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비 -- 삐비 -- 삐비 --
연속 해서 울어대는 스마트폰 알람 소리에 퍼뜩 일어나 앉았다.
액정을 열어보니, 시간은 아침 6시 40분!
남은 졸음을 떨어 내고 이른 아침 세수를 한다.
직업이 프리랜서 1인기업인이라... 오전 일찍 출근할 일도 없고, 평소 정해진 미팅이나 고정 일정도 거의 없다.
출근부에 도장 찍을 일이 없으니, 새벽 늦게 잠자리 들더라도 굳이 알람 앱까지 이용해서 잠을 억지로 깰 일도 없다.
평소 같으면 대개 오후 시간이나, 늦은 오전에 미팅 일정을 잡는다. 교육 장소나 미팅도 서울이나 집 근처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지 않은 편이다. 굳이 서둘러 아침부터 부산을 떨 일은 사실 거의 없다.
굳이 알람 앱을 쓴 이유는 딱 하나, 아주 간만에 아침 교육 일정이, 그것도 오프라인 강의 일정이 잡힌 때문이다.
오프라인 강의, 그것도 한두 시간짜리 특강이 아니라, "나인 투 파이브(9 to 5)" 하루 종일 교육이 있는 날이다.
교육 장소도 수원역까지 집에서 한 시간 넘는 거리다.
당초 가산디지털단지 역에서 했던 게 수원역 인근 [수원 메쎄] 박람회장에 딸린 컨퍼런스 홀로 급히 바뀐 탓이다.
사는 집이 행정구역상 목동이지만, 실제로는 공항대로 등촌역과 염창역 사이에 위치한다.
9호선 라인이 걸어서 움직일 수 있는 거리라, 노량진역에서 1호선을 갈아타고 수원역까지 가는 교통편이 가장 빠르고 무난했다. 염창역에서 목적지 까지 도착에 걸리는 지하철 앱의 예상 소요시간은 1시간 8분!!
집에서 걸어 나가는 시간까지 합하면 10분은 더해야 하고, 출근 시간대 혼잡 정체를 감안하면 늦어도 7시에는 출발해야만 교육장에 20~30분 정도 여유 시간을 갖고 도착하는 게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다행히 알람 소리를 들은 마눌님께서, 무슨 약속이냐며 묻고, 교육 일정이 오전 일찍 있다 하니 염창역까지는 에스코트를 해주겠단다. 쌩유 엇랏! 세수 마치고, 옷 챙겨 입기 무섭게 노트북 가방을 둘러메고, 강의 교재 파일을 USB에 복사해 넣고 집을 나선다.
염창역 구내 플랫폼에 내려서자마자 급행 열차가 서는데... 재고 말 것 없이 올라타고 바로 출발...
역시 출근 시간대라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생각하고 나왔는데도 지하철 안이 승객들로 붐비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노량진역에 내려 바깥 1호선 환승 플랫폼으로 올라오니 바로 눈앞으로 수산시장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인천으로 가는 차 한 대를 통과해서 패쓰 하고,
다음 정차하는 차를 타고서야 비로소 천안행 열차인 것을 확인했다.
신도림 도착 전에 앞에 앉을 자리가 나서 신길역에서부터 수원역까지 앉아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윽고 수원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일어나 차량 문이 열리며 플랫폼에 발을 디뎠다. 수원역에 대중교통을 타고 내린 것은 적어도 4~5년은 지난 일인듯싶다. 그 사이 수원을 통과할 일이 왜 없었을까만, 대부분은 통과역이었거나, 자동차를 운전하여 지났던 곳이라 수원역 플랫폼을 밟을 일은 근자에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왕년에 대학을 다닐 때 캠퍼스가 수원역 인근 서둔동에 있는 서울농대 캠퍼스를 같이 썼다. 그런 터라 85년부터 91년 졸업할 때까지 무려 6년 가까이 제2의 고향처럼 누비고 다녔던 곳이 바로 수원역 일대다. 당시에는 살던 집이 개봉역 구석쪽이었던지라, 서울 집에서 통학을 해야 할 때는 인천선에서 나와 구로역에서 수원선 1호선으로 환승을 하곤 했었다.
다만 그 이후로도 수원역에 내려 도청 방향으로 내려설 때는 일단 플랫폼에서 육교로 올라와 동편의 도청 방향 게이트 쪽으로 나오는 게 기본 방향이었다. 근데 어라, 열차 문이 열리는데, 육교는 보이지 않고 반대로 지하로 내려가는 출구가 이어지고, 나가는 출구도 동쪽만이 아니라 서쪽으로도 크게 뚫려 있었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하지? 가운데 갈림길에서 잠시 머뭇거리면 지도 앱을 눌러 보니, 수원 메쎄를 가는 방향은 동쪽이 아닌 반대편 서쪽이었다. 앞쪽을 바라보니, 수원역환승센터로 이어지는 출구가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이리 오라 부른다.
환승센터 방향 게이트를 나와 앞을 보니, 롯데몰 쪽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와 광고판이 인사를 하며 반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을 올라서자 비로소 밖으로 연결되는데, 오른쪽으로 횡단보도를 하나 건너니까 비로소 수원역 건물 전경이 눈에 들어오면서,
목적지 건물로 보이는 건물 하나가 북동편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수원 메쎄...
예전 기억을 떠올리자면, 수원역 인근에 약간의 공장 공터이거나 논밭으로 연결되었던 곳들인데... 지금은 이렇게 바뀌어버렸구나... 마침 우중충한 회색빛 하늘에서 빗방울까지 떨어지기 시작해서 왠지 낯선 곳에 홀로 떨어진 듯한 쓸쓸함이 느껴졌다.
오전 강의를 마치고 점심 후에 박람회 주변을 잠시 돌아보니, 예전 논밭이던 곳들이 이제는 아파트로 빼곡이 들어찬 모습들 뿐...
하긴 수원역에 내려 철길 넘어 서둔동 캠퍼스까지 걸어가며 내려다보던 그 논밭의 기억은 이미 80년대 후반의 것이다. 졸업한 해인 91년을 기준으로 셈해봐도 꼬박 30년이 지난 일인데... 머리 속은 지나간 햇수를 헤아리지 않고 아련한 옛 추억 속에 빛 바랜 장면들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모처럼 강의 교육장 인연으로 다시 찾은 수원역...
그리고 수원메쎄 박람회장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며... 30년 전 옛 추억을 잠시 떠올려 본다.
"지난 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전인권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겹쳐져 들리는 노래 한 구절 가사를 흥얼거리며
오늘 또 하루를 추억 속에 간직한다.
아듀ㅡ 청춘이여!!
아듀ㅡ 옛날이여!!
#오늘의 감사일기 548일째_211015. 반년만의 오프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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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차 코로나 유행 후 처음으로 종일 오프강의 감사!
2. 간만에 대학시절 향수 느끼는 수원역 방문해 해피
3. 카카오 알림톡 템플릿 두 차례 재검수 끝 통과 굿!!
4. 디마불사 124회차 GTM UA 코드 생성시연 양호!
#백일백포_023. D-7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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