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내리고 기분도 꿀꿀하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줄 좋은 음악이 없을까 하여, 웹페이지를 이리저리 뒤적거리다가 팬퓰륫 연주곡들이 모음으로 묶여 있는 사이트 하나를 발견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개의 노래나 연주곡들이 하나의 파일로 묶여 있는 경우, 특정한 사이트(블로그든 카페든)에 접속하여 해당 글에 노출된 플레이어의 [연주 시작] 버튼을 클릭해야만 들을 수 있고, 또 파일에 묶여진 순서대로 연주가 나오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곡만 중간에서 딱 끄집어내서 선택적으로 듣기가 곤란하다는 점이 굳이 문제라면 문제입지요....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면, 해당 파일들을 다운받아 내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원할 때 원하는 곡만 추려서 들을 수 있을까 하여 이런 저런 방법들을 찾아보다가 어떤 파워 유저분의 친절한 지식문답 동영상 강의가 있어서 보고 배웠습니다.
http://k.daum.net/qna/view.html?qid=3suQH&q=asx
위 지식문답의 아랫 부분에 링크되어 있는 답변 동영상을 보시면, 멀티미디어 파일의 업-다운로드 기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아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따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영상 설명에 약간의 군더더기가 느껴져서 직접 그림 설명 매뉴얼을 만들어 보기로 작정했습니다...

혹시라도, 웹 서핑 중에 우연히라도 좋은 노래나 연주곡이 올려져 있는 개인 블로그나 카페를 발견해서, 해당 노래들을 다운받아 저장하고 싶을 경우에 아래 방법을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저작권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하셔야겠구요.... 다운받는 건 자유라 하더라도 받은 파일을 임의로 제3자에게 유포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항시 문제될 소지가 있으니까 각별히 유의하십시오....

자, 그러면 그림 설명 시작해 볼까요...


1. 음악 사이트 - 페이지 찾기

흔히 동호회 카페나 음악을 주로 다루는 개인 블로그에서 카테고리에 따라 음악을 찾다보면, 특정한 주제별로 보통 아래와 같이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바]가 글이나 이미지들 사이, 또는 주로 맨아래쪽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플레이어 바]의 [시작](오른쪽 삼각형) 버튼을 누르면 첫 곡부터 차례대로 음악이 흘러 나오곤 하지요....


2. 음악 모음 파일 소스 정보 확인하기
다른 곳 클릭하지 마시고, 위의 그림에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바] 이미지 위에 마우스를 두시고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시면 아래와 같이 팝업 메뉴들이 뜨는데 그 중에서 [속성]을 클릭해보세요.


그러면, 아래와 같이 해당 노래모음 파일의 제공 서버 위치(URL)에 대한 정보가 보입니다.
(실제 파일의 확장자명이 .asx 인데, 파일의 풀네임이 보이지 않고 서버 위치정보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일 풀네임이 보이든 말든 개의치 마시고, 해당 위치 정보를 마우스로 드래그하여 복사하십시오. 
(<컨트롤+C> 단축키로 카피하는 방법은 기본이니까 다 아시겠지요...)


이렇게 복사해놓은 위치 정보를 웹브라우저의 [새 창]이나 [새 탭]을 열어서 주소 입력창에다 [붙여넣기] 하세요. ( <컨트롤+V> 키가 붙여넣기 하는 단축키인 것도 모두 아시지요...)
브라우저 주소창에 위치정보가 제대로 옮겨졌거든 망설이지 마시고 [엔터] 키를 누르세요....
 

그러면 다음과 같이 해당 위치에 연동된 asx파일의 이름과 간단한 소스 정보가 나오면서 [저장]할 지 여부를 묻는 팝업 창이 뜰 겁니다. 여기서 [저장] 버튼을 클릭해 주세요...


저장을 원하는 폴더를 선택하고 [저장] 버튼을 클릭하시면 노래모음의 소스 파일(.asx)이 해당 폴더로 저장됩니다.


3. 모음 소스(asx) 파일 열어서 실제 수록곡 정보 확인하기

자,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모음 소스 파일이 저장된 게 확인되거든 아래와 같이 해당 파일에 마우스를 대고 역시 [오른쪽 버튼]을 눌러 보세요.
그러면 [연결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메뉴가 뜹니다. 이들 메뉴 중에서 다른 프로그램 선택하지 마시고, [메모장]과 같이 소스 내용을 볼 수 있는 [텍스트 에디터] 프로그램을 선택해 연결하십시오. 윈도우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텍스트 에디터로는 [Notepad]가 있으니까, 이것을 선택하시면 무난하겠지요....

(만약 연결 프로그램 선택 목록 중에 메모장(Notepad) 아이콘이 안 보이시면, 아래쪽의 [프로그램 선택(C)]을 클릭하여 새로 뜨는 [연결 프로그램] 팝업창에서 아래로 죽 목록을 스크롤하시면 메모장 프로그램 아이콘이 나타날 겁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래와  같이 원 모음소스 파일이 품고 있는 실제 수록곡 파일들의 위치 정보가 아래와 같이 좍 보입니다. (원래 실제 수록된 곡들의 파일 유형은 mp3, wma, asf, ogg 와 같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파일인지는 클릭해서 저장해 보면 알 수 있으므로 개의치 마시고 일단 개별 파일들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십시오.)


여기서 원래 수록된 곡명들과 메모장의 파일 내용을 순서대로 비교해보면 어떤 파일이 어떤 곡인지 매칭시켜서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보통 곡이 수록된 순서대로 리스트를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4. 원하는 수록곡만 따로 선택, 추출하여 다운받기

이제 어떤 곡들이 어떤 순서에 따라 수록되어 있는 지를 확인했다면 원하는 곡을 선택하여 해당 순서에 있는 파일의 위치 정보를 추출해 내십시오.

예를 들어서, 만약 첫번째 곡인 [고독한 양치기] 파일만을 별도로 뽑아서 다운받고 싶으시다면 아래와 같이 메모장 내용의 첫번째 행의 정보를 마우스로 죽 드래그 하여 해당 파일의 위치 정보를 [복사] 하십시오.
 ( 물론 <컨트롤+C> 단축키를 쓰셔도 무방하구요...)


앞서 위치 정보를 통해서 실제 연동 파일을 다운 받았던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다시 새로운 웹브라우저 창이나 탭을 연뒤, 다운할 개별 파일의 위치 정보를 URL 주소 입력창에다 [붙여넣기] 하십시오. (물론, <컨트롤+V> 단축키 사용 가능하구요)
그리고 제대로 주소 정보가 붙여넣기 되었거들랑 역시 망설이지 마시고
[엔터] 키를 누르세요....


그러면 역시 신기하게도 해당 위치정보에 링크된 원래 파일의 기본 정보들이 아래와 같이 보여지면서
해당 파일을 다운받아 [저장]할 것인지 여부를 물어올 것입니다.


어떤 폴더에다 저장할 것인지 선택은 본인의 자유구요....
[저장] 버튼만 누르시면 선택한 폴더로 해당 파일이 분리 추출되어 저장됩니다. 아주 순식간에!

(해당 사이트-페이지의 노래 플레이어 버튼을 누르는 순간에 이미 전곡이 다운로드 완료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인지, 이 파일을 다운받아서 저장하는 데는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지 않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시면 어떤 연속곡 모음 파일에 숨어 있는 파일이라 해도 수록된 개별 파일들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고 원하는 파일만 뽑아내어 나의 개인 시스템에 다운받아 저장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해결됩니다.


5. 단, 추가로 유의하실 점은, 
모처럼 어렵게 모음 연주 파일을 찾아 위의 설명대로 그대로 따라서 해당 파일의 소스 정보를 추출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파일에 대한 [저장]을 묻는 페이지 대신에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HTTP 403 사용권한 없음]   웹사이트에서 이 웹 페이지 표시를 거부했습니다.

[403 Forbidden]  You don't have permission to access .... on this server
(이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

 혹은 아래와 같이 아무런 경고 메시지도 없이 엉뚱한 내용만 달랑 나오는 페이지가 연결되기도 합니다. 

일차적인 원인은 소스 파일에 대한 접근 차단(공개 금지/ 마우스 드래그 방지) 옵션을 설정해 놓은 블로그나 카페 글인데, 억지로(?) 주소 정보를 긁어와서 해당 파일(서버)에 접근을 시도할 경우에 이런 에러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비스 제공 업체측에서 공개 금지 설정된 파일에 접근할 경우 긁어가는 소스 코드의 일부를 변형시켜 버리는 게 아닌가 짐작됩니다. 이런 때는 미리부터 절망하지는 마시고, 아래 후속편 글을 마저 읽어 보시고,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십시오.  
 
