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 믿기지 않는 비보를 접하고, 참으로 착잡하고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누르며, 몇 번이나 눈시울을 적셨는지 모릅니다.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이들 간에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분명

엇갈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인간 노무현에 관한 한, 좌든 우든

정파와 견해를 떠나서 그가 걸어온 인생 역정과 숱한 말들 속에 깃든 진정성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하리라 봅니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들에 대한 진실성을 끝내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습니다.

좌우 정견과 동서 지역을 떠나 대다수 국민들이 고인이 된 그를 눈물로 기리고

자발적으로 추도하는 이유는 그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가치의 진실함을

알고 또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시는 분의 추모제마저도 촛불시위가 무서워 무력을 동원해 막아야만 하는

치졸한 정권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졸렬한 정치 검찰에 의한 타살임이

분명한 마당에, 아직도 살아있는 입이라고 노무현을 비웃으며 남은 돌덩이를

던지는 이들의 몰상식과 무모함에 대해서는 참으로 가련한 연민을 느낍니다.

 

집권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는 30년에 걸쳐 독재 정권들이 쌓아 올린
정경유착, 권언유착의 결과물이라 할
무소불위의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고자

기득권 세력의 도전에 맞서 무던히도 줄기차게 싸웠습니다. 검찰권력은 물론

이고 언론권력과 정면대결을 불사했고, 심지어는 청와대 자신의 권력조차도

앞장서 내려놓고,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자 시도했습니다.

 

비록 스스로도 원치 않았던 부동산 경제정책의 실패로 인해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정작 국민을 깔보는 도덕성 없는 무리들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마는

커다란 오점을 남겼지만, 역사의 후퇴는 결코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믿습니다.

 

2009 5 23일 아침!

대통령 노무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완성이라는 커다란 숙제를 우리들 모두

의 가슴 속에 커다란 멍에로 지워두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그 숙제를 얼마나 지혜롭게, 또 얼마나 빨리 풀어낼 것인지가 이제 살아 남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요, 국민 모두가 함께 떠안아야 할 큰 빚입니다.

 

주말, 오랜만에 블로그 한 페이지를 열고, 아픈 마음으로 그를 보내는 짧은

조문에, 진혼의 노래 한 곡 올렸습니다.

마음 함께 하고픈 분만 클릭해 주십시오!!







 

  

우리들 마음 속의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

( 1946. 08. 06 ~ 2009. 05. 23 )

 


짧은 삶, 굵은 마침표 하나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당신에게
우리 모두는 방조자요, 타살의 공범들입니다.

 

당신을 칭송하며 따르던 이들에게도
혹은 당신의 진심을 헐뜯고 폄훼하며 비웃던 자들에게도,
지금 비록 당신은 갔지만,
당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오롯이, 그리고 영원히 살아 남을 겁니다.

  

진흙탕 뻘을 뒤로하고 피안의 땅으로 떠나는 당신의 지친 걸음길에
아픈 마음, 타는 가슴으로 진혼의 노래 한 곡 향 대신 올립니다.
막가자는 사람들 없는 나라에서, 부디 고이 잠드소서...


 

>> 인간 노무현을 기리며 다시 보는 그의 초심(初心) 동영상 "노무현의 편지" <<



>> 동영상 출처: http://blog.naver.com/wmaneger/110025495646 <<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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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없는 평화는 양들의 침묵일 뿐입니다
.

한국사회는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교만과 탐욕의 노예가 된 어리석은 통치자에게
더 이상 사람의 길
, 생명의 길, 사람의 길을 찾아달라고 부탁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되찾읍시다.
 

 

--- 2009. 2. 2 주님봉헌축일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설명절도 지난 기축년의 입춘날, 포근한 아침입니다.

오랜만에 일찍 나와 PC를 켜고 뉴스들을 살펴보니, ”강호순, 나는 사이코패스”
“'용산' 새총, 골프공 160여 m 날려” 따위의 헤드라인들 사이로,
슬그머니 “용산 참사에 대해 경찰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검찰의 논리들을 들이밀고 있군요…

제도권 언론들의 문제를 회피하는 비겁함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뭉쳐야 한다는 뻔한 논리로 어느새 권력 앞에 납작 엎드려 기는 자들의 비열함을 꾸짖으면서 지난 주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국민들 앞에 내놓은 시국선언문의 끝자락을 옮겨둡니다.

http://blog.naver.com/letsgo99/20061373064



국민과 서민에 대한 애정을 이른바 '가진 자'들에게서 기대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아마도 우리의 희망이 너무나 순진하고 어리석었던 탓일 겁니다.
부시가 떠나가기도 전에 우리는 MB라는 보기만 해도 짜증이 솟아나는 초상화를
매일처럼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말할 겁니다. 나도 사랑한다고…. 애정이 있다고… 누구보다도 잘해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청와대 뒷동산 인왕산에 올라 광화문의 촛불집회 모습을 보면서 “아침이슬”을 노래한 대통령이라니,
속으로는 실제로도 그러고 싶어할 겁니다.
문제는 사랑하는 방법이겠지요…
그 방법을 모른다는 것일 거구요…

 그에게는 국방이나 나라의 안보는 어떨지언정,
군사공항을 옮겨서라도 제2롯데월드 같은 서울의 랜드마크를 심어놓는 것이 더 상징적인 업적이고,
경제살리기의 지름길이라고 생각되는 모양입니다.

환경이야 어찌 되었든 아이티 인프라나 바이오 인프라를 깔기에도 모자란 돈을
60-70년대 개발독재 시절처럼 그저 땅 파고 삽질하는 데 올인하는 것이
경제 부흥의 토대라 생각되는 모양입니다.

윤도현의 비유마냥 이 민족을 가난과 배고픔에서 해방시킨 구세주마냥 박통을 닮고 싶어하는 모양이지만, 하는 짓은 전두환 군사독재보다 더 심한 독단에 철권통치를 시대착오적으로 강행하고 있으니,
참으로 문제인 것이지요….

며칠 전 대학 서클의 신년모임이 있어 만난 한 친구는,
대구 사람을 남편으로 얻어서 명절때마다 “시아버지랑 정견이 달라서 의견충돌을 빚었는데,
이번 설날에는 그 시아버님조차 “노무현만도 못하니 이 일을 어쩔꺼나” 하고
오랜만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하더군요….

과연 누구 탓일까요? 

누구를 탓하면 지금, 나의 죄, 우리의 죄가 면해질 수 있을까요?

국가권력과 공권력의 힘을 스스로 내려놓는 대신에 전국의 땅값 집값을 올려놓아 버림을 받은
노무현 전 '좌파정권'을 탓해야 할까요? 
투자은행의 방만한 운영과 경쟁력을 상실한 자동차 산업 등의 구제를 위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달러를 찍어내어 세계경제 위기를 자초한 미국의 오만함과 무식함을 탓해야 할까요?

동의하지 않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이 모든 사태가 결국은 우리 스스로의 죄이자,
나의 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죄값을 치르고 있는 셈이고요. 그것도 아주 아프고 진하게 말입니다.

한 나라 민주주의의 척도는 결국 그 나라 구성원인 국민들의 민주주의 수준에 달렸다는 말이야말로
진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일하지도 않는 자식들을 위장취업시켜놓고 월급을 받게 하는 도덕 개념이 없는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대통령에 뽑아 앉힌 죄이고,
짓지도 않는 농지에 영농보조금을 타먹는 고위관리들을 용인해 온 우리들의 죄이고,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론에 빠져서 대책없는 자유무역과 몰가치한 세계화에 대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따라가면서, 비판은 하면서도 다른 경쟁력의 원천을 찾아 키우지 못하고
하늘만 쳐다봐온 우리들의 죄값을 아낌 없이 치르는 것이겠지요….

예나 지금이나 그래서 민주주의의 수업료는 비싼 법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수업은 우리에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진행형인 듯 싶습니다.

제가 요즘 유학과 관련한 분야에 종사하다 보니, 아이들의 장래교육이나 청년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로 해외로 나가는 모습들을 실감나게 느끼고 있습니다.

입학금과 등록금이 없어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심지어는 자살을 하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저 역시 이 나라의 교육철학이나 시스템을 어떻게든 바꿔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우리 애는 이런 환경에서 교육시키지 않고
외국으로 내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솔직한 현실이니까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과연 어디에서부터 이 빗나가기 시작하는 우리 사회와 역사의 물줄기를 조금이라도 다시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입춘대길’ 이라는 말이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고 허허로움만 더해서 답답한 심사를 메일로 쏟아 봅니다.


하지만,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지요. 후퇴가 있으면 전진이 있을 겁니다.
지금의 퇴보와 역행이 당장엔 분노어리고 울분스럽지만, 그 분노의 힘을 모아,
더 크고 확실한 진보를 위한 추진력을 다져야겠습니다.
흐트러지고 나태해진 마음을 다시 다지고 우리 스스로를 고난 속에서 재훈련시키는
소중한 시간으로 삼아야겠습니다.

비즈니스 관계에서 대화의 주제로 가장 금기하고 피하는 것이 바로 정치나 종교 문제라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제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것을 피해갈 수가 없네요.

촛불집회의 현장이 되었든, 온라인 아고라나 블로그의 한 구석이 되었든,
행여 제 이름이나 모습이 어른거리더라도 너무 철없다 여기지는 말아 주십시오…

우리나라나 우리 사회가 위기라고 생각되면 그게 누구이든, 어느 자리에서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방법으로 행동하고 참여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철학이요, 살아온 지혜니까요….

모두들 늘 건승하시고, 어려운 난국을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새해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정권이 조금이라도 제 정신을 빨리 차릴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뭐든 해보시는 한 해가 되시기를 희망합니다. 
 

2009년 입춘날 아침에...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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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무자년을 보내는 에피소드 하나... 조회(29)
때때로 메일 | 2008/12/22 (월) 11:44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어제는 일요일.  모처럼 산행 대신 빈 사무실에 나와 앉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즌이라 이런저런 잡념을 추스려 볼 겸 업무자료를 훑어보고 있는 중인데, 휴대폰이 울리더군요. 시골 초등학교 동기 녀석이었죠.  "워쩐 일인겨?" 하니 허허 웃으며, "그동안 빵(!)에 좀 다녀 왔네" 하데요...
 
70-80년대 대학생활 중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 언저리에 있어본 이들에게는 ""이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은 용어지요. 빠리바게뜨같이 먹는 빵이 아니라, 범죄인이나 정치사범들을 가둬 두었던 감옥, 그러니까 구치소나 교도소의 '감방'을 줄여서 흔히 '' 이라는 은어로 불렀으니까요....저 또한 두어 차례 빵을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따금씩 대학 동기나 선후배들과 얘기를 나누거나, 젊은 팀원들하고 소주라도 한 잔 나누면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줄라치면 제 입에서는 요즘도 심심치 않게 이 빵이라는 용어가 튀어나오곤 합니다.
 
그러니 '빵에 다녀왔다'는 말은 '징역살이를 하고 나왔다'는 말인데, 표현이야 어찌 되었든 이 고향 동기녀석이 전화를 해서 징역을 살고 나왔다는 얘길 스스로 하는 것을 보면 어떤 면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털어 놓아도 스스럼이 없을 만큼 제가 편한 상대인 모양입니다.  
용건인 즉, 지난 여름에 제게서 빌려간(?) 돈을 갚을 터이니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는 거였습니다.  
 
이 친구가 뜬금없이 전화를 해온 것은 올 6월말께였습니다. 가벼운 음주운전이 재수없게(?) 잘못 걸리는 바람에 200만원 가량 벌금이 나왔답니다. 자기 사정이 벌금을 낼 처지가 못되고, 그렇다고 몸으로 때우려니 마침 장이 안 좋아서 고생 중이라, 벌금의 절반 정도만 대신 내 달라는 부탁 전화였죠.
 
이 친구는 운동을 함께 한 정치범 동지가 아니라, 폭력 전과가 화려한 주먹패 출신으로 시골 동기들조차 한 자리에서 대하기 거북스러워하는 친구입니다. 징역살이에는 제법 이골이 난 친구라 사실 이런 일로 전화를 해온 건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이유도 아닌 음주운전 벌금으로 내야 할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는 말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굳이 빌려줄 필요가 있을까 고민도 잠시 했지요. 그 때는 저 역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새로 시작하던 시점이라 자금 형편이 평소보다 더 어려웠던 때였으니까요.
 
그렇지만, 제 아무리 깡패 출신에 음주운전 벌금일지언정 그래도 불알 친구라고 믿고 손을 벌리는 초등학교 동기의 부탁을 모른 채 뿌리치고 싶지는 않더군요. 그 친구는 돈 생기면 꼭 갚을 터이니 빌려달라고 했지만, 애초 돌려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그냥 없는 통장을 털어서 부탁한 액수의 절반만을 챙겨 주었더랬습니다.
 
