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밤이 지나면, 2021년도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오늘밤은 무척이나 기분이 흐뭇하고 좋다.
이유는? 생각지도 않았던 수입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전 신논현역 강남교보 뒷쪽 투썸플레이스!
새로 출시하는 제품이 있어 와디즈 펀딩을 앞두고 온라인 마케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한 부부를 만나서 2시간 넘게 코칭을 마치고 함께 점심을 나눴다.
교보문고 들러서 책 한권을 사고는, 지인이 운영하는 인근 SKT 대리점에 들러 새해 비즈니스용 세컨드 폰을 하나 장만한 뒤에 집으로 돌아와 밀린 일거리 목록을 정리하던 참이었다.

오후 4시나 지났을까, 느지막한 시간에 벤처 시절부터 직장생활을 같이 했던 절친 후배 동료 하나가 갑자기 전화를 해왔다. 연말이니 연례적인 한해 안부 인사겠거니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서로 근황을 나누며 수다를 떨던 참인데, 갑자기 전화기로 들려온 말...

"이사님, 계좌번호 하나 보내 주세요!"

수 년이 넘어서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이 후배에게 많지 않게 빌려준 돈이 있었다. 2백도 안되는 작은 돈이라 다시 받겠다는 생각은 진즉에 사라진 돈이다. 형편이 좋아져서 해가 가기 전에 갚겠단다.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 돈이지만, 상대방이 갚겠다고 하면 받는 게 좋다고 보기에 반갑고 기꺼운 마음으로 계좌번호를 알려 주었다.

이체가 되었으려니 생각하고, 전혀 수입 예상 목록에 없던 돈이라, 받을 액수 그대로 아내 통장으로 이체해주고, 정산 차 통장의 입금 내역을 다시 확인해보니, 웬걸, 내가 빌려주었던 돈에 1백만원이나 더 들어와 있었다. 이건 아닌데 싶으면서도 상대의 마음이 그렇다면 굳이 되돌려줄 일은 아니다 싶었다. 추가로 들어온 금액도 다시 가계 생활비 통장으로 토스해 이체해주었다. 영문을 모르는 마눌님은 생각지 않은 공돈이 생겼으니... 그냥 싱글벙글...
나로서는 어차피 받겠다는 생각을 이미 접은 돈이라, 가계 생활자금으로 보태는 게 전혀 아깝지 않은 돈... 정말 어렵고 힘들게 일해서 번 돈으로, 그래도 잊지 않고, 마음의 빚을 덜어낸 후배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왔다.
사실 나 역시 남에게 빚지고는 늘 마음이 불편한 축에 속하는지라, 빌린 돈은 언제 어떻게든 꼭 갚아야 하는 성격이다. 내 인생에 한 때 비즈니스적인 판단 실수로 근 1억 가까운 돈을 빌려만 주고 한푼도 회수하지 못한 아픈 이력이 있다. 형식은 빌려주는 구조였지만, 내용상 내 나름의 투자 결정이라 생각한 탓에 "투자 실패"로 간주하여 굳이 다시 받을 돈이라 여기지 않은 지 오래다.
문제는 이 때 빌려줬던 돈의 절반이 내 돈이 아니라 집안, 형제나, 다른 후배의 돈을 빌어서 마련한 돈이란 점이다. 집안이나 형제간에 꾼 돈은 어찌어찌 갚았는데, 한 후배에게서 빌린 2천만원은 근 10년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도 갚지를 못하고 있어서 해마다 가계 정산을 마칠 때면, 마음의 빚으로 남겨두고 또 한 해를 넘기곤 한다.
그런 마음의 짐을 내 스스로 늘 갖고 사는 터라, 작은 돈이지만 갚지 못하고 미안해 하는 심정을 충분히 공감하기에, 그 짐을 떨어냈을 때의 뿌듯함이나 홀가분한 심정 또한 잘 안다. 지금이야 마음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은 삶이 많이 체화되어서 크게 불편함을 못 느끼지만, 한창 생활이 어려워 "카드 돌려막기"를 하던 시절에는 빌려준 그 돈 몇 푼도 아쉬워서, 혹시 갚아줄 여력이 되는지를 슬쩍 물어봤던 적이 딱 한 번 있었던 후배다.
후배가 이자 아닌 이자까지 붙여서 입금을 해준 것은 아마도 내가 어려워 상환 부탁을 했을 때 바로 갚아주지 못했던 미안함을 대신하기 위한 게 아닐까 미루어 짐작된다. 그런 때문에 지금은 친구나 지인들이 돈 부탁을 해올 때면, 받겠다는 생각 없이 생활에 지장이 안될 금액 한도 안에서 기부하는 마음으로 그냥 주고 만다. 도울 능력이 안되는 금액은 깔끔하게 거절한다. 친구 간에 '빌려주고 돌려받는' 돈 거래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게 굳어진 철칙이다.
생각지 않은 공돈 덕에 마음이 넉넉해진 터라, 어제밤에는 그동안 꾸준히 마음으로 보살펴준 지인분들 몇이 생각나서 대여섯 군데 신년맞이 선물을 주문했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은 사실 내가 당해보면 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준 만큼, 어디선가 돌려받게 되어 있다.
이생에서 못 받으면 후생에 돌려 받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그래서, 공덕 중 가장 큰 공덕은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라 말씀하셨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19252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를 의미한다. 보시는 불교의 육바라밀(六波羅蜜)의 하나로서 남에게 베풀어주는 일을 말한다. 이 무주상보시는 『금강경』에 의해서 천명된 것으로서, 원래의 뜻은 법(法)

encykorea.aks.ac.kr

무주상 = "상에 머무름이 없는" 보시...
'상에 머무른다' 함은 '마음 속에 기억하고 남긴다'는 뜻으로, 불가에서 표현으로 치자면 "집착"한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베풀 때, 내가 너에게 베풀었다는 생각을 갖는 자체가 나와 남을 분리하여 내 재산과 네 재산을 가르는 것으로 "중생 만물일체" 의 불교사상에 맞질 않는 것이다. 애당초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자타불이(自他不二)" 를 인정한다면 베풀어도 베푼 것이 아니니, 그냥 주고 받는다는 생각 자체를 갖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그렇지만 무주상보시 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사람의 수준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결코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보통 상식을 가진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로 여겨지곤 한다.
그렇지만 해마다 불우이웃돕기 사례들만 생각해보라. 얼굴이나 이름을 남기지 않고 몰래 기부를 하고, 성금을 내고 사라지는 많은 분들이 여전히 주변에 존재한다. 그런 분들의 삶이 바로 이같은 무주상보시의 숱한 증거 사례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가르침을 그냥 아는 데서 그칠 뿐, 삶의 실행 지침으로는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
수년 만에 생각도 안했던 공돈이 생기면서 새삼스레 '무주상보시'의 의미까지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날이다!

사흘 남은 2021년, 코로나로 인해 벌써 꼬박 두 해째, 오늘도 살얼음판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분들이 참 많다.
어려운 주변 이웃들 한번 더 되돌아보고, 형편 닿는대로 나누고 보태는 세밑 새해맞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

#오늘의감사일기 622일째_211228. 드뎌 세컨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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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의 득템 둘, 책한권 & 새폰 하나! 애니파 감사!
2. 초보 마케팅 입문자 코칭, 안타깝고도 새삼스러워!
3. 수년만에 신용카드 결제업체로 가맹점 새로 가입!
4. 받을 생각 없이 수년 전 빌려줬던 돈 되받아 감사!!


#백일백포_097 D-3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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