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회의장을 지내셨던 분의 블로그 글을 제 블로그에 전문 인용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곤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러고 싶습니다... 왜냐면 글의 내용이 200% 공감이 가고, 제가 맘속에 두고 끙끙거리며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거의 완벽하게 대신해주신 글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특히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속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대변해주는 글을 만날 때의 느낌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맞아! 바로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얘기였어!" 하는 일치감에서 오는 기쁨과 공감대를 갖는 새로운 동지(?)를 만난 듯한 즐거움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아 이게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얘기였는데, 왜 내가 먼저 이야기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먼저 하게 했을까 하는 약간의 경쟁 아닌 질투심이나 시기심 비슷한 감정입니다. 

그런데 아래 인용하는 글은 뒷쪽의 시기어린 감정보다는 마음이 맞는 동지를 만난 듯한 즐거움과 기쁨이 열 배는 더 크게 느껴지는 글입니다.. 광화문 현판에 금이 가서 교체 여부를 놓고 말들이 오가는 이 시점에서, 이왕 다시 만들 거라면,,, 한자 대신 한글로 복원(!) 하는 방안에 대해 정말로 중지를 모으고 국민적인 의견을 구해보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방송사나 언론사 쪽에서 이 문제를 두고 공식적인 토론회나 공청회, 혹은 국민 여론조사를 조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전통적인 건축에는 한자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갖기 때문에, 왜 한글을 쓸 수도 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의견을 알리고 새로운 광화문 현판을 어떻게 만들지 더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조직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무척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비록 한글날이 지나서,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일회적인 기사 거리조차 못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회적 가십기사로 사람들의 값싼 눈길이나 끌려고 하지 말고, 보다 진중하고 근본적으로 전통문화 복원의 시대적 의미와 미래적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님의 개인 블로그 글입니다...

꼭 한번 필독해 보십시오...

광화문 현판 글씨, 다시 생각하자

 복원한 지 석 달도 안 돼 금이 간 광화문 현판의 균열 원인 및 대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판을 당장 교체하자는 주장과 보수하자는 의견이 맞서는가 하면, 경복궁 복원의 도편수(우두머리 목수)였던 신응수 대목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정부 결정과 관계없이 자기 돈을 들여 새 현판을 만들겠노라고 밝혔다.

균열이 생긴 광화문 현판의 모습


 나는 여기서 그런 논란에 동참하거나 내 의견을 보탤 생각은 없다. 다만 이를 계기로 광화문 현판 ‘글씨’ 문제도 차제에 재고되고 재론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다.

 사실 나는 이 문제를 두고 2005년,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과 서신을 통해 상반된 의견을 주고받았었다. 대학 동기면서 벗이었던 유 청장과 내가 현판 글씨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며 벌인 논쟁은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며 언론과 인터넷을 달구었다. 그때는 광화문 복원 전에 기존 현판(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부터 뜯어내고 새 현판(정조의 글씨 집자(集字) 안을 포함한 한문)으로 바꾸어 달겠다는 발상과 움직임이 의아스럽고 절박해 반기를 들었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복원된 광화문에 걸린 현판 또한 나로서는 고개를 끄덕이기가 쉽지 않다. 우선 새 현판 글씨는 기존의 ‘광화문’이 아닌 ‘光化門’이다. 왜 한글이 아닌 한자 현판을 단 걸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 현판

 나는 본질적으로 한자 현판 자체에 이의나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한자 현판으로 복원해야 할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지녔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더욱이 직전 광화문 현판이 박 전 대통령이 쓴 한글 휘호였다는 이유로 굳이 새 현판에 한자를 썼다면 그거야말로 역사의식이 모자란 탓이다. 그 시대에 한글 현판이라니, 얼마나 신선한 파격인가. 그것만으로도 나는 직전 현판의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십수 년 전,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이었던 옛 중앙청을 허무는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경복궁 복원을 위한 거라면 옮기는 방법이라도 있었으련만,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건물이었기 때문에 부수어 버린다는 거였다. 나는 철거에 정면으로 반대하다가 정치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지금도 그 소신은 변함이 없다. 건물은 사라져도 역사는 남는 법. 과거의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한대서 일제 침략의 역사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나는 역사를 권력으로 재단하려는 어떤 시도나 세력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때로는 숨기고 싶은 치부나 깊게 파인 상처까지도 보듬고 가는 것이 참된 역사이며 올바른 역사 인식이라 믿기 때문이다. 역사란 영욕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은 또한 미래를 비추어 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아야 소피아’는 기독교 성당에서 이슬람교 사원으로, 다시 박물관으로 변신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화해와 공존의 역사를 증언해 주고 있지 않은가. 부끄러워할 역사는 있을지 몰라도 대체할 역사란 없다. 직전 현판은 그 자체가 역사이다. 40년 가까이 그 자리에서 서울의 문패 역할을 해오는 동안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은 이 나라 지성인들이 시대적 소명과 역사의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판을 교체해야 할 당위성이 없었던 까닭이다.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의 모습


 그리고 또 하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 현판을 내리더라도 한자보다는 한글 현판을 달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지금의 현판은 몇 백 년 세월이 깃든 유물도, 당대의 명필이나 역사적 인물이 쓴 것도 아니다. 1867년 광화문 중건 당시 공사 감독관이자 훈련대장이었던 임태영이 쓴 한자 글씨를 디지털 복원한 거라고 한다. 중건 이전의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임태영이란 인물과 그의 서체를 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중건 당시 일반 관리에 불과했던 사람이 쓴 현판을 원본도 아닌 디지털 작업을 통해서까지 복원해야 할 이유가 있었겠는가 싶다. 그 시대의 명필·명사 반열에도 끼지 않은 사람 아니던가.