아마도 나머지 금액을 마저 빌려줄 사람을 찾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빵엘 다녀왔다는 말은 결국 남은 벌금은 그냥 징역으로 대신 치르고서(흔히들 하는 표현으로 '몸으로 때우고') 나왔다는 뜻이었던 셈이죠. 징역살고 나온 걸 축하할 일은 아니지만, 빌린 돈을 갚겠다는 그 친구의 한 마디가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못받을 거라 생각했던 돈을 받을 가능성이 생긴 때문이 아닙니다. 비록 전과로 인한 별이 몇 개인 친구일망정 이 친구가 자신이 어려워서 손을 내밀었을 때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그 의리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준 데서 친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금일수 하루에 5만원씩을 벌금으로 인정해주는 현행 법률에 따르면 사실 50만원이래봐야 기껏 열흘 어치의 자유값밖에 되지 않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 사회가 직장을 잃고 실업 상태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는 하루에 4만원입니다. 몸은 자유롭지만 일할 자유가 없는 실직상태에서 그것도 한시적으로만 받을 수 있는 4만원의 실업 일당과, 몸은 자유롭지 않지만 징역에서 노무로 상쇄받는 하루 5만원의 징역 일당의 가치에는 과연 얼마 만큼의 차이가 있을까요?
 
사실 그 친구가 돈을 꼭 갚으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설령 영영 못 갚더라도 절대 서운해하거나 실망하진 않을 겁니다.  왜냐면 그 친구에게 저라는 존재가 자신이 정말 어려울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친구로 인정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의 작은 도움을 잊지 않겠다는 그 친구의 마음을 이미 확인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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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뭅니다. 흔히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꼭 정리하고 넘어 가라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친구나 가까운 지인들 간의 빚이나 돈 문제지요... 해를 지나도 못 받은 돈일랑 아예 못 받는 것으로 잊어 버리고 맘에서 털어 버리세요. 혹시라도 갚을 량이라면 당장은 어려워서 해를 넘길 망정 언젠가는 꼭 갚겠노라고 말로라도 다짐을 전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또 다짐해두는 것이 서로의 우정이나 믿음에 실망이나 불신을 남기지 않는 삶의 지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경제가 많이 어렵습니다. 여기저기 도산하는 업체들도 많고, 아마도 그런 까닭에 빌려준 돈을 못 받는 사례도 그 만큼 늘어날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해서 꿔온 돈을 못 갚고 이 해를 넘기는 분은 혹시 안 계신가요?  마음으로는 미안해 하면서도 차마 언제 갚겠다고 말하기에는 책임지기 힘든 것 같은 부담감에 말을 못하고 계신 분이 혹 계신가요?

사람에게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은 약속에 대한 믿음입니다.  흔히들 친구간에 돈 빌려 주지 말고, 친척간에 보증서지 말라고 하지요....돈도 친구도 모두 잃는다고요.  제 경험상,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준 사람들 간에 사이가 멀어지게 되는 것은 빌려준 돈을 못 받게 되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든 책임지고 갚으려는 의지가 의심될 때 받게되는 배신감 때문에 발생합니다. 무책임한 상대방에 대해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믿었던 자신의 믿음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혹여 주변에 친구의 돈을 꿔놓고 못 갚은 분이 계시다면 올 해가 가기 전에 꼭 말씀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어떻게든 갚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노라고! 올해가 안되면 내년, 내년이 안되면 그 다음해라도, 살아있는 동안 언젠가는 벌어서 꼭 갚겠노라고!  

아마도 그 말이 상대에게는 가장 기분 좋은 연말 선물이 될 것입니다. 왜냐면, 그리하면 돈을 꿔주고도 못받은 그 친구는, 비록 당장에 돈은 잃을 지언정 친구는 잃지 않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2008년 송년과 2009년 새해맞이 인사를 겸해 오랜만의 [때때로메일]로 안부인사를 대신합니다....

지난 한해 동안 보살펴 주시고 도와주신 주변 분들
, 그리고 하늘의 힘으로 또 새롭게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지혜를 키워나갈 수 있는 2009년이 되시길 빌며무엇보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2008년 12월 22일   최 규 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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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8.7.9)] 코스모스 사이로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합니다... 조회(169)
때때로 메일 | 2008/07/10 (목) 04:46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새해 맞아 인사 드린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절반이 훌쩍 흘러가 버렸네요...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밤잠을 설치게 하는 계절입니다, 그간 모두들 건강하신지요...

다소 뜻밖일지 모르지만, 지난 5월말로 한국리더십센터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홍대 쪽 극동방송 바로 밑, 6호선 상수역 네거리에 새 일터를 마련한 지 벌써 한달 째입니다. 사무실이 집에서 한결 가까워진 덕분에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자전거로 사무실을 오가고 있답니다.

보이시나요? 위쪽 사진 배경 쪽으로 길게 성산대교가 가로지른 모습...
고유가 탓인지, 웰빙 바람 덕인지, 요즘 자전거 이용인구가 부쩍 늘어나면서 고수부지 강변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시민들이 늘어나니, 둔치 이곳 저곳 공터들도 울긋 불긋 꽃단장이 한창입니다.

제가 자전거를 시작하는 곳은 공항로가 끝나면서 노들길로 이어지는 양화교 인공폭포 바로 아래,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 지점입니다. 여기서부터 성산대교를 거쳐 양화대교에 이르기까지 군데군데 원추리며 코스모스, 장미 꽃밭들이 조성되어, 하루가 다르게 주변 풍광이 달라지고 있답니다. 지금은 원추리 꽃봉오리와 때이른 코스모스가 한창인데, 좀 더 있으면 해바라기도 곧 눈에 뜨일 듯 싶네요...


 1. 원추리꽃이 피었습니다....

요 며칠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가 극성이지요
...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맛을 무엇에다 비해야 적절할까요
?
참으로 오랜만에 도시에서 사람 사는 여유와 맛을 느낀다고 하면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출퇴근길에 즐기는 풍경 한 컷 더 보실래요?
코스모스가 한창인 강변 자전거 도로의 모습입니다. 가을이 아닌가 착각될 정도로 만개했지요
...

주변 풍경이야 그렇다손 치고, 무슨 바람이 불어서 한동안 잘 다니던 직장을 접었을까 궁금해하실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아서, 그냥 말 없이 넘어가기에는 제 귀가 가렵네요...
2002 6월부터 리더십센터와 인연을 맺고 지난 5월말까지 근무를 했으니, 꼬박 6년을 채운 셈인데요... 초기 2년여의 웹플랜 생활을 빼더라도 한국리더십센터에서만도 근 4년을 일했으니, 제 삶에서 다른 어떤 직장에서보다도 오래 머무른 셈입니다.
오래 묵은 직장을 정리한다는 것이 그리 손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 결심의 배경을 메일에다 소소하게 나눌 여지는 없을 것 같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센터에서의 6년 기간이 제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고,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시야를 갖게 해준 중요한 분기점이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리더십센터에서 일하면서 만난 분들께 참 고맙단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 교육 과정을 통해서 만나 뵌 클래스 동기분들도 그렇고, 또 업무상 비즈니스 차원에서 만난 새로운 고객사 분들도 그렇고, 제 삶의 분기점에서 꽤나 많은 영향과 변화의 동력이 되어 주셨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제일 큰 행운 중의 하나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것임을 새삼스레 확인했던 기간이기도 합니다.

여자든 남자든 보통 나이 서른 다섯에서 마흔 줄에 이를 무렵이면 인생의 하프 타임을 통과하면서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크게 한번 재평가를 하게 되는 고비를 맞게 되곤 하지요. 흔히들 삶의 후반전을 맞이하는 과도기라고들 말씀하시는데, 제 경우에는 돌아보면 그런 시기가 바로, 리더십센터랑 인연을 맺었던 초반기였던 듯 싶습니다.

나이로 치면 서른 일곱-여덟 무렵이었지요...  리더십센터에서 리더십과 관련한 교육을 받으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새롭게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불교를 만났고, 더 나아가 노장사상과 유교까지... 마치 물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동양철학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가더군요...

제가 리더십센터에서 마지막에 힘을 기울였던 일이 [해리슨 어세스먼트] 라는 개인 행동역량 진단 시스템에 대한 한글화 및 국내 마케팅이었는데,  이 툴에 정성과 애정이 많이 가는 것도 어찌 보면 이 진단도구의 많은 내용들이 서양의 심리학 이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보다 근원적으로는 동양의 음약 철학의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을 겁니다....

경위야 어찌되었건, 나이 마흔 넷에 또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합니다!!  직장으로 치자면, 사회생활 약 20년 중에 열두 번째 직장이자, 제가 이사 신분으로 지분을 갖는 주주로 참여하기로는 두 번째 직장이로군요.  10년 전 초기 벤처 시절에 만났던 동지 두어 명과 다시 한번 뜻을 뭉쳐서, 평소 꼭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었던 웹 비즈니스 쪽에 도전장을 디밀었습니다.

든든한 자금줄을 배경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삐까 뻔쩍하게 빛나는 테헤란로의 고급 오피스도 아닙니다.  벤처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작은 도시락에 라면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아직은 뭐 하나 풍족하게 폼 잡으면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닙니다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그림만은 작지 않습니다.

세상에 맘처럼 손쉽게 풀리는 쉬운 사업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다만, 뜻이 있고 꿈이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당장은 무보수도 좋다며, 즐겁고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사업을 시작한 것이냐고요??



 2. 유학업계의 옥션, 어학연수 시장의 G마켓을 만들어볼 작정입니다!


새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장 조사차 자료들을 찾아보니, 작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해외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위해 외국으로 떠난 사람들의 수가 공식 집계만으로도 약 23만 명에 달하더군요...

미국이나 캐나다 뿐만 아니라 호주-뉴질랜드, 요즘엔 동남아나 남아공까지, 유럽 식민지로 영어권에 편입되어 있는 나라면 지구촌 어디든지, 한국인 특유의 개척 정신으로 대륙을 가리지 않고 밖으로 밖으로 나가고 있더군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살 길은 역시, 인재 양성을 통한 지식산업의 고도화밖에는 없을 겁니다. 핀란드가 노키아 덕분에 전 인구의 절반이 먹고 살고, 이스라엘이나 잉글랜드가 신흥 IT 강국으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두뇌 양성을 위한 교육의 성공이 밑바탕에 깔려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공식적으로 23만 명이면 비공식 집계는 더 많겠지요. 이들이 소비하게 되는 학비나 생활비만 해도 약 5조원에 가까운 시장이 형성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작년도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사교육 시장의 규모가 33조원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따져보면 그것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니까 결코 적은 시장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요...

 "
미친 소, 미친 교육, 미친 정부! "

아직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촛불 집회의 대표적인 구호 중 하나지요...

물론, 사교육비 33조는 정신 나간 과소비라 할 수도 있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다만  이같은 교육 투자 열풍이야말로 우리나라가 그나마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생존권 확보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늘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교육 투자 자체를 막기보다는, 어차피 돈을 쓸 거라면 그 돈을 좀 더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쓰게 해야 한다는 점이겠지요...

자립형 사립고를 100개를 더 만들겠다는 발상이나, 예산도 인력도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영어몰입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나서는 발상이나, 지극히 가진 자들의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파생되는 헛다리 짚기가 아닌가 싶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얼마 되지 않는 특목고 출신들이 이미 상위권 우수대학을 장악하고, 나아가 정치 경제계는 물론 법조계에 이르기까지 특권 그룹을 형성해 가면서, 교육 기회의 차별을 통해 사회 계급의 재생산 구조가 정착되어 가는 실정인데...

그런 마당에, 이런 추세에 기름을 부을 정책만 늘어 놓으니, 학비를 대지 못하는 서민들은 대책없는 무한경쟁에 휘말리다가 내 자식 잘 가르쳐보겠다는 희망마저 박탈 당할 지경입니다. 어긋난 교육시장의 흐름에 하나의 탈출구로 해외 조기유학이나 연수를 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기러기 아빠 인생이 남의 얘기가 아닌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이지요...   

아무튼 그 와중에 유학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당연히 유학 업계 내부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과 추세라면 이쪽도 결국은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유리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쪽이 이길 것이고, 그러자면 유학사업이나 어학연수 시장 또한 온라인 오픈 마켓을 통한 경쟁 체제가 도입되는 것이 불가피한 경로라고 판단되어, 과감하게 "유학업계에 옥션이나  G마켓 같은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초스피드로 사이트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 www.uhakn.com )

부언하자면, 유학이나 해외연수를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주변의 추천이나 알음 알음 소개를 통해서 제한된 정보만을 갖고 가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서, 어떤 학교/어학원의 어떤 프로그램을 취급하는 유학원이든 자유롭게 들어와서 각자가 자신의 상품(프로그램)을 올려 홍보/판매하고, 유학을 원하는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진 사이트나 유학원들을 일일이 뒤지고 돌아다니며 상담을 받는 대신에, 오픈 마켓 한 곳에서 다양한 상품을 골라서 선택하거나, 혹은 자신의 조건을 미리 올려놓고 다수의 입찰 제안을 받아서 그 중 가장 잘 맞춰진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유학 역경매 시스템을 제공하는 컨셉입니다.

