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약속했던 11월 하고도 보름날이다!
지난 달 말에 새로 전자책 하나를 2주 안에 바짝 집중해서 써서 탈고해 보겠노라 공표했었다.
그러고 맞이하게 된 1차 마감일인 셈이다!

결론은?
아직 반도 못썼다!!
이 정도 진도면 탈고까지 꼬박 2주는 더 걸릴 듯 싶다.

혹시 몰라서 약속할 때 슬며시 면피용 발언을 보태두었다. 하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11월 말일까지는 탈고를 하겠노라고! 그래서 1차 마감일을 못 지킨 셈이지만 마음의 부담이 그리 크지는 않다.
아니 당연히 예견된 결과를 맞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1차 마감일을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삼고 있던 터라, 어제 오늘 3일 정도는 지난 열흘에 비하여 현격히 높은 집중도와 원고 진척도를 보였다. 사실 이런 게 마감일의 추동력이고 힘이라는 것을 알기에 지키기 힘든 마감일을 정하고 공약하는 것이다.

이번에 집필 중인 책 역시 평소 깊이 알지 못했던 솔루션에 대해서 하나 하나 독학해가면서 쓰는 중이다. 내게 "책 쓰기"는 그동안 몰랐던 지식을 새로 공부하고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바를 그대로 정리하고 모아 적어가는 "학습 히스토리 기록" 행위에 가깝다. 내용의 편재, 각 기능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쉽고 이해하기 편한 문장으로 만드는 것은 "창작 행위"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지식 학습에 추가로 얹혀지는 '덤'에 가깝다. 

우리네 삶의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책 쓰기는 "집중력과의 싸움"이다.
원고를 쓸 수 있는 시간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마감일을 두지 않으면 절대 끝이 나지 않는 게 바로 집필 작업이다!!
칼럼이나 책 원고를 써본 분, 강의 교재를 만들어 제출해본 분들이라면 이 말에 아마 절대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새 원고나 책을 쓸 때 "마감일"을 먼저 선언하고 집필을 시작한다.
평소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거리 외에도, 하루 써낼 수 있는 원고의 절대량, 그리고 무엇보다 글의 원천이 되는 학습에 필요한 절대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고 새 글을 쓰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검색이나 자료 조사나 확인 검증 과정 없이 학습용 가이드북을 쓰기 어렵다. 

특히 기능이나 메뉴 등을 설명하여 따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습서를 만들 때는 더 그렇다. 개별 메뉴 구성이나 각각의 버튼, 링크, 탭 하나 하나를 직접 눌러서 시연, 실습을 해보고 어떤 화면에서 어떤 기능이 동작하는지를 일일점검해보아야 한다. 버튼 클릭 한 번은 새 화면이 한 장 펼쳐지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 화면의 구성 요소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이해하지 않으면 설명 글도 진도를 낼 수가 없다. 그래서 매뉴얼이나 지침서, 가이드 북을 쓰는 것은 머리 속에 떠오는대로 수필이나 시를 쓰는 것과는 또다른 어려움을 안고 가는 작업이다.  

이번 달까지 빠르면 오늘, 늦어도 월말까지 탈고하겠노라 선언한 집필 작업의 대상 주제는 CRM 솔루션에 대한 것이다.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돌아가는 이메일 마케팅 도구이자 고객 관리 자동화 플러그인 중에 나온 지 갓 1년쯤 지난 Fluent CRM 이란 플러그인이 그 주인공이다.

나온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툴이다 보니 아직 사용자가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아직은 변변한 설명서 문서가 따로 없다. 문서 작업이 어렵다보니 설명도 대개가 화면 동작에 대한 튜토리얼 영상들이 고작이다. 개별 화면 하나 하나를 쪼개서 설명한 문서는 한글은 고사하고 영문 버전도 찾기가 어렵다. 혹시 영문 설명서 가이드북이라도 있으면 찾아서 차례 구성이나 내용을 참조할까 싶어 [아마존 Books] 코너를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허탕만 쳤다. 10여년 전 페이스북 한글 설명서를 써보려고 아마존 원서 코너를 뒤질 때랑 비슷한 경험이었다.

전체 5개 챕터 중 2장까지 겨우 마쳤는데 페이지 수가 금새 50쪽을 넘었다!