 그럴 바에는 우리 시대의 명필이나 의미 있는 인물이 쓴 한글 현판이 백 번 나을 것 같다. 훈민정음 집자가 불가능하다면 그 서체를 빌려 쓰는 것도 한 방법이리라.

 광화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좌우로 두 개의 문이 보인다. 왼쪽은 용성문(用成門), 오른쪽은 협생문(協生門)이다. 이 또한 전해지는 사료가 없어 ‘북궐도형’(경복궁과 그 후원을 배치도 형식으로 표현한 도면)과 발굴 조사를 통해 규모를 추정 복원했다. 이 두 문의 현판 역시 한자로 되어 있다. 한마디로 누가 어떻게 썼는지조차 모른다. 협생문의 현판은 중건 당시의 현판을 건탁(乾拓 : 밀랍 성분이 들어 있는 매끄러운 먹으로 문질러 모양을 떠내는 탁본 방법)해 복원했다. 용성문은 그나마 아무런 사료도 남아 있지 않아 서예가 김양동씨에게 의뢰해 임의로 쓴 한문 글씨다. 그래서 두 문의 필체가 서로 달라 어색하고 조화롭지 않아 보인다. 이거야말로 당연히 한글로 썼어야 하는 것 아닐까.

용성문의 현판

협생문의 현판

 서울 세종로의 시작 지점에 위치한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 차원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상징 조형물이다. 문패 격인 현판을 한글로 하느냐 한자로 하느냐는 자존심과 정체성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광화문 광장에는 세종대왕 동상과 한글 이야기관이 자리해 있다. 세종대왕이 왜 그 자리에 들어섰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서울의 관문에 ‘光化門’이 아닌 ‘광화문’ 현판이 걸려 있다면 세종께서도 좋아하시지 않겠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다. 다시 생각하고 지혜를 모으자. 수백 년이 지나더라도 바꾸어 달지 않을 아름답고 의미 있고 자랑스러운 ‘광화문’ 현판을 만들고 내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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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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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제 나라 말과 글 빼앗기고, 부모에게 받은 이름과 성까지 개명을 당해야 했던 부끄러운 역사
1910년 경술 국치 100년을 맞는 오는 8.15 광복절에

다시 한번 사대주의에 얼이 빠진 시대착오적인 몇몇 인간들에 의해 또다시 한글이 짓밟히는구나...
겨레의 자존심이 또다시 무참히 짓밟히는구나....

이 생각 없는 정부를 어찌할꼬...
노무현 정부 시절에 잘못 결정되어 차라리 뒤집어 바꿔야 할 것은
모두 그대로 계승하여 강행하고,

정작 안 해도 될 일들은 부득부득 고집하는 이 넋빠진 자들의 모습 앞에
참으로 부끄럽고 어이가 없어
더는 말이 나오질 않는다...

그래, 우리는 또 다시 "시일야 방성 대곡"이라도 해야 하는가...


是日也放聲大哭 [ 시일야방성대곡 ]이 21세기 한글 세대에게 이해가 되겠는가?

"오늘 우리는 목놓아 운다"

이렇게 표현해야 한글이고, 그래야 어린 백성이 이해한다... 이 멍충이들아!!!


“서울역” 한글현판 떼고 “京城驛” 달자고?
광화문에 한자현판 다는 것은 나라 망신 세종대왕 능멸
 
송현 한글문화원장
1.서울역사(驛舍) 복원
 
서울역사(驛舍)가 불에 타 재만 남았다고 치자. 서울역사는 문화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라 문화재청이 전문위원들을 위촉하여 복원원칙을 정했다. 복원원칙에 따라 서울역사 복원을 마쳤다. 그런데 서울역사 전면에 “서울역”이라고 한글현판을 달지 않고, “京城驛”이라고 한자현판을 달기로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애국 시민들이 京城驛이라는 한자 간판을 달지 말고 “서울역”이라고 한글 간판을 달아야 한다고 문화재청에 건의하고 문화광광부에도 철도청에도 건의해도 소용이 없어서 마침내 대통령에게 청원을 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입장을 존중하여 京城驛이라고 다는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문화재청은 기세가 등등하고 단호했다.
 
