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의 금요일!
줄여 쓰니까 19(금) 이다...
"십구금" 이 떠오르는 게 나만의 못된 상상은 아니겠지? ^^
코로나로 인해 극장을 멀리하기 시작한 게 벌써 꼬박 2년이 다 되어 간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보통 한 달에 한 편 정도는 보는 편이었는데...
지난 해와 올들어서까지 본 영화를 기억해보려 애써도 몇 편이 안 떠오른다.
여름인가, 혼자 용산 시네마 가서 남는 시간에 보았던 "자산어보"...
얼마 전쯤, 탈레반에 아프칸 수도 넘어갈 즈음 합정 시네마에서 보았던 "모가디슈"...
그리고 또 뭐가 있었지?? 더 생각이 안 나는 것을 보니, 그걸로 끝이다.
극장을 못 가는 대신, 집에서 소화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넷플릭스는 이제 거의 친한 친구가 되어 버렸다.
가까이는 마이네임 & 오징어게임,
조금 더 올라가면 종이의 집 5편과, 기타 등등의 시리즈물...
평이 괜찮다 싶으면 이틀이고 사흘이고 내리 정주행으로 끝을 봐버리다보니,
지금은 넷플릭스 첫 화면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클릭이 땡기는 게 없다!!
책도 그렇듯이 한번 보고 말면 평생 다시 안보고 땡 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묘한 여운 때문에 한번 본 것인데도 두고 두고 다시 보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기억에 오래 남고, 보고 또 되풀이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가 몇 편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작품은,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이다...
일반 현란한 기술 무협과 달리, 왕가위 감독은 영화를 통해 사랑의 비련함과 애증의 엇갈림을
마치 도교적 서사에 맞추듯 스토리 얼개를 풀어낸다.
엇갈린 사랑, 취생몽사...
"영화로 풀어 쓴 도덕경"이라는 평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한 편의 컬러 수묵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는 왕가위만이 선사해주는 덤이다...
영화는 직업이 킬러이자 청부살인 중개업자인, 구양봉의 1인칭 인생담 스토리를 나래이션 방식으로 전개한다...
"살인이 쉬운 일은 아니다! "
경칩!
매번 동쪽에서 술 선물을 가지고 오는 친구가 하나 있다... 동사 황약사 다...
얼마전 어떤 여자가 술 한 병을 주었는데... 이름이 "취생몽사" 란다!!
醉生夢死
"술에 취해 살고, 꿈결에 죽는다!" 그게 인생이란다...
영화는 매번 그 기억의 실마리를 찾아서 스토리를 짜고 풀어 흐트려 놓는다...
영화의 줄거리를 굳이 정리할 이유는 없겠다!
보면 알게 되고, 장면 속에서 작가의 문법과 전하려는 메시지가 자연스레 전달되는 게 영화니까....
취중에 나타나는 꿈결의 여인은... 모용언 이거나 모용연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오라비를 죽여달라고 청하는 모용언
동생에게 흑심을 품는 자들을 죽여 달라고 말하는 모용연
남매의 엇갈리는 실랑이 대화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떠난 뒤에야 사랑했었다는 것을 깨닫죠."
"사람들은 좌절하면 자기 변명을 늘어놓게 된다..."
그에 이어지는 독고구패의 이야기로 맺고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백타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김용의 소설 영웅문의 일부나마 접한 것은
안양교도소 옥살이 시절 중이었다.
당시 [소설 영웅문]의 인기는 강호 최고 수준이었고, 무협지에 가까운 스토리였던 터라...
감방 안에서도 인기가 좋아 대출 순서가 좀처럼 돌아오기 힘들었다...
그래서 전체 시리즈 중에 겨우 두세 권을 어렵사리 구해 보았을 뿐...
나머지 영웅문에 등장하는 수많은 스토리는 모두 중국 무협 영화들을 통해서였다.
동방불패 시리즈에서부터 소오강호, 의천도룡기에 이르기까지...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은 영웅문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거의 모두 물고 물리는
사랑과 애증의 복수 관계 속에 짜 넣어놓고... 그 속에 인생살이의 덧없음과 역설을 설파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원제는 동사서독이 아닌... "시간의 재" 이다....
Ashes of Time !!
"시간의 흔적" 이라고 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아련한 회상" 정도로 해석해야 할까...
러닝 타임 41분 30초에 흐르는 테마송.... 은 영화 최고의 백미다...
이 영화를 지금까지 못해도 일곱 번은 넘게 본 듯 싶다... ^^
"검이 빠르면 피가 솟을 때 바람소리처럼 듣기 좋다던데
내 피로 그 소리를 듣게 될 줄이야... "
모처럼 19금 이야기로 시작해서, 나의 가장 애장 인생 영화 한 편을 소개하는 것으로 맺는다!!
비해피 위켄!!
------------------------------------------------------------
1. 길위의 김수영 서문을 읽다 저자의 마음씀에 감사!
2. 지인 선물로 도착한 제주 못난이귤 맛좋아 더감사!
3. 좋아요보다 좋은 것은 공유라.. 공유 철학에 감사!
4. 디마불사 129회 방송 새 테마 CRM 시작해 해피!!
#백일백포_058 D-42일!!
'공개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060_2021.11.21(일) / 30년간 398회 라이브 콘서트, 존경!! (0) | 2021.11.22 |
---|---|
059_2021.11.20(토) / "마감 박두!" 쌍코피 탈고의 추억... (0) | 2021.11.22 |
057_2021.11.18(목) / 지금은 집필 중!(4), "웹훅을 아시나요?" (0) | 2021.11.19 |
056_2021.11.17(수) / 지금은 집필 중!(3), 집으로 출근 중! (0) | 2021.11.19 |
055_2021.11.16(화) / 지금은 집필 중!(2) 송추 회군... (0) | 2021.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