보를 씻을 때까지 영원히 되풀이하여 환생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 티벳 불교관과 사상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 그 자체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간접적으로 되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는 책입니다.  
 
[ 원문 작성일: 2006/07/04 , 이미지 삽입 : 2009/06/12 ]

[출처] 티벳 사자의 서|작성자 렛츠고


Posted by 렛츠고
,
명심보감- (마음의 티끌을 씻어내는 밝은 거울...
지은이 범립본 | 임종욱 옮김
출판사 보고사
별점

 다시 고전을 찾는 즐거움 - [명심보감]!

 

세상이 제아무리 급변하고 삭막하게 변한다 해도 사람사는 가치는 그리 크게 변하지 않는 법이지요.
변화의 와중에서, 요즘 손에 잡고 있는 책은 다름아닌 [명심보감 ( )]이랍니다...
 
지난 주에 오랜만에 서점에 나가서 책장들을 기웃거리다가 불현듯 손이 가서 구입한 것인데요, 보고사에서 펴낸 임종욱 님의 [마음의 티끌을 씻어내는 밝은 거울 명심보감] 이라는 책이지요.
하루에 한두 편씩 조심스레 찬찬히 읽어보면서 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돌아보곤 합니다...

흔히들 명심보감 이라고 하면 퀘퀘묵은 옛날 예의범절 지침서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 이라는 책 제목과 같이, 동양의 고전에서 우리 삶에 지침이 될만한 명언과 경구들을 주제별로 추려서 엮어놓은, 탈무드같은 지혜의 고전이자 교훈서입니다...
 
논어나 맹자 같은 귀에 익숙한 책에서 뽑은 구절들도 많지만, 경행록이니 익지서니, 나름대로 동양 고전에 조예가 있다고 하는 이들에게도 생소한 책 이름과, 동악성제니 손사막이니 들어보지도 못한 성현들의 이름이 인용 문구마다 붙어 있기도 하답니다.
 
원래는 고려 후기 [노당 추적]이라는 분이 지은 것을 원본으로 하여 후세인들이 증보한 것으로 알려져 는데, 
최근에 이 책의 원저자가 중국 명나라 초기 때 인물인 [범립본]
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네요..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아주 단편적인 행적 외에는 알려져 있지 않아 전래의 내막은 알 길이 없답니다..
 
중요한 건 어느 나라의 누가 엮었느냐를 떠나서, 이 책이 고려를 넘어 조선을 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에게 꾸준히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고, 읽어볼수록 구구절절이 가슴을 울리는 보배로운 얘기들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1편 계선편에서 시작해,  천명, 순명, 효행, 정기, 안분, 존심, 계성, 근학, 훈자, 성심, 입교, 치정, 치가, 안의, 준례, 언어, 교우에 이어 마지막 20편 부행편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지녀할 도리와 처신의 방법을, 심오한 우주 진리마냥 과장하지 않고 잔잔하고 소박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명심보감의 많은 격언 중에 근학(勤學-부지런히 배움)편에 실린 한 구절 음미하며 글을 마치렵니다.
 
 
* [예기]에서 말하길,
  " 값진 옥석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못되듯이,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새 책을 읽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록 저의 지식과 지혜가 참으로 짧고 덧없음이 드러나보여 스스로 더 많이 갈고 닦지 않으면 제대로 사람 노릇을 못할 것같은 마음에 늘 두려워집니다..
 
[ 원문 작성일: 2006/07/04 , 이미지 삽입 : 2009/06/12 ]



Posted by 렛츠고
,
빨치산의 딸- (1)
지은이 정지아
출판사 필맥
별점
[출처] 빨치산의 딸- (1)|작성자 렛츠고

십여년 만에 펼쳐든 [빨치산의 딸]을 다시 읽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교통사고 덕분에 과감히 폐차를 해버리고 "뚜벅이 모드"로 전환한 덕분에 신년 들어, 책을 대할 시간이 부쩍 늘었습니다. 작년 대비 독서 목표량도 60권에서 100권으로 크게 늘려 잡았습니다...
 
다독하거나 빨리 읽는 속독 스타일은 아니지만, 출퇴근 소요시간이 1시간 20분 가까이 되다보니, 하루 왕복 2시간이 넘는 고정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책 읽는 데 투자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지요...
 