“서울역사는 대단히 소중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다. 그래서 전문위원들이 수많은 자료를 찾고 연구 분석하고 1900년 지었을 당시 역명이 京城驛임을 밝혀냈다. 이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여러 가지 발견되었고, 그 증거에 의해서 京城驛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문화재 복원이란 확실한 물증과 엄격한 고증을 거쳐야 한다. 문화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민간인들이 순진한 생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다.”
 
2.종군위안부 추모탑 건립
 
▲ 송현(시인.한글문화원장 )   ©브레이크뉴스
일제시대 종군 위안부로 끌려가서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 모진 삶을 살았던 종군 위안부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수치스런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 종군 위안부 추모탑을 탑골공원에 세우기로 했다고 치자.
 
서울시는 추모탑 건립 전문 위원들을 위촉하고 전문 위원들이 여러 차례 모여서 회의를 하면서 추모탑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를 정하려고 했다. 전문 위원들이 한결같이 종군 위안부들이 일본 군인에게 강간을 당하는 장면을 담자는 원칙을 정했다. 그러자 이 소식을 듣고 누군가가 말했다.
 
  “추모탑에 하필 그 치욕적인 장면을 담을 것 까지 없지 않습니까?”
 
그러자 전문위원들이 다들 다음과 같이 반대했다.
 
  “꽃 파는 아가씨였다면 꽃 파는 장면을 담아야 하고, 성냥팔이 아가씨였다면 성냥 파는 장면을 담아야 하듯이 종군 위안부는 강간을 당하는 장면 담아야 한다.”
 
전문위원들은 아무 죄 없고 불쌍한 조선의 꽃다운 처녀들이 일본 군인들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추모탑에는 조선의 처녀들이 강간당하는 장면을 담은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조각가에게 의뢰해서 추모탑을 만들었다.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추어 서울 한복판에 있는 파고다 공원 안에다 추모탑 제막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시민 단체와 애국 시민들이 관계 당국에 “하필 추모탑에 하필 종군 위안부들이 일본놈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을 담아야 하는가, 다른 모습을 담으면 좋겠다”  여러 차례 건의했다.
 
서울시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종군 위안부 추모탑 건립 전문 위원회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서 제작하였다. 그러니 아무 문제가 없다. 그들이 꽃 파는 아가씨였다면 꽃 파는 장면을 담아야 할 것이고, 성냥팔이 아가씨였다면 성냥 파는 장면을 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꽃 파는 아가씨도 아니고 성냥 파는 아가씨도 아니었다. 이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리고 종군 위안부들이 꽃을 팔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고, 그들이 성냥을 팔았다는 증거도 어디에도 없다. 우리 전문위원들은 다들 일류 대학 출신이고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위원들이 전 세계 도서관 등을 다 다니면서 그 당시 자료들을 이 잡듯이 뒤졌지만 종군 위안부들이 꽃을 팔았다거나 성냥을 팔았다는 증거는 단 한 줄도 없었다. 뿐 아니라 현재 살아 있는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인터뷰까지 했는데 자기가 꽃을 판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할머니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성냥을 팔았다고 증언하는 할머니도 단 한 명도 없었다. 종군 위안부 추모탑은 역사적 사실의 바탕 위에 세워야 한다. 종군 위안부가 주로 한 일이 일본 군인들에게 몸을 제공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분명하다. 그래서 종군 위안부 추모탑에는 절대로 꽃 파는 장면을 담아서도 안 되고, 성냥을 파는 장면을 담아서도 안된다.”
 
3.광화문 복원과 한자 현판 문제
 
위의 두 가지 이야기는 실제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이 아니 이 보다 더 한심한 일이 21세 대낮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 가운데인 세종로에서 그것도 세종대왕 바로 등 뒤에서 자행되고 있다!
 
오는 8월 15일 광화문을 공개를 한다. 지난 40여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달려 있던 “광화문”이란 멀쩡한 한글 현판은 떼고 “光化門”이란 한자 현판을 단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듣고 그 동안 한글학회를 중심으로 한글 관련 여러 단체와 많은 시민들이 다른 것은 다 복원 원칙에 따라 하더라도 제발 현판만은 “光化門”이란 한자현판을 달지 말고 종전처럼 “광화문”이란 한글 현판을 달아달라고 문화재청을 비롯하여 관련 기관에 건의하고, 항의 방문도 하고, 7월 22일에는 한글학회가 대통령에게 청원까지 하고, 마침내 7월 24일에는 세종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글학회 김종택 회장(문학박사. 74세)이 무릎을 꿇고 “세종대왕님의 등 뒤에 있는 광화문에 한문자 현판을 다는 것을 막지 못한 우리들 못남을 고백하고, 이제 다른 길이 없으니 세종대대왕께서 한글 현판을 달게 도와주십시오”라는 뜻으로 4배를 하며 눈물의 고유제를 지내자 광화문 한자현판 논란이 다시 거세어지고 있다.(SBS TV주요뉴스. 한겨레신문. 천지일보, 환타임스. 조선일보. 평화방송 외 보도)
 
나는 지난 7월 13일 한글단체대표들과 함께 문화재청장에게 복원한 광화문에 한자현판 다는 것을 항의하러 대전에 있는 문화재청에 갔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이번에 복원하여 공개하는 광화문에 한자 현판을 달지 말고 종전처럼 한글 현판을 달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담당 과장은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했다.
 