부차적으로는, 어떤 이유에서건 원래 올려진 소스 파일의 주소가 변경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 등의 문제로 처음 업로드했던 사람이 소스 파일을 지워버렸거나, 혹은 미디어 파일의 저장 폴더명이 변경되어 링크 주소가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경우라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파일이 연결될 리가 없습니다. 그런 때는 너무 섭섭해하거나 왜 안되지? 왜 안되지? 고개 갸웃거리면서 쓸 데 없이 에너지 낭비하지 마시고 얼른 다른 카페나 블로그를 뒤져서 새 소스 파일을 찾아보시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이롭습니다.

암튼,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리고, 찾는 자에게 소스는 분명히 나타납니다!!!  
막는 자가 있으면 뚫는 자도 꼭 있게 마련이니까요.....  

http://letsgo.tistory.com/136
마우스 드래그/우측버튼 클릭 차단 웹페이지 음악파일 소스 확인법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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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설마 설마 하면서, 조마 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던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노조원들의 옥상 농성장에 드디어 경찰특공대들이 투입되었더군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는 파업농성이라 보지 않았고, 또 특별한 대안이 없는 벼랑끝 무한투쟁으로 이어지지 말았으면 했는데, 노사 어느 편의 잘잘못을 떠나서, 경찰들이 노동자들을 진압하면서 벌인 살인적인 폭력은 차마 눈뜨고 그냥 보기에는 너무나 심각하군요....

곤봉으로 사정없이 내려치고, 발로 차고 짓밟고, 방패로 내리찍고...
한 마디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적군을 살해하는 듯한 잔인한 폭력의 연속입니다...
총칼 대신 몽둥이를 들었다는 것만 빼면 80년 광주 학살 진압 당시 현장에서 군인들이 시위대를 사살하며 때려잡던 모습과 한 치의 차이도 없이 잔인하고 무자비합니다.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의 피와 눈물로 겨우 겨우 일으켜놓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30년 역사의 뚜렷한 원점 회귀이자 역사의 후퇴라 아니할 수가 없네요.  얼마 전 도무지 자격도 없는 사람을 온갖 반발을 무릅쓰고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앉혀 놓고, 거의 당연직 순번으로 주어질 상황이던 국제 인권위 위원장 선거에는 스스로 출마를 포기하는 부끄러운 작태를 연출해, 급기야는 인권 등급 강등 대상국으로 권고를 받더니만, 이제는 아예, 그까짓 인권 등급이야 강등되는 게 뭐 대수냐는 투의 막가파식 폭력을 백주대낮에 공공연히, 그것도 공권력이 앞장서서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래서 저는 이명박 정권을 싫어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앞으로 3년 동안 도무지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는 한나라당이 밉습니다.
아니 3년이 아니라, 이들 정치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하면 작금과 같은 반민주적 폭거와 살인적인 폭력이 앞으로 5년 이상 더 연장될 것이 뻔해 보이기 때문에 이들 세력의 재집권과 정권 연장을 절대로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한 마디로 박정희식 경제개발 사명감에다 전두환식 밀어부치기 폭력을 결합하여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하는 모든 세력에 대해 좌파의 표딱지를 붙이고서, 그것이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이든, 야당이든, 국민이든 무엇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폭력과 막무가내식 몰아부치기로 정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촛불집회가 그랬듯이, 시국선언이다 뭐다 국민들이 제아무리 떠들고 짖어 대도 힘으로 밀어부치면 나중에는 고분고분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이명박 정권은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어떤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경제만 성장시켜 놓으면 자신을 찬양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 마치 신의 부르심을 받은 듯한 오만 속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말할 권리를 말살하고 민주주의를 포기하며 영구 집권을 시도했던 박정희는 충복의 손에 목숨을 잃었고,
광주 학살로 집권해서 떵떵거리던 전두환은 "성공한 쿠데타도 반역은 반역"이라는 역사와 법정의 판결 아래 "반란 수괴"라는 딱지를 이마에 붙인 채 맘 놓고 집밖으로 거동하기를 힘겨워하는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 식의 막가파식 폭력과 오만으로 일관하는 이명박 정권이 과연 자신에게 주어진 5년의 임기나마 제대로 끝까지 채우고 마칠 수 있을까를 수시로 고민하게 됩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제 마음이 점점 더 조마 조마해져 갑니다...

 
아래는 한겨레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는 허재열 님의 블로그에서 그대로 따온 경찰 진압 장면 동영상과 기사입니다.
이게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경찰들이 할 수 있는 짓거리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특공대의 농성장 투입, ‘살인진압’ 같았다
블로그에서만 2009/08/05 13:34   http://blog.hani.co.kr/catalunia/24478
                  
 
                                                  [영상] 경찰 쌍용차 노조원 폭력진압 현장
                                       

살인진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전 8시.
평택 쌍용차공장 조립공장 옥상으로 투입된 특공대원들은 무장해제된 노조원들을 상대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이건 정도를 벗어난 폭행입니다.
 
경찰은 기중기로 들여올려진 컨테이너에서 옥상으로 내리자마자 닥치는대로 노조원들을 붙잡아 구타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넘어진 노조원들을 방패로 이곳 저곳 찍고 발로 차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다 렌즈에 비춰지는 장면을 보고 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어떤 분이 넘어진 채 경찰에 맞고 있더군요. 
한 명이 발로 차고, 그 옆에 있던 경찰이 또 방패로 찍고, 분이 안 풀린 다른 경찰이 와서 곤봉으로 또 때렸습니다.
한 노조원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도 여러명의 경찰은 계속 때렸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경찰에 대항하는 노조원들을 상대로 때린 게 아닙니다.
무장해제 당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폭행이었습니다.
 
이건 집단구타에 가까웠습니다. 이렇게 다친 노조원들이 한 두명이 아닙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영상을 보십시오. 모두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경찰은 적법한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해야 합니다. 경찰은 지급된 장비를 장비규정에 의거, 방어용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날 경찰은 정신을 잃은 듯 가지고 있는 방패와 곤봉으로 노조원들을 향해 무차별 폭행을 가했습니다.
경찰은 이날도 테이저건과 가스총을 사용했습니다.

이게 80년 광주의 모습입니까. 아니면 2009년 평택의 모습입니까.
전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 모습을 직접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노조원들이 폭력시위를 벌인 것을 저는 무조건 두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가급적 부상자를 최소화해서 노조원들의 불법 농성을 진압해야 할 것입니다.
작년 촛불집회에서 군홧발에 맞아 전경버스로 떼굴떼굴 굴러들어가던 서울대 이나래씨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안타깝게도 이날 노조원들에게는 굴러들어갈 수 있는 버스마저도 없었습니다.
 
이번의 진압은, 진압 자체만으로 문제제기가 이뤄져선 안됩니다.
진압이 목적이라면 진압만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경찰은 이번 폭력 진압에 책임있는 해명을 내어놓아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119mil_9828.jpg
         이날 작전에 투입된 특공대원들에게는 곤봉,쌍절곤,테이저건,고무총 등이 지급됐습니다. 사진에 찍혔습니다.

또 하나 문제제기 할 것이 있습니다. 경찰은 노사 모두 부상자 대부분이 어디서 발생하는 지 파악하고 있습니까?
모두 새총 발사물에 맞아서 부상당하고 있습니다. 새총은 노조원들과 사쪽 경비직원들이 함께 쏘고 있습니다.
4일에는 노조원들이 50여명 이상이 새총에 맞아 부상당했습니다. 일부는 쇄골이 부러지고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볼트와 너트가 직선으로 날아와 사람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저도 맞았습니다.
(다행히 전 복부에 맞아 괜찮습니다.)

왜 경비직원들이 새총 쏘는 것을 방치합니까. 노조원들이 새총을 쏘니까 맞대응 해도 된다는 논리여서는 곤란합니다.
우리가 세금 들여서 공권력을 운영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공권력이 엄연히 작전을 펴는 구역에서 용역직원들이 불법무기를 활용해서 공격을 하도록 내버려두어선 안됩니다.

오늘은 아예 경찰과 경비직원들이 같이 움직이면서 새총 공격을 하더군요.
경찰이 못본 체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같이 움직이던데 이건 명백히 진압규정 위반 아닙니까.
제가 직접 사진을 찍은 것이 있으니 한번 보십시오.
 
쌍용.flv_000138376.jpg

 
더 이상 양쪽 부상자가 속출하지 않도록 경찰은 경비 직원들의 새총공격을 중지시키셔야 합니다.
제가 열흘간 이곳에서 지켜봤지만 경비 직원들이 새총 공격을 하지않으면 노조원들도 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장 안에 새총 발사물이 무한정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사쪽을 좀 설득하십시오.
사쪽이 거절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십시오.
 