사이트 오픈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인데, 140개가 넘는 유학분야 사이트 중에서 3~7위권의 방문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이 시장이 가능성과 잠재력 만큼은 있어 보입니다.  제가 합류한 한 달 동안 추가로 유학 사업 경험을 갖춘 파트너들을 추가로 영입하고 합류시키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 준비를 마친 터라, 이번 주 금요일(11) 오후에는 조촐하게나마 개업을 신고하는 개소식을 가지려고 합니다...

어차피 오프라인 점포 장사가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주로 만들어지고 돌아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무실보다는 사이버 상의 웹사이트가 더 멋지고 편리해야 한다는 점이 새롭다면 새로운 점이지요... 미비한 상태이지만, 혹 시간 여유가 되시는 분들께서는 개소식에 함께 자리해 주시면 더 반갑겠고요,  혹 지나다가라도 들러 주시면 시원한 냉수 한 컵은 푸짐하게 대접하겠습니다.  장도를 빌어 주시고 성원을 보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혹시라도 찾아오실 분들을 위해 약도 페이지 링크 붙여 드립니다...
http://www.uhakn.com/uhn/co_info/intro.php
(6호선 상수역 2번 출구로 나와 홍대 방향으로 올라오시면 바로 3번째 건물입니다!)


3. 월급쟁이를 벗어나고 싶은 분께 강추하는 책 한권, [4시간]

혹시 최근에 서점을 들렀다가 베스트셀러 판매대에서 이 책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제가 회사를 정리하고 나오면서ㅡ 이제는 정말이지 월급쟁이 생활을 벗어나야겠구나 하는 결심과, 또 어쩌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심어 주었던 책입니다.  해서 후배들에게도 꼭 읽어보라 권해주고 왔더랬지요....

티모시 페리스라고, 저자는 이름도 생소한 친구입니다. 책 쓴 때가 스물 아홉이라니,  우리 나이로 쳐도 갓 서른 밖에 안 된 젊은이랍니다.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백만장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자!"

다소 당혹스럽고 가당찮아 보이지만, 이런 도전적인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책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게 단지 슬로건이 아니라, 지은이가 실제로 자신의 잔머리를 이용해서 실현하고 있는 자전적 기록이라는 데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참으로 약아빠지게도 온라인으로 새로 창조되는 글로벌 지구촌의 불평등 조건과 시장 현실을 교묘하게 활용하여, 머리만 잘 굴리고, 실천을 감행하기만 하면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세세하게 증명해 보입니다.

전체적인 컨셉을 요약하자면, 굳이 회사 차리고, 사무실 내고, 직원 채용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하려고 하지 말자는 겁니다.ㅡ 자신은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기획하고, 취급 아이템을 선정하고 소싱하는 역할만 하면 그 뿐이고, 모든 업무 프로세스의 실무는 외주나 계약 인력을 사용하여 아웃소싱을 할 수 있도록 개인 온라인 비즈니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면, 개인 비서는 인도에 있는 비즈니스 지원 서비스 업체에 맡기고, 취급상품의 배송 처리는 모두 생산자 또는 중간 유통업체에게 맡기고, 자신은 그것이 돌아가는 시스템만 관리하면 된다는 식이지요.  조금은 이상적인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일기도 하지만, 실제 자신이 그렇게 비즈니스를 구축해서 일주일에 4시간 일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있다 하니 더 할 말이 없지요...

물론 아웃소싱 기반이 잘 갖추어진 미국 같은 거대시장을 상대로, 또 영어가 자유롭게 통하는 조건에서 만들어진 비즈니스 시스템이니까, 국내 환경에서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가능할런지, 혹은 시스템이 얼마나 제대로 구축 가능할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머지 않아 우리도이런 조건의 비즈니스 환경이 충분히 구현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는 십분 공감할 만 합니다.

그리고 돈과 시간이 생기면 삶이 매우 지겨워질 수도 있다는 위험을 지적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즉 돈이 목적이 아니라,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무엇에 가치로 두고 어디에 투자하고 살 것인가를 찾는 것이야말로 더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지적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혹시 지금의 월급쟁이 생활이 도통 갑갑하고 지겹고 견디기 힘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시라고 권할 만한  재미있는 책입니다.  다만 약간의 현실 감각과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4. 창문 넘어
어렴풋이 생각이 나겠지요....


제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창문 쪽으로 의자를 돌리고서 그 자세로 디카의 셔터만 누른 장면입니다. 창밖 뒷편으로 일반 주택 몇 채와 그 너머로 위브 아파트가 한두 동 보이고, 그 위로는 드넓은 하늘이 펼쳐집니다.

오늘처럼 맑게 갠 하늘에서 시원한 바람이 쏟아지는 날도 물론 좋지만, 장마철 엷은 비구름이 끼어 있을 때의 차분한 하늘도 나쁘지 않습니다.

지하철 상수역이라면 조금 낯설게 들리시겠지만 양화진 절두산 성지와 당인리 화력발전소의 커다란 굴뚝이 바로 맞은 편으로 바라보이는 위치입니다. 통풍이 잘 되는 5층 짜리 건물의 3층이라 집에서보다 사무실에서 일보는 게 더 마음이 한가롭습니다...

덕분에 요즘은 일요일도 느지막이 자전거로 출근해서 사무실에서 일을 보다가 여유롭게 퇴근하곤 합니다.

이런 여유가 좀 오래 되었으면 좋으련만, 정부는 "3차 오일쇼크" 랍시고 매일처럼 비상시국 타령 하면서 경제 위기의식 조장에만 앞장서고 있고, 여당의 높은 양반들은 미국산 쇠고기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면 시식회를 즐기고 계십니다...

그 와중에, 조중동 불매운동을 주도했다는 죄목 아닌 죄목으로 다음 아고라 카페의 운영자들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는 가당치 않은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마치 제가 지금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만큼 시간이 20년은 거꾸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20여 년 전 6월의 거리, 쏟아지는 최루탄과 사과탄, 지랄탄 속에서 목이 쉬도록 "독재타도"를 외치던 그 시절이 "저 청한 푸른 하늘"을 보면서 자꾸만 떠오르는 것은 어찌된 까닭일까요?

그리고 불현듯 김창완 님의 그 노래도 생각이 납니다.  
"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요~~ 가버린 날들이지만....."

문제는 그렇게 잊혀지고 가버려야 할 과거의 악몽들이 지금 눈앞에 되돌아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21세기 인터넷 강국에서 바야흐로 "집단지성"이라는 새로운 사이버 민주주의가 꿈틀대며 싹트는 마당에, 그 흐름을 20년 전으로 돌리려는 우매한 검경찰과 위정자들, 그리고 수구 언론들의 짜고치는 고스톱 장단의 한심하고 시대착오적인 작태 앞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기 힘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 맛있는 미국 쇠고기 판매 응원하려고, 식당 사진까지 연출을 해서 신문에 실었다구요.... 그래서 더더욱 조중동은 안 봐야겠습니다.  조중동을 먹여 살려주는 광고주들이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악감정은 없지만가급적 안 먹고, 안 입고, 안 사주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식구들에게 슈퍼에 가서 라면 살 때도 신라면 대신 삼양라면 사 갖고 오라 합니다....

저처럼 소박한 소시민들, 평범한 국민들이 왜 이런 불매운동이나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앞장서고 참여하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과, 그 힘의 원천을 정치하는 사람들은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민의이고, 백성의 뜻은 곧 하늘의 소리니까요...

어린 중고생 소녀들이 시작한 쇠고기 촛불 집회의 소중한 뜻은 우리가 다함께 조중동을 극복하는 날 비로소 그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진실에 귀를 막고, 애써 사실을 외면하며, 철 지난 이념 대립 조장과 빨갱이-주동자 논리를 다시 꺼내 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이들의 의도는 이제는 좀 더 끈질긴 장기전으로 극복해야 할 시점인 듯 싶습니다.


후텁지근한 무더위와 지루한 장마 끝에는 그래도 한 줄기 시원한 가을바람이 우리를 반겨줄 겁니다.
무더운 계절, 건강 유념해서 챙기시고, 올해 세우신 뜻 중간 점검도 한번 해보시지요. 늘 평안하십시오!

2008 7 9,  성하(盛夏)의 계절에 ㅡ  初心 최규문  올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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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8.2.4)] 2008년 입춘대길, 얼어붙은 나뭇가지에도 새봄은 오겠지요...


때때로 메일 | 2008/02/05 (화) 17:33

조회(191)
안녕하세요?  최규문입니다... 

2008년 새해를 맞은 지도 성큼 한 달이 가고, 낼 모레면 무자년 새해를 설날로 맞게 되는군요.  모두들 건강하시지요?
작년 세모에 한계령 칼바람을 맞으며 설악을 올랐을 때, 세상이 온통 하얀 눈꽃에 덮여 있더군요. 제 폰카로는 저 청량하고도 맑은 하늘 빛이 도무지 담아지질 않아 같이 갔던 회사 동료가 찍은 사진을 한 컷 빌려왔습니다.
찬바람과 추위에 배터리마저 얼어 붙어, 사진 몇 장을 찍기도 전에 폰이 다운되기 일쑤여서, 풍경은 그득한데 사진은 몇 장 남기지 못해 무척이나 아쉬운 산행이었습니다...



1. 얼어붙은 나뭇가지에도 봄은 오지요...

자연의 아름다움 뒤엔 늘 그 자연의 무서움 또한 함께 도사려 있지요. 한계령에서 오른 설악은 일단 능선에 오르기가 무섭게 소청을 지나는 길은 물론이고 중청 산장에 이르기까지 내내 꼭대기의 칼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몰아치던지, 산에서 얼어죽는다는 것이 이런 건가 보다 싶은 실감을 뼈속 깊이 안겨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바로 겨울산의 매력이고 유혹이라는 것 또한 제대로 알았습니다.

하여 웬만하면 내년에도 한계령 설악을 다시 한 번 가볼 참입니다... 저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 위로 새하얀 성에처럼 달라붙은 빙목 가지들의 모습을 잊을 길 없어, 그 유혹의 손길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신기하지 않습니까? 겨우 내 저리 얼어붙었던 얼음 가지 위에도, 계절이 가고 봄이 오면 또 다시 새 움이 트고, 푸른 새 잎이 돋는다는 것이...

어제는 북한산엘 올랐다가 내려오는 바위에서 신발이 미끄러져 사정 없이 돌바닥에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지금도 엉덩이가 얼얼하고 제대로 앉아 있기가 어렵습니다. 왼쪽 골반 쪽으로 조금만 움직일라치면 근육이 땡겨오는 것이, 이제는 등산화를 새로 바꿔야 한다는 결심을 굳히게 했지요. 유비무환이라고 하건만, 사람이란 늘 어리석어서 꼭 이렇게 사고와 아픔을 겪고 나서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삶을 되풀이하곤 하지요. 그동안에도 몇 번 바위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신을 갈아야 한다고 느끼면서도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신고 바꾸지 하면서 버티다가 기어코 어제 일을 당한 셈입지요...

이 바위용 등산화(릿지화)를 구입한 것이 2003년 봄이던가, 근 5년은 꼬박 신어서, 그 동안 저와는 정이 많이 든 녀석입니다. 덕분에 설령 말 못하는 물건이라 할 지라도 산행의 고락을 함께 했던 벗의 수명이 다했음을 느끼는 것은 마음이 아픈 일입니다...  다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산 것이든 물건이든 모든 사물에는 자신의 수명이 있는 법이니, 때가 되면 헤어지고 새 짝을 맞는 것도 또한 살아가는 법칙이려니 싶습니다...

새봄, 얼어붙은 나뭇가지의 새 움틈과 새 등산화로의 교체가 어찌보면 다르면서도 또한 어찌 보면 같은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어서, 생명 가진 것과 생명 없는 것이 과연 얼마나 다른 차이가 있을까 하는 물음을 한 번 더 던져 봅니다.



2.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리고 <비상(飛上)>을 보셨는지요?

