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차를 끌고 집을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전주, "전라북도국제통상진흥원"
거창해보이는 이름의 기관에서 "글로벌 셀러"들을 위한 오후 4시간 오프라인 강의가 예정된 까닭이다.

출발지가 염창역에 가까운 목동이라, 새로 개통했다는 성산대교 지하차도를 한번 타볼까 하다가, 굳이 번거롭게 유료 도로를 이용할 것 까지 있겠나 싶어서, 그냥 안양천 뚝방길을 따라 광명시 쪽으로 향했다. 철산동 지나는 지점까지도 다른 변화가 없다. 예전 같으면 이 즈음에서 안양천 다리를 건너서 서부간선도로 쪽으로 합류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라고 내비가 안내할 법한 지점인데도.. 웬걸, 계속 직진하란다....

"음, 서부간선도로 지하차도가 생기면서 이쪽 길도 새로 정비가 된 모양이구나!" 

직감이 들면서 내리 지하차도로 직진!!
소하리 공장 지대를 거의 지하로 통과한 느낌... 서해안 고속도로는 그 뒤로도 한창을 더 가서야 연결되었는데... 그나마도 얼마 가지 않아 당진~평택으로 연결되는 고속으로 빠져서 조금 더 달리니까 금세 남풍세IC를 이용해서 천안~논산 고속도로로 연결된다. 이 정도라면 대한민국 전도를 펼쳐놓고 남향으로 거의 "직진 코스"에 가까왔다.

공주 정안 알밤 휴게소에서 잠시 하이패스 충전할 겸, 휴식 정차,
전주 현지에 내려가서 합류할 지인들에게 군산 도킹 번개를 때리고서 여유롭게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서울 출발 꼬박 3시간 남짓! 북전주에 도착했고, 내비가 안내하는 대로 "전라북도 경제통상진흥원" 건물을 찾았다.

어잉... 거의 공장 지대에 신축 개발단지 느낌에 훵한 곳,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해서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고, 정작 주변에 점심 요기할만한 식당조차 찾기가 어려워, 차 트렁크에 있던 고구마 칩 한 봉지로 간단히 점심을 대신해야 했다.

오후에 4시간 연속 강의였던 터라, 사실 가능하다면 식사를 챙기는 게 좋았겠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아무튼, 생각보다 참석자가 많은 편이었고, 주제 자체가 "글로벌 셀러" 육성을 위한 3일 과정의 첫날이었던 덕분인지, 참가자들의 구성이 매우 젊었다.

최근의 온라인을 통한 고객 행동 데이터들을 어떻게 추적하고 관리하는지, 구글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지 맛보기와 시연 사이트들을 보여주고, 비교적 깔끔하게 간만의 오프라인 강연을 마무리했다.

들어주는 청중분들의 열기나 호응이 좋으면 강사는 신이 나게 마련이다.
점심 요기도 부실했던 것은 금세 잊어버리고, 신이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보니, 4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다.

뒤늦게 가방을 정리하고 나오는 길에, 점심 제대로 못 챙긴 것을 눈치라도 챈 듯, 교육 진행하시는 분이 샌드위치 두 봉지를 챙겨서 가시면서 드시라 챙겨준다.

지방 강연을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배려와 정감이 있어서 좋다!
그래서인지 나는 틈틈이 생기는 지방 강연 일정이 온라인 강의보다 더 좋다!!

번잡한 서울을 잠시 떠나는 데서 오는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이어지는 저녁 행선지는 군산!!

작년말 교육 인연으로 맺어진 네모선장 네가 추석 무렵에 횟집을 새로 열었다고 하여, 개업 축하 겸 기회가 되면 팔아 줘야겠다고 다짐하던 터라, 저녁 미팅을 전주가 아닌 군산으로 잡은 것이다.
마침, 강의를 했던 곳이 전주 북쪽이었고, 군산으로 빠지는 간선 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아, 군산 도착에 걸린 시간은 불과 40분!

내비가 좋은 나라, 우리나라!!
네모선장 가게 앞에 도착한 시각이 6시가 되기 직전이었는데... 
함께 합류하기로 한 광주 출발 일행이 7시 30분쯤 되어야 도착할 수 있겠단 메시지가 그제서야 들어왔다.

"음... 시간이 한 시간 비는데 그럼 뭘 하고 기다리지?"

멀뚱히 차 안이나 식탁에서 시간을 버리기엔 아까운 마음이 들어, 이왕 군산까지 왔으니 포구의 야경이라도 한번 구경하자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오는 동안 표지판에 자주 나온 "금강하구둑"을 내비로 검색해보니 불과 15분 거리였다.

그래 이 정도 시간이면 왕복을 해도 30분이니, 해지는 일몰이라도 보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차를 다시 돌려 금강하구둑을 찾아 나섰다.
전주에서 군산으로 들어오던 도로를 다시 찾아서 서편으로 10분 정도 달리니까, 금강하구둑 공원이 금세 나타났다...

금강하구둑 위로 지는 석양 노을 풍경

포구의 불빛들이 줄지어 보이고, 바닷 물결 저편으로 휘영청 둥근 보름달이 막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ㅎㅎ. 일몰을 보려고 마음 먹고 간 길에서 월출을 본 셈이다!!
그것도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물결에 어른거리는 모습은 마치 내가 찾아오길 기다리기라도 한듯 여유로왔다.

금강 하구둑 넘어 포구에서 바라본 월출 장면

이래서 정처 없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 즐거운 법이다!!

어디서 어떤 풍경을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르는 세렌디피티 가 늘 기다리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꼭 정해진 계획, 정해진 일정대로 인생 행로가 펼쳐지진 않는다.
수많은 우연과, 수많은 갈림길과, 수많은 순간의 선택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인생길 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새로운 길에는 늘 기대치 않은 행운의 풍경이 숨어 있음을 오늘도 믿고 기대한다.
세렌디피티는 기대하는 이에게 결코 실망을 안기지 않는다!!!

#오늘의 감사일기 553일째_211020. 반겨주는 벗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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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북통상진흥원 글로벌셀러 강의 열공 호응 감사!
2. 군산 금강하구둑에 걸린 휘영청 보름달 구경 해피!
3. 군산 네모선장네, 행복한농장 후배님 배려에 감사!
4. 광주서 전주서 달려와 함께해준 제자벗님들 감사!

#백일백포_028. D-72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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