                                                        
                                                            
#이 글은 <한겨레> 기사가 아닌 블로그글입니다. <한겨레>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겨레>의 모든 기사는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에서 시작됩니다. 제보하실 것 있으면 주저없이 연락주십시오.
catalunia@hani.co.kr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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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솔직히 한때 장하준 교수와 장하성 교수를 자주 혼동했습니다.  장하성 교수는 예전에 정책연구 관련 시민단체의 편집일을 하는 동안 원고를 청탁하느라 몇 차례 면식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분이 경실련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삼성의 에버랜드 편법 증여 등에 대한 고발 및 대기업 소주주 경영 참여 운동 등을 할 때 그 이름이 종종 언론지상에 거론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아는(?) 사이였죠... 그런 인연 때문인지, 장안에 국방부 금서 목록 1호로 장 모 교수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책이 꼽혔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저는 장하성 교수님이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책을 썼나 보구나 하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아무튼 그만큼 경제 분야에 대해서라면 학문적 논리든 실물 정책이든 별 관심 없이 살아왔지요. 그런데 이전 직장의 경영지원실에 계신 동료 팀장님과 식사 자리에서 추천할 만한 책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우연히 장하준 교수님의 이름을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그 팀장님 왈,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저자가 장하준이란 분으로, 자신이 보기에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한국경제의 위치를 이 분만큼 제대로 짚어내고 있는 분은 없는 것 같다는 평과 함께 장교수님이 쓰신 책을 몇 권 추천해 주시더군요.  사실 그때서야 비로소 장하준과 장하성이 다른 사람이었구나 하고 머리 속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그러고서도 근 1년 여가 흐른 지난 주말에서야 드디어 문제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었습니다. 물론 장하준 교수님이 쓴 여러 권의 책 중에서 제일 먼저... 책의 부록으로 함께 수록된 2시간짜리 강연 및 질의응답 DVD 동영상을 통해 화면으로나마 장교수님의 얼굴도 처음으로 제대로 접했습니다. 책에서 풀어내는 상당히 공격적인(?) 논리에 비해서 인상은 매우 온화하고, 시민운동가 혹은 투쟁가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더군요. 그냥 수수하고 수더분한 학자풍이고, 그냥 깔끔한 교수 스타일이더군요...

책의 논리가 공격적이라 한 것은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이 책에서 이른바 '나쁜 사마리안'으로 '신화 혹은 미신(Myth)'을 퍼뜨리고 있는 주범으로 공격 받는 '자유무역 신봉론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공격적이겠지만, 정작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농민이나 민중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유있는 항변'에 가까우므로 내용적으로는 '방어적이거나 변호적'이라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니까요...

80년대 우루과이라운드로 국내 농산물 시장이 개방된 이래 21세기를 맞은 지금까지 근 20여년 동안 전세계를 풍미하며 작년 말 미국발 전 세계 경제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좀처럼 흔들릴 것 같지 않던 이른바 "세계화 대세론자"들의 "신자유주의" 경제론에 대해 여태 속 시원한 반박논리나 대안을 접해보지 못해 무척이나 답답해했던 저에게 이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마치 제 자신의 지적인 게으름을 꾸짖고 있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습니다.

신자유주의의 허구성에 대한 반론이나 대안이 없기는 커녕,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시종일관, 줄기차게 신자유주의자들이 믿어의심치 않는 자유무역, 자유주의, 세계화의 윈윈 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역사적 사실 자체를 자의적으로 왜곡한 논리인지를 이토록 명쾌하게 반박한 자료집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제 자신의 무관심했던 나태함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지요...

한편으로는 무관심이었을 터이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도 이미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OECD의 일원국이 되었다는 데서 오는 자만심 때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의 하나로 불리는 것은 이제는 왠지 합당치 않다는 느낌, 그래서 선진국(!)들이 주장하는 자유시장 논리를 우리 또한 적극 수용하고 펴야만 하는 게 아닐까 싶었던 것이겠지요...  

"자본주의 비사와 자유무역의 신화(The Myth of Free Trade and Secret History of Capitalism)" 라는 책의 원래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은 17세기 이래 자본주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이나 여타 나라들이 어떤 방식을 통해 자본을 형성하고 기술과 부를 축적하면서 자국의 산업을 발전시켜 왔는지를 "국제교역"에서의 자유주의 또는 보호주의라는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파헤칩니다. 

무엇보다도 전체 380여 쪽의 책 분량 중에 50쪽이 본문에 수록된 각종 데이터 및 인용문들에 대한 원전 참조문헌의 목록과 상세 각주로 채워져 있어 우선 놀랐습니다. 마치 졸업용 석박사 학위 논문을 연상시킬 만큼 풍부한 문헌 자료와 세세한 수치 인용을 보면서, 무릇 자신의 논리를 세상에 펼치고자 하는 학자라면 최소한 이 정도의 기초연구와 사실(Fact)에 대한 추적이 있어야만 다른 학자들이나 반대론자들과 맞설 수 있겠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더군요.

국내 학자들의 여러 논문들을 통해 데이터나 문헌 인용시 남들이 베낀 것을 또 베끼는 식의 천박함을 적지 않게 보았던 터라,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갖는 논쟁의 첨예함에 걸맞을 만큼 가히 대단한 역작의 하나라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저작방식 속에서, 해외에서 영어로 된 원서를 먼저 출판한 다음 이것을 한글로 번역하여 국내에 출간하는 장하준 교수 특유의 고집스런 출판 방식 속에 숨어 있을 법한 나름의 이유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란 것이라면, 제가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받은 이 책이 2007년 10월 10일 초판 1쇄 발간 이래, 2009년 6월 10일 기준 초판 100쇄라는 사실입니다.  출판 실무를 자세히는 모르고 또 요즘은 디지털 조판시대라 예전의 활판 인쇄 시절과는 또 다르겠지만, 통상 우리나라에서 1쇄를 찍는다 하면 2천~3천권을 찍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0쇄라면 대략 30만권 정도가 찍혀서 팔려 나갔다는 뜻일 겁니다. 소설도 아닌 경제서적, 특히 국제교역 이론을다룬 경제사 혹은 국제경제학 개론에 가까운 책이 불과 2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자그만치 30만권씩이나 팔릴 정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이것은 단지 국방부 불온서적 리스트로 올려지는 바람에 일반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덕분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한참 모자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아무리 유명한 필자들이 책을 쓰더라도 경제 경영 분야의 전문서적인 경우 초판 1쇄도 다 팔리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나쁜 사마리안]을 국내 초베스트셀러로 만들게 한 힘의 원천일까요? 제 생각으로는 무엇보다도 역사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분석, 그리고 그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진실된 시각이 주는 공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이 딱히 높은 수준의 경제학적 식견이나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누구나 충분히 수긍할 만한 역사적 사실들을 비교적 평이하게 나열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만 그 사실들을 관통하는 일관된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철저한 논증과 분석의 칼은 결코 무디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주 적절하고 재미난 비유가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같은 대가들이 이 책을 자본주의 역사의 진실을 배우고 세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립하는 데 꼭 읽어야 할 명저로 극찬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이라는 플로로그와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에필로그로 글을 시작하고 또 맺습니다. 그리고 이들 장에서 필자는 2061년 6월 28일자 더 이코노미스트지, "모잠비크, 세계 초일류 기업에 도전하다!"라는 가상의 기사와 "상파울로 2037년" 이라는 소제목 하에 브라질의 장래에 있을 법한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기존 상식과 상상력의 한계에 대해 일침을 가합니다.

그리고 본문에 해당하는 아홉 개의 장을 통해서, 세계화를 이해하는 관점(시각)의 문제, 부자나라들이 실제 부자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자행했던 실제의 역사, 자유무역은 과연 정답인가, 외국인 투자의 허와 실, 효율을 위한 경쟁의 도입과 민영화 논리의 맹점,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갖는 사회적 비용(소비자 불만)의 증대 문제, 국가(정부)의 적자 재정 편성과 IMF 정책 권고의 문제, 부정부패 및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상관성, 그리고 국가별 문화적 기질의 차이, 이른바 '민족성'이나 '국민성'이 과연 경제 발전을 규정하는가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 발전과 관련된 각종 논리들에 대해 그 허구성을 드러내고, 신화(미신)적 요소들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조목조목 들춰가면서 저자 자신의 논지를 일관되게 펼쳐 나갑니다.

각각의 장에 대해 그 내용을 일일이 요약할 필요는 없을 것같습니다. 본문의 내용이나 책의 전개방식이, 굳이 어려운 논리나 수사를 펴가면서 현학적으로 자신의 논리를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저 과거 선진국들이 오늘날의 경제를 이룩하기까지 취했던 각종 경제 정책이나 이론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실제로 작금 세계화 지지론자들, 혹은 신자유주의 숭배자들의 논리가 얼마나 역사를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는지를 낱낱히 설명하는 자료들의 집합본일 뿐이니까요...