목 마른 자가 우물 파는 법!
결국 없으면 내가 직접 쓰는 수밖에 없겠다 싶어서, 약간은 오기로 집필을 시작했다.
처음 착수하면서 우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역시 모든 솔루션이 겉보기에는 꽤 단순하고 심플해 보여도, 막상 자세하게 파고 들어가면 수많은 기능의 접합을 통해 통합적으로 굴러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때문에 다루고 배워야 할 내용이 점점 늘어나고 많아진다.

플루언트 CRM 도구만 하더라도, 그 하나만 달랑 떼어 놓으면 이메일 캠페인 문서를 만들고 작성하여 발송하는 도구에 불과하지만, 조금만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메일을 쓰기만 하면 무얼 할 건가, 누군가에게 보내야 하는데, 그럴려면 보낼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먼저 모아야 한다. 구독자를 모으려면 신청 폼(양식)이 필요해진다.  또 구독 신청자의 이메일 주소가 수집되면 일이 파생된다. 여러 기준에 따라서 보낼 사람과 안 보낼 사람, A를 보낼 사람과 B를 보낼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 결국 양식에 대한 관리 도구나 데이터베이스를 다룰 수 있는 도구가 결합되어야 기능이 완벽해진다. 

더 나아가 구독자 수가 늘어나면 이제부터는 일일이 개별적으로 하나 하나 응대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의 수가 생기면 그 집단에 대해서는, 혹은 각 개인에 대해서 그룹별, 혹은 1:1 맞춤형 대응을 해야 한다. 그것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할 수 없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이 모든 것을 자동화된 알고리즘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자동화 프로세스를 설계하여 적용해 주어야 한다.

모든 고객 정보 수집 프로그램의 최종 끝장면은 하나로 귀결된다.

"마케팅 관리 자동화 프로그램의 설계와 셋팅!"

CRM 도구에 대한 자습서의 원고를 쓰다 보니, 고객 관리 업무를 주로 삼는 마케터의 고민을 책에 담아야 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된다. 그러다 보니, 직접 눌러보고 실행해보고, 비교해보고의 연속이다. 진도가 생각처럼 빨리 나갈 수가 없다. 전체 다섯 개의 장으로 시작했는데, 오늘까지 겨우 두 챕터 원고를 마무리했다.

남은 세 개의 장이 더 주요한 기능들이라 설명에 중점을 두어야 할 대목들인데, 앞에 개괄 기능 소개만으로 A4 50페이지를 넘긴 상태다. 설명용 스크린 캡쳐 이미지들이 원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니 분량이 자꾸만 늘어난다. 이 추세라면 150쪽은 거뜬히 넘어설 기세다. 

마눌님은 이럴 때면 놀리듯이 옆에서 한 마디 거든다.
"재미도 없는 책이 길기까지 하면 누가 읽겠어!"

ㅎㅎ 들어보면 틀린 말은 아닌데, 왠지 조금은 억울하게 들린다.
남이 가지 않은 수풀 길을 가시 헤치고 가는 일은 늘 험하고 힘겹다. 그래서 겪게 되는 어려움은 스스로 감수할 몫이다.
그래서 오늘도 재미 없는 글을, 길이에 구애 받지 않고 열심히 쓴다. 얼른 탈고해 버리고 술 한 잔 털어넣자!
시작이 절반인데, 이미 5분의 2까지는 마친 셈이니, 남은 것은 반의 반이다!! ^^

 

#오늘의 감사일기 579일째_211115. 월욜 끝 송추 회군!
---------------------------------------------------------
1. 원고 1차마감일 진도공정율 40% 반끝 보여 감사!
2. 백일백포와 전자책 집필 쌍끌이모드 보름째 건투!
3. 새 교육커리큘럼 설계요청건 하루일찍 전달 해피!
4. 일정 파악 실수! 가는 도중 확인 구파발 회군 다행!


#백일백포_054 D-46일!!

Posted by 렛츠고
,

백일백포! 
말이 100일 동안 100개 포스팅이지, 사실 하루 1개씩 글을 쉬지 않고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며칠 전에도 마케터에게 글쓰기 능력이 얼마나 중요하고 최우선적인 자질이자 덕목인지 꽤나 깊이 다루었다. 우리나라에서 개인 브랜딩의 최고 무기 중 하나가 자신의 이름 석자가 저자 이름으로 박힌 책이다. 요즈음 여기 저기서 글쓰기나 책쓰기에 대한 수많은 책이나 강좌들이 쏟아져 나오는 배경이다.

글이든 책이든, 가장 큰 고민 거리는 바로 "뭘 쓰지?"다.

