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면,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한 마디로 잘라 말할 수 있다!

"글쓰기 능력!!"  필력()이다!!

디지털 마케터가 되려면 먼저 숫자에 밝아야 하지 않겠냐고?
수치 분석력이나,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엑셀 프로그램 능력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그런 능력도 있으면 좋다! 하지만, 그보다 두 배 이상 중요한 걸 들라면 '글쓰기 능력'을 단연 첫 순위로 꼽는다! 


1. 글쓰기 능력이 왜 마케터의 실력을 가르는 핵심 자질이라 하는가? 


첫째, 글은 의사 소통의 최고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기는 말로 모든 것을 전달하는 시기가 아니다.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하는 사람을 보면 요즘은 신경이 거슬린다.

"아니 저 사람은 문자로 하면 될 이야기를 왜 입으로 떠들고 저러지?"
(속으로 "밥맛이야!" 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 경우 민폐족으로 취급당한다.  여럿이 있는 환경에서 조용히 업무를 처리하려면 "소리 없이 강한" 문자 메시지(글쓰기) 능력이 요구된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의사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도구가 바로 글이다.

둘째, 글은 논리와 사고의 합리성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판단 도구이기 때문이다.
글은 기본적으로 주어와 술어를 갖는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했다"는 이른바 6하 원칙에 준해서 글이 작성되어야 사건 현장에 있지 않아도 마치 옆에서 보듯이 말뜻을 재구성해서 상황을 헤아리게 된다.
그래서 글의 주어와 술어가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주술 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문장을 일러서 "비문"(문장이 아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글 구조에 담긴 주술 관계의 논리 정합성 때문이다.

셋째, 글은 제3자에 대한 시간차 전달이 가능하고 증거 능력을 갖기 때문이다.  
말로 주고 받는 대화는 상대방이 눈앞에 있어야 소통이 된다. 설령 전화나 화상 대화라 해도 뭔가 서로를 보거나 목소리를 지금 함께 들을 수 있어야 가능하다. 반면 글은 직접적으로 같은 시간대가 아니어도 나중에, 혹은 두고 두고 제3자에게 전달하는 게 가능하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처럼 오래된 역사서가 다른 어떤 오래된 구전 노래보다 값진 보물로 인정되는 것은 그게 글로 된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보존,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증거 능력과 신빙성이 높다는 뜻이다. 우리가 거래 관계를 틀 때 구두 계약으로 그치지 않고 글로 명기된 문서(계약서)를 남기고 사인을 하는 행위, 혹은 음성 녹음 대신 녹취록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도 바로 말과 달리 글이 시간차가 발생해도 증거 능력을 더 강하게 갖는 까닭이다.


2. 우리가 글을 "잘 쓴다"고 말하는 것은 대체 어떤 능력을 의미하는 걸까?

첫째, 말하고자 하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여 전달력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주술 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글을 보면 비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한 마디로 "말이 안 된다!"는 뜻이다. 
말이 안 되는 글은 의사 전달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때문에 이런 경우는 좋다 나쁘다를 떠나 평가 자체가 불가능한 글자들의 모음일 뿐, 명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문장"으로서 가치를 갖지 못한다.

둘째, 글에 적힌 내용이나 표현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이나 감동을 일으킬 수 있음을 말한다.
신문이며, 잡지의 수많은 기사들, SNS 채널의 수많은 포스트나 블로그 글들... 하루에도 온갖 글들과 표현물이 정신 없이 넘쳐난다. 그 와중에도 우리는 어떤 글을 읽고 공감하거나, 혹은 혼자서만 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나도 모르게 [공유하기]를 찾게 된다.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해 [저장]이나 [즐겨찾기]를 해 두고 싶은 글인가? 다른 이들에게 공유를 해주고 싶은 글인가? 타인에게 필독서로 추천을 해주고 싶은 책인가? 그렇다면 "잘 쓴 글"의 범주에 넣어도 무방할 것이다.

셋째, 글로 작성된 문서가 비즈니스나 거래 관계에 대한 증빙이나 증거 자료로 쓰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진행한 업무나 활동에 대한 보고서든, 혹은 서로의 약속이나 협의 내용을 정리한 계약서든, 누가 무엇을 해보겠다는 제안서든ㅡ 제3자가 뜻을 달리 해석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할 수 없도록 미흡한 요소가 없이 핵심이 깔끔하게 정리된 글을 보면 우리는 "잘 만들어진" 문서라고 인정한다.