때문에 아홉 개의 장을 모조리 한꺼번에 읽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개별 주제에 관심이 없으면 건너 뛰면서 흥미 있는 부분만 읽어도 각 장의 테마나 저자의 논지를 이해하는 데 그다지 문제될 것도 없어 보입니다.

여러 장면에서 촌철살인에 가까운 비유와 적절한 반론 데이터들을 접하게 되지만 특히나 "미션 임파서블?-재정 건전성의 한계"로 이름 붙인 7장에서는 저자가 이른바 "나쁜 사마리안"이라 통틀어 말하는 "사악한 삼총사" -- IMF와 세계은행, WTO-- 들의 만행을 고발합니다. 즉, 이들이 개발도상국이나 금융위기에 봉착한 나라들을 대상으로 돈을 꿔주는 명분하에 해당 국가의 경제 정책이나 재정정책을 좌지우지함으로써 그 나라의 경제 위기 극복을 돕기는커녕 어떻게 더 심화시키게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책의 부록으로 딸려 있는 DVD강연을 통해, 저자는 이 책 [나쁜 사마리안]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 혹은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무슨 대안이 있는건데?" 라고 묻는 이들을 위해 먼저 쓰여진 책이 바로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는 책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제시하는 대안은 딱 정해진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가지 방법론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더욱이 그 방법론들이 과거에는 없었기에 미래에 새로이 모색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 지나온 역사를 통해 지금의 선진국들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실제로 도입했었고 그리하여 실제로 이미 성공적으로 검증했던 모델이라는 점 또한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그저 좀 더 크게 떠들어대는 부류의 목소리와 논리 속에 파묻혀 진짜 역사의 진실을 알아보려 하지 않는 우리들의 게으름, 지나온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우리들의 안이한 타성에 대해 냉철하게 되돌아 볼 것을 요구합니다. 아울러, 현재의 필요 때문에 지난 역사를 부인하고 편리하게 합리화하려는 자세에 대해 좀 더 정직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나쁜 사마리안들이 진정으로 강도를 만나 쓰러진 행인을 도와주고 싶은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면,(설령 '선한 의도' 없이 내심 도움의 댓가로 "잇속"이나 "합당한 보상"을 기대할지라도) 경제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지난 역사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과거를 솔직히 인정할 수만 있다면, 바로 그 역사 속에 실제로 "착한 사마리안"이 될 수 있는 방법과 길이 분명히 있음을 제시합니다.

요컨대ㅡ 저자는 "착한 사마리안"이 되는 방법은 "나쁜 사마리안" 자신들이 지나온 역사, 바로 앞선 선조들의 모습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글을 맺습니다.

끈적한 여름, 꼭 휴가가 아니더라도 하루쯤 시간 내서 읽어 보시지요... 답답했던 도시를 떠나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한 청량감을 맛보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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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우울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와 뉴스를 켰더니, 아니나다를까 끝내, 기어이, 마침내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의 힘을 앞세워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우려하는 신문법,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 법안들을 일괄적으로 통과시켰더군요...  표결 진행을 가로막기 위해 의장석으로 몸을 날리는 야당 의원들에게 삿대질과 완력을 행사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헌정 투표 사상 듣도 보도 못한 "듣보잡 재투표" 라는 이상한 투표 방식을 통해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장면을 보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심하다 못해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더랬습니다.

이윤성, 그도 한때는 나름 공영방송  KBS의 메인 앵커를 맡았던 기자 출신 국회의원이자 국회 부의장이란 양반이, 직권상정만 슬쩍 해놓고 의사봉 두드리기를 피해간 "비겁한" 국회의장을 대신해서 표결 절차를 진행했더군요. 되풀이 방영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저 양반이 만약 지금도 뉴스방송의 앵커를 맡고 있다면 그 날 국회의 비상식적인 표결 행태에 대해서 과연 뭐라고 멘트를 날렸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투표를 종료하겠습니다... (그런데 아차! 이런... 정족수 숫자가 모자라는군요.... 에~~ 그럼...) 다시 투표해 주십시오, 다시 투표해 주십시오...."
재석의원 과반, 표결 정족수에 미달하자 뒤늦게서야 허둥지둥 "표결 불성립"이라는 역시 듣도 보도 못한 용어를 동원하여 표결 결과를 번복하면서 즉석에서 다시 재투표를 해서 통과시키는, 이 희안하고 어처구니 없는 코미디를 보면서 국민들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아! 대한민국 국회 헌정 역사의 수치이자 한심함의 극치!!
의회 민주주의 혹은 형식적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기본마저 무너뜨리는 이 다수 여당의 뻔뻔스러움과 후안무치한 작태들...

많은 선진국들의 의회에서 보자면 정말이지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을 이 코미디 명장면은 아마도 우리나라 국회 역사에 두고두고 치욕의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어린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에 관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아마도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 제도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비민주적" 표결의 모범 사례(?)로 교육될 것입니다.

의회민주주의 선진국인 유럽 뿐만 아니라, 한때 프로레타리아 일당독재를 자랑했던 러시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라면서, 러시아 언론들이 대한민국 의회의 멱살잡이 모습을 대서 특필했다는군요....
http://cafe.naver.com/ArticleRead.nhn?clubid=11411288&page=1&menuid=8&boardtype=L&articleid=8313
위의 링크 한번 눌러 보시지요... 에효~~  국제적인 개망신...


법안 통과 경위야 어찌 되었건 다수당의 희안한 표결로 통과된 법안을 놓고 기다렸다는 듯이 방통위는 법안 시행령을 마련하겠다는 둥 쇼를 하면서 "굳히기 작전"에 돌입하는 형세입니다. 문제는 방송법의 재투표 과정의 석연찮음에 더해서, 다른 법안들의 표결 과정에서도 남의 투표 버튼을 대신 눌러주는 대리투표 정황까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서, 절차상 무효의 소지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회 사무처는 표결 당시 의원석 상황을 담은 CCTV 화면을 보게 해달라는 야당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데, 표결에 하자가 없고 떳떳하다면 뭐가 구려서 증거화면들을 내놓지 못하는 것일까요??


동네 반장 선거나 초등학교 반장 선거를 해도, 한 사람이 다수의 표를 행사한다거나, 내가 찍어야 할 표를 남이 대신 찍어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 자체가 표결권의 침해요, 엄격하게 불법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번 미디어 관련 법안들의 이상한 표결 처리는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향후 판단이 어떻게 나오든 그 결과에 관계 없이 두고 두고 논란의 소지를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 법안의 정통성 또한 끊임없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면 "온갖 비난과 국민들 눈보기에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런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통과시킨 것은 과연 그들에게 득이 될까요, 아니면 독이 될까요?? 

경향신문을 보니, 그동안 역대 정권들이 "악법 날치기 강행" 이후 어떤 전철을 밟았었는지를 죽 정리해본 기사가 있더군요..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제가 한나라당 사람이라면 뒤가 구리고, 마음이 불안 불안 한 것이 앞으로 영 잠자리가 개운치 않을 듯 싶습니다...

국민 상식에 부합할 듯 잠깐 제스처를 쓰다가는 은근 슬쩍 자신의 당내 존재가치(입김의 힘)만 확인하고 냉큼 조중동의 요구에 빌붙어버린 박근혜 또한 자신의 줏대없음과 수구적 본질을 다시 한번 국민 앞에 드러냄으로써 대중 지도자로서의 자질 부족을 여실히 증명해준 셈이고요...

정치 싸움판은 이래서 구경할 맛이 나고, 역사는 그래서 공부할 맛이 나는 모양입니다...
지나온 역사, 아래 기사를 통해서 다시 한번 조용히 리뷰해 보시지요.... 
다수결의 파워가 과연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는 득이 되는지, 아니면 자신의 발등을 찍는 독이 되는지.....

<경향신문 2009.07.27>
역대 다수당 ‘날치기’…민심이반 역풍 불러 정권쇠락 단초 제공

‘직권상정’ 9대 국회서 첫 도입

역대로 집권당 또는 다수당의 국회 ‘날치기’는 반대당과 시민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민심 이반을 가속시켜 ‘날치기 세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민심 이반에 부딪혀 날치기된 안건이 철회되거나 개정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은 1973년 9대 국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9대부터 11대까지는 한 차례도 시도되지 않다가, 12대 국회부터 집권여당에 의해 날치기 처리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역대 직권상정을 통한 날치기 중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96년 노동법 날치기였다.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제3자 개입 금지’ 등을 위해 노동법 개정을 추진했다.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로 진척이 없자, 여권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다. 같은 해 12월26일 새벽 신한국당 의원 155명은 본회의장에 ‘몰래’ 모였고, 노동법 등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야당은 격렬하게 반발했고, 노동계의 파업은 한 달여간 이어졌다. 파업 등으로 3000여명이 구속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놀란 여권은 97년 3월 야당 및 노동계와 협상을 통해 민주노총을 합법화하고, 3자개입 금지 조항을 없애는 내용으로 노동법을 재개정했다. 하지만 민심은 여당으로부터 등을 돌렸고, 이후 한보사태에 이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한나라당은 97년 대선에서 패배했다.