 “....본래 경복궁엔 근정전과 한 두 건물만 있고 폐허와 같았다. 모두 불타서 돌계단이나 석축만 남았고 건물 설계도도 없었다. 그래서 1990년부터 제 모습 찾기를 시작했고 여러 개 건물을 지었다. 옛날에 한자였기에 새로 지은 건물의 현판을 모두 한자로 달았다. 그 복원차원에서 광화문도 한자로 하니 이해해 달라....”
 
이 분은 우리의 항의방문이 어떤 의미가 있으며, 이 번 일을 잘못하면 얼마나 큰 사회적 물의가 일어나고, 역사에 어떤 기록을 남기게 될지 모르고 장황하게 복원원칙을 중언부언하였다. 그래서 꾹 참고 듣고 있던 나는 천불이 나서 언성을 좀 높여서 삿대질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 우리가 오늘 문화재 복원 원칙에 대한 특강을 들으러 여기 온 것이 아닙니다. 기왓장을 어찌하고, 기둥을 어찌 하는 문제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기와장이나 기둥이나 벽돌 따위는 복원원칙대로 하더라도, 단지 현판만은 光化門이라고 한자 현판을 달지 말고, ”광화문“이라고 한글 현판을 달아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선생께서는 엉뚱하게도 우리에게 문화재 복원 원칙에 대해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딴 특강을 들으러 온 것도 아니고, 그딴 특강을 듣고 있을만치 한가하지도 않습니다. 그딴 특강은 그만하시고 문화재청에서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복원원칙을 만든 전문위원들 명단을 공개하고 아울러 그 동안 회의록 등의 자료를 공개하기 바랍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항의 방문한 목적입니다.”
 
이날 나는 한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고 돌아오면서 다음과 같은 걱정이 들었다.
 
(걱정 1) 복원한 광화문에 “光化門”이라고 한자현판을 다는 것이 좋을까? 그 동안 40년 동안 달려 있던대도 “광화문”이라고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이 좋을까?
 
(걱정 2) 외국 사람들이 光化門 한자 현판을 보면 중국에 온 느낌이 들까? 한국에 온 느낌이 들까? 그리고 한자 현판을 보면 중국 건물을 보는 느낌이 들까? 아니면 한국 건물을 보는 느낌이 들까?
 
(걱정 3) 외국 사람들이 光化門 한자 현판을 보고 “당신네 나라에는 고유 글자가 없습니까?” 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걱정 4) 대한민국에는 한글이란 과학적인 글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한글 현판을 달지 않고 한자 현판을 달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해야 할까?
 
(걱정 5) “광화문”이란 한글 현판을 달아서 우리의 자존심과 민족적 긍지를 마음껏 자랑하는 것이 좋을까? 光化門이란 한자현판을 달아서 과거에 중국에 조공 바치면서 살던 치욕적인 흔적을 온 세상 사람들과 우리 자녀들에게 계속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
(걱정 6) 이미 40년 전에 “광화문”이란 한글 현판을 단 것은 그때 우리나라의 자존심과 긍지를 세상에 공표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 뒤 광화문은 한글 현판을 달고 40년을 지내왔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이제 와서 난데없이 역사를 후퇴키는 것은 몇 명의 전문위원들의 사대근성 때문일까? 아니면 이념적인 문제가 있는 것일까?
 
(걱정 7) 광화문 복원이 어차피 원형 복원이 아니다.  그럴 바에는 세종대왕의 위대한 한글 창체의 정신과 국민의 소망을 담아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은 단순한 골동품이나 문화재 복원 차원을 넘어 새로운 문화 창조요 새로운 역사 창조가 아닐까?
 
(걱정 8)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등 뒤에서 한문자 현판을 단다는 것은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짓일까? 세종대왕을 높이 받드는 짓일까?
 
(걱정 9) 光化門이란 원형 현판이 없어서 구차하게 희미한 옛날 사진을 보고 짜깁기 하여 현판을 만드는데 무려 2억여원을 들인 것이 예산 낭비일까? 예산 절약일까?
 
(걱정 10) 다른 부분은 다 복원원칙대로 하더라도 현판만은 한자 현판을 달지 말고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이 지혜롭고 현명할까? 복원원칙에 사로잡혀 굳이 한자 현판을 달아서 주권 국가의 망신과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걱정 11) 청와대 사람들은 이 명박 대통령에게 진언하여 이제라도 현판만은 한글 현판을 달라고 지시하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한자현판을 달게 내버려두어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안 먹어도 될 욕을 바가지로 먹고 나아가 매년 한글날만  되면 또 욕을 바가지로 먹게 하는 것이 좋을까?
 