만화라면 모를까, 스포츠를 다룬 영화가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더욱이 프로야구나 프로축구도 아닌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을 다루어서, 과연  승산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었는데, 우연히 지난 겨울방학 중에 가족들이랑 보러 간 영화의 예고편으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ㅡ 아! 저 영화 재밌겠다, 꼭 봐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더랬습니다.
그래서 막 개봉하던 주말에 방학 중이던 해인이를 얼르고 꼬셔서 같이 극장엘 갔지요. 처음엔 은퇴한 주인공이 생활고에 시달리며 남편이 진 빚 독촉을 대신 받게 되는, 다소 폭력적인 장면에서부터 시작된 탓인지, 아이는 영화를 시작부터 불편해 하더니, 중간 쯤에는 지루해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시합이 시작되고 화면이 액티브하게 전개되는 순간부터 비로소 약간 빠져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체 관람 가]라는 등급이긴 하지만, 12세 미만 초등학생들이 보기에는 역시 조금은 어렵겠다는 느낌입니다. 러닝타임도 120분을 꼬박 넘기기 때문에 그 정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구요. 오히려 아이랑보다는 부부간에 함께 손잡고 보는 편이 애정을 돈독히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설하고, 어렸을 적 초등학교 시절에 저는 책을 좋아하는 대신 운동을 즐기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형은 공부도 곧잘 하고 운동까지도 잘 하는 편이어서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이쁨을 받았더랬습니다. 그 때 형은 핸드볼 학교 대표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언제인가는 전체 군 대항 학교간 대회에 참가했었고 저도 그 경기들을 구경하면서 열심히 응원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사실 핸드볼은 직접 현장에서 지켜 보면 농구에 버금갈 만큼 역동적이고, 순간적인 판단과 수비 공격의 교체가 신속해야 하는 거친 스포츠입니다. 좁아 보이는 코트이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거의 쉴 새 없이 전 공간을 누벼야 하는 터라, 플로어가 거의 땀으로 적셔질 만큼 격렬한 스포츠이고 몸싸움에 따른 부상도 매우 자주 발생하는 경기지요. 얼마 전에 우리나라 핸드볼 남녀 국가대표팀이 아랍(쿠웨이트) 쪽의 불공정 심판으로 인한 탈락 위기에서 영화만큼이나 극적으로, 일본과의 재경기를 통해 중국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도 새롭게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25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올 설 연휴 주요 추천작 중 하나로 떠오른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은 그것이 주는 감동 못지 않게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감동은 그것이 단순히 만화적인 허구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실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어이없는 심판의 횡포로 인해 다 이긴 게임을 빼앗기는 통한의 실화를 담았다는 사실과, 그들이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어낼 때까지 누구도 이 스포츠를 눈여겨 보아주지 않는다는 현실에서 오는 사실감에서 기인합니다.
보통 아무리 감동적인 영화라 해도, 끝나는 엔딩 자막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마련인데, 정말 모처럼만에 이 영화는 자막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가기 멋쩍었습니다. 왜냐면 그 엔딩 자막 부분에서,  영화가 아닌 실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눈물겨운 경기 장면과, 육성 인터뷰, 그리고 그들이 겪어야 했던 설움에 끝내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감독의 인터뷰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 실제 장면들 하나하나가 가슴 찡한 공감으로 깊이 새겨지기 때문이지요...
 반면 영화적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감독의 의도이긴 하겠지만 스포츠 자체의 박진감과 흥미성보다는 그들의 삶에 대한 투시가 영화의 배경을 너무 많이 압도한 느낌이라서 다소 껄끄럽습니다. 스포츠로 생계를 유지해야하만 하는 선수들의 비참함을 강조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결승전을 앞두고 자살을 시도하는 남편 때문에 마지막 시합을 앞두고 공항으로 떠나야하는 주인공의 모습 등은 극적 긴장감을 높이려는 시도였겠지만, 만화적인 설정을 느끼게 하여, 실화가 갖는 감동을 오히려 퇴색시키는 요소가 되어버린 듯한 아쉬움을 남깁니다.

스포츠는 그 자체가 갖는 극적인 요소 때문에 사실 극적인 요소를 일부러 덧씌우려고 하지 않아도 감동을 주는 측면이 강합니다.
단적인 예로,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장외룡 코치가 이끄는 인천팀이 창단 신생팀에 변변한 스타도 없는 상태에서 최하위 약체팀이 될 거라던 항간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 버리고,그들만의 강한 조직력과 승부근성으로 일약 K리그 준우승까지 거머쥐는 과정을 담담하게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담아낸 100분짜리 영화 <비상>은 그런 면에서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과 무척 대비해볼 만한 영화입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 선수교체는 없다!"는 포스터 문구가 말해주듯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조직력과 서로에 대한 믿음 하나로 끝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의 투혼을 보면서 오히려 다큐멘터리가 왜 극영화의 감동을 이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영상물입니다.
이번 설 연휴, <우리 생애....>를 못 보신 분이라면, 그 영화와 더불어 <비상>이라는 영화 또한 꼭 한 번 보십사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예? 개봉도 제대로 안했는데, 어디서 다운받을 수 있느냐고요?
http://www.boxfile.co.kr/index.php?mq=clubfile&qstr=%BA%F1%BB%F3.Fly.Up&formimage1.x=17&formimage1.y=9
 
[클럽박스] 에서 다운로드 받는 방법 아시는 분은 위의 링크를 클릭하여 다운 받으시기 바랍니다... 
 


3. 책 두 권- <하이퍼포머>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연말 연초에 걸쳐서 해를 교대하면서 읽었던 책 중에서 두 권의 내용이 사뭇 달라서 대비가 되어 소개해 드립니다.

하나는 이른 바 "성과에 따른 보상과 평가"라는 기존의 성과관리 시스템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 "평가를 하는 사람도 평가를 받는 사람도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을 지적하는 책-<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이고,
다른 한 권은 조직 속에 속한 개인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려면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관리해야만 이른 바 "고성과자"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는가를 약간의 소설적 구성을 통해서 나름 도식화를 시도해본 <하이퍼포머>라는 책입니다.

자신이 처한 조직 속에서의 위치나 성과주의에 대한 입장에 따라서 두 책에 대한 평가나 공감 여부는 많이 차이가 나리라 봅니다.  다만, 두 책의 문제의식에 대해서만은 일견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소개해 올립니다. 

앞서의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는 책은 개롤드 마클이란 사람이 지은 것으로 갈렙엔컴퍼니라는 컨설팅사에서 옮긴 책입니다. 나름 양서만 만든다는 교보문고에서 출간한 것을 보면 롱런해서 팔린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한 듯 싶습니다.

이  책은 "성과 평가 시스템을 운영해서 득보다 실이 크다면 운영을 중단하면 되지, 성과평가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에드워드 데밍 박사의 인터뷰 코멘트를 가지고 글을 시작합니다.

데밍 박사는 1980년대를 관통하면서 현대 품질 경영의 선구자로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는 분인데, 그런 그가 내세운 "기업 혁신의 14가지 원칙" 중에서 유독 한 가지 사람들이 쉽사리 동의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예외적인 원칙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앞서 인용한 바와 같이 "성과관리 시스템"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시여겨 일말의 의구심도 갖지 말아야 할 것으로 알고 있는 이른 바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개념과 철학을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논의조차 금기시되었던 원칙, 그것을 문제삼으면서, 과연 우리가 만병통치약처럼 당연시여기고 있는 성과주의 평가 방식이 과연 누구를 행복하게 하고 있는가를 저자는 정면으로 문제제기하면서 책을 시작합니다.

성급하게 결론을 소개하자면, 사람들을 등급화하거나 서열화하여 그것을 성과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 급여나 보상체계에 곧바로 연동시키는 시스템은 실제 의도와는 달리,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정보가 "객관적 평가" 자료라고 믿고 싶어하는 [인사관리 담당자]들 외에는 아무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왜 기존의 성과관리 시스템이 저성과자는 물론이고, 고성과자에게도 불만을 갖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평가를 하는 상사나 관리자도 결코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지를 저자는 실제 조직들의 많은 역설적인 현실 사례들을 들어서  성과관리 시스템의 "투입 대비 산출"이 원천적으로 플러스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냅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성과와 보상을 전혀 무관한 것으로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과평가를 위한 등급화와 서열화 평가 방식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 시스템을 변화시킬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기존의 성과관리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촉진형 코칭" 이라는 새로운 성과 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물론 이 시스템은 "관리"라기보다는 "육성" 쪽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지원 시스템>입니다. 평가를 받는 개인이든, 평가를 하는 관리자든 모두 <성과관리>가 당초 목표했던 원래의 목적과 문제의식으로 되돌아가야만 비로소 문제의 답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입니다.

내용이 다소 철학적인 깊이가 있어서 설명이 좀 길어졌지만, 우리들이 왜 <성과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원래의 목적과 의미를 근원적으로 되짚어보게 한다는 점에서, 조직의 경영자나 관리자들, 특히 구성원들의 잠재역량과 자질을 일깨워 궁극적으로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고민하는 경영자라면 필히 한 번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반면, <하이퍼포머>라는 책은, 이와는 반대로, 성과주의의 표본을 보는 듯한 책입니다. 우량 영업부서에 새로 배속받은 이수호 대리가 고성과자 조직 속에 속해서 스스로 고성과자들의 문화를 체득해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기가 무엇인지를 새 하이퍼포머 팀장의 코칭을 받아서 깨달아간다는 내용입니다.

약간 어설픈 소설 형식으로 꾸며져 있어서 조금은 상투적인 냄새가 나지만 하이퍼포머의 원칙과 역량을 심플하게 담아내려 애를 썼다는 측면에서는 의미있는 책입니다.

본문은 크게 3부로 구성되는데, 
1부는 도입 격으로 문제의 핵심을 목표관리 차원에서 짚어보고, 2부에선 성과경영의 프로세스와 형식에 관해 설명하고, 3부는 하이퍼포머의 핵심역량에 대한 주제들을 소개합니다.

각 부의 스토리 말미에는 해당 주제와 연관된 테마 정리 챕터를 별도로 두어서, 1. 하이퍼포머의 5가지 핵심가치,  2. 하이퍼포머가 추구하는 성과목표 프로세스  3. 하이퍼포머의 5가지 핵심역량을 차례로 제시합니다.

사실 스토리는 버리고 이 정리 요약 챕터만 발췌식으로 읽어도 저자가 전달하려는 주제는 거의 전달된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이 책에서 굳이 기억에 남는 말을 찾는다면, "팀장을 가장 우선적인 나의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상사 또한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보고, 그의 니즈를 찾아내어 만족시키라!"는 것인데, 어쩌면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우리가 조직 속에서 감성적으로는 제일 하기 싫은 일이 바로 그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며칠 전에 본 LG경제연구원의 [대한민국 직장인의 리더십 진단]이라는 연구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에서 리더십을 둘러싼 상사와 직원들의 관계 인식을 되돌아보면 "상사를 고객으로 모시라"는 말이 좀처럼 설득력이 생기지 않는 표현이라는 것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 이 논문 보시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 참조하실 것, 회원 가입 필요!)
http://www.lgeri.com/management/organization/article.asp?grouping=01020200&SEQ=393


4. [특별 초대] "단 해리슨" 박사 방한 초청 세미나에 모십니다!


재작년에 심하게 고생했던 목-어깨 결림 증세가 작년에도 별반 나아지지를 않아서 지금도 여전히 고질적인 목-어깨 근육 통증을 겪고 있는데요...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위 사진의 단 해리슨 박사가 개발한 <해리슨 어세스먼트> 라는 개인 행동역량 진단 도구 한글화 작업에 매달리느라 목과 어깨를 혹사한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연초에 근 3-4개월 동안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PC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번역 작업에 매달려야 했거든요...
아무튼 그 고생을 한 덕분에 작년에 오픈을 한 서비스가 바로 <해리슨 어세스먼트>라는 진단도구입니다. 마침 오는 2월 21일(목)에 그 개발자를 직접 초청해서 이 진단도구가 어떤 것인지, 또 조직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한 강연을 하게 되었기에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초대합니다. 도대체 무슨 툴이길래,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한글판을 개발한답시고 그 생고생을 사서 했을까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더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참가자 분들께는 직접 진단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므로 일단 참가하시면 투자한 이상의 값어치를 분명히 가져가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해리슨 어세스먼트>는 예전에도 잠시 소개해 드렸지만, [인성+직무적성]을 한 번의 설문 조사로 알아보는 다목적 진단 도구입니다. 단지 MBTI 나 DISC같은 진단 도구마냥 [성격 유형검사]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직무나 맡은 직책(Position)에 비추어 내가 지닌 성향이나 선호, 흥미 등등의 특질들이, 과연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작용할 것인지를 예측해주는 [성과에 기반한 직무 적합성 진단 도구]입니다.
따라서, 진로나 커리어 패스를 정하기 앞서 이 진단 도구를 활용하면 자신의 경력 관리에 그 만큼 도움이 될 수 있고, 조직에서 보자면, 특히 이직율이 높은 직종에서의 채용 도구로 도입할 경우, 매우 효과적인 선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지요. 또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진단을 통하면 각자의 잠재능력이나 개인적인 자질을 개발하기 위한 육성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내 주기 때문에, 개인(셀프) 코칭용 진단도구로도 매우 유용하고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직접 체험해보고 테스트해보면 최선이겠지요.. 값이 비싸서 선뜻 응해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초청 강연에 참가하시는 분들께는 여러가지 무료 진단 및 할인혜택을 드리므로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더 상세한 내용이나 참가자 혜택을 보고 싶으신 분은 위 사이트 링크를 눌러서 신청해 주시면 특별히 자리 챙겨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께 2008년을 여는 데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이 입춘 이랍니다...  금방 또 봄이 오는 것이겠지요.  내일 모레면 설 명절인데요...
지난 번 때때로메일로 추석 인사를 드린지 한 계절이 훌쩍 넘어서야 신년 하례와 더불어 안부 인사 올립니다.
모쪼록 올 한 해, 뜻하신 모든 소망 이루시고 더 크게 성취하는 한 해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

댁내 평안과 행복이 가득한 무자년 새해 맞으시길 거듭 축원합니다
!!

2008
2 4,  설날 인사를 겸해ㅡ  初心 최규문  올림.