신한국당 후신인 한나라당은 2004년 3월 다시 역사에 기록될 강행처리를 시도했다. 야당이지만 제1당인 한나라당은 옛 민주당과 함께 소수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저지를 물리력으로 봉쇄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옛 민주당은 촛불집회 등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고, 같은 해 4월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역사는 되풀이돼 여당이 된 열린우리당은 2005년 12월9일 한나라당과 몸싸움 끝에 직권상정을 통해 개방형 이사제를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한나라당은 당시 박근혜 대표 주도로 장외투쟁에 나섰고, 사학재단과 종교계 등이 ‘날치기’라며 반발했다. 열린우리당의 정국 주도력이 위축됐고, 사학법은 결국 2007년 재개정됐다.

앞서 독재정권 시절에 벌어진 대표적 날치기 처리들도 야당의 강한 반발과 민심의 이반을 가속시켜 종국에는 정권의 몰락에 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았다.

1958년 12월 집권 자유당은 국가보안법 통과를 위해 경호권을 요청,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개정된 보안법을 적용해 진보당을 해산하고 죽산 조봉암 선생을 사형시켰다. 하지만 이로써 촉발된 민심 이반은 60년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불씨가 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79년 신민당 총재인 김영삼 의원 제명안 처리를 위해 국회 경호권을 발동했다. 공화당은 회의장을 옮겨 단독으로 제명안을 의결했고, 신민당 의원 66명 전원은 의원직 사퇴서를 내고 극한투쟁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부마 항쟁 등 민주화운동이 전국에서 발발했고, 박정희 정권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최우규 기자  banco@kyunghyang.com>

<한겨레신문 2009.07.27>
국민 55% “언론법 강행 처리, 한나라 재집권·조중동 방송 위한 것”

» 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25일 저녁 서울역 앞에서 열린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에서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법 시행땐 “민주주의·언론자유 후퇴할 것” 다수
특정매체 여론 독점 “심화” 65%-약화 “12%” ‘6배’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언론관련법을 강행처리한 이유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친여 매체의 방송 진출길을 터줘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방송환경을 만들려는 데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언론관련법이 시행되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판단했다.


‘신문사와 대기업이 공중파 방송과 뉴스 전문방송을 소유할 수 있도록 언론관련법을 개정한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방송 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답한 이가 36.2%였다. ‘<조선> <중앙> <동아>의 방송산업 진출을 위한 것’이란 응답도 19.1%였다. 반면에 ‘우리나라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라거나 ‘공중파 방송의 독과점 해소를 위한 것’이란 응답은 각각 18.5%와 14.6%였다. 여론 다양성과 채널 선택권 확장이란 그동안의 한나라당의 주장보다는 ‘재집권과 친여 매체 특혜 주기’에 언론관련법 강행처리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또 “이번에 처리된 언론관련법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더 좋아질 것인지, 더 나빠질 것인지”를 묻자 응답자의 53.1%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19.3%에 불과했다. 법률 시행 뒤 언론의 자유에 대해선 응답자의 56.4%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해 ‘더 좋아질 것’(20.4%)이란 응답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언론의 공익성과 감시 비판 기능, 다양한 여론 반영 등도 역시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비관했다. 법 시행 뒤 언론의 공익성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17.0%에 그친 반면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은 54.8%로 3배 이상이었다. 한나라당의 기반 지역인 경상권에서도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51.2%로 더 나아질 것이란 응답(21.3%)을 압도했다.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에 관해서도 법이 시행되면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55.1%로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17.9%)보다 월등히 높았다. ‘다양한 집단의 의견 제시’ 기능도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47.6%로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 23.4%의 갑절이었다.


응답자들은 특히 특정 언론사의 여론 독점을 우려했다. 특정 언론사의 여론 독점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은 64.6%로 지금보다 약해질 것이란 응답(11.8%)의 6배에 가까웠다. 이에 대해선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들 가운데에서도 38.0%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답해 더 약해질 것이란 응답(24.0%)보다 많았다.


법 시행 뒤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상승 여부에 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과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이 각각 35.1%와 33.6%로 오차범위 안에서 갈렸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지 정당에 따라 찬반 의견이 크게 나뉘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정당 지지자들은 각각 64.8%, 45.3%, 40.5%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지지자들의 경우 52.0%, 55.7%, 74.7%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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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정확히는 웹(Web)으로 찾아갈 수 있는 한국어 홈페이지(사이트)의 갯수는 과연 몇 개나 될까요?
가끔씩 웹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을 헤매다보면 이런 궁금증이 들 때가 있지요...

그래서 통계청(
http://www.nso.go.kr/)에 잠깐 들러서 [도메인수] 라는 키워드로 뒤져 보니까, 아래와 같은 데이터가 검색되어 나오네요...


2009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더 지켜보아야 최종 통계가 잡히겠지만, 현재 기준으로 나온 2009년 데이터는 작년 대비 약 3천개가 늘어서 100만 4천개가 조금 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인터넷 도메인 수가 최초 집계되기 시작한 1997년에 불과 8천개였던 시절에 비교해보면 불과 12년만에 13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므로 산술적으로는 연평균 10배씩 성장한 셈이지만, 데이터 수치변화 추이를 보면 조사 첫해 8천개가 2000년 50만개로 증가하는 데는 불과 4년이고, 그게 100만까지 2배로 성장하는 데는 근 10년 가까이 걸리는 것이 특이하죠. 인터넷의 초기 폭발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각설하고, kr 도메인의 수만 100만개라면, 그 외 닷컴이나 닷넷 등의 글로벌 도메인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나리라 봅니다. 대충 비율을 한 번 추산해 볼까요?

아래는 세계 도메인 관리를 총괄하는 업체 베리사인에서 발표한 올해(2009년) 4월달 기준 세계 도메인 네임 관련 통계 그래프입니다.  (참조출처:
www.verisign.com/domainbrief )


전세계 등록 도메인의 수가 1억 8천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보여지죠. 이 중에서 닷컴과 닷오르그 도메인명이 약 1억 2천만개에 육박하고, 국가 도메인을 최상위로 갖고 있는 나라들 중에서는 중국(cn), 독일(de), 영국(uk), 유럽연합(eu) 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납니다.

인구 대국 중국의 성장세와 인터넷 사용 점유율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죠...  며칠 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3억명을 돌파해서 4억명을 향해 치닫고 있답니다. 정말이지 무서울 따름입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는 16일 ‘제24차 중국 인터넷네트워크 발전 상황 통계 보고서’를 통해 6월30일 현재 중국 네티즌 수가 3억380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 수는 2008년 말에 비해 4000만 명(13.4%)이 늘었다. 모바일 인터넷사용자 수는 1억5500만명에 달해 전체 네티즌 가운데 46%를 차지, 6개월만에 32.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cn 도메인 수는 1296만개에 달했다.
CNNIC는 중국 네티즌의 56%가 인터넷에 자신의 의견을 수시로 발표하며 블로그가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로그 등의 개인 공간을 가진 네티즌은 1억8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티즌의 84.3%는 인터넷을 정보를 취득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생각했으며, 48%는 인터넷이 TV 보다 신뢰성이 높다고 답했다. (2009.7.17 헤럴드경제)


위 발표를 액면대로 받아서 계산하자면 중국(cn) 도메인이 우리(kr) 도메인의 10배가 훨씬 넘는 숫자가 된 셈이지요.

한글로 구성된 사이트 수에 대한 최근 정보는 미처 찾아보지 못했는데, 2005년 3월에 발표된 베리사인 자료를 기준으로 짐작해보자면 중국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그 비율은 줄면 줄었지 더 늘어났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21일 com 및 net 도메인 관리기관인 베리사인의 정기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인터넷 통계조사에 따르면 각종 언어로 구성된 총 홈페이지수는 4천426만개에 달했고 한국어로 구성된 사이트는 이중 4.1%인 181만개에 달했다.
이는 일본어(424만개), 중국어(624만개) 사이트들의 절반에도 미달하는 수치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홈페이지는 역시 영어 사이트로 전체의 35.8%인 1천584만개에 달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도메인 총수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7천140만개이며 이 중 한국의 국가도메인 kr의 비중은 0.5%에 불과했다.  (2005.03.21 연합뉴스) 

산술적으로, 2003년초 도메인수 7천만개 대비 홈페이지수가 4500만개 수준이었으니, 올초 도메인수 1억8천만개를 기준으로 보자면 그 사이에 2.5배 정도 증가한 것이므로, 홈페이지수는 1억개를 훌쩍 넘어섰겠지요. 찾아 보니 아래 보다시피 2006년말 기준으로 이미 1억개를 넘어섰네요... (참조 출처: http://blog.naver.com/cs5077/80032409316 )


그 사이 한국(kr) 도메인수가 50만개에서 100만개 수준으로 2배 정도 늘었으니, 홈페이지 수도 2배 정도 늘었으리라고 가정하면 당시 180만개의 두 배 수준인 약 360만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짐작됩니다... (실제 자료가 구해지면 이 추정치는 바로잡도록 하지요...)

