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오랜만에 남산 언저리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운전 귀가길에 서울에도 펑펑 눈이 내려 쌓였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쪽창 밖으로 내다 보니, 동네 앞 동산 근린공원이 온통 흰 눈으로 수북이 덮였다.
다행히 기온이 아주 차갑거나 찬 바람이 쌩쌩 불지는 않는다. 이런 때 본능적인 역마살의 충동이 샘솟는다. 예전 같았으면 곧장 배낭에 아이젠을 꾸려 넣고 집문을 나서고 말았을 것이다.

이상하게시리 오늘은 가고 싶은 충동은 일었지만 선뜻 집밖으로 나설 마음이 동하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는 보통 뭔가 마무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서 밖으로 나서는 게 마음 한 구석 평안하질 않다는 뜻이다.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집에서 마무리를 해야만 불편함이 덜어질 뭔가 숙제거리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일요일이고 휴일인데, 하루쯤 만사 제쳐놓고 놀거나 종일 내리 퍼 잔다고 해서 어디 크게 문제될 일이 있을까? 

그동안 원고 집필에 치중하느라 한달이 넘게 읽기로 하고 책장에 쌓여만 있는 책들이 수북하다...

"도서출판 얼숲"
지난 목요일 서초구청에 들러서, 예전에 한번 만들었다가 없앴던 '출판사'를 새 이름으로 다시 등록(신고)했다.

사업자 등록까지 추가로 해야 정식으로 계약이나 거래를 할 수 있지만, 일단 출판을 업으로 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춘 셈이다. 예전에도 운영하던 사업자등록에 "출판업"을 부업종으로 추가하여 면허세를 냈던 적은 잠시 있었다. 출판이 주업이 아닌 탓에 책도 내지 않으면서 매년 면허세만 내는 게 아까와서 중간에 접어버렸지만, 그래도 언제가는 내 이름으로 된 출판을 해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던 터라, 이번에 전자책 새로 내는 김에 출판사 신고도 새로 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사실 출판사라는 게 별 것 아니다. 좋은 저자와 좋은 원고를 발굴하여 껍데기와 내용을 독자들이 보기 좋게 디자인하고 편집하여 종이로 인쇄해 내는 일을 하는 곳이다. 문제는 독자는 제한되어 있는데, 너무 많은 책이 쏟아지다보니 경쟁이 심해져서 제작비 본전을 건질 수 있을 만큼 팔리는 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지 못하면 이익은 커녕 기껏 출판 제작에 들어간 비용을 보전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보니 출판사로서는 아무 원고나 붙들고 새 책을 선뜻 내기 어렵다.

왜냐면 본전을 뽑으려면 BEP에 이르는 최소 물량을 팔아야 한다. 홍보나 광고 노출에 따르는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지출하지 않으면 새로 책을 냈다는 사실 자체를 알릴 방법이 없다. 그래서 출판사가 감수해야 하는 비용에는 단지 인쇄 제작비만이 아니라 출간을 알리는 홍보 마케팅비까지 포함된다. 통상 이 비용이 종이책 발간시 2천만원 내외가 들어간다. 분량이나 컬러에 따라서 편차가 생기지만 될성 부른 원고라 판단해서 이익을 목표로 마케팅을 해보고자 한다면 이 정도가 최소 투자비인 셈이다.

이 정도 투자비의 원금을 건지려면 새 책을 냈을 경우 최소한 2500~3000부 정도를 팔아야 본전을 건질 수 있다. 책 값 정가를 2만원으로 잡으면 2500부를 팔았을 때 5000만원 수입이 생긴다. 이 중에서 팔아준 문고나 서점쪽에 40%의 판매(유통)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것을 제하고 출판사가 갖는 몫은 60% 정도라서, 5000만원어치를 팔아도 60%면 3000만원이다. 여기서 책 제작비와 창고 배송비 등 일반 관리비, 홍보 광고비와 저자 인세 등의 비용을 다시 제하고, 나머지를 겨우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이다.