Posted by 렛츠고
,
[때때로메일(07.9.15)] 디-워는 미국 하늘로 승천할 수 있을까? 조회(351)
때때로 메일 | 2007/09/16 (일) 02:24

안녕하세요
?  최규문입니다... 

모두들 별고 없이 건강하시지요?
아열대를 연상케 할 만큼 기승을 부리던 늦더위가 아침저녁으로는 기운이 꺽이는 듯 싶은 한편, 풀벌레 소리 가득찬 가을 밤에 이르러서도 더위의 여진이 완전히 가시질 않는군요...

날씨야 어떻든 분명한 것은 그래도 여전히 계절은 가고, 명절은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푸른 하늘은 늘 말이 없지만, 계절의 흐름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자연의 정직함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선사해준 제일 중요한 가르침이 아닐런지요?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소식이 뜸하거든, 요즘 무척 바쁘게 사는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직장을 옮기거나 신상에 일이 있었으면 이런저런 핑계로 벌써 안부를 전해드렸을테니까요... 



1. 말없는 자연, 요란한 세상...

모 교수의 가짜 학력 문제로 일기 시작한 논란의 불씨가 점입가경입니다. 학계에서부터 이어서 연예계로 다시 사설학원가로 전파되길래 공인들의 학력 위조 풍조에 경종을 울려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데 의미있는 일이겠다 싶어서 내심 바람직한 일이라 여겼는데, 웬걸... 채 한 달도 못되어, 가짜 학력 문제는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눈앞에는 '성상납' 운운하며 흥미거리 위주의 섹스 스캔들만 남게 되었으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에 앞서 눈앞에 펼쳐진 형상은, 평소 점잖치 못한 언행으로 보수 언론들과 날을 세워온 청와대가 제 발등을 찍은 격입니다. 황색저널을 방불케 하는 언론의 자가당착은 개인의 누드사진을 전면에 실어가며,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끌고 들어가기에 이르니, 이쯤되면 "정권과 언론을 가릴 것 없는 지도 권력층의 총체적인 도덕성 실종" 사태라 아니할 수가 없겠습니다. 얼마나 더 스스로 망가져야 정신을 차릴까요?

정말이지, 작금 우리 사회 주류의 "추태"는 도를 넘어서는 느낌입니다. 대통령은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내뱉다가 자기 발등을 찍고, 국가 대계를 책임져야 할 공직자들은 여인네 품에 빠져 허우적대고, 진리를 본 보여야 할 대학총장은 거짓말을 꾸며대고, 정의를 사수한다는 법원은 경제 비리며 보복 폭력으로 잡혀들어갔던 재벌 총수들을 우스꽝스러운 '사회봉사활동' 명령에, 병보석으로 내보내는 판결을 뻔뻔스럽게도 내려대고 있으니...

이래서 드라마나 영화보다 '실제'가 더 실감나고 재미있습니다. 문제는 연쇄 살인이나 3류 조폭 영화를 보더라도 적어도 마지막 결말부 쯤에 가면, 최소한 권선징악적인 결론이 나곤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런 권력층의 각종 스캔들이며 사건들은 스토리는 비슷한데, 왜 유독 결론은 권선징악이 아니라 거꾸로 "권악징선(權惡徵善)"으로 흐지부지 막을 내리느냐는 것입니다. 픽션이 아니기에 재미가 있고, 싸이버가 아니기에 더 큰 스트레스를 선사합니다.

국민들에게 재미와 짜증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 죽일 놈의 "도덕 불감증" 드라마 시리즈는 도대체 어디에서 생겨나고 몇 시즌에 가서나 그 막을 내릴런지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들이 있겠지만, 제 생각 같아서는, 무엇보다도 역사와 미래를 보는 눈, 즉 "철학의 빈곤" 에서부터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6.25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불과 50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고속 고도성장을 통해 당당히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해온 자랑스러운 우리 조국, 대한민국, 커뤼아!

정치권이나 언론이 무슨 쇼를 하든 말든 묵묵히 새로운 기술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연구개발 인재들과 산업 전사들, 개끗한 핵융합 기술을 이용한 인공태양, 나노급 메모리 개발을 선도하는 최첨단 반도체, 액정을 넘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필름, 단독주택까지 제공되는 100메가급 광랜 등등.... 이따금씩  IT 관련 뉴스나 광고들을 접하면서 정치뉴스를 함께 보노라면 '19세기 정치'와 '21세기 과학'이 공존하는 "다이나믹 코리아"의 역동성에 멀미가 납니다.

그러나 아직도 선진 OECD 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과 선진국의 60%대 수준에 머무르는 노동생산성 수치를 보자면, 양적 성장은 있었으되 그것을 뒷받쳐줄 삶의 질, 정신수준은 뒤따라주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철학의 부재가 초래한 예견된 한계인 셈이지요. 당장 목구멍의 배고픔은 면했으나 그 사이 우리의 머리와 가슴, 정신과 마음은 자라지 못해서 '몸만 자란 아이' 꼴이라고나 할까요...

5년만에 다시 맞는 대선의 계절, 내년 초에 새로 출범할 정권은 제발이지, 우리가 공히 인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의 기준과 철학적 원칙을 가진 권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덕성과 투명성을 핵심가치로 삼고 "빽 투 더 베이직!", 즉 기본원칙이 지켜지는 사회 만들기를 우선 과제로 삼았으면 싶습니다.삶의 가치에 대한 철학이 배제된 기능적 실용주의-머리속은 텅 비어도 배만 부르면 그 뿐-이라는 개발시대적 사고 틀로부터 이젠 좀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나를 내려놓고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자세가 아닐까요?  몇 년이 지나도, 혹은 같은 길을 반복해서 가더라도 변함 없이 늘 그 자리에 서서 우리를 반겨주는 산과 계곡, 바위돌 하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샘물 한 줄기... 2년여 동안 꾸준히 산행을 하면서 "말없는 자연의 꿋꿋함과 한결같이 변함 없는 모습으로부터 우선 나를 돌아보고, 변치 않는 세상의 원리와 이치"를 배우곤 합니다..  

잠시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세상의 풍진이 참으로 허깨비 같은 것일진대...  
어찌 이리도 힘들게들 다투며 으르렁대며 사는 것인지요... 



2. <디-워>는 미국 하늘로 승천할 수 있을까...

지난 주말 오랜만에 짬을 내서 집사람과 함께 단골 영화관에 가서 여름 내내 미뤄오던 <디-워>를 봤습니다. 어린이 수준에 맞춘 가족 오락물이니까 아이랑 봐야 마땅했을 터인데, 아이는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게 낫다고 해서 어른인 저희 부부만 보러 갔더랬습니다. (실은, 딸아이가 일요일 아침 <동물농장>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어딜 가자고 해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저는 피 튀기고 살 잘리는 잔혹한 하드 고어나 귀신들 늘어붙어 꿈자리 사나운 호러물만 빼면 그외에는  장르는 가리지 않고 즐기는 편입니다. 그런 제가 국민 중 800만이 보았다는 영화를 한 달 가까이 보지 않고 미뤄둔 것은 제 나름 꽤나 인내심을 발휘한 셈입지요...


아무튼 영화를 보고 난 저나 집사람의 한 마디 총평 왈 이랬습니다;
   " 뭐 저 정도면 잘 만들었네...
    도대체 누가 돈만 쳐들인 졸작이라고 그렇게 흠을 잡은 거야? "

저희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계속되는 혹평과 이에 대한 논란을 염두에 두고 미리 기대 수준을 낮추어 간 덕분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영화에 대한 제 나름의 평가 기준으로 보자면, 온 가족이 함께 두 시간 동안 별 부담 없이 즐기면서 시간 때우는 용으로는 비교적 잘 만들어진 편이고, 방학시기에 맞춰 아이들 호기심을 자극해 마케팅을 펼친 것도 매우 적절한 영화 홍보전략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각에서 심형래 감독의 의도된 눈물 짜내기와 애국심 자극 마케팅을 문제삼기도 했는데, 그것은 스크린쿼터제 사수를 위해 우리 영화계가 보였던 애국심 자극 퍼포먼스에 비교해보자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공격인 것 같구요... 저 는 과연 미국 상영본에서도 아리랑이 엔딩 뮤직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를 잠시 고민했을 뿐입니다.

진중권 씨나 몇몇 감독들을 위시해 영화에 대해 방구 꽤나 뀐다 하는 여러 분들이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숱하게 쏱아 왔으니 거기에다 제 의견을 굳이 보탤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조선시대 성곽을 배경으로 외계 로봇군단과 벌어지는 전투 장면이나, 별 초능력도 없는 여주인공 하나를 잡으려고 반지의 제왕급 괴물 군단들이 총 출동하는 다소 어이없는 설정에는 실소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날 에일리언이나 스타워즈류의 괴물과 로봇들만 보아오던 우리들에게 이무기와 용이라는 동양적 소재를 이 만큼 실감나는 비주얼로 만들어내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디-워>는 한 번은 충분히 봐 줄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디-워>를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시면 작품 완성도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고 국내 컴퓨터 그래픽의 기술적 완성도를 확인하시는 차원에서라도 한 번 꼭 보셔서 천만 관객 돌파에 일조하시더라도 돈 아까와 후회하진 않으시리라 확신합니다. 얼마 전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든가, "언제까지 디워를 씹고만 있을 건가"를 주제로 쓰인 글을 한 편 읽었는데, 제 생각과 거의 같아서 아래에다 그 기사 중 한 토막과 링크를 옮겨드립니다.
한 번 읽어보시길....

  ".....우린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이 드는 <디워>를 보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린 벌써 영화의 본고장 미국에서 하늘높이 승천하는 이무기를 상상하고 있다. <디워>를 미국 하늘에서 용으로 승천시키는 일, 그게 감독 심형래가 할 수 있는, 한국 관객들에 대해 할 수 있는 진정한 보답이다."
http://news.media.daum.net/entertain/movie/200708/06/ohmynews/v17692223.html  (전문 기사 링크)

드디어 오늘, 현지시간으로 9월 14일, 미국에서 <디-워>가 개봉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미국에서도 좋은 성공을 거두어 그 동안 소재 부족으로 명절 때면 주구 장창 야구 방망이에 칼잡이 조폭 영화나 양산하고 있는 국내 영화계에 조금이나마 경종을 울리는 자기 각성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심감독의 말마따나 한국 영화도 세계인을 대상으로 만들 수 있고 또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디-워>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증명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워 파이팅! 심감독 파이팅입니다!!

미국에서 <디-워>의 승천과 더불어 <화려한 휴가> 또한 이번 추석 명절을 통해 천만 관객 돌파!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광주 항쟁, 혹은 '광주 학살'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1984년 대학을 입학하면서였습니다. 83년까지 학내에 상주하던 짭새(사복경찰)들이 교문 밖으로 철수하고 80년 광주 학살이 자행된 지 근 4년만에 대학 내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처음으로 허용되기 시작한 시기였지요...

두개골이 빠개져서 얼굴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시신들, 아무렇게나 잘려지고 구겨진 시체더미들... 대학 건물 벽들을 가득 메운 그 날의 학살 현장을 담은 벽보 속 사진들과 더불어,

<장길산>의 저자 황석영이 펴낸 『죽음을
넘어, 시대어둠 넘어』라는 책은, 그 뒤 91년에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제 인생의 경로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근 7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최루탄과 전쟁을 치러야 했으니까요...

지금 정치권에 편입된 당시 80년대 학생운동의 주역들을 놓고 보수 우익언론들이 "무식하고 골빈 386세대"니 "맨날 짱돌과 화염병만 던지다보니 머리 속에 든 게 없어서 비전도 정책도 없는 아마추어"들이라고 비판해대는 것을 보면 그래서 참 안타깝습니다.

당시 학생운동의 한 귀퉁이에서 함께 활동했던 제 경험으로 볼 때, 그 당시 대학생들이 시대와 역사의 부름 앞에 진지하게 응하고자 했다면 도서관에 들어앉아 한가하게(?) 공부해서 유식한 지식인이 되는 길을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386세대를 싸잡아 비난하는 언론이나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 80년대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사람들 7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의 한 달 수입이 100-200만원인 경우가 최다(34.6%)이고 1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사람도 19.4%라는 조사 통계를 접했더랬습니다. 즉 절반 이상이 200만원 미만의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 관련 기사 =>  
http://blog.naver.com/illa82?Redirect=Log&logNo=41773709  

안타깝지만, 이것이 자신의 온 젊음을 바쳐서 조국의 민주화에 헌신했던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가 되돌려주고 있는 과거 보상의 현주소입니다. 매국 친일파의 후예들이 조상 땅 돌려달라고 소송을 거는 데 반해 독립운동을 했던 후손들은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는 거랑 별로 틀리지 않습지요...