"쓰기 위해 쓰는" 글은 건조하거나 무의미하다. 굳이 챙겨서 읽어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 그러잖아도 바빠 죽겠다고 아우성인 시대에 글로서 가치를 인정 받기 어렵다. 그런 탓에 모든 글쟁이나 작가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최고의 고민거리는 "무엇을 소재로 어떤 주제의 글을 쓸까"하는 것, 바로 "글감"을 찾는 일이다!

매일 방송을 진행하는 앵커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의 첫 인사 원고를 써야 하는 방송 작가들의 최대 고민은 첫 서두 인사말(오프닝 멘트)을 뭐라고 시작할 것인가이다. 일년이나 수 년에 한 번 겨우 내는 책이라면 첫 마디에 해당하는 서두(프롤로그)의 원고는 그래서 더 신중하게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한 마디의 첫 인사를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그 방송을 어디까지 얼마나 집중해 들어야 할지 판가름이 난다.  아무리 짧은 글을 쓰더라도 나 혼자 습작 삼아 쓰는 글이 아니라면 마찬가지다.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그 글을 읽는 수고와 시간을 할애하는 독자를 위해 "쓸모 있는" 글을 써야 마땅하다. 

백일백포 어느새 50일째 반환점이 다가온다. 매일 아침 다이어리를 펼칠 때마다 "오늘의 할일"을 정리하면서 "오늘은 무엇을 쓸까?"를 함께 묻게 된다. 운이 좋으면 쓸만한 소재 거리가 꿈에서 생겨나는 날도 간혹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날은 생각을 곰곰히 하기 전까지는 뭐에 대해, 어떤 소재로,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막연하고 아무 생각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 때 글감을 찾는 특효 처방은 따로 없다.
일단 어제 있었던 주요 사건이나 오늘의 이슈를 되돌아본다. 사회적으로 모두에게 현안이 되는 이슈 거리면 더 좋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나만의 사건"이나 "나만의 느낌"이어도 괜찮다.

왕년에 SNS 운영을 위해 콘텐츠 글감을 찾고 싶을 때 써보라 했던 방법들

사회 공통 사안을 다루는 게 좋은 이유는 다른 사람들 역시 나름의 관점과 의견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글이 취하는 관점이나 해석이 독자의 관점에 비추어 같거나 다를 때 공감 혹은 반론의 여지가 자연스레 생겨난다. 사람들은 어떤 사안을 놓고 서로 생각이 통하거나 혹은 맞지 않으면 그 사실로 인해 집중하게 마련이다.

공감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심정을 느끼니까 동질감에서 집중한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나랑 생각이 다르구나 비교가 되니까 집중하게 된다. 어떤 의견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나중 일이다. 관점이 다를 지라도 함께 고민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통의 소재"이면 그 자체로 "좋은 글감"이 된다. 논의 대상의 공통성 자체가 내가 하는 말이나 글레 집중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까닭이다.

남들은 알 수 없는 "나만의 경험(지식)", "나만의 느낌(감정)" 또한 좋은 글감이 된다.
딴 사람들과 전혀 별개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라도 상관 없다. 개인적이면 개인적인 만큼, 그게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도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호기심의 동물"이다. 같은 인간 동류로서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DNA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 늘 궁금해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일에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떤 삶을 선택하는가 비교하며 인간 존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려 든다. 

그러니, 무엇을 쓸지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을 때는 지난 하루의 일과를 차분히 되돌아보는 "반추"에서부터 글감을 찾아보면 된다. 일기장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쓸 거리"가 잡힐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싶다면, 수많은 뉴스 매체들의 헤드라인 기사들 자체가 얼마든지 글 소재가 될 수 있다. 정치적인 이슈 거리에 대해 거론하는 건 불편할 수 있다.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킬까 조심스럽다면, 먼저  일기장을 찾는 게 더 좋은 선택이다. 다이어리에 남겨진 업무 메모 한 줄도 좋고, SNS에서 주고 받은 글이나 메시지 한 줄도 괜찮다. 사진, 이미지, 영상 등에 '좋아요'를 날렸다면, 거기서 얻게 된 공감도 좋은 이야기 거리가 된다.

그렇게 바라보면 "세상 만사가 모두 글감"이다.
내가 겪는 당장의 사건과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 하나 하나가 고스란히 글로 쓰여지고 엮여질 수 있다.  그래서 글도  방송 멘트도 오래 되풀이하다 보면 그 자체로 훈련이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반복 경험 속 시행착오들이 모두 글의 소재를 쉽고 빠르게 찾아내는 실력을 키워주는 학습 도구인 셈이다. 