만약 제작 홍보 투자비로 2000을 썼다면 이 경우 나머지 1천만원으로 일반 관리비와 인세 지급 등을 해야 하는 셈이다. 셈해보면 이 정도를 팔아도 겨우 본전을 챙기거나 몇 백만원 정도의 수익이 남는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2500~3천부 정도를 팔 수 있는 책이 그리 쉽게 나오질 않는다는 점이다. ^^ 그래서 출판사들이 제일 선호하는 게 기본 판매부수 독자를 갖고 있는 저자들이다. 저자들의 판매 이력상 어떤 책을 쓰더라도 본전을 건질 수 있는 기본 부수는 나간다고 검증된 저자들의 원고 투고는 언제든 환영한다.  최소한 손해를 보진 않는다는 일종의 보증이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인세를 받아야 하는 저자들 입장은 거꾸로다. 기본 부수를 팔 수 있는 판매력을 가지고도 얻을 수 있는 인세 수입이 판매 정가의 10%에 불과하다. 2만원 짜리를 팔아야 2천원이 생기고, 3천권을 팔아서 얻을 수 있는 인세는 600만원에 불과하다. 600만원을 12개월로 나누면 월 50만원이다. 그나마 혼자 쓴 원고가 아니라 둘이 공저를 했다면 인세 몫은 반으로 줄어 25만원에 불과하다.

1년 내내 홍보해서 팔아도 1만부 셀러가 나오기 힘든 형편이니, 12개월에 걸쳐 1만부를 팔아도 받을 수 있는 인세 수입은 월 100만원이 되지 않는다.  이게 우리나라 출판시장에서 작가들이 책으로 돈을 벌기 어렵다고 말하는 유통 구조의 현실이다. 따라서 저자가 판매 네트워크(고정 독자층)를 이미 갖고 있고, 굳이 서점 등의 유통 구조를 거치지 않고도 책을 팔 수만 있다면 계산이 달라진다. 자신이 직접 출판사를 등록하고 제작 및 판매를 떠맡으면 제작이나 유통에 따르는 투자비나 수수료 비용을 고스란히 절약할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나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의 경우 한번 디지털 파일이 만들어지기만 하면, 인쇄로 인한 제작비가 추가로 필요치 않다. 그래서 이 경우 1만권이 아니라, 1천권만 팔아도, 정가가 2만원이 아니라 1만원만 되어도 고스란히 1천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저자 입장에서는 서적 유통 마진이나 홍보비로 낭비되는 비용을 줄이고 자신의 지적 노력의 댓가를 최대한 보전하고 건질 수 있는 유통 방식인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 낸 전자책으로 이런 유통 구조가 실제로 동작 가능한지를 직접 실험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전자책도 나온 사실을 알리고 홍보 판매할 수 있는 루트(쇼핑몰)는 필요하다. 이 루트는 내가 직접 온라인 샵을 만들어도 되고, 심지어는 입금받고 그냥 파일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주어도 된다. 혹은 이메일 첨부 파일로도 보낼 수 있는 게 전자책의 특징이다.

다만 금새 펼쳐볼 수 있는 종이책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전자책 대신 직접 인쇄 출력해서 보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주문 수량 만큼만 인쇄하여 배본해주는 출판을 POD(Publish On Demand) 방식이라고 한다. '주문형 소량 출판'이라 번역하는데, 아마존이나 교보문고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자 인세는 판매수익의 20% 정도로 종이책 인쇄 형식이긴 하지만 출판사를 거치지 않는 만큼 배분율이 일반 책의 인세보다 높다.

다양한 출판 방식과 도서 유통 구조를 이해하면 저자나 출판사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최후에 남는 문제는 독자가 기꺼이 돈을 내고 사줄 만큼의 가치를 지닌 원고를 얼마나 제대로 생산해 낼 수 있는가이다. 결국은 다시 콘텐츠다!! 

2021년을 마무리하면서 새로 내는 전자책은 단지 새 책 한 권을 보태기 위한 것이 아니다. 변화하는 출판 유통 문화 속에서 또다른 콘텐츠 판매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싶은 테스트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 실험을 위해 출판사 등록이라는 환경 조건을 갖추는 것이고! 세밑에 이번 시도가 기대한 소기의 성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의 감사일기 613일째_211219. 간만에 독후감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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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간후 망중한, 책두권 연짱 독파 독후감 2편 해피!
2. 일요일 오후면 습관처럼 쏟아지는 낮잠 휴식 감사!
3. 12월눈 펑펑 내려쌓여 두문불출 위쳐 정주행 해피!
4. 일욜밤 세라방 51회차 줌미팅 모임 참가자들 감사!

 

#백일백포_088  D-12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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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에 잠 들었다가 아침 10시에 울리는 전화벨 진동 때문에 눈을 떴다.

밤을 꼬박 새서 한 일은 그동안 가제만 올려놓고 채우지 못했던 [백일백포] 블로그 포스트 원고를 채우는 일이었다.
전자책 마지막 탈고와 발행 작업에 집중하느라, 거의 열흘치 가까이가 밀리는 바람에, 어제와 그제까지 사흘 정도에 걸쳐서 빈 구멍을 쓰고 적고를 반복해서 오늘 새벽에서야 겨우 메꾸고 잠들었더랬다!!