요즘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후배 팀원들이 보통 80년대 초반을 전후해 태어난 친구들입니다. 그러니 젖먹이 시절에 일어났을 일들을 지금 와서 영화로 본들 과연 얼마나 실감이 날까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26년도 넘은 <광주항쟁>의 한 장면을 비교적 담담하고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다룬 영화가 나온 것은 비록 많이 때늦은 감은 있지만 무척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80년대, 그 때의 상처를 기억하는 많은 분들에게는 물론이고, 또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후배 세대들에게도 우리의 가슴 아픈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설령 <디-워>는 못 보더라도 <화려한 휴가> 만큼은 꼭 보십사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보는 동안 두 시간 내내 여러 차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극장문을 나서면서 대학 시절 당시 같이 활동하다가 죽어간 동료며 친구들의 모습이 다시 한번 하나 둘 떠오르더군요. 군대에 끌려갔다가 의문의 시체가 되어서 돌아온 고등학교 동기와 써클 선배,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살해 버린 한 여자선배... 같이 조직활동을 했다가 치안본부에 끌려가 당한 고문과 폭력 취조의 후유증으로 몇 번이나 자기 손목을 칼로 긋는 등 자해를 일삼던 고등학교 선배... 그들에게, 또 그들의 가족들에게 80년대는 어떻게 기억될까요?

80년 당시 도청에서 상황 수습대원으로 참여했다가 큰아버지 손에 끌려서 광주를 떠나왔던 큰집 형은 당시 도청에 옮겨졌던 시체들만 약 200구가 넘었다고 전하더군요. 그 뒤로도, 전두환-노태우 정권을 거치면서 이어진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쉼 없는 행렬 속에서 최소한 250명 이상의 사람들이 고문이나 분신, 투신 등 항의자살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의문사로 죽어갔습니다.  

그렇게 피로 쌓아올린 민주 항쟁의 현대사를 뒤로 하고 20여 년이 흐른 지금, 그 희생을 딛고 권력을 잡았던 문민정부-국민의 정부-참여정부의 부침을 목도하며, 이제 다시 또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중대한 시점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모두들 한결같이 내가 이 나라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울부짖는 후보들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말입니다.

과연 이번엔 누구를 뽑아야 신군부의 <화려한 휴가>에 희생된 고귀한 죽음들 앞에 우리가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런지요? 



3. 시대의 어둠을 넘어.../ 유쾌하게 자극하라/ 노하우로 승리하라

위에서 잠시 소개했던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와 함께,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 여름을 보내는 동안 새로 읽었던 몇 권의 책들을 되새김질하면서 추천드리고 싶은 한 두 권을 보태드립니다.

작가 황석영이 80년 광주항쟁이 벌어지던 열흘 동안의 상황을 마치 [사건 전개 상황 일지] 식으로 재구성하여 당시 현장의 증인들과 목격담을 다큐멘터리 르뽀 형식으로 엮어서 펴낸 책입니다.

[YES24] 에 책 표지 제목과 가격(8천원)이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은 다시 간행되고 있는 모양인데, 광주 학살의 현장을 가장 체계적으로 생생하게 알렸던 책인 만큼, 그 당시에는 출간 자체가 비합법적으로 이루어졌고, 나중에 발간된 뒤에도 전두환 정권에 의해 곧바로 금서(출판 유통 금지) 처분을 받았던 책이지요.  

아마도 제가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이 85년도 여름방학 무렵에 고향인 구례로 내려가는 호남선 남행열차 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벌써 20년이 지났는데도 언제 어디에서 읽었는지가 기억이 날 정도라면, 그 책을 읽어가는 동안 얼마나 가슴이 절절했는지를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책장을 넘겨가는 동안 기차 창 밖 먼 산을 쳐다보며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몇 번이나 삼켰는지 모릅니다. 그리고는 학살의 원흉들을 죽여버리겠노라고 맘 속으로 다짐하기도 했었지요...

예, 분명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책에서 광주의 진실을 접하고 그 충격을 잊을 수 없어 그 뒤로 시위 현장에서 짱돌을 집어들기 시작했고, 그 뒤로 졸업할 때까지 내내 학교 교수님들로부터 골수 운동권에 데모 주모자로 취급당해야 했습니다.  

제가 한 때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서 만났던 한 선배는, 언제든 만나게 되면 전두환을 죽여 버리겠노라고 늘 가슴에 칼을 품고 다녔다고 한 분도 있었으니 당시 학살자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세월의 흐름 앞에, 이제는 중년의 중반을 바라보는 제 나이, <화려한 휴가>를 보고서도 들었던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으로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듭니다.  그런 철천지 원수를 한 하늘 아래 두고 웃으며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학살의 책임자들이 버젖이 살아서 정치를 논하고 있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모 정당의 대통령 후보자는 후보로 확정되기가 무섭게 먼저 그들을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한 수 가르침을 받더군요.

얼마 전, 탈레반에 억류되었다가 인질들이 풀려날 즈음, 그 후보자가 전 전대통령을 찾아가 하례를 나눌 때, 인질들 대신에 자신이 대신 잡혀 있으면 어떨까 고민하면서 비서진에게 그런 제안을 했다던 전두환 씨의 모습을 YTN [돌발영상]으로 접하면서,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왔더랬습니다.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안된다고 하질 않나, 잊을만 하면 매스컴에 등장해 폭소 코미디를 한 편씩 선사하고 계시니, 이 분더러 명줄을 재촉하라고 기도하기도 뭐하고...  참으로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혹시라도 그 국민 코미디 동영상 못 보신 분은 한 번 보십시오.
http://www.ytn.co.kr/_comm/pop_mov.php?s_mcd=0302&s_hcd=01&key=200708291327073675

권하고 싶은 것은 책이었는데, 화제가 너무 빗나갔네요. 하여튼 <화려한 휴가>를 보시고서 광주항쟁의 실상이 도대체 어떠했던가에 대해 알고 싶은 80년 후세대 분들은, 현대사의 역사의 한 장면을 공부한다는 심정으로 여기 추천드리는『죽음을 넘어, 시대어둠넘어-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풀빛) 을 꼭 보시길 권합니다.  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22729&CategoryNumber=001  


두번 째 책,  [사람을 키우는 리더의 코칭 스킬-유쾌하게 자극하라]는, 다름 아닌 제가 몸담고 있는 한국리더십센터의 코칭센터 부문을 책임지고 계신 고현숙 사장께서 그동안 스스로 겪어서 배우고 익힌 코칭 노하우를 아주 자상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써놓은 현장 코칭 지침서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조직 경영을 책임진 한 사람의 경영자로서, 또한 성과에 직결되는 코칭 기법과 철학을 전파하는 훌륭한 강사로서, 자신의 경험담과 노하우가 장마다 세세하게 녹아 있어서, 안으로는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부모에서부터, 밖으로는 사업체를 경영하는 CEO분들에 이르기까지,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거나, 코칭을 통해 조직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싶은 리더 분들께는 정말 강추하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코칭을 소개하는 책들을 저 역시 꽤 읽어본 편이지만, 코칭이라는 새로운 리더십 스킬이 실제 조직의 성과에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아주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코칭을 조직에 적용하기가 망설여지거나 확신이 서지 않는 분들께서는, 해결의 영감이나 실마리를 제공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구체적인 개인 생활과 비즈니스 현장 곳곳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여러 가지 코칭 방법과 관련한 팁들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나 이 책은 칼럼니스트로 단련된 필자의 빼어난 문장력과 꼼꼼한 감수로 인해, 저같이 남의 흠잡기 좋아하고 오탈자 발견하기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300쪽 분량의 책 중에서 딱 한 글자의 탈자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문장 완성도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초판 인쇄에 오탈자가 거의 없다는 것은 그 만큼 저자가 공을 들여 집필하고 뒷손질과 마무리까지 정성을 다한 증거라고 할 수 있지요.  꼭 한번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2년여 전 쯤에 우리 사회의 실행력이 한창 문제의 이슈로 등장하던 무렵 [실행에 집중하라]는 베스트셀러로 아주 유명했던 <램 차란>이 쓴 최신 책,

[노하우로 승리하라]
는 책도 함께 추천드립니다.  

표지 홍보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카리스마도 있다!  실행력도 있다!  비전도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한데 성과가 오르지 않는다면
당신의 노하우를 의심하라!"


GE를 비롯해 근 40여 년 동안 기업 컨설팅을 전문으로 했던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 챕터 하나하나마다에 담긴 다양한 기업 사례들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있는데요,

<기업 경영의 핵심 노하우>를 다음과 같이 8개로 정리하여 풍부한 사례담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램 차란이 제시하는, 승리하는 노하우 8원칙 >>
------------------------------------------
1. 포지셔닝 또는 리포지셔닝을 통해서 불멸의 수익을 창출하라
2. 단편적인 사실(fact)들을 연결해 외부 패턴을 분석하라
3. 협력하며 일할 수 있는 탄탄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라
4. 리더가 될 만한 재목을 찾아내, 최상의 직책을 부여하라
5. 열정적인 젊은 리더들을 한데 모아 '리더그룹'을 만들어라
6. 적게 약속하고, 많이 달성하라
7.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일하라
8. 시장과 사회와의 관계를 창의적이고 긍정적으로 관리하라

혹시라도 지금,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서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문제의식이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이 책에서 제시된 각종 노하우의 실증적 사례담들이 무척 요긴한 시사점을 선사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두고 두고 필요할 때마다 챕터별로 읽어보아도 될 만한 내용이고, 친절하게 [별책부록]으로 본문 내용 요약판과 함께 간단한 워크북도 제공되니까, 내용을 한 번 읽어보시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 좀 더 튼튼하고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서 "Great Company" 에 이르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를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4. 제5회 [글로벌 리더십 페스티벌] 
             "존 휘트모어" 경과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매년 10월경이면 저희 센터에서 개최하는 연례행사에 초대하는 내용을 꼭 넣어드리곤 했었지요.
올해는 [성과를 위한 코칭]을 주제로, 세계적인 비즈니스 코치이자 조직 컨설턴트인 "존 휘트모어"초빙하여 그의 코칭 철학과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코칭 실태를 직접 들어보려 합니다.  


이 분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코칭 질문 모델인, GROW (Goal-Reality-Option-Will) 모델을 대중화시킨 분으로도 유명하고, 또한 많은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경"이라는 작위까지 받은 분인데요... 한 때는 최고의 스피드 카 레이서로 호주-유럽쪽 선수권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을 기록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전세계 56개사의 글로벌 기업에 임원코칭 및 컨설팅을 제공한 경력에다,
 -
최고의 비즈니스 코치 (by Independent Newspaper)
 - 가장 영향력 있는 코치 (by the UK Association of Coaching)로 선정되기도 했던 코칭계의 거두입니다.  행사에 맞추어 곧 <Coaching for Performance>라는 이 분의 대표작이 한국어로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국내에 코칭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리더십이 소개된 지도 3-4년째입니다. 스포츠같은 데서만 쓰이던 코칭의 개념이 이제는 조직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모든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21세기형 리더>의 필수 역량으로 인정받아 가는 추세입니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대형서점의 신간 진열대를 가보면 코칭과 관련된 저서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 리더십의 주제가 코칭으로 변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 때문입니다. 정보와 지식의 공유가 급속하게 보편화하면서, 수많은 작업 분야에서 상급 관리자들이 현장 일을 일일이 지시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화했고, 따라서 업무 판단 또한 매우 창의적이고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 와 버렸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예전과 같이 세부적인 사안 하나하나를 쫓아서 일일이 지시하고 감독하던 시대의 <지시 명령형> 리더십은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것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코칭 리더십>의 핵심은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내재되어 있고, 코치는 단지 이 숨어 있는 재능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상사나 매니저는 이들의 잠재된 재능과 문제해결 능력을 스스로 꺼내서 쓸 수 있도록 자신감과 그 방법을 찾도록 코치해주면 그 뿐, 자신들의 문제는 각자가 더 훌륭하게 해결한다는 뜻이지요. 그 만큼 인간(human-being)에 대한 깊은 믿음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이 바로 '코칭'의 철학이자, 방법론의 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코칭 트렌드에 맞추어 선진 외국 기업이나 국내 다국적 기업 등에서는 임원이나 고위 관리자의 자질에 [코칭 역량 갖추기]를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로 요구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발 맞추어 기획된 좋은 행사이니만큼 비즈니스 코칭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해외의 현황까지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참석을 원하시거나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은 분께서는
http://www.eklc.co.kr/glf/2007/  행사 안내 사이트를 참고하시고, 연락주시면 우대하여 모시겠습니다.


바야흐로 깊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다음 주면 추석 명절도 맞아야 하구요...  
만물이 결실을 맺고 추수를 하는 계절인 만큼, 여러분께서도 이 가을 풍성하고 알뜰한 수확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중추가절 즐겁고 행복하고 건강한 명절 준비하시길 바라며 미리 명절 인사 드립니다.  
저는 또 다음 번 때때로 메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2007년 9월 15일,  목동에서...  初心 최규문  드림...