그래서 반복의 힘이 무섭다. 그래서 훈련의 힘이 필요하다.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 처음에는 핸들 조작 하나 하나, 페달이나 엑셀을 밟을 때마다 따지고 신경을 쓰곤 한다. 하지만, 변속이나 핸들 조작이 반복되고 습관이 되기 시작하면 달라진다. 어느 순간 꼭 머리로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운전 조작을 하게 된다. 달이 가고 해가 가면 어느새 거의 의식하지 않고 마치 운전 기계처럼 동작하게 된다.

굳이 기술로 따지자면, 글감을 찾아내는 방법은 많다. 그렇지만 어떤 방법을 택하든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되풀이해서 써보고, 쓴 글을 수십 번씩 되풀이 읽으며 피드백과 수정을 해야 비로소 '쓸만한' 글, '읽어줄만한' 글이 생산된다. 

그러므로 글쓰기나 책쓰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면 꼭 말해두고 싶다!

"글감이 없어서" 글을 못 쓴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세상의 흐름과 그 흐름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건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보라. 그리고 오늘 하루 내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구성하는 사건들 하나 하나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어라. 각각의 행동과 사건에 담긴 가치와 본질을 찾으려는 "능동 사고"나 "자기 성찰"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부터 먼저 점검해보라.
글감이 없다는 말이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걸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터이니!

 

#오늘의 감사일기 572일째_211108. 명함철을 정리하며...
---------------------------------------------------------
1. 월욜아침 성남 정기과정 마지막강의 깔끔 마무리!
2. 골치 썩이던 카톡채널 이름 변경 한달만에 완료!!
3. 새 양식 회신용 알림톡 템플릿 한방에 패쓰 뿌듯!!
4. 코로나로 줄어든 명함철정리 몰아서 마무리 해피!

#백일백포_047 D-53일!!

Posted by 렛츠고
,

2010년 광복절 무렵,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라는 책을 펴낸 게 종이책 출간의 시작이었다.
그 뒤로 거의 매해 한 권씩 꾸준히 펴내서 모두 일곱 권이다.


모두 두세 명의 저자가 함께 공저로 쓴 것들. 다만 한두 권을 빼고는 거의 다 윤문 교열과 마무리 탈고를 책임졌던 터라 손때가 묻은 저작들이다. 그만큼 애착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건 인지상정.

그렇지만 책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보통 책 한 권을 기획해서 인쇄 출판하고, 전국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 깔아서 초기 출시 마케팅까지 집행하려고 하면
대략 2천만원~3천만원 정도의 제작비와 홍보비가 기본적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이 정도 초기 투자금을 저자가 직접 대거나, 출판사 쪽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 출간 기회도 없다.
그래서 나름 이름 있는 출판사에서는 이름 없는 작가들의 경우 웬만해선 원고를 검토조차 해주지 않는다.
온라인 매체와 블로그의 성장, 1인 기업의 확대로 인해 브래딩 목적으로 자기 책을 내겠다는 지망생들과 출판 희망 원고 초고들이 차고 넘치는 까닭이다.

지금도 여전히 하루 200~300권의 신간이 쏟아진다.
새책이 줄어든 독서 인구의 눈에 뜨이려면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신간 매대(보통 표지가 드러나게 보이는 것을 평대 라 부른다)에 노출하지 않으면 세상에 나왔다는 것을 알릴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창고로 쳐박히게 된다.

결국 저자들의 자체 영업력이나 독자 판매력, 팬층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책들은 출간에 들어간 본전도 못 건지고 소리소문 없이 매대에 깔려보지도 못하고 사라진다.

나름 운좋게 출판사에서 기획 출판을 해 주는 기회가 주어진대도, 그게 돈이 되기는 쉽지 않다.
최소한 몇 만부, 몇 십만부라도 팔리지 않는 한, 저자 인세로 받을 수 있는 수입은 통상 책값의 10%에 불과하다.
그나마 혼자서 단독 집필을 했을 때 이야기다. 둘이 쓰면 5%, 셋이 쓰면 3.3% 정도만 할당된다.

계산해볼 것도 없다. 정가 2만원 짜리 책을 둘이서 공저로 냈다면 한 권을 팔아서 저자가 받게 되는 인세는 각 천원이다.