(걱정 12) 한자 현판을 달 경우 한글 관련 단체와 애국청년들이 광화문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한자 현판을 떼려고 시도하면 어떤 벌을 내려야 할까? 아니면 애국 행위라고 표창을 해야 할까?
 
(걱정 13) 여론 기관에 부탁하여 한자현판을 다는 것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여론 조사를 하면 한자현판 찬성이 많을까? 한글현판 찬성이 많을까?
 
3.이 땅의 피 끓는 애국 청년들에게 눈물로 호소한다.
 
어느 산에 불이 났다. 불길이 산 전체로 번지면 많은 짐승들이 불에 타 죽게 되었다. 비둘기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는 날개가 있었기 때문에 용케 불길을 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은 날개가 없었다. 비둘기는 날개 덕분에 불길을 빠져 나와 안전하게 되었지만, 동료들이 불에 타죽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개울로 가서 날개로 물을 적셔다가 불길 위에 날개를 털었다. 또 개울가로 가서 날개를 적셔 와서 불길에 털었다.
 
그러나 비둘기 한 마리가 그렇게 해서 사나운 불길을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비둘기는 동료들이 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기가 너무 안타까와서 지칠 줄도 모르고 그 일을 계속했다. 마침내 비둘기는 지쳐 쓰러졌다. 불길은 더욱 사나와졌다.
 
그때 이 비둘기의 갸륵한 마음씨가 하늘까지 전해져서 하늘이 감탄하여 갑자기 소나기를 뿌려 주었다.  금세 불길이 잡히고, 동물들을 다 구했다.
 
그렇다. 내가 한글 동지들과 저 앞뒤 꽉 막힌 관료들과 싸우는 것은 연약한 날개에 물을 적셔와서 산불을 끄려는 비둘기의 처절한 노력처럼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른다. 설령, 우리가 죽을 힘으로 싸운다고 하더라도, 저 두꺼운 관권의 벽을 무너뜨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저 무지한 관료들과 앞뒤 꽉 막힌 관계자들이 우리나라 역사에 가장 위대한 세종대왕 등 뒤에서 세종대왕을 능멸하고 우리나라를 부끄럽게 하는 추태를 막기 위해서 한치도 싸움을 멈출 수가 없다. 설령 우리가 처절하게 패배한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이 싸움의 결과는 이 나라 역사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는 싸우는 순간순간의 찬연한 불꽃에 모든 것을 맡기고 싸울 뿐이다.
 
그런데 한 가지 고마운 것은 어제 SBS TV 8시 뉴스에스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한겨레 신문도 보도하고, 천지일보는 동영상을 올렸고, 인터넷 신문에서도 비중 있게 다룬 것이다. 그 박에도 많은 시민들도 끝까지 싸우라고 우리를 격려해주었다. 이번 현판 싸움은 명분이 훌륭하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하니까 승리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싸우라고 전화로 메일로 격려하여 주는 사람들의 수가 나날이 늘어 가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싸우는 것은 비둘기 한 마리가 개울에서 날개를 적셔 와서 눈물겹게 뿌리는 물방울처럼 나약해서 도저히 저 강력한 권력의 불을 끌 수가 없을지 라도  마침내 비를 부르게 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 땅의 피끓는 애국 청년들에게 눈물로 호소한다.

그대들이 이 싸움에 소낙비를 내리게 하는 비둘기가 되어야 한다. 저 무지막지한 관료들과 권력자들이 세종대왕을 능멸하고 이 나라를 부끄럽게 하는 작태를 즉각 멈추게 하기 위해 이 글을 인터넷 여기 저기 퍼 날라야 한다. 단 한 사람의 국민에라도 더 알려야 하고, 이런 상식 이하의 짓을 하는 권력과 관련자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8월 15일이면 며칠 남지 않았다. 그 전에 이 땅의 수많은 비둘기들이 날개에 기운이 다 빠질 때까지 마침내 지쳐 쓰러질 때까지 이 사실을 온 국민에게 알려야 하고 저 어리석은 짓을 막아야 한다. 만약 저 무지막지한 관료들과 위정자들이 역사에 죄를 짓는 어리석은 짓을 감행하면, 우리는 삼천 궁녀가 하나씩 낙화암에서 뛰어내렸듯이 광화문에 사다리를 놓고 한자 현판을 떼기 위해서 한 사람 한 사람 기어 올라가야 할 것이다.
 