[안내사항] 이 메일은 제가 개인적 또는 업무상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던 분들에 한해 한두 달에 한 번 정도씩 안부인사를 겸해서 제 신변 근황이나 나누고픈 정보나 소식들을 제공해드리는 개인용 메일입니다. 혹시라도 스팸성 메일로 느껴져 받기를 원치 않는 분께서는 주저 없이 [수신거절] 의사를 표시하는 회신을 보내주시면 바로 조치하여 더 이상 번거롭지 않도록 처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010-2216-8775 / gmchoi@eklc.co.kr )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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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메일(07.6.7)] 혼불 예찬-- "달구어진 햇볕에서 훅 놋쇠 냄새가 난다" 조회(299)
때때로 메일 | 2007/06/07 (목) 22:13
 
안녕하세요?  렛츠고, 최규문입니다.....
1월에 새해 인사를 드린 지 근 5개월을 훌쩍 넘겨버린 6월, 이렇게 불쑥 인사 드립니다.

 

봄이 왔다고 움츠린 어깨 펴던 것은 잠깐, 어느새 뜨거운 햇볕에 얼굴을 찡그리며 손 채양을 만드는 이른 여름을 맞아 버렸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인사를 드릴까 잠시 고민하다가 제 고향 지리산의 원추리꽃이 문득 떠올라 사진 한 컷 따다 붙이는 것으로 계절의 인사를 대신합니다.
 
그간 다들, 무고하셨는지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하신 옛말을 믿고, 여러분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빌며 오랜만에 안부 여쭙습니다.

 #1.마침내 5년 만기를 채웠습니다
 
5년 만기 장기 적금의 불입이라도 끝낸 거냐구요?
그건 아니구요, 2002년 6월 첫날에 웹플랜이라는 회사에 입사하면서 한국리더십센터와 인연을 맺은 지 지난 5월 말로 꼬박 5년을 채우고, 6년째를 맞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91년에 대학 졸업 후, 졸업 전부터 간여하던 사회단체에서 본격적으로 진보정당 건설 운동에 몸담다가졸업 후에도 취직할 생각은 아예 접어버리고 근 2년 정도를 그 쪽에서 일했었지요...
 
총력을 다했던 92년 총선에서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단체 활동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93년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래, 광고기획사에 영상물 판매, 다시 시민연구단체에서 정당 부설 정책연구소로, 그리고 다시 국회와 복지부, 국민연금관리공단을 거쳐 과감하게 IT벤처 업계 쪽으로 투신하는 등등, 청춘의 에너지를 쉼없는 도전으로 불사르다(?)가 10년 만에 딱 열번 째 명함을 만든 회사가 바로 지금 몸담고 있는 한국리더십센터, 의 자회사였던 웹플랜이었죠.
 
10년만에 10군데면, 평균적으로 매 해마다 직장을 바꾼 셈이니, 제가 생각해봐도 좀 심한 듯 싶습니다. 선후배들이 의레껏 올해는 어디로 옮겼냐며 새 명함 달라고 손을 내밀던 게 연례행사 같았으니까요...
 
그게 자격지심으로 느껴졌던 탓일까, 5년 전 입사 당시 제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던 것은, 이번 회사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최소한 5년은 떠나지 않고 머물겠다는 저만의 각오였습니다.  누가 꼭 그러라고 강요한 것은 아니건만, 그게 제 스스로에 대한 주문과도 같이 각인되어, 한 해 한 해 넘겨오다보니, 어느 새 한 직장에서 5년이라는 세월을 채우고,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지요.
 
마음의 약속은 설령 그렇게 했을망정, 제가 추구하는 가치랑 조직의 가치가 동떨어진 것이었다면, 그동안의 제 모습에 비추어 여태까지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제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또한 주변에 삶의 귀감이 될 많은 분들을 접하면서 지금의 조직에 정이 쌓여, 마음의 큰 부담 없이 훌쩍 다섯 해를 채운 것입니다...
 
5년 세월을 지나면서 돌이켜보면, 많이 변한 제 모습을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물리적인 나이가 마흔을 넘기게 되고, 불혹을 넘기다보니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되고, 또 무언가 한 분야에서만큼은 전문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갖게 됩니다.
 
제 눈에 안경이라고, 외모상의 변화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재작년 갑상선 질환을 심하게 앓고 난 뒤로는 부쩍 흰 머리카락이 늘어나고, 볼에 살이 붙어서 이젠 제법 나잇살이 들어보인다는 점, 그리고 눈꺼풀의 주름이 깊어져서 쌍꺼풀이 더욱 확연해진 점과, 일찍 찾아온 노안 탓에 책을 읽거나 가까운 것을 보려면 안경을 벗어야만 제대로 보인다는 점 등이, 굳이 변화라면 변화라고 할 수 있을런지... 
 
다만, 얼굴 모습과는 달리 마음은 나이 만큼 많이 성숙한 것 같기도 합니다.
 
리더십센터에서 일하다보니, 여기저기서 주워 듣는 많은 강의와 좋은 말씀들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어준 덕분인지, 예전마냥 사소한 일로 얼굴 붉히거나 목청 돋울 일도 많이 줄었고,
제 화를 못 이겨서 열 받아하고, 한숨을 쉬던 짓도 요즘에는 많이 뜸해졌습니다...    
 
살면서  "새옹지마의 뜻을 다시 새기된 된 덕분일까요? 
하는 일이 잘 안된다고 안달복달 애달아하는 일도 함께 줄었고요, 또 일이 너무 잘 된다고 마냥 좋아하거나 기뻐하기도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그저 좋은 일이 생기면 나쁜 일도 그 만큼 생기려니 싶고, 슬프거나 안타까운 일이 생기면 또 그 만큼은 즐겁고 기쁜 일도 생기려니 하는 믿음이 돋아나니까요...
그래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필요 이상으로 조급해 하거나, 불필요하게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고, 뿌리면 뿌리는 만큼 거두리라 하는 심정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는 게 무척 다행스런 일이지요.
 
조직이라는 게 오래 있다보면, 그게 매너리즘이나 관성에 빠진 반증일 수도 있겠지만, 좋게 생각하자면 쉼 없이 성장하는 조직 속에서 그만큼 저도 훈련되고 다듬어진 결과가 아닐까 하는 자위도 해 봅니다...
 
지난 5년간 한 곳에 발 붙이고, 명함 바꾸지 않고 지낼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격려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하고 또 고맙다는 말씀으로 인사 드리며, 오랜만의 때때로 메일 시작하렵니다...

 #2. 건강 검진 받아 보셨나요?
 
음...  위에 붙인 로고는 저희 회사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는 전문 검진센터 간판인데요... 뭐, 제가 이 센터랑 무슨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소개를 하려는 뜻은 전혀 없구요, 혹시 여러분께서는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계신지, 또 올해는 받아 보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서 붙여 보았습니다.
 
제가 재작년엔 갑상선 이상으로 고생하고, 또 연이어 작년에는 목/어깨 통증으로 무척 고생을 많이 했다는 소식은 틈틈이 말씀 드려서 아시는 분은 아실 터라, 거듭 병치레 타령을 들려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제가 아니라 저의 부친께서 졸지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게 되어, 지난 달에 원자력병원에 2주 가까이 병상 신세를 지시면서 전립선 적출 수술을 받으셔야 했더랬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모르는 게 약이었을지 모르겠으나, 동네 보건소에서 주민들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종양 세포 관련 지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면서 정밀 조직진단을 받아보시라고 권하길래, 대학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전립선 쪽에 암조직이 자라는 걸로 나타난 것이지요.
 
평소에 워낙 뭐든 잘 드시고, 또 고향에서 소일 삼아 밭일도 잘 하시고, 거의 감기 한번 안 걸리실 정도로 건강하게 지내시는 데다, 작년 7순 잔치까지 아무런 탈없이 잘 마치신 터라, 암같은 진단이 나오리라고는 당신이나 식구들 모두 생각지도 못했었지요.
그런 만큼 다소 당혹스러웠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조직이나 골수 쪽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 초기 단계여서 다소간의 후유증이 있더라도, 완전 적출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보고 시술을 마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셨습니다.
 
허나, 암이라는 녀석이 원래 체질이나 식이 습성적인 요소가 큰 데다, 다시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전립선 제거로 인해 방광을 받쳐주는 근육 조직이 사라져서 요실금 같은 후유증이 사람에 따라 오래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하니, 그 또한 당사자로서는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감당하기가 그리 만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담배는 전혀 안 하시지만, 평소 육류 지방질 섭취를 즐겨하고, 과음까지는 않으시나 매 끼니마다 약간의 반주를 반찬처럼 빼지 않고 즐겨 드셨던지라, 그게 주요하게 발암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은 됩니다만, 암이라는 놈이, " 나 이렇게 해서 발병했소!" 라고 증빙을 하는 녀석이 아니라서 딱히 누구 잘못이라 하기도 뭐하고, 그러자니 누구한테 하소연하거나 억울해할 수도 없다는 점이 참 난감하더군요...
 
설마 하니 우리 식구들 중에 암이 생기기야 하겠나 싶었는데, 한국인 3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의 그물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로구나 싶어 "통계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새삼 실감했더랬습니다.  
 
저도 2년 내리 연속 이런 저런 몸의 질병과 이상으로 고생을 하고 나니까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되어, 근 2년 가까이 주말 산행을 빠짐 없이 하면서 최소한의 건강 관리를 해 나가고 있지만, 그래도 늘상 지속되는 업무 하중에 사실 쉬고 싶어도 맘 놓고 쉬지 못한 채 집중해서 밤을 새며 일해야 하는 경우가 아직도 한 달이면 사나흘 정도는 됩니다.
 
지난 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근 2달 넘게 번역 작업에 집중하느라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해서 한 달이 넘도록 주말 산행을 빼 먹었더니, 그 사이에 근력이 다소 쇠약해진 느낌이 들더군요... 하여, 요즘엔 어떤 형태로든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몸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자주 스트레칭 시간을 갖고, 주말이면 꼬박 꼬박 아이랑 배드민턴을 치는 재미를 새로 붙였습니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니, 산행도 그렇고 배드민턴도 그렇고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땀이 배어나서, 운동효과는 한결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기분 좋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난 뒤 찬물 샤워할 때의 쾌감은 참 좋지요..... 
 
아무튼 아버님의 암진단과 수술을 계기로, 저도 평소 즐겨 먹던 육류를 의식적으로 줄이거나 멀리 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채식과 과일, 생선을 먹는 쪽으로 식단을 눈에 띄게 바꾸게 되었고,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는 일도 더 많아지는 편입니다. 가족 중의 암 발병이 우리 식구들에게는 오히려 더 큰 자극제가 되고 있는 셈이지요.
 
굳이 표현하자면, "타산지석"이라고 하겠지요...
요즘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인생관과 애정관을 알려 준다는 사자성어가 유행한다던데,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크게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 것이라"
했던 옛 성현들의 말씀을 거듭 새기고 또 새기셔서, 부디 돈일랑은 좀 적게 벌고, 심지어는 잃을지언정, 요즘 대기업 모회장처럼 명예를 잃어 '크게 잃는' 우는 피하시고, 행여라도 무절제한 생활이나 식생 습관으로 건강을 잃는 우를 자초하는 일은 더더욱이나 삼가하시길, 제가 아는 모든 분들께 권하고 또 권합니다.
 
그리고, 근래 2년 넘게 건강 검진 받아보지 않으셨다면, 늦추지 말고 꼭 한번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3. 민족의 얼, 최명희의 [혼불]을 예찬하며...
 
" 매달 [혼불] 연재 기다리는 재미에 감옥 한 달이 어찌 가는지도 모른답니다.
피로 찍어 쓴 듯한 문장에서 뿜어 나오는 기가 제 몸속 옛 기억을 짚어내는 순간
불덩이처럼 솟는 시의 영감에 한동안 눈을 감고 얼어붙곤 합니다.
한 예술가가 다른 예술가에게 절로 경배하고픈 순간입니다.
 
그러니 선생님, 제가 낯뜨거운 부탁 하나 드립니다.
건강하셔야 합니다. 기한 없는 제 감옥살이에 [혼불] 연재 거르지 않게시리
밥 꼭꼭 드시고 잠 편히 드시고 정말 건강하셔야 합니다.
이 땅의 한 많은 인생들 위해 저 푸른 목숨의 불, 혼불이 훨훨"
 
-- 경주 남산자락 독방에서 박노해....
 
위 글은 한길사에서 펴낸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 마지막권인 10권의 뒷 표지에 실린 시인 박노해의 추천사로 인용된 구문입니다.
 
"최명희는 문체에 관심하는 희유한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정겨운 서정성과 예스러운 정취를 지향하는 문장으로 된 [혼불]은
우리말의 보고로서 주술적인 힘과 기운마저 가지고 있다.
우리 겨레의 풀뿌리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내는 풍속사이기도 한 이 소설은
소리 내어 읽으면 판소리의 가락이 된다.
독특한 울림이 호소력을 발휘하는 노작이다." 

-- 유종호(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독재 시절 저항시인으로부터 평단의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혹은 중학교 학생에서 칠순 노인네까지...
누구라도 한번 읽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지 않고는 못 배길만한 작품을 이제서야 접한 저로서는 뒤늦은 독서에 대해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작년 말, 회사 동료로부터 추천을 받고 빌려서 틈틈이 읽기 시작한 최명희의 [혼불] 10권을 이제서야 겨우 일독을 마치고, 가슴에 남는 느낌은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아쉬움과 가슴 저며 오는 안타까움 이었습니다.
 