왜 굳이 이런 통계자료들을 들이대면서 수치 놀음을 하느냐 하면, 웹을 통해 제공되는 컨텐츠 사이트의 수가 세계적으로 1억개를 넘어서고, 한글 사이트만 해도 360만개에 이르는 수준이라면, 우리가 1년 365일 동안 매일 1만개의 사이트를 뒤져서 본다고 해도 꼬박 1년은 뒤져야 한다는 계산이니, 하루 1천개씩 본다면 10년, 하루 100군데 정도를 찾아본다 해도 100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다시 말해서 위와 같은 어림 추산이 크게 틀리지 않다면, 우리가 죽을 때까지 한글 사이트만 클릭하고 돌아다녀도 다 볼 수 없을 만큼의 사이트와 컨텐츠가 이미 사이버상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제는 검색사이트나 검색엔진의 도움 없이 웹상에서 어떤 정보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입니다. 노하우(Know-How)가 아닌 노웨어( Know-Where)야말로 인터넷 시대의 실질적인 지식이 되어버린 이유를 우리는 여기서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형 검색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네이버]가 구글이나 야후 같은 세계 인터넷 검색 최강 기업들의 끊임없는 공략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아성을 더욱 굳건히 하는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짐작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마도 한글 사이트가 갖는 언어적(형태소 및 의미소를 포함한 한글의 독특한 언어구조) 특성과, 한국인들이 갖는 검색 조급증(빨리빨리 주의 + 귀차니즘)의 산물이라는 것이지요.

네티즌들이 보기 싫은 광고를 강제로 접해야 하는 것을 거부하는 행태에서부터 구글이 탄생한 데 반해,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사이트의 광고나 상업성 여부를 떠나서 일단 빨리, 우선적으로 상위에 나타나는 웹페이지(사이트 링크)를 클릭하는 데 매우 익숙합니다. 수고스럽게 하위 페이지를 스크롤하거나 카테고리 주제별로 일일이 뒤져보는 것 자체를 번거롭게 여기는 특성 때문에, 특정 거대 검색 포털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되는 것이지요...

아무튼 우리나라 국민들의 빨리빨리 속성이 그대로 반영된 네티즌의 검색 조급증이 단기간에 변화할 조짐이 없는 한, 네이버와 같은 편리한(?) 검색포털에 대한 의존도는 단시간에 바뀌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만큼 검색결과 페이지의 상위라인을 차지하려는 기업들의 광고 공세와 키워드 점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요컨대, 이같은 정보의 홍수와 범람 속에서 광고나 상업성을 떠나 "숨어 있는 좋은 컨텐츠"를 찾아내어 공유해야 하는 굿네이버(Good naver)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연대는 더욱 더 값지고 절실해집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오픈캐스트]나 [다음]이 제공하는 [다음view] 같은 서비스들이 이러한 고급 컨텐츠의 공유를 위한 하나의 시도라고 할 수 있을 터인데, [믹시]와 같이 구독자의 수나 추천 횟수, 혹은 [오마이뉴스]와 같이 기사의 유용도를 점수로 평가하여 그에 따라 컨텐츠의 질을 짐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른 바 "메타 데이터" 서비스나 기능의 확장도 그런 면에서 의미있는 시도라 할 것입니다.

네이버의 승리와 지식 독점 구조가 말해주듯이, 인터넷 시대 노하우와 노웨어의 싸움에서 승자는 단연 노웨어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메일함에 도착하는 이메일의 70% 이상이 원치 않는 스팸으로 넘치는 현실을 볼 때, 키워드 검색의 결과가 가비지(쓰레기) 데이터와 상업 광고들의 홍수로 전락하는 순간, 우리는 또다시 "내가 찾는 최종 정보는 어디에 있는가?" 를 묻게 됩니다.

즉 "노하우를 찾기 위한 노웨어"가 아니라 "진짜 노웨어를 찾기 위한 노웨어", 끝을 알 수 없는 수렁에서 헤매게 되는 역설의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지식을 향한 여정의 끝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그 어떤 지식도 아닌, 바로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진짜 노웨어를 찾을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또다른 노하우"가 되어 버린 시대를 우리는 이미 맞고 있는 게 아닐까요??

상황이 이럴진대, 노하우와 노웨어의 싸움에서, 과연 노웨어는 최후의 승리를 거머쥔 걸까요??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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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사흘째 정부기관과 금융권을 비롯해 국내 대형 포털과 마켓들을 가리지 않고 진원지를 알 수 없는 D-Dos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 어수선한 와중에 방금 [오마이뉴스] 사이트를 좀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호소하는 오마이뉴스 살리기 10만인클럽 희망선언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뜻으로 월 1만원 구독료 자동이체를 신청하고 오는 길입니다. 

요즘 제 살림살이나 형편이 넉넉하진 못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월급쟁이 그만 하겠다고 꼬박꼬박 급여받던 회사 접어버리고 인터넷 사업을 해보겠다고 나선 터라 지금은 실상 거의 가계 빚에 의존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오마이뉴스]의 절박한 생존 호소 앞에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부 심정 홀애비가 안다고, 인터넷 사업이란 게 얼마나 빚좋은 개살구인지, 수익모델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절감해본 사람들이라야 오마이뉴스 같은 자율 매체의 가슴 아픈 호소를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바로 오마이뉴스 로고 옆에 박힌 채 어느덧 꼬박 10년을 묵은 케치프레이즈입니다. 시민이 주인이자 곧 기자라는 모토 아래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먼저 선도적으로 시민 자율 미디어의 깃발을 올리고 줄기차게 실천해온 오마이뉴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작년 한 해 적자액이 7억이랍니다.  정부 라인의 광고수주는 2년째 빵원으로 전무한 상태에서 올 상반기 적자액만 5억이랍니다. 신입기자를 뽑기는 커녕, 생계난으로 최근에도 10여 명의 기자들이 눈물로 떠났고 전 직원이 급여액을 20~40%까지 삭감해야 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도 언급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오마이뉴스를 죽기살기로 좋아하는 고정팬이나 정기독자가 아닙니다.
당연히 오마이뉴스가 쓰는 글이면 모두 사실이라고 무조건 믿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항과 비판이 능사라고 믿는 극좌 성향의 독자인 것도 아니구요. 다만, 조중동과 같이 자신의 계급적 속성을 교활하게 뒷전에 감추고 마치 자신들이 국민대중 일반의 대변자인 양 뻔뻔스레 자처하지 않고, 우리 자신들의 처지와 입장을 스스로 대변하는 대항 미디어로서 오마이뉴스의 존재가치와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하는 사람 중 하나일 뿐입니다.

오늘 오마이뉴스의 10만인 클럽  희망선언은 이명박 정권의 등장 이래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인권, 민주 언론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벼랑끝 위기에 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반증입니다.  작금 미디어법의 강행 처리를 공언하고 있는 정부 여당의 작태 속에, 대규모 해킹 공격을 빌미삼아 "사이버테러 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엄혹한 상황에서, 그동안 어렵사리 성장한 대항 매체마저 지키지 못하고 잃게 된다면 그것은 곧 조중동을 아웃시키긴 커녕 그 전에 우리가 먼저 아웃당하는 꼴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독재의 강고한 언론 탄압 아래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을 모아서 [한겨레신문]을 창간했습니다. 다름 아닌 "국민주주 운동"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최초의 민주신문이었지요.  이제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오마이뉴스]의 생존을 향한 절규, 아니 이 땅의 민주언론 사수를 위한 정당한 요구에 기꺼이 부응하는 것은 어쩌면 제2의 한겨레신문 창간에 비유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래 첨부한 [오마이뉴스]의 절박한 호소문, 여러분도 꼭 읽어 보시기를 간청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온라인 매체 하나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지난 초여름,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의 희생을 기리며, "고맙습니다.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라고 외쳤던 구호는 허공을 떠도는 덧없는 메아리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행동하는 양심" 없이 민주주의를 찾는 것은 헛된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민주주의는, 그리고 민주 언론은, 자신의 한두 끼 점심 식사값을 모아서라도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미디어를 스스로 사수하고 키우는 작은 동참으로부터 비로소 시작됩니다.

