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007일차_220712. [글자전쟁] 읽기 끝!
지난 주말에 마포도서관 들린 길에 빌려온 김진명 장편소설, [글자전쟁]을 밤새워 읽기를 마쳤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 빌릴 때는 한글 창제를 둘러싼 세종의 비화를 다룬 게 아닐까 하는 상상으로 한자 옹호론자와 한글 옹호론자간에 전쟁이 아닐까 지레 짐작했더랬는데, 웬걸....
한자의 근원이 중국의 은나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은나라가 만주 요하문명에 뿌리를 둔 동이족이 세운 나라였다. 그때 만들어진 은나라 글자(은자)가 바로 지금 한자의 시조이자 효시라 본다. 말인 즉슨 한자조차도 그 뿌리가 동이족의 문화에 있는 셈인데, 공자와 사마천의 사기가 화하족(황하문명권)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면서 그 사실이 왜곡되고 사라졌음을 암시한다. 이 역사적 사실을 '들춰내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들과의 전쟁'을 다룬 내용이다.
언젠가 문득 한자도 우리 민족이 만든 것이라고 친구 하나가 지나치듯 말하길래 '뜬금 없는 소리' 로 치부하고 말았던 기억이 새삼스레 다시 떠올랐다.
소설 안에서 아주 풍부한 사료나 근거를 대고 있진 않지만, 중국의 역사를 고고학이나 유물의 증거에 따라 재구성해보면 터무니없는 헛소리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책을 덮고서 김진명의 대하소설 [고구려]를 시리즈로 읽어 봐야겠다는 강한 충동과 함께, 사놓고 모니터 받침대로 쓰고 있는 [환단고기]랑 북한 학자 이지린이 펴낸 [고조선연구]를 올해 안에 기필코 읽어봐야겠단 결심이 한층 굳어졌다...
요하문명을 인류 종의 시원(하늘의 자손)으로까지 주장하고 맹신하는 사람들을 그닥 합리적이라 보는 편은 아니지만, 객관적 사료나 유물들이 가리키는 바를 굳이 아니라 부정할 이유도 없다. 이런 주장, 저런 논리를 최대한 다양하게 섭취하여 재해석하는 일도 공부하는 사람의 기본 자세가 아닐까 싶다.
국내 강단 사학의 편협함과 일제 식민 지배를 거치면서 오도된 역사학자들의 인식에 대한 비판은 그동안에도 많았기에 새삼스런 지적이 아니다. 고대사나 고고학에 대한 관심과 고민, 학술 연구에 대한 투자는 더한층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그 시작이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중 소설에서부터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 또한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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