혹시, 청와대나 이 명박 대통령 주위에 세상 민심을 제대로 들을 줄 아는 바른 귀 있는 사람이 단 한 분만 있어도 내가 백발을 휘날리며 광화문 사다리에 올라가는 불행한 사태는 안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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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시인. 한글문화원장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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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광화문 현판 훈민정음체 한글을 지지한다!!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되었던 광화문 복원 공사를, G20 회의를 대비한답시고, 9월로 공기를 당겨놓은 것도 모자라서,
이번에는 8.15 광복절에 맞추어 일반 공개하겠다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목표하에 이번 달(2010년 7월) 말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합니다.
>> 관련 기사 사설: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48706 (천지일보)

그리고ㅡ 이 복원 작업의 마지막 대미, 화룡점정은 현판을 다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현판이 기존에 수십 년 넘게 사용되어 온 한글 현판을 떼고, 원래 조선시대 광화문 현판을 썼던 사람으로
추정되는 훈련원 대장 임태영의 글씨를 기초로 한자로 복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유인 즉, 기존에 쓰던 한글 광화문 현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써 붙인 것이라,
역사적인 의미가 훼손되었다며 원래대로 복원하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이 결정은 2005년,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재임 시절에 결정된 사안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도 한글 단체들을 위시한 많은 뜻있는 분들이, 잘못된 문화재 복원이라며 반대를 했으나, 이 결정은 확정되어
이제 복각 작업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한글학회를 비롯한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에서는 이에 대해,

경복궁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혼과 얼이 서린 곳이며,
한글은 곧 세계 속의 한국을 상징하는 둘도 없는 문화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아래와 같은 성명을 통해서, 새로 복원되는 광화문 현판은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고 이어 받아
<훈민정음체> 의 한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관련 기사 원문 :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48889

저 역시, 개인적으로,  이 주장에 적극 공감합니다...

중국의 수도, 북경을 대표할 때 늘 天安門 한자 현판이 걸린 자금성 정문이 나오듯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장소로는 한글 [광화문] 현판이 걸린 경복궁 정문이 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이에 실제로 <훈민정음체>로 광화문의 액자를 한글로 바꾸면 어떤 모양일까 궁금하여,
부족한 이미지 솜씨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이렇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한자로 복원한다는 임태영의 글씨를 가지고 복원했을 때 어떤 현판이 될지에 대해서는
이미 건축학도인 한 블로거께서 만들어 걸어본 자료가 있어서 함께 비교해 보았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떤 현판이 더 어울리고 좋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자유롭게 댓글 들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진으로 본 광화문 현판의 역사....

    1. 1916년 일제 강점기



     2. 박정희 대통령이 쓴 글씨로 바뀐 그동안의 광화문 현판



                                     < 광화문 복원 공사 과정에서 철거될 것으로 알려진 마지막 모습 >


       3. 문화재청이 원래의 현판 글씨(1916년)로 알려진 임태영 글씨로 복원할 경우를 가상한 현판
          (중량제 님 작업/  출처: http://blog.naver.com/balgunbyul/120099527342 )




      4. 광화문 현판 복원 논의 과정에서 거론되었다는 정조 어필 필체를 가상으로 복원한 모습 (중량제)



    5. 그리고 마지막, 아래는
         문화체육부가 지정한 [훈민정음체] 폰트를 다운받아서 PC에 설치한 뒤,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위에 철거 예정인 박정희 한글 현판위에다 바꿔 써본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 가상 모습입니다.


< 훈민정음체 폰트는 아래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홈페이지를 가시면 무료로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습니다.>
http://www.sejongkorea.org/bbs/board.php?bo_table=font_file

8월 15 일이면 앞으로 불과 채 한 달 밖에 안 남았습니다...
더욱이 공사는 이달 말까지 끝내겠다고 몰아부치고 있답니다...
한 번 건 현판을 다시 떼는 것은 대외적으로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역사가 될 것입니다.


 자, 여러분은 어떤 현판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복판, 그것도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곳이자,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얼이 서린 경복궁의 정문 현판으로 적당하고, 또 마땅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정부가 서둘러서 바꾸겠다고 복각에 들어가 있는 현판의 글씨는 위 그림 중에서 아랫 것입니다.
(실제로 어떤 모양으로 복각되어 나올 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어디까지나 "가상"입니다!!)

아무튼지간에...
이것이 G20 정상회담 유치를 정권의 최대 치적처럼 홍보하고 있는 현 정부 문화 정책의 현주소입니다!
햇볕정책의 포기를 비롯해서 전시작전권 환수 일정도 연기하는 등, 노정권 시절에 결정된 거의 모든 정책들을 거꾸로
뒤짚기에 명수인 현정부가, 왜 유독 이런 논란이 있는 정책들은 그대로 계승하려는 것인지 자못 의아스럽습니다.

[부탁 말씀]

저의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께서는 [페이스북]에 마련한 [광화문 한글 현판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 그룹에
참여하여 뜻과 의견을 모아 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 http://www.facebook.com/group.php?gid=141300639215446


 
 아래는 관련 한글 단체의 성명서 전문이 함께 실린 [환타임즈] 기사입니다.
* 원문 출처 단축 링크:  http://j.mp/bvhySX
"세종대왕 등 뒤에 한자 현판 웬 말이냐!"
한글학회,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광화문 한자 현판'반대 성명
"한글 발전사에 반역 행위로 기록하고 끝까지 싸울 것” 강경 투쟁 예고
 
김인배
한글학회(회장 김종택),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회장 이상보) 등 한글단체는 문화재청이 오는 8월 15일 준공되는 광화문의 현판을 한자로 달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세종대왕 때의 훈민정음 글씨체로 만들어 한글로 달 것을 제안하는 성명서를 6일 발표했다.

