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일어나 시계를 보니... 오늘도 10시가 다 되었다!

잠결이었나, 무슨 전화기가 울려서였던가 깔끔하게 깬 느낌은 아니지만,
일단 눈을 떴으면 그냥 일어나야지 다시 뒹굴대는 것은 어차피 시간 낭비다.

정신을 가담듬고 책상에 일어나 앉는데 오늘 따라 목이 좀 칼칼한 낌새다.
마치 잔 목감기라도 올 것처럼, 침을 삼킬 때 목 넘기는 게 부드럽지가 않고 뭔가 걸리는 느낌이랄까...^^
마눌님에게 커피 대신 차 한 잔 어떠냐 했더니, 이윽고 내온 게 꽃차였다.

이게 무슨 꽃이냐며 보여주는데... 들여보며 음미를 해보니.... 목련이었다.

목련차는 향도 좋지만 꽃 피는 모습이 더 이쁘다!

어제 홍대 쪽에 공연에 초대를 했던 뱀띠 동기 친구녀가 선물로 건네 준 것을 통째로 갖고 왔더랬는데...
아침에 집에서 그것을 바로 맛 본 셈이다.

내가 맨 처음 꽃차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가졌던 것은 동강 거북이마을의 정용화 샘 덕분이다.

페이스북 초창기 시절, 매일 아침 정선 부락 인근 동강의 꽃사진들을 찍어 올리는 모습이 새롭고 좋아서 친구를 맺고
인적 없는 산골에서도 페이스북 하나로 장사나 홍보를 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실전 입증하는 사례로 책에서도 몇 차례
이름을 다루었던 인연 덕분에...
지금은 한해 한두 번은 꼬박꼬박 들리게 된 제2의 고향처럼 살가와진 곳이다.

아마도 페이스북 타임라인 어드메 쯤을 뒤져보면 동강에 얽힌 추억이 고스란히 살아 있을 것이다.

2018년의 8.15 동강 방문 예고 포스팅 글 중에서...

야생화꽃차 라는 페이지 이름을 접하다가, 그곳이 강원도 영월 정선 제천이 만나서 꾸불대는 길이 끊기는 곳에 거북이마을 이 있음을 알았다. 처음엔 마을 이름인 줄 알았는데... 민박집 이름이었던 것도 나중에 가보고서야 깨달았다.

가장 흔한 야생화 꽃차는 생강나무차다.
이른바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 나온다는 그 나무, 산동백이다.

흔히 동백이라 하면 남도의 한 겨울 추위를 이기고 피는 진한 녹색 잎들 위로 빛나는 빨간 동백을 떠올리지만,
산동백은 우리가 봄 진달래 구경하는 철에 산길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노오란 산수유처럼 피는 꽃이다.
그 향이 쌉싸름하고 생강처럼 씁쓰레한 향이 나기에 생강나무라고도 부르는 듯싶다.

동강의 야생화는 대표적으로 할미꽃인데... 내가 즐겨 찾는 거북이마을 강변엔 달맞이꽃이 늘 지천이다.
밤에 피고 아침에 지는 야화... 달맞이꽃...
그 사이로 널려진 동강변에서 작고 신기한 무늬가 가득한 조약돌들 구경하고 줍다보면 한 시간도 훌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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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 이야기를 하다보니 산청의 지리산 밑줄기에서 황토방을 운영하던 지인의 어머님도 떠오른다.

그 분도 꽃을 따서 말리고 덕고 차 만드는 걸 즐기셨더랬는데... 지금까지 건강하신지 모르겠다.
꽃이 활짝 피기도 전에 따서 차로 만는 것이 사람이 죄를 짓는 셈이라고 최대한 마음의 정성을 다하셨던 게 기억난다.

꽃은 늘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과 잠시 자연을 대할 수 있는 마음의 휴식을 전해준다.

이런 저런 죽음들 앞에 우리는 꽃을 헌화하고 꽃상여를 만들어 태워보낸다...

꽃은 피어서 아름답지만 정작 지고 열매를 맺어야만 다음 해에 새로운 꽃을 만들어낸다.

꽃차는 어쩌면 열매 맺지 못한 청춘에 대한 못다한 슬픔을 안고 있어서 더 애절한 맛이 나는게 아닐까...
오늘 아침 문득, 목련 차 한 잔에 이런 저런 추억이 새롭다!!
  

#오늘의 감사일기 586일째_311122. 월요일은 여유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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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 한주가 새로 시작 날, 원고의 끝이 보이니 해피!
2. 목련차 한 잔에 담긴 절친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
3. 오늘 예정 교육 담주로, 화욜 예정 교육도 담주로!!
4. 근 2년만에 주말 대학로 연극공연 관람 예매 해피!


#백일백포_061 D-39일!!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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