[오마이뉴스] 하나도 지켜내지 못하는 주제에 "조중동 아웃!"을 목구멍 핏대 세우며 외쳐대는 것은 순진한 자가당착이요, 허무한 "자기 딸딸이"일 뿐입니다!!


여러분께 <오마이뉴스>는 무엇입니까?
월 1만 원이 아깝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에게 드리는 '10만인클럽 희망선언'


09.07.08 15:12 ㅣ최종 업데이트 09.07.09 17:02                                                                        오연호 (oyh)

                              


 "각성하는 시민이 없다면, 내겐 희망이 없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입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없다면,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입니다.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민주정권 10년을 이끌었던 두 지도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시민의 힘에 있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습니다. 그것이 최후의 보루라고 믿기에 저는 오늘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로서 여러분 앞에 희망선언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 다시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합시다. 언론의 역사를 다시 한 번 고쳐 씁시다. 여러분과 함께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의 힘으로 시민참여형 인터넷미디어가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세계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오마이뉴스>는 10만인클럽 회원을 모집합니다. 10만인클럽은 <오마이뉴스>의 경제적 자립을 만들어가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들의 모임입니다. 당신에게 <오마이뉴스>의 값어치는 얼마입니까? 10만인클럽은 월 1만원씩 정기적으로 <오마이뉴스>에 지불하는, 그래서 <오마이뉴스>를 완벽하게 경제적으로 자립시켜 지속가능한 튼튼한 언론으로 만들어내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지금 혁명을 하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오마이뉴스> 전체수입에서 기업 광고와 협찬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80%였습니다. 반면에 독자가 자발적 정기구독- 자발적 유료화 등으로 참여하는 것은 전체수입의 5% 내외였습니다. 저는 제대로 된 시민참여형 인터넷미디어라면 독자에 의존하는 수입의 비중이 최소한 50%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뉴스의 생산-소비에서 혁명적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는데, 수익모델에서도 그것을 만들어내야 진정한 시민참여형 뉴미디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70여 명의 상근직원이 있습니다. 인건비와 원고료, 서버 비용 등으로 월 4억5천만 원정도 들어갑니다. 하루에 1백만 명이 넘는 독자들이 그 비용으로 생산한 뉴스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독자들 중 자발적으로 돈을 내면서 보는, 저희들로서는 정말 '천사같은 독자'는 2천 명 안팎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머지 비용을 크고작은 기업을 상대로 한 광고영업에 의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세계경제위기 여파로 기업 광고는 현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광고와 협찬을 해주고 계시는 광고주 여러분들에게 참으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금 이상으로 광고주들에게 부탁을 드리는 것은 무리이며 바람직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앙정부의 광고는 이명박 정권 들어 2년째 0원입니다. 

그 결과 <오마이뉴스>는 작년에 7억여 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5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평직원은 20%, 간부는 30%, 대표는 40% 임금을 삭감했지만, 작년 대비 10여 명이 자연퇴사를 하고 보충을 하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합니다. 

생존을 위한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 오마이TV 생중계 현장 시민들의 뜨거운 함성이 들리는 광화문부터 정치현안이 다뤄지는 국회와 냉철한 논쟁이 벌어지는 각종 토론회장까지 오마이뉴스 방송팀 기자들이 현장의 자그마한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오마이TV

  
▲ 촛불의 한 복판에 선 오마이뉴스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 번째날인 지난 2008년 6월 7일 새벽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오마이뉴스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하나는 조직을 대폭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곧 서비스 질 저하를 가져옵니다. 독자 여러분이 사랑해온 오마이TV 생중계를 중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시민기자가 쓴 기사를 검토하는 속도도 느려질 것입니다. 청와대,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감시하는 일도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2년째 못뽑고 있는 신입기자도 계속 뽑을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시민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오마이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독자 여러분이 <오마이뉴스>를 지속가능한 모델로 만들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해드리는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인 시대에 <오마이뉴스>가 민주주의를 지키고 확장해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더욱 심도 깊게 전달해드리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오마이뉴스> 임직원은 오랜 숙고 끝에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독자 여러분을 믿기로 했습니다. 월 1만 원을 내는 유료회원을 앞으로 3년간 10만 명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우선 올해 말까지 1만 명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그러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합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10만인클럽 회원에게는 <주간 오마이뉴스>를 댁으로 발송해 드리고, 더불어 오마이스쿨 강의 할인권, 각종 오마이뉴스 행사 우선 초청권을 드립니다. 그리고 현재 <오마이뉴스>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것들은 언제나처럼 누구에게나 무료이겠지만, 앞으로 10만인클럽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차별적 서비스를 하나 하나 선보일 예정입니다. 월 1만 원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여러분.

여러분을 믿습니다. 저희랑 함께 혁명을 제대로 한 번 해보지 않으시렵니까? 

세계가 주목해온 시민참여 인터넷미디어 <오마이뉴스>가 내년 2월에 창간 1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 그 창간10주년 기념일에 이렇게 함께 선언합시다. 우리 시민의 힘으로 시민참여 인터넷미디어를 경제적으로 자립시켰다고. 그 자주독립선언이 가능하게 되면 세계는 <오마이뉴스>를, 대한민국 시민을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오마이뉴스>를 방문해주시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실 1백만 독자 여러분,
여러분에게 <오마이뉴스>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제대로 살겠습니다. 

2009.7.8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 오연호

 

 

* 이 글은 카피레프트입니다. 자유롭게 퍼가셔도 됩니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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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꼭 보았으면 하는 책, [설득의 심리학2]

 


똑같은 책, 똑같은 영화를 보아도, 사람마다 감동을 느끼는 대목이나 느낌, 이른 바 필이 오는 부분은 다르게 마련이지요.

그때문에 같은 책을 보고 나서 올리는 책에 대한 리뷰나 서평도 모두 사람마다 제각각이구요.

한달 전쯤에 뭉텅이로 사놓았던 책들 중에 언제 볼까 언제 읽을까 미루다가, 이 책을 6월의 마지막날 아침에 읽기를 마쳤더랬습니다.

로버트 치알디니 라는 저자의 이름은, 해외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한국에서만은 심리학 분야에서 꽤나 독보적인 존재로 이름을 떨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가 국내 심리학 분야에서 공전의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을 한국어로 펴낸 것이 2002년이고, 그게 작금 100만부 이상이나 팔렸다고 하니, 나름 유명할 만도 하지요....

그게 고마와서였던지, 저자는 이번에 펴낸 [설득의 심리학2]에서 한국 독자를 위해 친히 별도의 감사 서문을 싣고 있습니다. 미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왜 자신의 책이 유독 한국에서 그렇게 많이 팔리게 되었을까에 대한 자기 나름의 분석의견을 이렇게 내놓고도 있습니다. 

 ".... 한 마디로 말해서 설득은 권력 행사 없이 영향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들이 한국에서 [설득의 심리학]이 환영 받는 이유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사람들은 서로 다른 두 정부가 '똑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제적으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일 입니다. 즉, 남한 사람들은 시장경제를 경험했고 형제 나라인 북한은 계획경제 정책을 채택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공식적인 권력과 독재에 바탕을 둔 경제시스템이 자유시장과 규제완화 정책을 실시하는 경제 시스템만큼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는 강제력과 계급이 발휘하는 권력으로는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설득의 과학을 마스터해야 한다고 깨달았다는 사실입니다...."

(설득의 심리학2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지 말지는 출판사 사장의 할애비가 와도 모른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있습니다. 사실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100만부 넘게 팔린 이유에 대해 짐작이나 추측을 하라면 아마도 100만명의 생각이나 의견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이를테면 분단 국가의 특성에 따른 사회적인 배경의 독특성, 분단 조건에서 정부권력과 경제권력이 나누었던 유착과 특혜의 구조, 가진자와 못가진 자 간의 갈등과 평등 지향적인 전통, 세계 어느 곳 못지 않게 여성의 권리에 대한 형식적 보장이 급속하게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뿌리깊게 잔존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따른 의식과 실재의 괴리, 불과 5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세계 최하위 빈국에서 10대 경제강국으로 탈바꿈한 초고속 성장에 따른 사회 변화의 어지러운 속도와 그 폭의 깊이 등등....

사실 우리 사회에서 대화와 설득의 가치나 필요성에 대한 자각 혹은 문제제기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대화나 설득의 미덕에 대해 말로는 인정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읽기]와 [쓰기]는 배웠을 지언정, [듣기]와 [말하기]는 사실 거의 뒷전이었고, 듣기와 말하기가 국어 공부의 영역이 될 수 있다고도 인정하지 않는 풍토에서 살아 왔다고 해야 합니다.