▲ 한글학회는 5일 한글회관 건물에 “세종대왕 등 뒤에 한자현판 웬 말이냐!”란 펼침막을 내걸고 한글단체와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이 힘을 모아 한자현판 반대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한말글문화협회
한글단체는 성명서에서 "한글은 경복궁 안에서 세종대왕이 만들었으며, 광화문이란 이름도 세종대왕이 지었다"고 상기시킨 뒤 "한글 현판은 광화문과 경복궁이 상징하듯 위대한 세종대왕과 훌륭한 한글창제 정신이 어린 곳을 보여주는 표시로서 천 마디 말보다 그 상징성과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세종대왕 등 뒤에 한자 현판을 다는 것은 세종대왕과 한글을 모독하는 짓이고 우리 국민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문화재청장은 외국인에게도 부끄럽고 조상에 죄를 짓고 후손에게 원망을 들을 한자 현판 만드는 일을 당장 중단하고 훈민정음 글씨체로 한글 현판을 달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의 요구가 곧 조상의 뜻이며 후손을 위하는 일이고 시대정신이고 책무임을 잊지 말라"면서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한글 발전사에 반역 행위로 기록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경대응 입장을 천명했다.

▲ 14개 한글관련 단체로 구성된 '광화문 한글현판 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대표 이대로)'는 지난 2005년 2월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문화재청(당시 청장 유홍준)이 광화문 한글현판을 떼려는 것을 반대해서 막은 일이 있다.      ©한말글문화협회
한편 지난 2005년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광화문 한글 현판을 떼려고 할 때부터 반대 투쟁에 앞장서고 올해 세 번이나 문화재청에 건의서를 낸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한글학회와 한글단체는 올 2월 초에 문화재청장에게 광화문현판을 어떻게 달 것인지 묻고 한글로 달아야 한다는 건의서를 보냈는데 그 일주일 뒤인 2월 17일에 앞으로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문화재청은 2월 24일 ‘광화문 현판 복원 소위원회’를 열어 '고종 중건 시 현판(임태영 휘호)의 한자 글씨를 기본으로 하되, 유명 서예가들이 합동 참여하여 쌍구모본 방식으로 기존 글씨에 최대한 근접되게 복원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문화재청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앞으로 공개토론과 시위 등 '광화문 한자 현판' 반대활동을 강력하게 펼칠 방침임을 밝혔다. [김인배 기자]

 
 
<성명 전문>
 "새로 짓는 광화문 현판에 관하여 한글단체의 뜻을 밝힌다"
 - 새로 짓는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들은 새로 짓는 광화문 현판을 110년 전 한자 현판 사진을 보고 비슷하게 만들어 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한자가 아닌 한글로 달아야 함을 주장하고 건의한 국민으로서 문화재청의 발표를 보고 실망과 함께 분노를 느낀다. 21세기 한글시대에 여러 사람이 짜깁기하여 만든 한자 현판은 문화재로서나 역사성으로나 가치가 전혀 없는 것이다. 문화재청장은 당장 한자 현판 만들기를 중단하고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 글씨체로 한글 현판을 달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그 까닭을 밝힌다.

1. 한글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이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고 보물이다. 한글은 경복궁 안에서 세종대왕이 만들었으며, 광화문이란 이름도 세종대왕이 지었다. 한글시대에 그 광화문을 새로 지으면서 한글로 현판을 달 때 세종정신과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문화재로서 한자 현판보다 수천 배 가치가 더 크다.

2. 광화문 광장은 서울의 중심이고 얼굴이다. 오늘날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천 년 뒤에도 우리 후손과 외국인이 찾을 것이고 사진을 찍고 관광을 할 것이다. 한글 현판은 광화문과 경복궁이 상징하듯 위대한 세종대왕과 훌륭한 한글창제 정신이 어린 곳을 보여주는 표시로서 천 마디 말보다 그 상징성과 효과가 클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왜 한자 현판이 아닌 한글 현판으로 달았는지 관광객에게 말해 주면 모두 감동할 것이고 오래 기억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세계 으뜸 글자를 만든 문화민족이고 문명국가임을 알리는 광고 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3. 우리는 왜 광화문 앞마당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웠는가!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에서 훌륭한 업적을 가장 많이 남긴 분으로서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조상이고 한글을 만든 분이어서 고마워하면서 그 정신을 되새기고 자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종대왕 등 뒤에 한자 현판을 다는 것은 세종대왕과 한글을 모독하는 짓이고 우리 국민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다.

4. 많은 사람이 한글은 훌륭한 글자라고 말하면서 한글이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지도 못하고 나라에서도 그 곳에 아무 표시도 해 놓지 않았다. 경복궁 안 어디에도 없고, 경복궁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는다. 세종대왕의 후손으로서 부끄러운 일이고 인류 문화 발전에도 거스르는 일이다. 이제라도 경복궁이 세계 으뜸 글자가 태어난 세계 문자 문화 성지임을 알려야 한다. 광화문 한글 현판이 그 알림판이고 표상이다.

