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공연 모두 끝난 시간에 찾아가서 허탕만 치고 억울하게 돌아올 뻔했다. ^^

합정역 가까운 소극장에서 열리는 노래 콘서트가 하나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해 놓았더랬었다.
그런데, 분명히 오늘 날짜 공연인데, 언제 어디로 오라는 티겟팅에 대한 안내 문자가 도무지 오질 않았다.
장소야 이미 정해진 곳이고, 평소에 보통 저녁 7시 넘어 시작했던 콘서트라, 이번도 그러려니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령 그렇더라도, 몇 시부터 시작하니까 잊지 말고 오시란 리마인드 확인 문자라도 와야 정상인데
그조차 없으니 답답하기도 해서, 아침 일찍 확인 요청 문자를 보냈다.

"오늘 저녁 7시반 공연 맞지요?"

그랬더니 온 답변인 즉, 헉!!

"앗! 5시 공연인데요.."

그랬다!
가까운 페친이라, 거의 페이스북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티켓 입금 사실도 페메로 남겨놓았더니,
정작 공식 티켓 예약 관리용 문자 계정에는 티켓 주문 건이 누락되었던 모양이다.... ㅠㅠ 
아무튼 다행스럽게 티켓도 다시 확인하고, 공연 시간이 평소보다 앞당겨진 것도 덤으로 알 수 있었다.

확인을 안 했더라면 티겟 예약도 안된 상태에서, 그나마 공연 다 끝났을 시간에 가서 황당해했을 지도 모른다.
사람이 이래서 공과 사는 명확히 해야 하는 듯싶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약속이든 일정과 시간, 장소는 필히 사전에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갈 일이다.

그래서 갔던 공연이 어디?
바로 여기였다!!

2021년 11월 21일 홍대앞베짱이홀, 박강수 라이브 콘서트, 398회차 공연 무대!

5시에 시작한 공연은 2시간을 훌쩍 넘겨 7시 20분쯤 마치고 인사 나눈 뒤 파했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장을 열 수 없었기 때문에, 근 2년만의 재회 만남인 셈이었다...

꽃과 바람과 별을 담는 시인이자 노래하는 가수, 박강수...

대부분의 노래가 곡 따로, 시 따로, 연주 따로, 보컬 따로 해도 편집 기술에 의해 공장 제조물처럼 만들어지는 시대다.
그런 와중에 가수가 스스로 노래말을 짓고, 스스로 곡을 쓰고, 스스로 연주하며, 노래까지 다하는 "1인 다역" 아티스트를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은 시대다.

그의 나이 올해로 딱 50세.
남원 출신의 통기타 포크송 전문 가수로,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거의 20~30년은 훌쩍 넘었을 즈음인데...
가까이 인연을 맺고 공연장을 찾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쯤 부터일까...
대전 사는 지인 한 분이 공연 콘서트가 있다고, 같이 가자 해서 첫 인연이 시작되었다...

늘 그렇듯 사람과의 인연은 대개가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한국의 존 바에즈", 혹은 "한국의 나나 무스꾸리" 라는 별명은 그의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본 분들이면 왜 그런지 바로 알 것이다. 그만큼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가 주특기다.
통기타 하나로 사람들의 감성을 홀려낸다는 점에서는 "남자 김광석" 이란 별명도 크게 틀리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TV같은 온라인 전자 매체보다 현장 라이브 콘서트를 고집한다는 측면도 김광석을 닮았다.

김광석 이래 솔로 가수가, 개인 정기 콘서트를 몇 백 회 이상 쉬지 않고 지속했다는 이야기를 여태 들은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오늘 했던 공연의 차수를 무대 공연 중에 소개했다.

398회째라고....
다음달 12월 (11일 토요일 예정) 공연이 399회,
내년 초 1월에 400회 기념 공연을 준비할 생각이란다.