전자책 마무리에 집중하느라 열흘치나 밀렸던 백일백포 포스팅을 메꾸고 다시 따라잡았다!

어제 늦은 오후까지 한 나절 집중 작업을 통해 크몽에 전자책 파일을 업로드하고 승인을 요청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어제 올렸을 때만 해도 [임시 저장]으로 되어 있던 꼬리표가 지금은 [승인대기중]으로 뜨는 것을 보니, 일단 서비스 등록신청까지는 제대로 된 듯싶다.

이렇게 또 한 고비가 넘어간다.
무슨 일이든 처음 한 번이 제일 어렵다. 이전에 안 해본 일이기 때문에 헤매는 게 불가피하다. 한번만 제대로 성공하면 그 다음부터는 이미 한번 가 본 길인지라 찾기가 한결 쉽다.

전자책 발간을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2017년에도 페이스북 관련한 전자책 한권을 써서 이북으로 발간한 적이 있다. 그 때는 내 손으로 다 하지 않고 ISBN 넘버를 따고 편집 작업 등을 epage.co.kr 라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진행했더랬다.
사이트는 뜨는데 로그인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을 보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당시 중소업체들이 이북 시장 유통을 위해 이리저리 만들어졌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인세 관리도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대행 출판사를 통해서 전자책을 낼 때는 해당 출판사의 안정성도 충분히 유의를 해야 한다. 요즘은 전자책 출판을 대행하는 업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특히 평판을 따져보고 히스토리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각설하고, 지난주까지가 집필 모드였다면 이번주부터는 영업 모드로 전환이다!
책도 상품이고, 코칭도 상품이고, 컨설팅도 상품이다. 모든 상품은 팔아야만 존재 가치를 갖는다. 
잘 팔고 많이 팔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와 방법을 강구하고 애를 쓰는 게 바로 영업이고 다름 아닌 마케팅이다.
나는 마케팅의 정의를 어렵고 심오하게 하지 않는 편이다.

"내 상품을 팔기 위해 벌이는 모든 행동들"
이게 곧 마케팅이라고 심플하게 정의한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머리 속의 아이디어로만 존재하는 것은 그게 아무리 멋지고 그럴 듯해 보여도 그냥 머리 속 생각에 불과하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아이디어는 망상과 다를 바가 없다. 구체적인 행동과 행위로 표출되지 않는 한 어떤 전략도 어떤 제안도 마케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늘 상품을 연구하고, 고객을 발굴하고, 어떤 고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조사한다.
시장의 미래 수요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장래를 대비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고, 확장성이 커야 지속적인 판매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시장의 트렌드와 수요자들의 행동 패턴,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서 시장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종이책 시장은 경쟁 포화 단계를 넘어서서 "돈질"로 베스트셀러를 찍어내는 단계로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발간 초기 1~2주, 길어야 1개월 이내에 분야별 카테고리별 상위 몇 순위까지 올라오도록 노출시키고 독자 서평과 리뷰를 의식적으로 조직하지 않으면 대부분 한달을 못 버티고 본전도 못 건진채 창고로 사라진다. 

책 시장은 절대 수가 제한된 독자들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터다. 
독서 인구가 늘기는 커녕 줄고 있다. 절대 독서 시간 총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코로나 이후 OTT 안방극장과 유튜브의 대중화로 인해 책에서 얻어야 할 지식이나 정보를 지금은 거의 동영상에서 얻는다. 사정이 이러니 책은 다른 책들과 경쟁하기보다는 다른 매체, 특히 영상 매체와 경쟁해야 한다.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마찬가지다.

요컨대, 책을 내는 것만으로는 본전 건지기도 쉽지 않다. 내용만 좋으면 누군가, 언젠가 사줄 거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이고 꿈일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에 내 책 한권 내기에 도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셀프 만족"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게 냉혹한 현실이다.

엊그제 언뜻 나름 대형 지식 커뮤티니를 운영하시는 채널 방장 한 분의 전언에 따르면,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베스트셀러 저자로, 그동안 쓴 책이 무려 40권이 넘는 분인데도 한 달에 받는 인세 수입이 200~300만원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실 그것만 해도 얼마나 큰 고정 수입인가 부럽기가 그지 없지만, 책이 돈이 된다는 생각은 버리라는 것이 이야기의 결론이었다.