끝으로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들에게 묻는다. 문화재를 복원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주고 외국인에게 문화국가임을 자랑하려는 게 아닌가! 그런데 한글이 아닌 한자 현판을 달면 오히려 우리 자존심을 짓밟고 글자가 없어 남의 글자나 섬기는 못난 민족임을 보여주는 꼴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가?

경복궁을 지을 때 이름인 ‘한양’이나 일제 강점기 때 이름인 ‘경성’을 버리고 왜 ‘서울’이란 우리말 이름으로 바꾸었는지 그 의미를 아는가? 우리 말글이 곧 우리의 얼이고 자주 문화국가가 되는 밑바탕이기 때문이며 세종 정신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서 나라가 번창하고 서울이 빛났다. 새로 짓는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다는 것은 시대정신을 살리는 길이며 국운을 살리는 길이란 것을 모르는가!

세종대왕이 오늘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의 동상 등 뒤에 한자 현판을 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필경, 어리석고 못난 후손들이라고 크게 꾸짖을 것이다. 이곳을 찾는 우리 후손도 두고두고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들의 잘못을 원망할 것이다. 문화재청장은 외국인에게도 부끄럽고 조상에 죄를 짓고 후손에게 원망을 들을 한자 현판 만드는 일을 당장 중단하고 훈민정음 글씨체로 한글 현판을 달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가 곧 조상의 뜻이며 후손을 위하는 일이고 시대정신이고 책무임을 잊지 말라.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한글 발전사에 반역 행위로 기록하고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10년 7월 5일
한글학회 회장 김종택․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회장 이상보,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한글문화원 원장 송현․ 한글철학연구소 소장 김영환 ․ 한말글연구회 회장 정재도․ 한국어정보학회 회장 진용옥. 한글문화연대 대표 고경희. 한류전략연구소 소장 신승일




기사입력: 2010/07/06 [18:10]  최종편집: ⓒ 환타임스

 이 문제에 관해 [천지일보]가 보도한 기사와 사설을 아래 옮겨 놓습니다.

한글학회 “새로 짓는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2010년 07월 07일 (수) 15:36:57 김지윤 기자 jade@newscj.com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한글학회(회장 김종택)과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회장 이상보) 등 한글단체는 문화재청이 다음달 15일 준공 예정인 광화문과 관련해 현판을 훈민정음 글씨체인 한글로 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6일 발표했다.

한글단체는 성명서에 “한글은 경복궁 안에서 세종대왕이 만들었으며, 광화문이라는 이름도 세종대왕이 지었다”며 “한글 현판은 광화문과 경복궁이 상징하듯 위대한 세종대왕과 한글창제 정신이 어린 곳을 보여주는 표시로 천 마디 말보다 그 상징성과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글단체는 지난 2005년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광화문 한글 현판을 떼려고 할 때부터 반대했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한글학회와 한글단체는 올 2월 초에 문화재처장에게 광화문현판을 어떻게 달 것인지 묻고 한글로 달아야 한다는 건의서를 보냈다”며 “하지만 문화재청 측은 고종 중건 시 현판의 한자를 기본으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서둘러 한자 현판을 달려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사설] 문화재 복원, 졸속 처리해서는 안 될 일 
2010년 07월 03일 (토) 00:48:07 뉴스천지 newscj@newscj.com
문화재청은 경술국치 100년을 맞는 올해 광복절을 기점으로 원형 복원된 광화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화문은 임진왜란 때 소실돼 1864년(고종 1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으로 다시 옛 모습을 찾았지만 1927년 일제에 의해 또 다시 제 모습을 잃은 뒤 엉뚱하게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복원되는 등 굴곡진 민족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축물이었다. 

이런 아픔이 있었으니 하루라도 빨리 광화문이 복원돼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공기(工期)를 몇 차례 앞당겨 7월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에는 불안감이 든다. 당초 12월이었던 공기가 G20 정상회의에 맞추기 위해 9월로 앞당겨진 것도, 광복절에 공개하기 위해 7월 말로 또 한 차례 앞당겨진 것도 밖으로 보이기 위한 구색 맞추기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공기를 몇 달이나 앞당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 전통건축물 복원에 필요한 공정이 무시될 수도 있는 위험이 전제된다. 여기에 문화재청의 재촉으로 서둘러 대충 작업을 하다 보면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원래 설계도와는 다른 방법으로 복원될 수도 있다. 이러한 행정을 볼 때면 외려 문화재를 지키겠다고 하는 관련 기관들이 일반 국민들보다 문화재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덜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문화재를 민족의 역사와 얼이 담긴 유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직업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문화재는 우리네 문화와 정신이 담긴 유산이다. 이렇듯 소중한 문화재를 아끼고 보존하는 것은 후손으로서의 당연한 도리이자, 우리 후대에 고스란히 물려줘야 할 의무이다. 그렇기에 광화문 복원이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사로 전락돼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졸속 복원해서는 더더욱 안 됨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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