보통 매월 한 차례 공연을 하게 되니까, 1년이라 봐야 열두 번 열 수 있다. 10년을 해야 120회고,
20년이면 240회, 30년을 꼬박 채워도 360회다. 398회의 기록이면 30년을 넘게 라이브를 고집했었단 이야기다...

내게도 오랜 행사가 하나 있다.
2010년 초부터 시작했던 소셜스쿨, 
거기서 매월 한 차례씩 열고 있는 [소셜스쿨 월례포럼]의 이번달 차수가
이제서야 83회째를 맞는다.
2011년 초부터 시작한 행사이니, 꼬박 10년을 채운 행사인데, 아직 100회를 못 채웠다.

http://pf.kakao.com/_Faahb/90351422

무엇이 되었든 하나의 행사를 10년 넘게 지속해내는 것은 나름의 끈기와 오기,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자신의 삶에서 즐겁고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어야 지속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하나의 작업을 꾸준히 해내는 분들의 정성과 인내심에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수 박강수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건 그의 솔직함과 소탈한 성품,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배려 덕분이다.

지금은 서울 공연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담양의 창평이란 곳에 내려가서 생활하고 있다.
찾는 손님도 별로 없는 작은 동네 카페를 열어놓고 커피도 팔고, 옷도 팔고, 기타도 길들여 팔고, 쌀도 팔고 하면서 그야말로 소박하고 억척스런 생활인으로 살아간다. 그런 와중에 유튜브로 대중을 만나고, 꼬박 꼬박 라이브를 준비하면서, 매니저도 따로 없이 전국을 차로 누빈다.

어떤 때는 그런 그의 고집이 무지해 보이기도 하고, 
답답해 보이기도 해서, 속으로 나무라기도 하고, 안타까와 하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돈네 넘 말 하고 자빠졌네. 너나 잘 하세요~~ "
 
그런 모습을 탓하면, 도리어 나를 탓하는 것으로 되돌아 올 것임을 내 스스로가 아는 탓이다! 

사람은 누구나 상식의 잣대로만 보면 다 이해하기 힘든 자기만의 고집이나 나름의 철학이란 게 있다.

다소 고지식하게 느껴지고,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고 하지만, 그의 그런 모습에서 진정성을 보기에
굳이 나서서 무어라 쓸 데 없는 조언을 더하고 싶지 않다. 

"엄마, 진정한 팬은, 그 사람을 위해서 돈을 쓰는 사람이야! ~~ "

나름 ARMY라고 강변하는 마눌님에게 딸이 전했다는 한 마디는 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일러준다.

내 영업을 팬들이 대신 해줘야 하는 본격적인 "평판자본주의" 시대가 코로나로 인해 더 빨리 시작되었다.

앞에 놓인 과제는 "누가 어떤 모습을 보고 진정한 나의 팬이 되어줄 것인가"를 알아내고 답하는 것뿐이다.

"지금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한 팬'이고 싶은 사람인가?"
"나의 어떤 모습이 팬들이 따를 만한 모습인가?"

인스타며 유튜브며 모두가 팬심을 먹고 살아야 하는 셀프 브랜딩 시대에 함께 고민해볼 진지한 질문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가수 박강수 콘서트를 보고 온 날에... 
그의 꾸준하고 고집스런 삶의 방식과 성실함에 찬사와 함께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https://youtu.be/5d4Bk57dLKM

요즘 [국민가수]에서 뜨고 있다는 박창근과 듀엣으로 노래한 박강수의 노래, "그대만을"


#오늘의 감사일기585일째_211121. 목련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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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고집필 100쪽 돌파 마감탈고 예고 포스팅 감사!
2. 딸이 넘겨준 에어팟 받아 윈도우10 페어링 성공!!
3. 2년만의 박강수 콘서트 재개 기념 공연 참석 해피!
4. 함께 동무한 절친과 즐거운 저녁,선물목련차 감사!


#백일백포_060 D-40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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