이 말은 1만권을 팔아야 1천만원을 받을 수 있단 말이다. 문제는 세상에 나오는 책 중에서 1만권은 고사하고, 초판 2천부 혹은 3천부만 팔아도 성공이라고 말하는 책들이 90% 이상이다. 보통 2,500부 정도를 팔면 앞서 출판사가 기획 및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한 본전은 얼추 빠지는 구조다.  당연히 출판사들은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는 작가들의 원고에 우선순위를 두고 올인하게 마련이다.

첫 책을 쓸때는 이런 구조를 거의 몰랐던 탓에 출판사에게 이른바 원고료로 준다는 '선-인세'가 작가에게 주는 집필 수고료인줄 알았다. 나중에 첫판을 팔고 인세 정산을 할 때, 미리 지급된 원고료는 판매 수익 배분금에서 몽땅 차감해버린다.

신문이나 잡지 투고와 달리, 책 출간시 원고료란 집필 수고료가 아니라, 판매시 받게 될 인세 중 작가 몫을 책 출간 전에 미리 지급해주고 나중에 판매 수익에서 공제한다는 것을 첫 책을 내고서야 비로소 처음 알았다.

그러니, 위의 조건으로 (2명의 저자가 2만원짜리 책을 10% 인세에 공저 출간) 하고 선인세를 100만원씩 받았다면 막상 책이 출간되어 초판 1천부가 팔릴 경우 매출로는 2천만원이 잡히지만, 저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한 푼도 없게 된다. 

'경제/경영' 이나 'IT/컴퓨터' 와 같이 인문, 기술 분야 카테고리 책인 경우 문학류와 달리 1만권만 팔려도 대박까진 아니어도 통상 '중박' 급 베스트셀러로 인정받는데, 그래봐야 올릴 수 있는 수익이 1천만원 꼴. 1년 정도 판매가 이어져 이룬 실적이라면 매월 100만원 수입도 안 되는 셈이다. 몇시간 짜리 하루 특강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인 것이다!

한 마디로, 종이책을 써서 돈을 번다는 것은 애시당초 기대하기가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왜 돈도 되지 않는 책을 내 보겠다고, 저리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책을 내겠다고 줄을 서는 이유가 뭘까?
대체 뭘 기대하고 시중에 저리도 많은 책쓰기 글쓰기 고액 강좌와 코스가 난립하는 것일까? 

그것은 '종이책'이 가져다 주는 저자, 작가에 대한 브랜딩 인정 효과 때문이다.
흔히 "베스트셀러 작가" 로 인정될 경우 그 저자에게 일정한 해당 분야 '전문가' 레이블이 붙게 되고,
그리 되면 강의에 초대받거나 모집 강좌 등을 개설할 경우, 이른바 강사의 '몸값'이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책쓰기 라는 고된 정신 노동과 지적 산물을 통해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브랜딩 효과를 창출하고, 그 댓가로 강의나 다른 부차적인 비즈니스를 할 경우 이름값을 얻어내는 게 종이책을 내는 최대의 '기대효과'인 셈이다. 
문제는 최소한 몇 만권 이상을 파는 베스트셀러를 못 만들면 돈을 버는 것은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수입을 목적으로 삼은다면, 그래서 종이책은 더 이상 답이 될 수 없다!

지난 10여년 동안 7권의 책을 내면서 내린 결론은 그래서 심플하다.

베스트셀러라고 해봐야 15,000~20,000부 이상 판매하는 게 절대로 쉽지 않다.
그러니 이것을 출판사 인세 기준으로 출간해서는 변변한 수입을 건지기 어렵다.

초기 저자로서 '전문가 브랜딩'을 목표로 한다면 몇 권은 도전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경험적으로 보건대, 브랜딩이 추가 목표가 아니라면 차라리 분야별로, 주제별로 소책자나 전자책을 만들어 파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리고, 고정 독자를 꾸준히 충성 독자로 확보할 수만 있다면 자가 출판을 해서 콘텐츠 판매 방식을 선택하는 편이 수입 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남은 4/4분기에는 전자책 2권을 집필하는 목표에 도전해 보려 한다.

주제는 대충 정해놓았고, 집필 방향과 차례도 얼추 잡아 놓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집필에 집중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의 투입과 몰입 뿐!!

모쪼록 연말이 가기 전에 종이책 대신 멋진 전자책 두 편을 선보일 수 있기를 스스로 기대하고 다짐해본다!!

고고 씽이다!!

#오늘의 감사일기

#오늘의 메모사항

- 특기 사항 없음!

#백일백포 006. D-94일!!

Posted by 렛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