미리부터 희망을 버릴 것은 아니지만 현실 인식은 냉혹할수록 정신 건강에 좋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본전을 건지기를 원한다면 접근 가능한 시장을 찾아보고,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는 접근 전략을 만들어내는 게 마케팅의 기본 과제이다. 특히 "책의 독자 풀"은 절대로 하루 아침에 어느 날 갑가지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소에 쌓고 또 쌓고, 주고 또 베풀고를 쉬지 않고 꾸준히 할 때라야 비로소 한 명 한 명 늘어나고 축적되는 "평생 저축성 자산"이다.

그래서 책 마케팅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다른 어떤 상품보다도 "저자 의존성"이 강한 상품이다.
저자의 인맥 네트워크 크기와 사회적 평판이 책의 판매고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이번 PDF 전자책 출판 시도는 내게 있어 또다른 시장 개척을 위한 실험적 성격이 강하다. 실패할지 성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도전 과정이 늘 즐겁고 마음 설레인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 가지 말라고 말리는 길은 왜 그런지 모르게 더 가보고 싶어진다. 가시덤불에 찔리고 다칠 위험도 있겠지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숨어 있는 비경을 만날 확률도 아주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크몽에 대한 등록 신청은 마쳤으니 오늘부터는 다른 곳들을 찾아보려 한다. 
마케팅 채널은 사실 능력이 닿고 손품을 팔 수만 있다면 다다익선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게 마케팅 최고의 철칙이다!
아이템이 무엇이든, 업종이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지금 당신의 마케팅 성과를 높이고 싶은가? 그러면 딱 이 한마디만 기억하면 된다!! 

특히나, 온라인 마케팅의 핵심은 이 한 마디로 집약된다!!

"전환 수는 노출 수에 비례한다!!"

 

#오늘의 감사일기 609일째_211215. 십이월도 절반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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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일백포 밀린 열흘치 메꿔 따라잡기 완료 해피!
2. 모닝커피 한잔 여유, 집필 대신 독서 전환 감사!
3. 오후 건강검진 결과 나오는 날, 좋은 소식 기대!
4. "눈 떠보니 선진국" 책선물 받아드니 해피 감사!

#백일백포_084 D-16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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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광복절 무렵,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라는 책을 펴낸 게 종이책 출간의 시작이었다.
그 뒤로 거의 매해 한 권씩 꾸준히 펴내서 모두 일곱 권이다.


모두 두세 명의 저자가 함께 공저로 쓴 것들. 다만 한두 권을 빼고는 거의 다 윤문 교열과 마무리 탈고를 책임졌던 터라 손때가 묻은 저작들이다. 그만큼 애착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건 인지상정.

그렇지만 책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보통 책 한 권을 기획해서 인쇄 출판하고, 전국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 깔아서 초기 출시 마케팅까지 집행하려고 하면
대략 2천만원~3천만원 정도의 제작비와 홍보비가 기본적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이 정도 초기 투자금을 저자가 직접 대거나, 출판사 쪽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 출간 기회도 없다.
그래서 나름 이름 있는 출판사에서는 이름 없는 작가들의 경우 웬만해선 원고를 검토조차 해주지 않는다.
온라인 매체와 블로그의 성장, 1인 기업의 확대로 인해 브래딩 목적으로 자기 책을 내겠다는 지망생들과 출판 희망 원고 초고들이 차고 넘치는 까닭이다.

지금도 여전히 하루 200~300권의 신간이 쏟아진다.
새책이 줄어든 독서 인구의 눈에 뜨이려면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신간 매대(보통 표지가 드러나게 보이는 것을 평대 라 부른다)에 노출하지 않으면 세상에 나왔다는 것을 알릴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창고로 쳐박히게 된다.

결국 저자들의 자체 영업력이나 독자 판매력, 팬층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책들은 출간에 들어간 본전도 못 건지고 소리소문 없이 매대에 깔려보지도 못하고 사라진다.

나름 운좋게 출판사에서 기획 출판을 해 주는 기회가 주어진대도, 그게 돈이 되기는 쉽지 않다.
최소한 몇 만부, 몇 십만부라도 팔리지 않는 한, 저자 인세로 받을 수 있는 수입은 통상 책값의 10%에 불과하다.
그나마 혼자서 단독 집필을 했을 때 이야기다. 둘이 쓰면 5%, 셋이 쓰면 3.3% 정도만 할당된다.

계산해볼 것도 없다. 정가 2만원 짜리 책을 둘이서 공저로 냈다면 한 권을 팔아서 저자가 받게 되는 인세는 각 천원이다.