3. 디지털 마케터에게 글쓰기 능력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마케터의 1차적 자질은 고객과의 의사 소통 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한 마디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우리의 고객이 어느 시장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아내고 발굴하고 육성하여 궁극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단골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고객과의 소통 커뮤니케이션 능력 만큼 중요한 능력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고객과의 소통이 대부분 글로 이루어진다.

그게 서비스 이용약관이든, 사용자 가이드이든, 눈길을 끌게 하는 광고 카피든 마찬가지다.
글의 종류나 유형이 어떤 것이든 간에 고객과 소통은 대개 글과 메시지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표출된다. 직접적으로 말이나 영상을 통해서 마케터가 고객과 직접 만나거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 드물기 때문에 글에 대한 의존은 더 커진다.

둘째, 글을 쓰는 논리력이 없이는 시장이나 고객을 분석할 수 있는 분석력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의 주술 관계가 일치한다는 것은 앞과 뒤, 문맥이나 서술 논리가 맞아 떨어진다는 뜻이다. 분석은 그 대상이 수치이든 뭐든간에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고 진단하는 과정이다. 성공과 실패,  매출 목표치에 이를 때와 못 이를 때, 원하는 프로그램의 실행 결과 정상 동작 대신에 오류 신호가 뜰 때 등등... 각종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는 나타난 결과에 대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이 경우 원인 결과를 분석해내는 데 논리성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데, 글의 문맥이 통하는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의 논리 추론력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에서 취업 지망생들에게 '자기 소개서'를 이력서와 함께 제출하라고 하는 이유가 뭘까? 대학 입시에서 각자 특정한 주제에 대해 에세이 문서를 써서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뭘까? 모두가 이와 같은 '논리 서술력'을 보기 위한 것이다. 중언 부언 글의 양을 채우라는 것이 아니다! 감동 감화를 일으키는 서사 스토리를 꾸며서 내라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주술 관계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지, 다른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어떤 문장 요소나 설득 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 '논리력과 글을 통한 소통 능력'을 함께 살펴보기 위해서 요구하는 문서들이다.

셋째, 디지털 마케터라 해도 잠재 고객과의 소통은 대개가 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짧은 광고 배너나 길지 않은 SNS 채널의 포스트 글귀들, 혹은 홈페이지에 올려지는 괜찮은 분석 기사나 트렌드, 통계 백서 등등의 콘텐츠들이 모두 글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심지어는 윗분들에게 보고하는 보고서나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 자료들도 슬라이드 문서나 실적 보고서 등의 형태로 가공되어 제출된다.

결국 문서 작업 능력이나 처리 스킬 수준이 곧 직장인, 혹은 마케터로서 실력 있고 없음을 평가받는 핵심 요소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타인들과의 소통과 설득을 업으로 삼아야 하는 마케터들이 숙명적으로 갖추어야 할 최고의 자질이자, 자신의 실력을 내보이는 첫번째 요소는 바로 '글쓰기 능력'이다! 


4. 마케터가 글쓰기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질문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성현들이 내려놓은 정답이 딱 정해져 있어서 두 말이 필요 없다!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첫째, 많이 읽어야 한다!!
한 마디로 인풋 없이 아웃풋이 있을 수 없다...
난다 긴다 하는 문인들이나 작가들도 쉬지 않고 원고를 써 내다가 어느 순간 수년 이상씩 절필을 선언하곤 한다.
왜 그럴까? 더 이상 밖으로 뱉어내 놓을 게 바닥이 났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엔가, 썼던 글이 이미 예전에 다 했던 이야기에 불과하고, 더 이상 어떤 새로운 내용도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절감할 때가 있다. 그러면 더 이상 글을 쓴다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바로 절필을 할 수밖에 없는 시점인 것이다.