실제 대학입시에서도 최근 수년 동안 [논술]의 중요성은 엄청나게 강조하고 여기저기서 논술 전문학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듣기]는 말할 것도 없고 [말하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이제서야 겨우 생겨나고 있는 형국입니다. 예를 들면 [부모-자녀간 대화법]이라든가 [결정적 순간의 대화] 따위 같은 것들이 바로 시간과 상대에 따른 대화의 방법론들을 겨우 문제제기 하는 차원이니까요....

근데 모든 대화는 상대방이 필요한 행위이고, 대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내가 가진 마음 속의 생각이나 의도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거나 설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말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위해서는 [말하기]와 더불어 [듣기] 능력의 향상이 필히 함께 요구됩니다.  작금, 국회나 여야간 정치협상이나, 텔리비젼의 이슈 시사토론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사회적인 이슈나 주제에 대해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은 없이, 무조건 자기 주장과 생각만 일방적으로 떠들어대는 개념 없는 패널들을  수도 없이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방통행식 대화의 끝은 늘, 원시적 물리력을 동원한 몸싸움이거나 난장판으로 귀결되고, 지루한 협상의 끝은 주로 대개는 "결렬"과 "충돌"로 마무리되곤 하지요. 대화 단절이나 충돌의 책임은 물론 전적으로 상대방 책임이라면서 자신은 떳떳한 척 속이 뻔히 들여야보이는 대변인 성명들을 발표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풍토를 벗어나는 해답을 줄 수 있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이런 풍토 속에서 상대방의 속마음을 읽어 내거나,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설득을 당하는지에 대한 "원리와 과학"을 학습해야 할 필요성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더욱 크다고 생각됩니다. 심리학 이라는 영역 또한 학문으로 인정받는 데서 더 나아가 "심리과학"으로 인정받기까지는 꽤나 오랜 연구와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들어서는 뇌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심리가 어떤 식으로 동작하고 움직이는지,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은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고 존재하게 되는지 등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과학적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심리학 연구 또한 새롭게 한 차원 도약하는 지점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즈음에 [설득의 심리학2]를 보게 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읽었으면 싶은 분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 이었습니다.

왜냐구요??  한 대목만 추려서 인용해 드리지요...

전체 50개의 키 센텐스로 이루어진 본문 내용중 34번 챕터의 제목은 "똑똑한 사람은 잘못을 인정한다" 입니다.
이 챕터 중에 아래와 같은 그림과 대목이 들어 있습니다.
 


배경은 어떤 회사의 연간 실적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고, 실험에 참가한 두 그룹의 참가자들 중 한 그룹에게는 저조한 실적의 원인이 내부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나 대응 실패에서 기인한다고 인정하는 보고서(A)를 보여주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환경 변화와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고 분석한 보고서(B)를 보여준 뒤에 어떤 그룹의 참가자들이 회사의 경영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해본 결과, 저조한 실적의 원인을 내부의 문제로 인정한 보고서를 읽은 그룹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 회사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을 확대하여, "실제로 14개의 회사를 상대로 21년 동안의 연차보고서를 검토하고 이와 연관된 진술을 수백 가지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결과적으로 저조한 실적의 원인을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문제 탓으로 돌린 경우보다 통제할 수도 있었던 내부적인 문제 탓으로 돌린 경우에 1년 후 주가가 더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설득의 심리학2] 호감의 법칙편 중 163-166쪽 참고)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제 머리 속에는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 떠올랐습니다. 소통의 부재로 인해 고난 받으사, 오늘도 떡볶이와 오뎅을 입에 물고 증명사진을 찍어서 관제 TV뉴스를 통해 매일같이 홍보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지경에 빠진 그 분께서 읽어야만 하는 필독서라는 느낌이 왜 가장 먼저 뇌리를 치고 떠올랐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아마도 이 책을 읽어보시면 제 말씀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광우병 소 수입 협상의 문제점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에 대해 프로그램 제작진이 정권을 음해할 목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고발을 해대질 않나, 촛불집회를 좌익 불순세력들의 정권 타도 음모 차원으로 이해를 하지 않나, 치솟는 물가와 실업율의 원인을 이전 정부의 문제 또는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나 에너지 가격 폭등 탓으로만 돌리려 하질 않나, 기타 등등 모든 사회 문제의 원인을 이른바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원인, 바로 남의 탓"에서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만큼, 모든 정책 실패나 경제 위기 등에 대한 원인을, 모두 이전 "좌파정부"의 잘못된 정책 결정 탓으로 돌리거나, 국제 경제여건의 급속한 악화 탓으로만 돌려대고, 정작 자신들은 별로 잘못한 게 없다는 식으로 둘러대는 꼴을 매일처럼 목격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스스로 잘못한 것을 인정하기는 커녕, 이미 참여정부 시절에 결정하고 예산을 확보하여 연차적으로 지원금액을 늘리도록 했던 복지정책들에 대해서는 시행 과정에서 이를 가로막거나 기존에 책정된 예산마저 깍아버리면서도, 복지예산의 절대 지출액이 참여정부 때보다 늘어났다고 자랑스레 자신들의 업적인 양 큰소리치는 대목에 오면 아주 그 뻔뻔스러움이 한심스럽다 못해 측은할 정도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명박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청와대 스탭진들은 다른 어떤 책보다도 국민 대중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논리와 정책에 대해 이해하고 "설득을 당할 수 있는지" 제발 좀 공부를 했으면 싶습니다. 이 책은 [설득의 심리학]에서 다루었던 이른 바 [설득의 기본원리] 여섯 가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구체적인 실험을 통해 검증된 사례들을 각 원리별로 보완하여 제시하면서, 원리를 [설득의 과학] 수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느낌을 줍니다.

전편을 읽으신 분이라면, 설득의 여섯 가지 불변의 법칙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보셔서 감회가 새로우실 겁니다.

1. 사회적 증거의 법칙 =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 더 많이 팔린다
2. 상호성의 법칙 = 인간은 먼저 받으면 다시 갚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3. 일관성의 법칙 = 내가 선택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최고라고 믿고 싶어한다
4. 호감의 법칙 = 잘생긴 피의자일수록 무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5. 희귀성의 법칙 = 한정판매나 백화점 세일 마지막날에 사람들이 몰린다
6. 권위의 법칙 = 권위있는 상을 받은 상품이나 높은 직책, 우아한 옷차림 앞에 꼬리를 내린다
는 것이지요...


[Yes를 끌어내는 설득의 50가지 비밀]
이라는 부제를 붙인 이번 2권은, 전편에서 다룬 이들 여섯 가지 법칙에 대해 각각 6~9개의 주제들을 선정하여 "주제문" 형식의 제목을 붙인 50개의 챕터로 구성됩니다. 심리학의 다양한 실제 적용사례와 연구 성과들을 통해 그야말로 "설득력 있게" 논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 심리학이 일종의 과학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공감의 고개를 끄덕이게 되실 겁니다....

부디 이 나라의 남의 탓이나 하고 자빠져 있는 위정자들이 이 책을 빨리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남의 탓이 아니라 진실로 "내 탓"을 할 때라야 비로소 상대방이나 국민들이 더 긍정적으로 봐주고, 설득당한다는 점을 제발 좀 깨닫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일반인들에게는, 에필로그 중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설득의 오해와 진실" 소제목 부분을 꼭 한번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246-250쪽 참고!)

이 부분의 요지는 주로 글(문장), 특히 이메일로 이루어지게 되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상대방을 설득하는 도구로서 왜 위험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 사례와 그 치명적일 수 있는 결과들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목소리나 직접 얼굴을 보고 메시지를 전달한 그룹과 문자만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 이메일 그룹은, 메시지 전달 정확도에 대해 두 그룹 모두 비슷하게 89퍼센트 정도 될 것이라고 장담(예측 답변)했지만, 정작 실험 결과를 보니, 목소리-대면 그룹은 메시지 전달의 정확도가 74퍼센트였던 반면, 이메일 그룹은 63%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글(문자)을 써서 어떤 메시지(의도)를 전달하려 할 경우, 제아무리 용을 써도, 말(표정)이나 목소리가 없이는 전달 메시지의 정확성이 63%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겁니다. 바로 이 때문에 나머지 37%가 바로 오해의 소지를 낳는 위험의 근원이 되는 것이지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의 차이를 옛 선조들의 속담으로 부터 배워온 우리는 37%의 메시지 불통이나 왜곡이 곧 "님"과 "남"의 차이 만큼이나 클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짐작하는 것입지요.

상대방이 왜 내 말을 안 들어 주는지, 혹은 못 알아 듣는지 속이 답답한 대한민국의 모든 분들, 특히 소통의 부재를 외치는 분들께 모처럼 재미와 교훈을 가득 전해주는  [설득의 심리학2]를 꼭 한 번 읽어 보시라고 강추합니다!!!

Posted by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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