이 말은 1만권을 팔아야 1천만원을 받을 수 있단 말이다. 문제는 세상에 나오는 책 중에서 1만권은 고사하고, 초판 2천부 혹은 3천부만 팔아도 성공이라고 말하는 책들이 90% 이상이다. 보통 2,500부 정도를 팔면 앞서 출판사가 기획 및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한 본전은 얼추 빠지는 구조다.  당연히 출판사들은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는 작가들의 원고에 우선순위를 두고 올인하게 마련이다.

첫 책을 쓸때는 이런 구조를 거의 몰랐던 탓에 출판사에게 이른바 원고료로 준다는 '선-인세'가 작가에게 주는 집필 수고료인줄 알았다. 나중에 첫판을 팔고 인세 정산을 할 때, 미리 지급된 원고료는 판매 수익 배분금에서 몽땅 차감해버린다.

신문이나 잡지 투고와 달리, 책 출간시 원고료란 집필 수고료가 아니라, 판매시 받게 될 인세 중 작가 몫을 책 출간 전에 미리 지급해주고 나중에 판매 수익에서 공제한다는 것을 첫 책을 내고서야 비로소 처음 알았다.

그러니, 위의 조건으로 (2명의 저자가 2만원짜리 책을 10% 인세에 공저 출간) 하고 선인세를 100만원씩 받았다면 막상 책이 출간되어 초판 1천부가 팔릴 경우 매출로는 2천만원이 잡히지만, 저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한 푼도 없게 된다. 

'경제/경영' 이나 'IT/컴퓨터' 와 같이 인문, 기술 분야 카테고리 책인 경우 문학류와 달리 1만권만 팔려도 대박까진 아니어도 통상 '중박' 급 베스트셀러로 인정받는데, 그래봐야 올릴 수 있는 수익이 1천만원 꼴. 1년 정도 판매가 이어져 이룬 실적이라면 매월 100만원 수입도 안 되는 셈이다. 몇시간 짜리 하루 특강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인 것이다!

한 마디로, 종이책을 써서 돈을 번다는 것은 애시당초 기대하기가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왜 돈도 되지 않는 책을 내 보겠다고, 저리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책을 내겠다고 줄을 서는 이유가 뭘까?
대체 뭘 기대하고 시중에 저리도 많은 책쓰기 글쓰기 고액 강좌와 코스가 난립하는 것일까? 

그것은 '종이책'이 가져다 주는 저자, 작가에 대한 브랜딩 인정 효과 때문이다.
흔히 "베스트셀러 작가" 로 인정될 경우 그 저자에게 일정한 해당 분야 '전문가' 레이블이 붙게 되고,
그리 되면 강의에 초대받거나 모집 강좌 등을 개설할 경우, 이른바 강사의 '몸값'이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책쓰기 라는 고된 정신 노동과 지적 산물을 통해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브랜딩 효과를 창출하고, 그 댓가로 강의나 다른 부차적인 비즈니스를 할 경우 이름값을 얻어내는 게 종이책을 내는 최대의 '기대효과'인 셈이다. 
문제는 최소한 몇 만권 이상을 파는 베스트셀러를 못 만들면 돈을 버는 것은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수입을 목적으로 삼은다면, 그래서 종이책은 더 이상 답이 될 수 없다!

지난 10여년 동안 7권의 책을 내면서 내린 결론은 그래서 심플하다.

베스트셀러라고 해봐야 15,000~20,000부 이상 판매하는 게 절대로 쉽지 않다.
그러니 이것을 출판사 인세 기준으로 출간해서는 변변한 수입을 건지기 어렵다.

초기 저자로서 '전문가 브랜딩'을 목표로 한다면 몇 권은 도전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경험적으로 보건대, 브랜딩이 추가 목표가 아니라면 차라리 분야별로, 주제별로 소책자나 전자책을 만들어 파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리고, 고정 독자를 꾸준히 충성 독자로 확보할 수만 있다면 자가 출판을 해서 콘텐츠 판매 방식을 선택하는 편이 수입 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남은 4/4분기에는 전자책 2권을 집필하는 목표에 도전해 보려 한다.

주제는 대충 정해놓았고, 집필 방향과 차례도 얼추 잡아 놓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집필에 집중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의 투입과 몰입 뿐!!

모쪼록 연말이 가기 전에 종이책 대신 멋진 전자책 두 편을 선보일 수 있기를 스스로 기대하고 다짐해본다!!

고고 씽이다!!

#오늘의 감사일기

#오늘의 메모사항

- 특기 사항 없음!

#백일백포 006. D-94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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