소설의 내용이 한창 중반을 넘어 갈 정도다 싶은 대목에서 끝이 나버린 허무함에서 오는 아쉬움이 아니라, 작가의 죽음으로ㅡ 더 이상은 최명희의 문체와 표현의 절묘함을 대하고 싶어도 대할 수 없게 된 아쉬움과 안타까움 때문이었지요.
 
1981년에 집필을 시작, 1996년 12월에 이르기까지 근 17년간 단 한 질의 장편 대하 소설에 자신의 온 혼과 넋을 다바쳐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엮어 놓은 채ㅡ 1947년 전주생인 작가 최명희는 1998년 51세의 아까운 나이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나버린 까닭이지요...
 
구한말, 일제 강점기 남원 이씨 매안을 배경으로 삼아, 종가집의 3대에 걸친 종부들의 시집살이를 얼개로 하여 씨줄 날줄 베필을 짜내듯이, 혹은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듯이, 한편으로는 실타래를 풀어 헤치는 듯 싶지만, 그 사이에 어느새 가다보면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다란 모습으로 유장하게, 역사와 문학과 사상을 하나로 녹여서 만들어진 커다란 예술 대작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미시적 접근과 묘사를 통해서 독자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거시적 틀거리를 완성해내는 작가 특유의 문체와 그의 유려한 문장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은, 우리나라 문학계에 참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며칠 사이에 벌써 여름 기운이 끼친다.
달구어진 햇볕에서 훅 놋쇠 냄새가 난다. 더위가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중에도 누우런 오조 이삭이 어느덧 묵근하게 살이 차고, 청대콩도 익어간다...
비워 놓고 나온 집에서는 어린 것이 집을 보면서 멍석에 보리를 널어 말리고 있을 것이다.
마침 뙤악볕이라 참으로 잘 마르겠다. 그러나 아이들이란 자칫 헛눈을 팔고 해찰하기 일쑤라...."
 
"... 눈발 없는 동짓달의 마른 바람이 무겁게 캄캄한 밤 한복판을 베폭 찢는 소리로 날카롭게 가르며 문풍지를 후려친다. 그 서슬에 놀란 등잔불이 허리를 질려 깝북 숨을 죽인 채 까무러들더니 이윽고 길게 솟구쳐 오르며 너훌거린다. 방안으로 끼쳐든 삭풍 기운에 소름을 털어 내듯 흔들리는 불 혓바닥이 검은 그을음을 자욱하게 토한다..."
 
그나마 읽던 중간 중간에, 기억에 강하게 남았던 한두 구절만 옮겨본 것이지만, [혼불] 속에는 이와 같이 작가 최명희 만이 구사할 수 있을 법한 표현들이 부지기수로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뜻을 알듯 모를 듯 싶은 우리네 살가운 토속어와 고유어의 풍부하고도 자유 자재한 사용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네 세시 풍속들이 마치, 색바랜 흑백 필름 속에 비내리는 잡티가 끼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동시에 우리네 풍습이며 고향 풍경에 대한 세밀한 표현의 생생함이 마치 형형색색 올 칼라로 연출되는 선명한 장면들을 마치 눈 앞에서 찬찬히 한 장 한 장 기록사진으로 떠 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혼인한 남편과 하룻밤도 치르지 못한 채, 소복 청상으로 종부살이를 해야 했던 청암부인이, 시조카를 양자로 들여 종가집의 핏줄을 잇게 하고, 그로부터 아들 하나를 얻지만 그 손자 강모는 업장과도 같은 종손의 처지를 감당하지 못하고 사촌 강실이를 마음에 둔 채 방황하다 만주로 도망을 가버린 사이, 손자를 기다리던 청암부인은 결국 세상을 뜨고, 큰집 강모에게 첫 정을 주었던 작은집 강실이는 근친 상사에 빠져 넋이 빠져, 거멍굴 춘복이에게 몸을 빼앗겨 상놈의 아이를 배고는 죽지도 못한 채 피접길에 오르는데...
 
소설의 스토리 얼개와는 무관하게, 혼불은 이 단순한 이야기 뼈대 속 곳곳에, 외세를 등에 업은 신라의 통일이 가져온 백제사, 민족사의 왜곡과 망실을 비롯해, 일제의 수탈과 만주 이민의 처참했던 상황을 묘사하며, 단군 조선 이래 잃어버린 고구려 강역의 역사를 다시 복원하고자 시도함으로써, 일제에 강점 당해 악랄하게 자기 것을 빼앗기고 정신을 잃어가는 민족의 현실에서, 그래도 빼앗길 수 없는, 아니 몇 십 년, 몇 백 년이 흘러도 기어코 다시 회복해야 하는 민족의 혼, 그 질긴 혼의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미신이나 비합리의 극치로 여겨지는 풍습이나 모습들까지도, 그냥 내다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로서가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혼과 얼, 지혜가 담긴 가치 체계로서의 풍속이며 문화 요소들임을 증명해 냅니다. 이를테면, 내간 서신, 신문기사, 제도 문서, 전래 시조, 민요, 역사서, 경전, 신화, 야담 등등 각각에 얽힌 선조들의 삶을 파헤치고 다시 정교한 퍼즐처럼 짜맞추고 되살려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일깨워 줍니다.
 
특히나, 제4부 꽃심을 지닌 땅 중 "어느 봄날의 꽃놀이, 화전가" 편(8권 수록)을 읽다 보면, 작가 최명희의 타고난 필력과 표현력을 정말이지 유감없이 느낄 수 있습니다. 언뜻 상춘곡을 새로 풀어 쓰는 듯한 4언 절구의 운문으로, 우리 고유의 문체 가락을 그대로 되살려 놓아, 마치 물흐르듯 굴러가는 신명어린 판소리 한 자락을 그대로 따라 흥얼거리는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제가 오랜만의 때때로 메일에서, 소설 한 편(10권)을 이리도 길게 예찬하며 특별히 권하는 까닭은, 어쩌면 이런 글을 다시 읽고 우리 문화를 올곧게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참된 문명의 선진국, 문화 선진국으로 위상을 새롭게 세우는 첫 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얼마 안남아 훌쩍 여름 휴가도 다가올 터인데, 혹 시간 여유 얻으시거들랑,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께는 필히 [혼불] 한 번 읽어 보십사 거듭 강추합니다...


   #4.[해리슨 진단]을 아시나요?
 
제가 지난 1월에 드린 e메일에 [한국역량진단센터]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더니,  사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 중에 저더러 직장을 딴 데로 옮긴 거냐고 여쭤보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더군요...
그런 것은 아니구요, 서두에서도 잠깐 말씀 드렸듯이, 한국역량진단센터는 한국리더십센터의 신규 사업파트로, HR(인재관리) 분야의 조직 진단 및 개인 역량 평가 업무를 전담하는 부설 조직입니다.
 
못해도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안부 삼아 보내던 메일을 넉 달이 넘어서야 겨우 이렇게 보내게 된 사연도ㅡ굳이 따지자면, 이쪽 역량진단센터로 부서를 옮겨오면서 새로 맡게 된 [해리슨 어세스먼트] 한글화 프로젝트에 시간적, 정신적으로 집중하느라, 따로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해서 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습니다.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지난달 말에, 한글화 프로젝트의 1차 작업이 대충 마무리되어, 이제는 한글화된 진단도구를 좀 더 널리 알리고, 국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펼쳐야 할 단계에 이르렀기에, 여러분께도 잠시 소개해 올립니다.
 
혹시, 기업이나 단체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기본적인 적성이나 특성에 따라 보여지는 행동역량에 기반해서, 어떤 부서나 위치에 배치하고, 어떤 자격과 특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야 할지, 혹은, 현재 직원들의 강점과 특성에 비추어 향후 어떤 경력개발 경로가 더 성공 가능성을 높일지 등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해리슨 진단]이 많이 도움이 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직접 경험해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해리슨 어세스먼트]는 조직심리학을 전공한 단 해리슨(Dan Harrison) 박사가 30년 가까운 연구경험을 토대로 대인관계, 업무성취, 리더십 영역에서  개인의 행동 역량을  과학적으로 측정, 진단자가 선택한 직책이나 특정 직무에서 요구되는 직무요건과 비교한 적합도를 제공해 줌으로써,  임직원의 선발 배치를 비롯해 자기 개발, 코칭, 경력 개발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개인 행동특성/역량 진단 툴입니다.
 
- 개인의 행동특질을 비롯해서, 직무선호, 환경선호, 흥미 등 약 150가지 이상의 직무 적합성 요소를 측정하여,
- 이를 특정 업무나 직책(position)이 필요로 하는 요건(템플릿)과 비교하여, 직무 적합도는 얼마나 되는지,
- 해당 직무에 대해 필수적인 특질과 바람직한 특질, 그리고 피해야 할 특질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 그에 기초하여 자신에게 적합도가 높은 직종이나 직업군, 아울러 권장 직업 목록 등을 안내받을 수 있으므로
개인의 경력개발이나 자기 개발, 혹은 코칭 진단에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진단 툴이 갖고 있는 대표적인 특징은, 개인의 행동패턴이나 특성을 분석할 때, 자기 응답에 기초함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점수를 부여하는 평가 방식이 아니라, 어떤 요소나 특질이 더 자신과 잘 맞고 혹은 거리가 먼지를 "우선순위 배열 선택식" 응답을 택하기 때문에, 개인의 자의적인 점수 부여가 갖는 위험을 피할 수 있어 그만큼 과학적인 데이터 추출이 가능하고,
 
또 철학적인 이론 배경 자체가, 인간의 특성은 매우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것으로 보아, 기존의 MBTI나 DISC같이 혈액형 나누듯이 유형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사람의 행동 특성이 어느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처한 상황이나 여건, 스트레스 여부에 따라 평소 행동과 전혀 다른 행동 패턴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스트레스 상황에서 예견되는 행동 특성까지 복합적으로 진단해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이는, 동양의 음양이론에 기초한 패러독스 이론으로 정리되어, 각 개인이 드러내는 행동특성을 주요한 12가지 패러독스 그래프를 이용해서 보여주는데, 패러독스라 함은, 얼핏 겉보기엔 모순되거나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 상호보완적인 특질의 쌍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조화롭게 양자의 특성을 고루 갖고 있어야만 더욱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행동을 보일 수 있고, 그러한 행동 특성을 갖추고 있을 때, 관련된 행동역량도 더 크게 발휘되고, 결과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사람이 자기 주장도 충분히 강하지만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능력도 뛰어날 때라야만 더 좋은 리더로서의 자질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요컨대, [자기주장적]인 특성과 [개방성/공감]의 특성을 상호 배치되는 것으로 보아 어느 성질이 강한 편이라고 유형화(고정화)시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특성이 함께 조화롭게 발휘되어야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고 보는 것이고, 이 두가지 보완적인 특성의 균형이 깨어질 때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적인 상황에 처하면 평소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예기치 않은 행동 패턴을 드러낼 수 있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그런 만큼 개인의 행동 특성과 예상되는 행동 패턴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자기 관리 및 경력개발 대한 시사점을 다양하고 상세하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요....
 
상업적인 자기 홍보 같아서 조금 소개하기가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그동안 혹시 스스로가 진단하는 자기 모습에 대해 좀 더 과학적으로 진단해보고, 자신의 강약점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자기 진로를 모색해보고 싶어 하셨던 분들이라면, 해리슨 진단이 상당히 강력한 진단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비록 외국 것을 들여오는 데 따르는 아쉬움은 늘 남기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지식이나 도구를 들여와서 우리 것으로 만드는 작업은 나름대로 적지 않은 보람과 의미를 선사해 주어 고생하는 만큼의 뿌듯함을 선사해 줍니다. 이왕에 시작한 작업이니,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물을 내어줄 수 있는 툴로 개발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작정이고 그러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해야 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말로 소개를 줄이렵니다.

요즘, 작년에 BBC에서 제작되어 우리말 해설로 방영중인 KBS스페셜, [살아있는 지구]를 볼 때마다 지구의 자연과 동식물이 보여주는 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에 탄성과 함께 소름 끼치는 경이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땅 속 밑을 흐르는 강이며, 남극 한 데서 알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이 떼로 뭉쳐 체온을 유지하는 모습이나, 평원의 건기를 이겨내고 생존하기 위해 사자떼가 코끼리를 사냥하는 모습이나, 이끼류가 곤충에게 독을 퍼뜨려 전염병을 일으킴으로써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유지하는 밀림의 법칙 등을 보노라면, 대자연의 위대함과 우주의 섭리에 경외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이런 지구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훼손으로, 심해지는 지구 온난화 효과 등에 따라 점점 기후가 상승하고 여름이 빨리 오고, 자연재해의 규모도 커져가는 모양입니다. 그 덕분인지, 요즘 이른 무더위에 심신이 쉬 지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모쪼록 이 더위에 건강 관리 유의하셔서, 건강한 여름 나시길 기원합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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