굳이 대문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글을 잘 쓴다는 소리를 오십 평생 살아오면서 들어보지를 못했다. 많이 읽어서 많이 넣는 작업이 우선이다. 머리 속에 든게 없이 어떻게 밖으로 나올 게 있겠는가! 두말 하면 잔소리다!
많이 읽기 위해 맨 처음 할 일은 책을 많이 사는 것이다. 살 돈이 부담스러우면 가까운 도서관을 파고 살면서라도 더 많은 책을 상시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많이 써봐야 한다!!
책도 많이 읽을수록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글도 많이 써볼수록 쓰는 속도가 빨라진다. 
논리 구성이나 문장 구조가 초고를 쓸 때부터 아귀가 맞도록 쓰면, 그만큼 나중에 다시 손을 보거나 반복해서 수정을 할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이 읽는 것 못지 않게 많이 써보는 훈련이 글쓰기 힘을 기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다.
블로그 글을 하루 한 편씩 써올리는 것도 글쓰기 내공을 기르는 데 매우 좋은 습관이고 훈련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셋째, 많이 생각해야 한다??
이 부분은 풀이도 다양하고 각자 주장하는 바들이 가지가지여서 주의해서 논할 부분이 없지 않다.
"많이 생각하라"를  "다사()" 라고 하지 않고 굳이 "다상량(多商量)"이라고 한 것은 "상량(商量)"이란 말이 갖는 의미를 더 깊이 풀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상량'이라는 단어는 '헤아려 생각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중국어로는 '의논하다, 협상하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https://m.blog.naver.com/chiga/220629110290

 

구양수의 삼다(三多)론 중 다상량

구양수의 삼다(三多)론 중 다상량 삼다론은 누구나 잘 안다. 삼다(三多)는 다독(多讀)ㆍ다작(多作)ㆍ다상량...

blog.naver.com


즉, "많이 생각하라"는 것은 생각을 많이 하고서 글을 쓰라는 의미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많은 논의와 협의, 토론을 거쳐서 한 가지 생각으로 편협하게 자신의 아집이나 고집을 앞세워 주장하지 말라는 뜻도 숨어 있다. 이건 구양수가 말한 삼다론의 원문 글귀가 "다작(多作)"이 아니라 "다문(多聞)"이라는 것과도 상통한다. 선입견이나 편견, 아집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더 많이 듣는 태도와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다른 의견이나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견해들을 멀리 하고 오로지 자기 주의 주장만을 고집해서 펴 보라. 아무리 멋진 표현으로 논리 정연하게 글을 써 내도 제3자가 읽을 때는 그저 현란한 문장으로 보일 뿐, 논리적으로 설복되지도 않고, 감흥도 없는 억지스런 글로 전락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우리나라 보수 매체들의 신문 사설을 읽다보면 논리 주술 관계 모두 그럴 듯하고, 갖다 대는 사실들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정작 끝맺는 주장과 결론을 보노라면 허무하게 웃기거나 억지를 부린다는 느낌의 글들 투성이다. 많이 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다른 이들의 입장이나 관점도 두루 헤아리고 더 넓게 보는 안목을 갖추는 것임을 잊지 말자.

그러니, 한번 써놓은 글이라도 수십 번 되풀이해서 읽어보는 습관을 들여보라.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반추하게 되고, 문장이나 표현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다듬게 된다. 열 번 다듬은 글과 스무 번 고쳐쓴 글의 완성도나 설득력은 분명히 달라진다. 단어 한두 개, 조사 한두 개만 수정해도 어감이나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게 바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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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오늘은 어쩌다 "글쓰기" 라는 키워드 하나를 염두에 두고 쓰기 시작했는데... 다상량의 의미 해석으로 빠져서 끝에 이르렀다.

시작할 때 의도와는 다르게 글을 써내려가다 보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나 초점이 뒤바뀌게 되고, 심지어 글의 제목 자체가 바뀌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글을 많이 써보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터일 것이라... 줄이고...
그 만큼 다작 습관은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나 자신도 모르게 던져 준다.

진짜 쓸만한 실력을 인정받는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  더 능력있는 직장인으로 인정받고 싶은가?
그렇거든 "글쓰기" 능력을 기르는 노력을 하루도 게을리하지 마라!!

#오늘의 감사일기 567일째_211103. 간만에 4시간 줌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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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쓰랴, 글쓰랴, 쫓기는 와중에 오전 줌연강 감사!
2. 2평 홈오피스서 만드는 콘텐츠로 생계유지 감사!!
3. 밤낮이 따로 없는 집필모드 시기 건강 양호 감사!
4. 밤10시 삼양라면 한 그릇의 그윽한 맛향에 감사!!


#백일백포_042. D-58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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