올해의 책 주제는 [요가]와 [명상]을 테마로 잡아서, 이 쪽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보기로 했구요...
요새는 프로이트를 넘어섰다는 분석심리학자 칼 융이 극찬했던 [티벳 사자의 서] 라는 경전을 주로 보면서 요가 및 명상과 관련된 몇 권의 책들을 겹치기 방식으로 읽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너무 머리가 아프면 책읽는 진도가 나가지 않기에,, 가다가 막히면 약간의 소설류를 섞어서 읽는 독서의 기술을 발휘하는데요...  이번 설날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집에서 들고온 [빨치산의 딸] 이라는 책을 십여년 만에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읽게 되었더랬습니다...
 
 
 
작가는 정지아,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해방 이후 좌-우익의 대립 와중에서 발생한 48년 여순 반란(?) 사건에서부터 시작된 남조선 인민유격대, 이른바, 빨치산의 역사에서 "구빨치"로 활동했던 이들의 딸입니다....
 
이름 자체가 빨치산 투쟁의 주무대였던 "지"리산과 백"아"산에서 '지'와 '아'를 따서 지은 것이라 하니, 이분들의 투철했던 저항정신을 유추해볼 수 있겠지요...
 
이 책은 이미 80년대 후반 엄혹한 시절에 한번 출판되었다가, 국가보안법의 시퍼런 서슬에 금서로 낙인찍혀, 발간했던 출판사의 사장이 구속된 이래, 근 10년이 넘게 절판되었다가 작년인가에 이르러, 필맥이라는 출판사에서 복간한 것으로 소설 형식을 빈 [남한 빨치산 투쟁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스24] 의 이책에 대한 개요 소개는 아래와 같군요...
 
남로당 소속으로 1947년부터 남한에서 비합법활동을 시작한 빨치산의 일원이었던 부모님의 삶을 저자가 사실에 입각해 재구성한 실록소설이다.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띠기는 했지만 빨치산 활동에 직접 참여했던 인물들의 체험과 증언에 의해 철저히 뒷받침됐다.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과 지명,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물론, 사용된 단어나 구호까지 당시 빨치산들이 쓰던 대로 최대한 살리고 있어, 독자들은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을 넘어 한동안 그늘에 감춰진 채로 사장될 뻔했던 우리의 과거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  [남부군]을 비롯해 남한 빨치산의 형성 배경과 구체적인 투쟁 내용을 이런저런 수기 형식으로 담은 책들이 한두 권 있기는 하나, 이 책 만큼 빨치산의 눈물겨운 삶과 투쟁을 가슴 절절하게 담아낸 책은 여즉 보질 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 책의 저자인 정지아 씨 마저도 저랑 태어난 해가 같은 65년 뱀띠에, 84년에 대학생이 되었던 세대니까요... 그가 부모의 기억과 당시 동지들의 증언을 채록하여 "전달자" 역할을 해야 할 만큼 그 시대의 진실은 우리 세대로부터 이미 저 만큼 멀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역사책으로도 다시 담을 수 없고, 발굴해낼래야 이제는 살아있는 사람이 남아 있지 않는 기억과 기록들, 해방 60년, 6.25 전후 50년이 넘도록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국가보안법의 사슬 아래 누구도 떳떳하게 말할 수 없었던 이 땅 좌익의 숨은 역사, 강정구 교수의 몇 마디가 아직도 사실상 해고의 사유가 되는 시대를 살고있는 죄로, 여전히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완전하다 말할 수 없는 우리네 현실 속에서, 이 책이 갖는 가치는 그래서 되새겨 볼만 합니다..
 
주변에서 넘쳐나는 [성공학] 강좌에 미어 터지는 [재테크] 세미나들,  어지러운 [경영학] 나부랭이들, 하루에도 200권 가까운 신간이 쏟아지는 마당에 죽어도 다시 만들어지기 어려운 역사책이기에 특히나 값어치가 남다른 책이라 할 것입니다...
 
사람은 역사로부터 배우는 동물이련만, 대중은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거나 혹은 애써 진실을 외면하곤 하지요. 그 오만과 편견 속에서 패배한 역사, 감춰진 역사는 사라져 가는 것이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혹여, 오늘도 "성공"에 목말라 하며, 서점의 베스트셀러 좌판을 기웃거릴만한 여유가 있으시거들랑, 잠시 미친 척 하는 심정으로 이런 책도 한번 쯤은 찾아서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민중가수 안치환 씨가 투쟁의 현장에서 가끔씩 불렀던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라는 민중가요의 노랫말이 왜 그렇게 피끓게, 절절하게 가슴을 울리는지를 조금이나마 실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추가본: 박종화의 [지리산2] 연결해 둡니다...
    

[ 원문 작성일: 2006/02/16 , 이미지 및 배경음악 삽입 : 2009/06/12 ]

[출처] 빨치산의 딸- (1)|작성자 렛츠고

 

Posted by 렛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